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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바꾸는 사람들은 전 능률교육 대표 이찬승 선생님이 주축이 되어 교육개혁 연구와 실천운동을 하는 공익단체(NPO)입니다.

Test less Assess more, 차세대 평가 개발을 제안한다

#38 이찬승, 교육을바꾸는사람들 대표 2013.09.12

목차

1. 차세대 평가의 특징
2. 차세대 평가의 상상
3. 마무리

 

시험(test, examination)이 우리나라의 청소년 대부분의 삶을 옥죄고, 만성적 스트레스를 주어,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심각히 해치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이런 시험은 교육의 본질을 왜곡시키고 학교를 점수 경쟁터, 문제풀이 기관으로 전락시켰다. 더 문제인 것은 금방 잊어버릴 단편적 지식을 시험 보는 순간까지 뇌의 단기기억장치에 잠시 기억해 두고 문제풀이 기술을 익히며, 성적으로 서열을 정하고, 누가 상위권 대학에 들어갈 것인가를 결정하는데 매년 20~30조원을 사교육비로 쓰고 있다는 점이다. 더더욱 문제인 것은 지금 우리 청소년들을 어떻게 교육시키는지가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는 데도 불구하고 이런 비극적 상황은 지속되고 있고 이를 해결할 근본적 대안을 만들고 있다는 소리는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다는 점이다.

 

이제 솔직히 인정하자. 지금 이 시점 대부분의 학생들에게는 시험 점수가 가장 중요한 것임을. 경쟁과 사교육도 우리 사회가 더 평등해지고, 대학서열이 완화되고, 괜찮은 일자리가 늘어나기 전에는 줄어들기 어렵다. 그렇다면 시험을 없애든가 그것이 안 되면 “시험을 줄이고 평가를 늘리자(Test less, Assess more).”

 

‘평가를 늘리자’란 주장에서 ‘평가’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우리나라에서는 ‘평가’와 ‘시험’이 혼동해서 쓰이듯이 영어로도 용어의 합의된 정의는 없는 것 같다. 대체로 ‘시험’을 영어로는 test, examination 등으로 표현한다. Test는 가벼운 쪽지 시험부터 수능처럼 큰 시험까지를 가리키고, examination은 중간고사, 기말고사처럼 학기 중 배운 것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때 자주 쓰인다.

 

한편 ‘평가’에 대한 대표적인 영어 표현으로 evaluation과 assessment가 혼용되고 있다.1  하지만 필자는 두 단어의 의미 차이를 들어, 우리나라 상황에서 지금 교육적으로 evaluation보다는 assessment를 강화하자는 주장을 하고자 한다. 우리나라 교육학 사전에서는 Assessment를 ‘사정(査定), 총평(總評)’ 등으로 번역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평가’ 라고 부른다. Assessment에 대한 정의가 세계적으로 통일된 바는 없지만 미국 듀크 대학과 카네기멜론 대학 교육학부에서 내린 정의는 아래와 같다.

 

차이 Assessment Evaluation
내용

(언제, 어떤 목적)

형성평가

(상시, 학습 향상)

총괄평가

(학기말, 질의 측정)

지향

(무엇을 측정)

과정 지향

(학습이 어떻게 일어나고 있는가?)

결과 지향

(학습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가?)

사용목적

(어디에 사용)

진단

(향상시킬 분야를 확인)

가치판단

(성적과 점수 산출)

부담 저부담

(low stakes)

고부담

(high stakes)

(출처: 「What is the difference between assessment and evaluation?」, 바로가기
http://duke.edu/arc/documents/The%20difference%20between%20assessment%20and%20evaluation.pdf)

 

‘평가(assessment)’에 대한 정의를 하나 더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Assessment is the systematic collection, review, and use of information about educational programs undertaken for the purpose of improving student learning and development.(Palomba & Banta, 1999)”

 

[해석] 평가(assessment)란 학습자의 학습과 발달을 돕기 위해 시행된 프로그램과 관련된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 분석,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이상의 정의에 의하면 한국은 test/exam을 통한 ‘evaluation’이 과잉인 나라다. 따라서 위 도표가 말해주듯이 한국의 내신평가는 총괄평가보다 형성평가를, 결과보다는 과정을, 가치판단보다는 진단을, 고부담보다는 저부담을 지향하는 평가, 즉 ‘assessment’로 나아가야 한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서 이번 칼럼에서는 ETS(Educational Testing Service)의 후원을 받아 차세대 평가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The Cordon Commission의 ‘미래 평가의 비전(A Vision for the Future of Assessment)’이란 자료의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The Cordon Commission에서 진행하는 이 연구 프로젝트에는 평가 전문가 약 10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 연구 그룹에서는 ‘미래 교육평가의 관점들(Perspectives on the Future of Assessment in Education)’이란 이름의 연구 보고서를 4권으로 펴낼 예정이며, 이는 차세대 평가에 대한 가장 최신의 믿을 만한 자료가 될 것이다.

