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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바꾸는 사람들은 전 능률교육 대표 이찬승 선생님이 주축이 되어 교육개혁 연구와 실천운동을 하는 공익단체(NPO)입니다.

지역 통합 특별법이 교육자치에 미치는 영향

#1477 홍섭근,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연구위원 2026.03.18
행정통합이 교육자치에 미치는 영향과 파장에 주목하여, 이미 통과된 전남·광주 통합 특별법을 중심으로 향후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를 예측해 봅니다. 이후에 다른 지역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살펴봅니다.

 

 

1. 들어가며

 

대한민국의 시·도 지형이 변화하고 있다. 현재 17개 시·도가 존재하지만, 사실상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중심의 일극 체제가 지속되어 왔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행정통합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중 광주·전남 통합법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입법이 완료되었고, 6·3 지방선거에서 통합된 지자체장과 교육감을 선출하게 된다.

 

이 외에도 아직 법률안이 통과되지는 않았지만 대구·경북 행정통합과 대전·충남 통합 논의 역시 별도로 진행되고 있다.

 

행정통합은 다양한 측면에서 논의될 수 있으나, 본 글에서는 특히 교육자치에 미치는 영향과 파장에 주목하고자 한다. 이미 통과된 전남·광주 통합 특별법을 중심으로 향후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를 예측해 보고, 이후 추진될 가능성이 있는 대구·경북, 대전·충남 행정통합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다만 3월 중 법률안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통합을 전제로 한 선출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2. 전남·광주 통합 특별법 중 교육자치 관련 내용

 

광주·전남 교육계는 통합 논의 과정에서 교육자치권과 재정·인사 자율성 보장을 핵심 요구로 제기해 왔다. 이에 따라 특별법에는 교육자치에 관한 별도의 조항이 마련되었다. 우선 교육자치권의 독립을 법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통합특별시 특별법은 행정자치와 별개로 교육자치권을 인정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통합 이후에도 교육정책과 교육행정 운영에서 일정한 독립적 권한을 확보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또한 통합교육감은 직선제로 선출된다. 통합특별시 출범 이후에도 교육감은 자치단체장과 별도로 직선제로 선출하도록 규정하였다. 이는 교육정책에 대한 지역 주민의 민주적 의사 반영을 강화하기 위한 장치로 볼 수 있다. 당초 교육감 제도를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으나, 결국 현행 직선제 교육감 체계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정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교직원 인사 운영에 대한 특례도 포함되었다. 교직원의 인사, 전보, 승진 등에 있어 기존 광주와 전남의 관할 구역을 일정 기간 유지하는 안정 장치를 마련하여 통합 직후 대규모 인사 이동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고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려는 취지이다.

 

또한 교육정책의 자율성 확대도 포함되었다. 감사, 예산 편성, 학교 설립 등 약 21개 교육 분야에 특례 조항을 반영하여 지역 실정에 맞는 교육정책 수립과 실행이 가능하도록 설계하였다. 아울러 민주시민교육과 지역특성 교육을 강화하고 지역 정체성을 반영한 교육을 추진하도록 하였으며, 소규모·농어촌 학교 지원과 외국인 유학생 대응 등 지역 교육 현안 해결을 위한 자율성 확대 조항도 포함되어 있다.

 

 

3. 특별법이 교육자치에 미치는 영향

 

현재 특별법의 내용만으로 향후 교육자치에 어떤 영향이 나타날지 정확히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대구·경북, 대전·충남 행정통합에서도 유사한 내용이 담길 가능성이 있지만, 실제 변화는 시행령과 세부 제도 설계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법률 문구 하나가 제도의 방향을 바꿀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별법 초안이 논의되는 과정에서 교육단체들의 반발도 상당히 거셌다. 교원단체들은 행정통합 특별법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히며 법안 재검토를 촉구하기도 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성명을 통해 “공교육의 기반을 흔들고 교육을 경쟁 체제로 몰아넣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교육감 지정만으로 자율학교와 영재학교 등을 쉽게 설립할 수 있는 조례 가능성을 지적하며 “공공재정이 특정 학교 유형에 집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특별법이 특목고·국제과정·외국교육기관을 지역발전 유인책으로 활용하게 될 경우 교육이 공공정책이 아니라 경쟁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 역시 통합 이후 교육예산이 일반 행정 예산에 밀릴 가능성을 우려하며 교육의 질 저하와 교사 업무 증가 가능성을 지적했다. 특히 교육 운영의 핵심 기준을 법령이 아닌 통합특별시 조례에 위임할 경우 지역 정치 상황이나 이해관계에 따라 교육 원칙이 흔들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초·중·고 교원 간 교차 지도 허용이나 유치원 3세 미만 아동 입학 특례 등이 교육의 질 저하와 교원 소진을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교원단체들이 지적한 것처럼 특별법 시행 이후 다양한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법 시행 과정에서 여러 시행령이 만들어지고, 재정과 정책 운영에서 일반자치와의 관계도 새롭게 정립될 수밖에 없다.

