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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바꾸는 사람들은 전 능률교육 대표 이찬승 선생님이 주축이 되어 교육개혁 연구와 실천운동을 하는 공익단체(NPO)입니다.

학생 수와 교사 정원 감소에 따른 사립학교의 위기

#1026 김경범, 전 서울대학교 교수 2024.03.06
“본격적인 위기는 전년 대비 학생 수가 급감하는 초3 학생들이 중학교에 진학하는 2028학년도 시점부터 심화되어 이때는 폐교 문제가 현실이 될 것이다. 그러니까 이는 2027년에 우리가 보게 될 ‘결정된 미래’라고 할 수 있다.” (본문 발췌)

 

 

2023년에 229,971명이 태어났고, 합계 출산율은 2022년 0.78에서 0.72로 떨어졌다. 특히 서울의 합계 출산율은 0.59에서 0.55가 되었다.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치이다. 출생아 수는 2002년에 50만 명(2001년 559,934명 → 2002년 496,911명), 2017년에 40만 명(2016년 406,243명 → 2017년 357,771명), 2020년에 30만 명(2019년 303,054명 → 2020년 272,337명) 선이 무너졌고, 어쩌면 조만간 20만 명 선 아래로 내려갈 수도 있다. 우리는 급격하게 축소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전국의 거의 모든 지역에서 각급 학교의 크기는 작아지고 그 수도 빠르게 줄어들 것이다.

 

출생아 40만 명 선이 처음 무너진 2017년에 태어난 아이들이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했으므로 이들은 6년 뒤에는 중학교에, 9년 후에는 고등학교에, 12년 후에는 대학에 들어간다. 교육부의 ‘2024~2029년 초·중·고 학생 수 추계 보정 결과’ 자료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교 학생 수는 올해 5,131,218명에서 2026년 4,833,026명으로, 2029년에는 4,275,022명으로 줄어든다. 그리고 본격적인 위기는 전년 대비 학생 수가 급감하는 초3 학생들이 중학교에 진학하는 2028학년도 시점부터 심화되어 이때는 폐교 문제가 현실이 될 것이다. 그러니까 이는 2027년에 우리가 보게 될 ‘결정된 미래’라고 할 수 있다. 대학에는 이미 폐교 위기가 닥쳐왔으니 이 상황이 새롭지 않다. 다만 아무런 대책이 없어서 미래가 암울할 뿐이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새로운 불은 초등학교 통폐합과 폐교이고, 3년 뒤부터 중·고등학교에도 곧 이 파도가 밀려오게 된다. 초·중·고등학교 모두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심각한 위기 상황이다. 학교를 사람으로 치환하면 위기 상황이 조금 다르게 보인다. 교대생에게는 매우 심각한 위기지만 초등학교 교사에게는 그리 심각한 상황이 아니다. 공립 중·고등학교 교원에게는 위기가 아니지만, 사립 중·고등학교 교원과 재단 그리고 사범대 학생에게는 심각한 위기 상황이다.

 

정부는 ‘학급당 학생 수 축소 ⇒ 학급 수 축소 ⇒ 학교 수 축소 정책’으로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하고 있지만, 이는 학교 교육의 질을 높이는 정책이 아니라 단지 크기와 규모를 줄이는 정책이다. 그리고 이 정책은 당연히 교원 정원의 축소로 이어진다. 올해 공립 초·중·고 교원 정원은 작년보다 4,296명 줄어든 285,268명(공립 초등교원은 146,559명, 공립 중등교원은 138,709명)이고, 정부는 2022년에 1,039명을 감축한 이래 매년 공립 교원의 정원을 줄이고 있다. 게다가 신규 교사를 2027년까지 2023년 대비 20~30% 줄이겠다는 ‘중장기 교원 수급 계획’ 방안을 지난해 발표했다. 정부의 교원 감축 계획을 두고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는 “단순히 학생 수가 줄어드니 교원 수를 줄이자는 정부의 방침은 우리 교육의 실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미래 교육을 실현하여 세계 선도국가로 발돋움하고자 하는 우리의 앞날을 어둡게 하는 근시안적인 정책”이라고 비판했지만 아무런 반향이 없었다. 학생 수 감소가 너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고, 학교 교육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낮아서 교사 증원에 대한 사회적 호응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교육감들은 교육의 질은 학급당 학생 수에 달려 있는데 우리나라 학교의 24.7%가 과밀학급인 현실에서 교원 정원을 감축하면 교육의 질 저하를 막을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법령에 따라 교사 정원은 국가가 관리하고 있고 학생 수가 줄어들면 그만큼 교사의 수도 줄어들어야 한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2029년까지 교원 수 20~30% 감소는 기정사실이 되었고, 그 이후에도 교원 감축 기조는 계속 이어질 듯하다.

