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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바꾸는 사람들은 전 능률교육 대표 이찬승 선생님이 주축이 되어 교육개혁 연구와 실천운동을 하는 공익단체(NPO)입니다.

중간리더십(LftM)의 바른 이해와 한국 교육에 주는 시사점

#387 이찬승, 교육을바꾸는사람들 대표 2018.08.16

대규모 개혁의 주요 딜레마는 통제가 너무 지나치거나 너무 느슨한 것과 관련이 있다. 하향식(top-down) 변화가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 방법으로는 사람들이 개혁에 대한 주인의식과 충성도를 가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개혁의 성격조차 명확히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천 송이의 꽃을 피게 하라’는 비유로 대변되는, 상향식(bottom-up) 변화도 그 규모와 상관없이 성공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천 송이 꽃이 다 필 수도 없으며 설령 꽃이 피더라도 영구히 지속되지는 않는다! 우리에게 필요한 전략은 ‘실천에 초점두기’이며 이것이 변화를 위해 하향식과 상향식의 조화를 추구하는 방식이다.
-『학교개혁은 왜 실패하는가』(Fullan, 34쪽)

 

상층부(주 정부)가 중심이 되어(top down) 전체 시스템을 이끌기에는 한계가 있다. 상향식 전략(bottom up)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는 마찬가지인데 변화에 일관성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와 아래를 이어주고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시키는 중간 역할이 필요한 것이다.
-『학교개혁은 왜 실패하는가』(Fullan, 348쪽)

 

 

중간리더십(LftM)의 탄생과 그 의미

 

21세기 들어 교육 거버넌스의 새로운 접근으로 중간리더십(Leading from the Middle 혹은 Leadership from the Middle: LftM)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용어의 기원은 캐나다 온타리오 주이다. 온타리오 주는 2005년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의 잠재력을 최대치로 실현하기 위한 ‘모두를 위한 교육(Education for All)’이란  제목의 비전 문서(K-6 대상)를 발행한다. 이의 초점은 특수교육의 향상이었지만 실제의 결과는 시스템 전체의 성취도를 향상시킨 것으로 판명되면서 교육혁신의 괄목할만한 모범 사례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때 온타리오 주 교육부는 이 정책의 실행을 고민한 결과 특수교육이란 특수성과 온타리오 주의 지역 다양성, 학생 다양성을 고려할 때 이런 정책은 주정부가 하향식으로 추진해서는 성공하기 어렵다고 판단한다. 그래서 주정부는 3수준(중앙정부, 교육청, 학교) 거버넌스 체제에서 중간에 해당되는 교육감위원회(Council of Ontario Directors of Education: CODE)에게 이 변화 프로젝트의 실행을 맡기기로 결정한다. 한편 프로젝트의 이름은 ‘소수 학생들에게는 필수적이고 모든 학생들에게 유익한’(Essential for Some, Good for All: ESGA)으로 정했다.

 

CODE는 전직 교육장이나 교육감 중 평가가 좋았던 사람들로 운영진(steering group)을 구성하고, 교육청 및 주정부와 파트너십 구축을 통해 전문성을 개발하고, 각 지역 교육청에서 수립한 계획들이 잘 추진되어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게 했다. 애당초 주정부는 1년 정도의 시간을 주고 2,500만 불의 예산을 배정하기로 했으나 실제는 3년 간 지속되었으며 총 5,700만 불을 지원하게 된다. 온타리오 주 72개 학구가 모두 참여하였고 4년간의 시행 후(2009) CODE 집행부는 이 사업의 성과 분석을 보스턴대학의 하그리브즈 및 브라운 교수에게 의뢰한다. 2년간의 연구분석 결과 이는 매우 차별적이고 주목할 만한 교육개혁 전략으로 판명된다.

