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을바꾸는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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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바꾸는 사람들은 전 능률교육 대표 이찬승 선생님이 주축이 되어 교육개혁 연구와 실천운동을 하는 공익단체(NPO)입니다.

지금 막 시작된 교육과정 개정논의에 던지는 4가지 질문

#45 이찬승, 교육을바꾸는사람들 대표 2013.11.06

최근 교육과정의 개정을 위해 전문가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것이 이유이기도 하지만 지금 한국의 공교육 교육과정이 개정되어야 할 이유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수학능력시험 개선 및 발전방향을 모색하면서 소위 ‘문·이과 융합안’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가 많아지자 이를 반영하기 위한 사전 정비작업을 하는 것, 또 21세기 모든 사람들이 갖추어야 할 역량을 기존의 교육과정에 통합시키는 일, 새로운 평가와 교육과정을 정합시키는 일, 기타 2009 개정 교육과정이 안고 있는 문제점들의 개선 등 개정할 요소들이 적지 않다.

 

그런데 바로 이 시점에서 던지고 싶은 질문이 있다.

 

 

1. 또 하향식 개정인가?

 

지금까지 교육과정은 늘 국가주도의 하향식 개혁이거나 개정이었다. 즉, 아동들이 ‘무엇을 배우고 싶어하는가’보다는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에 초점을 맞추는 방식을 고수해 왔다. 박근혜 정부는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했는데 여전히 과거처럼 전문가들 중심의 전근대적인 하향식 교육과정 개정 절차를 밟는 것 같다. 정권 내 성과를 내려고 해서인지 교육 5년지소계(五年之小計) 방식으로 가고 있는 듯하다.

 

늘 개정의 키워드는 어디선가 ‘윗선’에서 내려왔다는 소문이 있다. ‘글로벌 창의인’, ‘꿈과 끼’와 같은 슬로건도 그렇게 해서 탄생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슬로건의 폐해를 잘 아는 필자로서는 이번에는 어떤 키워드가 포함되어야 한다고 윗선에서 내려올지 크게 우려된다.

 

하향식과 상향식이 잘 조화를 이루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까?

 

교육의 3대 주인인 학생, 학부모, 교사의 의견 수렴이 중요할 것이다. 핀란드는 교육과정을 개정할 때 사회적 합의 수준의 절차를 밟는다. 각계각층으로부터 미래 교육과정에 바라는 바를 120건이나 되는 문서로 받고, 이를 기반으로 초안을 만들고 다시 이 초안에 대해 각계각층으로부터 피드백을 받는 형식을 취한다. 2014년 확정되는 핀란드 교육과정 개정의 경우, 13세 이상의 학생 63,000명을 인터뷰했다고 한다.

 

한국도 한국 나름의 교육과정 개정의 합리적인 원칙과 사회적 합의 성격의 절차가 필요하다. 교육과정 편성의 권한을 가져야 할 교사가 교육과정 개정 논의 초기부터 주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 교육과정 개정의 절차를 선진화하는 것부터 개정했으면 한다.

 

정치가들의 정치일정에 맞춰 실적을 내고, 차기 정권을 재창출하고 싶은 나머지 너무 서둘지 않았으면 한다.

 

 

2. 누구를 위한 개정인가?

 

‘문·이과 융합안’을 위한 개정을 예로 들어보자. 이는 국가의 필요성 때문에 하는 개정에 가깝다. 이를 주장하는 분들은 융합이 일반화되는 미래사회를 성공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 개인에게도 꼭 필요하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획일성의 문제점을 간과하고 있고, 어느새 우수인재 양성 중심의 사고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고 속에서 손해를 보는 아동들이 있게 마련이다. 이런 문제점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핀란드의 경우, 융합의 필요성에 대해 어떤 국가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는 나라다. 하지만 이 나라도 융합과학교과서를 만들지 않는다. 사탐, 과탐의 경우도 개별 과목을 선택하여 공부할 수도 있고 인접교과목을 함께 묶어서 공부할 수도 있게 한다. 개인의 선택을 매우 중요시하는 것이다. 한국도 이렇게 가야한다. 국가가 융합안을 획일적으로 요구할 때 늘 큰 부작용이 따르고 그 획일성 속에서 손해 보는 아동들이 발생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ssential for Some, Good for All’ 이란 표현이 있다. ‘특정 아동에게는 필수적이고, 모든 아동들에게도 유익한’이란 뜻이다. 교육과정 개정도 이런 원리를 존중해야 한다. ‘Some’이 누구냐가 중요하다. 공정과 평등의 원리를 중시하면 Some은 가정 배경이 매우 취약한 하위 계층 아동이 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국가가 교육과정을 개정할 때 대개는 Some이 중상위 계층 아동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이제 이런 불평등하고 불공정한 정책을 펴서는 안 된다.

