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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바꾸는 사람들은 전 능률교육 대표 이찬승 선생님이 주축이 되어 교육개혁 연구와 실천운동을 하는 공익단체(NPO)입니다.

미래학교,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4) – 미래학교의 맞춤형 교육과정 구현

#51 조난심,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선임연구위원 2013.12.18

본 칼럼은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에서 발행한 『한국 공교육 미래방향 제안 Ver.2013』에 실린 내용 중에서 2장에 해당하는 조난심 박사님의 글을 저자의 동의를 얻어 그 내용을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 김태균 연구원이 발췌, 정리하여 소개해 드립니다. 4회에 걸친 시리즈의 칼럼으로 진행되며, 이번이 시리즈 마지막인 4회에 해당됩니다.


앞의 글에서 미래학교의 교육 방향으로 수월성 교육과 개별화 교육 등을 제시한 바 있는데, 이러한 교육의 실현을 위해서는 단위학교에서의 교육과정 편성‧운영의 변화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곧 단위학교가 학생들의 수준, 적성, 요구 등을 반영하여 최적의 교육과정, 곧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을 구현해 나가야 한다. 미래학교에서는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이 중요하게 배려되어야 하고, 각자의 성장 가능성을 최대한 지원해야 한다. 그것이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생존과 발전의 바탕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학교가 맞춤형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할 수 있도록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에 충분한 방향성과 편제의 융통성을 주어야 할 것이다. 특히, 단위학교에서는 다양한 선택과정을 제시하고, 학생들의 수준에 알맞은 학습 기회를 제공하도록 한다. 그리고 특정한 분야의 영재성이 있는 학생들에게는 학교 교육과정의 수준을 뛰어넘어 온라인과 지역사회의 다양한 학습 자원을 충분히 활용하여 자신의 능력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교육 과정에서는 개별 학습과 동시에 팀워크, 팀 프로젝트의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여 학교에서 팀워크 정신을 기를 수 있도록 한다.

 

미래학교의 맞춤형 교육과정의 운영은 학생들의 적성과 진로가 분명해지는 고등학교 수준에서부터 도입하여 활성화해 나가도록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에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전면 선택과목제로 전환하여 이러한 방향을 지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예전에 비해 고교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성이 크게 확대되었다. 그러나 국가 교육과정 구조의 경직성, 대학입시 문제, 선택과목 교사 부족 등의 이유로 교육과정의 다양한 운영이 크게 활성화되지는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학생들에게 미래 사회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효과적으로 학습시키고, 자신의 적성에 알맞은 진로를 탐색해 나가도록 하기 위해서는 맞춤형 교육과정의 운영의 활성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이에 고등학교 수준에서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핀란드와 스웨덴의 사례를 살펴본다.

 

 

1. 핀란드 고등학교의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 사례 (출처: 조난심(2010), 핀란드 일반계 고등학교의 교육과정과 평가)

 


<핀란드 고등학교 교육과정 운영 사례(헬싱키 소재 알삘라 중고등학교)>

 

학교장의 재량에 따라 1년을 5개 학기(period)로 구분 운영, 1학기는 7주로 구성 (한 학기가 짧다는 것은 그만큼 단계별 성과 측정과 학습 계획 수정이 쉽다는 것을 의미함. 또한, 한 학기 동안 학습하는 과목의 수가 적고, 집중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음.)

 

개인별 과목 및 코스 선택: 입학과 동시에 학생, 학부모, 교사 등 3자가 모여 ‘3년간의 학습 계획(study plan)’ 작성, 이를 근간으로 매학기 학생 개인의 시간표를 스스로 작성 (학년이 끝나는 때가 되면 다시 3자가 모여 ‘3년 학습계획’의 성과를 측정하고 이 과정에서 학생에게 보충해줘야 할 것, 부족한 부분 등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루어짐. 이때 ‘3년 학습계획’의 일부 수정이나 변경도 가능함.)

 

학생 개개인의 능력에 맞는 개별화 수업: 한 교실에는 보통 15-20명 정도의 학생이 수업을 받음. 이들 모두에게 개별 수업을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우므로 다시 5-6명 정도 그룹을 형성하여 수업 운영.

