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윤석열 정부의 교육정책, 지난 1년간의 평가와 향후 전망
| 본 글은 윤석열 정부의 지난 1년간의 교육정책을 평가한다. 크게는 정부가 강조하는 교육 개혁의 의미와 내용을 살피고, 올해 교육부 업무 추진계획의 내용과 의미를 분석함으로써 향후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지를 살펴본다. |
1. 윤 정부가 강조하는 교육 개혁의 의미와 내용
윤석열 정부는 최근에 국정의 핵심 과제로 노동, 연금, 교육의 3대 개혁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연금 개혁이나 노동 개혁에 반해 교육 개혁 추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노동 개혁만 하더라도, 국가 경제 발전과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노동 시간을 더 유연하게 하는 것을 큰 방향으로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최근에는 주 52시간까지 연장할 수 있는 노동 시간을 최대 120시간까지 연장할 것인가 혹은 69시간까지 연장할 것인가, 아니면 그것도 무리이니까 60시간 이내로 한정할 것인가를 두고 논란이 되고 있다. 또 연금의 경우 지금의 제도를 개혁하지 않으면 몇 년 안에 기금이 고갈되고 말기에 이를 개혁하고자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연금 부담률, 수혜율 및 지급 시기 등에 관한 구체적인 추진 내용이 드러나게 되면 각 계층 간의 이해관계를 둘러싸고 갈등과 논란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교육 개혁은 태풍이 밀려오기 전처럼 말만 무성할 뿐, 국민들도 잘 모르고 언론도 이에 대해서는 비교적 고요한 상태이다.
그렇게 된 일차적인 원인은 정부가 아직까지 교육 개혁의 ‘상(像)과 내용’을 명확히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금 제도처럼 개혁하지 않으면 파탄 날 수밖에 없는 제도를 손보겠다는 것인지, 노동 개혁처럼 국가 경쟁력과 성장을 위해 현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것인지 명확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우리나라의 고질적이고 심각한 입시 경쟁 교육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인지도 명확하지 않다. 어쩌면, 아직도 정부가 명확한 개혁안을 마련하지 못했거나, 정부와 집권당이 추진 시기를 조절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윤석열 대통령은 올 초부터 지속적으로 국정 방향으로 3대 개혁을 강조하고, 또 국민의힘 당 대표 선발을 위한 전당대회에서 윤석열 정부의 3대 개혁 추진 성공을 가장 중요한 당의 역할이라고 말하면서도, 우리나라가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교육 문제는 무엇이고, 또 그것을 해결할 개혁의 방향 및 내용과 정책 내용에 대해서는 명확하지도 않고 일관성도 없다. 게다가 국민의힘 집행부(?)는 지난 3월 15일에 이르러서야 이주호 장관을 불러 교육 개혁의 방향에 대해 특강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이주호 장관은 2023년 교육부 업무를 중심으로 교육 개혁의 방향과 정책 과제들을 제시했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교육 개혁의 방향이나 정책 제안을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어쩌면 윤석열 정부나 집권당이 교육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합의된 안을 바탕으로 교육 개혁을 추진한다기보다는, 이주호 장관에게 교육 개혁 문제를 모두 맡겼거나 아니면 아직도 준비 중인지도 모르겠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국민들도 윤석열 정부의 교육 개혁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여 올바로 대응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어쩌면 국민들도 개혁이라고 하니까 일단 반대하지 않고 자기식대로 인식하며 지켜 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현재의 심각한 교육 문제를 고려했을 때, 그리고 경제나 안보 정책 못지 않게 교육 정책이 우리 사회의 미래나 운명을 결정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마냥 정부의 개혁 정책의 내용과 의지를 기다리고만 있을 수는 없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교육 개혁의 성격을 제대로 보려면,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때 내건 교육 공약, 그 공약을 국정 과제화한 인수위 보고서, 그리고 2023년 교육부 업무 보고, 그리고 윤 대통령의 업무 지시나 교육 행정의 책임을 맡은 이주호 장관의 언행 등을 종합해 추론해 보는 수밖에 없다.
