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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바꾸는 사람들은 전 능률교육 대표 이찬승 선생님이 주축이 되어 교육개혁 연구와 실천운동을 하는 공익단체(NPO)입니다.

경청(傾聽)과 공감을 연습하는 교실

#57 성진아, 사회성·감성교육연구소 소장 2014.02.13

2014년 새 학년의 시작을 앞두고 있는 2월, 국회에서는 “인성교육진흥법”이 발의될 예정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법이 4월에 국회에서 통과되면, 모든 초·중·고교에서는 의무적으로 인성교육 교과목의 수업시간을 따로 마련해서 시행해야 한다. 하지만, 인성교육진흥법의 제정여부를 떠나, 학교에서의 사회성〮감성교육 및 인성교육은 학교 폭력 예방뿐 아니라, 학생들의 정서적 안녕과 학업성취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기에, 2014년의 새로운 학년을 시작하는 이 무렵, 교사들이 쉽게 할 수 있는 작은 활동들부터 시작해 보기를 권한다.

미국의 사회성·감성교육 (Social-emotional Learning) 또는 인성교육 (character education) 커리큘럼이나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빠지지 않고 항상 포함되는 내용이 있다. 바로, “경청”이 그것이다. 요즘처럼 빠르게 발달되는 테크놀로지 속에서, 아이들은 인간 대 인간의 상호작용보다는 TV나 컴퓨터, 핸드폰과 더 많이 상호작용하며 일상생활에서 낮은 집중력을 보이고 있기에, 우리 아이들에게 그 어느 때보다, 이러한 경청의 기술을 가르치고 연습할 기회를 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21세기가 필요로 하는 인재에 반드시 요구되는 능력으로도 ‘대인관계 능력’과 ‘협동 능력’이 빠지지 않고 포함되는데, 이 능력에 반드시 요구되는 것 또한 경청이기 때문이다.

 

경청의 의미와 자세

 

우리는 이야기를 할 때, 상대방이 나의 말을 잘 들어주기를 바란다. 잘 들어 준다는 것, 즉, 경청의 의미는 무엇일까? 경청(傾聽)이란 한자어는 이 의미를 상세히 담고 있다. ‘傾(경)’이라는 한자는, ‘마음을 기울이다’는 의미를 지닌 한자로, 잘 듣기 위해서는 몸과 마음을 말하는 상대방 쪽으로 기울여야 한다는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다. ‘聽(청)’이라는 한자어를 쪼개어 그 의미를 새롭게 이해한 다음의 이야기를 한번 살펴보자.(『경청』, 조신영, 박현찬 저, 위즈덤하우스, 2007)


이를 해석해 보면, 앞부분은 왕과 같은 귀, 즉, 아주 커다란 귀를 말하는데, 이는 들을 때 집중하라는 의미라고 한다. 그리고, 열 개의 눈이라 함은 상대에 집중하는 것, 그리고 하나의 마음이란 상대의 마음과 하나가 되는 “공감”으로 커뮤니케이션의 궁극적인 목적을 뜻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렇듯, 온몸과 온마음을 다해 들을 때, 우리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내뱉는 단어만을 듣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몸짓, 말의 억양에 실린 그 사람의 생각과 마음, 감정까지 읽을 수가 있다는 말일 것이다.
이러한 경청의 태도는 이야기를 하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자신이 존경과 인정을 받고 있음을 알게 하며, 결과적으로 상대방의 자신감을 세우고, 표현의 욕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나아가 이러한 경청의 자세와 능력은 대인관계에서 일어나는 많은 오해를 예방하며, 혹여 오해와 갈등이 발생했다고 할지라도, 그 문제를 해결해 주는 에너지로 작용한다.

 

경청 수업하기

 

활동제안1(초중등) : ‘경청’의 방법 알기
경청에 대해 학생들이 생각해 보게 하고 연습해 보게 하기 위해 학년 초에 아래와 같은 간단한 활동들을 학생들과 해 보면 어떨까 제안한다.

1. 한자를 이용하여 경청이란 단어의 의미를 설명한다.
2. 두 사람씩 짝을 짓게 하고, 순서를 정해 누가 먼저 말하는 사람이 될 것인지를 정하게 한다.
3. 모두에게 최근에 가장 즐거웠던 일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고, 말하는 순서에 해당하는 학생이 주어진 시간 동안 이야기를 할 때, 듣는 사람은 경청의 자세로 듣도록 한다. 다음의 규칙을 유념하면서 서로 이야기 나누도록 이끈다.