 

미래 교육평가의 핵심 이슈는 “왜 평가하는가?(why we assess)”, “무엇을 평가하는가?(what we assess)”, “어떻게 평가하는가?(how we assess)”라고 할 수 있다. 차세대 평가는 다양한 시점에(at multiple time points), 다양한 환경으로부터(inside and outside of school settings) 배우고, 다양한 형식을 통해(예: 양적, 질적 평가) 배운 것을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지향하며 아래와 같은 특성을 갖는 평가가 될 것이다.

 

 

1. 차세대 평가의 특성

 

• 특징 1 : 기초지식 그 이상의 것을 평가

 

기존의 대규모 표준화 시험은 읽기, 쓰기, 수학과 같은 기초과목 지식을 위주로 평가하며, 과학과 역사 같은 과목은 후순위로 밀리는 경우가 많다. 차세대 평가는 기초지식보다는 좀 더 광범위한 역량까지 평가하게 될 것이다. 또 지식의 활용, 협력, 학습능력, 정보의 분석과 종합, 논리적 추리 능력, 지식의 생성과 해석 능력, 비판적 사고능력, 문제해결능력, 탐구력, 리서치 능력 등이 강조될 것이다. 또 한편 차세대 평가는 교과과정, 수업, 평가를 하나로 통합시켜 운영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3Rs(Reading, wRiting, aRithmetic)의 기초지식 평가는 점차 Cs(Creativity and innovation; Conceptualization and problem solving; Communication and Collaboration; and Computer literacy)로 대체되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 특징 2 : 교수학습 전 과정의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는, ‘교육을 위한 평가’

 

기존에는 ‘교육결과의 평가(assessment OF education)’가 위주를 이루었고 이 성적 데이터를 책무성(accountability), 선별/선발(selection), 인증(certification)에 사용해 왔다. 하지만 차세대 평가는 교육결과의 평가를 포함하여 교수학습의 전 과정과 관련하여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는 ‘교육을 위한 평가(assessment FOR education)’가 강조될 것이다. 선다형 표준화 시험은 비용이 적게 들고 운영이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것이 참평가나 수행기반평가(authentic and performance-based assessments)에는 장애가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미래에는 학습자가 얼마나 잘 학습하고 있는지, 어떻게 하면 교육적 성과를 높일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제공이 책무성을 위한 정보제공과 함께 그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질 것이다. 이 두 가지 서로 다른 목적이 하나의 평가로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 특징3 : 맥락, 관점, 행동원인의 추정까지 포착 가능한 평가

 

21세기 교육과 평가에서는 맥락(context), 관점(perspective), 상황적 의미(situated meaning) 등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게 된다. 지금처럼 맥락이 없는 지식의 평가에서는 정확성(exactness and precision)이 중요했지만 앞으로는 상황의 이해와 의미파악 능력이 중요해진다. 따라서 차세대 평가는 맥락, 관점, 행동원인의 추정까지 포착 가능한 평가가 될 수 있어야 한다. 당장 PISA가 2015년부터 평가할 ‘협업에 의한 문제해결능력’ 평가가 이런 특성을 일부 갖출 것으로 예측된다.

 

맥락과 행동원인의 추정이 중요한 예를 하나 들어보겠다. 아래 표는 세 학생의 성적변화표이다.

 

학생A 학생B 학생C
100 70 100
100 80 80
100 70 70
0 80 50

 

세 학생 모두 평균은 75점이다. 학생A는 마음만 먹으면 100점을 맞을 수 있는 학생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마지막 0점은 어떤 연유일까 궁금해진다. 학생B는 성적의 일관성은 있는데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는지 의심된다. 학생C의 경우, 뭔가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으며 면담이 필요하다.(출처:『De-Testing and De-Grading Schools』, 2013, 55쪽)

 

이상을 보면 평균점수가 같은 세 학생이 각기 다른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을 짐작해 볼 수 있고, 교사가 각 학생에게 어떤 방식으로 다가갈지도 어렴풋이 계획 세워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평균 점수가 같으면 세 학생을 똑같은 수준과 내용으로 가르친다. 이게 표준화된 교육의 맹점이고, 평균 점수에 의한 성적 관리와 해석의 문제점이다. 차세대 평가는 각각의 학생에 대해 서로 다른 평가와 코멘트를 생성할 수 있을 것이다.