 

* 출처: 김희규(2010)


 

1) 핀란드 고등학교 교육과정 편제에 나타난 특징

 

① 핀란드의 고등학교 교육과정 이수 상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무학년제, 개별화된 교육과정’이다.
– 고등학교 과정은 기본적으로 무학년제이므로 학생의 개별학습 계획에 따라 교육과정을 만들고 그에 따라 과정을 이수한다.
– 학생의 진로에 따른 개별 학습계획에 따라 다양한 심화과목을 선택할 수 있으므로 이과나 문과의 계열 구분을 넘어서 개별 교육과정이 이루어진다.
– 일부 과목, 또는 고등학교 전 과정을 수업에 참여하지 않고 혼자서 개별학습(independent study)을 통해 이수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② 고등학교 과정 이수를 위한 최소 강좌 수는 75강좌, 즉 75단위이다. 한 과목(course)은 38시간이다. 각 교과(subject)는 여러 개의 과목들(courses)로 구성되며 한 과목은 한 강좌(38시간의 수업)를 기준으로 구성되어 있다.
– 우리나라가 연간 68단위(2009 개정 교육과정 기준)를 이수하는데 비해 56단위(75×38÷17)를 이수하고 있다.
– 이수단위 수의 차이는 단순한 학습 부담의 차이 이외에도 학습을 하는 방식, 즉 다양한 토론과 발표를 위주로 한 수업방식,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작성한 작문을 제출하고 평가하는 방식 등 개별적인 학습 준비를 요구하는 핀란드식 수업방식과 연관되어 있다.

 

③ 필수 강좌의 비율이 높다. 국가핵심교육과정에 개설된 모든 교과(총 13개 교과)에 필수 이수 단위를 설정하여 모든 학생들이 모든 교과를 학습하도록 하고 있다.
– 75강좌 중 2/3에 해당하는 47∼51강좌가 필수로 지정되어 있어 고등학교 전 과정에서 필수 강좌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편이다.
– 우리나라의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난이도가 높은 과목의 기피 현상, 특히 수학과 과학과목의 기피현상은 원천적으로 차단되어 있고, 대학교육을 받기 위해 마땅히 갖추어야 하는 지식을 습득해야만 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④ 수학 과정이 수준별로 구별되어 있다.
– 수학과목의 강좌는 기본과정과 고급과정으로 나뉘어져 있다. 고급과정은 10개의 필수 강좌와 3개의 심화강좌가 지정되어 있으며, 단기 기본과정의 교수요목은 6개의 필수 강좌와 2개의 심화 강좌로 구성되어 있다.
– 대학입학시험에서 수학 심화과목을 응시하는 학생들은 고급과정을 선택하게 되므로 학생들은 자신의 능력과 선택한 진로에 따라 과정을 선택하게 된다.
– [수학과 교과목의 편제]
다음 <표-1>에서 보듯이, 핀란드의 고등학교 수학 교과목 편제는 매우 세분화되어 있고, 계열화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는 핀란드 고등학교에서 각 학기별로 자신의 수준에 알맞은 과목을 선택하여 이수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학습과정에 맞추어서 교과목 편제가 되어 있는 것이다.

 

반면에, 우리나라 교육과정에서는 수학과 선택과목들의 단위수를 5단위를 기본으로 하고 있어서 핀란드의 과목들에 비해 내용이 많고, 일반적으로 한 과목을 한 학기에 걸쳐 배우게 되어 있다. 이러한 교과목의 구조는 학교단위에서 융통성 있게 수학과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는데 제한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표-1> 한국과 핀란드의 고등학교 수학과 교과목 편성 비교

그리고 다음에 예시된 기본 과정 <기하> 과목의 교육과정 진술을 보면, 매우 소박함을 알 수 있다. 특히, 핵심 내용도 간명할 뿐만 아니라, 교수학습 방법이나 평가 상의 유의점 등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어서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에서는 이러한 측면을 아예 다루지 않고, 학교와 교사들에게 맡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수학/ 기본과정 필수과목 『기하』의 교육과정 진술문>

 