 

신규 교원 감축은 이미 정부의 감축안 발표 이전부터 퇴직 교원의 빈자리 중 일부만을 신규로 임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예를 들어 어느 학교에서 5명의 교사가 퇴직했다면, 교육청은 신규 교사 1명과 기간제 교사 2명만을 충원했다. 더구나 정원 내 기간제 교원의 비율도 국공립학교와 사립학교 사이에 차이가 뚜렷하다. 2021년 국회 국정감사를 통해 알려진 ‘2021년 학교급별, 설립유형별 정원 내 기간제교사 현황’ 자료를 보면, 기간제 교원 비율이 국공립학교는 8.4%, 사립학교는 28.1%였다(국공립초 3.7%, 국공립중 14.4%, 국공립고 11.9%, 사립초 14%, 사립중 27%, 사립고 28.9%). 한국교육개발원의 ‘초‧중‧고 교원 구성 현황 및 추이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기간제 교사 비율은 사립초 3.03%, 사립중 4.6%, 사립고 4.11%였다(출처 : 대한뉴스 2021.10.14.). 지난 20년간 기간제 교사는 사립에서 훨씬 더 많이 늘어났다. 2024년에도 공·사립학교의 기간제 교원 비율은 달라졌어도 그 정책 기조는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기간제 교사가 학생 수 감소에 따른 교원 정원 유동성의 완충 장치를 한다면, 교원 정원 문제는 사립학교에 더 심각한 영향을 준다. 더구나 ‘학급당 학생 수 축소 ⇒ 학급 수 축소 정책’은 교원 정원 감소로 이어지고 있고, 학교 수도 대폭 줄여야 할 때가 왔다. 학급당 학생 수와 학급 수 축소를 넘어 폐교 단계에 이르게 되면 공립과 사립 교원 사이에는 첨예한 차이가 드러난다. 폐교의 공립 교원은 다른 학교로 발령받아 교원 지위를 유지할 수 있지만, 폐교된 사립학교 교원의 지위는 보장되지 않는다. 과거 한때 통폐합된 사립학교 교원이 공립 교원으로 전환된 적도 있었지만, 공·사립 모두 교원 감축이 진행되는 현 상황에서는 폐교된 사립 교원을 위한 대책은 없다. 사립 초등학교와 사립 중·고등학교가 폐교되는 상황은 우리가 겪어보지 못한 일이라서 이 주제는 정부 차원에서 그 대책이 공식적으로 논의되지도 않았다. 혹시 논의되었더라도 알려지지는 않았다.

 

초등학교는 중·고등학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규모 운영이 가능하다. 그래서 학생 수 감소의 파도를 먼저 맞지만, 중·고등학교보다는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하다. 더구나 학부모는 공립보다 사립 초등학교를 선호한다. 서울의 경우 608개 초등학교 중에서 사립학교는 38개뿐이다. 그래서 공립이 먼저 폐교되고 사립은 나중에 폐교되는 순서로 진행되더라도 공립 교원은 신분이 보장되므로 고용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단지 신규 공립 교원 임용이 크게 줄거나 신규 발령이 지체될 수 있다. 올해 서울 공립 유치원은 신규 임용 교사가 없다. 사립 초등학교는 특정 지역에서만 폐교되는 상황이 오겠지만, 해당되는 사립 교원은 소수에 그칠 것이다. 그래서 기존 정책의 연장선에서 사립 교원을 위한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 듯하다.