 

• 특징4 : 주관적 영역의 평가

 

사회과학, 심리학 등의 발전으로 인해 인간을 평가할 때 사회성이나 감성, 내면적 태도나 동기보다는 그 인간이 처한 상황적, 환경적 요인들에 대한 고려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차세대 평가는 주관적 영역(정의, 행동원인의 추정, 존재론적 고유성, 정서, 자아, 상황)에 매우 민감한 평가가 되어야 할 것이다.

 

• 특징5 : 디지털화, 개인화, 게임화 되는 평가

 

21세기는 디지털 교실환경과 디지털 교과서, 개별화된 교육, 게임을 통한 학습이 보편화되고 있기 때문에 차세대에는 디지털화, 개별화, 게임화 된 평가가 보편화될 것이다.

 

The Cordon Commission의 ‘미래를 위한 준비: 교육평가가 해야 할 것들(Preparing for the Future: What Educational Assessment Must Do)’의 일부를 담당한 Randy. E. Bennett는 차세대 평가가 변화하는 환경에 맞는 평가가 되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13가지 요건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 의미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 다중 목적을 충족해야 한다.
– 현대가 요구하는 역량 개념을 반영해야 한다.
– 평가, 과업설계, 채점 그리고 해석을 현대적 역량 개념과 일치시켜야 한다.
– 복잡하고 정교한 평가 설계와 해석을 위해 현대적 방법을 채택해야 한다.
– 맥락을 감안한 평가여야 한다.
– 어떤 학습장애자도 접근 가능한 공정한 평가(UDL: universal design for learning, [특징 6] 참고)가 되어야 한다.
– 긍정적 영향을 주는 평가 설계여야 한다.
– 참가와 몰입을 견인하는 설계여야 한다.
– 학습이 이루어지는 다양한 장소로부터의 정보를 통합시킨 것이어야 한다.
–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해치지 말아야 한다.
– 평가의 타당성에 관한 증거를 모으고 공유해야 한다.
– 평가의 목표를 실제 달성할 수 있기 위해 기술을 이용한다.

 

• 특징6 : 특수아동들에 대한 기존의 평가를 넘어서는 평가

 

지금까지는 학습부진아동, 장애 아동들, 그리고 이민 온 나라의 언어가 서툰 다문화 가정 자녀들에 대해서는 별도로 평가하거나, 기존의 평가를 조정해서 평가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을 차세대 평가로 이어가기엔 문제가 있다. 새로운 평가는 이런 특수한 상황의 아동에게는 물론이고 정상적 아동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그런 평가를 지향하게 될 것이다. 가령 보편적 설계방식2 (UDL: universal design for learning)을 사용해서 ‘Essential for some, Good for all(일부의 학습장애 아동들에게는 필수적이며 다른 모든 아동들에게도 도움이 되는)’이라는 특성을 갖는 시험이 될 것이다.

 

미국, 캐나다 등은 일찍이 UDL 개념을 교육에 도입하여 활용하고 있다. 한국도 교과서 및 평가문장 개발 때 반드시 이를 도입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활용의 예로는, 책을 읽다가 어려움을 겪는 학습자를 위해 문자를 소리로 전환하여 학습할 수 있는 기능 제공하기, 배경지식이 중요한 곳에는 배경지식을 제공하기, 문제의 지시문을 문자, 소리, 비주얼 3가지 형태로 동시에 제공하기 등 다양한 형태가 있다.

 

• 특징7 : 비형식적 평가의 중요성 증가

 

맥락, 관점, 상황적 의미 등에 대한 중요성이 증가하면서 미래의 평가는 큰 도전적 과제가 되고 있다. 미래의 평가에서는 앞선 차세대 평가의 특징들에서 알 수 있듯이 비형식적 평가(informal assessment)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다. 이런 비형식적 평가를 잘 할 수 있기 위해서는 교사는 피평가자가 처한 다양한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이런 비형식적 평가의 특징은 매우 개인화된 평가이기 때문에 논리적 근거나 결과를 외부와 소통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따라서 향후 포스트 모던한 평가에서는 공식적 평가와 비공식적 평가를 어떻게 통합하고 균형을 유지할 것인가가 매우 어려운 과제가 된다.

 

 

2. 차세대 평가의 상상

 

21세기 접어들어 교육생태계와 학습자를 둘러싼 주위 환경이 더욱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이런 새로운 사회를 성공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새로운 리터러시(literacy)와 함께 핵심역량(core competencies)이 강조되고 있다. 평가 기술도 발전해서 이젠 문제해결능력을 컴퓨터상에서 평가할 수 있게 되었다. PISA가 2015년부터 평가할 ‘협업에 의한 문제해결능력 측정’이 대표적인 예다.