 

교육과정 개정에서 한국 사회가 깊이 성찰할 부분이 또 하나 있다. 학업 성적이 낮고 수업을 따라 오지 못하는 것을 학생 탓으로 돌리는 인식이다. 이는 매우 잘못된 것이다. 이 세상에는 셈이 늦은 아동, 글 읽기가 느린 아동, 지능이 낮은 아동, 선천적으로 뇌의 특정 정보처리가 힘든 아동, ADHD의 특성을 갖는 아동 등 다양한 아동이 존재한다. 이는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가 제공하는 획일적 교육에 따라갈 수 없다면 이는 아동의 무능이 아니고 교육과정의 ‘무능(disability)’이고, 또 교수법의 무능으로 봐야 한다. 이제 교육시스템은 학생이 시스템에 맞출 것을 기대하거나 강요하는 것에서 시스템이 학생에 맞추어가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런 접근만이 오늘날의 교육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법이다. 이번 교육과정 개정은 이런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교육과정의 내용, 분량, 난이도, 가르치는 방식, 가르치는 속도, 평가 방식 등이 지금보다 매우 유연해져야 한다. 또, 현재와 같이 특정 계층의 아동들에게만 작동하는 교육과정의 무능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미 주요 선진국에서는 적용하고 있는 보편적 학습설계(UDL: Universal Design for Learning)를 교육과정, 교과서, 평가에 적용하는 것도 필수적인 일일 것이다.

 

교육과정 개정의 새로운 방향은 다양한 아동의 다양한 차이를 수용하여 그들의 가정 배경 요인이나 학습 능력, 학습 방식의 차이에 상관없이 각자에게 맞는 개별화된 교육과정을 지향해야 한다.

 

격차와 불평등 완화를 최우선 순위에 둔 교육과정 개정을 위해서는 No Student Left Behind이나 Learning for ALL과 같은 의미의 표현을 교육비전이나 목표에 명시적으로 포함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비전은 우리가 미래에 실현하고자 하는 꿈이고 목표다. 비전이 이루어진 상황을 간절히 상상하고, 비전은 이루어질 수 있다는 강한 신념을 가지게 될 때 우리는 실제 비전을 이룰 수 있는 힘을 갖게 되고 열정이 샘솟는다. 그래서 비전이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한국은 가슴 뛰게 하는 교육비전이 없다. 차기 교육과정 총론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비전과 사명을 담으면 어떨까?

 

▷ 교육과정 수준에서

“진정한 학습과 진정한 평가를 통해 한 사람도 낙오시키지 않는 교육 (Authentic Learning, Authentic Assessment with No Student Left Behind)”
“개별화된 접근을 통해 모든 학생들의 학습을 책임지는 교육 (Learning for ALL with Differentiated Approaches)”
“모든 학생의 타고난 탁월성을 책임지고 키워주는 교육 (Ensuring Personal Excellence for All students)”

 

▷ 국가수준에서

“개인의 잠재력 개발, 공동체의 조화로운 발전, 더 공정하고 민주적인 미래사회 창조에 기여하는 교육”

 

새로운 교육과정 개정의 제1목표는 한 사람의 학생도 배제시키지 않는 교육을 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즉 교육 불평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만들어야 한다.

 

세계의 주요국들이 격차를 완화하는 것을 제1우선순위의 교육 의제로 삼고 있는 데는 이유가 있다. 지속가능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모든 아동들이 타고난 잠재력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잠재력을 실현시켜 주어야 하는 것은 공정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국가의 미래 발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3. 무엇을 위한 개정인가?

 

교육과정의 개정은 학생 개개인의 잠재력을 일찍이 발견하고 키워주는 것, 학습 능력을 키워주는 것, 고등사고력을 키워주는 것, 그리고 민주시민의식을 갖추어 공동체 발전과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기여할 수 있게 하는 것 등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

 

특히 이번 개정에서는 21세기 사회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역량’을 어떻게 교육과정에 반영할 것인가가 큰 과제가 될 것이다. 최근 세계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소위 ‘21세기 역량’이란 것이 미국의 기업들이 연구비를 대서 연구를 주도한 면이 있기 때문에 이를 약간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지식교육과 지식의 활용 교육을 어떤 균형으로 가져가는 것이 맞는가에 대해서는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 지식의 활용을 강조하는 사람들은 단순 지식은 인터넷을 검색하면 다 있는데 이를 학교에서 과거처럼 배워야 하는가란 의문을 던진다. 일견 일리 있는 주장처럼 들리지만 이런 주장에는 문제점이 있다. 가장 기본적인 용어와 개념 그리고 기반지식이 없다면 어떤 인지적 활동도 원활하지 않다는 점이다. 뇌과학적 관점에서 보더라도 용어와 개념이 거의 자동화될 수준으로 익숙해져 있지 않으면 인간의 뇌는 의미나 내용에 집중할 수 없다. 따라서 단순 지식이 인터넷에 있다고 해서 배울 필요성이 줄어들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낮다.

