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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바꾸는 사람들은 전 능률교육 대표 이찬승 선생님이 주축이 되어 교육개혁 연구와 실천운동을 하는 공익단체(NPO)입니다.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가 보여주는 교육개혁의 현 주소와 과제

#375 정병오, 오디세이학교 교사 2018.07.04

2022년 대입제도 개편을 위한 공론화 과정이 한참 진행 중이다. 지난 5월 30일 국가교육회의가 공론화 범위를 ‘학생부위주전형과 수능위주전형 비율’, ‘수능평가방법’, ‘수시 수능최저학력 활용 여부’ 3영역으로 한정해 발표했고, 이어 6월 16-17일 이틀간 이해 관계자 및 전문가가 참여하는 시나리오 워크숍을 통해 4가지 의제를 확정했다.

 

<표1> 공론화 의제의 주요 내용


출처 : 2018. 6. 20. <대입제도개편 공론화위원회 보도자료>

 

그리고 이러한 4가지 공론화 의제를 설명하는 권역별 토론회와 미래세대 토론회, TV 토론회를 6월 말과 7월 초에 걸쳐 실시했다. 아울러 온라인 국민소통플랫폼인 ‘모두의 대입 발언대’(www.edutalk.go.kr)를 개설하여 논의되는 자료들을 공개하고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이 모든 논의를 통해 수렴된 의견과 자료들은 400-500명 가량 되는 시민참여단에게 학습 자료로 제공될 예정이다. 시민참여단 선정은 6월 20일부터 7월5일 사이에 지역, 성별, 연령을 따라 무작위로 2만 명 정도에게 전화를 한 후 여기에서 성별, 지역, 연령, 대입전형에 대한 태도 등을 고려하여 400명 이상을 선정하게 된다. 선정된 시민참여단은 7월 말까지 온오프라인 숙의자료 학습 및 질의 응답, 분임토의, 종합토론 등 체계적 숙의 과정을 거치며 공론화 의제에 대한 조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러한 공론화 과정을 통해 어떤 결론이 나올지는 모르지만 현재까지 보여주는 상황은 다음과 같다. 우선 국가교육회의가 공론화 범위로 ‘학생부위주전형과 수능위주전형 비율’, ‘수능평가방법’, ‘수시 수능최저학력 활용 여부’라는 3가지를 제시했지만, 이 가운데서 실질적인 의미가 있는 것은 ‘수능평가방법’ 뿐이다. 현재의 공론화 범위를 보면 ‘학생부위주전형과 수능위주전형의 비율’ 문제는 각 대학의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어차피 국가가 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대학의 자율에 맡겨야 할 부분이다. 그리고 ‘수능 성적을 수시에서 최저학력 기준으로 어느 정도 활용할 것이냐’는 문제도 각 입장의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 그렇다면 이번 공론화 과정에서의 핵심 쟁점은 수능을 현재와 같이 영어와 한국사 두 과목만 절대평가로 하고 나머지 교과는 9등급 상대평가 체제를 유지하느냐 아니면 나머지 과목들도 절대평가로 전환하느냐 하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공론화 의제가 4개로 되어 있는 것 같지만 1안과 3안, 4안은 사실상 수능상대평가체제 유지를 지지한다는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 결국 이번 공론화의 핵심은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로의 전환이 이루어질 것인가 하는 것이다.

 

사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설 때 교육계는 대학입시와 고교교육 관련해서 획기적인 변화를 기대했다. 그것은 수능과 내신을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고교학점제를 정착시켜 고교교육을 정상화하고 성적에 의한 한 줄 세우기 방식의 대입 선발 방법을 변화시키는 것이었다. 즉, 대학이 수능이든 내신이든 점수를 가지고 학생을 촘촘하게 한 줄로 세워 학생을 선발하지 않고, 개략적으로 학생의 성취를 파악할 수 있을 정도의 성적과 그 외 학생들의 학교 생활 가운데서 했던 활동이나 발견된 여러 특성들을 참고하되, 면접 등을 통해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는 방식으로 학생을 선발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제로 지난 10여 년 사이에 수능과 내신의 상대평가 체제 하에서도 학생부종합전형이란 이름으로 이러한 방식들이 조금씩 확산되고 준비되고 있었다. 그러기에 새로운 정부와 함께 수능과 내신의 절대평가 틀만 마련되면 수십년 동안 우리 교육을 지배해왔던 이 입시교육의 굴레를 벗어날 수 있으리라고 기대를 했다.

