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도가 신설된다면 예상되는 교육 분야의 변화들
| 본 글은 경기북도의 가능성을 전제에 두고 쓴 것으로, 현재 경기북부의 교육적 상황과 함께 분도가 도입될 때 교육적 측면에서의 고려사항을 중심으로 기술하고 있다. |
1. 경기북도, 실현 가능성은
경기도는 2026년 7월까지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출범시키겠다는 목표를 3월 21일 공개했다. 국회에서 특별법을 통과시키고, 주민투표도 실시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1 실제로 관련 법안이 제출되었는데, 2023년 2월 김민철(경기 의정부을) 의원이 대표 발의한 특별법이다. 경기도는 현재 국회 임기 중 이 법안이 통과되도록 지원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 법안에서 명시된 가평·고양·구리·김포·남양주·동두천·양주·연천·의정부·파주·포천의 11개 시·군을 경기북부특별자치도 관할로 두고,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 별도 계정으로 특별자치도를 지원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2025년까지 특별법을 제정하고, 2026년 7월 1일 경기북도를 출범시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위 논의가 향후 어떻게 진행될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만약 실현된다면 대한민국 사회·경제·교육 분야 등에 상당한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경기북도 설치는 지난 수십 년간 여러 번 논의되었지만 도입은 요원했다. 정치적 이해관계나 시기상의 문제 등 여러 복잡한 셈법 때문에 번번이 무산된 측면이 있다. 반면, 지금은 경기도지사의 주요 공약이기도 하여 과거와는 사뭇 다른 상황이다. 경기도는 실제 추진단을 설치했고, 조례 통과와 용역 절차를 밟고 있다. 2023년 안에 용역을 마무리하고 경기도민들의 공론화를 거친다고 한다. 그 뒤 여론 조성,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한 주민투표 실시 등의 계획을 세우고 있다.
경기북도 설치에는 여러 목적이 있지만 우선적으로 경제적 목적이 크다. 경기도 측에서는 주요 목적을 이렇게 밝히고 있다. “경기북부 시·군의 2020년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2492만 원으로 전국 평균 3751만 원보다 낮은 전국 최하위 수준”이라며, “군사규제 등 중첩된 규제로 고통받고 있지만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국가의 정책지원에서 소외되고 있다”고 한다. 만약 경기북부가 독립된 광역자치단체가 되면 전국 3위의 인구 규모가 된다.
경기북도와 남도는 같은 경기도라고 하기에는 차이가 컸다. 실제 남부와 북부의 비슷한 지자체의 인구수를 가지고 있는 이천과 양주의 두 지자체도 소득 수준으로 따지면 양주가 이천의 60%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2 그 외에도 교통, 의료, 일자리, 인프라, 교육환경, 문화시설, 복합쇼핑몰 수 등 여러 부분에서 경기북부와 경기남부의 차이가 크다. 단순 의료시설만 비교해도 경기도 내 상급종합병원 5개소가 모두 경기남부 지역에 위치해 있고 종합병원 62개소 중 44개소 역시 남부지역에 집중돼 있다. 또한 도내 총 72개 종합병원 중 북부지역에는 총 19개 종합병원이 있으나 양주, 동두천, 남양주, 연천, 가평에는 단 한 개의 종합병원도 없다.3 결국 이러한 인프라의 차이는 경기북도의 인구 감소나 젊은 층들의 경기남부로의 이동이나 서울로의 이탈을 초래했다.
2. 경기도 분도의 가능성과 장·단점
현 상황을 볼 때 앞으로 경기도의 분도 가능성은 매우 농후해 보인다. 다만 경기도가 밝힌 것처럼 2026년에 실현될지 그 이후가 될지는 정치 지형에 달려있다. 사실 경기도는 도청과 교육청뿐 아니라 법원, 검찰청, 경찰청, 병무청, 소방본부, 보훈청 등 주요 행정기관들이 이미 북부와 남부권이 분리되어 있다. 법만 통과되어도 금방 정착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행정기구를 분리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고 일시적인 혼란은 불가피하지만 긍정적인 부분이 분명 있다. 일단 경기도가 남부와 북부로 분리되어서 출·퇴근에 스트레스 받던 이들이 줄어들 것이다. 실제로 공공기관 종사자만 하더라도 수백만이다. 생활 근거지를 해당 지역으로 옮기는 이들이 늘어나 삶의 질이 개선될 수 있다. 그 외에도 경기북도의 긍정적 가능성을 높이는 여러 이유는 다음과 같다.
