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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독 조기 발견, 조기 개입을 위한 교사의 역할

#839 김복실, 조남초등학교 교사 2022.12.01

한글 책임 교육을 강화하기 위하여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한글 지도 수업 시수를 기존 27차시에서 68차시로 확대하였다. 많은 교사들이 그렇겠지만 필자 또한 읽기와 쓰기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었기에, 1학년 담임을 맡아 한글 지도에 집중하였다. 읽지 못했던 아이가 한글을 깨치고 한 글자 한 글자 읽는 모습을 보는 것은 교사에게 큰 보람이다. 반면, 교사의 열정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모음, 자음을 혼동하며 한글을 어렵게 배우는 아이들을 만나 가르침의 한계를 경험하는 것은 학생과 교사 모두에게 상처가 되기도 한다. 특히 인지, 시각, 청각, 정서 행동 등 다른 어려움이 없는 아이들의 경우 교사는 더욱 당황스럽다. 이렇게 예상 밖의 읽기 어려움을 보이는 것을 난독이라고 하는데, 이는 읽기 어려움의 유형 중 듣고 이해하는 능력에는 문제가 없으나, 해독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를 지칭한다.

 

필자도 처음에는 ‘난독’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난독이 있는 학생을 공부 못하는 아이, 노력하지 않는 아이, 집중하지 않는 아이로 오해했었다. 학습의 진전을 보이지 않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치료’의 영역으로 간주하고 학교 밖 전문가를 찾아 연결해 주곤 하였다. 그렇지만 이 또한 지원에 한계가 있었다. 가정 사정으로 인한 보호자 동반의 어려움, 학습 장소까지 장거리 이동을 해야 하는 피로감, 비용에 대한 경제적 부담 등의 개인적인 문제와 난독에 대한 전문가 부족, 프로그램 검증에 대한 어려움과 같은 사회적 문제가 그것이다. 결국 난독 진단 및 개입의 시기를 놓치고 학교 부적응 등의 2차 문제를 안고 상위 학년으로 진급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게 된다.

 

이를 인지한 시도교육청에서는 난독 사업의 일환으로 난독증 인식 개선 자료를 제작하여 보급하고, 현장 교사 대상의 난독 진단 및 지도 전문가 양성을 위한 연수를 실시하기 시작하였다. 필자 또한 이러한 연수를 받고 모두를 위한 한글 지도를 위해 교육과정 재구성을 필연적으로 계획, 실천하면서 교사로서의 정체성이 확립되고, 효능감이 높아졌다. 이에 필자는 지금도 난독 위험군 학생들과 그들을 매해 만나게 되는 교사들을 위해 난독은 무엇이고, 조기 선별 및 적절한 개입을 위해서 교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난독이란 무엇일까?

 

1) 난독의 정의

 

난독을 의미하는 dyslexia는 어려움을 뜻하는 ‘dys’와 읽기를 뜻하는 ‘lexia’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단어이다. 즉, 읽기의 어려움을 뜻한다. 난독은 신경생물학적 원인에 기인한 특정 학습장애로, 정확하고 유창한 단어 인지의 어려움 및 철자와 해독 능력의 부족함을 특징으로 한다.

 

이러한 어려움은 일반적으로 언어의 음운적 구성요소의 결함으로 발생하고, 이차적으로는 독해력에 대한 문제와 어휘 및 배경지식의 성장을 방해하는 읽기 경험의 감소를 발생시킬 수 있다.(International Dyslexia Association, 2002). DSM-51에서 난독증은 단어 인지의 정확성과 유창성의 문제, 열등한 해독과 철자 능력의 문제로 학습의 어려움을 나타내는 특정 학습장애의 한 종류로 정의하고 있다(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2013).

 

2) 뇌와 난독증

 

뇌 영상 과학의 발달로 난독증이 있는 독자와 일반 독자 간에 뇌 구조 및 기능의 차이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읽기와 관련된 신경시스템인 좌반구의 두정 측두 영역, 후두 측두 영역, 하전두회 주변의 앞쪽 영역에서 차이가 있는데, 난독증이 있는 독자는 두정-측두 시스템과 후두-측두 시스템의 낮은 활성화, 브로카 영역을 포함하는 후방 좌측 전두엽의 과잉 활성화를 보인다. 그렇지만, 체계적이고 명시적이며 집중적인 음운인식 교수와 해독 연습과 같은 효과적인 중재가 제공되면 일반적인 독자의 뇌 기능에 가까운 패턴으로 바꿀 수 있음을 입증하였다(Shaywits & Shaywits, 2020).