 

그런데 지난 몇 년 사이에 의외의 복병들도 있었다. 그 중 하나는 학종을 향한 보수 언론의 공격이었다. 그것은 학종의 기반이 되는 정성평가의 문제점과 학종과 관련된 사교육의 발생과 여러 과잉 징후들을 묶어서 ‘금수저 전형’ 혹은 ‘깜깜이 전형’이라고 공격을 한 것이다. 이와 더불어 40-50대 학력고사 세대의 공격이었다. 이들은 현행 부모세대들로서 여론주도층이며, 동시에 학력고사와 같은 시험을 통해 개천에서 용이 되는 경험을 한 세대이기도 하다. 이들은 옛날 학력고사와 같이 국가주도 시험으로 일원화된 전형이 가장 공정하다는 주장을 하기 시작했다. 학생들의 다양한 활동이나 특성을 기록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방식은 고교든 대학이든 주관이 많이 개입되기 때문에 이는 불공정의 소지가 있는 것이다. 이들은 무엇이 더 교육적이고 우리 교육이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하지 않거나 이는 어쩔 수 없다고 치부해놓고, 당장 눈에 보이는 기계적인 공정성만 주장함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이런 생각이 사회적인 지지를 넓혀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아마도 우리 사회 가운데 계층이 고착화되고 기득권층에서 청탁 등을 통해 부와 권력을 공고히 해나가는 현상에 대한 반발로 ‘공정’ 담론이 부각되고 있는 것도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는 교육개혁의 의지를 전혀 갖고 있지 않다. 교육개혁의 비전과 방향을 정부가 의지를 담아 추진하지 못하고 공론화위원회에 맡겨버린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그러면 이제 교육계는 어떻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선은 이번 공론화위원회에서 ‘수능절대평가’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우선 열린 의견 수렴 공간인 ‘모두의 대입 발언대’(www.edutalk.go.kr)에 의견을 남기고, 그 외 시민참여단을 설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해서 ‘수능절대평가’안이 공론화위원회의 최종안이 되었다고 해도 이는 끝이 아니고 시작일 뿐이다. 사실 현 대입 상황에서 수능만 절대평가로 전환되면 그 변별의 책임이 내신으로 몰리기 때문에 학교 교육은 더 왜곡될 우려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수능절대평가를 기반으로 내신절대평가 등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번 공론화위원회에서 ‘수능절대평가’가 아닌 다른 안이 채택될 확률도 있다. 그럴 경우 문재인 정부 내에서는 대입제도 개혁을 위한 동력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는 아이들의 입시고통이 계속되고 학교 교육의 왜곡 역시 계속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학교 현장의 교사들과 교육개혁을 바라는 건강한 시민들은 그동안 학종이 비판을 받아왔던 부분들을 잘 살피고 그 부분에 대해 미세한 보완들을 하면서 학교 현장에서의 교육개혁의 실천적 사례와 동력을 만들어가는 작업을 해야 한다. 세상은 아무런 변화가 없어 보이는 순간에도 끊임없이 변하고 있으며, 그 변화들이 선한 동력으로 모아져 나갈 때 어느 순간에 큰 변화의 계기를 만들어냄을 믿으며 인내로 각자의 몫을 다해야 할 것이다.

 

※ 본 칼럼은 필자의 고유의견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의 공식견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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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이학교 교사 정병오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윤리교육과를 졸업하고, 이후 청운중, 장충여중, 양화중, 문래 중학교에서 도덕 교사로 재직했다. 교직 초기부터 기독교사들의 연합 모임인 좋은교사 운동을 창립하고 그 가운데서 교사들의 자발성과 전문성 향상을 통한 교육변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해왔고,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대표로 활동을 했다. 2014년부터는 서울시교육청이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1년간의 길찾기 과정인 '오디세이학교' 교사로 일하고 있으며, 학교에서 학생의 삶과 연계된 의미있는 배움이 일어나도록 하기 위한 교육과정 다양화와 교사의 역할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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