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을바꾸는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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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바꾸는 사람들은 전 능률교육 대표 이찬승 선생님이 주축이 되어 교육개혁 연구와 실천운동을 하는 공익단체(NPO)입니다.

민선 3기 교육감이 주목해야 할 교육혁신 관련 질문 5

#373 이찬승, 교육을바꾸는사람들 대표 2018.06.20

6.13 지방선거를 통해 17명의 교육감이 새롭게 뽑혔다. 교육 현장에는 해결을 기다리는 도전적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대부분이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교육을 바꾸기 위해 앞으로 4년간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헌신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져 당선된 새 교육감들께 축하와 함께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아래 표는 이번 교육감 선거에 나섰던 후보들의 공약 키워드를 모아 본 것이다. 학교교육의 변화 방향에 대한 후보들의 인식을 엿볼 수 있다.

 

<표1> 교육감 후보자 공약 키워드

이상의 공약 키워드는 다양한 혁신 과제나 분야를 보여주기는 하지만 꼭 있어야 할 것이 보이지 않아 아쉽기도 하다. 예로 ‘아동과 교사의 웰빙(wellbeing) 증진’이 보이지 않는다. OECD가 최근 Education 2030 프로젝트의 ‘학습 프레임 2030’에서 개인과 사회의 웰빙을 교육의 최종 결과로 제시하고 있다. 캐나나 온타리오 주도 새로운 학교교육의 목표 4가지에 ‘아동의 웰빙(well-being)을 증진한다’를 포함시키고 있다. 웰빙의 사전적 의미는 정신적, 육체적인 건강과 행복, 복지와 안녕의 의미하고 사회적 의미로는 물질적 부가 아니라 삶의 질을 강조하는 생활방식을 가리킨다. 하지만 학교교육의 맥락에서는 의미 있는 배움, 양질의 관계, 성취감, 성장, 차별 없는 대우, 존중, 안전, 소속감, 적극적 참여 등을 의미한다. 현재 학교는 학생 및 교사의 웰빙 위기라 할 수 있다. 그 다음 빠지지 말았어야 할 키워드는 ‘긍정적 차별 정책’ 혹은 ‘공정하고 정의로운 교육 실현’ 등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향후 세울 학교교육 개혁 구상에 포함시키면 될 것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전환적 교육개혁이 필요한 지금 시점에서 새 교육감들께서 반드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과제를 5가지 질문의 형식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Q1. 학교교육에 변화가 일어났다고 할 때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 질문은 『학교개혁은 왜 실패하는가: 교육변화의 새로운 의미와 성공원리(The New Meaning of Educational Change)』(Fullan, 2016)란 책에 나오는 질문이다. 풀란은 자신의 책 제목에서도 ‘교육변화의 새로운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교육개혁 분야 세계 최고의 컨설턴트인 그는 자신의 대표 저술에서 ‘교육변화의 새로운 의미’를 왜 그토록 강조할까? 그는 자신의 책에서 교육개혁이 실패하는 이유 중 중요한 것 하나가 ‘교육변화에 대한 이해 부족’ 때문이라고 말한다. 한국을 포함해서 세계의 많은 나라들은 교육개혁이란 새로운 정책을 개발해서 이를 실행에 옮기는 것이라고 믿어왔다. 이번에 당선된 교육감들의 공약을 봐도 이런 기존의 인식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풀란은 이렇게 일갈한다.

 

“교육 개혁이란 가장 최신의 정책을 실행에 옮기는 것이 아니다. 이는 교실, 학교, 학구 등의 문화를 바꾸는 일이다.”

 

풀란은 자신의 책에서 교육변화의 의미를 아래와 같이 다양한 갈래로 분석하고 있다.

 

• 일반적 의미 – 상실, 불안, 저항, 투쟁 등의 동반, 양면성, 불확실성
• 주관적 의미 – 치를 대가, 혼란, 부담, 냉소, 불신, 두려움
• 객관적 의미(객관적 현실)
-‘학습자료(교육과정)·교수법·신념(예: 학생중심)’의 개선
-개인화 학습, 학습자 중심 교육, 인지과학의 활용, 역량의 강조
• 공유된 의미(shared meaning)
-사람들이 각자의 관점을 타당하다고 받아들일 만큼 서로 이해하고 공감하는 상태
• 새로운 의미(의미의 초점이동)
-‘제도·형식의 변화’에서 ‘내용·질의 변화’로!
-‘지식의 습득’에서 ‘지식의 습득과 활용’으로!
-‘정책의 도입’에서 ‘역량(전문성 자본)의 확충’으로!
-‘정책 바꾸기’에서 ‘학교문화 바꾸기’로!
-‘인지적 성장 위주 교육’에서 ‘전인적 성장 교육’으로!
-‘피상적 학습’에서 ‘깊은 학습(deep learning)’으로!