먼저 경제적 상황이다. 북부가 자체적으로 하나의 지자체가 된다면, 광역시에서도 3번째로 큰 인구 규모가 될 것이고, 수도권의 이점을 살려 광활한 땅을 개척할 가능성이 높다. 남부의 발전한 몇몇 도시를 볼 때 서울과의 인접성, 교통망이 공통된 특징이라 볼 수 있다. 이미 예고된 교통인프라의 확충과 그 외 사업이 동시에 진행된다면 충분히 매력적인 도시가 될 것이다. 또한 북한과 인접한 상황이 그동안은 군사지역으로 여겨져 한계에 가까웠지만, 평화통일을 슬로건으로 내건다면 분명 하나의 매력적인 사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교육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충분한 부가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일자리 창출도 무시 못 할 것이다. 인프라 확충과 신도시 건설, 기업 유치의 경제효과는 상상 이상일 것이다. 남부로의 쏠림 현상이 있던 공공기관과 기업들도 북부에 특화된 맞춤형 형태로 점진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가령, 경기북도가 생겨나고, 도의회, 관할 기관, 공공기관 등이 신도시의 설립과 함께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인구가 일시적으로 증가하면 기업의 투자도 따라서 증가할 것이다.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진다는 것은 청년층 유입과 함께 인구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물론, 한계도 있다. 일시적인 팽창효과가 가져오는 환경파괴, 신도시 건설에 따른 부작용 등 어두운 면도 있을 것이다. 다만, 그 부작용 때문에 신도시를 개발하지 않을 것이 아니라 오히려 체계적인 신도시를 만드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필요가 생긴다. 가령, 환경도시의 구상을 고민해 볼 수도 있고, 그동안 신도시에서 발생한 문제들을 집약적으로 고민해서 해결책을 대안으로 제안할 수도 있다. 물론 장기적으로 인구가 늘어나고 도시가 지속적으로 팽창할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한다. 계획도시인 세종의 예를 보면 일정 수준까지는 다른 지자체보다 올라갔지만, 그 한계는 분명히 있었다. 세종의 경우, 도심지역인 행복도시의 인구유입은 2016년 14만 6천 명에서 2022년 6월 29만 2천 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읍·면 지역은 2016년 10만 명을 정점으로 매년 감소세를 유지하다가 2022년 6월 9만 2천 명으로 7,000명이 넘게 감소했다.4 결국 계획도시나 신도시가 인구를 늘리는 것에는 한계가 있고, 대한민국 전체의 인구수 감소에는 큰 영향을 주기 어렵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경기북도가 되더라도 일부 장점은 있겠지만 인구 감소를 멈출 수는 없다. 이미 태어나는 아이들과 줄어드는 인구를 볼 때, 지역 소멸이 예고되어 있고, 지방 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는 현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그러한 측면에서 경기도의 분도를 반대하는 이들은 수도권 개발을 억제하고, 지방에 투자해야 한다고 맞설 것이다. 이 논리가 북부 도민들도 인정할 수 있는 논리인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북부도민들도 그동안 군사지역으로 묶여있어 많은 피해를 본 것이 사실인데, 이들에게 지방부터 살려야 하니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본다. 지방도 몇 개 도시를 묶어 광역시급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지방도 나름의 특화된 개발 정책에 대해 별도의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러운 생각이다.5
3. 현재 경기북부의 교육적 상황
경기북부의 일반적인 교육적 상황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6
첫째, 지역적 교육격차가 크다. 경기도 내에서도 지자체 간 격차가 크지만 경기북부 내에서도 격차가 크다. 신도시가 많은 계획도시와 그렇지 않은 지역의 격차이다. 이것은 인구만 보더라도 확연히 드러난다. 어떤 지자체는 소규모 학교가 거의 없고 학교 수만 몇 백개 이상 되지만 그렇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다. 특히 소멸 예정인 지역도 있으며, 그중에는 학생 수가 몇 백 명에 불과한 곳도 있을 정도이다. 그렇기에 재정 자립도가 낮고 교육에 투자하는 방식도 다른 지자체들과 차이가 크다. 가령 소득수준이 높은 한 지자체는 학생들의 문화·예술에 투자하여 정서적 지원에 힘을 쓰고 있는데, 그렇지 않은 지자체는 오히려 SKY7반을 만드는 등 우열반에 힘써서 결국 학생들이 명문대에 합격해서 지역을 떠나게 하는데 일조하는 방식으로 일관하고 있다. 어찌 보면 학교나 학부모의 정보력 격차일 수도 있고, 더이상 해당 지역에 기댈 곳이 없다고 지역민이 판단하여 젊은 층들의 이탈을 방관 내지 강권하는 분위기일 수도 있다.
