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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바꾸는 사람들은 전 능률교육 대표 이찬승 선생님이 주축이 되어 교육개혁 연구와 실천운동을 하는 공익단체(NPO)입니다.

교사와 학생의 신뢰감 회복도 사회성·감성 교육입니다

#938 최서윤, 숙명여자대학교 교수 2023.08.01
“우리가 무엇을 하면 교사와 학생 간의 관계가 회복되어 다시금 서로를 믿고 협력하면서 학교생활이 즐거울 수 있을까? 사회성·감성 교육이 학교 생활지도와 수업 시간 전반에 적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본문 발췌)                                    

 

 

지난 6월 20일 교육부는 「초·중등교육법」을 개정하면서 ‘학교장이나 교원이 학업진로, 보건안전, 인성·대인관계 등의 분야에서 조언이나 상담, 주의, 훈육, 훈계 등의 방법으로 학생을 지도할 수 있다’는 내용을 포함하였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스승님의 말씀을 높이 받들어왔고, 스승님의 말씀은 곧 지혜로운 지도자의 견해였다. 그리고 스승님은 어려운 일이 있을 때나 해결해야 할 일이 있을 때 자문을 구하기 위해 찾아가기도 했던 현자로 여겨졌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학생들을 지도해야 한다는 명목 아래 이유 없는 체벌과 훈육으로 잘못 연결되어 결국 학생인권조례까지 나오게 되었다. 여기부터였을까, 학생과 교사 간의 신뢰감이 떨어져 서로를 믿지 못하게 되었던 것이.

 

2015년 처음 시행된 「인성교육법」에서는 인성교육의 기본방향을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 모두 장려되고 인간의 전인적 발달을 고려해 장기적 차원에서 계획되어 다양한 사회적 기반을 활용해 전국적으로 시행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위의 두 법령에서 우리는 학교의 목적과 기능을 조금이나마 찾아볼 수 있다. 학교는 학생들이 단순한 지식만 배우는 장소가 아니라, 선생님께 자신의 진로와 학업 문제를 도움받을 수 있고, 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을 털어놓고 상의하며 편하게 지도받을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선생님들은 학생들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그 역할을 다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아갈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 주는 어른으로 학생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한다. 학교 안에서 이러한 기능이 잘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교사와 학생이 서로 믿고 믿어주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애착은 부모-자녀 관계에서만 필요한 정서적 유대감이 아니라 교사와 학생 사이에서도 신뢰감을 바탕으로 발달하는 친밀감으로 서로가 편안한 생활을 하기 위해 필요한 믿음이다.

 

학교에 주어진 인성교육은 학생들이 더 큰 사회에서 적응하며 살아가는 데 있어 중요한 기본이 된다. 앞서 언급했듯이 학생들의 인성교육은 학교와 가정이 힘을 합쳐 서로 협력하며 이루어나갈 때 학생이 얻게 되는 교육의 힘이 더 커지게 된다. 즉 학교와 가정의 신뢰와 협력이 중요한 것이다. 가정에서는 학교에서 지켜야 하는 예의와 매너, 옳은 행동을 자녀에게 가르쳐야 하는 부모 역할에 공을 들여야 한다. 학교에서는 가정에서 배운 행동을 대인관계와 생활 속에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확장하며 연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한다. 가정과 학교는 학령기 아이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곳이다. 그러나 아이들은 대부분의 낮 시간을 학교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오히려 부모보다 선생님과 만나고 소통하는 시간이 더 많다. 학교에서 선생님은 힘든 공부만 가르치며 잘못하면 혼내는 분이 아니라 내가 학생으로서 학업을 잘 따라올 수 있도록 지도하고, 친구들과 잘 지낼 수 있도록 나를 살펴 조언을 해 주는 분이다. 때문에 부모는 학교에 아이를 보낼 때 선생님을 믿는 마음이 필요하며, 정중한 부탁으로 도움을 청하는 것이 아이를 돕는 방법이다.

 

교사와 학생 간의 애착이 높을수록 학생의 학업성취도와 자존감이 높고, 적극적인 또래관계를 형성하여 학교생활 만족도가 높으며, 리더십을 잘 발휘하고, 긍정적인 자아개념을 형성한다는 것은 이미 많은 연구들에서 밝혀진 결과들이다. 교사가 학생을 잘 이끌어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할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상 애착이란 한 사람만 노력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상호 간의 소통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협동 과정에서 안정되게 발달하는 것이다. 따라서 교사와 학생 간 애착을 위해서는 양쪽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교사와 학생의 관계 회복 문제를 생각해 보자. 우리가 무엇을 하면 이 둘 간의 관계가 회복되어 다시금 서로를 믿고 협력하면서 학교생활이 즐거울 수 있을까? 필자의 짧은 소견으로는 사회성·감성 교육이 학교 생활지도와 수업 시간 전반에 적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성·감성 교육에서 강조하는 것은 협력적 소통이다. 소통이 잘 되면 서로 오해를 풀기 쉽고, 오해가 생기기 전에 예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갈등이 발생했을 때 해결책을 찾아 더 나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게 된다. 소통을 잘하기 위해서 우리는 내가 누구인지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나의 생각과 감정, 행동을 잘 조절할 줄 알면서, 타인의 입장을 수용하고 공감해 주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내 주변의 사회적 상황을 인식하고 그에 맞는 행동을 적절하게 보일 수 있어야 하며, 더 나아가 나의 선택과 의사결정에 책임감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교육의 방향은 학교와 가정에서 담당하는 인성교육의 목적과 같아야 한다.

