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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바꾸는 사람들은 전 능률교육 대표 이찬승 선생님이 주축이 되어 교육개혁 연구와 실천운동을 하는 공익단체(NPO)입니다.

사회정서교육의 실행과 학교 관리자의 리더십

#1491 최서윤, 숙명여자대학교 교수 2026.04.15
사회정서교육 실행을 위한 학교 관리자의 역할을 살펴보며, 그 관리자의 리더십이 갖는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학교 관리자의 리더십이 지속 가능한 사회정서교육의 토대가 될 수 있음을 주장합니다.                                               

 

 

사회정서교육의 배움터 “학교”

 

학교는 매일 아침 아이들의 활기찬 등교로 하루가 시작된다. 학교는 단순히 교과 지식만 배우는 곳이 아니라 교사와 친구 등 여러 관계를 통해 삶의 기술을 습득하고, 유대감과 소속감을 느끼며 성장하는 곳이다. 친구와 다투게 되었을 때 다시 화해하고, 예상치 못한 실수와 실패를 경험했을 때 털고 일어나 회복하며, 타인의 아픔을 공감하고, 친구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며 공부한다. 이처럼 지적인 성장과 더불어 마음 근육을 단련하는 과정을 통해 학교의 본질적인 기능과 존재 이유를 확인할 수 있으며, 이는 우리가 지향하는 ‘사회정서교육: 보편적 마음교육’의 목표이기도 하다.

 

우리는 종종 언론 매체를 통해 학교 현장에서 일어나는 극심한 갈등과 위기 상황을 접하게 된다. 아동·청소년의 불행지수, 자살률, 자퇴율, 정신건강 위기 등의 수치를 보면서 대책을 세우는 논의를 한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에도 전국의 수많은 학교와 교실에서 교사와 학생이 서로의 긍정적인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는 사실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사회정서교육은 이미 발생한 학교 폭력, 교권 침해, 학업 위기 등을 수습하기 위해 투입한 ‘응급처치’가 아니다. 우리 아이들이 자기 자신의 내면을 깊이 이해하고, 타인과 건강하게 연결되며, 다가올 미래 사회를 행복하게 살아갈 어른으로 자라나게 하는 든든한 ‘마음 비타민’이자 튼튼한 ‘배움의 토양’이다.

 

사회정서교육이 개별 교실을 넘어 학교 전체의 일상적인 문화로 굳건히 정착하기 위해서는 지속 가능한 지지 자원이 필요하다. 그 핵심은 학교 전체 시스템을 설계하는 ‘학교 관리자’다. 사회정서교육은 일회성 이벤트나 특강, 특별활동 수업으로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각 교과 과정과 학교 일과 활동에 일관된 방향으로 자리 잡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목표를 학교의 비전으로 삼고, 모든 학교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교육에 참여할 수 있는 동기와 의지를 이끌어내는 관리자의 역량에 사회정서교육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회정서교육 실행을 위한 학교 관리자 역할

 

사회정서교육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듯이 국어나 수학처럼 주당 몇 시간을 배정하여 진도를 나가며 가르치고 평가할 수 있는 분절된 교과가 될 수 없다. 사회정서교육이 의무적으로 시행되기 전부터 이미 우리 교육은 아이들의 사회정서 발달을 위해 애써왔지만, 너무 익숙하게 실천해 왔고, 이를 당연하게 여기느라 그 목적과 중요성을 알리는 데는 충분히 고민하지 못했다.

 

현재 우리 교육은 아이들의 사회정서역량을 함양시키기 위한 명확한 목적을 갖고 있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한 목표와 비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사회정서교육은 학교 안에서 아이들의 발달과 성장을 돕는 모든 상호작용 속에 깊이 스며들어야 하는 ‘문화(culture)’이자 ‘분위기(climate)’가 되어야 한다.