둘째, 소규모 학교가 많다. 경기도 내 31개 시·군이 있는데, 경기북부에는 신도시가 남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 신도시가 많지 않은 것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군사 규제를 받는 지역이 많아서가 원인이기도 하다. 몇 개의 지자체를 제외하고는 인구는 말할 것도 없이 적다. 상대적으로 작은 학교가 많다 보니 학생들이 진학을 하여도 계속 같은 친구들과 어울리게 된다. 장점도 있지만, 학교폭력 같은 사안이 발생하게 될 때 대처하기가 어렵거나, 지역의 폐쇄적인 구조로 인해 피해자가 그 지역을 떠날 수 밖에 없는 상황도 종종 생긴다.8
셋째, 교통이나 인프라가 부족하다. 지역이 넓게 퍼져 있다 보니 학생들의 학교 이동도 어렵고, 대중교통이 불편하니 어디든 갈 방안이 마땅하지 않다. 상대적으로 학교 수업 외의 다양한 활동들에 있어서도 남부의 도심지역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문화시설도 적어 수도권이나 광역시의 학생보다 열악한 상황에 놓여있다고 볼 수 있다. 일부 지자체에서 문화적인 부분에 신경을 쓴다고는 하지만, 남부의 지자체들이 학생들의 교육·문화에 투자하고 신경 쓰는 것과는 상당히 차이가 나는 상황이다. 어린 시절부터 문화 격차가 벌어지고 있으니, 학생들의 정서나 심리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넷째, 기초학습부진 비율이 높다. 과거 연구나 국가 차원의 조사 자료에서도 경기남부에 비해 경기북부의 기초학습부진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학교 이외의 교육을 받을 수 없는 환경적 요인이나 경제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을 듯하다.
다섯째, 소규모 학교가 많다 보니 학교 내 방과 후 과정도 다양하게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실제 방과 후 과정의 강사 인력풀도 많지 않다. 학교 교사들이 강사를 할 수밖에 없는 처지이기도 하다. 상황이 이러하니 도심지역 학생들에 비해 다양한 활동을 못하고 있다. 교육청에서도 지자체에서도 도심지역과 비교해 예산 규모가 적어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으며, 외부(지자체 관할 밖)로 나가 교육을 하고 싶어도 이동 수단이 마땅하지 않기도 하다.
이 외에도 소득수준에 따른 교육격차가 코로나19 상황에서 더욱 심해졌다는 여러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 남부와 북부의 지역적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고 생각한다.9 이러한 격차는 앞으로도 드라마틱한 개선 효과는 보기 어려울 것이다. 구조적인 원인에 기인하기 때문이다.10
4. 교육적으로 주목해야 할 부분들
경기북도의 설치로 많은 신도시가 개발되고, 인프라가 확충될 가능성이 크다. 비례하여 교육예산과 학교 수가 증가하기 때문에 거기에 거주하는 학생들에게도 다양한 혜택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분도가 되면 행정적으로 남부와 완전히 분리가 된다. 당연히 도지사와 교육감을 별도로 선출하게 된다. 특별법이 만들어진다는 전제 하에 기존 17개 시·도와는 다른 방식의 선거가 될 가능성도 있다. 예를 들어 도지사나 교육감 출마자격·기간만 하더라도, 특별법에 의해서 선출될 확률이 있다. 기존 17개 시·도 및 교육청의 질서와 다르게 운영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 과거 교육자치를 할 때의 교육감 선거방식을 고려한다면, 특별법이 완성되면 경기북도 도지사와 경기북도 교육감은 시범운영을 통해 선거를 할지 현재 지자체와 함께 하는 선거방식으로 할지 판단해야 할 것이다. 만약, 시범운영을 통해 선거를 한다면, 임기는 4년보다 더 짧을 수 있다.11 경기북도 도지사의 선출과 별도로 도의회는 공직선거법대로 남도의회와 북도의회로 분할될 것으로 보이고, 향후 분할 선출하는 방식을 고민할 것이다.
