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을바꾸는사람들

칼럼 검색
칼럼 모아보기
ERICK squareal Research & Innovation Center of Korea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은 전 능률교육 대표 이찬승 선생님이 주축이 되어 교육개혁 연구와 실천운동을 하는 공익단체(NPO)입니다.

학습과학 새 연재(6) : 교사가 수업에서 제1순위로 관심 가질 것, 사전지식

#845 이찬승, 교육을바꾸는사람들 대표 2022.12.14

목차

1. 사전지식의 이해
2. 사전지식과의 연결
3. 사전지식의 활성화
4. 사전지식의 구축


 

 

다음 문장이 무슨 의미인지 짐작이 가는가?

 

The notes were sour because the seams split.

 

어려운 단어로 구성된 문장은 아니지만 얼른 무슨 뜻인지 알기 어렵다. 어떤 배경에서 써진 문장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럽 민속악기의 하나인 백파이프(bagpipe)1를 연주해 봤거나 소리가 나는 원리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문장을 어렵지 않게 ‘(백파이프의) 솔기가 터져서 소리가 듣기에 거북하다’란 뜻으로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림 1> 백파이프

이어서 다음 글을 보자.

 

Aoccdrnig to a rseearch at Cmabrigde Uinervtisy, it deosn’t mttaer in what oredr the ltteers in a word are, the olny iprmoetnt tihng is that the frist and lsat ltteer be at the rghit pclae. The rset can be a total mses and you can still raed it wouthit porbelm. This is bcuseae the huamn mnid deos not raed ervey lteter by istlef, but the word as a wlohe and the biran fguiers it out aynawy. 

 

철자가 바르게 된 단어가 극소수인데도 중학교 3학년 실력이면 이를 어렵지 않게 읽고 해석할 수 있다. 왜 그럴까? 무엇보다도 사용된 어휘와 문장의 구조가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According to, university, it doesn’t matter, in what order라는 단어나 어구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기존의 어휘력을 바탕으로 Aoccdrnig to, Uinervtisy, rseearch, it deosn’t mttaer, in what oredr를 어렵지 않게 해독할 수 있을 것이다.

 

이상의 2가지 예에서 보듯이 사전지식(prior knowledge)이나 배경지식(background knowledge)은 새로운 정보의 이해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소임을 알 수 있다.

 

 

1. 사전지식의 이해

 

이어서 사전지식이 무엇이고 이것이 새로운 학습에 왜 그렇게 중요한지를 알아볼 것이다.

 

1) 사전지식의 중요성

 

사전지식이란 학생이 수업이나 학습에 임하기 전에 이미 갖추고 있는 지식, 기능, 능력을 말한다. 학생들은 자신만의 사전지식, 개념적 이해, 아이디어, 스킬, 신념, 가치관, 이론, 태도 등을 가지고 수업에 임한다. 새로운 학습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어떻게 가르치느냐가 아니고 학습자가 가지고 있는 사전지식이 무엇인가이다. 따라서 교사가 수업 계획을 짜고 수업지도 전략을 선택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할 사항은 각 학습자가 어떤 사전지식을 가지고 있는가를 파악하는 일이다. 로버트 마자노는 “배울 내용에 대한 사전지식(배경지식)2은 그 내용에 관련된 새로운 정보를 얼마나 잘 배울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가장 강력한 지표가 된다.”라고 밝히고 있다. 학습에 사전지식이 가장 영향이 큰 이유 중 하나는 새로운 정보의 분석, 해석, 평가가 학습자의 기존 지식, 믿음, 가치, 태도라는 렌즈를 통해 이루지기 때문이다.

 

도입부의 예에서 보듯이 정보의 이해를 위해서 사전지식(배경지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사전지식은 지식의 습득이나 저장, 회상, 인출을 돕거나 저해한다. 또 사전지식의 양과 질은 학습자의 자신감과 동기에도 영향을 미쳐 이것이 결과적으로 기억과 학습에 영향을 미친다.

 

학습이란 새로운 지식을 기존의 사전지식에 연결시키는 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람들은 진공상태에서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지 않는다. 학습은 새로운 정보를 이미 알고 있는 것과 연결시킬 때 효과적으로 일어난다. 다시 말해 새로운 정보의 이해는 이를 이전에 학습하거나 경험한 내용(사전지식)에 연결시킴으로써(비교하고 참조함으로써) 가능해진다. 사전지식은 새로운 지식을 구축할 수 있는 바탕이고 새로운 정보의 의미를 파악하는 열쇠라 할 수 있다. 실제 글을 읽을 때 주제에 대해 많이 알수록 그만큼 읽고, 이해하고, 예측하기 쉬우며 정보의 기억율도 그만큼 높아진다. 그래서 본격적인 수업의 지도 이전에 학생들의 사전지식을 활성화하고 사전지식이 부족한 경우 이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학습에 가장 영향력이 있는 요소 하나를 꼽는다면 단연 학습자의 사전지식이다(Ausubel, 1978). 그래서 사전지식이 교사가 관심을 가져야 할 제1 순위의 요소인 것이다.

 

<도표 1> 새로운 정보와 사전지식의 연결

수업 계획을 세우고 수업지도 전략을 선택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할 사항은 학습자가 어떤 사전지식을 가지고 있는가를 고려하는 일이다. 안내가 수반되고 잘 구조화된 학습을 제공하는 확실한 방법은 각 단계마다 학습자가 필요로 하는 사전지식을 붙박이로 만들어 넣는 일이다. 사전지식의 활성화와 구축 없이 시작하는 수업은 맨땅에 헤딩하는 것과 같아서 사전지식이 부족한 학생의 대부분은 학습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또한 사전지식의 준비 없이 시작하는 수업은 매우 불공정한 수업이다. 사전지식의 부재와 격차는 많은 학생들을 수업에서 소외시키며 불평등을 심화시키기 때문이다.

