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과학의 이해와 적용(13) – <원리 12> 전이 가능한 학습을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학습과학의 이해와 적용’에 관한 칼럼은 ‘뇌에서 학습이 어떻게 일어나는가?’와 ‘뇌에 대한 이해를 통해 학습을 어떻게 최적화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과학적 이해를 돕기 위한 것들이다. 이러한 원리의 이해와 적용은 모든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지만 관련 연구에 따르면 특히 기초학력이 부진한 학생들에게 적용할 때 그 효과가 가장 크다고 알려져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원리 12> 전이 가능한 학습을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를 소개하고 이것이 수업에 주는 함의가 무엇인지 살펴보기로 한다.
| <원리 12> 전이 가능한 학습을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
‘전이(transfer)’란 어떤 학습의 결과가 다른 학습에 영향을 주는 현상이며, 학교에서 어떤 과제를 학습하면 이것이 다음 과제를 학습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 또 배운 것을 나중에 생활에 적용하는 것을 일컫는다. 학습의 궁극적인 목적은 긍정적 전이(positive transfer)1를 위한 것이다. 즉 전이가 학습과 기억의 주요 목표인 것이다. 그런데 교육부는 2015개정 교육과정을 통해 학교에서 배우는 지식이 쓸모가 적다고 역량교육을 도입했다. 역량을 강조하는 수업을 하면 이를 통해서 배운 것들이 전이 가능할까? 꼭 그렇지 않다. 역량은 특정 맥락 속에서 개인이 취한 행동에서만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맥락 의존적(context-dependent)이기 때문에 전이가 어렵다(소경희, 2007; Daisy Christodoulous, 2016). 따라서 지식을 전이 가능하게 잘 가르치는 접근이 필요하다.
<원리 12>에서 말하는 ‘전이 가능한 학습’이란 어떤 학습을 말하는가? 이는 새로운 정보를 이해한 후 이를 장기기억에 저장함으로써 나중에 이를 불러와 문제를 해결하는 등의 활용을 할 수 있게 되는 것, 즉 선언적 지식(declarative knowledge)2의 깊은 이해를 통해 전이 가능성을 높이고 장기기억화 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학습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학습이 즉각적 습득과 다르다는 것을 미국심리학회가 재치 있게 설명한 말이 있다:
“새로운 지식과 기능을 느리게(slowly) 또 고심해서(laboriously) 습득하면 이는 ‘학습’이고, 즉각적으로(instantly) 습득하는 것은 ‘기억’을 형성하는 과정이다.”
즉각적으로 일어나는 이해 역시 학습으로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순간적인 이해는 새로운 정보와 이미 알고 있는 지식 간의 연결이 일어났다는 것, 또한 장기기억에 저장할 장소를 찾았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아직 기억의 흔적이 안정화되고 단단해진 상태는 아니다. 전이 가능한 학습에 이르기까지에는 비교적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한편 <원리 12>에서 말하는 ‘충분한 시간’이란 어느 정도의 시간을 말하는 것일까? 이는 맥락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데 여기서는 세 가지의 서로 다른 의미로 사용하겠다. 하나는 새롭게 학습한 지식이 장기기억에 단단히 응고화되는 데 필요한 시간, 다른 하나는 사실적 지식이나 절차적 지식을 넘어 전이 가능한 개념적 지식(conceptual knowledge)3의 습득에 이르는 데 필요한 시간, 마지막으로 “질문을 하고 곧바로 답하게 하지 않고 3~5초 정도 ‘충분히’ 기다려줄 때 학습과 전이가 더 잘 일어난다”라고 할 때의 ‘기다려주는 시간’, 이렇게 세 가지다. 각각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기로 한다.
1. 응고화(consolidation)와 이에 걸리는 시간
응고화란 단기기억의 정보를 장기기억으로 옮겨 초기 형성된 기억의 흔적을 안정시키고 단단히 하는 과정을 말한다. 이때 신경 시스템에는 시냅스4 연결이 단단해지는 등 구조적, 화학적 변화를 수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학습과 기억은 신경세포들 간의 시냅스 전달과 관련되며, 신경세포를 동시에 자극하면 시냅스 연결이 강화되어 두 신경세포 간의 신호전달이 지속적으로 향상되는데 이를 장기강화작용(long-term potentiation)이라 부른다. 응고화는 이런 장기강화작용 등과 관련이 깊다(Wang & Morris, 2010).
응고화에는 시냅스 차원에서의 응고화(synaptic consolidation)와 시스템 차원에서의 응고화(systems consolidation), 이렇게 두 가지가 있다. 최근에는 재응고화(reconsolidation)에 대한 연구가 활발한데, 이는 저장된 기억과 유사한 정보가 입력되면 응고된 기억이 재활성화(reactivating)됨으로 말미암아 불안정한 상태로 바뀌어 해마로 이동하고, 해마로 이동한 기억은 입력된 새로운 정보와 통합된 후 다시 대뇌피질과의 시스템 응고화 과정을 통해 대뇌피질로 돌아가는 현상을 일컫는다(심리학용어사전, 2014).