 

한 명의 열정적인 교사가 자신의 교실 안에서 공감과 소통을 강조하며 고군분투하더라도, 학교 전체의 분위기가 뒷받침해 주지 않는다면 그 교실 안의 분위기는 학교 전체와 괴리된 이질감만 느끼게 되고, 교사는 오히려 무력감과 소진을 경험하게 된다. 반대로, 학교 전체가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는 따뜻한 언어를 사용하고, 사회정서역량 증진의 목표 실현을 위해 교사와 학생의 관계를 중시하여 안전한 분위기를 공유한다면, 교사들이 기울이는 작은 노력도 엄청난 교육적 효과를 발휘하게 될 것이다.

 

학교의 분위기는 교사 한 명의 힘만으로는 일궈낼 수 없다. 학교 관리자가 사회정서교육의 실행에 관한 명확한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고, 리더로서 학교 구성원인 교사의 역량 강화를 강조하고 이를 이끌어 나갈 때 비로소 이루어질 수 있다.

 

사회정서교육의 성과가 교사의 사회정서역량에 좌우된다는 것은 이미 국내외 연구 결과들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CASEL에서는 학교 관리자의 역할에도 주목하고 있다. 즉, 학교 전체 분위기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학교 관리자가 교사들을 격려하고, 사회정서교육을 교과 수업과 교내 활동에 적용하도록 지지하는 역할을 강조한다. 또한 학교 관리자는 사회정서교육의 실행을 적극적으로 이끌어 긍정적인 학교 문화를 조성하는 데 주된 역할을 맡는다.

 

 

사회정서교육 실행력을 높이는 학교 관리자의 리더십

 

한 단체의 경영을 책임지는 관리자에게 리더십은 필수 역량이다. 사회정서교육을 교육 철학의 관점에서 볼 때, 학교라는 배움터에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학교 경영을 이끌어가는 리더십이 발휘되어야 한다. 따라서 사회정서교육의 실행력을 높이는 학교 관리자에게 요구되는 리더십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교사의 마음을 먼저 세심하게 돌보는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이다. 서번트 리더십은 권위로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의 성장을 돕고 그들이 자신의 역량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는 심리적·물리적 환경을 조성하는 데 초점을 둔 리더십이다. 사회정서교육을 교육 현장에서 직접 실천하는 가장 중요한 주체는 결국 교사다. 교사가 심리적으로 바닥까지 소진되어 있고 산더미 같은 행정 업무에 치여 하루하루가 불안하다면, 학생의 감정 변화를 민감하게 알아차리고 다정하게 품어줄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없다. “교사가 느끼는 심리적 안전감이 학생의 정서적 성장을 위한 최우선의 전제조건”이라는 말은 교육계에서 변치 않는 진리다. 학교 관리자가 통제하고 지시하는 차가운 ‘행정가’에서 벗어나, 교사의 어려움을 깊이 경청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따뜻한 ‘조력자’가 될 때, 교사들이 얻은 위로와 긍정적인 에너지는 자연스럽게 교실 속 아이들에게로 전달될 것이다.

 

둘째, 가슴 뛰는 비전을 공유하고 자발성을 이끌어내는 ‘변혁적 리더십(Transformational Leadership)’이다. 변혁적 리더십은 단순히 현재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넘어, 조직이 나아가야 할 명확하고 가치 있는 비전을 제시하고 구성원들에게 내적 동기를 강력하게 부여하여 자발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리더십이다. 사회정서교육이 왜 우리 학교에 필요한지, 그리고 이것이 궁극적으로 아이들과 교사의 삶을 어떻게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진정성 있고 감동적인 비전을 함께 나누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셋째, 리더 스스로가 정서적 롤모델이 되는 ‘진성 리더십(Authentic Leadership)’이다. 아무리 막대한 예산을 들여 훌륭한 시스템을 갖추더라도, 그것을 이끄는 리더의 일상적인 언행이 일치하지 않는다면 구성원들의 신뢰는 순식간에 무너질 것이다. 진성 리더십은 리더 스스로가 높은 수준의 자기 인식(Self-awareness)을 바탕으로 진정성 있게 행동하며, 타인과 솔직하고 투명한 관계를 맺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곧 학교 관리자 스스로가 그 누구보다 훌륭한 ‘사회정서역량’을 내재화하고 있어야 함을 뜻한다. 교실의 아이들이 교사의 뒷모습을 보고 은연중에 배우듯, 학교의 교사들은 관리자의 뒷모습을 보고 조직의 문화를 체득한다. 위기 갈등 상황에서도 감정을 지혜롭게 통제하고 합리적으로 대화를 이끌어가는 관리자의 모습 그 자체가 가장 강력한 사회정서교육 텍스트가 될 수 있다.