 

다음은 사회경제적 지위가 서로 다른 아동들의 배경지식과 읽기 이해도의 차이에 관한 연구 결과이다.

 

(1) 연구 1: 만 4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사회경제적 지위(SES)가 낮은 가정의 아동이 사회경제적 지위가 중간인 가정의 아동들에 비해 ‘배경지식’ 면에서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즉,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아이들의 배경지식이 중간층 아이들에 비해 많이 부족했다.

 

(2) 연구 2: 글을 읽을 때 ‘이해력’ 면에서도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아이들이 중간인 아동들에 비해 더 많은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드러났다. 즉,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아이들의 텍스트 이해도가 상당한 수준으로 더 낮았다.

 

(3) 연구 3: 두 집단 모두에게 생소한 내용의 이야기책을 읽게 했을 때 즉 ‘배경지식의 영향을 배제했을 때’ 이해도와 추론 능력에서 차이가 없었다.

 

이상의 연구에서 보듯이 사전지식은 교육의 형평성(equity)과 직결된다. 사전지식의 양과 질의 차이는 학습격차를 발생시키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의 주공통핵심성취기준(CCSS)은 텍스트 기반의 자세히 읽기(close reading)3를 강조한다. 자세히 읽기의 핵심은 읽는 사람의 추정, 저자의 일대기, 텍스트 외적 다른 정보원에 의존하지 않고 텍스트에 있는 내용만을 기반으로 해석하는 데 있다. 주공통핵심성취기준의 방향에 대해 지지하는 일부 사람들은 사전지식에 대한 언급을 삼가고 사전지식에 대한 질문도 하지 말 것을 주장한다. 이렇게 할 때 읽기의 경우 경쟁 조건이 동일해 공정하다고 보는 것이다. 학생들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른 사전지식의 격차가 커서 텍스트 기반의 자세히 읽기가 공정하다는 주장이다. 가난한 아이든 부잣집 아이든 텍스트에 담긴 동일한 정보에 대한 동일한 접근이 가능한 상태에서(즉 배경지식의 영향을 배제한 상태에서) 이해력을 측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2005년에 바뀐 미국의 수능시험인 SAT의 에세이 시험이 이런 주장을 적용하고 있다. 이 시험은 증거기반 즉 주어진 인용문에 대한 객관적 분석에 초점을 둔다. 과거의 에세이는 개인의 주관적 견해를 개인의 경험을 기반으로 쓰는 형식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SAT 시험의 에세이는 개인의 견해를 쓰도록 요구하지 않는다. 주어진 주장이나 견해에 대해 제3자적 입장에서 객관적 분석을 할 것을 요구한다. 사전지식이 독해에 큰 도움이 되지만 평가 측면에서 보면 사전지식의 격차가 현격한 상태에서 경쟁하게 하는 것은 사회경제적 지위를 성적에 반영하는 결과를 나아 공정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사전지식을 교육의 형평성 관점에서 바라보며 시험에서 가능한 한 학생의 문화자본의 반영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은 매우 의미 있는 것이라 하겠다.

 

2) 사전지식이 정보 해석에 미치는 영향

 

(1) 사전지식은 새로운 정보의 이해와 학습에 ‘도움이 되기도 하고 방해가 되기도 한다.’

 

아래 <도표 2>처럼 사전지식은 이것의 질(정확성, 적절성, 충분한 정도)에 따라 새로운 정보의 이해와 학습에 도움이 되기도 하고 방해가 되기도 한다. 오개념(misconception)과 고정관념(stereotype)은 새로운 정보의 바른 이해와 해석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사전지식이다.

 

<도표 2> 사전지식의 학습에의 도움 여부(Susan A. Ambrose 외, 2010)

사전지식이라고 해서 모두 새로운 학습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외국어를 배우는 경우를 예로 보자. 이미 라틴어를 알고 있는 것은 스페인어나 불어와 같은 라틴어 계열의 언어를 학습할 때 도움이 된다. 어근과 문법적 규칙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라틴어를 잘 아는 사람이 중국어, 아랍어 등을 배우고자 할 때는 어근과 문법 규칙이 달라 언어의 간섭 현상(language interference) 때문에 오히려 학습에 방해가 된다. 한국어가 모국어인 학습자가 영어로 말하거나 쓸 때 의도치 않게 한국어 어순을 사용하게 되는 것은 사전지식이 새로운 학습에 방해가 되는 예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교사가 학습자들에게 새로운 정보 제시를 하고자 할 때는 관련 사전지식에 대해 다음 2가지 방법으로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① 학습에 도움이 되는 사전지식으로 어떤 것을 갖고 있는가? 도움이 되는 사전지식의 경우 사전지식의 활성화를 통해 이를 마음의 전면으로 끄집어내면 새로운 것을 배울 준비가 된다.

 

② 학습에 방해가 되는 사전지식으로 어떤 것을 갖고 있는가? 학습에 방해가 되는 사전지식의 경우 새로운 정보를 효과적으로 가르치기 위해서는 잘못된 사전지식을 지적하고 이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교사는 수업 전에 학생들의 사전지식을 확인하는 활동을 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서는 뒤에서 자세히 다루기로 한다.

 

(2) 사전지식은 학습자가 새로운 정보를 ‘어떻게 지각하느냐(how to perceive)’에 영향을 미친다.