1) 시냅스 응고화(synaptic consolidation)
시냅스 응고화는 기억 응고화의 중요한 형태 중 하나로 신경세포 수준에서의 응고화를 말하며 초기 응고화(initial consolidation)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는 인코딩(encoding)5이나 학습이 이뤄진 후 수 분에서 수 시간(minutes to hours) 이내에 일어난다. 학습이 일어난 후 최소한 6시간 정도가 지나면 기억이 안정화되어서 다른 정보에 의한 간섭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Wikipedia 2021-07-08 검색).
2) 시스템 응고화(systems consolidation)
시스템 응고화는 기억 응고화의 또 다른 형태로서 해마와 같은 특정 영역에서 형성된 기억들이 다른 영역들과 상호작용하여 대뇌피질 등의 영역으로 이동해 반영구적으로 저장되는 것을 말한다. 즉 시스템 응고화는 해마 의존(hippocampus-dependent) 기억이 해마 독립(hippocampus-independent) 기억으로 전환되는 과정이며 이는 지식의 통합과 재구조화 과정이기도 하다. 시스템 응고화는 학습이 일어난 이후 수주, 수개월, 길게는 수년에 걸쳐서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Wikipedia 2021-07-08 검색). 이는 사람의 지식은 일생을 통해 새롭게 재구조화되고 정교화된다는 일반 상식과도 일치한다.
관련 실험으로, 쥐에게 방사형 미로 달리기 과제를 주고 이를 살피는 동물 연구가 있다. 이 연구는 쥐가 특정 위치를 기억하면 보상을 주어서 공간에 대한 학습을 시킨 후 기억 형성과 관련된 유전자의 분포를 확인한 것으로, 그 결과 공간 학습 후 하루 뒤에는 유전자가 주로 해마에서 관찰된 반면 30일 후에는 전두피질, 전측 대상피질, 두정피질 등의 대뇌피질 영역에서 많이 관찰되었다(Maviel, T., Durkin, T. P., Menzaghi, F., & Bontempi, B., 2004). 또한 인간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에서도 기억이 형성된 후 지연된 시간에 따라 인출 양상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 확인되었다.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을 통해 신경학적 손상이 없는 정상인이 가까운 과거의 사건을 회상할 때와 오래된 과거의 사건을 회상할 때의 해마의 활동성을 관찰한 결과 가까운 과거를 회상하는 것보다 먼 과거를 회상할 때 해마의 활동성이 감소하는 양상이 관찰되었다(신맹식, 2010).
한편 뇌기반교육계의 세계적 대가인 에릭 젠슨(Eric Jensen)은 각 응고화가 시작되는 시기를 아래 <도표 1>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이는 앞에서 소개한 두 가지 응고화가 일어나는 시기에 대한 설명과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는데, 이러한 차이는 연구의 조건(학습의 분위기, 학습하는 내용, 학습하는 방법, 학습자의 몸의 컨디션, 신경전달물질의 분비 상태, 사전지식의 등)에 따라 발생할 수 있다.
<도표 1> 응고화가 시작되는 시기(Eric Jensen, 2005)

위 도표는 학습 후 약 15분이 지나면 신경세포와 신경세포 간의 연결이 처음으로 형성되고, 약 60분이 지나면 해마에서 시냅스 연결의 강화가 일어나며, 1-3일이 지나면 잠을 자는 동안 학습한 내용이 장기기억으로 연결되어 응고화되고, 3-30일이 지나면 관련된 정보를 지닌 다른 세포들과 더 큰 범위의 연결과 통합이 일어난다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응고화는 잠을 자는 동안 일어나기 때문에 충분한 잠을 자는 것도 학습과 기억을 위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 개념적 지식과 이의 습득에 걸리는 시간
지식의 위계는 학자에 따라 다른데 여기서는 신경과학의 발달에 힘입어 그 효과성이 크다고 알려져 있는 캐시(Cash)의 3차원 지식 위계를 소개한다. 이는 아래 <도표 1>와 같이 ‘알다(사실적 지식), 할 수 있다(절차적 지식6), 이해하다(개념적 지식)’처럼 3개의 층위로 구성된다. 21세기에 들어 역량과 깊은 이해가 강조되는 상황에서 이는 지식의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며 한국의 2015개정 교육과정과도 관련이 깊다.