 

3) 난독의 증상

 

난독증이 있는 사람은 의사소통의 어려움은 없지만, 문자 사용에 있어서 두드러진 어려움을 보인다. 난독증이 있는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공통적인 특징은 아래와 같다(Mather & Wendling, 2012).

 

• 낱자의 이름과 소리를 어렵게 배운다.
• 비슷하게 보이거나 들리는 낱자를 혼동한다.
• 낱자와 단어의 반전이 지속된다.
• 정확한 순서로 철자하기 어렵다.
• 낱자-소리가 일치하지 않는 낱말의 시각적 표상을 기억하기 어렵다.
• 같은 페이지에서 같은 낱말을 다르게 철자한다.
• 다음절 단어를 어렵게 발음한다.
• 읽기 유창성에 영향을 주는 단어인지가 느리다.

 

난독증 증상을 발달단계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Shaywits & Shaywits, 2020)

 

학령전기에는 혀짧은 소리가 지속되고, 발음에 어려움을 겪는다. 글자에 관심이 적고, 자기 이름을 쓰지 못하며, 자기 이름에 든 자모도 알지 못한다. 단어의 의미는 알지만 단어를 표현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되는데, 말하기보다는 손가락으로 가리키게 되고, 정확하게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없어 좌절을 겪는다.

 

학령기에는 음소인식 능력, 낱자 소리의 대응 지식 및 기술 부족으로 단어 기억과 문맥에 의존하여 읽고, 이로써 해독과 철자의 어려움을 지속적으로 겪는다. 국내에서 난독증이 있는 학생의 경우, 이중모음이나 받침을 변별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유한익 외, 2016). 학년이 올라갈수록 조금씩 읽고 쓸 수 있게 될 수는 있으나, 유창성의 부족으로 지속적인 읽기의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읽고 쓰는 과제를 시간 내에 하지 못하며, 학업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학교 적응에 어려움을 보이기도 한다.

 

청소년과 성인기에는 여전히 잘못된 발음과 단어회상의 어려움을 겪으며, 지속적인 읽기와 쓰기의 어려움이 나타난다. 읽기 후 과도한 피곤함을 느끼고, 대부분의 자료들을 느리게 읽는다. 읽기 과제를 회피하게 되고, 외국어 학습에서도 어려움을 겪는다. 또한 철자의 오류가 많이 나타나는데, 철자법이 쉬우면서 덜 복잡한 단어를 선택한다. 반면, 내용이 철자보다 더 중요한 글쓰기에서는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또, 전체적으로 보는 사고력과 독창적으로 생각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교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필자는 난독 위험군 학생을 대상으로 한 진단 및 지도, 연구를 통해 난독 위험 학생을 위한 치료보다 예방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이에 난독 위험군 학생들을 조기에 선별하고, 조기 개입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자 한다.

 

1) 선별 도구를 활용한 조기 발견

 

읽기의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학생을 조기에 선별하기 위하여 개발된 표준화된 검사 도구로는 난독증 선별 체크리스트(학습장애학회, 2014), 읽기 학습 특성 체크리스트(강옥려 외, 2017)가 있다. 난독증 선별 체크리스트는 초등학교 1~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표준화하였는데 검사 결과를 ‘난독증이 아닌 것, 난독증 저위험군, 난독증 고위험군, 난독증 추정’으로 범주화하였다. 읽기특성 체크리스트는 초등학교 저학년과 고학년으로 구분하여 표준화하였으며, 검사 점수에 따라 ‘해당사항 없음, 읽기곤란 저위험군, 읽기곤란 고위험군, 난독증 의심’으로 구분하였다. 선별검사 결과, 난독이 의심되는 경우 심층검사를 의뢰할 수 있다.