잘 알려졌다시피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때 내건 교육정책은 빈약하기 이를 데 없다. 갑자기 대선 후보로 나왔기 때문에 법률 부문 외의 다른 부분은 잘 몰라서 그렇다고 하더라도, 안타깝게도 국민의힘 쪽의 교육 전문가들도 힘을 발휘한 것 같지는 않다. 개인의 능력이나 관심사를 떠나 당의 대표로서 출마한 후보의 공약이 부실했다는 것은 이후 정책 추진 과정에서 혼선을 빚거나 개혁 추진의 역동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어쨌든 윤석열 후보가 내건 교육정책들을 보면 교육 개혁의 상과 방향을 깊게 고민했다기보다는 교육을 입신양명의 수단이나, 국가 발전을 위한 수단으로 보는 소박한 교육관에 바탕을 두고 있다. 자사고·특목고 폐지에 대한 부정적 입장, 고교학점제에 바탕을 둔 교육과정 개편의 지속적 추진 등에서 개인의 욕구를 충족시키는데 교육의 초점을 두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과학 기술 인재 양성이나 디지털 교육 및 코딩교육 강화 등에서 교육이 궁극적으로는 국가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입장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당선 이후 인수위원회에서 국정 과제로 정리한 정책들을 보면 110개 중 4개가 교육 관련 내용으로, 과학 기술 교육 강화와 디지털 및 AI 인재 양성, 자사고·특목고 유지와 학교 다양성 정책 추진, 그리고 고등교육 개혁과 지방 교육 자치 강화 등이다. 이런 정책들도 우리 교육 문제에 대한 성찰이나 미래 사회에 대한 깊은 고민에 바탕을 두었다기보다는 다른 부문과 균형을 맞추기 위해, 체계화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물론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후 여러 번 교육부 장관이 바뀌기도 했고, 정책 추진 과정에서 혼선도 있었지만, 그동안 주목할 만한 교육 정책들을 추진한 바도 있다. 예컨대 어린이집과 유치원 교육의 통합(유보 통합), 그리고 디지털 교육이나 코딩교육 강화 및 AI 인재 양성, 그리고 지자체 예산의 20.67%에 해당하는 공교육비를 고등교육 부분까지 지원할 수 있도록 조정하는 정책 등이 그것이고, 이런 정책들은 아마 앞으로도 교육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계속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체계적이며 선명하게 밝힌 교육 개혁의 내용은 2023년 교육부 업무 보고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2023년 교육부의 업무 계획의 비전을 ‘교육 개혁, 국민 재도약의 시작’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대통령이나 집권당 모두 우리 교육 문제에 대한 깊은 성찰이나 고뇌도 부족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철학적 기반이나 해결 방안을 갖지 못한 상황에서 교육 부문의 모든 정책을 이주호 장관에게 맡기고, 그가 추진한 정책에 교육 개혁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추진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윤석열 정부의 교육 개혁의 의미와 정책들은 2023년 교육부의 업무 보고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에, 과거 이주호 장관의 교육관과 관심사를 함께 살펴 보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주호씨가 모든 것을 다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교육 문제에 문외한인 대통령의 교육 공약이나 지시라고 하더라고, 교육부 장관은 그것을 받아 안아야 하고, 또 교육적으로 포장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2023년 교육 계획을 보면, 이주호 장관의 구시대적 정책 기조 위에, 윤 대통령의 관심사인 과학 기술 관련 정책을 접목하는 모양을 취하고 있다.
그런데 이주호 장관은 과거 이명박 정부에서 추진했던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을 상징하는 인물이고, 실제로 당시 그가 밀어붙였던 정책들이 지금까지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그런데, 2023 교육부 업무 보고를 보면, 과거 실패했던 교육정책들을 합리화하고 있고, 우리 교육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더 심화시키는 정책들에 교육 개혁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들이 많다. 예컨대 자율과 경쟁이라는 이름으로 과거 추진했던 학교 자율화 정책, 고교 다양화 정책, 입시 자율화 정책 등의 정책을 더 확장하는 기조에서 교사 개혁, 지역의 자율성 확대 및 대학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측면을 보면,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윤석열 정부, 즉 이주호 장관 하에 추진하는 교육 개혁의 정책들에 대해 정말 ‘개혁’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왜나하면 진정으로 우리의 교육 문제를 해결하는 미래지향적 교육 개혁이라기보다는, 이주호 장관이 과거에 펼쳤던 과거 정책을 합리화하고, 또 윤석열 대통령의 소박한 교육관에 따라 산발적으로 제시되었던 정책들을, 구시대적 신자유주의 정책의 기반에서 통합하여 그럴듯한 모양으로 체계화하여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2. 2023년 교육부 업무 추진계획의 내용과 의미 분석
《 추진과제 및 추진체계 》

2023년 교육부 업무 추진계획을 보면, 그 계획의 부제로 ‘대한민국 재도약의 시작’으로 명명하고 있다. 이것은 교육부가 2023년 교육부 업무 보고를 곧 교육 개혁으로 본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를 바탕으로 윤석열 정부의 교육 개혁의 성격과 내용 및 방향에 대해 살펴보고, 이런 정책들이 과연 올바른 관점에서 과제로 설정된 것인지, 그리고 의도한 성과를 거둘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하자.