<도표 2> 3차원 지식 위계(피라미드)(Cash R.M., 2017, 2011)

한국의 2015개정 교육과정에서의 교과역량이 ‘할 수 있다(be able to do)’에 해당되고, 일반화된 지식이 ‘이해하다(understand)’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위 캐시(Cash)의 지식 위계는 역량기반교육과정과 이해중심교육과정이 혼재된 한국의 현 교육과정이 앞으로 어떻게 정리되고 발전해가야 할지에 대해 커다란 함의를 준다. 아울러 지식의 이러한 위계는 앞으로 교육의 목표가 어떤 것이 되어야 하고 교사들이 수업을 어떻게 설계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지금까지 대세를 이루었던 지식과 기능 습득 중심의 학습은 숲은 못보고 나무만 보는 학습이다. 이제 숲 전체를 볼 수 있기 위해서 고개를 들어 산위를 쳐다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국의 교육과정은 현재 교과역량(할 수 있다)과 이해(이해하다)가 어정쩡하게 동거하는 상황이다. 이들 간의 관계가 좀 더 명확히 정립될 필요가 있다. 참고로 우리나라 교육과정 학자들이 많이 참고하는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의 교육과정은 위 캐시의 지식 모형과 정확히 일치한다.
여기서 유의할 것은 캐시의 지식 위계에서 ‘이해하다’는 블룸의 교육목표 분류(회상하다, 이해하다, 적용하다, 분석하다, 평가하다, 창조하다)에서의 ‘이해하다’와 다른 개념이라는 점이다. 캐시의 지식 위계에서의 ‘이해하다’는 ‘이해중심교육과정(Understanding by Design: UbD)’(Wiggins and McTighe, 2005)에서 영속적 이해(enduring understanding)7에 도달했다는 증거 6가지 측면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 평가를 위한 ‘영속적 이해’의 6가지 측면(Jay McTighe and Grant Wiggins, 2012)
| 1. 설명할 수 있다(일반화, 연결, 예의 제시, 정당화를 통해) 2. 해석할 수 있다(데이터, 텍스트, 경험의 이해를 통해) 3. 적용할 수 있다(알고 있는 것을 새로운 상황에) 4. 관점을 전환할 수 있다(큰 그림을 읽고 다른 관점을 알게 됨으로써) 5. 공감할 수 있다(타인의 관점을 민감하게 파악함으로써) 6. 자신에 대해 알고 있다(상위인지의 발휘, 성찰 등을 통해) |
또한 <도표 2>의 지식 위계의 개념적 지식이 우리에게 더 익숙한 블룸의 교육목표 분류의 어떤 것과 상응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둘의 관계를 잘 알 때 더 나은 수업 설계를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캐시(Cash)에 따르면 이 둘의 관계는 아래 도표와 같다.
<도표 3> 캐시의 지식 위계와 블룸의 교육목표 간의 관계(Cash, R.M., 2017, 2011)

위 도표에 따르면 캐시(Cash)의 개념적 지식(conceptual knowledge)은 도표 세로축 블룸의 목표 위계 6가지 중 ‘적용하다, 분석하다, 평가하다, 창조하다’에 대응한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개념적 지식은 ‘적용하다, 분석하다, 평가하다, 창조하다’를 가능하게 하고 ‘적용하다, 분석하다, 평가하다, 창조하다’는 개념적 지식의 발휘를(전이를) 통해서 실행될 수 있는 것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개념적 지식과 사실적 지식의 관계 이해를 돕기 위해 개념적 지식의 예를 소개한다.
<도표 4> 사실적 지식과 개념적 지식(원리, 일반론)의 관계(Cash R.M., 2017, 2011)

위 도표를 보면 여러 개의 사실적 지식을 묶어주는 주제 ‘남북전쟁과 남부의 재건’이 있고, 그 주제에 내재된 개념이 ‘자유’와 ‘갈등’이며 이 복수의 개념을 연결해 도출된 개념적 지식, “자유에 대한 정의는 개인과 집단 그리고 시대에 따라 변한다. 이것이 사회적 긴장과 갈등의 원인이 된다.”가 일반화된 지식이다. 이러한 일반화된 지식은 시간, 장소, 상황을 초월하기 때문에 전이 가능성이 높다.
이제 개념적 지식의 습득에 걸리는 시간을 상상해보자. 캐시(Cash)의 지식 위계를 중심으로 보면 사실적 지식(factual knowledge)의 바탕 위에 절차적 지식(procedural knowledge)이 발달하고, 이러한 절차적 지식의 숙련도가 높아지면서 개념적 지식도 깊어진다고 볼 수 있다. 나눗셈을 예로 들어보자.

위 연산을 수행함에 있어서 2×2=4, 2×3=6, 4-4=0과 같은 것은 사실적 지식이다. 그 다음 나눗셈의 절차 ①~⑦에 따라 ‘46÷2’의 몫을 구하면 23이다. 이런 절차에 맞춰 정답을 계산할 수 있다면 이는 절차적 지식을 갖춘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절차에 따라 정답을 계산해 냈다고 해서 개념적 지식을 갖췄다고 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나눗셈을 배울 때는 그냥 절차에 따라 기계적으로 계산하는 경우가 많다. 오랜 시간이나 세월이 지난 후 자릿값까지 이해하고 뺄셈과 나눗셈의 개념을 연결짓고 통합하게 되면서 ‘46÷2’란 ‘46에서 2를 몇 번 뺄 수 있는지를 구하는 계산’이라는 개념적 이해(conceptual understanding)에 이르는 것이 보통이다.