[목표]
– 기하학적 실체에 대해 관찰하고 결론 내리기
– 평면도형과 3차원 실체를 그리는 기술을 강화하기
– 기하를 활용하여 실제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알기

 

[핵심 내용]
– 도형의 유사성
– 직각삼각형의 삼각법
– 피타고라스 정리
– 도형과 실체의 면적과 부피를 결정하기
– 상호 조율하는 체제에서 기하학적 방법 활용하기

 

* 출처: 핀란드 <고등학교 국가 핵심 교육과정>


 

⑤ 통합적 범교과 주제 교육이 이루어진다.
– 초‧중학교 교육과정에서와 마찬가지로 범교과 교육은 통합 교육을 통해서도 지도될 수 있고 학교 행사 등에 포함되며, 무엇보다도 학교 문화를 통해 드러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 각 교과목의 핵심내용을 살펴보면 거의 모든 교과에서 범교과 주제가 교과의 핵심내용의 항목에 들어가 있어 범교과 주제를 교육 활동에 포함시키려는 시도가 교과별로 이루어지고 있다.
– 고등학교 수준에서 직업 교육에 대한 강조와 함께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 특징적이다.

 


<핀란드 교과교육과정의 범교과(cross-curricular) 학습주제>

– 능동적 시민 정신과 기업가 정신
– 안전과 복지
– 지속가능한 발전
– 문화적 정체성과 문화에 대한 지식
– 기술과 사회
– 의사소통과 미디어 역량

* 출처: 핀란드 <고등학교 국가 핵심 교육과정>


 

2) 핀란드 단위 고등학교에서의 교육과정 편성과 운영

 

이상과 같은 국가 수준에서의 교육과정이 핀란드 고등학교 현장에서 구현되고 있는데, 사례들을 중심으로 그 실태를 살펴본다. 핀란드 고등학교의 교육과정은 학교마다 다르다(허경철, 2010). 그러나 완전히 서로 다른 것은 아니고 위에서 기술한 국가 교육과정의 기본 체제를 유지하는 한에서 세부적인 부분만 서로 다르다. 핀란드 헬싱키 인근의 Espoo 지역에 있는 한 고등학교의 교과 체제를 보면 <표-2>과 같다.

 

<표-2> 핀란드 일반계 고등학교의 학교 수준 교육과정 편제 사례

위 표에 의하면 이 학교에서 제공하고 있는 교과 영역의 종류는 국가 교육과정에서 제시하고 있는 교과 영역과 거의 동일하다. 마지막 부분에 ‘컴퓨터과학’과 ’드라마’ 교과만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컴퓨터 과목은 국가 교육과정 편제에는 제시되어 있지 않지만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설정하도록 허용되어 있는 교과 영역이다. 드라마는 이 학교가 이 영역에서 특성화를 지향하고 있는 부분으로 이 역시 국가 교육과정상에서 허용하고 있는 부분이다.

 

교과 영역별로 1부터 14까지의 숫자로 제시되어 있는 것은 이 학교에서 임의로 부여한 과목 번호이다. 핀란드어 교과의 경우 1부터 6까지의 과목은 필수과목이고, 7부터 9까지의 과목은 심화과목이며 10부터 13까지의 과목은 응용과목이다. 핀란드 국가 교육과정에 의하면 국어인 핀란드어의 경우 필수과목은 6개, 심화과목은 3개가 개설되어 있으며 이들 과목은 모두 국가에서 개발, 제공하고 있다. 이 학교는 따라서 핀란드어의 경우 국가에서 제공한 9개의 과목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10번부터 13번에 이르는 응용과목은 학교가 독자적으로 개발하여 운영하고 있는 과목들이다. 전체적으로 이 학교는 국어인 핀란드어의 경우 모두 13개의 과목을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학생들은 이 중에서 전술한 여러 조건에 따라 적절히 과목을 선택하여 이수하는 것이다.