 

이 프로젝트의 가장 큰 특징의 하나는 변화를 하향식 위주로 하고 상향식으로 지원하는 전통적인 접근이 아니라 중간에서 이끌도록(leading from the middle) 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사업의 분석을 의뢰받은 두 교수는 이런 새로운 리더십을 ‘중간리더십(Leading from the Middle: LftM)’이라고 명명하였다. 이런 중간리더십을 동원하게 된 것은 그동안 경험을 통해 하향식이나 상향식 접근 모두 시스템 전체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에는 한계가 있었으므로 시스템 전체에 리더십을 분산시키고 리더십을 공유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편 하그리브즈를 비롯한 연구진은 분석 착수 후 2년만에 ‘모두를 위해 이끌기’(Leading for All)란 이름의 ESGA 성과보고서(2012)를 내놓게 된다.

 

새로운 리더십 모델인 LftM은 세계적으로 새로운 교육개혁 전략 혹은 교육개혁 방식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중이다. 온타리오 주 외에도 캘리포니아주, 코네티컷주, 퀘벡주, 뉴질랜드, 스코트랜드, 웨일즈, 싱가포르 등 다수 지역에서 중간리더십을 개혁의 전략으로 채택하였다.

 

온타리오 주는 중간리더십을 새로운 교육개혁 운동으로 주도하고 있다(Andy Hargreaves and Dennis Shirley, 2018).  세계적인 교육개혁 연구자이자 컨설턴트인 마이클 풀란도 온타리오 주 교육개혁의 성공사례를 자신의 책에서 분석하면서 위 인용문에서처럼 ‘중간리더십’(Leadership from the Middle: LftM)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최근에 한국을 방문했던 『학교교육 제4의 길』 저자의 한 분인 데니스 셜리 보스턴대학 교수도 강원도 교육청 주최의 포럼(8월 3일)과 교육을바꾸는사람들과 서울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이 공동 주최한 포럼(8월 10일)에서 중간리더십을 소개했다. 서울 포럼에서는 중간리더십이 강연 후 이어진 토크쇼의 주제였는데, 한국의 혁신학교 운동의 지속성과 관련하여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였다. 2년 전 미국에서 열린 세계적 교육학회 AERA에서도 앤디 하그리브즈 교수가 이와 관련된 내용을 발표한 바 있다.

 

중간리더십의 탄생은 교육개혁의 역사적 흐름 속에서 이해할 필요도 있다. 풀란은 교육변화 기술의 발전을 세 가지 시기로 나누어 설명한다. ‘실행기 10년’(Implementation Decade)(1972-1982), ‘의미 찾기 10년’(Meaning Decade)(1982-1992), ‘변화 역량 10년’(Change Capacity Decade)(1992~)이 바로 그것이다. ‘변화 역량 10년’은 수업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역량의 개발이 핵심이고 이를 위한 협업(collaboration), 집단적 책임감(collective responsibility), 문화 바꾸기(changing culture) 등이 중요함을 인식한 시기이다. 또 이 시기는 세계적으로 시스템 전체를 바꾸는 대규모 교육개혁(Whole System Reform)의 역량이 축적되기 시작한 시기이기도 하다. 풀란은 시스템 전체를 바꾸는 개혁을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7가지 핵심 아이디어(Bid Ideas for Whole System Reform)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① 모든 아동은 배울 수 있다.
② 우선순위가 높은 소수의 문제 해결에 집중한다.
③ 리더십의 결연한 발휘와 핵심 메시지에 집중한다.
④ 집단적 역량을 개발한다.
⑤ 정확한 전략을 사용한다(올바른 동인의 선택).
⑥ 현명한 책무성을 갖춘다.
⑦ 모두는 모두를 의미한다(All means all).

