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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읽는 교육정책 돋보기(5) – 교육정책과 학교 현장의 연결고리를 찾아서 : 교육부와 교육청은 어떤 관계인가? –

#562 김요섭,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정책위원장 2020.08.19

교육을 담당하는 대표적인 행정기관은 교육부와 교육청이다. 두 기관의 역할은 명확히 구분되기도 하고, 때론 중복되기도 한다. 두 기관이 교육 현장에 미치는 지대한 영향을 생각할 때 이들의 관계를 살펴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

 

교육부는 대한민국 행정부 중 한 곳으로, 수장인 교육부 장관은 대통령이 임명한다. 여기서는 유, 초, 중등 업무뿐 아니라 대학, 평생, 직업교육 등 교육 전 분야를 담당한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수장인 교육감은 지역 주민의 직접 선거로 4년마다 선출되며, 일부 교육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차관급 대우이다. 교육청은 교육부에서 위임된 권한에 한해 해당 지역의 유, 초, 중등사무를 담당하고 있다.

 

교육부와 교육청 관련 언론 보도를 살펴보면 ‘교육부-교육청 공동추진’, ‘교육부-교육청 엇박자’와 같은 기사를 볼 수 있는데, 이들의 관계는 정치지형이나 사안에 따라 변화되어 왔다. 대표적인 대립 사례로는 보수 정권 시절의 교육부와 진보 성향의 교육감들 사이에서 벌어진 누리과정 지원금, 국정 역사 교과서 논란 등이 있다. 최근에는 지역의 자사고 재지정 문제로 교육부와 일부 교육청의 마찰이 있었다.

 

교육부와 교육청은 협력체계도 갖추고 있다. 교육감들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를 조직하여 연합체계를 갖추고 있는데, 2017년에는 교육 분야 협치를 위해 교육자치정책협의회(이하 교자협)를 발족하였다. 교자협은 교육부 장관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이 공동의장을 맡고 있으며 교육정책에 대한 전문성과 현장성을 바탕으로 주요 안건들을 다루며 협력하고 있다.

 

교육부와 교육청은 서로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일반적으로 교육부는 교육청을 하위 기관 내지 관할 기관으로 인식하며 17개 시도교육청의 상황을 관리한다. 교육청은 교육부를 상급 기관으로 인식하면서 상당히 의존적인 형태로 업무를 처리하는 곳도 있고, 교육자치를 표방하며 교육부와는 별개의 독립된 기관처럼 업무를 추진하기도 하는 등 지역이나 부서에 따라서 온도차가 나타난다. 교육청은 매년 교육부로부터 예산을 지원받고 있기에 완전히 독립적이기 어렵다. 특히 특별교부금은 교육부가 교육청을 컨트롤하는 도구가 된다. 일부 교육청은 특정 사업에 있어 특별교부금을 받지 않음으로써 독립된 업무 영역을 구축하기도 한다. 교육부는 교육청에 부교육감을 발령 내어 교육청 내부의 상황을 확인한다. 예전의 부교육감은 행정고시 등 내부 승진을 거친 교육부 일반행정직의 전유물이었으나 최근에는 교육전문직(장학관,연구관) 부교육감도 배출되고 있다. 교육부는 각 학교를 직접 관리하지는 않기에 학교나 지역 교육기관에서 언론의 주목을 받는 사안이 발생할 경우 직접 개입하지는 못하고 국회 및 언론 대응을 위해 교육청을 통한 정보 수집의 역할만을 하곤 한다.