우리는 지식을 새로운 상황에 적용하기 위해 배운다. 그런데 절차적 지식만으로는 응용이나 활용이 어렵다. 개념적 지식에 이르렀을 때 비로소 새로운 상황에 응용하는 힘도 생긴다. 개념적 이해와 개념적 지식의 핵심은 영역 하부에 존재하는 원리와 관계를 이해하는 데 있다. 수학 교과서의 경우 대개 개념의 이해를 돕는 내용이 도입부에 나온다. 그 다음 많은 연습을 통해 절차적 지식을 갖추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나눗셈의 경우 그 하부에 존재하는 원리와 다른 연산과의 관계까지 이해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절차적 지식에 숙달되면서 조금씩 개념의 이해도 깊어진다. 개념적 이해에 걸리는 시간은 과목에 따라, 내용에 따라 또 학습자에 따라 다를 수 있다. 2시간이 걸릴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3개월 혹은 3년이 걸릴 수도 있다. 절차적 지식의 숙달에도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개념적 이해에는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무엇보다도 교사가 개념기반 수업지도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는데 매우 긴 세월이 필요하다
3. 기다려주는 시간
기다려주는 시간(wait time)은 교사의 질문과 관련해 전략적 순간에 학습자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잠시 기다려주는 시간을 말한다. 이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교사가 질문을 하고나서 학생이 답변을 할 때까지 3~5초 기다려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학생이 교사의 질문에 답변했을 때 교사가 바로 반응을 보이지 않고 3~5초 기다려주는 것을 말한다. 전자를 ‘기다려주는 시간 1(Wait Time 1)’, 후자를 ‘기다려주는 시간 2(Wait Time 2)’라고 부른다(Hannah Whiteoak, 2018). 둘 다 질문의 의미를 생각해보고 이에 대한 대답을 준비하는 시간을 충분히 주자는 것이 취지다. 아예 ‘기다려주는 시간’을 ‘생각하는 시간(think-time)’으로 명칭을 변경해 쓰자는 제안도 있다(Stahl, 1990). 이런 기다려주는 시간(생각할 시간)이 충분할 때 먼저 배운 학습이 새로운 답변의 마련에 활용될 수 있다. 이렇게 기다려주는 시간이야 말로 참여도를 높이며 학습이(인출과 처리가) 가장 활발히 일어나는 순간인 것이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많은 교사들이 질문하고 기다려주는 시간은 평균 0.9초에 불과하며 대부분 2초 미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다려주는 시간은 상황에 따라 더 길어질 수 있다. 가령 분석이나 종합과 같이 생각할 시간이 더 많이 필요한 경우에는 15~20초까지도 기다려줄 것을 권장한다. 하지만 침묵의 시간이 너무 길어지는 것은 불편하거나 위협의 분위기를 자아낼 수도 있어서 유연하게 운영할 필요가 있다.
<그림 1> 기다려주는 시간 1,2

기다려주는 시간을 적용하지 않게 되면 어떻게 될까? 그런 수업은 극히 소수의 학생들을 제외하고는 학습의 기회를 빼앗는 결과를 낳아 공정하지 못한 수업이 된다. 교사가 질문을 했을 때 학생들 중에는 바로 답변을 생각해낼 수 있는 학생도 있지만 그렇지 않고 한참 궁리를 해봐야 답을 할 수 있는 학생들도 많다. 어떤 학생은 답변을 위해 옆자리 짝과 얘기를 나누고 싶어 할 수도 있다. 교사의 질문과 관련된 정보를 장기기억에서 찾아내고 이를 질문에 맞게 조직하는 일은 학습에 필수적인 과정이며 효과가 매우 높은 인출(retrieval)과 회상(recall)의 과정이다(→ <원리 11> 참조). 교사가 가장 빨리 손을 드는 학생에게 즉시 답하게 할 경우 나머지 한창 답을 찾고 궁리하고 있는 학생들의 학습은 거기서 멈추게 된다. 기다려주는 시간을 통해 생각이 상대적으로 좀 느린 학습자까지도 참여하고 학습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하는 수업이 공정하며 바람직한 수업이다.
관련 실험에 따르면 기다려주는 시간이 3초를 넘었을 때 학생과 교사의 행동과 태도에서 많은 긍정적인 일들이 나타났다. 그래서 연구자들은 학생에게 질문을 한 후와 학생들이 답변을 한 후 3초 이상을 교사가 기다려주는 것이 필요하다(Casteel and Stahl, 1973; Rowe 1972; Stahl 1990). 나타나는 긍정적 요소들은 다음과 같다(Stahl, Robert J., 1994).