먼저 교육부가 예로 든 업무추진 여건을 보면, 대·내외 정책환경의 급변으로 급격한 기술 진보, 코로나19, 인구 감소 세 가지를 들고 있다. 구체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교육 불평등과 사회 불평등의 심화,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 위기, 그리고 AI를 비롯한 급격한 정보 발달과 제4차 산업 혁명을 거론하고 있다. 이런 지적에 대해서는 특별히 문제 삼을 것이 없다.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교육부는 우리 교육을 향한 사회적 요청, 교육이 사회 난제 해결의 실마리가 되어 줄 것을 요구한다고 하며, 사회적 난제로 사회적 갈등 심화, 인구 감소에 따른 지역 소멸, 기술 경쟁과 산업 구조의 변화를 지적하고 있다. 이런 인식의 바탕 위에서 교육 개혁을 정당화하고, 교육 개혁의 목표를 ‘성장과 복지를 위한 교육’으로, 즉 성장을 위해서는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교육’, 복지 부문에는 ‘자유 창의에 기반한 모두를 키워주는 교육’으로 설정하고 있다.
이것은 교육을 사회 발전을 위한 수단, 복지 사회 건설을 위한 수단이라는 ‘수단적’ 교육관에 바탕을 두고 교육 개혁을 정당화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물론 환경 변화에 따른 교육의 대외적인 요구 수용은 당연하지만, 그것도 교육의 본질이나 교육 본연의 활동을 통해 실현하려고 하지 않고, 교육의 수단적 측면만 중시할 때, 교육의 본질은 왜곡되고, 또 다른 예기치 않는 교육 문제가 야기될 것이다. 교육은 본질적으로 인간과 세상을 보는 눈을 깨우쳐 인간의 존엄성을 높이고, 각 개인의 잠재 능력을 계발하여 성장 발달을 돕는 활동이다. 그런데 교육을 국가나 사회 발전의 수단으로만 보면 수천년 동안 중시해 왔던 교육 활동이나 묵묵히 공교육 기관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이나 교사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게 된다. 구체적으로 입시 경쟁 교육으로 아우성치는 학생들의 모습, 사교육비로 허리띠를 졸라 매는 학부모의 모습, 그리고 인간교육이나 공동체 구성원 간의 협력을 가르치고 있는 현장 교사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게 된다.
그리고 또 중요한 것은 설령 교육이 사회 발전의 수단이어야 하더라고, 그러한 사회적 요구는 공교육의 취지를 살리면서 교육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과 교육부는 교육의 수단적 역할만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보통 시민으로서 갖추어야 할 교양과 상식이나 또는 민주적인 소양보다 국가가 필요로 하는 인재만을 강조하고 있다. 비록 이런 수단적 교육관이 대통령의 인식이나 교육부의 정책에 일관되게 나타나는 것이기는 하나, 이것이 우리 나라 교육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는 올바른 접근 방식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어쨌든 그런 환경 변화와 수단적 교육관의 바탕 위에, 교육부는 교육 개혁의 4대 분야로서, (1) 학생 맞춤 교육으로, 단 한 명도 놓치지 않는 개별 맞춤형 교육, (2) 가정 맞춤으로, 출발선부터 공정하게 국가가 책임지는 교육 돌봄, (3) 지역 맞춤으로, 규제 없는 과감한 지원으로 지역을 살리는 교육, (4) 산업 사회 맞춤으로, 사회에 필요한 인재 양성에 신속히 대응하는 교육을 내세우고 있다. 이 4대 개혁 방향을 추구하는 목표라고 할 수 있고, 말 그대로만 이루어진다면 국민들도 박수를 치며 환영할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나 방법이 적절한지를 살펴보자.
(1) 학생 맞춤: 단 한 명도 놓치지 않는 개별 맞춤형 교육
이에 대한 교육으로는 ① 디지털 기반 교육 혁신, ② 학교 교육력 제고, ③ 교사 혁신 지원체제 마련을 들고 있다.
① 디지털 기반 교육 혁신 내용으로는 AI기반 코스웨어(디지털 교과서 도입) 학습 데이터 분석 및 그 결과의 수업에의 활용, 에듀테크 활용방안 등이 있다.
디지털 기술이나 AI 정보 기술을 교육적으로 활용한다는데 마다할 사람은 없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기자재 도입이 개별 맞춤형 교육으로 이루어질 것인가에 있다. 과거 교실에 TV나 프로젝션 TV 및 컴퓨터를 도입할 때도, 당시로선 최신의 정보 기자재와 기술을 도입한 것이었으나 그런 정보 기술이나 기자재 도입이 개별 수업이나 교육의 본질에 더 가까운 교육 혁명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다시 말하면 최신 정보 기술이나 기자재 도입이 곧바로 교육 문제 해결이나 교육력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에 강조하는 디지털 기반 교육이 성공하려면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런 해법이 없다면, 과거 당시의 최신 정보 기자재를 도입했을 경우처럼, 교육 문제의 해결은커녕, 오히려 더 교묘한 교육 문제, 즉 획일화 교육으로 연결되고 교육 불평등이 심화될 우려도 있다.