다른 분야도 혼란이 불가피하겠지만, 신도시가 개발되면 학생 수가 급증할 것이고 그에 따른 일시적인 교육적 혼란은 불가피하다. 늘어나는 학생 수와 함께 학교도 늘어날 것이다. 교원과 교육행정직 공무원도 일시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이 경우 타 시·도 및 경기남도에서 일시적으로 일방전출을 받을 것이 예상되지만, 발전되지 않은 초기에 혼란도 예견되기에 경력자들이 무턱대고 지원하기도 요원할 것이라 불가피하게 신규TO를 확보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 될 수도 있다. 과거의 경우를 예로 들어 보자. 인천 계양구와 서구는 원래 김포군에 속해 있었다. 계양구는 1989년 1월 김포군 계양면에서 인천시 북구 계양동으로, 서구는 1995년 3월 김포군 검단면에서 인천시 서구로 편입됐다. 강화군도 경기도에 있다가 1995년 인천으로 통합됐다. 과거 인천과 경기도의 행정구역이 전환될 때 해당 지역의 교원에게 선택권을 준 사례가 있다. 이는 보통 해당 지역을 이해하는 경력자 확보 차원에서 시행되는 정책이다. 세종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경기북도의 개발이 진행되어 점진적 또는 급격하게 신도시가 늘어나게 되면 연동되어 일시적으로 신규 교사 TO의 수요가 급증할 것이다.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이지만 몇 년간은 당분간 개발붐과 함께 지속될 것이다. 물론, 교원 전체 TO의 상황, 공무원 총 정원이나 학령인구 감소 상황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기재부와 교육부와 논의해야 할 사안이다.12 인구에 따라 연동되는 기관의 특성상 북부지역의 교육지원청의 규모나 직속기관의 규모도 커질 수 있다. 현재 북부에는 소규모 학교가 많아 학교 행정실의 규모도 작다. 학생 수가 늘어나면 비례하여 학교 행정실 규모도 커지게 될 것이다. 때문에 교육전문직, 교육행정직, 교육공무직 등의 연관 인력의 수도 늘어날 것이다. 총 인원수가 늘어나기에 하위직급 뿐 아니라 5급 이상의 자리도 늘어나 승진 적체현상도 일시적으로는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13
단기간 내에 모든 지역에서 학교·기관 설립을 위한 공사가 시작될 것이고, 일정을 맞추기 위해 부실공사나, 디자인에 신경 쓰지 않은 획일적인 학교가 만들어질 우려도 있다. 학교는 다른 기관보다 설립비용이 적게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처럼 획일적인 환경의 학교를 만드는 것이기에 가능한 비용이다.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 유해한 시설물들이 곳곳에 방치될 우려도 있다. 확장 공사를 해야 하는 학교에서는 기존 학생들의 안전도 우려된다. 과거 경기남부나 광역시의 신도시들이 개발될 때 학교 안팎에서 공사 차량에 의한 사고가 많았다. 도로도 확충되지 않고, 안전펜스나 시설도 없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조기 완공을 목표로 하니 그렇다. 조기 도시 완공이 목표가 되기보다는 안전하고, 교육과정과 연계된 디자인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아쉬운 것은 이런 학교 설립-도시 설립에 있어 교원에게 역할이 주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학교의 위치도 문제가 된다. 신도시와 거리가 있는 곳에 조성되거나, 새로운 학교를 설립하지 않고 기존 학교를 리모델링하여 생기는 문제들이다. 도시 계획 안에 학교를 만들고 지자체와 교육청이 협조하여 체계적으로 로드맵을 만들고 학교(교육기관)와 도시를 장기적으로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논의하는 테이블이 만들어져야 한다. 이러한 절차가 없으니 신도시에 학교는 만들어졌는데, 육교도 없고 위험한 환경으로부터 학생을 보호하지 못하는 일이 수두룩하게 발생한다. 