 

동일한 현상에 대해 서로 이해나 해석이 다른 것은 각자가 가지고 있는 사전지식, 과거의 경험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로, 사전지식(배경지식)은 다중적 의미를 갖는 단어가 어떤 의미로 사용되었는가를 판단할 때 크게 영향을 미친다. 사용 맥락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operation이란 단어를 보면 의사는 ‘수술’이라는 의미를 먼저 떠올리고, 또 수학을 영어로 가르치는 교사라면 ‘연산’이란 의미를 가장 먼저 떠올리며, 군사 전략가라면 ‘작전’이란 의미를 가장 먼저 연상하게 될 것이다. 이는 operation이란 단어에 대한 각자의 사전지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렇게 어휘의 사용 맥락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그 어휘를 어떤 의미로 해석하는가는 그 사람의 사전지식(배경지식)에 따라 결정된다. 이는 어휘뿐만 아니라 모든 정보의 해석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3) 사전지식은 학생이 새로운 정보를 ‘어떻게 조직하느냐(how to organize)’에 영향을 미친다.

 

학생은 기존지식을 활용하여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인다. 예로, 역사 수업 시간에 그렇게 하지 말라는 강력한 신호를 보내지 않는 한 학생은 새로운 역사의 사실을 연대순으로 조직하고자 한다. 지금까지 수업 시간에 늘 그렇게 해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사가 수업 내용을 어떤 다른 개념적 구조로 조직하고자 할 경우에는 역사의 사실을 시간 순으로 일어나는 것으로만 보려는 학생의 경향을 극복해 내야 한다.

 

(4) 사전지식은 학생이 새로운 정보를 기존 기억에 ‘얼마나 쉽게 연결하는가(how to easily make connection)’에 영향을 미친다.

 

학습과 기억의 핵심 열쇠의 하나는 정보가 얼마나 풍부한 연결 고리를 가지고 있느냐이다. 연결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만큼 회상하기가 쉽다. 새로운 정보가 기존의 풍부하고 잘 조직된 기억과 연결이 이뤄지면 기존의 모든 연결을 그대로 이어받을 수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완전 새로운 분야의 정보를 학습하는 것보다 기존의 잘 알고 있는 분야의 정보를 학습하는 것이 훨씬 더 쉽다. 새로운 정보와 연결시킬 것이 없을 때 학생은 소리, 형태, 기계적 암기, 발견학습에 의존해 새로운 정보를 익힐 수밖에 없게 된다.

 

(5) 사전지식은 ‘정보처리’에 영향을 미친다.

 

사전지식이 부족하면 작업기억의 정보처리가 느리고 만성적으로 인지과부하를 일으킨다. 작업기억에서의 정보처리가 신속히 이루어지려면 처리한 정보를 장기기억으로 신속히 옮길 필요가 있다. 그래야 작업대에 여유 공간이 만들어지고 다시 새로운 정보가 유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처리한 정보를 장기기억으로 옮기기 위해서는 새로운 정보를 장기기억 속의 사전지식과 연결시켜야 한다. 그런데 사전지식이 부족하면 연결시킬 것이 없어 작업기억의 정보를 비울 수가 없다. 결과적으로 과부하가 일어나고 정보는 기억되기 전에 소실되고 만다. 사전지식이 풍부하면 작업기억의 정보처리가 신속하게 일어나고 이해와 학습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다.

 

 

2. 사전지식과의 연결

 

길거리에서 만나는 친구를 알아볼 수 있는 것은 이 친구에 대한 기억 즉 사전지식이 있기에 이를 작업기억으로 불러와 이 둘을 연결시킴으로써 친구를 알아보는 것이다. 이렇게 ‘사전지식과의 연결’은 작업기억(단기기억) 상에 일시적으로 유지시키고 있는 정보와 작업기억으로 불러온 장기기억 속의 관련 사전지식을 비교하고 참조함으로써 새로운 정보의 이해에 이르는 과정을 말한다. Google 검색창에 car라고 입력하면 cargo, cartier(까르띠에), carousel, carbon, career 등이 뜨고, d를 추가해 card라고 입력하면 cardinality, cardinal, cardiovascular 등 card로 시작되는 몇 개의 단어를 보여준다. 사람의 뇌는 이렇게 새로운 정보가 주어지면 이와 가장 유사한 것들을 장기기억에서 불러와 대조하면서 새로운 정보의 패턴을 탐색하고 이해한다.

 

사전지식과의 연결은 이런 것 외에 다양한 방식으로 일어난다. 맥락에 대한 정보의 제공 없이 영어 단어 cardinal을 제시하면 가장 먼저 어떤 것이 떠오르는가? 미국 야구를 자주 시청하는 사람이라면 세인트루이스의 야구팀 이름을 가장 먼저 상기할(연결시킬) 것이다. 그러나 카톨릭 신자라면 추기경을 먼저 떠올릴지도(연결시킬지도) 모른다. 한편 수학자라면 cardinal number(기수)를 떠올릴(연결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어떤 정보의 이해는 사전지식과의 연결을 통해 일어난다.

 

다음은 읽기에 있어서 사전지식과의 연결이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살펴보기로 한다. 읽기에 있어서 사전지식과의 연결은 크게 3가지, 즉 ① 다른 텍스트 내용과의 연결(text to text), ② 자신과의 연결(text to self), ③ 세상에 대해 알고 있는 것과의 연결(text to world)을 생각할 수 있다. 다음은 질문을 통한 세 가지 연결 방법이다. 질문은 어떤 주제의 사전지식을 불러내고 연결시킬 수 있는 대표적인 방법이다.

 

1) 다른 텍스트 내용과의 연결(text to text)

 

다음과 같은 질문을 통해 이전에 배운 텍스트 내용과 연결시킬 수 있다.