 

또한 교육변화의 새로운 의미로 아래와 같은 것들이 추가될 수 있을 것이다.
-‘단원목표-수업지도-평가’에서 ‘단원목표-평가 설계(수용 가능한 목표도달 수준 설계)–수업-평가’ 일체화로 전환!(단원 역순설계)
-‘Teaching’에서 ‘Empowering’으로!(수업의 초점 이동)
-‘How to teach’에서 ‘How students learn’으로!(전문성 개발의 초점 이동)
-‘대학진학 준비 교육’에서 ‘잠재력을 실현하는 교육’으로!

 

풀란은 자신의 책에서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많은 변화를 경험하며 변화에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변화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일이 드물다. 더욱 중요한 것은, 변화의 대상이 될 우리 주변의 타인들에게 변화가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질지 거의 생각해보지 않는다.”라고 말하고 있다. 지금까지 수많은 교육 변화의 시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은 교육변화의 현상학에 대한 무지와 깊은 관련성이 있다고 생각된다. 새 교육감 당선자들께서 교육변화의 새로운 의미로 ‘정책의 도입’에서 ‘역량(전문성 자본)의 확충’으로! ‘정책 바꾸기’에서 ‘학교문화 바꾸기’로! 이 두 가지만 잘 기억하고 실천해도 변화의 성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Q2. 가장 가르칠 가치가 있는 것이 무엇인가?

 

교육감 당선자들은 ‘학교교육에서 가장 가르칠 가치가 있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해 주었으면 한다. 지금은 전환적 교육(transformative education)을 고민할 때이다. 전환적 교육은 사고·정서·행동 기저에 자리한 전제들의 근본적 전환, 이 세상 존재방식을 바꿀만한 인식의 전환,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의 새로운 이해, 인종·계급·성 간의 역학 관계의 이해, 사회 정의를 위한 대안적 접근과 가능성의 상상을 수반한다. 자칫 교육감 당선자들이 기존 제도의 근간을 근본적으로 바꾸기보다는 개선하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우려가 되기도 한다.

 

교육감 당선자들은 다음 두 가지 질문에 대해 생각해봐 주시고 이에 대해 교육감 협의회에서 심각히 논의한 다음 이를 교육부 장관과의 협의를 통해 한국의 학교교육이 점점 더 뜨거워지는 항아리 속 개구리와 같은 운명을 맞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 인공지능이 진화하면 인간을 위한 수많은 직업이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

• 현재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이 미래 나의 삶에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것일까?


 

미래 사회 전망에 따르면 앞으로 10~15년 내에 반복적인 일이나 예측가능한 일은 대부분이 AI 로봇에 의해 자동화될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창의적 지능, 사회적 지능을 발달시킬 필요가 있다. 학교교육이 지금의 가르치는 내용과 방법을 계속 유지한다면 한국 사회는 물론 개인들도 희망을 갖기 어렵다. 지금의 교육과정 내용은 지식의 습득 자체가 매우 중요하던 산업시대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성취기준의 끝말 표현이 ‘조사하다, 설명하다, 해결하다’ 등처럼 조금씩 변하기는 했지만 지식의 활용(역량)으로 나아가기에는 학습량, 수업시수, 입시중심 교육, 교사 전문성 등의 제약으로 인해 한계가 크다.