 

하지만 소규모 학교를 유지할 수 없는 중학교는 상황이 다르다. 폐교 규모가 더 커서 정책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교육청의 폐교 대상 기준은 학년당 100명인데 어느 지역의 그해 중학교에 입학할 학생 수는 200명이라고 가정하자. 이 지역에는 공립 A 중학교, 사립 B 중학교, 사립 C 중학교가 있다. 교육청은 어떻게 200명의 학생을 배정할까. 세 학교 모두를 유지할 방법이 없다. 만약 공립 1개와 사립 1개에 학생을 모으고 사립 1곳을 폐교하기로 교육청이 결정했는데, 학부모가 사립을 선호한다면 이 결정은 타당할까. A, B 학교는 생존하고 C 학교가 폐교되면, 직장을 잃어버린 C 학교 교사는 이 결정을 수용할 수 있을까. 당연히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고, 교육청의 결정은 소송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크다. 그렇다면 폐교의 기준은 무엇이 되어야 할까. 어려운 문제이다. 그 기준은 합의될 수 있을까? 생존이 걸려 있으므로 합의되기도 쉽지 않다. 고등학교의 상황은 이보다 더 복잡하다. 서울의 경우 1차 배정 20%, 2차 배정 40%, 3차 배정 40% 기준이 있다. 특히 3차에서 공립과 사립이 어떻게 배분되는지 교사와 학부모는 알지 못한다. 아마도 3차 배정에서 사립학교 선호가 희석될 듯하다. 1차와 2차 배정에서 학교별 지원 현황도 공개되지 않는다. 1차와 2차에서 학부모가 사립학교를 선호하고 학생 수가 크게 부족하다면, 앞의 중학교 경우와 마찬가지로 공립 고등학교가 먼저 폐교되어야 한다. 게다가 특목고 21개, 자사고 17개, 특성화고 69개 등으로 다수가 있는 일반 공립고가 학생 수 부족 사태의 직격탄을 맞을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학교로 발령받지 못하는 공립 교원이 생기고, 어느 정도까지는 기간제 교사를 줄여서 완충할 수 있지만 완전한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 그래서 교육청은 학부모의 선호만으로 폐교 여부를 결정하지 않을 수 있고, 사립고 중에서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은 학교가 폐교 대상이 되면 소송은 불가피해진다. 그렇다면 폐교의 순서를 어떤 기준으로 만들어야 할까? 고등학교 배정 기준을 어떻게 바꿔야 할까? 공립과 사립의 비율을 인위적으로 조율해야 할까? 교육 수요자의 선택에 맡겨 두는 선택만이 최선일까? 폐교된 사립학교 교원은 직장을 잃는 게 당연한 일인가? 누가 이 문제를 두고 쉽게 답을 낼 수 있겠는가. 따라서 교육청과 사립학교는 통폐합과 폐교 처리 문제를 두고 공개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해야 한다. 폐교 문제가 발생한 후에 논의를 시작하면 누군가 받을 피해를 줄이거나 회복할 방법을 모색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학부모의 선호도를 기준으로 판단한다고 하더라도 모든 사립학교를 살릴 방법은 없다. 서울의 경우 학생 수 감소는 전국에서 가장 심각하고, 서울의 213개 일반고 중에서 국공립학교는 94개이고 사립학교는 118개이다. 초등학교와 상황이 다르다. 폐교를 피하기에는 사립학교가 너무 많고, 폐교를 피하려면 학부모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따라서 지금이 이 문제를 논의할 적기이다. 생존 기회도 얻지 못하고 학생 수 감소의 물결에 휩쓸려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다면, 학교 공동체가 기업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교육에는 오직 아이들만 있을 뿐 진보/보수의 구분도 없고 공립/사립의 구분도 없다.

