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성·감성 역량 증진을 위한 자율성과 책임감
| “새로움이 있다면 익숙한 것이 있기 마련입니다. 이미 익숙해져 있어 당연히 잘 하겠지라고 생각하면 놓치고 지나가는 것이 많게 됩니다. 익숙해져 있다는 것은 알고 있는 것들을 자신감 있게 연습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본문 발췌) |
2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새 학기라고는 하지만 새롭게 학년을 시작하는 때와 조금 다른 점이 있습니다. 이미 1학기를 함께 지냈던 친구들을 한 달 만에 다시 만나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과 더 친하게 되기도 합니다. 이와 반대로 친한 정도는 아니었지만 2학기 때 친한 사이가 되어 새로운 관계가 시작되기도 합니다. 많은 아이들이 반 친구들의 새로운 면을 알게 되면서 친구 관계가 깊어지는 경험을 하는 시기가 바로 2학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2학기에 필요한 사회성·감성 역량은 1학기와는 다른 관점에서 키워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첫 번째 역량은 바로 ‘자율성’입니다. 선생님 또는 부모님이 해야 하는 행동을 일일이 알려주고 지시해 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 생각하고 나의 말과 행동을 결정해야 하는 역량입니다. 1학기 때 생활하면서 익혔던 우리 반에서의 나의 역할, 학교 규칙 지키기와 친구 관계에서 필요한 사회기술을 활용해 보면서 자율성이 키워지게 됩니다.
교실에서는 1인 1역에 대한 의무를 강조하면서 자율적인 행동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미 1학기 때 해 본 경험이 있어 아이들은 여러 번 설명을 듣지 않아도, 누군가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행동을 하며 자신감도 향상됩니다. 눈에 보이는 역할 뿐만 아니라 친구 관계에서 더 배려하고, 협동하면서 깊은 관계를 유지하고 확장하는 데 필요한 사회기술 역량을 보일 수 있도록 촉진해 줄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친구들에게 지금 필요한 도움은 어떤 것인지 더 넓은 눈으로 관찰할 수 있도록 알려주는 것입니다. 여러 번의 설명이나 지시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나의 도움이 필요한 친구가 있나 살펴봅시다”, 이 한 마디만으로도 익숙하게 알고 있는 반 친구들을 자연스럽게 관찰하게 되고, 더 깊은 관계를 경험하면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1학기 때는 새롭게 만난 친구의 이름과 성향을 익히고, 새로운 학년을 배우느라 바빠 친구들을 여유 있게 관찰하기 어려울 수 있었기 때문에 2학기의 장점을 활용한다면 아이들의 마음 성장을 도울 수가 있습니다.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교실 분위기는 담임의 지도와 교수 방향에 의해 만들어지는 1학기와는 달리, 2학기에는 아이들의 노력과 협조에 따라 유지됩니다. 자율성을 키워주는 것은 담임과 아이들의 협력을 촉진하여 서로의 관계가 돈독해지기도 하고, 아이 스스로 자신을 뿌듯하게 여기고 긍정적으로 느끼는 자아존중감도 향상됩니다.
도움 행동 이외에도 자율성을 촉진시키는 것이 관리 능력입니다. 하루 일과를 잘 보내기 위해 미리 계획을 세워보고, 내가 실천한 것들을 확인하면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은 자기 이해 역량을 신장시켜 깊이 있는 자기성찰을 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자기관리는 학년이 높아질수록 필요한 중요한 자기결정성의 영역으로 내적 동기를 향상시켜 자신의 흥미를 찾아 진로를 계획하는 데 있어 밑거름이 됩니다.
교사가 학생들에게 현재 하고 있는 행동이 자율성입니다. 하지만 이는 앞으로의 진로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되고,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때 필요하다고 일일이 설명해 주면서 학습으로 이끌어가며 형성하는 것이 아닙니다. 익숙해진 관계와 분위기 속에서 여유 있게 자신을 탐색하게 하고, 이미 연습했던 타인을 이해하는 방법들을 상기시켜 주면서 스스로 적용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가 생각한 바를 계획하고, 선택하고, 결정하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자율성은 사회성·감성 역량은 물론, 시민의식과 리더십의 기본이 됩니다.