 

위 표에서 제시된 숫자들이 반드시 과목 내용의 난이도 수준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대개의 경우 심화과목들은 필수과목보다 내용이 어렵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보다 높은 단위의 숫자가 부여되어 있는 응용과목들은 그 내용이 필수과목이나 심화과목보다 어려운 것이 아니라 과목 내용의 성격이 다른 것이다. 그러나 같은 유형의 과목들 안에서는 번호 숫자가 클수록 내용이 어려운 과목이라고 볼 수 있다. ‘고급수학’의 경우 10번까지의 과목은 필수과목들이고 그 이후 14번까지의 과목은 심화과목들로 되어 있다. 따라서 고급수학의 경우는 번호 숫자들이 대체로 난이도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즉, 수학은 14단계의 위계로 과목들이 구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그러나 이 부분은 차후 확인이 필요하다. 실제로 14단계의 고급수학 교과 교육과정이나 그에 따른 교과서의 내용을 분석하여 내용 영역의 차이인지, 내용 자체의 난이 수준에 기초한 구분인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위 표에서 알 수 있는 또 다른 것은 교과영역별로 개설되어 있는 과목 수가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 고급수학은 14과목, 핀란드어는 13과목, 드라마는 12과목인데 비하여 철학이나 컴퓨터는 4과목, 보건은 3과목이 개설되어 있다. 그리고 이 학교에서 개설하고 있는 모든 강좌 수는 195개가 된다. 이 중에는 국가에서 정한 필수과목이 60-62개, 심화과목이 65개가 포함되어 있으며 따라서 이 학교 자체 내에서 개발한 과목은 약 70개 정도가 된다. 학교에서 개발한 70개 정도의 과목은 심화과목이거나 응용과목이다. 따라서 이 학교 학생들은 국가가 정한 필수과목 60-62개 중에서 47-51개, 국가가 정한 심화과목 65개 중에서 10개 과목을 선택하여 이수해야 한다는 조건 이외에는 다른 조건 없이 자유롭게 과목들을 선택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이와 같은 내용을 종합해 보면 학생의 선택의 범위가 얼마나 다양한가를 알 수 있다. 필수과목이라고 하는 것도 실질적으로는 대략 60개의 과목(국가가 개발한 것) 중에서 50개 정도의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고, 심화과목의 경우도 65개 중(국가가 개발한 것)에서 10개를 선택하는 것이며, 졸업에 필요한(75개 강좌 이수) 나머지 15개 정도의 과목은 135개의 과목들(학교에서 제공하고 있는 총 195개 과목에서 학생이 이미 선택한 60개의 과목을 제외한 나머지 과목들) 중에서 자유롭게 선택하게 되어 있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필수과목이라는 것도 모두 선택이 가능한 선택과목이라고 볼 수 있다.

 

핀란드에서는 고등학교 과목 시스템을 통해 학생에게 좀 더 많은 선택의 여지를 주려고 애쓴다. 같은 이과 쪽이라도 미래의 전공 희망에 따라 학생마다 시간표가 다 다르다. 예를 들어, 대학에서 생물학 공부를 목표로 하는 경우 수학이나 물리 심화 코스를 꼭 들을 필요가 없다.

 

 

2. 스웨덴 Kunskap Skolan(지식 고등학교)의 개별화 교육 사례

 

다음은 필자가 2008년 9월 스톡홀름에 소재한 새로운 형태의 고등학교를 방문해서 조사한 사례이다. 학교 위치는 스톡홀름의 실리콘 벨리에 해당하는 첨단 정보 산업체들이 즐비한 곳에 있었다. 학교 건물도 이전에는 정보통신 회사였던 것을 사들여 활용하고 있었다. 이 학교는 종래에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운영 구조를 가진 것으로, 미래의 학교 모형을 보여주고 있었다. 개별화 학습(personalized learning)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있으며, 온라인 학습과 평가 체제를 통해 학교 안팎 그리고 외국에서도 공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교장 선생님(Einar Fransson)의 브리핑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그동안 스웨덴에서는 정부 주도의 교육을 실시해 왔는데, 투자 대비 저효율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따라서 좌파나 우파 정치인들 모두 교육 개혁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다. 개혁의 방향은 재정을 중앙정부 제공에서 지방 정부 제공으로 전환하고, 교육부는 지방 정부의 교육 재정을 지원은 하되, 간섭을 하지 않음으로써 학교와 교사들의 자율성을 제고하는 것이었다.

