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테크 학교 현장에서 사회정서교육(SEL)은 어떻게 나아가야 할까?
| “사회정서교육과 에듀테크가 함께 발전하기 위해서는 그 활용 방향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에듀테크와 사회정서교육이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나아갈 때, 진정한 미래 교육이 완성될 것이다.” [본문 중에서] |
지난 1월, 서울 코엑스에서 ‘교육이 미래다(The Future is Education)’라는 주제로 제22회 대한민국 교육박람회(EDUCATION KOREA 2025)가 열렸다. 필자도 사전 등록을 마치고 아침 일찍 서둘러 개관 첫날 입장하였다. 박람회에서는 AI 디지털 교과서, 빅데이터, 에듀테크 기반의 맞춤형 학습 시스템을 집중 조명하고 있었고, 다양한 에듀테크 기술들로 학습 효율성과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교사와 학생이 디지털 교과서를 활용하여 수업하는 체험은 마치 1:1 개인 교습 시간인 듯했고, 모르는 문제를 채팅창에 입력하면 교사가 즉시 답을 해 주는 시스템이었다. 필자도 디지털 교과서 체험을 해보았다. 몸은 현장에 있는 것이 분명했지만 마음은 디지털 기기 안에 있는 것 같았고, 이것저것 눌러보는 신기함에 빠져서 내 옆에서 체험하고 있는 선생님은 어떻게 문제를 풀고 있는지, 지켜보는 담당자의 표정은 어떤지,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체험하고 있는지 살펴볼 겨를을 챙기지 못하였다. 누군가는 필자를 보며 집중력 있게 체험한다고 피드백하며, 학생들의 집중력 향상에도 효과적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체험을 마친 필자의 소회는 다소 달랐다. 선생님과 대화 한마디 없이 오로지 채팅만으로 한 시간을 보낸 수업이었다.
예로부터 교육은 선생님과 학생이 마주 앉아 배움과 가르침을 받고, 묻고 답하는 상호작용을 통해 마음을 나누고, 친구들과 협업하고 공유하면서 성장하는 것을 지향해 왔다. 시대적 흐름에 따라 교육의 분위기나 도구도 발전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서로 마음을 나누고 공유하고 협업하는 활동을 통해 이루어지는 성장이 교육’이라는 기본은 지켜져야 하는 것이 아닐까? 화려한 에듀테크 기술들은 분명 신기하고 흥미로웠지만, 사회정서교육(Social Emotional Learning, 이하 SEL)의 관점에서 보면 아쉬운 점도 적지 않았다.
에듀테크가 사회정서교육을 끌어낼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사회정서교육(SEL)은 학생들이 감정을 인식하고 조절하며, 타인과 건강한 관계를 맺고 책임감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교육 접근이다. 필자는 AI 기반 맞춤형 학습 시스템과 사회정서교육의 접목 가능성을 초점에 두고 실시간 학습 모니터링 도구들을 살펴보았다. 에듀테크 자료들은 그야말로 척척박사로 모르는 것 없이, 아는 것만 있는 아주 훌륭한 선생님이었다. 이러한 기술들을 잘 활용한다면 학생들이 자기주도 학습을 통해 사회정서교육의 자기인식과 자기관리 능력을 키우는 데 기여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학생의 입장에서 ‘나는 모르는데 AI는 너무 많이 알고 있어’,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따라잡을 수 없다’는 열등감에 휩싸이거나, 이미 자신의 무력함을 인정하고 더 이상 노력하지 않으려는 학습된 무기력감만 갖지 않는다면 이러한 도구들은 매우 효과적인 학습 보조 수단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아이스크림미디어의 ‘아이스크림S’, 미래엔의 ‘디지털초코’ 등은 AI를 활용해 개별 학습자의 수준을 분석하고 맞춤형 학습 콘텐츠를 순식간에 제공해 주었다. 학습자가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 자신이 구체적으로 설명도 하기 전에 진단이 나왔다. 배움의 과정에서는 자신이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 설명하는 중에 스스로 터득하기도 하고, 더 깊은 지식의 연결이 일어나 통찰도 하게 되고, 다시 한번 도전하는 시도를 해보면서 새로운 지식을 알아가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그런데 디지털 교육의 과정은 이러한 노력에 대한 단맛을 느낄 겨를도 없이 애쓰지 않아도 모르는 문제를 뚝딱 해결해 주었다. 수업 시간에 교사가 협업 활동을 하지 않는 한 자연스럽게 친구에 물어볼 기회를 갖거나 친구를 관찰할 시간은 주어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AI와 대결하며 다른 식으로 문제를 풀어보며 의견을 나누어 볼 수도 없는 일이다.
긍정적인 관점에서 보면, AI와 에듀테크의 발전은 학생들의 사회정서역량을 충분히 강화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특히, 가상현실(VR) 기반의 협업 학습은 또래 관계 형성과 의사소통 기술을 연습하고 향상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가상의 공간에서 친구와 만나 친구관계 기술을 연습할 수도 있고, 반복 연습하면서 여러 가지 상황에 맞는 사회적 기술을 훈련할 수도 있다. AI 기반의 상담 도구를 활용한다면 학생들의 감정 상태를 즉시 분석하여 정서적 피드백을 제공할 수도 있다. 필자가 체험한 AI MBTI 도구는 좋아하는 그림 몇 개를 누르니 성격유형을 알려주었다. 친구와 서로 좋아하는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나와 다른 타인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교수학습 접근을 한다면 충분히 활용이 가능하겠다.