 

• 이와 비슷한 내용을 전에 읽은 적이 있던가?
• 이것을 읽으면서 다른 책에서 읽었던 내용 중 어떤 것이 떠오르는가?
• 이것이 내가 다른 책에서 읽은 내용과 유사점·차이점은 무엇인가?

 

다른 텍스트 내용과의 연결을 위해 다음과 같은 정형화된 문장을 완성하게 할 수도 있다.

 

“방금 읽은 내용은 내가 알고 있는 ‘이야기, 책, 영화 대사, 노래 가사’를 떠올린다. 그 이유는 ~와 같다.”

 

2) 자신과의 연결(text to self)

 

“말해주면 잊고, 가르쳐주면 기억할 수 있으며, 나를 참여시키면 나는 배운다.” (Benjamin Franklin)

 

위 벤자민 프랭클린의 말과 같이 배울 내용을 자신과 연결시키는 것은 간단한 일이지만 이것이 학습에 주는 영향은 매우 크다. 다음은 자신과의 연결을 이끌어낼 수 있는 질문이다.

 

• 이것은 내 삶의 어떤 경험을 떠올리는가?
• 이것은 내 삶과 어떻게 다른가?
• 이것은 내 삶과 어떤 관련이 있는가?
• 내가 이것을 읽으면서 든 기분은 어떠한가?

 

자신과의 연결을 위해 다음과 같은 정형화된 문장을 완성하게 할 수도 있다.

 

“방금 읽은 내용은 ‘내가 ~을 했을 때’를 생각나게 한다.”
“나는 방금 읽은 내용에 대해 ‘공감한다’. 그 이유는 ~와 같다.”

 

3) 세상에 대해 알고 있는 것과의 연결(text to world)

 

다음과 같은 질문을 통해 새롭게 배울 내용을 세상에 관한 사전지식과 연결시킬 수 있다.

 

• 이것은 나에게 실제 세상일의 무엇을 떠올리게 하는가?
• 이 텍스트 내용이 실제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과 유사한 점/다른 점은 무엇인가?
• 그 부분 내용은 내 주변 세상사와 어떤 관련이 있는가?

 

또한 세상에 대해 알고 있는 지식과 연결시키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정형화된 문장을 완성하게 할 수도 있다.

 

“방금 읽은 내용은 ‘과거의 한 사건’을 생각하게 한다. 그 이유는 ~와 같다.”
“방금 읽은 내용은 ‘미래에 대해’ 궁금하게 한다.”

 

또한 대부분의 기억술(mnemonic) 역시 기억할 새로운 정보를 사전지식과 연결시키는 전략을 사용한다. 예로, 장소법(loci method)은 이는 잘 아는 ‘장소’ 몇 가지에 기억할 항목을 연결시켜 기억하는 기억술이다. 가령 시장에 가서 사올 품목이 <바나나, 달걀, 우유>라면 ‘현관 문고리 대신 바나나 문고리’를, ‘복도에는 달걀이 널려있는 광경’을, ‘문을 열자마자 우유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극적인 상황’을 상상함으로써 장소와 기억할 항목을 연결시켜 쉽게 기억하고 회상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기존의 잘 알고 있는 장소(혹은 위치)인 <현관, 복도, 문>이라는 사전지식에 새로운 정보 <바나나, 달걀, 우유>를 연결시켜 이를 장기기억으로 옮긴 예라 하겠다.

 

좋은 수업은 새로운 정보와 기존 지식의 연결이 활발한 수업이다. 따라서 교사가 학생들이 어떤 사전지식을 갖추고 있는지를 확인 및 활성화하고, 새로운 정보를 사전지식과 활발히 연결시킬 수 있으면 수업은 그만큼 더 이해하기 쉽고 효과적일 수 있다.

 

 

3. 사전지식의 활성화

 

사전지식 활성화의 중요성에 대한 흥미로운 비유가 있어 소개한다.

 

“(본 수업에 들어가기 전) 시간을 내어 사전지식을 평가하고, 활성화하고, 구축하지 않는 것은 마치 경험이 없는 야구 선수에게 공을 던진 후 프로 선수처럼 경기를 해줄 것을 기대하는 것과 같다.”

 

사전지식은 갖추고 있는 것만으로는 소용이 없다. 부뚜막의 소금도 집어넣어야 짜듯이 잠자고 있는 사전지식을 깨워 앞으로 끄집어 내놓아야 새로운 정보와의 연결도 가능하다. 이것이 사전지식의 활성화다. 새로운 정보와 관련된 사전지식이 장기기억 속에 있다고 해서 이 둘이 자동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지만 필요한 순간에 생각이 나지 않아 이를 활용하지 못한 경험이 이를 말해준다. 그래서 단원을 시작하기 전 혹은 중간에 단원 내용과 관련된 사전지식을 최대한 표면으로 끄집어내는 것 즉 활성화가 필요하다.

 

사전지식을 활성화하는 전략으로는 알고 있는 것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고 토론하기, 아는 것을 적어보기, 빈칸 채우기, 연습문제 풀기 등 수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다음과 같은 활동도 사전지식의 활성화에 매우 효과적이다.

 

1) 내용 예측 가이드(anticipation guide)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진단평가를 겸한 ‘내용 예측 가이드’ 활동을 하면 이는 학습자들의 사전지식을 파악하고, 사전지식을 활성화하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이는 학습할 주제에 관해 수업하기 전에 학생의 의견을 묻는 형식을 취한다. 먼저 주제에 대해 충분히 학습한 다음 배운 내용에 대해 점검을 하는 전통적인 수업 순서와 반대이다. 이는 주제에 대한 내용 예측, 확인, 흥미 유발 등을 위한 가이드로서 읽기 내용에 관한 진단평가나 사전 의견 조사의 성격을 갖는다. 이는 독해 전략의 하나로서 본격적으로 읽기 전에 사전지식을 활성화하고 새로운 주제에 대해 호기심과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핵심 개념에 대한 몇 개의 서술문을 읽거나 듣고 각각의 서술에 대해 ‘동의하다/동의하지 않다(agree/disagree)’ 혹은 ‘맞다/틀리다(true/false)’로 표시하도록 되어 있다.