 

예전에는 교사의 봉급이 낮았다. 정부의 교육 예산 대부분이 수업을 하는 교사들이 아니라, 행정 쪽으로 흘러들어 갔기 때문이다. 지자체에서 교육 예산을 지원하면서 학생 1인당 교육비를 증액할 필요를 느꼈고 그러한 방향으로 추진하였다.

 

쿤스캅 고등학교는 뜻을 같이하는 교사들이 단체를 만들어 추진하고 운영하는 학교이다. 교사들은 그동안 무력했던 공립학교 교사 생활을 반성하고, 새롭게 ‘개별지도학교’를 구상하게 되었다. 현재 스웨덴에는 약 10%정도의 학생들이 사립학교(independent school)에 다니고 있는데, 스톡홀름 시에는 좀 더 비율이 높아서 17%에 이르고 있다. 쿤스캅 고등학교도 학생 수에 따라 재정 지원을 받지만, 학교 운영에 대해서는 일체 간섭을 받지 않는 사립학교에 속한다. 현재 스웨덴 전국에 32개교가 운영되고 있고, 총 10,000명의 학생들이 쿤스캅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다.


 

이 학교의 교육 방향은 바로 ‘개별 학습(personal learning)’이다. 개별 학생의 교육 목표 설정과 다양한 학습 전략의 활용이 교육의 중심이 된다. 특히, 수학, 영어, 스웨덴어 과목이 개별 학습 프로그램에 의해 운영된다. 쿤스캅 고등학교의 교육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명료한 학습 목표 지향(towards explicit learning goals)
– 한 학급이 20명으로 구성
– 학습 목표를 개별 학생별로 설정
– 학습 자료는 각 학생의 학습법에 맞추어 제공
– 학생 중심 운영
– 목표지향 학습
– 다양한 학습 활동
– 개인지도

 

학습 코치와 추수지도(사후지도)를 위한 개인 지도(individual tutorials for coaching and follow-up)
– 모든 학습 자료는 웹 기반으로 제공
– 학생들이 개별적으로 학습을 진행할 수 있도록 교사들이 코치
– 개인별 학습 계획 설정 ⇒ 수행평가 ⇒ 학습일기(logbook) 작성 ⇒ 개인 상담 방식으로 진행

 

학습 코치로서의 교사(teacher as coach)
– 교사들은 개별 학생 지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된다. 지식학교 교사들이 일반학교 교사들에 비해 수업보다도 학생 지도 시간을 더 많이 할애하고 있다. 교사들의 업무 부담은 크게 늘었지만, 공립학교에 근무할 때보다도 직업 만족도는 더 높다.

 

학생들의 개별 일과 활동
– 상담, 도서관 공부, 워크숍, 웹 공부(knowledge portal- kuns@psporten 활용), 회의, 의사소통 시간, 강의듣기, 집단 프로젝트, 개인 연구 등 다양하게 이루어진다.
– 학생들이 아침에 학교에 등교하면, 전체가 모여서 TV 시청으로 시작한다. 전 세계의 시사 문제를 토론하는 시간이다.

 

교육의 과정
– 외국에 나가 있는 학생들도 인터넷을 통해 공부를 계속할 수 있다.
– 학과목: 수학, 영어, 스웨덴어, 모던 언어, 그리고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은 통합 운영한다.
– 6학년부터 시작되는데, 수학의 경우에는 총 35블록의 수준별 교육 내용이 제공되고 있다. 학생들은 시작할 때에 시험을 봐서 자신의 수준에 알맞은 단계를 공부하게 되는데, 5블록마다 프로젝트 형태의 문항을 통해 수학적 이해와 증명 능력을 평가받아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 평가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제시되어 있고, 학부모도 접속이 가능하다.
– 교과서는 없다.
– 학습 지도는 학생이 할 수 없는 것이 무엇인가에 초점을 둔다. 어떤 6학년 학생이 입학했는데, 읽기를 못했다. 그런데 수학은 수준이 상당히 높았다. 그래서 교사는 그 학생의 학습 목표를 설정할 때에 수학을 잘하니까 읽기도 잘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지도를 하였고, 1년 후에는 제대로 읽게 되었다. 이 학교는 성적순으로 뽑지 않기 때문에 수준이 다른 학생들이 섞여 있다.