 

시스템 전체를 바꾸는 위 개혁 가이드라인 7가지 중 가장 중요한 특징은 ‘⑦ 모두는 모두를 의미한다(All means all)’이다. 이는 모든 학생과 모든 학교가 변화의 대상이 되어야 하고 교육시스템 내의 모든 사람들이 참여해야 함을 의미한다. 2003년부터 온타리오 주의 교육개혁이 풀란의 컨설팅에 따라 이루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온타리오 주의 교육개혁 시스템에 모두가 참가하고 시스템 내 모든 리더들로 하여금 리더십을 발휘하게 하려면 하향식과 상향식의 단점과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 혹은 변화의 방식이 필요했다. 바로 이것이 중간리더십으로 나타난 것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해리스(2010)는 시스템 전제를 개선하려면 새로운 변화와 새로운 역량, 새로운 일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시스템 전체를 변화시키려면 기존과는 다른 성격의, 다른 질서의, 다른 규모의 리더십이 필요한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시스템 전체의 변화에 성공하려면 시스템의 모든 수준에서 리더십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Herris,2010).”

 

이런 인식은 ‘교사 전문성 향상, 개인화 학습, 현명한 책무성, 네트워크 구축과 협업’ 등을 핵심 내용으로 삼는 시스템 리더십(system leadership)의 강화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중간리더십은 시스템 리더십의 추구와 별반 다르지 않다. 중간리더십은 중간에서 리더십을 주도적으로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중간의 역할 강화를 통해 리더십이 시스템 전체에 분산되고 공유되도록 하는 시스템 리더십인 것이다.

 

▷ 시스템 리더십
“시스템 리더는 자신들이 담당한 학교들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의 성공에도 관심을 가지고 힘쓴다. 이들은 자신들의 성공을 얼마나 학습자의 학습을 개선하고 성취도를 향상시켰는가 또 이를 통해 성취목표를 높이고 격차를 줄였는가로 평가한다. 또 이들은 시스템 전체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시스템을 의미 있는 방식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신념 속에 시스템 리더들의 역할을 기꺼이 감당하려고 한다.”
http://web.education.unimelb.edu.au/news/lectures/pdf/David_presentation.pdf

 

 

모두를 위한 교육(EfA) 및 ESGA 프로젝트의 주요 특징

 

1) 모두를 위한 교육(EfA)

 

온타리오 주는 최근에 자신들의 교육개혁을 1기(2003~2014)와 2기(2015~)로 나누어 1기를 ‘성취를 위한 노력의 시기(Age of Achievement and Effort)’, 2기를 ‘학습, 웰빙 그리고 정체성의 시대(Age of Learning, Well-being, and Identity)’라고 부르고 있다. ‘모두를 위한 교육(EfA)’은 1기 교육개혁의 핵심인 셈이다. 이 비전 문서의 부제, ‘K-6 아동 중 특수교육의 필요성이 있는 학생을 위한 읽기·쓰기·셈하기에 관한 전문가 패널의 보고서’에서 잘 나타나듯이 교육개혁의 주된 목표가 문해력 및 수리력 향상이었다.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은 수업일의 50% 이상을 정규반에서 함께 공부한다. 주목할 점은 동일한 공간에서 함께 공부한다는 것뿐만 아니라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까지도 스스로 학습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확실히 돕는다는 것이다. EfA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문가 패널이 요약한 7가지 기본 원칙(guiding principles)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① 모든 학생은 성공적으로 배울 수 있다.
② 보편적 학습 설계(Universal Design for Learning: UDL)와 개별화 지도(Differentiated Instruction: DI)는 모든 학생집단의 학습 필요성을 충족시키고 최종 결과물을 낼 때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상호 연계된 효과적 수단이다.
③ 효과적인 수업지도는 증거기반의 리서치 결과에 기반하며 교사의 경험에 의해 조율된다.
④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은 다양한 사람들과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지만 문해력을 향상시키는 핵심 교사는 교과담당 교사들(classroom teachers)이다.
⑤ 모든 학생들의 다양성을 존중하기 위해 각 개인의 특수 상황을 고려한 수업이 제공되어야 한다(필자의 의역).
⑥ 특수교육의 필요성을 가진 아동을 도울 학습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교과 담당 교사는 공동체의 광범위한 도움을 필요로 한다(교장, 특수교육교사, 타 교과교사, 다른 전문가, 가정과 지역사회 등).
⑦ 공정함이란 동일함을 의미하지 않는다(프로그램의 조정과 수정이 필요한 아동들에게 동일한 내용을 동일하게 가르치는 것은 불공정하다).
출처: 『학교교육 제4의 길②』(Andy Hargreaves and Dennis Shirley. 2015, 234쪽)