학생들의 경우는,
• 답변의 길이가 길어졌고 정확도도 높았다.
• “모르겠어요”나 무응답이 감소했다.
• 자진해서 답변하는 학생의 수와 적합한 답의 수가 크게 증가했다.
• 학습 성적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한편 교사들의 경우는,
• 질문 전략이 다양해지고 유연해졌다.
• 질문의 수는 줄고 질문의 다양성과 질은 향상되었다.
• 추가질문을 통해 학생들의 복잡한 정보처리와 고등사고력 발휘를 유도했다.
또한 휴대용 컴퓨터를 이용해 답변할 정보를 검색할 경우 언제 기기를 사용할지 판단할 수 있도록 시간적 여유를 주는 것도 필요한 기다려주는 시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기다려주는 시간은 주의를 집중시키는 데도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 된다. 수업에서 참여도를 높일 겸 기다려주는 시간을 활용하는 방법은 아래와 같이 다양하다.
<도표 5> ‘기다려주는 시간’을 장려하는 교사의 말(Doug Lemov, 2012 수정)
| 목적/의도 | 교사의 말 |
| 1. 더 많은 학생들이 손들게 한다. | “세 사람만 손들었네요. 선생님은 최소한 12명은 필요해. 넷, 다섯…” |
| 2. 더 많은 참여를 촉구한다. | “여러분 모두 생각이 다양할 텐데, 선생님은 여러분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싶어요.” |
| 3. 학생들에게 생각할 시간이 있다는 것을 알린다. | “이것은 좀 어려울 거예요. 천천히 생각해요. 10초 동안은 손들지 마세요.” |
| 4. 신중한 답을 요청한다. | “곰곰이 생각해보고 답하는 것이 좋아요. 토끼보다는 거북이가 되세요.” |
| 5. 답을 찾을 수 있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암시한다. | “그래프에는 무엇이 보이지요?” “관련된 단계를 잘 생각해봐요.” |
| 6. 틀리는 것을 두려워 말고 도전하게 한다. | “틀리더라도 시도해 봐요. 누구나 다 틀리면서 배우니까요.” |
| 7. 긍정적 행동과 자세를 유도한다. | “선생님이 보니까 승준이도 집중하고 있네요.” |
| 8. 답의 재확인을 촉구한다. | “1분 줄 테니 여러분이 낸 답이 맞는지 안 맞는지 재확인 하세요.” |
| 9. 추론을 촉구한다. | “답을 어떻게 도출해냈는지 설명할 준비가 되었나요?” |
| 10. 다른 가능성도 열어두고 검토하게 한다. | “설명 방법/답이 두 가지 이상 있을 수도 있어요.” |
♣ 수업에 주는 함의
개념기반 교육과정의 목표는 전이 가능한 이해에 있기 때문에 전이 가능한 학습을 위해 수업은 개념적 이해와 개념적 지식의 지도를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교사는 각 교과목에 담긴 수많은 사실적 지식들 위주로 가르치기보다는 그러한 사실적 지식을 관통하는 개념, 일반화된 지식 및 원리를 발견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그리고 학생들로부터 개념적 이해를 이끌어 낼 수 있기 위해서는 연역적이 아니라 귀납적으로 가르쳐야 한다(Erickson H.L., et al., 2017). 아울러 깊은 이해를 위해서는 이해중심교육과정을 지향하고(역량보다 깊은 이해를 더 상위의 지식으로 보고) 역순설계 방식으로 수업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교육부가 교육과정의 교육목표를 바르게 정의해야 하고 교육과정이 이에 맞게 재설계되어야 한다. 이의 핵심은 지식의 위계를 ‘알다(사실적 지식), 할 수 있다(절차적 지식), 이해하다(개념적 지식)’처럼 3층위로 정의하고 ‘이해하다(개념적 지식)’를 최상위 목표로 삼을 필요가 있다. 아울러 개념적 사고를 강화하는 쪽으로 수업 패러다임을 바꾸어 “생각하는 교실(thinking classroom)”이 되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이런 변화가 가능할 수 있기 위해서는 여건의 마련과 교사의 인식 변화가 중요하다.
다음에는 개념기반 지도를 위한 개념기반 교실의 특징, 개념적 사고를 촉진하기 위한 수업 활동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1. 개념기반 교실의 특징
개념기반 교실은 개념적 사고(conceptual thinking)를 통해 개념적 지식이 깊고 넓어지며 생각하는 힘이 커지는 교실 수업을 말한다. 개념적 사고는 추상적이고 분절적인 개념을 연결해 이해를 깊게 하고 새로운 개념을 도출하며 과거의 학습을 깊이 되돌아보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한국도 이해중심교육과정의 개념을 도입해 개념적 학습을 지향하고자 하지만 아직 대부분의 교실 수업에서 일어나는 학습은 사실적 지식과 낮은 수준의 절차적 지식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캐시(Cash)에 의하면 이는 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이라고 한다. 이런 현상의 원인은 깊은 학습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교육과정, 진도 나가기에 급급한 수업 방식, 사실적 지식과 낮은 수준의 절차적 지식에 기반한 평가, 시험 준비에 초점을 맞추는 교수·학습 문화, 학생들이 스스로 개념적 이해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교사의 믿음 부족, 학습 목표에 도달하는 데는 연역적 접근이 시간이 덜 걸린다는 생각 등과 깊은 관련이 있을 것이다. 이제 학습의 최종 목표는 전이 가능한 개념적 지식의 습득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식/기능 중심의 사고에서 개념 중심의 사고로 전환해야 한다.