또한 교육부는 디지털 신기술 활용방안을 강조하면서 에듀테크 진흥방안 수립과 에듀테크 소프트랩을 구축하겠다고 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교육부는 이런 정보 기술이나 에듀테크가 긍정적으로만 작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해야 하고, 그의 부작용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면서 관련 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현실적으로 봐도 정보 통신 기술 활용에 따른 스마트 중독이나 정서적 불안, 그리고 교육 활동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교사와 학생 간의 관계를 소원하게 하는 측면도 있어 교육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런 문제점이나 부작용에 대한 대책 없이 과학 정보 기술이나 기자재 도입에만 큰 의미를 두어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사교육 기관에서 사업화하고 있는 에듀테크 기술이나 기자재를 무분별하게 공교육 기관에 도입하는 문제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주호 장관은 이미 에듀테크 사교육 기관의 자문위원으로서 활동한 경력으로 논란이 된 바 있는데, 이런 그의 과거 경력이 사교육업자들의 이해관계와 무관하게 추진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이주호 장관이 추진하는 에듀테크 정책의 성공을 위해서도 그런 의구심을 해소하고 신뢰를 확보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② 학교 교육력 제고에 있어서도 우려되는 측면이 있다. 우리 교육이 입시 경쟁교육으로 변화하면서, 개별 교육이 가능한 사교육은 번창하고, 학교 교육도 점차 사교육을 모방하면서 교육의 본질을 상실하며 학원화되고 있는데, 그런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 학교 교육력 제고를 기대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오히려 학교 교육력 강화가 아니라 학교의 학원화를 부추기거나 학교에 대한 불신만 키울 우려도 있다.
또 수업 및 평가 방법 개선을 강조하며, IB(국제 바칼로레아) 교육도 추진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IB 교육은 지난 정부, 특히 몇몇 지역 교육청에서도 지식 중심 수업의 한계와 수능과 같은 객관식 평가의 문제점을 시정한다고 하며 검토한 바도 있는 정책이고, 실제로 몇몇 지역 학교에서는 실제로 도입하고 있기도 하여 추진의 명분을 세울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IB 교육도 그 본질은 표준화된 교육과정에 바탕을 둔 것이고, 비록 선다형 평가를 극복하는 서·논술형 평가이기는 하지만, 국가의 장벽을 뛰어넘어 입시에 불이익이 없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진 또 하나의 교육과정이고, 보편성을 강조한 또 다른 평가 방식일 뿐이다. 그런데 문제는 서열화된 대학 체제나 대학 교육에 종속되어 나타나는 구조적인 입시 교육의 문제를 지금과 다른 교육과정이나 평가 방식을 도입하여 해결하겠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교육 문제를 너무 단순하게 보는 것이고, 구조적인 경쟁교육의 문제를 학교 내의 문제로 희석화할 우려도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③ 교사 혁신 지원체제 마련은 아마 이주호 장관이 가장 역점을 두지 않을까 생각되는 분야이다. 물론 학령 인구 감소에 따라 교사 정원을 조정하는 문제가 쟁점화될 수 있다. 이를 위해 교육전문대학원 도입, 생애주기별 맞춤형 교원 역량 함양 추진, 교원 인사 제도 개선, 새로운 교원 수급 계획 마련 등을 내세우고 있다.
이주호 장관은 과거 이명박 정부에서 최장수 교육부 장관을 역임하면서, 우리나라 교육을 소위 신자유주의적, 다시 말하면 교육에 경제 논리를 적용하여 학생 간, 학교 간 경쟁을 강화하는 방향의 교육정책을 편 바 있다. 이로 인해 나타난 치열한 입시 경쟁이나 일반고 황폐화 문제점들에 대해, 그는 교사 개혁을 완성하지 못하여 발생한 문제라고 평가한 바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 자신이 하지 못한 교사 부문의 개혁을 이러한 경쟁 논리를 확대 적용하여 강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결국 이주호 장관에게 있어 교사 개혁의 핵심 방향은 경쟁 논리의 적용이고, 구체적으로는 교원양성, 충원 및 승진 과정에도 이러한 경쟁 논리를 강화하여 적용하는 것으로 귀결될 것이다.
그런데 이런 경쟁 논리의 확산과 적용이 의도한 대로 교사의 수준을 높이고 교육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지, 더 나아가 우리 교육의 근본적인 문제, 즉 입시 경쟁교육의 문제를 해결하고 교육의 공공성을 확대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가 크다.
