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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바꾸는 사람들은 전 능률교육 대표 이찬승 선생님이 주축이 되어 교육개혁 연구와 실천운동을 하는 공익단체(NPO)입니다.

[천자문] ‘현장학습 기피’ 논란은 충실한가?

#1522 편집실, <교육 제4의 길> 편집진 2026.05.20

교육을 새삼 돌아보아야 할 5월, ‘현장학습 기피 현상’이 주목받고 있다. 소풍이나 수학여행이 학교 과정(課程)에서 사라지고 있는데, ‘위험 부담’ 때문에 교사들이 꺼려 그렇다고 한다. 이런 사태를 두고 대통령이 “구더기가 생기지 않을까 싶어 장독을 없애면 안 된다”고 지적하여 논란에 불을 붙였다. 교육부는 5월 안에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다급히 약속했고, 교원 단체에선 ‘안전사고’에 대한 완전한 면책을 요구한다고 한다. 학부모나 학생들도, ‘피부에 와닿는’ 사안인 만큼, 나름의 의견들을 내놓고 있다.

 

사회 구성원 다수가 관심 속에 학교 교육을 논의하게 되는 계기는 드물고 소중하다. 교육 얘기는 정치적인 이슈나 구호에 곁들여져 겉핥기로 흐르거나 ‘이해 당사자’ 일부나 참견하는 행사 정도로 꾸며지고 말곤 한다. 이런 ‘제스처’를 넘어, 학교 현장의 실천에 대해서, 특히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활동에 대해서 우리가 실감을 토대로 숙의하는 버릇을 키운다면, 앞으로 교육 담론은 더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의제로 깊이를 더해 갈 수 있을 것이다.

 

좋은 계기는 생겨났지만, 여전히, 헛되이 소모되고 말 듯하다. 논의 기조를 잡을 교육부나 교원 단체 모두 이번 사안을 ‘교육’(‘장’)이 아닌 ‘활동 재개(再開)’(‘구더기’ 제거)의 문제로만 봐 넘기고 있다. ‘현장학습 매뉴얼’에 책임 소재를 명확히 담고 뜻밖의 사고에 대한 면책 방도만 합의해 내면 논의를 끝내도 된다는 식이다. ‘악성 민원’이나 소송 등의 위협을 법제로 막아주게만 되면, 교사들은 다시 현장학습 활동을 시작할 것이고, 교육은 ‘제자리’를 찾게 되리란 생각이다. ‘구더기’ 처리하는 데만 급급하고, ‘장’이나 장독이 어떻기에 구더기들이 생기는지 근원 문제를 의식하는 기미는 없다.

 

현장학습에 따르는 면책을 어떻게 합의해 내든, 교육에 대한 불만을 민원이나 소송으로 해결하려는 학부모의 기도(企圖)가 사그라들지는 않을 것이다. ‘학부모 문화’로 더욱 확산할지도 모른다. 말하자면, ‘소비자’인 ‘나’의 ‘수요’에 교육을 맞추라고 요구하는 것이 개인 권리라고 여기는 관성이 굳어갈 텐데, 이런 추세에도 교육이 과연 제자리를 찾아갈 수 있을까? 헌법은 공교육을 국가 구성원의 ‘의무’로 규정한다. 학교 교육은 적어도 개인 필요대로 소비하거나 말 ‘서비스’는 아니라는 뜻일 터이다. 교육 현장에서 ‘개인차’ 배려가 불가결하기는 하지만, 공교육의 근본이 사적인 편익이 아닌 공동선을 추구하는 데 있다는 점이 유실되지는 말아야 하지 않겠는가?

 

교사들은 ‘완전 면책’을 바란단다. 책임의 불안을 털게만 되면 자신의 교육 행위가 시장의 서비스 상품처럼 취급되는 현실에는 눈감겠다는 뜻은 아닐 터이다. 그렇다면 법적인 보호만 받아내면 그만인 듯 외쳐선 안 될 것이다. 민원과 고소 그리고 현장학습 기피 현상이 깊게 곪은 우리 교육의 표피적 징후에 불과하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하지 않겠는가? 현장학습은 왜 하는가? 그 본디 가치를 구현하는 데 면책이면 충분한가?

 

면책이란 보호막이 없는데도 현재 현장학습을 시행하고 있는 교사나 학교는 왜 그런가? 이는 말하자면 ‘기회 편중’ 형국이고 ‘불평등’을 뜻하기도 할 텐데, 무심히 넘어가도 될 사안인가? 게다가 이번에도 교육 문제를 ‘법대로’ 풀자고들 달려드는데, 이른바 ‘사법화’ 경향은 우리 삶을 법조(法條)로 통제할 수 있는 세계 안에 가두고 교육 가치도 법정 논리로 타락시켜 버리지 않는가? 법대로만 간다면, 성문화할 수 없는 탁마(琢磨) 과정과 경지(境地)를 함축하는 교육의 과업은 근본적으로 손상되지 않겠는가? 궁극적으로, 문제는 ‘구더기’가 아니라 ‘장(醬)’이잖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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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제4의 길> 편집진 편집실

<교육 제4의 길> 편집실에서는 논급이 필요하다고 여기는 사안에 대하여 적절한 형식으로 의견을 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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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1. 성재윤 수정 삭제

    적확한 문제제기 입니다. 그런데 대안 제시까지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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