 

사실 지금까지도 일반자치와 교육자치의 통합 논의는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교육자치가 독립적으로 예산을 운영해 온 구조 때문에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 대한 비판 역시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경제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교육재정은 비교적 여유가 있다는 지적이 언론을 통해 반복적으로 제기되었고, 감사원의 감사 결과 역시 논쟁의 계기가 되었다.

 

물론 일부는 사실이고 일부는 확대 해석된 측면도 있다. 그러나 디지털 기기 보급이나 현금성 지원 등 선심성 예산이 확대된 사례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현재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교육감 후보들 사이에서도 현금성 지원 예산 공약이 경쟁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교육복지나 기본소득의 관점에서 일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지만, 재정 여건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향후 국세와 지방세 조정 문제, 교부금 감소 가능성, 교육청 인건비와 같은 경직성 경비 증가, 기금 소진 및 지방채 발행, 담배소비세 일몰, 고교 무상교육비 부담 확대, 고등교육 재정 수요 증가 등 다양한 재정 변수들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자체가 교육청 전출금을 줄이거나 교부 권한을 요구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지방선거 이후에는 교육재정교부금 제도 개편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도 크다.

 

문제는 이러한 논쟁이 결국 교육자치 축소와 일반자치와의 통합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통합 특별법에서도 이러한 흐름의 단초를 찾아볼 수 있다. 한편 교육자치 내부의 문제도 지적할 필요가 있다. 교육부와 교육청은 다른 기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폐쇄적인 조직 구조를 유지해 왔다. 특히 교사 집단은 전문성을 이유로 외부 요구에 대해 개방이나 공개에 소극적이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이 과정에서 학부모나 국민들의 요구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는 인식이 형성되었고, 이러한 불만이 현재 교육자치에 대한 비판으로 되돌아오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완전히 동일한 사례는 아니지만 사법부 개혁 논의에서도 유사한 구조를 볼 수 있다. 전문성을 이유로 권한을 독점하려는 구조가 국민 눈높이와 충돌하면서 개혁 요구가 커졌다는 점에서 일정 부분 비교가 가능하다. 물론 교사들을 권력 집단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외부에서 볼 때 교육행정과 교직 사회가 폐쇄적으로 보였다는 지적은 부정하기 어렵다. 이러한 인식이 확산될 경우 교육자치의 독점적 구조 역시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향후 특별법 시행 과정에서 어떤 제도가 만들어질지, 시행령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그리고 학부모 단체나 시민단체가 어떤 요구를 제기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4. (사례) 통합 이후 예상되는 인사제도 변화

 

법률이 통과된 전남·광주 사례를 중심으로 인사제도 변화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해당 법안은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를 폐지하고 전남·광주 통합특별시를 설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결국 하나의 시·도가 되는 것이다. 물론 현재 법안에는 기존 인사제도를 유지한다는 단서가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이것이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시간이 지나면 통합된 행정 체계에 맞는 새로운 인사 시스템이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전보와 승진 제도에서 상당한 혼란이 예상되기에 적극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광주는 광역시 체제로 운영되어 왔기 때문에 농어촌이나 벽지 개념이 거의 없다. 반면 전남은 섬 지역과 농어촌 지역이 많아 벽지 근무에 따른 승진 가산점이 상대적으로 많다. 두 지역을 하나의 인사 체계로 통합할 경우 전남 지역 교원들이 승진에서 유리해지는 구조가 나타날 수 있다. 과거에도 타 시·도로 전출·전입한 교원의 승진 점수 인정 문제는 여러 차례 논란이 된 바 있다. 이미 획득한 점수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떤 방식으로 제도를 설계하더라도 일정 기간 전남 교원들에게 유리한 구조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통합 이후 교원의 이동을 완전히 제한하기도 어렵고, 기존 점수를 무효화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전보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인사 교류 범위가 확대되면 도심에서 근무하던 교사가 산간 오지나 섬 지역 학교로 발령될 가능성이 생긴다. 현재 교사들은 각 시·도 교육청별로 선발되어 해당 지역 안에서 순환 근무를 한다. 그러나 행정통합 이후 하나의 교육청 체계로 운영될 경우 순환 근무 범위는 크게 넓어질 수밖에 없다. 전남에는 섬 지역 학교가 많다. 이러한 지역은 교원들에게 선호도가 높은 곳은 아니기 때문에 승진 가산점 제도나 지역 트랙제 등이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승진을 선호하지 않는 젊은 교사들도 늘어나면서 교육청의 인사 운영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전남에서는 광주 인근 지역이 가장 인기 있는 근무지로 알려져 있으며, 실제로 광주에 거주하면서 전남 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원도 적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남·광주가 통합될 경우 많은 전남 교원들이 광주 근무를 희망할 가능성이 있다. 결국 선호지와 비선호지 간 격차는 더욱 확대될 수 있다. 교원은 보통 한 학교에서 3~4년 정도 근무한다. 따라서 통합 이후 순환 근무 제도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상당한 혼란이 발생할 수도 있다. 또한 학령인구 감소로 소규모 학교가 증가하고 있는데, 이러한 학교들은 대부분 전남 지역에 위치해 있다. 이 역시 인사제도 설계에서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된다.