교사 자격을 강화하고, 전문대학원 졸업자들을 교사로 임명할 경우 형식적으로는 교사의 수준이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렇게 교사 되기가 어렵고, 교사 간의 경쟁으로 교사들이 불안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될 때 우수한 인재가 교직에 들어오려 할 것인지, 또 교사들이 소신껏 교육 활동을 할 것인지가 의문시된다.
물론 교사의 능력을 어떻게 볼 것인가, 또 그것이 올바른 교육을 할 수 있는 능력과 자질인가에 대한 의문이 있기는 하지만, 현재 학업성취 수준이 높은 학생들이 교대와 사대를 지원하고 있고, 교사 되기도 어렵기에 임용된 교사의 수준은 어느 때보다도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렇게 된 이유는 교대 사대 선발 체제나 양성체제가 우수해서가 아니라, 상대적으로 다른 직업에 비해 교사들이 직업의 안정성을 누리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양성 및 선발, 그리고 교사 연수 못지않게 교사의 직업 안정성, 그리고 신나게 교육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교사들이 포함되지 않는 교사의 개혁은 성공하기 쉽지 않다. 그런 측면에서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이나 교사들의 자율성 확대 방안이 마련되지 않는 교사 개혁 추진 방안에 대해서는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④ 미래에 필요한 필수 역량 함양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디지털 교육 확대, 기초학력 보장 및 에듀테크를 활용한 개별 학습 지원을 강조하고 있다.
미래에 필요한 필수 역량을 함양시키는 것은 초중등 교육의 마땅한 목표이며, 국가가 당연히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이다. 그리고 공교육은 모든 국민이 기초학력을 갖출 수 있도록 국가가 책임을 다해야 하는 교육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번 교육부의 교육 개혁을 보면, 미래의 필수 역량을 단지 디지털 교육 부문으로 한정하고, 디지털 교육 강화에 중점을 두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특히 코로나19로 기초학력 부진 학생들이 늘어나고 교육 불평등이 심화되는 속에서는 디지털 교육 못지 않게 교육 전 부문에서의 기초학력 보장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기초학력 보장을 위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한 한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가 비록 취지는 좋더라도 과거 학업성취도 검사가 일제고사로 변질되어 입시 경쟁교육의 강화로 귀결되었고, 학생 간, 학교 간, 학력 경쟁을 심화시켜 전체적인 학력을 강화하기보다 저학력자들을 배제하는 결과로 이어졌고, 교육계에 갈등을 심화시겼다. 이에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도 이를 기존의 전수평가에서 표집평가로 축소시킨 제도이다. 그런데 이주호 장관은 이런 제도를 되살리겠다고 한다. 아무리 상황이 바뀌고 일제고사로 변질되지 않도록 개선한다고 하더라고 교육계나 국민들이 학업성취도 평가에 대해 가지고 있는 우려를 어떻게 해소하고 추진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답해야 할 것이다.
(2) 가정 맞춤: 출발선부터 공정하게 국가가 책임지는 교육·돌봄
이 부문의 핵심 정책은 ① 유보 통합과, ② 늘봄학교 운영이다. 출산까지도 기피하게 만드는 보육과 교육의 현실적인 어려움, 그리고 경쟁교육의 문제에 대해 정부가 해결하겠다는 의지와 명분에 대해서는 높게 평가할 수 있다. 그리고 방과 후 방치되고 있는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을 국가가 책임지고 돌보겠다는 늘봄학교의 취지와 방향에 대해서도 반대하고 싶지 않다.
보육, 교육 때문에 출산율까지도 저하된다는 문제에 대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는 거라면, 경력 단절 등으로 인해 사회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질 높고 편안한 보육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그런 총체적인 고민과 협력 없이 보육 문제를 교육기관이 수용하여 국가가 책임지고 해결하겠다고 명분만 내세운다고 하여 정당성을 얻게 되는 것은 아니다.
① 유보 통합의 경우, 교육기관이 보육까지 책임질 경우 늘어나는 부담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에 대한 현실적인 방안과 그에 따른 예산 배정이나 인력 증강에 대한 고민이 함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정부의 계획을 보면 이에 따른 불신을 해소하고 확신을 줄 수 있을까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 지금과 같이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분리된 상태에서 통합을 시도할 경우, 과연 보육의 질이 높아질까? 교육 여건은 더 좋아지는 것일까 등에 대한 불안을 해소시켜 줘야 한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유보통합 시 보육교사들의 신분 문제는 어떻게 해결될까.
② 늘봄학교의 경우, 이를 운영하여 학교가 보육까지 책임질 때 시설 관리 문제, 업무 조정 등에 대한 난제가 많다. 이에 대한 우려도 해소하면서 추진해야 할 것이다.