교사가 디지털 도구 활용에 관한 컨트롤 타워의 역할을 하며 수업 시간을 학생들이 주도할 수 있도록 만든다면, 학생들의 사회관계 역량과 문제해결 능력이 향상될 수 있다. 또한, 서로 의견을 나누고 조율하는 과정을 통해 더 나은 선택을 도출하고 책임 있는 의사결정 능력도 기를 수 있다. 이는 교사가 수업을 어떻게 이끌고 에듀테크 자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있는 문제이다.
기술 중심의 교육에서 사회정서교육에 대한 방향은 여전히 모호하다
기술 중심으로 기획된 박람회이기에 학교 교육과 사회정서교육의 연계성에 대한 관심은 매우 부족해 보였다. 학교는 단순히 공부를 배우는 곳이 아니라, 전인적 발달을 돕고 사회에서 필요한 적응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장소이다. 이러한 학교의 본래 기능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학습 성취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둔 AI 분석과 맞춤형 콘텐츠가 강조되고 있었다.
교사들이 사회정서교육의 접근으로 활용할 수 있는 AI 도구로는 ‘AI 마음일기(테바소프트)’가 전시되어 있었다. 학교 현장에서 이미 교사들을 통해 상용되고 있는 이 도구는 학생들이 감정을 체크하고, 일기를 작성하면서 스스로 마음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애플리케이션이다. 교사들은 반 학생들의 마음 상태를 확인하여 정서행동 위기가 의심될 때 즉시 개입할 수 있도록 지원받을 수도 있다. 학생들은 개인적인 일기뿐만 아니라 체험학습 보고서, 협업 보고서, 독서감상문 등 다양한 주제로 글쓰기를 할 수 있고, 학급경영 차원에서 토론과 토의의 장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특히, 인공지능 ‘심스’가 자동으로 위로와 공감의 댓글을 남겨주며,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수업 시간에 이 도구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교사들이 세밀하고 촘촘하게 시간 계획을 설계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교사들이 효과적으로 사회정서교육을 지도할 수 있도록 돕는 에듀테크 솔루션이 부족하다는 것은 아쉬운 점이었다. AI 기반 학습 분석 도구는 많았지만 학생들의 감정 모니터링 앱이나 또래 간 협업을 증진케 하고 사회정서적 발달을 모니터링하고 지도할 수 있는 도구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학생들의 감정 인식과 조절, 공감과 협업을 길러주는 솔루션은 결국 교사가 에듀테크 자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있으며, 교사의 역량과 몫으로 남겨진 셈이다.
그렇다면, 교사들은 어떻게 이 혼란을 헤쳐 나가야 할까? 교사들 또한 사회정서역량을 최대한 발휘하여 서로가 협업하고 끌어주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특히, 오랜 경력을 지닌 교사들의 경험을 공유하고, 교육 현장의 변화에 대처하며 학생들과 함께한 사례들을 배움으로써 에듀테크 시대를 준비하는 문제해결 방안과 아이디어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에듀테크와 사회정서교육의 조화를 이루기 위한 방향성
이미 우리의 교육 현장은 에듀테크 시대로 접어들었다. 교사가 이끄는 교실 혁명 속에서 에듀테크가 주인공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몇 가지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즉, 사회정서교육과 에듀테크가 함께 발전하기 위해서는 그 활용 방향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첫째, 사회정서역량 중심의 AI 기술 활용이 필요하다. 교육부가 추진하는 또 다른 정책으로는 2025년부터 강화하는 한국형 사회정서역량 교육이 있다. 한국 문화의 교육적 특수성을 고려한 한국형 사회정서역량 교육은 ‘자기’, ‘관계’, ‘공동체’, ‘마음건강’이라는 4개의 핵심역량을 기본으로 한다. CASEL의 사회정서교육(SEL)과의 두드러지는 차이점은 ‘공동체’이다. 우리 문화는 모두가 함께 협력하고, 집단의 분위기에 맞추어 어울리는 것을 중시해 왔다. 학교문화도 마찬가지로 ‘공동체’ 의식 함양을 끌어내어 ‘2015 인성교육진흥법’에서 추구하는 8가지 인성덕목(예, 효, 정직, 책임, 존중, 배려, 소통, 협동)을 목표로 학교가 학생들의 사회정서역량을 위해 앞장서겠다는 큰 의지를 보여왔다. 이러한 교육의 방향성이 에듀테크와 함께 발맞추어 갈 수 있도록 기술적 활용에 대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둘째, 교사와 부모를 위한 사회정서역량 강화 지원 도구의 확대가 필요하다. 사회정서역량은 교실과 가정의 연계가 잘 이루어질 때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으나, 우선적으로 교실 안에서 교사가 학생들의 감정을 분석하고 정서적 피드백을 제공하여 생활지도를 한다면 심각한 정서행동 위기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AI 마음일기’와 같은 교사용 도구가 다양하게 개발된다면 교실 안에서 사회정서학습을 자연스럽게 적용하여 에듀테크 기술을 조화롭게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학교에서 하고 있는 에듀테크 활용 교육이 가정에서 연계될 수 있도록 부모교육의 강화도 필요하다. 