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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교육감 보궐선거의 상황과 교육자치를 돌아보며

#1133 홍섭근,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연구위원 2024.10.15
“교육감을 할 사람, 교육감을 하려는 사람은 권력자가 아니라 사명감을 가진, 그리고 현장의 상황을 잘 아는 연구자·실천가가 되어야 한다. 그것이 교육감의 길이고, 우리가 찾는 진정한 리더의 길이다.” [본문 중에서]                                                                      

 

 

1. 들어가며

 

지난 2024년 8월 말 조희연 전 서울시 교육감에 대한 대법원 판결로 인해 서울시 교육감 보궐선거가 10월 16일(수)에 실시된다. 이 글이 공개되는 시점에서는 이미 당선자가 결정되었을 것으로 본다. 누가 당선되었든지 서울시 교육과 교육자치 발전에 힘써주었으면 한다. 다만, 당선된 교육감이 부디 과거가 아닌 미래를 지향했으면 하고, 특정 진영이 아닌 모두를 위한 교육감이 되면 좋겠다.

 

안타깝게도 서울시는 이전에도 교육감이 중간에 낙마하는 일이 몇 차례 발생하여, 부교육감에 의한 대행 체제로 전환된 적이 있었다.1 이것으로 인해 교육감 직선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에서부터, 이참에 교육감 러닝메이트제를 도입하자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이러한 논의를 촉발하게 된 것 자체가 참 씁쓸하고 안타깝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역대 대통령이나 국회의원들이 법정에 선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 경우 대통령 제도나 국회의원을 없애야 한다는 논의까지 가지는 않았고 개인의 과오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었다. 반면, 교육감은 그렇지 않다는 점에서 악의적인 프레임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잠시 해본다. 다수의 교육감이 그렇지 않은데 일부 교육감의 문제를 가지고 전체가 잘못한 것처럼 치부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생각이다.

 

서울시 교육감은 교육부 장관 다음으로 교육계에 커다란 영향력을 미치는 자리로 평가된다. 주요 언론에서도 교육부 장관 다음으로 서울시 교육감의 입을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의 인구수 천만이 무너지면서, 그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2 경기도의 인구가 1,200만 명 이상이 되어, 초·중·고등학교가 2,500개교를 가진 것과 달리, 서울시는 학교 수가 그 절반밖에 되지 않는 상황이다. 서울시 내 폐교도 이어지고 있고, 앞으로도 이는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다.3 앞으로 서울은 젊은 도시의 이미지보다는 중년-노인 도시의 이미지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된다면 가까운 일본처럼 도심 속 학교 폐교에 이어, 도심 속 요양원이나 노인대학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기에 교육적으로는 어떤 영향이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2. 서울시 교육감 보궐선거를 지켜보며

 

지난 대법원 판결 이후 두 달이 안 되는 상황 속에서 서울시 교육감 보궐선거 과정을 지켜보면서 마치 이것은 이제까지의 역대 교육감 선거 축소판을 보는 듯했다. 몇 가지 사례에 주목해 보면 다음과 같은 특징들이 있었다.

 

먼저 선거에서 학생·학부모·교사가 없다. 그냥 주장만 난무한다. 학생과 학부모, 교사에게 무언가 설명하는 자리도 없다. 선거기간이 짧아서 그럴 수도 있으나, 다른 교육감 선거에서도 대부분 마찬가지였다. 상황이 이러하니 국민 입장에서 후보들 자체가 매우 낯설다.4 후보(인물)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고, 그냥 이념적인 접근을 하는 경향성이 있다. 물론 꼭 유명한 이들이 교육감 선거에 출마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보가 그만큼 부족하다는 뜻이다. 어쩌면 신인들이나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이들이 외부에 알릴 창구나 공식 기구들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다 보니 일명 ‘깜깜이 선거’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색깔 있는 옷을 입고, 스스로 진보-보수라고 자칭하면서 정당의 후원(또는 당원들의 지지)을 받으려고 하는 모양새도 좋지만은 않다. 결정적으로 이러한 방식이 문제가 되는 것은 교육감은 정치적 편향성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법적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본인 스스로 진보-보수 후보라고 자처하고, 언론에서도 그것을 그대로 다뤄준다. 보수나 진보 모두에서 심판을 한다고는 하지만, 그 심판의 대상이 누구인지 무엇인지는 모호하다. 교육감을 자처하는 이들이 정치인들처럼 특정 진영(정권)심판을 주장하고, 그것이 표로 직결되니 참 이상한 선거가 아닐 수 없다. 그마저도 다뤄주는 언론이 별로 없었고, 학부모들(유권자)의 무관심은 컸다. 아마 이번 서울시교육감 선거도 보궐선거임을 감안하더라도, 투표율이 낮을 것이라 예상된다. 사실 교육을 잘 알고, 후보들을 평가하고,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이들은 유·초·중·고 교사들인데, 이들은 정치기본권에 막혀서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한다.5 이것이 현재 교육감 선거의 민낯이 아닐까 싶다.