 

필자가 학교에서 교사들을 만나 수업을 하다 보면 사회성·감성 교육을 부담스럽고 어렵게 생각하는 교사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실제로 교과 수업 진도로 바쁘기도 하고, 학교 행정도 많아 사회성·감성 교육을 하기 위한 교안을 작성하는 것이 큰 부담이 된다고 한다. 교사들도 무언가를 새롭게 준비해서 학생들에게 해 주는 것만 교육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인성교육이든 사회성·감성 교육이든 교사와 학생이 더 괜찮은 관계로 나아가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교사의 마음가짐부터 챙겨보자. 교사가 부담을 느끼고 힘들고 지치게 되면 학생들을 향한 눈빛과 말투와 행동에서도 힘듦이 표현된다. 교사가 갖는 책임감과 정체성이 손상되기 시작하면 심리적 소진이 금세 오게 되고,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내 자신에 대한 회의감마저 들기 때문에 사회성·감성 교육을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가장 첫 번째로 교사가 마음 편하게 사회성·감성을 시작할 수 있는 시간으로 학급 조회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 초등학교는 하루 종일 담임 선생님과 함께 하고 있지만, 중고등학교는 조회와 종례 시간 또는 담임 교과 시간에만 담임 선생님을 만나게 된다. 조회시간은 학교 일상의 시작으로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는 시간인데 훈계로 시작하면 학생들 모두가 기분이 좋을 수가 없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엄마 잔소리를 듣는 것과 같다. 조회시간 만큼은 선생님의 응원과 격려로 시작해 보자. 활기찬 선생님의 목소리로 다 함께 “오늘도 파이팅!”을 외쳐도 좋다. 기분 좋게 학교의 일과를 시작할 수 있도록 기합을 넣어주는 시간이 바로 조회시간이다.

 

초등학교 수업시간은 어떤 교과든 그 목표에 맞게 사회성·감성이 요구하는 인간상을 접목시켜 진행할 수 있다. 중고등학교 교과 수업도 요즘에는 융합이 대세인 만큼 음악과 수학을 접목시키거나, 미술과 영어를 통합교육하기도 한다. 체육시간은 초중고 모두 타인을 배려하고 협력하는 행동과 태도를 연습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된다. 학생들의 감성을 자극하여 자기를 표현하게 하고, 타인을 이해하면서 타인의 입장을 수용하고 공감하게 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학생 개개인이 노력하고 있는 것들에 대한 인정이다. 교사의 인정은 학생 모두가 받고 싶어 하는 것이다. 눈빛과 언어적 표현 등의 분명한 격려야말로 아이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마법의 교수법이 될 수 있다.

 

“와~ 우리 반은 친구 마음을 정말 잘 이해해 준다.”
“내가 먼저 상대방의 마음 알아주면 상대방도 나를 이해해 주게 돼~”
“내가 먼저 양보하는 것이 배려하는 마음이야.”
“서로 멋지게 도와주자.”
“어려운 것이 나오면 친구에게 도움을 청해봐”
“언제든지 선생님한테 와서 도와달라고 할 수 있어.”
“얘들아, 선생님도 도와줄래?”
“선생님을 도와주니 힘이 난다!”
“어려운 것인데 이렇게 차근차근 문제를 풀다니! 오~”
“화가 날 수도 있어. 하지만 소리 지르고 물건을 던진다고 화가 풀리는 것도 아니고, 내 마음을 잘 표현하는 것도 아니야.”
“속상한 내 마음을 친구가 어떤 식으로 이해해 주길 바라고 있니?”
“내 마음이 중요한 만큼 상대방의 마음도 중요한 것이란다.”

 

학생 스스로가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게 하는 말과 서로 협력하여 일이 잘 해결될 수 있었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말, 우리가 함께 나누는 마음이 좋은 결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효능감을 느낄 수 있는 표현을 하는 것은 수업 시간마다 필요한 교사의 피드백이다.

 

학교 활동의 마무리는 종례시간이니 만큼 하루 종일 학교에서 긴장하고 애쓰면서 고생했을 학생들을 격려하고, 학생들도 담임 선생님께 수고하셨다는 말로 서로에게 힘이 되는 말을 전달해 줄 수 있다. 학교생활을 하면서 여러 가지 사건과 사고들이 있었을 수도 있다. 우리 반에서 일어난 문제는 학생 한 명이 아니라 반 전체 학생이 힘들었던 일이기 때문에 훈계와 혼나는 상황으로 마치게 되면 학교에 온 보람마저 사라지게 된다. 어쩔 수 없이 오는 곳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학생들과 담임 교사가 모두 함께 박수치며 “오늘 하루 수고하셨습니다!”의 인사로 종례를 마친다면 뿌듯한 마음으로 하교할 수 있게 된다.

 

조회와 종례시간의 단 5분이라 할지라도 교사와 학생 간의 좋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될 수 있다. 부담에서 벗어나 확신과 믿음을 갖고 교사가 먼저 시작하는 단 5분의 시간이야말로 사회성·감성 교육을 통해 학생과의 애착을 형성하고 신뢰를 세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미 많은 교사들이 현장에서 학생들과의 관계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 뜻 하나하나가 빛으로 밝혀져 서로의 마음과 입장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면, 우리 모두가 함께 행복한 학교생활을 이루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소망해 본다.

 

※ 본 칼럼은 필자의 고유의견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의 공식견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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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자대학교 교수 최서윤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 상담교육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며, 사회정서교육의 현장 적용을 위한 연구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예비교원, 현직교사, 학부모 교육을 통해 학교 현장의 한국형 사회정서교육의 안착을 위해 힘쓰고 있다.

  • 이메일 : wejo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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