 

2) 음운인식2 놀이를 통한 조기 발견

 

난독 학생들의 읽기 어려움의 원인이 음운적 요소에 있음을 감안하면, 음운론적 능력의 취약함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을 조기에 발견하고 지원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에 필자는 입학 초기 적응 및 진단 주간에 개개인의 음운인식 능력을 확인하기 위한 몇 가지 활동을 아래와 같이 제안한다.

 

(1) 노래 및 챈트 따라 부르기
• ‘리리리자로 끝나는 말은….’노래와 같이 음절 단위 수준의 노래 부르기 및 가사 바꾸기
• ‘하나하면 할머니가…’노래와 같이 음절체 단위 수준의 노래 부르기 및 가사 바꾸기
• ‘그그그그 그아~~ 그아~ 그아 그아 가’처럼 음소 수준의 챈트 따라하기 및 챈트 바꾸기

 

(2) 게임 활동
입모양 보고 소리 맞추기, 소리 따라하기(앵무새 놀이), 소리 더하기, 소리 빼기, 소리 나누기, 소리 바꾸기, 누가 누가 소리 더 길게 내나, 누가 누가 소리 더 짧게 내나

 

3) 음운인식 기반 한글 지도3를 통한 조기 개입

 

음운처리의 어려움이 있는 난독 학생의 경우, 교과서 중심으로 한글을 배우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이에 과제를 세분화, 범주화하여 순차적으로 제시하고, 음운인식 활동 기반으로 낱자와 소리의 대응 지식을 강화하며, 시각적 단서를 제시함으로써 난독이 의심되는 학생들의 한글 지도를 도울 수 있다. 이때 교사와 학생의 동기를 고려하여 챈트, 게임, 만들기 등 재미있는 활동으로 구성해야 하는데, 필자가 제시하는 지도 순서 및 내용, 활동은 다음과 같다.

 

순서 단원 지도 요소 및 내용 활동 교과서 연계
1 모음 ㅏㅜㅓㅗㅡㅐㅣㅔ 읽고, 쓰기 소리-입모양-낱자 연결하기 1-1(가)

3. 다함께 아야어여

2 자음 ㄱㅋㄲ, ㄴㄷㅌㄸ, ㅁㅂㅍㅃ, ㅈㅊㅉ, ㅅㅆ, ㄹㅎ 읽고 쓰기 및 모음과 합쳐서 읽기 조음의 위치와 방법을 중심으로 범주화하기 1-1(가)

2. 재미있게 ㄱㄴㄷ

4. 글자를 만들어요

3 받침 없는 단어 자음과 모음으로 이루어진 낱말 읽고 쓰기 아는 낱말, 이상한 낱말 만들기
4 다양한 모음 ㅑㅠㅕㅛ, ㅖㅒㅢ, ㅝㅞㅟ, ㅘㅙㅚ 읽고, 쓰기 및 자음과 합쳐서 읽기 소리-입모양-낱자 연결하기, 소리 합치기, 낱자 합치기 1-1(가)

4. 글자를 만들어요

5 다양한 모음이

있는 단어

자음과 다양한 모음으로 이루어진 낱말 읽고 쓰기 아는 낱말, 이상한 낱말 만들기 1-1(가)

4. 글자를 만들어요

6 대표 받침 받침 ㅁㅂㄴㄷㅇㄱㄹ 읽고 쓰기 및 음절체와 합쳐서 읽기 조음의 위치, 방법을 기준으로 비교, 대조하기 1-1(가)

6. 받침 있는 글자

7 대표 받침이 있는 단어 자음, 모음, 받침으로 이루어진 낱말 읽고 쓰기 아는 낱말, 이상한 낱말 만들기
8 다양한 받침 받침 ㄱㅋㄲ, ㅍㅂ, ㄷㅅㅈㅊㅌㅎㅆ 읽고 쓰기 및 종성체와 합쳐서 읽기 같은 소리 묶기
9 다양한 받침이 있는 단어 자음, 모음, 다양한 받침으로 이루어진 낱말 읽고 쓰기 아는 낱말, 이상한 낱말 만들기

 

우리가 기대하는 것

 

