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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바꾸는 사람들은 전 능률교육 대표 이찬승 선생님이 주축이 되어 교육개혁 연구와 실천운동을 하는 공익단체(NPO)입니다.

지속되는 아동폭력, 돌봄 행위에 대한 보상, 근무여건 개선으로 접근해보자

#386 나정, 동국대학교 교수 2018.08.16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단계의 아이들이 다니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은 비슷하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다. 그런데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일어나는 불미스러운 문제는 매우 유사하다. 주로 사립/민간에서 원장이 주도하는 재정 문제와 교사의 아동폭력 문제가 대표적이다. 원장들의 공적 재정 유용 문제는 화가 나게 하고, 아동폭력 문제는 가슴을 아프게 한다.

 

기록을 갈아치우는 더위로 인해 화를 더 돋우는 원장들의 공적 재정 유용 문제는 다음에 이야기하기로 하고, 이번에는 교사의 아동폭력 문제를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아동폭력 문제를 근절하기 위해 정부는 CCTV 설치를 의무화하고 교사들에게 인성교육을 실시하는 등 애를 쓰고 있다. 그러나 아동폭력 문제는 끊이지 않고 이제는 사망사고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어린이집에서 더 자주, 더 심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렇게 애를 쓰는데 왜 그럴까?

 

 

1. 문서상으로 유치원, 어린이집 교사가 하는 일

 

유치원과 어린이집과 마찬가지로 유치원교사와 보육교사는 비슷한 점도 있고 다른 점도 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어린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고 교육을 제공한다는 점에서는 유치원과 어린이집 교사는 거의 동일하다. 그러나 자격증 따는 과정에는 차이가 있다.

 

유치원 교사는 3, 4년제 대학에서 교직과목을 이수하고 유아교육을 전공해야 자격을 딸 수 있다. 진입장벽이 높다. 반면에 보육교사는 대학이나 사이버교육을 통해 17과목 51학점을 이수하면 자격취득이 가능하다. 상대적으로 진입하기가 쉽다. 교사가 되는데 왜 이렇게 차이가 있는가?

 

유치원은 유아의 교육을 위하여 설립·운영되는 학교를 말한다. 유치원 교사는 학교의 교사가 되기 때문에 교직과목도 이수하고 교육부장관이 자격증을 발급한다. 반면에 어린이집은 영유아를 보육하는 기관인데 보육이란 영유아를 건강하고 안전하게 보호·양육하고 영유아의 발달 특성에 맞는 교육을 제공하는 어린이집 및 가정양육 지원에 관한 사회복지서비스이다. 즉 어린이집은 사회복지기관이기 때문에 보육교사는 교직과목 이수가 필요 없고 사회복지를 책임지는 복지부장관이 자격증을 발급한다.

 

언뜻 보면 비슷하지만, 이렇게 유치원 교사는 학교인 유치원에서 유아를 “교육”하는 사람이고, 보육교사는 사회복지기관인 어린이집에서 영유아를 “보육”하는 사람이다.

 

 

2. 실제로 유치원, 어린이집 교사가 해야 하는 일

 

우리들 모두 교사란 학생들에게 교육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알고 있다. 초등학교의 경우 학년이 낮을수록 교사의 보살핌이 더 필요하기는 하지만 일반인도 학부모들도 보살핌보다는 교육을 더 우선시한다. 유치원과 어린이집 교사는 어떨까?

 

교사론을 듣는 대학생들에게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자녀를 보내고 있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어떤 교사가 자녀의 담임이 되었으면 좋은지?”를 인터뷰해보게 하는데, 해마다 결과가 같다. “내 아이처럼 따뜻하게 보살펴주는 교사”를 원한다.

 

실제로 유아 교사는 다른 학교급의 교사에 비해 가르치는 것보다 “돌봄”을 더 많이 제공해야 한다. 대상이 어린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사”이기 때문에 돌봄을 교육 뒤에 놓으려는 경향이 없지 않다. 예비교사인 학생들도 그렇고, 실제 현직교사들도 그렇다. 특히 3세 이상을 맡는 유치원 교사들은 이러한 경향이 조금 더하다. 우리 사회에서 교육보다 돌봄의 가치를 더 낮게 평가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향은 전통적인 사고의 영향으로 돌봄의 행위를 특별한 지식이나 전문적인 훈련이 없이도 누구나 할 수 있는 비전문적인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엄마의 일을 대신하여 여성이면 다 할 수 있는 일이 돌봄이라고. 그러나 재개념화된 관점으로 돌봄을 생각하면 인지적, 감정적, 도덕적 요인을 모두 포함한 매우 복잡한 행위이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의 돌봄은 아직 분명한 말로 자신의 요구를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어린 아이들이기 때문에 표정이나 행동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정확하게 해석하여, 필요한 대처를 적절하게 제공해 주어야 한다. 즉 돌봄은 고도의 민감성과 전문성을 요구하는 행위인 것이다.