두 번째로 2학기에 도울 수 있는 역량은 “책임감”입니다. 책임감은 자율성 뒤에 따르는 짝꿍입니다. 내가 선택하고 결정한 것에 대해 책임감을 갖는 것입니다. 책임이라고 하면 아이들은 큰 부담을 느끼고 마치 자신이 모든 것을 짊어지는 것으로 이해하여, 자신이 해야 하는 것조차 하기를 거부하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됩니다.
아이들에게 책임감을 갖게 해 주는 것은 자신의 선택이 내가 주체가 되어 한 것이기 때문에 과정적인 측면에서 최선을 다하도록 하여 결과와 상관없이 내 자신을 수용하도록 하는 것과 같습니다. 다른 측면으로 이해한다면 자기이해의 최고 수준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책임감 있는 말과 행동을 내가 했다는 것만으로도 자신감과 자존감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내가 책임감 있는 사람이라는 마음을 갖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대인 관계를 유지하고 확장하는 상황에서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게 됩니다.
책임감이라는 역량은 노력하는 과정의 경험이 쌓이면서 발달하게 됩니다.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체험을 하면서 좋은 결과를 기분 좋게 수용하기도 하고, 기대하지 않았던 실망스러운 결과에 대해서는 반추하면서 다시 도전해 볼 수 있는 힘이 길러지게 됩니다. 책임감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나의 어떤 행동이 좋은 결과를 있게 한 것일까?”, “어떻게 하면 다음에는 결과를 좋게 할 수 있을까?”의 질문으로 아이들에게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책임감 있는 말과 행동은 인내와 끈기 속에서도 키워집니다. 내가 계획한 바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 힘들고 어려운 과정을 이겨내고 견디며 얻어지는 결과에서도 책임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쉽고 편하게 가면서 내가 원하는 바를 얻으면 좋겠지만 어떤 것이든 시간과 노력, 참아내는 힘이 있어야 나의 목표를 성취할 수 있습니다. 나의 목표가 학업, 진로, 친구 등 어떤 것이든 시간을 쏟고 노력해야 이룰 수 있다는 것은 아이들도 이미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익숙한 친구들과 생활하면서 2학기 생활에서 책임감을 갖고 실천하는 행동으로 연결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앞서 말한 자율성이 바로 책임감을 실천하는 힘이 될 수 있습니다.
자율성과 책임감은 아이들끼리 서로 응원해 주면서 향상되기도 합니다. 스스로 행동하는 친구를 격려하는 과정에서 인정받으면서 더 나은 행동을 하려는 동기가 형성됩니다. 그리고 나의 행동에 대한 결과를 받아들이면서 책임감을 느끼고 의젓한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친구들끼리 자연스럽게 서로를 인정하고 격려하는 것은 이미 친숙해진 친구들 사이에서 보일 수 있는 행동입니다. 낯설게 시작하는 새 학기보다는 익숙하게 시작하는 2학기에 연습할 때 더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2학기는 연습과 동시에 다음 새 학년을 준비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현재 학년에서 필요한 자율성과 책임감을 잘 익히고 연습하여 새 학년으로 올라가게 된다면, 더욱 성숙한 모습으로 사회성·감성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됩니다.
새로움이 있다면 익숙한 것이 있기 마련입니다. 이미 익숙해져 있어 당연히 잘 하겠지라고 생각하게 된다면 놓치고 지나가는 것이 많게 됩니다. 익숙해져 있다는 것은 알고 있는 것들을 자신감 있게 연습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1학기 때 배웠던 친구 사귀기 기술들을 자신 있게 활용하면서 더 넓은 친구 관계로 확장을 하는 시간으로 활용하기에도 좋은 시기입니다.
“내 마음이 중요한 만큼 상대방 마음도 중요한 것이란다.”
“배려받고 싶은 마음은 친구도 같단다”
“내가 선택한 결정과 행동은 모두 나의 것이란다”
“내가 스스로 생각한 모든 것들을 멋지게 행동으로 옮겨보자”
2학기의 시작과 함께 마무리하는 그날까지 아이들 스스로 자율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면서, 나 자신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응원의 마음을 보냅니다.
※ 본 칼럼은 필자의 고유의견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의 공식 견해가 아닙니다.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 상담교육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며, 사회정서교육의 현장 적용을 위한 연구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예비교원, 현직교사, 학부모 교육을 통해 학교 현장의 한국형 사회정서교육의 안착을 위해 힘쓰고 있다.
- 이메일 : wejo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