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으로 꽃피는 아이들] 나의 삶이 너의 거름이 되어
기초학력업무를 담당한 지 2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고 있다.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계획할 때, 이 학생들을 위해 어떤 내용이 들어가면 좋을지 많은 고민을 했었다. 남자 중학생들이 방과 후에 남아서 단순히 국어, 영어, 수학 과목의 학습만 한다면 지루하고 도망치고만 싶은 시간이 될 수 있기에 어떤 유인이 있을지 고민했고, 다양한 간식들을 준비하는 것이 필수였다. 하지만 간식으로는 지속적인 동기부여에 한계가 있기에 집중력이 약한 친구들이 스스로가 주인이 되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 프로그램을 병행하면서 학습 동기 및 학교생활의 즐거움을 높이고 싶었다.
고민 끝에 교내에 다양한 교과 선생님들의 협조를 얻어 국어, 영어, 수학 위주의 ‘점프반’ 수업 외에도 이 학생들을 위한 쿠킹클래스, 과학실험반, 모험활동반을 운영하게 되었고 학생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주며 참여를 독려할 수 있었다. 코로나19로 작년은 외부체험활동을 실시하지 못했지만 교내에서도 충분히 몸을 움직이는 활동을 강당에서 가지면서 학생들이 에너지를 발산하는 시간을 가지고, 미술치료 강사를 채용하여 미술치료 상담으로 자기의 내면을 바라보는 시간도 가졌다. 기초학력 향상과 함께 정서적인 지지에 많은 노력을 쏟은 결과 1학년 점프반 학생들 중 2/3 이상의 학생들이 향상도 검사에서 점수 향상도 보였기에 뿌듯한 한 해였다.
올해도 작년과 비슷하게 프로그램들을 운영하였는데, 특히 인문반 수업을 진행하면서 체험활동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배운 내용과 소감을 작성해 보는 시간을 가졌고, 학습코칭반을 신설해서 학기 초 학생들에게 플래너와 학용품을 나눠주어 새로운 마음으로 계획하고 공부하는 연습을 만들어 나갔다. 맞춤법이나 글쓰는 능력이 부족한 1학년 학생들에게는 어떤 방법이 효과적일지 고민한 뒤, 예쁜 노트를 선물하면서 일기를 써보도록 하였다. 일기가 귀찮은 일이 될 수도 있지만 하루에 있었던 일들을 정리하는 활동으로 간단히 자신이 있었던 일들을 글로 써보는 연습을 통해 글을 쓰는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스스로 자주 틀리는 단어와 표현들을 알 수 있는 효과가 있었다. 또한 방과 후 시간만이 아니라 아침 독서 시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마음이 예뻐지는 동시’라는 책을 나눠주고 아침마다 하루에 3개씩 동시를 쓰고 자신의 느낌, 소감을 써보는 활동을 하게 하였다. 완성하면 칭찬도장을 찍어주면서 점검해 주니 학생들이 선생님이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꾸준히 하려고 노력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인문반 시간에 다양한 속담을 퀴즈 형식으로 맞추면서 배우도록 했는데 단어장에 모르는 속담들을 정리해 나가면서 퀴즈로 맞추는 것을 재미있어 하여 국어 문제를 푸는 것보다 효과적이었던 것 같다.
2학기에는 소규모로 학생들을 데리고 물레 체험을 갔는데, 학생들이 처음 해보는 도자기 만드는 활동을 즐거워 했고, 자신이 만든 도자기, 그릇 등을 기다리며 언제 받을 수 있는지 재차 물어보며 기대하는 친구를 보니 본인이 소장하거나 기념할 만한 결과물이 있는 것이 학생들에게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았다.
3년 동안 ‘사제 멘토링’을 통해서 몇 명 학생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으면서 학생들이 읽고 싶어하는 도서를 구입하고, 다양한 학용품 등을 지원해주고 상담도 병행한 것이 도움이 된 것 같다. 올해는 ‘사제 멘토링’ 외에 ‘키다리샘’을 통해서도 점프반 학생들 중 지속적인 도움이 필요한 학생에게 제2의 담임선생님이 되어 방과 후에 ‘만들면서 배우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점프반 운영을 고민할 때처럼 키다리샘 활동도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한 뒤 여러 도서들, DIY 제품들을 검색해 보면서 새로운 재료들을 알게 되었는데 학습과 연계시킬 수 있는 재료들을 다양하게 구매하였다. 스크랩 북, 다양한 스티커를 활용하여 나만의 자서전 만들기, 2022년 나만의 달력 만들기, 다양한 주제의 팝업북을 만들어 보는 활동을 통해 사회배경지식도 쌓아가면서 좋아하는 과목과 접목해서 가르치니 지루해 하지 않고 학생들의 집중도가 더 좋았던 것 같다.
2021년에는 ‘두리샘’을 채용해서 온라인 수업에 집중을 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교내로 등교하여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두리교실’도 운영하고, 1학년 수학 협력강사를 채용해서 수학 기초가 어려운 학생들을 좀 더 관리할 수 있도록 하여 작년 한 해보다 더욱 바쁘고 정신없는 한해였지만, 그만큼 학생들에게는 옆에서 힘이 되어주는 존재가 더 있어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온라인 수업에서 집중을 하지 못하는 친구가 1학기에 두리교실에서 수업을 듣고, 2학기에는 수업에 집중하는 모습과 태도가 많이 좋아졌다고 밝게 이야기 해주시는 담임 선생님들을 보니 학생뿐 아니라 담임선생님들께도 두리선생님의 존재가 큰 도움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학생의 부모님께서 학교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프로그램 취지에 응해주신다면 좋을 것 같다. 점프반 수업에 빠질 경우 부모님들께 전화를 드리면, 학원에 가는 것보다 학교 수업이 우선적이라고 말씀해주시고 학생의 수업 태도에 관심을 갖는 부모님의 자녀들은 방과 후 수업에 더욱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학생들은 더욱 나태해져 가는 모습을 보였다. 부모님의 지지가 더해진다면 교사가 더 적극적으로 학생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고, 학생 스스로도 성장해 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도망가거나 불평하는 친구들이 한 명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진심을 알아주는 학생들이 늘 존재하고, 즐겁게 방과후 수업에도 참여하는 노력파 학생들이 있기에 오늘도 퇴근 후 시간까지도 즐겁게 학생과 함께 만들고 배우면서 성장하는 활동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나는 나의 노력이 다른 사람들을 위해 어떤 의미를 지니리라는 희망을 품을 때 비로소 인생의 보람을 느낀다.’라는 구절이 수첩에 적혀 있는데 을해도 점프반 아이들을 향한 노력이 아이들의 인생에서 작은 거름으로 의미 있는 열매를 맺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부모님의 지지가 더해진다면 교사가 더 적극적으로 학생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고,
학생 스스로도 성장해 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서라벌중학교 교사로, 2021년 서울시교육청이 실시한 학습성장스토리 공모전 사례집인 '사랑으로 꽃피는 아이들'에 글을 게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