 

초점을 사립 중·고등학교에 맞춰보자. 현재의 초3 학생이 중학교에 진학하는 2028학년도부터 폐교 이슈가 크게 대두되고, 현 초1 학생이 중학교에 진학하는 2030학년도에는 폐교의 물결이 밀려와 학교 현장은 수습할 수 없는 혼란이 일어나게 된다. 특히 2027년부터 폐교가 가시화된 사립학교 교직원은 심각한 현실에 직면하게 된다. 어떻게 해야 혼란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지 합리적인 폐교 기준과 절차를 만드는 일이 우선이다. 신규 임용 규모를 대폭 축소한다면 교대와 사범대 학생에게 피해가 갈 텐데 이를 완충할 방법이 무엇인지도 찾아야 한다. 폐교로 인해 야기되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려면 당연히 많은 예산이 필요하고, 법령 개정 혹은 한시적인 법령 제정이 필수적일 수도 있다. 지금이 바로 정부와 각 교육청이 다 같이 혹은 각자 별도의 논의 기구를 구성하여 지역 상황에 맞는 대책을 수립할 때이다. 어디선가 논의한다면 그리고 이미 논의되고 있다면 다음과 같은 방식도 고려해 보길 바란다. 학교가 아니라 사람을 기준으로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이다.

 

1. 모든 학교(사립과 공립 모두)에 교육과정 편성과 운영의 자율권을 부여한다.

2. 학부모의 선택을 받는 학교는 생존한다.

3. 그렇지 못하면 공립학교는 폐교하고 사립학교는 청산 및 재생을 위한 절차를 밟는다.

4. 청산과 재생을 위해 지역별 혹은 권역별 사립학교 리그를 구성하고, 기존 사립학교 재단을 새로운 하나의 재단으로 통합한다.

5. 교육청이 사립학교 리그를 운영하는 새로운 재단을 구성하고 재생 프로그램이 종료될 때까지 교육청이 교직원 유지 비용을 부담한다.

6. 리그에 속한 사립학교는 통합 및 재생 프로그램을 통해 권역별 하나의 학교로 통합하여 다시 개교한다.

7. 청산 및 재생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새로운 사립학교 재단이 교육청에서 독립한다.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여 통폐합 및 재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이를 통해 여러 개의 폐교를 하나의 좋은 학교로 재탄생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재개교하는 학교가 교육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여서 학부모의 선택을 받게 만드는 것이 학생 수 감소에 대응하는 최선의 대책이다. 학교의 수와 크기가 아니라 교육의 질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립학교의 자산은 국가 소유이고, 학교가 폐교되면 학교 운영권을 가진 재단은 사실상 해체된다. 하지만 학교가 없어져도 사람은 계속 살아가야 한다.

 

※ 본 칼럼은 필자의 고유 의견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의 공식 견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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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서울대학교 교수 김경범

스페인 마드리드 꼼쁠루뗀세 대학 박사 (중세 및 황금세기 문학), 페루카톨릭 대학 석사, 서울대학교 서어서문학과 학사, (전) 서울대학교 서어서문학과 기금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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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1. 현직교사 수정 삭제

    저런 방법을 쓰기 전에 우선 교사 1인당 학생수를 줄이면 좋겠어요. 2020년대인데도 여전히 담당하는 학생이 너무 많아요, 학교 3개가 2개로 통폐합 되더라도 1인당 학생 수를 줄이면 20년 이상은 교사 퇴직 문제가 없을 것 같고 자연스럽게 교사 티오를 줄이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아직도 저희 반에는 30명의 학생이 있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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