 

교육부와 교육청의 관계에서 논의되는 쟁점 중 하나는 ‘권한 이양’이다. 현 정부는 국정과제로 유, 초, 중등 교육정책을 시도교육청으로 위임하기로 하였으나 현재 제대로 추진되고 있지 않다. 교육부는 지방교육자치강화추진단이라는 부서를 통해 교육부 내 각 부서에서 교육청으로의 권한 이양이 가능한 부분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이행실적을 관리한다. 하지만 교육부 각 부서에서는 권한 이양에 대한 관심이 적고, 권한 이양을 행사나 사업의 축소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 각 부서에서 사업을 축소한다고 해도 새로운 사업이 항상 생기기 때문에 지역에서는 그마저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교육부 내에서는 교육청이 권한 받을 준비가 되어있는지 의문을 품는 이들도 꽤 있다. 한쪽에서는 권한 받을 준비가 되지 않았으니 줄 수 없다고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언제 권한을 주기는 해보고 이야기하는 것이냐고 반문한다. 교육청의 역량을 판단하기에는 현재 교육부가 독점하고 있는 권한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교원의 임용, 승진, 연수, 교육과정, 교과서, 학사, 평가 등 교육 전 분야를 망라한다.

 

그렇다고 교육부가 모든 정책을 기획하는 것은 아니다. 현 정권의 국정과제이자 교육부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는 혁신학교, 혁신교육지구, 마을교육공동체, 민주시민교육 등은 교육부가 스스로 만들어낸 정책 과제가 아니었다. 경기도교육청을 비롯한 시도교육청 및 현장의 실천과 정책들이 교육부의 정책 아젠다가 된 대표적인 예이다.

 

자치와 분권은 전 세계적인 시대의 흐름이다. 교육 분야의 자치는 일반행정으로부터 교육행정을 분리하여 교육의 자주성과 특수성, 정치적인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며, 교육행정의 지방 분권으로 지역의 실정에 맞는 자주적인, 전문적인 교육정책을 실시하기 위한 제도이다. 조선시대 수령칠사(守令七事)를 뿌리로 1948년 교육자치 관련 법적인 근거가 만들어져 시, 군 단위의 교육자치가 실시되었으나 5.16군사정변으로 폐지되었다. 이후 여러 차례의 변화를 거쳐 1991년 제정된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로 지금의 시도 광역단위 교육자치가 실시되었고, 2006년 법 개정으로 2008년부터 교육감 직선제가 실시되고 있다.

 

교육자치를 넘어 학교자치를 이야기하는 시대에 교육부가 17개 시도교육청, 11,000여 개 학교의 상황에 맞는 정책을 펼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정책의 연속성 측면에서도 교육감은 최대 3선(12년)까지 가능한 임기로 큰 그림을 가지고 조직, 인사, 정책을 펼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반면 교육부 장관의 임기는 상당히 짧은 편이고, 해야할 일도 대통령 5년 임기 내 국정과제로 한정되어 있다.

 

교육부의 강점으로는 정보력을 바탕으로 종합적인 사안 대응, 상황 관리, 문서를 통한 일의 추진 등을 꼽을 수 있다. 인적 구조를 보았을 때 교육부의 젊은 사무관 및 서기관들은 입직하여 교육부에 근무하면서 굵직한 정책 이슈들을 장기간 다루고 있다. 연구사도 교육 경력 5년 이상을 대상으로 선발하고 있다. 반면 교육청의 행정직은 행정 고유의 영역을 담당하거나 부서에 따라서는 장학관 장학사와 팀을 이루어 서포트하는 역할에 그친다. 교육전문직(장학사, 연구사, 장학관, 연구관)은 대부분 40대 이후에 입직하여 몇 년 짧게 근무하고 교육현장으로 다시 돌아간다. 이는 자칫 교육정책 전문가의 부재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원인은 교감, 교장 승진과도 관련이 있는데 지역의 교육정책 전문가를 키운다는 측면에서 승진과는 별도의 트랙이나 다양한 입직 경로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권한 이양’의 실체와 대상이 무엇인지도 명확한 합의가 있어야 한다. 교육부에서는 교육부 사무의 지방 이양을 포함한 우선 정비과제들을 선정하고 있으나 지금처럼 낱개 사업을 줄이는 수준을 넘어서 통 큰 결단을 해야 한다. 특히 지역이 필요로 하는 권한 배분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하는데, 지역의 필요에 의해서 요구되는 권한이 내려올 때 진정한 교육자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교육부 권한의 지방 이양 속도를 내는 것과 동시에 시도교육청도 현재 가능한 부분에서 교육부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 우리 지역에 맞는 교육정책을 고민하고, 우리 지역의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깊이 고민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전문직의 역할이 중요하다. 많은 이들이 시도교육청의 교육전문직을 하려고 하지만 무엇을 위해서 이 일을 하려는지 치열한 고민이 없다면 교육자치의 길은 요원하다. 전문직이 되어서도 현장과 교류하지 않고, 조직 안에서 그들만의 리그에 만족하며 살고, 타 시도 문서나 정책을 Ctrl C+V 하는 모습은 적절하지 않다. 현장에 기반하여 학습 공동체에 참여하고, 내 업무에 대해서는 교육부든 연구기관이든 전국의 어떤 전문가와 겨뤄도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추어야 한다. 이미 주어진 교육청의 권한에서 자치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부분을 충분히 찾을 수 있는데도 계속 교육부 핑계만 대서는 곤란하다. 내 업무에 관하여는 ‘내가 교육감이다, 내가 교육자치의 선봉이다.’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정책에 대한 학습과 연구를 기반으로 업무를 추진해야 한다.