4. 주어진 시간이 지나면, 이야기를 멈추고, 순서를 바꾸어 각각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되어보게 한다.
5. 2분 정도 후, 전체 그룹에서 자신이 이야기할 때 상대의 태도는 어땠는지, 그리고 자신의 기분은 얼마나 긍정적이었는지 이야기 나누어 보게 한다.
6. 이야기를 하고 싶게 만드는 듣는 이의 태도란 어떤 것인지에 대해 아이들의 의견을 수렴해 교사는 칠판이나 화이트보드에 기록한다.
7. 발표내용을 정리하여 경청에 필요한 주요요소를 알려준 뒤 활동을 마무리한다.

 

활동제안2(초중등) : 감정나누기
매일 아침 조회시간이나 수업시작 전에 정기적으로 하면 좋은, 감정표현과 경청을 연습할 수 있는 간단한 활동을 소개한다. 이 활동은, 학생들이 하루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자신의 현재 감정에 대해 학급 구성원들에게 나눔으로써, 부정적인 감정이나 흥분된 감정을 내면에 누르거나 숨기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에 대해 솔직하게 표현하고 왜 그런 감정이 생겼는지에 대해 얘기할 기회를 가지도록 이끈다. 학생들은 자신의 감정을 분출함으로써 진정하게 되고, 학생 서로 간에 이해와 배려가 보다 깊어질 수 있을 것이다.

 

1. 활동을 시작하기 전, 아래의 규칙을 학생들에게 이야기해 준다.
• 말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되, 질문이나 코멘트는 하지 않는다. 공감하는 코멘트나 질문은 이 활동이 끝난 후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 등에 할 수 있다.
• 말하는 사람의 감정이 어떨지 생각하며 듣는다.
• 그 자리에서 들은 것을 학급 구성원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는 얘기하지 않는다.
• 자기 순서에 말할 준비가 되지 않은 경우, “통과”라고 말하면, 나중에 말할 기회를 다시 가질 수 있다.
2. 자신의 차례가 되면 학생과 교사는 현재의 감정상태에 대해 얘기한다. 그런 감정이 생긴 이유에 대해서도 가능하다면 얘기한다. (예: 오늘 아침에 동생과 싸워서 화가 나 있어요.)

 

새학기, 경청 & 공감 활동의 의미

 

단순한 활동이긴 하지만, 위와 같은 활동을 정기적으로 꾸준히 하는 과정은 효과가 있을 것이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친구들과 선생님이 자신의 감정에 대해 관심을 갖고 배려하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게 될 것이고, 나아가 학생들은 학교에 대해 더욱 깊은 친근감과 소속감을 느끼게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감정에 관심을 가져 주고 들어주는 친구들과 선생님이 있다는 것, 그 자체로 학생들은 학교에서 안정감을 느낀다. 반대로, 학교에서 아무도 나의 감정에 대해 관심이 없다고 생각할 경우에는 학교에 소속감과 애착을 가지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많은 연구에서, 학생들의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상태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학습을 하는 데 지닌 잠재력이 충분히 발휘되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Zins, Weissberg, et al., 2004).
곧 봄이 오고 새로운 학년을 시작하는 시기가 되면, 환경의 총체적인 변화 속에서 아이들로 하여금 친근감과 안정감을 빨리 가질 수 있도록 이끄는 것, 그리고 교사와 아이들 간에 놓여 있는 서먹한 분위기를 사라지게 하는 것이 교사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나는 위에 소개한 활동들을 비롯하여 아이들의 사회성〮감성을 자극하는 다양한 교육 활동을 하는 데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말고 투자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런 시간들이 학생들의 학습 시간을 빼앗아 가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정서적 안정과 소속감을 향상시킴으로써 학습능력까지 향상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1. 『경청』, 조신영, 박현찬, 위즈덤하우스, 2007
2. Zins, J., Weissberg, P., Wang, C., & Walberg, J. (Eds.). (2004). Building academic success on social and emotional learning: What does the research say? New York: Teachers College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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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성·감성교육연구소 소장 성진아

현재 사회성·감성교육연구소 소장이자 한동대학교 교육대학원 객원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1990년대 후반부터 10여 년간 미국의 시애틀과 뉴욕 지역의 다양한 교육 현장에서 교사로 일하고, 뉴욕 공립초등학교의 사회성·감성 교육(Social-Emotional Learning) 실행에 관한 연구논문으로 컬럼비아대학(Columbia University)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13년부터 한국의 학교 현장에 맞는 사회성·감성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 교육을 실천하려는 교사들을 지원하는 일을 해왔다. 그 외 소외계층 아동·청소년을 위한 사회성·감성 향상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이메일 js248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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