 

‘내용 예측 가이드’ 활동의 예를 들면, ‘확률(probability)’에 관한 수업 전에 사전지식을 파악하고 사전지식을 활성화하기 위해 아래와 같은 과제를 줄 수 있다.

 

※ 다음 서술을 읽고 동의하면 A, 동의하지 않으면 D를 쓰시오.

① 확률이 0(zero)이란 것은 그 사건이 일어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다. A                                      D
② 확률을 학습할 때 주사위를 던지는 놀이가 필요할 수 있다. A                                      D
③ 있을 수 있는 모든 결과에 대한 확률의 합은 1이다. A                                      D
④ 서로 양립할 수 없는(서로 배타적인) 사건이 동시에 일어날 수 있다. A                                      D
⑤ 확률 학습에 들어가기 전에 소수(小數)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A                                      D

(출처: Overcoming Textbook Fatigue, ReLeah Cossett Lent, Chapter2)

 

또한 ‘사전지식’이라는 주제에 관한 ‘내용 예측 가이드’ 활동이라면 아래와 같은 내용이 될 것이다.

 

※ 아래 표의 좌측 10가지 서술이 맞는지 틀리는지 ○×로 표시하시오.

서술문 ○         ×
1. 사전지식이란 교사가 제공하는 새로운 학습 경험을 시작하기 전에 학습자가 이미 갖추고 있는 지식을 말한다.
2. 학생들은 자신만의 사전지식, 개념적 이해, 아이디어, 스킬, 신념, 가치관, 이론, 태도 등을 가지고 수업에 임한다.
3. 사람들은 진공상태에서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지 않는다. 사람은 이미 알고 있는 것(사전지식)과 관련시켜 새로운 것을 배운다.
4. 새로운 학습에 영향을 미치는 첫 번째 것은 어떻게 가르치느냐가 아니라 학습자가 가지고 있는 사전지식이 무엇인가이다.
5. 학습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소 한 가지를 든다면 단연코 사전지식이다.
6. 학습에 사전지식이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이유 중 하나는 새로운 정보의 처리가 학습자가 사전지식, 믿음, 가치의 렌즈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7. 사전지식(배경지식)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모두 새로운 학습에 도움이 된다.
8. 사전지식은 학습자가 새로운 정보를 어떻게 지각하는가에(how to perceive) 영향을 준다.
9. 사전지식은 학습자가 새로운 정보를 어떻게 조직하는가에(how to organize) 영향을 준다.
10. 사전지식은 학습자가 새로운 정보의 학습을 위해 얼마나 쉽게 연결을 맺느냐에(how to easily make connections) 영향을 미친다.

답: 1. ○ 2. ○ 3. ○ 4. ○ 5. ○ 6. ○ 7. ×(잘못된 사전지식은 내용 이해에 방해가 됨) 8. ○ 9. ○10. ○

 

이런 ‘내용 예측 가이드’ 활동을 잘 활용하면 수업 전에는 주제에 관해 어떤 사전지식을 가졌는지를 파악할 수 있고, 수업 후에는 잘못된 사전지식이나 오개념을 바로 잡고 얼마나 정확히 학습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2) KWL 차트와 목표 설정

 

K-W-L 차트는 어떤 주제에 대한 사전지식을 학습자가 얼마나 잘 갖추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데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여기에 목표(goal)까지 설정하면 사전지식을 구축하는 훌륭한 선행조직자가 된다.

 

KWL 목표(goal) 설정
K : 알고 있는 것 1. 단위에서 내가 배우고 싶은 것 1가지:

 

W : 알고 싶은 것 2. 위의 것을 목표로 잡은 이유 2가지:

 

L : 새로 배운 것 3.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내가 수행할 것 3가지:

 

[주] K(what I Know); W(what I Want to know); L(what I Learned)

 

3) 관찰 차트(observation chart)

 

관찰 차트 활동은 배경지식을 구축하는 효과적인 방법의 하나이다. 교사가 단원 내용의 주제와 관련된 그림 여러 장을 찾아 교실 벽에 모둠 수에 따라 4-5곳에 붙이고 짝 활동이나 3-4명의 모둠 활동으로 진행한다. 학생들은 교실을 돌며 각 그림이 붙여진 장소를 방문하고 관찰한 그림에 대해 짝과 혹은 모둠 간에 의견을 나눈 다음 관찰 내용을 그림 옆 백지에 기록한다. 기록 내용은 짝이나 모둠 구성원 간의 논의를 통해 결정한다. 때로는 질문을 적을 수도 있다. 이때 교사는 그림이 붙어 있는 장소를 돌며 학생들이 상의하는 것을 엿들으면서 이들이 알고 있는 것과 모르고 있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특이한 사항은 메모해 두었다가 수업을 통해 오개념을 바로잡아 줄 수 있다.

 

4) 단서(cues)의 제공

 

사전지식(배경지식)을 활용하게 하는 최선의 방법은 학생들에게 배우려는 내용에 관한 단서, 질문 그리고 선행조직자(advance organizers)를 제공하는 것이다(Ferlazzo, 2020). 이들의 공통점은 새로 학습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제공된다는 점이다. 이들은 새로운 지식이 사전지식 위에 구축된다는 이해에 바탕을 두고 있다.