경기북도에서는 도시계획에서 학교(교육)를 중심에 두는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큰 규모의 학교가 늘어나게 되면 완성된 이후에 전입하는 유입 인구에게는 좋을 수 있으나, 기존 원도심에 살고 있는 학생들에게는 오히려 설립 시 안전이나, 설립 후 이질화된 존재로 각인되는 등 불안 요소가 상존할 수 있다. 실제 기존 설립된 신도시 학교에서는 원주민들과 이주 주민들 간의 갈등이 크다. 그 중심에는 교육이 있다. 특히 학교나 교육청에는 임대아파트나 빌라에 거주하고 있던 원주민들이 새로 리모델링되거나, 증축·신설된 학교에 오는 것을 꺼려하는 신도시 아파트 주민들의 민원이 쏟아진다. 원주민이 사는 동네의 입구를 달리하게 해서 불편하게 만든 뒤 전학을 요구하는 움직임서부터, 아예 원주민의 자녀 학생들이 배정되지 못하도록 하는 요구도 생기게 된다. 그 원인은 원주민 자녀가 들어오면 학교 측의 이미지가 안 좋아지거나, 기초학습부진이 많아져 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된다.14 경기북도가 생겨나면 이런 일들이 분도된 지역 곳곳에서 벌어질텐데 기존 주민인 학생들이 오히려 차별받는 현상을 배제하긴 어렵다. 처음부터 원칙을 세우고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실 더 주목해야 하는 점은 기존 원주민 학생들의 기초학력에 대한 부분이다. 경기북도의 소규모 학교 학생들의 평균적인 기초학력이 낮다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경기북도의 재정상황이나, 학교 여건상 신경 쓰기 어려웠을 수 있는데, 경기북도가 만들어진다면 이 부분부터 신경 썼으면 한다. 특별법을 만들 때, 북부의 학교에는 한 학교에 더 많은 교원을 배치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하고 기초학습부진 전담교사를 학생 수당 몇 명 이상을 배치하는 방식으로 운영해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경기북도만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한 교육과정 개발이나, 교육환경을 조성했으면 한다. 다른 신도시와 마찬가지로 한다면 교육적인 시도를 고려하기 어려울 것이고, 교육에 대한 논의는 후순위로 밀릴 것이다. 부동산 개발 붐에만 올인하는 방식이라면, 경기남도와 차별성이 적어지고, 중·장기적으로도 해당 지역에 결코 좋은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다. 가령, 생태·환경·평화를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다. 도시 설계 시 (농촌)테마파크를 곳곳에 만들어 학생들에게 교육적·문화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심지역의 사람들도 선호할 만한 방식이다. 용인이나 안성 등 각 지자체에는 이러한 곳이 주말마다 많은 인파로 북적인다. 도심 가까이에 이러한 공간이 있다면 교육적 환경이 우수한 교육-환경도시가 될 것이다. 기존 질서를 다 없애고 아파트만 만드는 것이 그 지역에도 좋지 않을뿐더러, 해당 지역의 역사나 문화적 맥락을 지우는데 일조하게 될 것이다. 특히 신도시가 흔히 겪는 교권 추락이나, 학원가의 난립으로 인한 공교육 위축 등 교육적이지 않는 기현상들이 생겨날 것이다. 경기남부의 신도시들에도 이러한 폐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무분별한 부동산 개발로 아파트만 들어서고 있다. 학생들은 회색도시 속에서 학교, 학원과 집만 오가며 정신 건강도 위협을 받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지속 가능성이 있는 환경·생태·교육이 연계된 방식의 경기북도 운영이 필요하다. 이렇게 된다면 학생들의 문화적 환경이 자연스럽게 조성될 것이다. 적어도 공원, 박물관, 도서관, 체험시설 등을 만들어놓고 학생들의 정서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도시를 설계했으면 한다.