 

한국도 형식적으로는 상당한 수준의 특수교육을 하고 있지만 실질적 내용면에서는 부족함이 많다. EfA에 대한 위 7가지 기본 원칙을 곰곰이 살펴보면 무엇보다도 학습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는 학생들에 대한 성장관점(growth mindset)이 놀랍다(‘모든학생은 성공적으로 배울 수 있다’). 한국의 경우 “쟤는 어떻게 해도 안 돼.”란 고정관점(fixed mindset)이 지배적이라면 온타리오 주는 학습부진이나 장애를 다름으로 보고 그 다름을 존중하는 학습환경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모든 학생들은 (제대로 아동에 맞게 가르치면) 성공적으로 배울 수 있다는 신념이 강하다. 마이클 풀란은 이 성장관점을 모든 교육자들이 갖추어야 할 도덕적 사명감(moral purpose)의 하나라고 말한다.

 

위 7가지 기본 원칙에 대해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온타리오 주의 교수·학습 시스템이 UDL과 DI를 실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온타리오 주는 실제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UDL을 운영하고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 개별화 지도(DI)에 대한 오해가 없어야 하겠다. 이는 개인별 지도(Individualized Instruction: II)와 다른 개념이다. DI는 표준화된 개별화(standardized personalization)를 의미한다. 즉 정확한 진단, 적시 개입, 모둠별 차별적 지도 등을 표준으로 삼는다. 이때 ‘표준화된’을 기본적인 기조로 유지하지만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에게는 개별 학생에 따라 조정(accommodation)과 수정(modification)이라는 개인화가 수반된다. 즉 온타리오 주는 학교교육에서 개인화된 표준화(personalized standardization)를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또 온타리오 주는 개인화된 표준화를 위해 ‘학습을 위한 평가’(assessment for learning)를 매우 중시하며 이는 보편적 학습설계 환경과 자전거의 두 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간다. 또한 온타리오 주는 층위별 개입(layered intervention approach) 전략을 통해 학습부진의 위험에 직면한 학생을 조기에 발견함으로써 예방에 힘쓴다. 온타리오 주의 특수교육에 대해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교과교사들이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의 문해력과 수리력을 최종 책임지지만 학교 안팎의 많은 사람들이 도와준다는 점이다.

 

2) ‘소수 학생들에게는 필수적이고 모든 학생들에게 유익한’(ESGA) 프로젝트

 

앞에서 밝힌 바대로 ESGA는 ‘모두를 위한 교육’(EfA)이란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실행 전략이며 지역 다양성에 신속히/긍정적으로 반응하기 위해 교육청의 역량을 키우기 위한 프로젝트이기도 하였다. ESGA 프로젝트의 실행을 담당한 CODE는 이 교육변화를 성공시키기 위해 7가지 주요원칙을 개발했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이는 ‘모두를 위해 이끌기’(Leading for All)란 이름의 ESGA 성과보고서에 나오는 내용이다.

 

① 고무적인 신념(Inspiring Beliefs)
② 도덕적 경제(Moral Economy)
③ 중간리더십(Leading from the Middle)
④ 지역 교육청에 권한 부여(Local Authority)
⑤ 통합적 전략(Integrated Strategy)
⑥ 집단적 책임(Collective Responsibility for all students’ learning)
⑦ 집중적인 상호 소통(Intensive Interaction)

 

아울러 이 보고서는 기존의 신자유주의식 교육개혁 운동(GERM-Global Education Reform Movement)과의 차이를 아래와 같이 제시한다.

