사회성·감성 교육, 학교상담과 동행하기
| “본 고에서는 사회성·감성 교육과 학교상담의 공통분모를 통해 동행하며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는 방향에 대한 필자의 생각을 나눠보고자 한다.” /
“시각을 달리해서 본 상담과 교육의 동행!” (본문 발췌) |
필자는 얼마 전 경기도 여주 교육청 초등학교의 전문상담교사와 전문상담사를 대상으로 ‘사회적 기술 향상 워크샵’을 진행하였다. ‘학교상담’이라는 분야에서 초등학생들의 사회·정서 발달과 성장을 고민하는 학교상담사들과 나눔을 할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었다. 본 고에서는 사회성·감성 교육과 학교상담의 공통분모를 통해 동행하며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는 방향에 대한 필자의 생각을 나눠보고자 한다.
임상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심리상담과는 달리 학교상담의 커다란 목적은 예방적 상담에 있다. 학교상담은 학업발달, 진로발달, 사회성·인성발달의 주제로 이루어지며, 학교상담사들은 학생들이 고르게 발달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 특히, 학교상담사들은 아이들이 심리·정서적 어려움을 잘 이겨낼 수 있도록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는 데 주력한다. 그리고 문제행동으로 학교 부적응을 겪고 있거나 개인적/환경적 위기에 놓인 아이들을 선별(screening)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렇듯 학교상담은 학생들의 예방적 상담의 커다란 테두리 안에서 심리교육을 하고, 학생들의 어려움을 조기에 발견하여 상담 및 치료를 하기도 하고, 대안적 교육을 통해 전인적 성장을 돕는 등 다각적 측면에서 이루어지는 교육 활동이기 때문에 학생들의 삶을 총체적으로 이해하는 시각이 매우 중요하다.
사회적 기술 증진을 위한 훈련 프로그램은 자기인식과 표현, 대인관계기술, 문제해결기술, 분노조절, 타인이해 및 공감, 의사소통기술 등이 대주제로 다루어진다. 사회성·감성 교육을 살펴보면 자기인식, 자기관리, 책임 있는 의사결정, 관계기술, 사회적 인식의 5가지 주제로 수업이 이루어진다. 상담현장에서 전문상담사들이 접근하는 사회적 기술 증진의 주제와 사회성·감성 교육의 주제는 표현하는 용어와 접근 방식은 다르지만 그 목적은 같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학교상담사들이 학교상담 과정 안에 사회성·감성 교육의 주제를 잘 녹여낼 수 있다면, 학교상담에서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사회성·인성 발달 영역과 사회적 기술 증진의 목적을 동시에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 학교상담 | 사회적 기술 증진 훈련 | 사회성·감성 교육 |
| 사회성·인성 발달 | 자기인식과 표현 | 자기인식, 자기관리 |
| 대인관계기술 | 관계기술 | |
| 문제해결기술 | 자기관리
책임 있는 의사결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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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노조절 | 자기인식
사회적 인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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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인이해 및 공감 | ||
| 의사소통기술 | 관계기술 |
학교는 학생들이 가정 다음으로 오랜 시간을 머물면서 다양한 관계 경험을 하고, 지식을 배우며, 내가 누구인가에 대한 정체성을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총체적인 인성이 형성되어 가는 현장이다. 학생들의 삶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곳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학급 담임선생님과 학교상담사들은 학생들의 안정된 심리와 정서 그리고 행동발달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교육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
워크샵에 참가한 학교상담사들의 공통된 고민은 “친구들하고 두루두루 잘 지내게 하는 것이 왜 이렇게 어려울까요?”였다. 상담사들의 어려움을 듣고 난 후, 필자는 “사회성이 좋다고 하는 친구는 누구일까요?”란 질문을 던지며 강의를 시작하였다. 사회성이 좋은 친구들이라고 하면 ‘배려 잘하는 아이’, ‘성격 좋은 아이’, ‘유머 있는 아이’, ‘까다롭게 굴지 않는 아이’,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는 아이’ 등 누구라도 부러워할 만한 특성을 떠올린다.
필자는 다시 질문을 던졌다. “학교에 이런 모습을 보이는 친구들은 몇 명이나 될까요?” 모두가 예상은 했지만 답변은 “몇 명 안 되죠”였다. 이론적으로는 학생 개개인의 특성을 인정하고 존중해 주며 개성을 잘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알고 있다. 다양한 시각에서 학생들을 살펴보고 접근해야 하는 것이 중요한데, 막상 아이들과 생활하다 보면 몇 명 안 되는 아이들의 모습으로 학습시키기 위해 교육하게 된다.