 

지금의 교육과정 내용과 편성 권한의 소재, 수업 방식, 평가 등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무엇부터 손을 대야 할까? 당연히 교육의 목적(purpose)과 목표(goal)부터 점검해야 한다. 교육과정 총론의 교육목적과 목표는 교육감 수준에서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실제 현장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감들이 협의회를 통해 교육과정 총론의 교육 목적과 목표에 문제를 제기하고 바람직한 대안을 제안하는 일은 할 수 있다. 현재의 인간상 4가지와 인재상 6가지는 서로 간의 차별성, 계열성, 타당성이 모호하고 종수도 너무 많다. 교육의 목적과 목표를 달성하는 데는 명확성(clarity)이 매우 중요하다. 현재와 같은 교육목표로는 현장 교사들이 이 10가지를 다 기억하고 이를 일상의 수업에 반영해서 달성한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이는 인간 뇌의 성능을 훨씬 벗어나는 일이다. 세계의 주요국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교육의 큰 목표는 4개 정도로 제시한다. 일본은 이번 교육과정 개정을 통해 교육의 목표를 새로운 학력이란 이름으로 3가지로 정의했다. 한국도 새로운 교육목표는 4가지 정도로 줄이는 것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한 시대의 교육목표란 필요한 것을 다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핵심적인 것 소수를 제시하고 이를 제대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Q3. 학교교육에 의미를 느끼지 못하는 다수의 학생들이 의미를 느끼게 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인가?

 

지금 학교 교실에는 수업 내용에 의미를 느끼지 못하고 관심도 없는 학생들이 다수 존재한다. 이들은 수업 시간에 잠을 자거나 딴 짓을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새 교육감들의 최우선 해결과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런 문제의 원인은 무엇일까? 세 가지 주요 이유가 있다. 하나는 학교교육이 “저걸 내가 배워서 어디에 써먹을 수 있지?”라는 학습자 뇌의 무의식적 질문에 긍정적 답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뇌는 의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에는 주의 자원을 할당하지 않는다. 다른 하나는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No”인 학생이 많다는 점이다. 인간의 뇌는 이해할 수 없는 수업 내용에 주의를 집중할 수도 집중할 이유도 없다. 마지막으로 “수업에 적극 참여할 기분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 “No”일 때도 인간의 뇌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첫 번째 문제는 배울 내용과 수준, 시기 등을 죄다 국가가 일방적으로 결정해서 강제적으로 따르게 하는 일을 중단하고 학습자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야 한다. 국가교육회의에 학생 대표를 참여시키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이런 변화는 국가수준의 교육과정을 최소화하고 학교중심 혹은 학생중심 교육과정으로 전환해야 함을 의미한다. 학교교육 개혁의 한 동인으로 학생의 참정권을 넓히는 것을 적극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두 번째 문제점의 해결은 학습량의 축소와 숙달교육(mastery learning) 구현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미국의 사례이기는 하지만 기존의 각 교과 성취기준을 달성하려면 15,500 수업 시수가 필요한데 실제로는 9,000시간밖에 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한국의 ‘빡센’ 교육과정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상황은 교사로 하여금 진도 빼기 수업을 강요한다. 이는 선행학습과 얕은 학습을 유도하고 학습이 느리거나 선행학습을 하지 않은 학생들을 낙오하게 만들고 궁극적으로는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따라서 미래교육은 학습량을 줄여서 삶과 깊은 관련이 있고 공부할 의미가 있는 수업 환경을 만드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 마지막 ‘수업에 적극 참여할 기분이 나지 않는다’의 문제는 학생에 대한 교사와 부모의 성장 중심 마인드셋과 관련이 깊다. ‘모든 아동은 성공적으로 배울 수 있다’는 믿음이 필요하다. 아울러 학생에 대한 인정(acceptance)이 필요하다. 평소 교사나 학부모가 ‘너는 무엇을 해도 안 돼’와 같은 부정적 인상을 심어주었다면 이 학생이 학습에 적극 참여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안 될 일을 왜 하려 하겠는가?!

 

Q4. ‘모두가 성장하는 교육’을 어떻게 가능하게 할 것인가?