지금까지 모두를 위한 교육(EfA) 및 ESGA 프로젝트의 주요 특징을 살펴보았다. 캐나다의 대부분의 주는 지역 간 특성이 많이 다르고 이민자 비중이 30%가 넘는다. 영어를 사용하는 지역이지만 일반 지역과 가톨릭(Catholic) 지역의 특성이 다르다. 불어권 학교 역시 차이가 있다. 이런 다양성을 감안 할 때 중앙에서의 하향식 관리를 통해 시스템 전체의 변화를 꾀한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의미 있는 변화를 일구어 낸 중간리더십이 세계 여러 곳의 주목을 받는 것은 당연할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중간리더십(LftM)의 진화

 

중간리더십(LftM)은 중앙정부나 주정부와 학교 사이의 중간이라는 위치(location) 개념에서 네트워크의 개념(교육청 네트워크, 학교 네트워크 등)으로, 나아가 ‘중앙(center), 핵심과 중심부(core and heart)’를 가리키는 것으로 진화하고 있다. 즉, 교육변화 리더십의 중심에 무엇과 누가 있는가의 개념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EfA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ESGA라는 프로젝트를 시행하던 시기에는 중간리더십의 개념이 단순했다. 지역 교육청이라는 중간 위치에서 아래와 위 간의 각종 격차를 좁히기 위한 교육감위원회와 전직 교육장 혹은 전직 교육감으로 구성된 운영진과 그 역할을 의미했다. 하지만 교육 변화를 위해 이들은 협업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 각종 네트워크 형성의 중요성이 커졌다. LftM의 핵심 개념이 ‘교육 변화를 이루기 위한 협업적 전문성(collaborative professionalism)’으로 인식되기 시작하자 중간이라는 위치 자체는 그리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 교육감, 교육장, 학교장, 교사 리더도 함께 네트워크를 형성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이다. 조직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내부에서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이면 누구나 LftM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풀란은 중간리더십을 아래와 같이 정의한다.

 

“중간의 역량을 키우고 내적 연계성과 일관성을 확보하고 조직의 성과를 향상시키기 위해 초점과 목적이 분명한 전략으로서 위로는 주정부 아래로는 학교와 지역사회 간에 효과적인 파트너십을 발휘하는 것”

 

중간리더십의 핵심 목표는 시스템 전반에 연계성과 일관성을 높여 시스템 목표와 지역(학교와 지역사회) 요구 간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중간에서의 리더십을 강화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뉴질랜드의 경우를 보면 각 지역의 고유한 맥락에 따라 다양하게 이 개념을 활용하고 응용하는 것 같다. 뉴질랜드는 2010년 ‘모두를 위한 성공 – 모든 학교, 모든 학생(Success for All – Every School, Every Child)’이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는 특수교육의 필요성이 큰 아동은 물론 모든 아동의 학습과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4년짜리 교육개혁 구상이다. 뉴질랜드는 중간을 ‘중간 및 상급 리더들’(middle and senior leaders)로 구성했다. 중간 리더들(middle leaders)은 다양한 교수법 및 행정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들로 구성했는데 학생과 상호작용할 교사들이 주를 이루었다. 한편 상급 리더들(senior leaders)은 교감, 교장들로 구성되었다. 중간 리더들은 교과 교사들과 협업하며 교사들과 학생들을 지원하도록 했다. 이들의 지원은 교수법 및 교육과정 지원, 진로, 상담, 리터러시 교육, ICT 지원 등 분야가 매우 다양하다. 중간이 어떻게 구성되느냐만 다르지 정책과 집행 간의 연계성과 일관성을 높여 교육의 성과를 높이자는 점은 공통이다.

 

온타리오 주가 주도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는 LftM의 특성을 좀 더 자세하게 이해하기 위해서 LftM에 대한 CODE 컨소시엄 및 현장 참가자들의 의미 해석을 살펴보기로 한다.