디지털 교과서 도입이 교육계에 혼란을 줄 것이란 우려로 그 지위가 교육자료로 강등된 점은 이해할 수 하지만, 학교와 가정의 연계 교육을 강화하는 에듀테크 활용 방안이 대안으로 나온다면 사회정서역량을 함양하는 가정 연계 접근으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사회정서역량에서 중요한 ‘공동체’는 나와 타인의 관계를 모두 포용하는 것으로 교육 안에서 자연스럽게 습득되는 것이 필요하다. 더 넓은 시각에서 이를 제안해 본다면, 장애인식 교육과 함께 하는 ‘베리어 프리(Barrier-Free)’ 교육 접근에 대한 기술적 제도도 필요하다. 베리어 프리는 물리적 환경 개선뿐만 아니라 디지털 학습에서 AI 자막 서비스(예: 청각장애 학생을 위한 실시간 자막 제공, 프리윌린 ‘스쿨플랫’)나 음성안내 시스템, 점자 학습 자료 등을 들 수 있다. 에듀테크에서도 베리어 프리 개념이 강화된다면 장애 학생들도 비장애 학생과 동등하게 학습하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수 있으며, 비장애 학생들은 장애 학생들을 위한 콘텐츠를 자연스럽게 접하면서 배려와 조율의 사회정서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헤쳐 나가야 할 길은 멀다
기술이 교육을 혁신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교육의 본질이 ‘사람’이라는 점이다. 이것은 변하지 않는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의 진리이다. AI와 데이터 분석이 학습 효율성을 높이는 만큼이나, 사회정서역량을 강화하여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에듀테크 기술을 활용하고, 서로 협력하는 공동체 안에서 정서적으로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에듀테크와 사회정서교육이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나아갈 때, 진정한 미래 교육이 완성될 것이다. 현재 우리의 눈앞에 주어진 에듀테크 기술을 누가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보다는 학생들의 사회정서역량 강화를 위해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신중하게 시도하고 차근차근 시행착오를 통해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이다.
※ 본 칼럼은 필자의 고유 의견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의 공식 견해가 아닙니다.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 상담교육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며, 사회정서교육의 현장 적용을 위한 연구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예비교원, 현직교사, 학부모 교육을 통해 학교 현장의 한국형 사회정서교육의 안착을 위해 힘쓰고 있다.
- 이메일 : wejoy@hanmail.net

안녕하세요, 교육학을 전공하지도 않았는데, 학교 외부 강사로 15년 이상 수업을 운영하고 있는 강사입니다. 동네 아이들 모아놓고 소외 말하는 과외를 잠시 하기도 했었습니다. 근데, 저에게 오는 아이들은 우선 그 부모를 제가 알고 있는 아이들이었고, 아이들은 사교육 기관에서 낙인이 찍힌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우선 저와 정서적인 교감을 하고, 그러면서 같이 공부도 하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성인이 되어서도 가끔 안부 연락이 옵니다. 학교에선 소위 정보 수업을 합니다. 소위라 함은 정교사 정보 교사가 아닌 관련 과목을 강사 입장에서 학교에서 강의하고 있습니다. 우선 생각하게 하고, 그것을 말로 저에게 표현하도록 하게 하고 나서 제가 알려준 컴퓨터 언어로 나타내도록 진행합니다.
코로나 시국 때 수업을 할 때 학생들이 참여가 있는지 확인이 되도록 증거를 남겨야하니 과제를 제출 받으라고 하였고, 전 그 모든 과제에 하나하나 멘트를 적어주었습니다. 소심한 성격인 아이들은 온라인 상에서는 아주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출하고 과제를 제출하는 것이 저에겐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전 더욱 아이들과 실제로 만나고 싶어졌고, 아이들은 끝내 저와 실제 만나지 못 하고 헤어져야하기도 했고 많이 아쉬워했습니다.
이미 많은 교과를 지도하시는 분들은 코스웨어를 사용하며 교과 수업을 운영하고 계십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분들도 계십니다. 전 어느 경우는 이 정도면 되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합니다.
실제적인 AI 기능이 현재는 없는 AIDT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합니다.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지만, 굳이굳이 AIDT를 교과서로 사용하려는 것은 좋아보지 않았습니다.
왜 이렇게 자꾸 거부감이 드는 것인가 했는데 교수님 글을 읽고 나니 생각이 정리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최서윤교수님 칼럼, 많은 도움과 위로가 됩니다. 학교 현장에서 AIDT의 긍정적인 교육효과가 나타나도록 촘촘한 계획 및 실행을 하려는 국가적 담론이 필요하며, 2024년부터 국가정책으로 시행되고 있는 사회정서학습과 서로 선순환적 체계를 가질 수 있길 기대합니다.
인상적인 문구: 베리어 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