 

어린이집은 유아보다도 더 어린 영아들이 더 많이 다닌다. 말이 아닌 울음, 눈이나 손, 몸짓 등으로 소통하는 경우가 더 많다. 교사들의 섬세한 관찰, 민감성, 전문성이 더 요구된다는 뜻이다. 교사론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만약 영아반을 맡게 된다면 원장님이 너를 민감성이 높고 전문성이 있는 교사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해 주곤 한다. 기저귀도 갈아주고 우유도 먹이고 더 많은 정서적 지원도 해주는 등,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이 돌봄 행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혼도 안하고 아이를 키워본 경험은 더구나 없는데 교사라는 이름으로 해야 하는 이 돌봄 행위가 얼마나 힘들고 어려울 것인가. 그래서 아이 키워본 경험이 있는 여성들이 보육교사로 진입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춘 것이다.

 

 

3. 아동 폭력과 정부의 조치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고 부모들은 외쳤는데, 어깨로 밀쳐서 넘어뜨리고, 발로 차고, 머리를 때리고, 친구와 놀이로부터 격리시키고, 무릎을 꿇고 손을 들고 앉아있게 하고…… 차마 옮기기 민망한 욕설을 하고, 이름 대신 “야”로 부르며 소리 지르고…… 차에 잠든 아이를 그냥 두고 내리고, 이불로 아이를 눌러서 마침내는 사망에 이르게 하고…… 그동안 언론을 통해 보고 듣게 된 교사들의 아동폭력 사례들이다.

 

정부가 아동폭력을 방지하기 위하여 채택한 방법은 기관 차원에 대한 조치와 교사 양성에 대한 조치 두 가지 측면으로 이루어졌다. 기관에 대해서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CCTV를 설치하는 것으로 이는 법으로까지 명시된 사항이다. CCTV 설치 법제화 당시 교사의 인권 침해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지만 영유아의 인권이 우선이어야 한다는 중론으로 통과되었다. 교사에 대한 조치는 특히 아동폭력이 더 빈번하게 일어난 어린이집에 근무하는 교사들이 상당수 사이버 교육을 통해 양산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었다. 그래서 보육교사의 인성교육을 강화하고 전문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조치가 이루어졌다. 자격취득을 위한 양성과정에서 대면교육과 현장실습을 강화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구체적으로는 17과목 51학점으로 딸 수 있는 보육교사 양성과정 중에 9과목은 반드시 대면교육을 하고, 기존의 4주 160시간 현장실습을 6주 240시간으로 늘이는 것이었다.

 

여전히 일어나고 있는 유치원, 특히 어린이집의 아동폭력 사건을 대하면서, 사람의 인성이 몇 시간의 수업을 통해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 교사의 행동을 감시하는 CCTV가 아동폭력을 막아줄 것이란 생각이 과연 옳은 생각이었을지 돌아보게 한다.

 

 

4. 돌봄을 제공하는 교사들에 대한 보상은 어떤가

 

보통 사람이라면, 내 몸이 건강하고, 마음이 편안하고, 내가 하는 일이 필요하고 가치있는 일이라고 인정받고, 시간과 공간 그리고 경제적으로 조금의 여유가 있을 때, 나를 넘어서 남을, 주변을 살필 여유가 생긴다. 즉 나의 삶이 안정적이고 행복감을 느낄 때 타인을 배려하고 나누려는 마음이 더 생기고 행동으로도 옮기게 된다.

 

유치원 교사도 그렇지만 특히 어린이집 보육교사는 돌봄을 제공해야 하는 어렵고 힘든 일에 비해서 그만큼 인정받지 못하는 직업이라고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근무시간을 살펴보자.

 

2016년도 조사에 의하면 508명 공사립유치원 교사의 하루 근무시간은 9.0시간, 근무시간외근무를 하는 교사가 80.1%인데 주 평균 2.6회 하며, 주말근무를 하는 경우도 26.6%나 되고 그 시간은 4.8시간이었다. 1,035명의 어린이집교사도 하루 평균 8.8시간 근무하고 63.5%가 근무시간외근무를 하며 주말근무 비율은 19.2%이고 평균 5.0시간이었다.

 

어린이집 운영시간은 12시간이 기본이어서 보육교사의 근무시간이 길다는 것은 대체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어린이집은 아침 7시부터 저녁 7시까지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어린이집 교사들은 점심식사는 물론 화장실 갈 시간조차 없어서 아이를 안고 업고 화장실에도 가야할 처지라고 말한다. 유치원과 어린이집 모두 노동법에 명시된 일하는 시간을 훌쩍 넘기고 있다. 그러나 이제 주 52시간 근무를 지켜야하고, 보육교사들에게 반드시 한 시간의 개인 시간을 주어야 하기 때문에 조만간 달라질 것으로 기대해본다.

 

그렇다면 돌봄 중심이라는 일의 성격과 근무하는 시간에 비해 월급은 어떤가.