 

1) LftM에 대한 컨소시엄의 해석

① 다양성에 대한 빠르고 바른 수용과 대응(Responsiveness to diversity)
② 모든 학생의 성공을 위한 집단적 책임감(Responsibility)
③ 학교 및 지역사회 문제의 해결에서 주도성 발휘(Initiative)
④ 교육청의 노력을 중앙정부의 우선순위 높은 사업과 통합(Integration)
⑤ 교육청의 참여와 결과에 대한 투명성(Transparency)
⑥ 서로의 교육청으로부터 배우려는 겸손함(Humility)
⑦ 위 6가지에 대한 신중한 디자인과 전 시스템에 전파(Design)

 

2) LftM에 대한 현장 참가자의 해석

 

ESGA 전략의 실행 시기에 LftM은 CODE와 퇴직한 교육장이나 교육감들로 구성된 운영위원회 정도의 의미였으나 오늘날에는 학생 및 교수학습과 관련해 매우 깊고 정교한 속성을 가지게 되면서 아래와 같은 상호 연관된 3가지 요소로 설명하기에 이르렀다.

 

① 교육실천에 관한 철학(A Philosophy of the Heart of Educational practice)
– 학생, 학습, 웰빙을 교사 수업 실천의 중심에 두기
② 다양한 사람들이 참가하는 팀 구조(A Structure of Interdisciplinary Teams and committees)
– 컨설턴트, 조정자, 정신과 의사들로 구성된 협업 팀과 위원회의 일련의 역할과 책임
– 전문성
– 생각·행동노선·신념의 공개적 지지
– 조직을 수평적이게 만드는 일
③ 협업적 전문성 발휘 문화(A Culture of Collaborative Professionalism)
– 협업을 실천하고 이를 습관으로 만드는 일
– 문제해결의 사이클
– 교원의 전문성에 대한 신뢰와 인정

 

이상의 진화 내용을 표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다.


(Leading from the Middle. 2018, p28)

 

 

중간리더십이 주는 시사점

 

온타리오 주에서 중간리더십이 태동하고 진화하고 있는 방향과 배경의 이해가 매우 중요하다. 지역마다 처한 환경이 다르고(학구가 영어로 수업하는 공립학교와 가톨릭 학교, 불어로 수업하는 공립학교 등) 학생의 다양성이 날로 증가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중앙에서 전 지역(주나 국가)의 교육을 관리하는 접근은 더 이상 작동할 수 없다는 인식에서 출발했고 이것이 한국 교육에 주는 시사점은 작지 않다. LftM에 관한 새로운 CODE 보고서(Hargreaves and Shirley 외, 2018)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교육 정책과 목표가 더 복잡다단해지게 되면 중앙에서 실행 전략을 지시하기는 어렵다. 특히 다문화 사회의 민주주의 체제 속에서 문해력·수리력 향상의 목표와는 달리 학생의 웰빙이나 정체성의 강화 같은 교육의 새로운 목표를 중앙에서의 지원을 통해 달성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런 종류의 교육목표를 달성하려면 정책과 리더십 측면에서 접근을 달리해야 한다.”(Leading from the Middle. 2018, P22)

 

교육의 목적이 무엇이냐에 따라 중앙으로부터의 관리가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은 날카로운 통찰력이다.

 

중간리더십의 핵심은 앞에서 살펴본 바처럼 리더십의 공유와 전문가적 협업을 통해 학교교육을 개선하는데 있다. 이는 또한 전통적인 하향식과 상향식이란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빠른 변화와 다양성의 증가라는 21세기 교육생태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일하는 방식이다. LftM은 하향식으로는 현장의 광범위한 공감을 이끌어내기 어렵고 또 어떤 변화가 현장에 일어났다 하더라도 상부의 변화(정권의 변화, 교육감의 변화)에 의해 이것이 쉽게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을 보완하는 의미를 갖는다. 본 칼럼의 맨 앞에 인용한 풀란의 말처럼 하향식도 상향식도 어느 것 하나만으로는 변화에 성공할 수 없다는 경험에 따라 자연스럽게 중간리더십이 강조되기에 이른 것이다. 이는 풀란의 3수준(중앙정부 수준, 교육청 수준, 학교 수준) 개혁에서 필수적인 전략이라고도 볼 수 있다. 시스템 규모의 변화에는 모두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전체가 동시에 변화에 참여해야 함을 말한다(All means all.).