현실적으로 더 중요한 문제는 예산 확보나 재배정에 관한 문제이다. 전문가의 분석에 의하면 유보통합 시 확보해야 할 예산은 약 15조 원에 이른다고 한다. 이는 대학 완전 무상교육에 필요한 예산인 12조 원을 훨씬 상회하는 예산이다. 이렇게 엄청난 공교육비가 들어갈 사업이라면 확실한 청사진과 함께 예산 확보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현 정부는 학령인구 감소로 남아도는 공교육비를 고등교육비로 쓴다고 예산을 재조정한 바 있다. 이런 일관성 없는 정책 기조 하에서는 신뢰감을 줄 수 없다.
③ 소외계층의 교육비 부담 완화 및 교육 기회의 확대는 어느 정부에서나 강조하는 내용이고 단지 이번 정부에서는 그것을 좀 더 확대하여 평생교육이용권(바우처)을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현재도 교육 부문에 바우처 제도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학습을 위한 바우처 제도에 대해서는 더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입시 경쟁교육으로 귀결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이나, 또 이런 제도가 저소득층의 교육력 향상이 아니라 오히려 교육 불평등 심화로 귀결된 외국의 사례를 우리는 어떻게 답습하지 않을 것인가에 대한 대답을 해야 할 것이다.
(3) 지역 맞춤: 규제 없는 과감한 지원으로 지역을 살리는 교육
① 이에 대해서는 과감한 규제혁신 권한 이양 및 대학 구조개혁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구체적으로는 고등교육 분야의 규제 혁신과 권한 이양 및 구조개혁으로 대학 정원·학사·재정 운영의 규제 제거, 사학 재산 처분 유연화, 경제 자유구역 내 교육기관 설립 승인 등의 권한 지방 이양, 사립대학 구조개선 지원 등이 있다.
이것은 대학을 완전히 자율화하겠다는 의지의 천명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자율과 경쟁을 바탕으로 한 신자유주의 시장화 교육정책이 공교육[초중등교육] 부문에 적용된 것이었다면, 이번엔 대학에까지 완전히 확대 적용하겠다는 선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경쟁력 있는 대학과 학과는 살리고, 그렇지 못한 대학은 구조조정하라는 명령이나 다름없다.
엄연히 대학 서열이 존재하여, 대학 경쟁력이 학벌이나 입지와 같은 외적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 현실에서 이러한 대학 정책은 소위 경쟁력 있는 대학, 수도권 대학으로의 쏠림 현상을 더 심화시킬 것이고, 더 나아가 대학 교육에 종속되어 있는 초중등교육의 입시 경쟁은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경쟁력만 앞세운 대학 교육으로 인해 학문의 쏠림 현상은 더 심화될 것이고, 실용 학문 분야는 더 발전할지 몰라도 기초 학문 분야는 더 약화될 것이 명확하다.
그런데 또 다른 문제는 사립학교법 관련 부문이다. 고등교육 기관의 80%가 사립대학인 현실에서 사학 재산처분 유연화까지 하겠다는 것은 경쟁력 없는 대학이나 재단까지도 충분히 배려해 주겠다는 것이다. 즉 대학에 경쟁 논리를 적용해도 사학 재단의 이해는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교육 부문에서 사업을 하다가 망하더라도 재산을 보장해 주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이에 따라 먹튀 재단이 속출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과연 정부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대학생의 수도 줄어들 것이 확실한 상황에서 이런 식의 대학 구조조정도 개혁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초중등 교육 분야의 경우 ‘교육자유특구에서는 학교 설립에서 운영까지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한다. 과거 무분별한 자사고 설립으로 대학을 넘어 초중등 학교에까지 서열화 현상이 나타나고, 일반고 황폐화 현상까지 목도하였기에, 지난 정부에서는 2025년도부터 특목고와 자사고를 일반고로 통폐합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런데 이번 윤석열 정부는 학교 다양성 확대라는 명분으로 특목고·자사고의 존치는 물론, 한걸음 더 나아가 교육자유특구에서는 학교 설립 및 운영까지 규제 완화를 허용하고자 한다. 그렇다면 자사고·특목고로 대변되는 과거 학교 다양화 정책의 부작용은 어떻게 할 것이며, 교육자유특구 내의 학교 설립으로 인한 일반고 붕괴나 고교 입시의 부활 등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② 지역 중심의 대학 지원 체제를 추구하겠다고 하고, 이를 위해 지자체의 대학 지원 권한 확대, 지역 주도로 재정 지원할 수 있도록 지원, 지역 특성화 대학 육성 지원 등을 거론하고 있다.