 

평가를 왜 하는가? 평가는 학습자, 교수학습의 과정, 성공적인 학습과 실패하는 학습이 일어나는 상황을 더 잘 이해하고 학습자들의 인격과 지적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한다. 이런 과점에서 본 미래 평가 연구책임자인 Edmund W. Gordon은 21세기 평가를 이렇게 그리고 있다.

 

가. 교수학습의 과정에 포함시킨 탐구적 평가시스템
– 학습과 독립적으로 존재하고 기능하는 기존의 시험(stand-alone tests)을 대체하기 위해 다양한 목적을 지니며, 다양한 기회를 통해 일어나는 학습을, 상당한 기간에 걸쳐 통합적으로 평가하고, 교수학습의 전 과정을 아우르는 평가 시스템(systems of assessment)
– 평가를 위한 조사와 탐구, 지도, 조정의 도구로서의 기능이 통합
– 교수학습으로부터 얻은 자료를 책무성 등의 행정 목적과 아동발달을 위한 목적으로 분리하여 책임 있게 사용

 

나. 인간 잠재력 개발을 위한 평가
20세기의 평가가 개발이나 발달을 통해 이미 현재화된 능력을 측정하는 것이었다면, 21세기에는 인간의 타고난 잠재력을 개발하기 위한 평가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차세대 평가는 진단적(diagnostic), 사전 서술적(prescriptive), 지도적(instructive) 성격을 갖추어, 학습자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뒷받침하는 역할까지 할 수 있어야 한다.

 

 

3. 마무리

 

이상에서는 차세대 평가가 지향하게 될 특성들을 살펴보았다. 현재의 수능시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학교의 중간 · 기말고사는 모두가 표준화 시험으로 ‘evaluation’에 가깝다. 더 잘 배울 수 있게 하기 위한 정보수집용 평가가 아니라 가치를 매기기 위한 평가로 쓰이고 있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는 두 가지 성격을 다 갖지만, 이 평가는 성적의 공개를 통해 학교 간 비교가 되기 때문에 실제로는 이 또한 가치를 매기는 평가로 쓰이는 셈이다. 그래서 많은 교사들은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를 몇 년 마다 한 번씩 표집의 방식으로 하자고 하는 것이다.

 

한국 공교육 정상화의 급소 중 하나는 “시험을 줄이고 평가를 늘리자(Test less Assess more)”를 실현하는 것이다. 지금 한국 공교육에서 사용하고 있는 모든 test는 evaluation 성격이 강하다. 대학입학자격고사 성격의 시험을 제외하고는 모든 평가를 assessment 성격의 평가로 바꾸어야 한다. 차세대 평가의 핵심은 ‘교육결과의 평가(assessment OF educational outcome)’를 약화시키고, ‘교수학습을 위한 평가(assessment FOR teaching & learning)’, ‘학습의 과정으로서의 평가(assessment AS learning)’를 강화하는 것, 또 주관적 영역과 정의적 영역까지 평가하며, 다양한 기회를 통해 일어나는 학습을 상당한 기간에 걸쳐 통합적으로 평가하고, 교수학습의 전 과정을 아우르는 평가를 지향해야 한다는 점이다.

 

차세대 평가가 갖출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다양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 모든 학습자들에게 공정한 평가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의 평가는 특정 학습자에게 유리하므로 불공정한 평가다. 2014년부터 실시하는 미국의 차세대 평가는 물론, 캐나다의 경우도 일찍이 UDL을 반영하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 시행되는 대부분의 시험은 특수교육 대상 아동이나 문자 중심의 학습에 서툰 아동들에게 매우 불공정한 시험이다. 건축물이나 도로에 휠체어를 탄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누구나 접근가능한, 공정한 평가를 한국도 시급히 개발해야 한다. 너무 늦었다. 아직 담론조차 형성되고 있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

 