 

명시적인 단서나 실마리를 제공하는 것은 학습할 내용의 개요 설명을 통해 사전지식을 활성화하는 가장 단순한 방법이다. 종종 명시적 실마리의 제공은 학생에게 매우 적절한 개인적 경험을 떠올려주기 때문이다. 도입부에서 소개한 ‘The notes were sour because the seams split.’라는 문장의 해석을 위한 힌트로 ‘손상된 백파이프’라는 정보를 제공한다면 이는 명시적 단서에 해당된다.

 

5) 질문하기

 

사전지식을 활성화하기 위한 질문으로는 먼저 ‘추론을 유도하는 질문’과 ‘분석적 질문’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예로, “왜 그 등장인물은 그렇게 느꼈을까요?”와 같이 추론을 유도하는 질문(inferential questions)이 중요한 것은 학생이 제시된 자료에서 부족한 정보를 확인하고 메우는 과정에서 안내자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또한 “결정하기에 앞서 찬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어요?”와 같은 분석적 질문(analytic questions)은 학생들이 정보를 분석하고 비평하는 것을 도와 내용의 깊은 이해를 촉진한다. 질문은 언제나 사전지식을 활성화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의 하나이다.

 

그러나 모든 질문이 학습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질문이 고등사고를 자극하고 가장 중요한 내용에 초점을 맞출 때 가장 크게 도움이 된다.

 

예로, 열대 우림에 대해 배울 때 사전지식을 활성화하고 사전지식과 연결을 짓기 위해 다음과 같은 질문을 활용할 수 있다. 질문의 답을 찾는 과정에서 열대 우림에 관한 사전지식이 활성화되고 연결이 일어난다.

 

“열대 우림에 대해 알고 있는 것들, 서로 말해볼까?”
“열대 우림 중 대표적인 것은 어디에 있지?”
“열대 우림에 대해서 왜 배울 필요가 있지?”
“열대 우림에 대해 배운 것을 언제,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까?”

 

 

4. 사전지식의 구축

 

사전지식이 충분하다면 활성화만 하면 되지만 사전지식이 부족한 경우에는 본격적인 수업이 시작되기 전에 수업에 필요한 사전지식을 새롭게 구축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학습은 사전지식과의 연결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출신 문화가 다른 학생들이 많은 학교 수업의 경우 사전지식을 파악하고 부족한 배경지식을 어떻게 매울지에 대해 신경을 써야 한다. 새로운 주제의 학습을 시작하기 전에 학생들이 갖고 있는 사전지식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때 앞서 언급한 KWL 차트, 내용 예측 가이드(anticipation guide) 등을 활용해서 다음 4가지 질문의 답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 무엇을 알고 있는가?
• 얼마나 알고 있는가?
• 문화적 괴리가 존재하는가?
• 오개념이나 부정확한 사전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사전지식은 어떻게 구축하는가? 가령, 읽기 과제라면 사전에 관련 주제에 관한 읽기 자료를 배포하고 읽게 하는 것(예: 일주일 전 읽기 자료 배포), 짝과 함께 읽기 주제에 대한 경험을 나누게 하는 것(사전지식의 활성화에도 해당됨),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경우 그 나라의 이야기를 듣는 것, 또 어떤 주제에 대해 깊이 있는 독해보다는 폭넓은 다독(wide reading)을 장려하는 것 등이 사전지식 구축의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또한 산에 대해 학습할 경우 산을 본 적도 오른 적도 없는 학생들에게는 산에 관한 비디오 클립, 사진을 보여주고 이야기를 들려 줄 수 있을 것이다. 또 사전지식의 구축 방법으로 가상 현장 학습(virtual field trip)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한편 수학이라면 수업이나 활동 전에 질문을 던지는 것, 뺄셈을 배울 때 덧셈과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 예시를 그림으로 보여주는 것 등이 예가 될 것이다. 이러한 사전지식은 옷걸이와 같은 역할을 한다. 이것이 있어야 옷을 걸 수 있기 때문이다.

 

사전지식의 구축에 있어 가장 대표적인 방법인 선행조직자(advance organizer)4에 대해 살펴보고, 그 이외의 방법에 대해서도 알아볼 것이다.

 

1) 선행조직자의 제공

 

수업 전 선행조직자의 제시는 중요 사항에 대해 주의를 끌고 학습할 자료 내에서의 관계를 확인하고 학습할 자료를 학생의 사전지식과 연결시키는 유용한 수단이 된다. 학습자가 관련 사전지식을 갖추고 있지 못할 경우 학습과제를 쉽게 이해할 수 없으므로 교사가 학습과제를 본격적으로 제시하기 전에 관련 사전지식을 만들어주는 것이 선행조직자이다. 이러한 선행조직자로 마자노(2001)는 4가지 유형을 소개한다.

 

(1) 설명형 선행조직자

 

이는 새로 학습할 내용을 설명 형식으로 제시한다. 예로, “오늘 우리가 배우고자 하는 것은 열대우림의 4가지 층과 각각의 층에는 어떤 동물들이 사는지에 대해 배울 겁니다.”처럼 수업의 목표를 구두로 말해줄 수 있다. 교육과정의 성취기준도 설명형 선행조직자의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설명형 선행조직자는 학습 목표를 분명히 하는 과정이기에 학습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다.

 

(2) 이야기형 선행조직자

 

이는 새로 학습할 내용을 이야기 형태로 제시한다. 예로, “이번 시간에는 숲의 바닥에서 우림의 가장 키가 큰 나무 꼭대기까지 기어오르는 나무 개구리(tree frog)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겠습니다.”처럼 수업 주제와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를 해줄 수 있다.