 

이와 관련해서 ‘역량중심교육과정’, ‘역량기반교육과정’, ‘역량통합교육과정’이란 용어들을 정리할 필요도 있다. 필자의 사견으로는 ‘역량중심교육과정’이란 용어는 사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는 마치 지금까지의 전통적인 지식습득이 역량습득으로 대체되어야 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주기 때문이다. 관련 연구들 역시 기존의 교육과정에 주요 역량을 통합하여 가르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역량통합교육과정’이란 용어의 사용이 가장 합리적이고 적합하다고 생각된다.

 

역량통합교육과정을 도입하는 것은 ‘깊은 학습(deep learning)’을 강화한다는 뜻이다. 깊은 학습 활동은 피상적 학습에 비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번 교육과정 개정에서 이를 위한 시간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가 논의되어야 한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으로는 교과 학습량을 지금보다 대폭 줄이는 작업과 함께, 핵심적인 내용(core content) 중심으로 수업을 하는 방법 등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 개정에서 교육과정의 적정화는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무엇을 위한 개정인가?’와 관련해서 학교교육이 취업가능성(employability)과 직업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하는 것에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 이제 개인의 생존가능성을 높이는 것은 중요한 교육의 책무성이 되어야 한다. 문·이과 통합안 역시 이런 차원에서도 검토되고 관련해서 취업을 걱정하는 당사자들의 의견도 수렴하는 것이 필요하다.

 

필자의 이런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교육이 물질적 풍요를 위해 도구주의적 관점으로만 기울면 되겠느냐는 식의 비판이 예상된다. 하지만 메슬로우의 욕구단계를 생각해보면 자명하다. 개인의 생존욕구, 안전욕구가 채워지지 않은 상태에서 어떤 고차원적인 동기도 유발되거나 유지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뇌과학적으로 보더라도 그렇다. 뇌는 생존이 가장 우선이다. 한편, 생존교육의 강화가 곧 전인적 교육이나 인본주의 교육의 약화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교육과정 개정에서 유념할 사항을 또 하나 든다면, 개인의 성장, 개인의 자기실현도 중요하지만 자기가 속한 지역, 나아가 세계 공동체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자질을 키우는 것도 교육의 중요한 목적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번 개정에서는 사회성, 감성, 인성 그리고 민주 시민의식 등이 많이 강조되었으면 한다. 또, 책임 있는 소비, 윤리적 소비를 강조하는 핀란드의 소비자 교육(consumer education)의 강화도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된다.

 

‘무엇을 위한 개정인가?’란 질문을 떠올릴 때, 또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점이 있다. 교육을 통해 어떻게 계층이동이 이루어질 수 있게 할 것인가에 대해 깊은 고민이 있었으면 한다. 오늘날의 교육은 계층을 고착시키는 기능을 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교육과정의 개정은 이런 교육의 기능을 바로 잡는데 초점을 두었으면 한다. 이를 위해 스웨덴의 3대 교육목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기처럼 우리도 ‘계층 간의 격차를 줄인다’란 교육 목표를 분명하게 포함시켰으면 한다. 또 한편, 교육과정의 비전이나 목표를 서술할 때 ‘꿈과 끼’와 같은 미사여구나 잡다한 말의 성찬보다는 매우 실제적인 용어를 사용하여 교육목표를 간명히 정리할 때 임팩트도 있고 실현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

 

▷ 스웨덴의 3대 교육목표

• 개인의 자기실현 욕구를 충족시킨다(to satisfy individual wishes and desires)
•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을 키운다(to bring up democratic citizens)
• 계층 간의 격차를 줄인다(to decrease the difference between classes in society)
(황선준, 2009)

 

▷ 시사점
‘계층 간 격차를 줄인다’란 목표가 부럽다. 이런 목표를 한국의 교육과정 총론에서 볼 수 있는 날을 고대해본다. 양극화가 심화되고 교육의 공공성이 매우 취약해진 한국의 경우 다른 어떤 국가들보다도 격차완화를 최상위 교육 의제로 놓을 수 있기를 바란다. 이를 통해 더 공정하고 평등한 사회, 그래서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교육이 앞장서야 할 것이다.