 

학교 반장 선거를 하듯이 하는 특이한 방식의 단일화 과정에서도 여러 잡음과 논란들이 있다. 무슨 이유로 단일화(사퇴) 하는 것인지 정보도 부족하고 알 길이 없다. 그냥 자신들끼리 이합집산·합종연횡한다. 교육계 내에서는 어리둥절하기만 하다. 그나마 수도인 서울시에서는 이런 상황이지만, 4년마다 있는 교육감 선거에 후보가 10명 가까이 나오는 지역도 있다. 득표율이 15% 이상 되어야 선거비용을 100% 보전 받을 수 있으니, 이런 상황이면 선거비용을 보전받는 후보들이 많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이런 지역들은 소규모 지역이라 선거비용이 적게 든다는 분석도 있다.

 

후보들의 주요 공약마저 교육 전반에 대한 내용을 다루지 않고, 이슈몰이에 급급하거나 현실적이지 않거나 진영논리를 위한 공약들이 대다수이다.6 유권자들에게 미안할 정도로 공약은 부실하고 현실적으로 적용 가능한 내용이 없거나 교육청 권한 밖의 일들이 다수 포함된다. 교육정책을 전공한 이나 교육청을 잘 아는 이들은 구체적으로 평가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빈약하다. 대부분 기존에 나온 내용의 답습이고, 이념적이거나 원론적인 수준에서 접근한다. 또는, 진영논리에 의해 특정 이슈를 선점하고, 지지세를 확보하기 위해 갈라치기 방식을 고수한다. 교육에 대한 고민, 방향성, 학생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의 비전도 모호하고, 구체성도 없고 현실적이지 않다. 이러한 방식으로 당선되고, 4년을 허송세월하고, 또다시 그 당시 정치 지형과 연계하고, 특정 세력(지지층)과 연계하여 정치와 연관하여 심판론을 꺼낼 것이다.

 

선거가 늘 그렇지만, 교육은 좀 달라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이러한 철학과 방향을 가지고 고민하는 이들이 얼마나 있는지는 미지수이다. 사실, 거의 없다고 본다. 그렇기에 현실은 늘 암울하고, 대부분의 교육감 선거는 이미지 선거, 깜깜이 선거에 불과하다. 대한민국 교육이나 교육자치가 계속 후퇴하고 있는 것들은 이런 이유에서부터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다.

 

 

3. 복기해 봐야 할 것들

 

2024년 10월 서울시 교육감 보궐선거는 조희연 교육감이 낙마한 뒤 발생한 일이다. 앞으로 누가 서울시 교육감이 되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서울교육이 어떻게 변화했냐를 객관적으로 차분하게 정리하는 것이다. 정치적인 견해나 의견은 차치하더라도, 적어도 교육계에서는 조희연 교육감의 지난 10여 년간의 서울시 교육정책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해야 하지 않을까? 성과도 있었고, 과오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대다수 이들이 편협하고 극히 제한적인 이미지로서의 접근만 있을 뿐, 거시적인 접근이 없다. 그래서 정권이 교체되어 새로운 교육감이 나오면 모든 것이 신기루처럼 사라진다. 이러한 패턴들이 교육계에 흔하게 있어왔고, 아무도 여기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았다. 진보에서 진보, 보수에서 보수로 유지되더라도 비슷한 패턴들이 반복됐다. 수백억의 예산 낭비와 유사 사업들의 확장, 교육의 사업화, 교육의 정치화, 그리고 교육청과 학교 줄 세우기 등. 우리가 교육자치에서 추구했던 것, 간과하고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이것은 선거나 제도의 문제인가, 아니면 국민들의 인식의 문제인가를 되돌아봐야 한다.