 

지금의 아동들이 이끌어갈 미래사회는 부의 편중으로 인해 사회 불평등이 심화될 것이 확실시된다. 자본주의 사회 체제 속에서 부의 편중을 강제로 완화하기는 어렵다. 앞으로는 가난한 사람들은 더 가난해지고 부자들은 더 부유해지는 세상이 될 것이다. 이미 세상은 그렇게 변해 가고 있다. 한국도 그런 나라의 대표적인 예이다. 부의 편중, 사회 불평등은 고스란히 학교 교실에 반영된다. 못사는 나라 사람들이 잘 사는 나라로 이주하는 인구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게 될 것이다. 한국도 이런 이유로 빠르게 다문화 사회로 변해가고 있다. 이미 학교교실에는 다문화 가정의 아동들이 늘고 피부색이 다른 학생들도 눈에 띈다. 생산 인구 감소와 함께 외국 노동력의 수입은 불가피할 것이다. 이제 한국도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이 조화를 이루어 살아가야 하는 시대를 맞은 것이다. 이런 시대를 맞아 교육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모두가 성장하는 교육’은 모든 나라 교육의 최우선 과제가 되고 있다. 21세기 초에는 모든 아동들에게 교육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의미로 ‘모두를 위한 교육’(Education for ALL)이란 교육비전이 강조되었다. 그 이후 점차적으로 많은 나라들이 교육의 형식적 기회를 보장하게 되자 실제 모든 아동들에게 학습이 일어나도록 해야 한다는 뜻에서 ‘모두를 위한 학습’(Learning for ALL)이란 비전이 사용되기도 했고 지금은 ‘모두가 성장하는 교육’을 비전으로 삼아야 할 시대를 맞았다. ‘모두를 위한 학습’은 인지적 성장만을 강조하는 느낌을 준다. 그러나 AI를 장착한 로봇과의 공존 시대에는 인지적 성장 외에 신체적·정의적·사회적·정신적 성장도 포함하는 ‘모두가 성장하는 교육’이란 표현이 더 적합한 비전이라 하겠다.

 

‘모두가 성장하는 교육’은 어떻게 가능한가? 세계의 주요국들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형평성 제고를 통한 개인 잠재력의 탁월한 실현’(Excellence Through Equity)으로 잡고 있다. Equity는 공정(fairness)과 포용(inclusiveness)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공정’이란 취약한 지역과 사람들에게 더 많은 것을 제공하고 ‘포용’은 출신 배경에 상관없이 사회 구성원 모두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것을 갖추게 해주자는 것에 방점을 둔다. 세계 주요국들은 equity의 실현 없이 사회통합과 온전한 민주주의의 발전이 어렵다고 본다. 그래서 ‘형평성 제고를 통한 잠재력의 탁월한 실현’을 학교교육 변화의 주요 목표로 삼는다. 이 목표의 기저에는 ‘도덕적 사명감’(moral purpose)이란 가치가 자리잡고 있다. 도적적 사명감(moral purpose)이란 ‘타인의 삶에 긍정적 변화를 만들어 내기 위한 헌신적 자세와 강렬한 동기’를 말하며 구체적으로는 다음 3가지의 믿음에 기반을 둔다.


• 모든 아동은 배울 수 있다(높은 기대).

• 격차를 줄인다.

• 타 학교와 학군을 돕는다.


 

한편, 학교교육에서는 ‘모두가 성장하는 교육’을 교육뇌과학(educational neuroscience), 개인화 학습(Personalized Learning)과 개별화 지도(Differentiated Instruction) 나아가 보편적 학습설계(Universal Design for Learning)의 도입을 통해 실천하고자 한다. 이를 가장 모범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곳이 캐나다 온타리오 주, 앨버타 주 등이다. ‘모두가 성장하는 교육’은 실현이 매우 어렵다. 모든 교원들이 교육적 사명감이 투철해야 하고 집단적 자신감과 책임감을 갖춘 학교문화를 구축할 수 있어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육감 후보들이 이런 공약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를 외면하면서 학교교육의 정상화와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꿈꿀 수는 없다.

 

Q5. 2030년 교육비전은 무엇이어야 할까?

 

교육비전은 미래 이루고 싶은 바람직한 교육의 상이다. 지금 교육부와 앞으로 구성될 시도교육감협의회가 가장 먼저 착수해야 할 것이 2030년 비전을 함께 만들고 교육부와 발맞춰 한국 교육의 희망의 그림을 그리는 일이다. 비전은 이해당사자들의 꿈을 담은 짧고 임팩트 있는 문구나 문장을 말한다. 일본의 ‘살아가는 힘’, 싱가포르의 ‘Learning Nation, Thinking School’ 같은 것이 대표적인 예다. 앞에서 언급한 ‘모두가 성장하는 교육’, ‘형평성 제고를 통한 잠재력의 최대한 실현’도 매우 훌륭한 교육비전이 될 수 있다. 2030 미래사회의 큰 특성 중 하나는 로봇이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은 직업 없이 살아가야 하는 시대를 맞게 될 것이란 점이다. 이런 시대의 도래를 감안하면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 성공 경험을 쌓는다’와 같은 슬로건도 시도교육청 단위의 비전으로 훌륭하다고 생각된다. 비전은 반드시 이렇게 짧은 문구로만 될 필요는 없다. 다음은 유럽의 한 미래교육 연구가 2030년의 학교를 학습공원(Learning Park)으로 명명하면서 한 가상의 학생에게 쓴 편지이다. 이것도 매우 훌륭한 비전이다.