<도표 6> 지식/기능 중심의 사고와 개념 중심의 사고
| “왜 남북전쟁에 대해 가르치나요?” | |
| 지식/기능 중심의 사고 | 개념 중심의 사고 |
| “이를 통해 학생들이 노예제도에 관해서 북부와 남부가 어떤 다른 관점을 가졌는지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이를 통해 학생들이 한 국가의 시민들 간에 뿌리 깊은 신념과 가치관의 차이로 인해 관점의 충돌이 있을 때 내전까지 일어날 수 있다는 중요한 역사적 교훈을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
21세기 마주한 도전적 과제를 해결하고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데 필요한 창의력, 비판적 사고력, 문제해결능력은 ‘할 수 있다(역량)’보다는 ‘이해하다(개념적 지식, big idea)’에서 나온다는 주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런 지식은 개념기반 교실(concept-based classroom) 수업을 통해서만 형성이 가능하다.
다음은 개념기반 교실의 특징이다. 현재 학교교육을 둘러싼 현실은 이런 수업을 하기에는 여건이 너무나 미흡하다. 하지만 개념적 사고가 넘치는 교실을 만들어 ‘전이 가능한 학습’을 해야 하는 것이 우리 교육이 지향해야 할 방향임은 분명하다.
<도표 7> 개념기반 교실의 특징(Erickson H.L., et al., 2017)
| 개념기반 교실의 특징 | 개념기반학습을 촉진하기 위한
교사의 전략 |
| 이해를 위한 지도 | 사실과 기능을 기초로 학생들이 개념적 이해에 이르도록 돕고 이것이 시공간, 문화, 상황을 초월해 전이될 수 있도록 지도한다. |
| 분명한 학습 목표 | 수업을 계획할 때 ‘알다(사실적 지식의 습득)’, ‘할 수 있다(과제의 수행)’, ‘이해하다(개념의 이해)’의 각각에 대해 단원의 학습 목표를 분명하게 설정한다. |
| 귀납적 수업지도 | 학생들에게 필요한 시간과 지원을 제공하고 구체적인 예들로부터 추상적이고 일반적인 지식으로 나아가게 한다. 이때 더 의미 있는 학습이 이루어진다. 학생들 스스로 이해를 구축하고 명료하게 표현하기 때문이다. |
| 질문을 통해 낮은 수준의 사고에서 높은 수준의 사고로 나아갈 수 있도록 안내하기 | 사실을 묻는 질문과 개념을 묻는 질문을 균형 있게 제시하여 학생들이 사고력 발휘를 통해 목표로 하는 일반화된 개념적 지식을 도출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또한 논쟁이 가능한 질문도 포함시켜서 학생들이 스스로 개인적인 입장을 취하거나 방어할 수 있도록 한다. |
| 개별화된 수업 | 내용, 과정, 결과물 그리고 정의적/학습 환경을 모둠 단위로 개별화함으로써 모든 학생들이 동일한 개념적 이해에 이를 수 있도록 지원한다. |
| 지식, 기능, 이해의 평가 | 구체적인 지식, 기능, 이해를 평가하도록 형성평가, 총괄평가를 설계하되 학습의 과정과 결과 모두에 초점을 맞춘다. 교사는 서술적인 피드백을 제공하여 학생들의 사고를 확장시키고 학습목표에 계속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한다. |
| 학습의 전이 | 학생들이 개념적으로 이해한 것을 다른 상황이나 보다 복잡한 맥락에서 적용할(전이할) 수 있도록 한다. 교사는 학생들이 이러한 연결을 시도할 때 이를 경청하고 반응을 보인다. |
이상의 개념기반 교실 수업의 특징은 사실적 지식과 기능 중심의 교실 수업과는 매우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깊은 이해를 위한 목표와 지도, 다양한 질문(사실적 질문, 개념적 질문, 논쟁적 질문)을 통해 깊이 있는 사고를 유도하고 전이의 기회까지 제공한다.
2. 개념적 사고를 촉진하기 위한 수업 활동
개념적 사고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개념기반 교실의 특징을 살리면서 다음과 같은 활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Carla Marschall, 2019).
1) 사실적 지식을 범주화하고 분류하는 활동을 한다.