 

향후 교육재정(지방교육재정교부금)도 급격하게 줄어든다. 그동안의 낭만적인 교육청 황금시대는 이제 종말을 맞이하게 된다.7 사업을 위한 사업, 치적을 위한 사업은 하고 싶어도 못 한다는 뜻이다. 만약, 교육청에 예산이 없으면 학교 교육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미리 준비가 필요하다. 예산만 끊기면 없어지는 정책이나 사업들이 정말 교육적이고 효과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어쩌면, 예산이 없는 것이 대처 능력이 있는 교육청에게는 기회일 수도 있다. 전시행정이 줄어들고, 긴축재정으로 꼭 써야 할 예산만 쓸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느냐는 별개의 문제이다.

 

교육자치가 본격 시작된 2010년부터 흔히 말하는 진보-보수 교육감으로 교체되고, 수없이 많은 정책(사업)들이 사라지고, 생겨났다. 목적도 없고, 그냥 전임 교육감 지우기와 자신들의 치적 쌓기로 이어지는 내용들이 많았고,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되었지만 무엇을 위한 것인지 과연 교육을 위한 것인지 의문점 투성이다. 왜 우리는 늘 이러한 방식으로 교육을 특정 권력가의 욕망의 산물로 치부해 버리는지 안타깝다.

 

 

4. 앞으로 서울시에서 벌어질 일들

 

우선, 서울시에서 누가 교육감이 되든 과거 정책 지우기에 집착할 것이고, 그 뒤로는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자칭 진보든 보수든 방식은 동일하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들은 보통 이러한 일들에 대해서는 교육감이 직접 구체적인 지시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측근들이 알아서, 그리고 관료들이 알아서 움직인다. 일반행정직보다 교육전문직이 더 앞서서 정책지우기를 한다.8 전임 교육감 최측근이고, 정권 실세였다는 이유로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리고, 그 아래 있는 이들은 앞다투어 특정 사람을 색출하고, 동시에 정책은 지워질 것이다. 명칭도 바뀌고, 계획서도 바뀌고, 예산의 우선순위도 바뀔 것이다. 그간 교육계에서 너무나 많이 봐왔던 장면들이다.9 교육부나 다른 시·도교육청도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행동을 주도하는 이들은 자신은 전임 교육감 사람이 아니라고 말한다. 정무직도 아닌 공무원들에게 전임·후임 교육감 사람은 있을 수 없다. 전임 교육감 시절에 교육청에 있었던 사람들이 어느 순간 완장을 바꿔 차고, 난 그 당시 정권의 부역자가 아니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사실 진영논리는 선거 때만 내세우며 주목받으려는 욕망에서 비롯된다.

 

교육자가 진보인지 보수인지, 그런 것들이 과연 존재하는지 모르겠다. 단순히 고향이나 학력, 또는 특정 단체 가입 여부로 진보-보수로 나눈다. 그렇기에 교육계에서 추진되었던 사업은 맥락과 전통이 이어지지 않고, 자기 세력 심기나 사람의 욕망에 따라 자리 나눠 먹기와 제 식구 감싸기의 방식이 유지된다. 이것을 이용하는 이들이 다수 생기고, 그것을 교육감은 방관하고, 교육감 측근이라는 사람들은 무소불위의 칼을 휘두른다. 짧은 4년의 임기에서 과거 정권 지우기에 2-3년 동안 혈안이 되다 보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그리고 이러한 방식으로 진행하다 보면 누가 진보인지 보수인지는 흐릿해지고, 다들 권력가에 충성하는 태도로 돌변한다.

 

심각한 문제는 새로운 인물을 발굴할 기회도 놓친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무능하고 적이 없는 사람들이 정책의 중심에 있게 되는 위험한 상황들이 연출된다. 서울시교육청에서 앞으로 일어날 일이고, 그동안 다른 시·도교육청에서 과거에 일어났고, 현재에도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다. 안타깝게도 이렇게 감정적으로 대응하다 보면, 현재의 블랙리스트10가 몇 년 후의 화이트리스트가 된다. 그리고 자신들의 휘두른 칼날의 방식대로 결국 자신들이 희생양이 된다. 역사는 돌고 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이라도 하듯 말이다.

