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내정자의 개혁 방향, 너무 실망스럽다
김인철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후보자 발표 직후 브리핑에서 다음의 내용을 언급했다(한국일보 2022-4-13).
“교육부가 자사고, 특목고를 유지 존속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지속적으로 정시를 확대하는 것이 온당하다고 생각한다”
위 두 가지 내용만 보면 교육부 장관 내정자의 철학과 개혁의 방향이 매우 우려스럽다. 자사고, 특목고의 유지 존속을 주장할 수는 있다. 하지만 자사고, 특목고가 설립취지에 맞게 운영되는 것, 그리고 일반고 교육과정의 다양화, 더 나아가 일반고 살리기 방안의 모색이나 의지의 천명도 없이 “자사고, 특목고의 유지 존속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은 시장 만능주의와 수월성 주의일 뿐이다.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교육 불평등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심각해져서 세계의 주요국들은 ‘공정하고 포용적인 교육(fair & inclusive education)’을 강화하고 있는데 한국은 이에 역행해서 교육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키겠다는 것인가?
“지속적인 정시 확대”의 방향에 대해서도 ‘정시 확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는가?’라고 묻고 싶다. 다양성의 존중이 가장 중요한 시기에 수능이라는 하나의 획일적인 잣대로 모든 아이들을 줄 세우는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바른 판단인가? 정시 확대는 외고, 자사고, 강남의 주요 학교 졸업생들이 상위권 대학을 더욱 휩쓸게 만드는 입시를 지향하겠다는 것인데, 이것이 타당한가? 수능 문제에 질 높은 논서술형이 다수 포함되는 경우라면 수시의 문제점들을 보완하기 전까지는 정시의 적정 수준의 확대가 불가피할 수는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수능이 5지 선다형으로 구성되는 한 2022개정 교육과정이 지향하는 ‘깊이 있는 학습’은 공염불이 된다. 고교 교실이 객관식 문제 풀이의 장이 되는 것도 피할 수 없다. 정시확대는 졸업자격을 갖추어 졸업시키려는 고교학점제와 조응하지도 않는다.
자사고, 외고 유지와 정시 확대는 교육 불평등을 크게 심화시킬 것이다. 제발 모든 학생의 잠재력을 실현시키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교육비전부터 만들고 그것에 상응하는 고교 체제와 입시제도를 신중하게 고안하기 바란다. 기득권층의 목소리만 대변하지 말고 지금은 불평등을 줄이기 위해 교육에서의 공정과 포용의 가치를 가장 소중히 다룰 시기임을 잊지 말기 바란다. 그리고 잘못된 대입제도로 학교교육을 더욱 황폐화시키는 우를 범하지 않기 바란다.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짧은 직장 생활을 경험한 후 지금의 능률교육(NE능률)을 창립하여 30년을 경영하면서 영어교과서와 참고서 등 다양한 저술활동을 했다. 2009년 회사를 매각하고,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 이란 비영리 공익단체를 설립하여, 현재 이 단체 대표직을 맡고 있다. 국가 교육시스템 재 디자인과 사회경제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는 아동, 청소년들도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치로 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개혁에 특히 관심이 많다. 수업혁신과 교육격차 완화를 위해 학습과학의 연구와 전파, 그리고 교원 연수에도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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