가령 <벌집, 연못, 통나무, 어항, 토끼우리 등>의 이미지를 보여주고 이들 집의 차이점과 공통점을 조사하고 동물의 자연 서식지(habitat)의 특성을 파악하게 하는 활동을 생각해볼 수 있다. 학생들은 이런 활동을 통해 동물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자연 환경이 어떤 것인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또 다른 예로 ‘사과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생각해보자. 이를 개념적으로 가르친다면 사과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고, 달고(때로는 시고) 둥글다는 등의 속성을 가르치는 것을 넘어 ‘사과는 과일이다’라는 명제를 도출하고 이어서 사과를 포함한 다른 과일인 바나나, 오렌지, 포도 등의 공통적 특징을 분석해보면 과일은 나무에 열리고 씨앗이 있다는 개념적 지식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적 지식의 범주화(categorizing)와 분류(sorting)는 개념적 사고를 촉진하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2) 개념들끼리 연결짓는 활동을 한다.
가령 시민권 운동(civil rights movement)을 다루는 단원의 경우 시위와 시민권이라는 개념을 연결지으며 일반화된 지식과 원리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한 활동으로는 모둠 수업을 통해 각자가 하나의 개념을 맡아 이에 대해 먼저 생각해보고 이들을 연결지으며 내재된 패턴과 관계를 발견하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개념지도(concept map)나 그래픽조직자를 그리는 활동도 연결을 시각화함으로써 개념적 사고를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
3) 전이를 위한 계획을 세운다.
학생들로 하여금 개념을 형성하고 이들 개념들을 연결지어 생각해보게 하는 활동을 하면 이것이 전이를 촉진한다. 개념적 이해의 각 단계마다 학습하고 있는 것에 대해 “그래서 그게 어쨌다는 건가?(So what?)”라는 질문을 던지며 학생들의 추상적 사고를 도울 수 있다. 일단 개념 간의 연결 관계를 파악함으로써 깊은 이해가 일어나면 이때 이를 새로운 상황에 적용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자신들이 학습한 것이 각종의 맥락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구체적인 활동으로는 참신한 사례연구 과제를 하나 제공하고 터득한 깊은 이해(개념적 지식)를 적용해 이를 해결하게 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이때 최초의 생각을 바꾸어가면서 접근하게 하는 것도 좋다. 또 다른 활동으로 도발적인 진술에 대해 학생들 각자 자신의 고유한 입장을 취하게 하고 이를 토론하게 함으로써 터득한 깊은 이해의 내용을 적용해보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전이 가능한(transferable) 학습을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에릭 젠슨은 “뇌가 내용을 이해하고 의미를 부여하며 다른 정보와 연결을 맺고 장기기억으로 옮겨진 정보가 응고화되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상적인(전이 가능한) 수업방식으로 교사가 가르치는 시간을 50% 미만으로 줄이고 나머지 시간에 사전지식을 테스트하고(pre-test), 다른 지식과 연결하여 지식의 구조(schema)를 더 정교화하며(elaboration), 간단한 질문을 던져 회상하게 하고(recall), 적절한 피드백을 줄 것을 주문한다.
끝으로 개념적 지식의 습득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르게 하는 의미도 갖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개념적 사고는 전이 가능해 마주하는 문제의 해결에 적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미래에 더 좋은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도 도움을 준다.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에게 개념적 이해를 성공적으로 가르친 사례는 감동적이라 할 수 있다. 21세기 교육의 목표는 전이 가능한 이해의 힘을 키우는 것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교육부와 교육청은 교육과정 유연화와 평가 개혁을 통해 “충분한 시간”을 쓸 수 있는 수업 여건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 핵심 정리(key takeaways)
(1) 학습의 궁극적인 목적은 긍정적 전이(positive transfer)이고, 전이력이 가장 높은 것은 원리와 일반론(generalization)과 같은 개념적 지식(conceptual knowledge)이다.
(2) 응고화란 단기기억의 정보를 장기기억으로 옮겨 초기 형성된 기억의 흔적을 안정시키고 단단히 하는 과정을 말하며, 응고화에는 시냅스 응고화, 시스템 응고화, 재응고화가 있다.
(3) 순간적으로 이해된 지식은 학습되었다고 할 수 없다. 이런 지식은 아직 응고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별도의 시연과 처리(processing)를 통해 장기기억화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쉽게 잊혀진다.
(4) 21세기를 성공적으로 살아갈 수 있기 위해서는 교육의 목표가 ‘지식과 기능의 습득’에서 ‘알다(know), 할 수 있다(be able to do), 이해하다(understand)’로 확장되어야 한다.
(5) 영속적 이해의 6가지 관점, <설명할 수 있다, 해석할 수 있다, 적용할 수 있다, 관점을 전환할 수 있다, 공감할 수 있다, 자신에 대해 알고 있다>는 이해중심교육과정 목표 달성의 중요한 증거가 된다.