 

우리 사회는 대체로 돌봄을 주로 하는 직업군의 급여 수준이 낮다. 감정노동과 돌봄의 가치를 인식하자는 주장이 커지고는 있지만 아직 개선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2018년도 보육교사 1호봉 월급은 170만원이다. 여기에 2017년도의 경우 0-2세 영아반 담임은 22만원의 환경개선비, 3세 이상 담임은 누리과정 수당 30만원, 지자체마다 다른 처우개선비가 5만원-17만원, 농어촌의 경우 11만원 수당이 합해진다. 월 200만원이 조금 넘는다고 할 수 있다. 이 월급은 국공립 어린이집 기준이고 개인이 운영하는 민간/가정어린이집에 근무하는 교사들은 대체로 조금 더 낮다. 실제로 강은진 등(2016)이 조사한 1,035명 보육교사의 월급은 세후 200만원 이상이 34%이었다.

 

반면에 3년제 대학을 졸업한 7호봉 유치원 교사의 월급은 180만원 수준이고 사립유치원의 경우도 최소 53만원의 제 수당이 더해진다. 강은진 등(2016)의 조사 대상인 508명의 공사립유치원교사의 세후 월급은 200만원 이상이 62.0%이었다. 보육교사와는 차이가 있지만 충분하다고 할 수는 없다.

 

일의 성격, 근무 시간, 월급 수준을 살펴보면 돌봄의 가치를 말하기가 민망해진다. 유아교사들이 진심으로 아이들에 대한 돌봄을 할 수 있는 여건은 무엇일까. 무엇을 개선해야 돌봄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아동폭력이 일어나지 않을까.

 

 

5. 교사들의 행복감을 높이려면

 

유아 교사라는 직업을 가진 한 개인으로 자신의 삶에 대한 행복감 정도가 돌봄 행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즉 이것이 CCTV나 인성교육보다는 마음에서 우러나는 돌봄을 하게 하는 동력이 되지 않을까.

 

김은영 등(2016)이 2016년도에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유치원과 어린이집 아동 폭력의 원인으로 교사들은 근무환경이 열악하여 스트레스가 많은 것을 지목하였다. 강은진 등(2016)이 조사한 유치원과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직업 행복감 지수에서도 근무환경이 가장 낮은 점수였다. 근무환경영역에 포함된 하위 지표 중에서는 단체참여 1.5, 개인 삶의 조화 2.4, 소득 2.9, 업무환경 3.2, 근로시간 3.8 등으로 나타났다. 당연하게도 교사들은 직업행복감을 증진시키려면 근무환경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데에 68.8%가 제안하여 1순위였다. 그 중에서도 급여수준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 최우선 1순위이고(40.4%), 업무량 감소, 휴가보장, 교사 대 아동 수 감소, 정시퇴근 순으로 지적하였다. 급여수준 개선에 대한 요구는 어린이집 교사들이 월등하게 높았고, 교사대 아동 비율 감소 요구는 유치원 교사들이 더 높았다. 동료, 상급자 및 부모와 아이들과의 관계지수(4.2), 직업의식(3.8), 긍정적인 정서(3.6), 부정적인 정서(2.6)와 비교해보면 근무환경에 대한 개선이 얼마나 낮을지 알 수 있다.

 

이렇게 유치원과 어린이집 교사들은 근무환경이 개선되면 유아교사라는 직업인으로서 행복감이 증진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월급이 오르고, 일이 줄고, 제 시간에 퇴근도 하고, 자유롭게 휴가도 갈 수 있고, 인력이 보충되어 담당하는 아이들 수가 적어지기를 기대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소박하며 일반적인 요구이다. 그러나 이는 재정이 따라야 하는 요구들이다.

 

근무환경 개선은 재정이 따라야 한다. 그러나 근무환경이 개선되어야 유아교사들의 스트레스가 낮아지고 행복감이 높아진다. 행복감이 높아지면 돌봄을 행할 여지가 생긴다. 강제가 아닌 우러나는 돌봄이. 그래야 아동폭력이 사라질 것이다.

 

우리 사회, 복지 재정 비율을 더 높여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유아교사를 위한 복지 재정을 더 높여서 아동폭력을 근절시킬 수 있다면 마땅히 그래야 하지 않을까.

 

※ 칼럼에 사용한 조사 자료는 다음 두 보고서를 참고함.

∎ 강은진 김정숙 김승진 안혜준(2016). 유치원 및 어린이집 교사의 직업행복감 증진 방안. 육아정책연구소;
∎ 김은영 외(2016). 안전한 영유아 보육·교육 환경 조성 방안(Ⅱ)(총괄보고서)-아동학대를 중심으로-. 경제․인문사회연구회 협동연구.

 

※ 본 칼럼은 필자의 고유의견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의 공식견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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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학교 교수 나정

유아교육 전공으로 한국교육개발원에 오랫동안 근무하며 유아교육정책을 연구했으며, 현재는 동국대(경주)에 재직하고 있다. 그동안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위원, OECD 유아교육과 보육정책 국가조정관, 교육부 정책자문위원 등을 역임하고 유치원교육과정 개정 등에 참여하였다. 대표적인 정책 제안은 유아교육-유치원-교육부, 보육-어린이집-복지부로 이원화된 유아교육과 보육체제를 단일부처로 통합하자는 것이며, 이 안은 지금까지도 미완의 가장 뜨거운 이슈이다. 최근에는 미래를 위한 배우기와 익히기에 쏠려있는 유아기를 아이들이 주도하는 생동하는 놀이 중심으로 되돌리는 것에 관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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