향후 줄어드는 학생 수, 늘어나는 이민자들, 특수나 경계선급 학생의 대상 확대 등을 고려한 정책적 판단도 필요하다. 현재 영재학교처럼 학급당 학생 수를 법적으로 정했으면 한다. 경기북도의 경우 특별법에 의해 학급당 학생 수의 기준을 정하고, 상담교사, 특수교사, 다문화 언어강사, 보조교사(1학급 2교사) 등도 명시했으면 한다. 대한민국이 유지되려면 다문화 사회가 불가피하고, 그 중심에 경기북도가 앞장섰으면 한다. 기존 서울이나 경기남부의 환경에서는 갑자기 이 부분이 특화되기는 어렵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방식의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명문대학에 입학하여 서울로 가는 것이 목적이 아닌, 정주하는 학생들을 만들 수 있는 목표를 세웠으면 한다. 결국 청년층이 정주하려면 일자리, 거주지, 의료시설, 교육시설, 좋은 환경 등이 어우러진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 학교를 시설복합화하고, 평생학습장으로 만들어볼 필요도 있다. 물론, 학생들과 동선이 분리된 곳의 장소에 학교를 설계할 때부터 이를 계획하는 것이다. 또,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학원을 가지 않아도 되는 모델을 만드는 상상은 어떠한가? 특별법에 담아 외국처럼 정규 수업이 끝나고 학교에 남아서 방과 후 활동을 할 수 있게 하는 방과 후 학교를 정식 운영하는 것이다. 방과 후 학교를 지자체가 운영하고, 학교장 임명은 교육감(교육장)과 지자체장이 함께 하는 방식이다. 학교 운동장 지하에는 주차공간을 만들어, 추후 신도시가 되어 아파트 등 다른 건물들이 들어서더라도 주민에게 개방하고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현재 경기북도에는 선호하는 주요대학이라고 불릴만한 곳이 많지 않다. 새로 생길 경기북도에 교육도시나 대학도시를 만들어 계획적인 도시 설계를 하고, 일자리 사업과 연계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경기북도가 주도하고 설립·운영하는 도립대학(국립대학)을 만들 필요도 있다. 우리나라 분위기상 중심대학이 없다면 결국 교육을 이유로 지역을 이탈하게 된다. 주요 대학을 설립하고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한다. 이렇듯 기존에 교육적으로 새롭게 접근했었던 시도들을 종합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되면 지역에서 아이들을 키워 결국 서울로 떠나보내는 데 주력하지 않을 수 있다.
기존 룰을 따르는 도시 개발 방식이라면 일시적으로 부동산 붐은 불지 몰라도, 몇 년 안에 또 다시 서울이나 강남권에 밀려 주목받지 못하고 도시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 10-20년 후의 미래를 바라보고 경기북도를 교육적 가치와 환경적 가치를 담아 설계해야 한다. 물론 경기북도가 언제 어떻게 만들어질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학교와 교육-환경-일자리가 함께 가는 도시설계는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지금 우리나라의 교육현실이 복잡하고 난해하기 때문에 일탈을 꿈꾸는 것은 아닐까 싶다.
※ 본 칼럼은 필자의 고유의견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의 공식견해가 아닙니다.
각주
- 2023.3.21. 한국일보.
- 경기도의회 이영주 도의원 발언(제363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 도정질문).
- 2021년 경기도 북부 지역 공공의료 확충방안 연구 보고서.
- 세종시 연도별 인구변동 현황(2022.6).
- 부동산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견해가 상이할 수 있다.
- 북부지역도 지자체의 평균적인 소득수준에서 큰 차이를 보임. 특정 몇 개 지자체를 제외한 북부의 일반적인 상황을 쓴 것임. 개인적인 사견임.
-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의 약자.
- 반대로 해석하는 이들도 있다. 유대감 때문에 여러 문제가 쉽게 해결될 수 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이는 피해자의 시선에서 볼 때 참담한 현실이 될 수 있다.
- 경기 남부와 북부의 격차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한편으로는 공교육을 탓하지만, 현재 교육격차가 공교육만의 문제로 귀결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 예를 들어 2009년에 당선된 경기도 교육감의 경우 재임기간이 1년 반밖에 되지 않았다. 2010년에 지자체 선거와 함께 교육감 선거를 진행해야 하므로 그렇게 되었다.
- 인구수가 줄어드는 타시도교육청에서 일방전출만으로 전입을 받으라 요구할 수도 있다.
- 승진적체해소가 주 목적은 아니지만, 현상 자체는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상위직급이 일시적으로 늘어나게 되면 해당 인원들은 혜택을 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하위직급들의 불만이 가중될 확률이 있다.
- 실제 신도시가 있는 교육청마다 겪고 있는 현상들이다.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연구위원이며, 교육정책 관련 다수의 저서 및 논문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