Dear Kim,

내일, 우리의 학습공원에 가장 먼저 초대합니다! 학습공원 운영팀 전원은 최선을 다해 학생이 가장 자신다운 사람(the best version of yourself)이 되도록 도와줄 거예요. 우리 팀이 학생을 도와줄 수 있기 위해서는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할 때 즐거운가?”, “나는 무엇을 잘하는가?”,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자 하는가?”와 같은 질문이 매우 중요해요. 이런 질문을 통해 우리 팀이 학습공원에서 학생이 나아갈 대강의 방향을 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학생에게 중요한 가족들과 함께 관심 깊게 지켜보면서 학생의 재능을 발견할 거예요.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 결정적인 순간에는 우리가 항상 함께할 거구요.

 

학습공원에서 우리는 학생 지도를 통해 공동체에서 살아가는 방법, 능동적으로 사회 활동에 참여하는 방법을 지도해 줄 거예요. 또한 이웃 사람들뿐만 아니라 생각이 다르고 겉모습이 다른 세계의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울 거예요. 여기서 학생은 서로를 배려하고, 시기하지 않으며,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법도 배울 거예요. 이를 통해 학생은 곧 타인과 연대해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알게 될 거고요.

 

가정에서 그랬듯이 여기서도 생존하는 방법을 배울 거예요. 살아가면서 마주하게 될 어려움을 어떻게 해결하는지, 부를 어떻게 창출하고 결핍으로부터 어떻게 벗어나야 하는지, 한때 그토록 간단해 보이던 문제들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정보와 지식들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평생학습이란 것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도 배울 거예요. 우리는 이런 학습에 대해 의욕을 고취시킬 거예요.

 

그리고 다음을 기억하기 바라요: 학생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 필요할 때 많은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 당연히 가장 먼저 학생에게 매우 소중한 존재인 가족과 친구들의 도움을 받겠지요. 하지만 학습공원에서도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 팀을 이루어 정성을 다해 학생을 도와줄 거예요. 학습공원에서 한 해 두 해 학습하는 동안 실제의 삶과 생활에 긴요한 소중한 경험들을 하게 될 거예요. 타인들과 또 우리들과 함께.

 

성공을 바라요. 그리고 즐거움도 함께 하길! Myriam, 학습공원 책임자.


 

각 시도교육청도 국가수준의 교육비전을 교육부와 함께 먼저 도출하고 이를 달성하는데 공헌하는 시도의 비전을 만들고 구체적인 교육목표를 이에 긴밀히 연계시키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이상의 5개 질문은 현재 병든 학교교육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던져봐야 할 핵심 질문이다. 앞으로 1-2개월 내에 각 교육감 당선자들은 공약이행을 위한 교육계획 수립에 착수하게 될 것이다. 이때 이 5개 질문에 대한 답을 심각히 고민해 주시길 당부 드린다. 모든 교육감님들의 당선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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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바꾸는사람들 대표 이찬승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짧은 직장 생활을 경험한 후 지금의 능률교육(NE능률)을 창립하여 30년을 경영하면서 영어교과서와 참고서 등 다양한 저술활동을 했다. 2009년 회사를 매각하고,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 이란 비영리 공익단체를 설립하여, 현재 이 단체 대표직을 맡고 있다. 국가 교육시스템 재 디자인과 사회경제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는 아동, 청소년들도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치로 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개혁에 특히 관심이 많다. 수업혁신과 교육격차 완화를 위해 학습과학의 연구와 전파, 그리고 교원 연수에도 힘쓰고 있다.

  • 이메일 : eduinnovator@21erick.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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