 

중간리더십 운동은 또 리더십의 공유시대, 수평적 리더십의 시대를 여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의 경우 아직 교육 자치나 분권화가 권력의 이동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패러다임의 전환이 시급하다. 중간리더십은 또한 새로운 책무성 시대를 여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처럼 표준화 시험 점수라는 데이터를 기준으로 징벌적 책무성을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집단적 책임감(collective responsibility)을 요구하는 것이다. 교육 혁신의 주체가 교사이고 이들이 집단적 책임 의식을 갖게 하려면 도덕적 사명감, 비전과 의미의 공유, 의사결정 과정에 교사와 학생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정부는 집단적 책임감 향상을 위해 학교와 교원에게 적정 수준의 자율성을 부여해야 할 것이다.

 

이 시점에서 한국교육은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왜 한국은 하향식 통제가 세계 으뜸인 나라일까? 왜 PISA 성적으로 상위권이지만 자신감 등의 정의적 영역의 평가결과는 세계 꼴찌인가? 왜 한국에는 ‘모든 아이들은 성공적으로 배울 수 있다’와 ‘격차를 줄인다’라는 도덕적 신념이 없거나 희박할까? 왜 한국에서는 공동체 전체의 발전을 위해 서로 협업하고 공동선을 추구하는 분위기가 약할까? 왜 한국에서는 출산률이 낮아 생산인구 감소를 걱정하면서 모든 아이들을 위한 교육에 필요한 철학과 전략 그리고 실행도구 같은 것(UDL, DI, RTI 등)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약할까?

 

이상의 질문에 대한 올바른 답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하향식 통제의 힘의 원천은 무엇이며, 누가 교육과정 내용을 결정하는가, 교육과정의 평가권을 누가 갖는가? 예산의 대부분을 누가 조달하며 지자체 스스로 상당한 세금은 거두는가? 등과 관련이 있다. 우리나라는 교육과정, 평가(고부담 수능시험이 결정적 장애요인이 됨), 예산에 관한 권한을 모두 중앙정부가 가지고 있다. 그리고 교육 자치를 위한 입법지체도 심각한 수준이다. 또한 중간리더십의 작동 환경을 만드려면 교육부나 교육청 관료, 그리고 교장 승진 기준이 달라져야 한다. 교육 행정가들의 성과는 협업의 문화를 만들고 집단의 역량을 향상시키는데 얼마나 기여했는가로 평가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부서 간, 개인 간 비협력적이고 분리된 행정은 중간리더십의 핵심 장애요인이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논의 중인 교육 자치는 껍질을 바꿀 수 있을지 몰라도 내용은 조금도 바꾸기 어려울 것이다. 학교 자치와 중간리더십이 발휘될 수 있는 조건이 무엇이고 그런 조건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부터 고민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는 자칫 현장의 냉소만 불러올 수 있다.

 

 

맺음말

 

중간리더십을 도입하고 있는 나라나 주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모두를 위한 교육(Education for All)’, ‘모두를 위한 성공(Success for All)’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도 ‘모두의 성장을 위한 교육(Growth for All)’과 같은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낳아 놓은 아이들을 학교에서 방치하면서 출산률 부족을 말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중간리더십 운동이 아직 세계적으로 초기 단계이지만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이제 거버넌스에 대한 개념을 바꿀 필요가 있다. 수평적 리더십과 리더십의 공유를 새로운 거버넌스의 핵심으로 보자. 또한 교육청을 중간으로 보는 중간리더십보다는 교장과 교사를 중간으로 하는 중간리더십(교육지원청과 교육청의 책임과 권한 재설정 후)을 먼저 고려해보자. 이를 위해 교사에게 자율성과 책무성을 동시에 부여하는 시대를 열자. 이를 통해 교사를 전문가로 거듭나게 하자. 교사를 변화의 대상이 아니라 변화를 이끄는 중핵(core and heart)이 되게 하자.