 

‘무엇을 개정할 것인가?’와 관련해서 또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사항은 미래교육과정은 뇌친화적 교육과정(brain-friendly curriculum)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교육신경과학은 21세기 들어 매우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기존의 교육시스템, 학교 시스템, 학제, 수업시간의 길이와 배열방식, 교수학습법 등에 있어서 뇌친화적이지 않은 것들이 너무 많다. 필자가 번역한 수업혁명1(교육을 바꾸는 책, 2012)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다. 정책결정자, 교육학자들이 뇌기반 교수학습의 원리와 필요성에 대해 더 많이 알 때 한국의 공교육은 위기도 해결하고 질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4. 다른 나라들의 교육과정 개정 추세에서 배울 점은 무엇인가?

 

다른 나라들의 교육과정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을까? 교육과정 관련 연구와 개정, 운영의 모범생이라고 할 수 있는 뉴질랜드, 핀란드, 싱가포르, 캐나다의 경우의 특징을 간단히 살펴보자.

 

▶ 뉴질랜드

 

다음은 최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최한 심포지엄에서 뉴질랜드 교육부 인사가 발표한 내용을 인용한 것이다.

 

우리의 비전, 사명 그리고 우리가 바라는 교육의 목표는 -특히 가장 우선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의 성취도를 높이는 데 집중한다.
우리는 지역사회와 협력하기 위해 태스크포스 팀을 만들고 아래와 같은 목표 달성에 집중한다.
• 불평등을 완화하는데 최우선적으로 집중한다.
• 우선적으로 지원이 필요한 학습자들에게 자원을 우선적으로 지원한다.

 

마오리족 아동의 잠재력에 대해 아래와 같이 접근한다.
• 모든 마오리 학생들도 성취기준에 도달할 수 있다.
• 마오리 아동이란 것 자체가 유리한 점이다.
• 모든 마오리 아동들은 태생적으로 능력이 있다.
(출처: KICE 국제학술 심포지엄, 2013-10-31)

 

▷ 시사점
사회적 약자들이 겪기 쉬운 교육 불평등을 줄이기 위한 강한 실행 의지가 엿보인다. 특히 마오리 원주민에 대해 기대를 낮추지 않는 도덕적 교육목표(moral purpose)가 매우 돋보인다.

 

▶ 핀란드

 

다음은 핀란드 국가교육위원회가 만든 ‘학습과 역량 2020’이란 교육과정의 기본전략 틀이다.

 

[그림 1] 핀란드 국가교육위원회의 교육과정 기본 전략 (출처: 「Learning and Competence 2020」)


(바로가기: http://www.oph.fi/download/135542_learning_and_competence_2020.pdf)

 

▷ 시사점
‘폭넓은 교육과 탁월성 추구를 통한 지속가능한 미래; 건강하고 행복한 삶; 경제적 경쟁력 확보’란 비전과 ‘우리는 전문성을 갖추고 자율적으로 나아갈 방향을 정하고 모니터링하며 교육, 훈련, 교수학습을 발전시킨다’란 사명 그리고 ‘평등, 공정, 열린 사고, 신뢰’라는 가치의 설정도 매우 바람직하게 보인다. 한국처럼 양극화가 심한 국가일수록 ‘평등과 공정’이란 가치의 비중을 높여나가야 할 것이다. 이것은 국가의 경제적 성장을 저해하는 것이 아니다. 핀란드는 ‘경제적 경쟁력 확보’라는 목표도 양립시키고 있지 않은가.

 

▶ 싱가포르

 

다음은 최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최한 국제학술 심포지엄에서 싱가포르 교육부 인사가 발표한 내용을 인용한 것이다.

1997-2011

능력과 열망을 기반으로

2012 이후

학생 중심; 가치를 기반으로

• 학교 자치와 책무성

• 교육과정 자율화와 혁신

• 학교 다양화

• 성취도 시험 축소

• 인성교육과 시민교육 중시

• 21세기 핵심 역량 중시

• 개별화 지향

• 기존 프로그램 질 향상

(출처: KICE 국제학술 심포지엄, 2013-10-31)

 

[그림2] 싱가포르 21세기 역량 프레임(출처: http://www.moe.gov.sg/)

▷ 시사점
싱가포르는 21세기 역량을 교육과정에 반영하고 실행하고 있다. 한국도 역량에 대한 정의, 역량을 기존의 전통적인 교과와 어떻게 통합시켜 가르칠 것인가 등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 21세기 역량프레임도 매력적이다. 미국의 사회성감성 연구, 컨설팅 기관인 CASEL(http://www.casel.org/social-and-emotional-learning/)의 컨설팅을 받으며 만들었다고 한다.  ‘가치 기반’이란 것이 이렇게 적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캐나다

 

다음은 캐나다 엘버타주의 Lloydminster 교육청의 인성교육과 시민교육 관련 자료를 인용한 것이다.