학교상담사의 어려움 중 하나가 바로 역할 정체성 혼란이다. 학교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교육자로서 수업도 해야 하고, 상담실에서는 상담사의 역할도 보여야 한다. 교육과 상담의 두 가지 측면을 모두 잘 해내야 하는 어려움으로 이들은 역할수행에 대한 혼란스러움에 빠지기 쉽다. 필자는 이번 워크샵을 준비하면서 학교 안에서 교육과 상담이 동행하며 함께 나아가는 방법에 대해 더 고민하게 되었다. 어떻게 하면 ‘학교’라는 사회적 환경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이해하고 학교상담 안에서 사회성·감성 교육을 적용할 수 있을까?
필자가 준비한 사회적 기술에 관한 이론강의 이후에 실습을 진행하는 시간이 되었다. 학교상담사들도 학생들처럼 활동지를 직접 해보고, 나눔을 통해 다른 상담사들 앞에서 자신의 속마음을 표현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한 학교상담사가 “전 그림을 못 그리는데요” 하며 자신 없어 하면서 시작을 못하고 주저하고 있었다. 필자는 “괜찮습니다. 못 그려도 상관없어요. 내 마음대로 그리면 됩니다”라고 답을 해주고는 바로 되물었다. “선생님도 학생이 그림을 못 그려서 걱정된다고 하면 저와 같은 답변을 해주시지요? 들어보시니 어떠신가요?”
학교상담사는 “그러네요. 저도 그렇게 대답해 줬어요. 사실 그림을 잘 그리나 못 그리나 보려고 하는 거 아닌데. 못 그려도 된다고 말씀하셨지만 그래도 걱정이 되고 자신이 없네요.” 이 말을 듣고 나는 다시 말해주었다, “그럼 이렇게 반응하면 어떨까요? 자유롭게 표현해보세요.” 하니, “좀 나아요. 자유롭게 하라고 하니 못 그려서 어쩌지 하는 걱정이 조금 내려갑니다.”
학생들도 그렇다. 평가받는다는 생각이 들면 긴장이 되어 내가 하고 있는 행동이 걱정되고 교사의 눈치가 살펴진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학교 안에서 하는 활동은 자유롭게 하기가 더 어렵기도 하다. 상담사라도 학교 선생님이니까 그로 인한 심리적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러하니 학교상담사가 진행하는 상담은 학생들에게는 수업이나 마찬가지로 생각되는 것이다. 학교상담이 지금보다 더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될 수 있다면, 예방적 상담의 효과가 크게 드러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워크샵을 마무리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학교상담사들에게 사회성·감성 교육에 관한 내용을 소개하였다. 모두가 방금 들었던 사회적 기술 증진을 위한 프로그램과 너무 비슷하다는 의견이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는 그 현장과 맥락에 맞는 적절한 사회적 행동을 요구한다. 특히, 학생들이 학교에서 필요한 사회적 행동을 적절하게 보이지 못하면 학교부적응을 겪게 되고, 친구가 없어 학교에 가기 싫어지고, 소외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고, 이미 이런 문제를 겪고 있는 아이들을 돕기 위해서 상담사는 상담이론을 활용하여 사회적 기술 증진을 위한 상담을 하고, 교육 현장에서는 교사가 사회성·감성의 주제를 수업 시간에 활용하며 교육한다. 학교상담은 학교 안에서 이루어지는 교육과 상담을 모두 포함하는 활동임을 다시금 강조하면서 학교상담사가 나아가야 할 상담의 방향을 생각해 보는 귀한 나눔의 시간을 가졌다.
학교상담 안에서 방식은 다르지만 목적이 같은 사회성과 정서 발달을 돕는 주제를 교육과 상담으로 녹여내는 프로그램을 구상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상담사가 ‘학교’ 현장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의 특수성을 이해하고, ‘학교’라는 공간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의 개인적 성향을 파악하여, 집단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상담과 교육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시각을 달리해서 본 상담과 교육의 동행! 앞으로 학교상담이 고민하며 나아가야 할 방향이 된다면, 학교의 아이들에게 질 높은 상담교육을 제공할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떠오를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무엇보다 학교상담사들이 아이들의 사회성·감성 발달을 위해 다각적인 시각에서 성장을 도울 수 있도록 교육계의 관심과 지원도 더해져야 할 것이다.
2023년 계묘년이 시작되었다! 새해가 주는 희망과 밝음의 기운이 코로나로 여전히 어려움이 많은 교육현장의 분위기를 새롭게 바꾸어 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학교상담을 이끌어 가는 학교상담사들과 학생들에게 희망 있는 학교, 정감 가는 학교, 마음을 나누는 학교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 본 칼럼은 필자의 고유의견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의 공식견해가 아닙니다.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 상담교육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며, 사회정서교육의 현장 적용을 위한 연구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예비교원, 현직교사, 학부모 교육을 통해 학교 현장의 한국형 사회정서교육의 안착을 위해 힘쓰고 있다.
- 이메일 : wejo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