 

이상과 같은 변화가 일어나려면 여건의 마련이 필요하다. 교사가 국가가 편성한 교육과정의 전달자에서 벗어나 학생과 함께 교육과정을 편성할 수 있게 하자. 이를 위해서는 풀란이 말하는 교사의 전문성 자본(professional capital)을 제대로 갖추는 것이 병행되어야 한다, 또한 수능과 같은 표준화 시험의 영향력을 대폭 줄여 교사가 가르치는 대로 평가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수능과 같은 고부담 표준화 시험은 지역의 차이, 교실 내 다양성의 존중을 불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관련 법도 개정해야 한다.

 

중간리더십 운동이 세계 여러 곳에서 시범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즈음 한국도 상향식과 하향식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이 둘의 장점을 결합하고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 시스템을 깊이 고민할 때이다. 혁신학교 운동과 중간리더십의 연계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온타리오 주처럼 새로운 교육목표를 도출하고 새로운 교육 거버넌스를 통해 이를 실현하려는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 한편 국가교육회의는 국가교육위원회란 초헌법적 새로운 조직을 만들어 교육을 바꿀 생각을 말고 시스템 리더십과 중간리더십의 실현을 통해 바꾸는 것을 생각해보기 바란다.

 

얼마 전 『학교교육 제4의 길』의 저자의 한분인 데니스 셜리 교수가 한국에 와서 소개한 새로운 개념 두 가지가 기억에 남아 있다. 하나는 ‘온전한 인격을 수반하는 학업성취(achievement with Integrity)이고 다른 하나는 새로운 교육목표에 어울리는 새로운 평가로서의 ‘교육적 경험의 기록화’(pedagogical documentation)이다. 이는 한국의 학생부의 개선 방향에 큰 시사점을 준다. 전문가의 협업과 리더십의 공유를 통해 학교교육의 실질적 변화를 이끌 수 있는 한국적 중간리더십을 무엇일까에 대해 추가 논의가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참고자료]

• Fullan(2016). 『학교개혁은 왜 실패하는가』(교육을바꾸는사람들)
• Ann Lieberman 외(2016). Teacher Learning and Leadership: Of, By, and For Teachers (Teacher Quality and School Development). Routledge.
• Education for All
http://www.oafccd.com/documents/educationforall.pdf
• Leadership from the Middle

Leadership from the Middle: A System Strategy


• Leading for All
http://www.ontariodirectors.ca/downloads/Essential_ExecSummary_Final.pdf
http://www.ontariodirectors.ca/downloads/Essential_FullReport_Final.pdf
• Leading from the Middle (CODE Consortium)
http://ccsli.ca/downloads/2018-Leading_From_the_Middle_Summary_Final-EN.pdf
• Leading from the Middle(New Zealand, 2012)
http://www.educationalleaders.govt.nz/Leadership-development/Key-leadership-documents/Leading-from-the-middle
• Learning for All
http://www.edu.gov.on.ca/eng/general/elemsec/speced/LearningforAll2013.pdf
• The Tiered Approach
http://www.edu.gov.on.ca/eng/general/elemsec/speced/LearningforAll2013.pdf
http://www.edugains.ca/resourcesL4All/SchoolLeader/Developing/L4All_ABA-Placemat.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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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바꾸는사람들 대표 이찬승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짧은 직장 생활을 경험한 후 지금의 능률교육(NE능률)을 창립하여 30년을 경영하면서 영어교과서와 참고서 등 다양한 저술활동을 했다. 2009년 회사를 매각하고,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 이란 비영리 공익단체를 설립하여, 현재 이 단체 대표직을 맡고 있다. 국가 교육시스템 재 디자인과 사회경제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는 아동, 청소년들도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치로 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개혁에 특히 관심이 많다. 수업혁신과 교육격차 완화를 위해 학습과학의 연구와 전파, 그리고 교원 연수에도 힘쓰고 있다.

  • 이메일 : eduinnovator@21erick.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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