 

아무리 좋은 교육감도 임기 2년 차가 지나면 재선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전시행정을 하는 경우가 많다. 여러 사업을 끌어오고, 홍보한다. 치적 쌓기는 좋은데, 문제는 교육청은 지자체와 다른 기관이라는 데 있다. 결국 교육, 학생, 기초학력, 교원 역량 강화에 신경 쓸 시간도 부족한데 온갖 사업에만 혈안이 된다는 것이 문제다. 그리고 4년 임기가 끝나고, 어떠한 계기로 교육감이 교체되면 본인이 했던 사업이나 정책들도 다른 누군가의 욕망에 의해 모래성처럼 무너진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일들이 교육청에서 벌어지는 이유는 단순하다. 내·외부의 건강한 견제 세력이 없고, 학교 현장에 대해 무지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의지와 교육철학이 없기 때문이다. 견제 세력이라면 학부모단체나 교원단체, 시민단체 등인데, 이들은 거의 교육 전반에 대해 무지하거나, 관심이 없다. 아니면 관심이 오직 본인들의 이해관계, 자녀의 입시와 진학에 있기에 그렇다. 교원단체들은 전문성이 있을 것 같지만 의외로 그렇지 않은 경우도 종종 목격한다. 교원들의 권익에만 집중을 하고, 교육청이나 기관에는 관심이 없다. 본인들은 승진하지 않으니, 승진하는 교육전문직원(장학사, 장학관 등)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는 무책임한 발상을 하기도 한다. 그 결과물이 지금의 교육자치의 현 상황이 아닌가 싶다.

 

 

5. 나가며

 

선출직은 곧 유한한 임기를 전제한다. 시작부터 끝이 정해져 있는 자리이다. 누가 교육감이 되든 자신의 실적을 위해 전 정권 지우기를 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11 일정 부분 이해는 하지만 적어도 기간을 정해서 짧게, 충격파가 없게 진행했으면 한다. 1년 이상 넘어가면 기관의 정상적인 운영이 어렵다. 교육감 임기 4년은 무척 짧은 기간이다. 최소한의 기준으로 진행해야 하며 학교에는 자신만의 색깔 입히기를 하지 않아야 한다. 학교를 사업이나 성과 대상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특정 행사, 특정 정책에 집착하며, 교육과정과 수업을 등한시하는 교육감은 미래의 주역인 학생들에게 죄를 짓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교육부에 대한 비판보다 자신의 역할을 찾고, 지역의 상황을, 그리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먼저 돌아봤으면 한다.

 

많은 시·도의 현직 교육감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지만, 아쉽게도 인상 깊은 교육감은 그리 많지 않았다. 일부지만 측근이라는 이들의 오만함과 자만심은 거부감을 들게 했다. 일부 지자체장이나 국회의원보다 의전을 중시하고, 거만한 태도를 가진 이들도 다수 있었다. 손님에게 이런 대우를 하는 이들이, 내부 직원들에게는 오죽할까 싶었다.

 

애초에 우리가 이런 리더를 원했던 것인지, 처음부터 이들의 성향이 이러했는데 우연히 당선되었는지는 모르겠다. 아니면, 원래 이러했는데 본성을 감춰온 것일 수도 있겠다. 그것이 아니면 권력이 이들을 변하게 한 것일 수도 있다. 다른 권력자들이나 선출자들도 비슷한 상황들이 많았지만, 적어도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감이라면 달라야 한다. 이러한 이들이 리더의 자리에 있으면, 교육청은 권력 다툼과 자리 놀음 외에 생산적인 일을 하지 않는다. 실제 시·도 교육청 본청에서 근무하다 온 이들은 교육청은 일보다는 정치를 하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흔하다. 일하는 이들은 주목받지 못하고, 소모품 취급당하고 이용만 당하다 상처받거나 병들고 사라진다. 정치와 처세술에 능한 이들만이 교육감 주변에서 주요 보직을 차지하고는 한다. 이것의 근본 원인은 최종 인사권자인 교육감에게 있으며 동시에 그의 책임이기도 하다.

 

앞으로 교육감 직선제가 어떠한 변화의 상황을 맞이할 것인지는 현재 교육감들의 판단과 행동에 달렸다. 일하는 교육청과 변화하는 교육청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서 조금 아쉬운 소리를 해봤다. 물론, 교육청만의 문제는 아니다. 수많은 공공기관에서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을 것이다. 간절히 바라는 바, 서울시 교육감 당선자는 위에서 언급한 그런 흔한 유형의 교육감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다른 시·도교육청 교육감도 마찬가지이다. 부디 사람을 볼 줄 아는 공정한 눈을 갖기를 바란다. 인사권과 예산권 등을 한두 사람의 측근에게만 의지해서는 안 되고, 외부 평가과 데이터를 근거로 하는 평가체계를 체계화해야 한다. 능력이 있는 새로운 인물들을 발굴하고, 이들을 중심부에 세우고 역할을 맡겨야 한다. 사람에 의존하는 방식보다 제도 개선과 정책 개선에 힘써야 한다.