 

이처럼 다양한 문제들이 존재할 수 있는데, 단순히 기존 체계를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만으로는 해결이 어렵다. 그렇다고 무리한 물리적 통합 역시 쉽지 않다. 결국 필요한 것은 투명한 정보 공개와 구성원 설득, 그리고 집단지성을 통한 제도 설계일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서로의 고통을 일정 부분 분담하려는 자세일 것이다. 통합에는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외에도 교육전문직 임용, 신규 교사 선발 등 다양한 인사 제도의 변화 가능성이 있다. 교사가 국가공무원인 만큼 상급 기관의 정책 결정에 따라 제도 변화가 이루어질 가능성도 크다. 인사 제도 하나만 보더라도 이처럼 큰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다른 교육적 상황까지 고려한다면 앞으로의 여건이 결코 녹록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5. 나가며

 

전남·광주 통합특별시에 대한 기대는 분명 존재한다. 그 취지 자체를 부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통합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에 대한 냉정한 예측과 정책적 대비는 필요하다. 교육자치 관점에서 볼 때 지금까지 충분히 논의되지 않은 중요한 질문이 있다. 학령인구 감소 상황에서 통합이 실제로 얼마나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가라는 문제이다.

 

결국 지역에 학생 수가 늘어나고, 정주 인구가 증가하며, 인프라가 개선되고, 젊은 층의 유입이 이루어질 수 있는가가 핵심이다. 개인적으로는 이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일시적으로 건설 경기나 기업 유치가 이루어질 수는 있다. 그러나 그것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은 높지 않을 수도 있다. 결국 학생 수 감소라는 구조적 문제는 그대로 남을 수 있다. 만약 그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교육자치는 통합 이후에도 계속 축소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그때는 다른 시·도와의 추가 통합이나 통합을 통한 대규모 예산 확보도 쉽지 않을 것이다. 결국 필요한 것은 지역이 수도권과 견주어도 될 만큼 매력적인 도시로 국민들에게 인식되어야 한다. 그 외에도 교육도시로 거듭나야 교육자치가 유지될 수 있다고 본다. 중앙 의존적 구조나 단순한 규모 확대 전략만으로는 지역 활성화를 이루기 어려울 수 있다. 지역의 노력과 절박함을 부정하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러한 선택은 마지막 도전에 가까울 수도 있다. 다만 그 이후에 대한 전략이 없다면 통합 역시 일시적인 기대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 수도권 일극 체제를 막기 위해 규모를 키우려는 시도가 오히려 교육자치를 약화시키거나 일반자치에 종속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은 없는지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급하게 만들어진 제도는 종종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낳는다. 통합 자체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일 수 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그 이후 어떤 제도와 정책으로 학교 현장을 변화시킬 것인지에 대한 논의다. 학생들이 성장한 이후에도 그 지역에 머물고 싶어 하는지, 지역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는지는 교육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지역 균형 발전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난 창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무엇이 정답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다만 앞으로의 사회는 기존 상식을 넘어서는 새로운 시스템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행정통합과 제도 변화, 그리고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 속에서 우리는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어떤 사회를 남겨줄 것인지 고민해야 할 시점에 서 있다. 이제 그 질문에 대해 지역의 교사와 시·도민들이 함께 답해야 할 시간이다. 고통 없는 성장은 없다. 선택의 순간에 따르는 대가는 결국 책임으로 감당해야 한다.

 

※ 본 칼럼은 필자의 고유 의견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의 공식 견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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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연구위원 홍섭근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연구위원이며, 교육정책 관련 다수의 저서 및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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