지방자치를 하고 있다고 하지만, 중앙정부의 권력이 강하고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것이 중앙에 집중된 속에서 지역 특색을 살리기란 쉽지 않은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의 자율성을 확대하겠다는 것, 게다가 지방 정부가 쓸 수 있는 예산을 지원하겠다고 할 때 이를 반대하기란 쉽지 않다. 당연히 긍정적인 측면도 있고 부작용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이 지역 불평등으로 귀결되거나, 오히려 대학 서열을 강화하여 초중등 교육의 입시 경쟁을 더욱 부추길 위험이 있기에 이러한 부작용을 해소할 방안도 함께 마련하여 제시해야 할 것이다.
강력한 대통령 중심 체제로 상징되는 정치권력이나, 재벌 중심 체제로 상징되는 경제권력, 그리고 사회 문화 모든 부문이 중앙에 집중되어 있는 현실과 이에 조응하는 것이 소위 SKY로 상징되는 우리나라 대학 서열 체제인데, 이런 권력 집중 현상을 어떻게 지방으로 분산시키고, 지역 자율성을 살릴 것인가에 대한 고민 없이, 지역 자치 확대의 명분이나 지역의 자율성만 강조하며 특정 부분에 해당하는 정책을 펼 때, 그 자율성은 소위 경쟁력 있는 몇몇 지역이나 산업에 한정될 것이고, 결과적으로 지역 불평등은 더 심화될 것이다. 따라서 권력의 지역 분산이나 지역의 자율성 확대가 문제가 아니고, 그런 정책들이 실패하지 않도록 사회 모든 부문의 개혁과 함께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책임을 지역에 떠넘기고 불평등을 더 심화시킬 수 있는 정책이 될 것이다.
(4) 산업 사회: 사회에 필요한 인재 양성에 신속히 대응하는 교육
이 부문에 있어서는 미래 핵심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2026년까지 100만 디지털 인재를 양성하고, 데이터 기반 인재 양성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한다. 그리고 그 연장선 상에서 고숙련 실무 인재 조기 양성을 위한 직업 교육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하는데, 이는 단순 기술 중심의 특성화고나 전문대학 문제도 해결하겠다는 의미로 들린다.
제4차 산업혁명의 도래, 구체적으로는 데이터 관리 및 AI 활용 기술이 개발되어 산업 현장에서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곳곳에 파급되고 있고, 최근에는 chatGPT가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는 현실에서 이런 기술 발달에 따라 교육계는 어떻게 대응하고, 그런 기술과 기자재를 어떻게 다루고 활용할 것인가가 중요한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이 첨단산업 인재 양성의 역할을 하여야 한다는 것에 반대할 사람은 없다. 더욱이 이 부문은 윤석열 대통령도 후보 시절부터 일관되게 강조한 사항이라서 더 힘을 받을 것 같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누가 이런 인재 양성 역할을 주도해야 하는가이다. 원론적으로 자유주의 경제 체제에서는 기업이 중심 역할을 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정부와 기업 간의 역할 분담은 어떻게 할 것이고, 정부가 하는 역할은 어디까지인가, 그리고 다른 부문과의 균형과 조화는 어떻게 이룰 것인가도 고려해야 한다. 왜냐하면 특정 부문에 대한 강조, 특정 사업에 대한 지원은 다른 사업에 대한 균형 상실을 의미하고, 그것이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도 있지만, 특정 부분에 대한 지원과 강조가 오히려 사회의 자율성과 민주화에 기여하기보다는 구시대적 정부 주도 사회로의 회귀를 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보면 정부가 지정하는 6개의 첨단산업은 장래 우리나라 먹거리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더 많은 관심을 쏟아야 한다는 것을 수용한다 하더라도, 그 분야가 모두 대기업 중심의 산업이라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고, 그리고 그 부문에 대한 무한한 지원과 규제 혁파는 재벌 중심의 경제 체제를 강화하여 경제 민주화의 후퇴나 사회 불평등의 심화와 연결될 수도 있다는 우려나 지적에 눈 감아서는 안 될 것이다.