 

항상 일부 최측근12의 인식 오류 때문에 결국에는 기존 성과와 조직체계도 다 무너진다. 교육청 내 자·타가 공인하는 교육감보다 더 위세 있다는 소리를 듣는 권력자가 나온다. 이들은 교육감을 대행해 인사권을 행사하고, 관료들을 줄 세우기 하고, 측근 챙기기, 각종 사업만 하다가 4년을 허송세월한다. 이것만 제대로 막아도, 퇴보하지 않고 중간은 간다 생각한다.

 

교육감은 본연의 역할과 리더의 역할을 끊임없이 스스로 고민해야 한다. 듣고, 공부하고, 계속 학습했으면 한다. 규칙 없이 여러 사람들과 공개토론을 하는 교육감을 본 적이 없다. 교육감 스스로 이러한 것들을 깨닫고 시야가 생겨야만, 교육자치가 살아남고 교육자치가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 갈 수 있다.

 

물론,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아니고 전문가의 자문과 연구진의 협력을 바탕으로, 종국에는 학교 현장의 관점에서 학생의 미래를 고심해야 한다. 교육감을 할 사람, 교육감을 하려는 사람은 권력자가 아니라 사명감을 가진, 그리고 현장의 상황을 잘 아는 연구자·실천가가 되어야 한다. 그것이 교육감의 길이고, 우리가 찾는 진정한 리더의 길이다. 또한, 교육부를 견제할 수 있는 힘을 가진 교육자치가 유지·계승되는 길이기도 하다. 교사나 학생이 교육감을 직접 평가할 권한은 없지만 교사, 학생, 국민들은 모든 것을 보며 느끼고 있다. 결국, 역사가 교육감의 지나온 길을 평가할 것이다.

 

 

※ 본 칼럼은 필자의 고유 의견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의 공식 견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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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1. 조희연 교육감은 공정택 교육감, 곽노현 교육감에 이어 서울시에서 세 번째 중도 낙마 사례이다.
  2. 물론, 서울이 대한민국 수도이기 때문에 가지는 특수성이 있다. 그러나, 규모의 경제(학생 수, 학교 수)를 무시할 수는 없다.
  3. 2023년 기준, 전국 0.72 출산율이고, 서울시는 출산율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 0.55에 머무르고 있다. 경서중을 비롯한 도심지역 폐교도 잇따르고 있다.
  4. 그렇다 보니, 과거 교육감 선거 사례를 보면 인지도 있는 국회의원, 정당인, 교수, 장관 출신이 교육감으로 선출되기도 한다.
  5. 교사 정치기본권에 대한 논의는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고, 22대 국회에서도 입법 발의된 상태이다. 다만,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
  6. 이전 대부분 교육감 선거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벌어진다. 그렇기에 실제 당선되더라도 현장의 변화도 적고, 학생·학부모·교원 등의 관심을 끌기에도 부족하다.
  7. 그동안 교부금이 남아 대다수 시·도교육청은 각종 시설사업, 각종 정책사업들을 무분별하게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여 추진해왔다는 비판이 있다. 다른 지자체의 긴축재정과는 상황이 달랐다.
  8. 교육정책은 대다수가 교육과정과 연계된 것들이 많아, 일반행정직이 주도하는 직접적인 사업은 드물다는 이유가 있다.
  9. 교육계뿐 아니라, 지자체나 국정운영도 유사한 패턴이다.
  10. 교육계도 정권에 따른 블랙리스트가 존재한다. 암묵적이고, 은밀하게 진행될 뿐이다. 이 글을 쓰는 중에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알려졌다. 그도 한때는 특정 정권의 블랙리스트였다. 문화나 교육을 정치의 잣대로 평가하지 않았으면 한다.
  11. 임기 시작부터 재선(삼선)을 위해 경쟁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12. 여기서 말하는 최측근은 일반적으로 개인이 아니라 일부 단체가 추천하거나, 선거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사람을 의미한다. 그렇기에 교육감이 함부로 못 하기도 하고, 견제 세력이 없기도 하다.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연구위원 홍섭근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연구위원이며, 교육정책 관련 다수의 저서 및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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