 

학교의 성과
– 스웨덴의 유수 대학들에서 이 학교의 학생들을 유치하려고 노력한다.
– 입학하려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 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새로운 학교의 정보를 듣거나 이웃 학생의 입소문을 듣고, 또는 공립 고등학교 교육을 믿지 못하는 학부모들이 이 학교를 선택한다. 이 학교 입학생은 지원자들 중에서 선착순으로 뽑는다.
– 스웨덴에서는 학교 선택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학생 수가 늘어나면, 그만큼 학교 재정은 좋아진다.
– 이 학교의 체제가 유명해지고,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에 최근에는 영국에 수출하기로 했고, 그래서 조만간에 영문 사이트도 오픈할 예정이다.

 

 

3. 맞춤형 교육과정 실현을 위한 개선 방안

 

이상으로 핀란드와 스웨덴의 고등학교 수준에서의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의 사례를 살펴보았다. 앞의 미래학교 교육과정에서 추구해야 할 인간상과 목표의 개선 방향으로 ‘수월성의 추구’와 ‘개별화’를 제시하였는데, 이러한 방향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우리도 단위학교에서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해 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 학교에서 맞춤형 교육과정을 실현해 나가기 위해 개선되어야 할 사항들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단위학교에서 학생들의 요구와 적성에 맞는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이 가능하도록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을 편성한다. 예를 들어, 학습 위계가 분명한 교과목부터 모듈형 과목들까지 다양한 교과목을 개발하여 학생들이 수준에 맞는 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앞의 핀란드 수학과 교육과정의 구조에서 보듯이, 모듈형 교육과정 구성이 학생들의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과 부합하는 구성이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2011년에 고시된 고등학교 보통 교과의 수학과와 영어과에서는 기본/일반/심화의 단계별로 나누어 과목들을 구성함으로써 학생들의 수준에 알맞은 과목 선택의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서 좀 더 나아가 수준을 세분화하고, 학생들의 수준과 요구에 알맞게 조정하여 학교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수학을 예로 든다면, 어떤 경우에는 중학교의 수준을 보충하고 고등학교 과정을 학습해야 하는 학생도 있을 것이고, 어떤 학생들은 고등학교 수준을 넘어서는 수학을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을 것이다. 학교에서는 이러한 학생들 각자에게 알맞은 수학과목을 선택하여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해야 하고,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에서는 이러한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

 

수학 교과만이 아니라, 다른 교과들에서도 국가 수준에서 선택과목들을 구성하여 제공하고, 필요한 경우에 학교 수준에서 선택과목을 개설하여 학생들이 다양하게 자신의 교육과정을 구성해 나갈 수 있게 한다.

 

둘째, 단위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요구와 적성에 맞는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 시간 편성을 유연하게 하고, 학습자 중심으로 학습 집단을 편성한다.

 

단위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수요와 교과목의 성격에 따라 학기제(semester)만이 아니라 분기제(quarter)를 운영하도록 한다. 곧 1년의 학습 기간을 2개의 학기로 운영할 수도 있고, 3개 학기 혹은 4~6분기 등으로 다양하게 운영할 수 있고, 이는 학생들의 최적의 학습에 알맞은 방식을 단위학교가 자율적이고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아울러, 이미 우리 교육과정에도 도입되어 있는 교과집중이수의 활성화, 블록타임 운영 등을 통해 학생들이 심도 있는 교과 학습과 ‘몰입’의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한다. 깊이 있는 교과 학습은 학생들이 창의성을 발휘하는 바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학습자의 적성, 진로 등을 고려한 선택과목 운영의 활성화를 위해서 그리고 수준별 집단편성과 개별화 과정의 지도 등을 위해 학습자 중심의 학습 집단을 편성‧운영한다. 다시 말하여, ‘학급’이라는 학생들을 관리하기 위한 학교 행정 편의의 집단이 곧 정해진 학습 집단이라는 기존의 틀을 깨고, 각 교과목이나 교육활동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최적의 학습 집단을 융통성 있게 구성하여 운영하도록 한다. 곧 학습 집단은 학생 수, 학생의 흥미와 관심에 따른 선택, 학생의 수준 등을 자유롭게 고려하여 운영하도록 한다. 따라서 학습 집단은 한 명에서부터 수십 명에 이를 수 있고, 학년을 구분하지 않는 무학년제가 될 수도 있다.