 

(3) 요점 훑어읽기

 

이는 학생이 본격적으로 읽기 전에 주요 내용을 대충 훑어보는 사전 읽기 활동이다. 글의 제목과 부제를 읽고 글에 포함된 사진, 도표, 도표 설명글(caption) 등을 자세히 살펴보며 볼드체나 이탤릭체로 된 단어들에도 주목한다. 또 자주 반복되는 주요 어휘를 메모하며 각 단락의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을 읽는다. 이와 함께 읽기 활동에서 물을 만한 질문 리스트를 만들고 읽기 내용이 어떤 것일지 예측해 보며 요약문도 써보는 활동은 사전지식의 활성화와 구축에 효과적이다.

 

(4) 그래픽 선행조직자

 

새로운 자료를 그래픽 오거나이저와 같은 비언어적 형태로 제시한다. 예로, 아래 이야기 도식(story map)처럼 정보를 시각적으로 구조화한 자료로서 어떤 내용을 배우게 되고 무엇이 중요한지를 한 눈에 알 수 있게 해준다. 학습자의 수준에 따라 그래픽 오거나이저의 빈칸 부분을 조정할 수 있다. 잘하는 학생들에게는 아래와 같은 틀만 제공해도 큰 도움이 되지만 작업기억 용량이 작고 아직 관련 배경지식이 부족한 학생의 경우 일부만 빈칸으로 남겨 학생이 수업을 들으며 채우게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학습할 내용이나 제시 방법에 따라 선행조직자의 효과는 다르지만 마자노와 동료들의 연구에 따르면 설명형 선행조직자의 효과크기(effect size)5가 가장 크다. 실마리 제공과 질문 전략 그리고 선행조직자의 활동은 학업 성취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이는 학생이 중요한 자료를 확인하고 이를 사전지식과 연결시키는 것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2) 기타 사전지식의 구축 방법

 

(1) 어휘 이해도 측정(vocabulary rating)

 

이는 수업을 하기 전에(읽기 전에) 본문에 나오는 주요 어휘를 소개하고 각 어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① 정확히 알고 있다, ② 어렴풋이 알고 있다, ③ 어디선가 보거나 들은 적이 있다, ④ 전혀 알지 못 한다’처럼 이해 정도에 등급을 매기는 활동이다. 얼마나 어휘력이 늘었는가를 확인하기 위해 읽기 활동 후에 다시 측정하기도 한다. 이런 측정을 통해 읽기 자료에 나오는 주요 어휘를 사전에 지도하는 것은 매우 효과적인 사전지식의 구축활동이다.

 

예:
※ 아래 표의 좌측 5개 어휘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는지 등급을 매기시오.

어휘 정확히 알고 있다 어렴풋이 알고 있다 어디선가 보거나 들은 적이 있다. 전혀 알지 못한다
작업기억
사전지식
선행조직자
시연(試演)
범주

 

(2) 특정 주제에 초점을 맞춘 폭넓은 독서

 

학생이 매일 일정한 시간을 내어 학교서 또 집에서 다양한 주제에 관해 독서를 할 경우 폭넓은 배경지식을 갖출 수 있다. 독서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는 흥미가 있는 하나의 주제를 잡아 이에 관한 다양한 책을 읽히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그 결과 이 학생은 이 특정 주제에 대해 깊은 배경지식을 갖출 수 있게 된다.

 

(3) 비교와 대조

 

비교와 대조도 사전지식을 활용하는 좋은 수업 전략이다. 가령, “토마토는 과일인가 채소인가?”라는 질문을 기초로 해서 채소와 과일의 특성을 비교·대조하게 되면 과일과 채소를 구분할 수 있는 배경지식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4) 비유

 

비유에는 대표적으로 ‘쟁반같이 둥근 달’, ‘별처럼 빛나는 눈동자’와 같이 ‘……같이’, ‘……같은’, ‘……처럼’ 등으로 표현하는 직유(simile)와 ‘텔레비전은 바보상자이다.’와 같이 ‘……은/는 ……이다’로 표현하는 은유(metaphor)가 있다. 비유적 표현을 사용하면 이미 잘 알고 있는 배경지식(사전지식)을 불러와 이와의 비교를 통해 설명하므로 ‘달’, ‘눈동자’, ‘텔레비전’의 특성을 더 생생하게 설명하거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런 비유를 통해 ‘달’, ‘눈동자’, ‘텔레비전’이라는 새로운 정보의 배경지식이 구축된다.

 

(5) 멀티미디어의 활용

 

사람들은 흔히 야외학습처럼 직접적인 경험이 가장 효과적인 학습 경험이라 생각하지만 이에 대한 차선책으로 가상현실 등의 기술을 활용할 경우에도 직접 경험에 버금가는 학습이 이뤄질 수 있다. 매우 높은 동기를 유지하면서도 중요한 어휘와 개념을 소개하고 이를 다음 새로운 학습의 배경지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6) 어휘들을 상위 범주로 묶어 지도하기

 

“딸기, 바나나, 파파야, 파인애플과 같은 단어들은 의 유형들이다.”라는 문장을 매개로 사물을 상위 범주어로 묶으면 개념 수준의 학습이 가능하게 되고 이 상위 범주어는 개별 과일의 배경지식이 된다.