 

 

지속 가능한 사회정서교육을 이끄는 리더십을 위한 준비

 

학교 관리자의 리더십은 한 번 갖추었다고 해서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학교 상황과 맥락에 따라 적용해야 하며, 리더십을 갖추기 위한 준비를 꾸준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오늘의 해법이 내일의 해법이 될 수 없기 때문에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노력을 지속하며 성장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학교 관리자의 소통 방식과 언어 표현의 근본적 전환이 교사들과의 심리적 거리를 좁히고 학교 내 분위기를 변화시킬 수 있다. 예를 들면, 교직원 회의를 시작할 때 바로 행정 안건에 들어가기보다는, 교사들과 가벼운 감정 체크인(Check-in) 시간을 짧게라도 마련할 수 있다. 교실 안에서 학생들에게 적용하는 사회정서교육 활동을 교사들도 직접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학교 관리자 이전에 교사였던 그 시절의 모습으로 교사 간 상호작용 안에서 사용하는 긍정의 언어, 지지와 격려의 언어가 개별 교실 안의 언어를 더욱 부드럽게 바꿀 수 있다.

 

학교에서의 노력만으로는 사회정서교육이 완성될 수 없다. 학교 관리자는 학기 초 학부모 총회나 정기적인 학부모 연수를 통해 학교가 추구하는 사회정서교육의 철학을 공유해야 한다. 나아가 각 가정에서도 자녀의 서툰 감정을 비난하지 않고 읽어주는 올바른 양육이 일관성 있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안내하고 독려하는 지역사회의 리더 역할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 관리자의 리더십과 사회정서교육의 본질

 

학교는 교육의 주체들이 모여 끊임없이 성장하는 유기체다. 우리 아이들은 저마다의 색깔과 속도로 성장하며 자신만의 모습을 찾아간다. 사회정서교육은 아이들이 진정한 자기를 찾아가며 사회 속에서 어울리며 함께 할 수 있는 성장을 돕는 밑거름이 된다. 이를 위해 학교가 서로를 존중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함께 어울리는 문화가 정착하도록 기반을 마련하는 경영 철학을 지녀야 한다.

 

학교 관리자의 따뜻한 서번트 리더십, 역동적인 변혁적 리더십, 그리고 올곧은 진성 리더십이 한데 어우러져 조화롭게 발휘될 때, 학교는 비로소 단순한 지식의 학습 공간을 넘어 ‘따뜻한 인성을 바탕으로 내면의 성장’을 이끄는 사회정서교육의 본질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정서교육은 점점 우리에게 익숙해지고 있다. 이를 학교의 중심에 놓는 것에 학교 관리자의 리더십이 더해질 때, 학교는 학생의 마음이 자라는 배움의 공간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 그리고 그 변화는 분명, 우리가 기대하는 것보다 더 오래 지속되는 교육 철학이 될 것이다.

 

※ 본 칼럼은 필자의 고유 의견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의 공식 견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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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자대학교 교수 최서윤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 상담교육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며, 사회정서교육의 현장 적용을 위한 연구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예비교원, 현직교사, 학부모 교육을 통해 학교 현장의 한국형 사회정서교육의 안착을 위해 힘쓰고 있다.

  • 이메일 : wejo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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