읽기는 학령기에 갖추어야 할 필수적인 기능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아이들이 자신이 난독이라는 것을 모르고, 읽기의 어려움으로 낮은 자존감과 우울함을 가지고 교실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하며, 읽지 못하는 아이를 방치해 두는 것은 아이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난독은 극복이 가능하기에 우리가 도울 수 있다. 난독이 있는 학생들을 일찍 발견하여 음운인식을 기반으로 체계적인 발음 중심의 문해교육을 제공하면 난독 학생들도 잘 읽을 수 있다. <배움찬찬연구회>에서는 학교 현장의 교사를 중심으로 여러 시도교육청과 함께 직접 가르치고, 슈퍼비전을 제공하는 연수를 통해서 학생들의 읽기 성장을 확인했다. 아이들은 배움의 즐거움을 느끼고, 학습의 동기가 강화되었으며, 효능감도 생겼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실천 중심의 연수를 통해 가르치는 교사의 기쁨도 커졌고, 교사 유능감도 매우 높아졌다. 똑똑한 아이들을 가르치는 기쁨도 있지만, 매우 어렵게 배우는 아이가 쑥쑥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교사의 기쁨은 더 크고, 더 오래간다.

 

더 많은 아이들이 자신을 이해하고 도울 수 있는 어른들이 있는 안전한 공간에서 작은 성공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며 좀 더 희망찬 미래를 꿈꿀 수 있기를 기대한다.

 

 

※ 본 칼럼은 필자의 고유의견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의 공식견해가 아닙니다.

 

 

참고문헌

 

• 강옥려, 여승수, 우정한, 양민화 (2017). 읽기곤란 및 난독증 선별 척도의 측정학적 적합성 연구. 서울교육대학교 한국초등교육 제28권 제4호.
• 김중훈, 송푸름, 정가희 (2017). 찬찬한글. 서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 유한익, 정재석, 이은경, 강성희, 박은희, 최인욱 (2016). 국내 아동 및 청소년 난독증 진단을 위한 종합학습능력평가도구-읽기의 표준화 연구. 소아청소년정신의학, 27(2), 109-118.
• 정재석, 이춘화 (2016). 읽기자신감 1권 모음. 서울: 좋은교사운동 출판부.
• 정재석, 이춘화 (2016). 읽기자신감 2권 자음. 서울: 좋은교사운동 출판부.
• 한국난독증협회 홈페이지 http://www.kdyslexia.org
• 한국학습장애학회 (2014). 난독증 선별 체크리스트 검사지(Dyslexia screening checklist).
• 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2013). 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 DSM-5. Virginia: American psychatric Publishing.
• International Dyslexia Association (2002). https:// dyslexiada. org/definition-of-dyslexia
• Mather, N., Wendling, B. J. (2012). Essentials of dyslexia assessment and intervention. NJ: Wiley & Sons.
• National Reading Panel (2000). Report of the national reading panel. Teaching children to read: An evidence-based assessment of the scientific research literature on reading and its implications for reading instruction (NH Publication No. 00-4769). DC: U. S. Government Printing Office.
• Shaywitz, S., Shaywitz, J. (2020). Overcoming dyslexia(2nd Ed). NY:Vintage 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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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1. DSM-5는 정신질환 진단및통계 메뉴얼(약칭 DSM)의 2013년에 나온 다섯번째 개정판으로 미국정신의학협회(APA)에서 발행한 분류 및 진단 절차이다. (위키백과)
  2. 구어에서 사용되는 낱말에 해당하는 소리를 지각하고, 각각의 소리를 더하고, 빼고, 다른 소리로 바꿀 수 있는 능력(National Reading Panel, 2000)
  3. 입문기 초등학생의 해독 교재인 찬찬한글(한국교육과정평가원, 2017), 난독학생들의 체계적 문해프로그램인 읽기자신감(정재석, 이춘화, 2016), 읽기 중재와 관련된 선행연구(곽유정, 2020; 김지형, 2007; 신수정 외, 2018; 윤혜경, 1997; 정가희, 2019)를 참고하였다.
조남초등학교 교사 김복실

현재 조남초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며, 좋은교사운동 배움찬찬이연구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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