 

 

[이전 칼럼]

• 학습과학 새 연재(5) – 기억과 학습은 주의에 달렸다

• 학습과학 새 연재(4) – 학습의 엔진, 작업기억(working memory)

 

 

[참고 문헌]

 

• 이찬승 (2021). 학습과학의 이해와 적용 – <원리1> 새로운 지식의 이해는 사전지식과의 연결을 통해 일어난다.
http://21erick.org/column/5633/
• Ausubel (1978). The most important single factor influencing learning is what the learner already knows. Educational Psychology: A Cognitive View. (2nd Ed.). New York: Holt, Rinehart & Winston.
• Barbare Blackburn (2017). 8 Strategies to Quickly Assess Prior Knowledge.
https://www.middleweb.com/36652/8-strategies-to-quickly-assess-prior-knowledge/
• Ferlazzo (2020). The Whys & Hows of Activating Students’ Background Knowledge.
https://www.edweek.org/teaching-learning/opinion-the-whys-hows-of-activating-students-background-knowledge/2020/06
• Neuman et al. (2014). Building Background Knowledge.
https://www.readingrockets.org/article/building-background-knowledge
• Study.com, 2022 updated. Understanding Background Knowledge and Prior Knowledge.
https://study.com/learn/lesson/background-prior-knowledge-reading-comprehension-teaching-strategy-benefits.html
• Susan A. Ambrose et al. (2010). How Learning Works: 7 Research-Based Principles for Smart Teaching. Jossey-Bass.

 

🖨️ 인쇄(Print)하기

각주

  1. 백파이프(bagpipe) – 가죽 주머니에 몇 개의 파이프를 달아 그 주머니 속의 공기를 밀어 내면서 연주하는, 리드(reed)가 부착된 관악기. 유럽 민속 악기의 하나로, 스코틀랜드의 것이 유명하다.
  2. 사전지식(배경지식) – 사전지식은 학생이 학습의 과정에 가져오는 이전부터 갖추고 있는 지식, 기능, 능력을 말한다. 한편 배경지식은 사전지식과 동의어로 보기도 하지만 사전지식은 수업에 임할 때 이미 가지고 있는 학생의 지식을 말하고, 배경지식은 주제에 관해 교사가 제공하는 역사적인 혹은 맥락적 정보로 구분하기도 한다.
  3. 자세히 읽기(close reading) – 독해를 지도하는 한 접근법으로서 텍스트에 사용된 언어를 면밀히 검토하고 분석함으로써 의미를 추출하는 것을 강조한다. 가령 문학 텍스트는 단어, 상징, 이미지 같은 부분들이 역설, 비꼼, 모호함과 같은 상황의 긴장 속에 짜여진 언어 구조이기 때문에 문학 텍스트의 가치와 의미를 알기 위해서는 텍스트 자체를 꼼꼼히 읽어야(close reading) 한다는 방법론이다.
  4. 선행조직자(advance organizer) – 사전에 제시되는 주제 관련 개요 성격의 내용으로서 학습자가 이미 알고 있는 것과 새롭게 알아야 할 것 간의 가교 역할을 하며 수업지도 첫 부분에 제시된다. 대표적인 예로, 그래픽 오거나이저, KWL 차트, 수업에서 배울 주요 개념을 스토리에 담아 이야기 형태로 얘기해 주기, 학습할 내용을 제목을 포함하여 대충 훑어 읽어보기 등이 있다. 학습자는 이를 통해 새로운 정보를 의미 있게 조직하고 해석할 수 있게 된다. 특히 내용 정리가 어렵고 주의가 산만한 학습자들이 새로 배울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자주 활용되는 수단이다.
  5. 효과크기(effect size) – 비교하려는 집단들 사이의 차이 혹은 관계를 나타내는 ‘표준화된 지표’를 의미한다. 효과 크기가 0이라는 것은 실험집단의 평균과 통제집단의 평균이 같다는 뜻이고, +값이 나왔다는 것은 실험집단의 평균이 통제집단의 평균보다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교육 분야의 효과 크기는 해티의 기준에 따르면 효과 작음(d=0.2), 효과 중간(d=0.4), 효과 큼(0.6 이상)으로 나뉜다.
교육을바꾸는사람들 대표 이찬승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짧은 직장 생활을 경험한 후 지금의 능률교육(NE능률)을 창립하여 30년을 경영하면서 영어교과서와 참고서 등 다양한 저술활동을 했다. 2009년 회사를 매각하고,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 이란 비영리 공익단체를 설립하여, 현재 이 단체 대표직을 맡고 있다. 국가 교육시스템 재 디자인과 사회경제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는 아동, 청소년들도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치로 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개혁에 특히 관심이 많다. 수업혁신과 교육격차 완화를 위해 학습과학의 연구와 전파, 그리고 교원 연수에도 힘쓰고 있다.

  • 이메일 : eduinnovator@21erick.org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댓글 4

  1. 최종우 수정 삭제

    볼드체, 매우 좋습니다.
    영감과 용기를 주시는 글, 늘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십시오!!

  2. 이예진 수정 삭제

    볼드체 도움이 됩니다. 더 중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집중하게 됩니다

  3. 김은지 수정 삭제

    배움은 연속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사전 지식과 새로운 지식의 연결, 그것의 의미 부여 및 자신의 삶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 지에 대한 복합적인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교사가 기존 지식을 먼저 파악하고 새로운 지식과 의미있게 연결하도록 도와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 깊이 공감합니다. **볼드체는 빠르게 전체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됩니다. 집중 효과가 있네요! 다만, 제목과 목차가 있어서 이미 전체 내용을 짐작할 수 있기 때문에, 다소 많은 문장에 볼드체가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4. 정현영 수정 삭제

    사전 지식을 문화 자본과 equity와 관련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전글 [기획칼럼 – ‘2028 대입제도’] 입시 위주 교육에 승자는 없다. 다음글 중요한 것을 중요하게, 사소한 것을 사소하게 바라보는 지혜
칼럼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