▷ 시사점
인성교육과 시민교육이 분리되지 않고 하나의 선상에 있고 이런 교육이 제대로 될 때 개인, 지역공동체, 나아가 사회가 유지되고 발전될 수 있다는 생각은 본받을 만하다. 인성교육과 시민교육은 사회가 졸업생들, 지역사회 구성원, 기업체 종사자들 모두가 갖기를 기대하는 공손, 정중, 배려, 공감, 윤리적 행동, 자기 관리 능력 등을 의도적으로 키우는 교육이기 때문이다.

 

 

5. 마무리

 

2016년 공고될 예정인 개정 교육과정이 현재 절망의 공교육에 희망을 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과정 개정에 참여하는 모든 분들이 현재 학교 현장이 이렇게 붕괴된 것과 국가수준의 교육과정이 어떤 관련성을 갖는지를 깊이 성찰해보는 것으로부터 시작했으면 한다.

 

이어서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이념, 가치, 철학부터 잘 잡고 갔으면 좋겠다. 특히 한국의 교육이 소중히 지켜나가야 할 가치를 다른 나라들처럼 교육과정 틀 속에 붙박이로 포함시키기를 제안한다. 세계의 주요국들은 교육과정의 총론에서 교육이 지향해야 할 핵심가치를 설정한다. 핀란드는 <평등, 공정, 열린 사고, 신뢰>를, 뉴질랜드는 <탁월성, 혁신, 다양성, 공정성, 공공선 실현을 위한 공동체 정신과 참여, 환경적 지속가능성, 책임감과 윤리의식>을, 싱가포르는 <존중, 책임감, 윤리성과 도덕성, 배려, 회복력, 조화>를 교육의 핵심가치로 삼고 있다.

 

이런 핵심가치는 국가가 교육정책을 펼 때, 또 교육지도자들이 교육을 실천할 때 공유하고 실천해야 할 규범이며, 가치판단, 운영, 실천 등의 기준이 된다. 한국은 어떤 가치를 핵심가치로 삼아야 하는가? 과거 공정성/평등성보다 수월성이란 가치에 더 많은 가중치를 두고 정책 결정(예: 고교 다양화)을 한 결과 지금 어떤 폐해를 초래했는지를(예: 일반고의 황폐로 정상적인 수업이 더 어려워진 상황) 생각해보면 한 사회가 추구하는 가치와 신념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 수 있다.

 

특히 뉴질랜드 교육부가 불평등과 격차를 줄이기 위해 택한 교육정책과 신념은 우리나라도 그대로 도입해볼 만하다. 가정배경이 좋지 않은 불운으로 인해 가장 깊은 관심을 받아야 할 아동과 청소년들이 공교육 교실에서 일상적으로 배제되고 있는 한국적 현실을 더 이상 외면하거나 방치해서는 안 된다. 이런 상황을 유지시키는 한 한국에 민주주의는 없는 것이며, 이런 불공정이 지속되는 한 한국은 폭력적이고 야만적인 사회가 되기 때문이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새로운 교육과정은 아래와 같은 교육 비전을 담을 수 있기를 고대해본다.

 

“모든 개별 학생의 타고난 잠재력을 책임지고 탁월하게 키워주는 교육(Education Ensuring Personal Excellence for All stud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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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바꾸는사람들 대표 이찬승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짧은 직장 생활을 경험한 후 지금의 능률교육(NE능률)을 창립하여 30년을 경영하면서 영어교과서와 참고서 등 다양한 저술활동을 했다. 2009년 회사를 매각하고,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 이란 비영리 공익단체를 설립하여, 현재 이 단체 대표직을 맡고 있다. 국가 교육시스템 재 디자인과 사회경제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는 아동, 청소년들도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치로 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개혁에 특히 관심이 많다. 수업혁신과 교육격차 완화를 위해 학습과학의 연구와 전파, 그리고 교원 연수에도 힘쓰고 있다.

  • 이메일 : eduinnovator@21erick.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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