 

셋째, 교과서 편찬을 점진적으로 자율화하여 고등학교부터 ‘교과서 자유 발행제’를 도입하고, 학생들이 교과서와 국내외의 다양한 학습 자료들 및 디지털 교과서, 온라인 학습 자료 등을 풍부하게 활용하여 학습의 효과를 높이도록 한다.

 

이제까지 학교교육의 현장에서 최전선의 교육과정은 국‧검정 교과서였다. 교육과정이 개정 되고, 그에 따라 교과서가 편찬되어야 비로소 교실의 교사와 학생들은 개정 교육과정을 학습하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법령(초‧중등 교육법)에 의해 학교의 교과서 편찬 제도를 관리하고 있는데, 현재 초등학교는 국정 교과서, 중등학교는 검정 교과서가 중심적인 편찬 제도이다. 다시 말하여, 학교에서는 아무 자료나 자유롭게 활용하지 못하고 국가가 직접 연구‧개발하거나 검‧인정을 통과한 민간이 개발한 교과서만 활용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이러한 교과서 편찬 제도는 교과서의 질을 어느 정도 유지하게 해주고, 이데올로기나 사회적 편견 등을 교과서에서 배제시키는 장치로써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미래학교 교육에서 학생들의 수월성을 지향한다면 이렇게 교과서를 사전 검열하고, 제한된 학습 자료만을 허용하는 방식으로는 충분한 학습을 지원할 수 없을 것이다. 미래학교에서는 교과서는 물론이고, 다양한 국내외의 교수학습 자료를 활용해야 할 것이고, 특히, 디지털 교과서와 ICT를 활용한 자료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행의 교과서 편찬제도와 관련된 법령의 개폐 등의 조치가 필요하고, 디지털 교과서 연구‧개발을 서둘러 학생들이 실제로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자료의 확보가 필요하다.

 

핀란드의 경우에는 우리나라와 동일하게 국가 교육과정 체제를 확립하고 있지만, 국가 교육과정에서 교과의 교수학습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고 있지 않다. 교과의 지도 방법에 대해서는 교사들에게 일임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교과서도 완전히 자유롭게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핀란드 학교를 방문해보면, 실제로 학생들은 교과서를 활용하여 학습하고 있지만, 그 교과서는 국가가 검열한 것이 아니라 교사 연구 그룹 등이 개발한 것이라고 하였다. 따라서 그것의 활용 여부도 학교와 교사의 선택에 달려 있는 것이다.

 

넷째, 학교에서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학교의 교과목 이수제를 정비하고, 교과 성취 평가와 대학 입시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간다.

 

2009 개정 교육과정 이후에 학교에서는 자율적으로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도록 하고 있지만, 현실은 그리 다양한 운영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지 않다. 학교에서는 교육과정 자율화의 가장 큰 장애 요인 중의 하나로 학생들의 내신 평가제도와 대학 입시를 들고 있다. 자율적이고, 다양하게 학습을 하지만 결과를 하나의 잣대로 잰다면 결국에는 평가에 이끌려 교육과정의 자율화가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대학 입시가 학생들의 다양하고 자율적인 학습 결과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개선되어야 학교교육의 변화를 촉진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학교에서 맞춤형 교육과정이 운영되기 위해서는 맞춤형 교육과정과 부합하는 평가 방식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교과목 이수에 대해서는 현재보다 좀 더 융통성 있는 현실적인 방안을 마련하여, 학생들이 학교 내외에서 이수한 교과목의 이수 여부를 인증받을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대학 입시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하여 맞춤형 교육과정에 의해 자기에게 최적의 학습을 한 학생들이 대학 입시에서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해나가도록 한다.

 

※ 본 칼럼은 필자의 고유의견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의 공식견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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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육과정평가원 선임연구위원 조난심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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