(6) 개념적 이해를 위한 수업이 되기 위해서는 교과목에 포함되어 있는 수많은 특수한 사실적 지식들 위주로 가르치기보다는 그러한 사실적 지식으로부터 도출된 복수 개념의 연결을 통해 시간·공간·상황을 초월해 존재하는 의미 있는 개념이나 원리를 발견하도록 가르칠 필요가 있다.
(7) 기다려주는 시간(혹은 생각할 시간) 1, 2 모두 3~5초 정도의 충분한 생각할 시간을 주어야 더 많은 학생들이 더 좋은 답변을 할 수 있다. 게다가 기다려주는 시간을 3~5초로 늘릴 경우 다양한 긍정적인 일들이 일어난다.
(8) 전이 가능한 학습을 위해서는 교사의 가르치는 시간을 50% 미만으로 줄이고 나머지 시간은 응고화, 재응고화, 장기강화작용을 위한 활동에 사용할 필요가 있다.
| [이전 칼럼]
• 학습과학의 이해와 적용(11) – <원리 10> 학습은 주의와 기억에 달렸다. • 학습과학의 이해와 적용(12) – <원리 11> 학습 효율성 측면에서 ‘능동적 인출 연습’이 ‘수동적 복습’보다 효과적이다. |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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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 긍정적 전이(positive transfer) – 어떤 상황에서 학습한 것이 새로운 상황에서도 기억되고 적용되는 것을 말하며, 이는 어떤 과제를 학습하면 이것이 다음 과제를 학습하는 데 방해가 되는 것을 말하는 부정적 전이(negative transfer)와 대조되는 개념이다.
- 선언적 지식(declarative knowledge) – ‘지구는 둥글다’, ‘곤충은 다리가 6개다’ 등과 같이 일반적으로 외부 세계에 대해 기술한 지식을 의미하며 명확하게 설명이 가능한 지식이다(knowing that). 암묵적인 절차적 지식(procedural knowledge; knowing how)과 대조되는 말이다.
- 개념적 지식(conceptual knowledge) – 교과 내에 혹은 교과 간에 발견되는 넓고 포괄적인 개념, 일반화된 지식, 원리, 이론, 관계 등의 깊은 이해를 일컫는다. 하나의 개념이 많은 다른 교과 영역 간에 존재하는 유사점과 차이점을 볼 수 있게 해주며 범교과적 학습의 접근을 가능하게 해준다. 한편 개념적 지식은 어떤 과제를 해결할 때 작업기억에 의해 활성화된다.
- 시냅스(synaps) – 뉴런 상호간 또는 뉴런과 다른 세포 사이의 접합 부위를 말하며 세포들이 정보를 전달하는 장소이다. 여기서 한 쪽 세포의 정보가 신경전달 물질을 통하여 다른 쪽 세포에 전해진다.
- 인코딩(부호화) – 기억 시스템으로 들어오는 정보를 전기적 에너지로 변환하는 과정, 그리고 정보를 유의미하게 조직해서 장기기억에 저장되어 있는 기존의 정보(prior knowledge)와 연결하는 과정을 말한다.
- 절차적 지식(procedural knowledge) – 과정적 지식, 방법적 지식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이는 ‘~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knowing how)’와 관련된 지식으로, 잘 숙달된 기예(skill)와 같은 개별적인 지식을 일컫는다.
- 영속적 이해(enduring understanding) – 배우고 난 뒤 상세한 내용은 잊어버리더라도 머릿속에 오랫동안 남는 핵심 개념이나 원리(big idea)를 말한다. 나무를 통해 숲(big picture, big idea)을 볼 수 있는 진정한 이해에 해당된다.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짧은 직장 생활을 경험한 후 지금의 능률교육(NE능률)을 창립하여 30년을 경영하면서 영어교과서와 참고서 등 다양한 저술활동을 했다. 2009년 회사를 매각하고,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 이란 비영리 공익단체를 설립하여, 현재 이 단체 대표직을 맡고 있다. 국가 교육시스템 재 디자인과 사회경제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는 아동, 청소년들도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치로 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개혁에 특히 관심이 많다. 수업혁신과 교육격차 완화를 위해 학습과학의 연구와 전파, 그리고 교원 연수에도 힘쓰고 있다.
- 이메일 : eduinnovator@21erick.org
‘생각하는 교실’, ‘충분한 시간’, ‘기다려주는 시간’ 등을 통해 개념적 지식을 습득하는 교실의 모습을 상상하자니, 이를 가로막는 현실 속 장애물들이 참 많구나란 생각을 했습니다. 이찬승 대표님 말씀처럼 교육부와 교육청이 교육과정을 유연화하고 평가를 개혁하는 등의 솔선수범의 모습을 보이고, 사회 구성원 모두가 여기에 관심과 노력을 더해서 현실 속 장애물을 없애고 기대한 수업 여건을 만들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