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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바꾸는 사람들은 전 능률교육 대표 이찬승 선생님이 주축이 되어 교육개혁 연구와 실천운동을 하는 공익단체(NPO)입니다.

[세월호 관련 청소년 목소리] 세월호 사건을 바라보며 우리 청소년들이 잃어버린 것은 어른들에 대한 신뢰입니다. 신뢰를 되찾아 주세요!

#77 정수연, 용인외국어고등학교 학생 2014.06.10

세월호 사건이 터졌던 날은 우리 학교 중간고사 첫 날이었다. 16일 오전에 시험을 치고 기숙사로 돌아와 침대에 누워서 페이스북을 켰는데, 세월호라는 배가 침몰해서 단원고등학교 학생 300여 명을 비롯한 많은 승객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기사를 보았다. 사실 처음 그 소식을 접했을 때는 그렇게 심각한 문제인지, 별로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언론에서 세월호 침몰에 대해 심각하게 다루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저녁이 되자 금세 네이버 화면 전체가 세월호 사건 관련 기사들로 꽉 채워지기 시작했고 그제야 나는 심각한 사건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저녁 7시쯤 되자 네이버 메인 화면에 사망자 수, 실종자 수, 구조자 수를 정리해 놓은 표가 떴는데, 그 때부터는 시험 기간임을 망각하고 표와 뉴스 기사들만 죽어라 새로 고침해가며 읽었다. 다음 날, 그 다음 날, 시간이 지날수록 사망자 수는 무서울 정도로 급격히 늘어났고, 나뿐만 아니라 주변 친구들도 만나기만 하면 세월호 얘기밖에 안 했었다.

 

점점 늘어가는 사망자 수를 보면서 슬픔, 안타까움, 그리고 분노의 감정도 커져갔다. 구조 작업에서의 미흡함, 정부의 미숙한 대처, 이해할 수 없는 공무원과 정치인들의 행동 등에 대한 기사들이 꾸준히 올라 왔다. 세월호 사건에 대한 정부의 반응과 태도를 보면서 나는 우리나라에 대해 큰 실망감을 느꼈다. 어떻게 이렇게 큰 사건이 벌어졌는데 정부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오히려 국민들의 화만 돋우고 있을까? 세월호 사건을 통해 내게 크게 일어났던 변화 중 하나는 ‘정부에 대한 실망’ 이었다.

 

더 큰 좌절감이 있다. 바로 ‘언론에 대한 불신’이다. 사건 초반에는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기사들을 보면서, 솔직히 이리저리 휘둘렸었다. 구조 작업을 제대로 시행하고 있지 않다는 보도가 나오자 많은 사람들이 분노했었고, ‘이게 말이 되냐’며 친구들과 열을 올렸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분노의 감정은 불신의 감정으로 바뀌어 갔다. 방금 전까지는 A라고 보도 했던 기사가, 몇 시간이 지나자 B라고 보도되었고, 또 다른 곳에서는 C라고 보도되었다. 사람들도 똑같이 A를 믿었다가, B로 옮겨 갔다가, 나중에는 동일한 사건에 대해 C가 확실하다며 서로가 다른 주장을 했다. 며칠 뒤에는 D라는 기사가 나왔고, 나와 친구들은 뭘 믿어야 하는 거냐며 언론을 비난하기 시작했다. ‘아, 우리나라는 언론도 믿을게 못 되는구나.’ 이후 네이버 기사나 페이스북 등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는 걸 중지했다. 무슨 기사가 올라오든 다 거짓말 같았고, 어떤 정보를 믿어야 할지 너무 혼란스러웠기 때문이다. 사건 현장에 직접 갈 수 없는 국민이, 유일하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수단이 바로 언론인데… 이제는 기사들을 볼 때 호기심보다는 불신의 감정이 앞선다.

 

몇 주가 지났다. 이제 세월호 사건을 더 이상 접하고 싶지 않다. 아마도 학생으로서 어른들에게서 느낀 불신이라는 감정에 지친 것 같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가, 언론, 그리고 정치인들을 포함한 어른들에게 청소년으로서 부탁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관피아 척결처럼 큰 개혁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작은 변화로도 한국사회가 변할 수 있지 않을까란 희망을 걸어본다.

 

1. 정부에게 바랍니다.
정부가 지닌 권한은 국민을 위해서 존재한다는 것을 조금 더 많은 고위 공무원과 정치인들이 마음에 새겼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마음을 갖게 되면 국민들의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도 알게 될 것입니다. 이런 사소한 마음가짐 하나만 있으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거예요. 큰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검찰의 별명이 ‘권력의 시녀’로 불리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본인들을 위한 정치가 아닌 국민을 위해 정치를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 언론에게 바랍니다.
언론의 목적은 정보전달입니다.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주세요. 저희들은 건강한 뉴스를 듣고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언론인은 감성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감성이 묻어나고 인간미가 있는 뉴스를 들려주세요. 언론인들이 왜 권력에 복종하여 부와 명예를 얻고자 하나요? 명예나 부는 옳은 방법으로 본연의 일에 충실했을 때 더 쉽게 얻어진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언론은 진실만을 전달하려고 노력할 때, 그것이 진짜 명예임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3. 대통령께 바랍니다.
대통령은 국민을 위해서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당신을 믿을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그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4. 어른들께 바랍니다.
사실 어른들을 떠올리면 많이 창피해요. 이번 세월호 사건을 통해서 어른의 역할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진짜 많이 깨달으셨을 것 같아요. 어른들의 사소한 말 한마디 한마디가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보셨죠? 어른들에게 부탁드립니다. 책임감을 좀 더 가져 주세요. 우리나라에 어른다운 어른이 많이 없다는 것이 슬퍼요. 아이들이 보고 자라는 게 당신들이잖아요. 어른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 일을 계기로 깨닫고 좀 더 책임감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5. 한국교육에게 바랍니다.
아이들이 생각할 수 있는 교육을 받게 해주세요. 어떤 생각이든…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는 교육을 만들어 주세요. 그래야 판단력이 생깁니다. 가슴으로 생각을 하는 것은 기억으로 저장하는 것과 많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생각을 해야 판단력과 분별력이 생기고 자기만의 것이 되는데, 대다수 교육이 생각을 하기 전에 그 전 단계에서 잘라버리는 것 같아요. 저는 철학을 좋아합니다만. 과학을 좋아하는 친구여도… 수학을 좋아하는 친구여도… 생각할 수 있게 해주세요.

 

6. 친구들과 나 자신에게 바랍니다.

무조건 순응하지는 말아야 할 것 같아요. 학생도 신념과 가치관을 가질 자격이 있는 거잖아요. 한국 사회에 문제가 있는 것을 안다고 해서 무조건 반항하라는 뜻이 아니에요. 순응하지 말고 어른과는 다른… 우리들만의 책임감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우리도 우리가 갖고 있는 생각과 신념을 미래에 표출해야 될 날이 오기 때문에 책임감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본 칼럼은 필자의 고유의견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의 공식견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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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외국어고등학교 학생 정수연

용인외국어고등학교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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