평가를 바꾸자! 평가가 교육과정을 규정하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이를 현실로 인정하자. 따라서 교육을 바꾸기 위해서는 평가를 바꾸어야 한다. 학교사회의 신뢰가 낮고, 채점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유난히 중요시하는 한국은 그렇지 않은 나라들에 비해 차세대 평가 개발에 더 많은 노력과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지금 당장 차세대 평가의 비전을 만들고 연구 및 개발에 실제로 착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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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1.  ‘평가’를 evaluation과 assessment 중 어떤 것을 대응시키느냐에 대해서는 다양한 사례들이 있다. 교육학 사전의 번역이라 하더라도 이는 믿을 만하지 않다. 현대의 용어 정의는 전문가의 직관에 따른 정의 대신 코퍼스(corpus, 언어 연구를 위해 텍스트를 컴퓨터가 읽을 수 있는 형태로 모아 놓은 언어 자료)에 근거한 통계적 설명이 정설로 통한다. 가령 Google에서 ‘형성평가’에 대한 대응어로 formative assessment와 formative evaluation을 쳐 넣으면 전자는 약 230만 예가 존재하고, 후자는 110만 정도가 검색된다. 따라서 어떤 것이 맞고 틀리다라는 관점이 아니라 formative assessment가 더 일반적인 인식이라고 여겨진다. 그래서 Wikipedia도 표제어로 formative assessment를 앞세우고 있으며 괄호 안에 formative evaluation을 병기하고 있다.
  2.  보편적 학습설계 UDL(Universal Design for Learning)
    보편적 설계(universal design)란 제품과 환경을 개조하거나 또는 추가적인 특별한 설계 없이도 모든 사람이 최대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공학적 개념이다. 이 개념은 건축학에서 비롯된 것으로 무장애(無障礙) 설계, 통합 설계, 혹은 모든 사람을 위한 설계라고도 한다. 장애인이건 비장애인이건 모든 사람의 다원적인 요구와 변화하는 유동적 요구를 포용할 수 있는 공통 설계요인을 최대한 반영하여야 한다. 최근에는 보편적 설계의 개념 적용 범위가 넓어져 장애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특수교육이 아니라, 처음부터 모든 학생들을 위한 보편적 설계에 기반한 학습(universal design for learning)이 강조되고 있으며 그 정의와 특징은 다름과 같다. • 정의 1 : 모든 개별 학습자에게 동등한 학습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교육과정 개발 원칙(www.cast.org) / • 정의 2 : 학습과학을 근거로 한 3가지 원칙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수업지도를 위한 틀(Karen R. Harris 외, 2012)
    • 특징 : UDL은 모든 개별 학습자에게 가장 적합한 학습 목표(goals), 학습방법(methods), 학습자료(materials), 평가(assessments)를 개발하기 위한 청사진이다. 이는 한 가지 획일적인 방법 대신 다양한 개인의 욕구에 유연하게 반응하는 맞춤식 접근이 특징이다.

     

    ▶ UDL의 3가지 원리와 9가지 가이드라인

     

    ▷ 원리1 – 교수학습할 내용을 다양한 수단으로 제시한다.
    • 가이드라인1 – 인식수단을 복수로 제공하여 선택할 수 있게 한다.
    • 가이드라인2 – 언어, 수학적 기호, 상징을 복수로 제공하여 선택할 수 있게 한다.
    • 가이드라인3 – 이해 수단을 복수로 제공하여 선택할 수 있게 한다.

     

    ▷ 원리2 – 활동 및 표현의 다양한 수단을 제공한다.
    • 가이드라인4 – 신체의 일부를 움직여 행하는 수단을 복수로 제공하여 선택할 수 있게 한다.
    • 가이드라인5 – 표현과 소통의 수단을 복수로 제공하여 선택할 수 있게 한다.
    • 가이드라인6 – 뇌의 집행기능이 담당할 역할을 복수로 제공하여 선택할 수 있게 한다. 

     

    ▷ 원리3 – 몰입을 도모할 다양한 수단을 제공한다.
    • 가이드라인7 – 흥미끌기 수단을 복수로 제공하여 선택할 수 있게 한다.
    • 가이드라인8 – 노력과 끈기를 지속시킬 수단을 복수로 제공하여 선택할 수 있게 한다.
    • 가이드라인9 – 자기조절 수단을 복수로 제공하여 선택할 수 있게 한다.

교육을바꾸는사람들 대표 이찬승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짧은 직장 생활을 경험한 후 지금의 능률교육(NE능률)을 창립하여 30년을 경영하면서 영어교과서와 참고서 등 다양한 저술활동을 했다. 2009년 회사를 매각하고,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 이란 비영리 공익단체를 설립하여, 현재 이 단체 대표직을 맡고 있다. 국가 교육시스템 재 디자인과 사회경제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는 아동, 청소년들도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치로 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개혁에 특히 관심이 많다. 수업혁신과 교육격차 완화를 위해 학습과학의 연구와 전파, 그리고 교원 연수에도 힘쓰고 있다.

  • 이메일 : eduinnovator@21erick.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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