 

나아가 교육청의 조직도 직선제 이후 강화된 교육감 권한을 바탕으로 제대로 개혁이 되었는지, 시스템이 바뀌었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상위기관의 간섭과 통제에서 벗어나 민주적이고 자율적인 시스템을 스스로 갖추고 있는지, 자치의 방향이 시군구 단위, 학교 단위 자치를 향해서 가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많은 교원들이 유, 초, 중등 교육 권한을 시도교육청으로 이양하는데 그다지 찬성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한 번쯤 성찰이 필요하다.

 

시도교육청 일반행정직의 승진, 연수 등에 교육자치 요소를 강화하고, 전문직 선발에 실력과 주도성을 가지고 우리 시도에 맞는 정책을 구현할 인재를 선발하고, 교육자치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교육자치라는 가치 실현을 위해 그것을 명확히 이해하고 생각을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이러한 권한 이양의 추진은 보통 교육청의 정책담당부서에서 소수에 의해 추진되는 경우가 많은데, 교육청 전 직원의 공감대 형성도 중요하다. 우리 교육청이 권한을 갖는 것을 자신의 업무가 늘어난다고 생각하고 꺼리는 이들도 많기 때문이다.

 

나아가 일련의 논의들이 학교의 자율성을 높이고, 학교 주도로 무언가를 더 할 수 있는 공간을 넓혀주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교육부에서 교육청으로, 교육청에서 학교로, 학교장에서 학생, 교원, 학부모에게로 이어지는 연쇄적인 자치의 흐름으로 민주주의를 성숙하게 하는 것이 교육자치의 궁극적인 목적이기 때문이다.

3년 전 야심차게 출발했던 교육개혁의 과제들은 상당 부분 좌초되었고, ‘현 정부의 핵심 교육정책이 무엇인가?’라는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상황에서 대통령, 교육감의 임기 후반부를 맞고 있다. 이제는 정부 여당에서 관련한 법을 바꿀 수 있는 유리한 입법 환경도 갖추고 있다. 당초 대통령이 약속하고, 교육부를 통해 실행하기로 했던 것들이 지켜지길 기대한다.

 


[교육부 기능 개편]

초・중등교육은 시・도교육청과 단위학교로 권한을 이양하고,
교육부는 고등・평생・직업교육 중심으로 기능 재편

– 대통령 공약집 221쪽


 

※ 본 칼럼은 필자의 고유의견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의 공식견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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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정책위원장 김요섭

학교, 교육청, 교육부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과 정책의 연결고리를 찾고 있는 교사이자 연구자입니다. 평범해 보이는 일상에서 사람을 살리는 위대한 일을 실천하는 교사들, 학교의 주체이자 주인공으로 살아가는 학생들과 함께하는 것을 즐거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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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1. ㅇㅇ 수정 삭제

    능력있으신 분이면 정년 이후에 교육감 선거에 나가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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