(5) 추진체계: 교육 개혁 입법 및 수평적 협력 파트너쉽 구축
마지막으로 윤석열 정부는 추진체계로, 교육 개혁 입법 및 수평적 협력 파트너쉽 구축을 언급하며, 4대 교육 개혁 입법을 추진하겠고 한다. 구체적인 내용은 교육감 러닝메이트제 도입, 교육자유특구법, 고등교육법과 사립학교법 개정이다. 이것은 여소 야대의 현실에서 내년 총선 이후에야 법 개정이 가능할 것이다. 만약 법률이 개정되지 않을 경우 관련 교육 개혁은 사실상 물건너가는 것으로, 윤석열 정부나 이주호 장관의 희망 사항에 지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의 바람대로 내년 총선에서 과반을 확보할 경우 교육 개혁은 현실화될 것이고, 본격적으로 교육 개혁의 내용도 명확하게 드러나면서 국민들의 관심사가 되고 사회적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3. 윤석열 정부의 교육 개혁,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윤석열 정부의 교육 개혁 핵심을 요약하면, 개인적으로는 입신양명과 교육을 국가 경제 발전의 수단으로 보는 구시대적이고 소박한 교육관과 이명박 정부의 자율과 경쟁에 바탕을 둔 교육정책의 연장선에서 디지털이나 정보 과학 기술의 교육 현장 도입, 자율화 정책의 확산, 그리고 첨단산업 인재 양성을 명분으로 하는 대기업과 사학 재벌 중심의 교육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관점과 정책을 바탕으로 교육 개혁을 추진할 때, 개인의 인권과 성장 발달의 측면, 공동체 구성원 간의 협력과 조화, 교육 불평등과 지역 균형 문제, 그리고 입시 교육의 문제 해결이나 사교육비 문제는 관심사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국가의 경제 발전을 초월하여 세계 시민으로서 관심을 가져야 할 환경, 인권, 노동 등 보편적인 지구촌 문제는 교육 의제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
교육 개혁의 실상이 명확히 드러나지도 않았고, 여소 야대로 교육 개혁을 추진할 여건도 되지 않아 교육 개혁이라는 이름을 붙이기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주호 장관이 추진하는 정책을 두고 과거 회귀니, 입시 경쟁교육 강화니 하는 논란이 생기면서 교육계 관련자들 간에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유보 통합을 한다면서 공교육비를 고등교육비로 전환하여, 시도 교육감과 공교육 종사자들이 반발하고 있고, 교권 강화라는 명분으로 학생 인권 조례를 폐지하여 학생들과 교사 단체의 원성을 사고 있으며, 학업성취도 검사 결과 공개를 두고 일제고사 부활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고, 학교 다양성 강화라는 이름으로 자사고·특목고에 힘을 쏟음으로써 일반고 학생 학부모들의 원성을 사고, 또 첨단산업이나 디지털 인재 양성이라는 명분으로 수도권 대학의 정원을 늘려주어 지방대학을 고사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물론 새로 정권을 잡은 입장에서 의욕적으로 일하는데 처음부터 너무 부정적으로만 본다고 항변할 수도 있고, 또 과거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과 근본적으로 차이 나지도 않는 데도 다르게 본다고 변명을 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지금은 1960년대처럼 입신양명이나 국가 발전의 수단으로 본 교육관을 바탕으로 추진하는 정책이 정당화될 수 없다. 그리고 어떤 정부가 추진했던 정책이든 우리 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실패한 정책으로 드러난 1980년대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을 되살려 오늘날 교육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할 때 이를 순수히 믿고 따를 것으로 기대한다는 것도 난센스이다. 오늘날의 교육은 그런 차원을 넘어 개개인의 성장 발달에 기여해야 하고, 개인의 행복을 넘어 공동체 구성원으로 서로 이해하고 협력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인간을 길러내야 한다.
그리고 교육 개혁이라고 하면 과학 기술의 발달에 따른 조응 문제도 중요하지만, 현재 우리 학생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고, 학부모들의 염원이나 불안을 해소시켜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입시 경쟁교육의 문제나 사교육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도 담겨 있어야 한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 즉 환경 생태의 문제나 사회적 불평등의 문제, 인권과 노동 문제, 그리고 문화적 다양성의 인정과 조화 문제는 우리가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되는 문제이다.
그리고 설령 정보 기술을 교육 현장에 도입한다고 하더라도, 첨단 기술이 사회 발전을 주도한다는 ‘과학기술주의’를 전제하여, 첨단 기술을 교육과정에서 다루고, 첨단 기술을 사용하는 방법을 익히고, 교육 현장에서 첨단기자재를 사용하면 교육 발전이 이루어진다고 보는 생각, 다시 말하면 교육 활동으로 재가공되지 않는 그런 교육 현장의 변화가 교육력 향상이나 올바른 인간 형성으로 연결된다고 보는 것은 너무 단순하고 순진한 생각이다.
따라서 첨단 기술 활용과 인재 양성을 강조하더라도 개혁이라는 이름을 붙이려면 교육적으로 이를 재가공할 필요가 있다. 또한 교육적인 원리와 기법을 적용해야 하고, 외부자의 시선이 아니라 교육 현장에 몸담고 있는 사람, 즉 학생, 학부모, 교사들을 중심에 세우고 개혁을 추진해야 성공할 수 있다. 국민들도 이런 여러 측면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서 윤석열 정부의 교육 개혁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및 경기여자고등학교 교사로도 활동 중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과도 초창기부터 인연을 맺고 함께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