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과학 새 연재(5) : 기억과 학습은 주의에 달렸다
목차
1. 주의, 기억, 학습의 관계
2. 주의의 이해
3. 주의의 관리 – 주의를 끌고 유지하기
1. 주의, 기억, 학습의 관계
주의와 기억 간의 관계에 대해 우리는 일상 경험을 통해서 잘 알고 있다: 피곤한 상태로 집에 들어온다. 누군가가 말을 걸어와 대화를 나눈다. 대화에 집중하느라 무심결에 자동차 열쇠를 평소에 두지 않던 곳에 둔다. 나중에 열쇠를 어디 두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만약 열쇠를 둘 때 이 행위에 주의를 집중했더라면 나중에 열쇠를 어디 두었는지 정확히 기억해 낼 수 있었을 것이다. 사람은 주의를 집중해서 기울인 것만 기억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주의가 기억을 낳는다.
주의는 기억 및 학습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기억할 수 없고 기억의 과정이 없이는 학습이 일어날 수 없다. 학습 역시 기억에 의존한다. 기억된 정보는 학습하고자 하는 새로운 정보를 연결시킬 수 있는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주의는 작업기억에 이르는 관문(gateway)이자 학습의 첫 단계이다. 우리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것을 이해할 수도, 학습할 수도, 기억할 수도 없다. 이렇게 기억과 학습은 주의에 달렸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면 교사가 학생들로 하여금 목표 자극에 지속적으로 주의를 기울이게 할 수 있느냐이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주변의 수많은 자극(정보의 홍수, 문자, 카톡, 이메일 등)에 적응하다 보니 주의를 지속하는 시간(attention span)이 점점 더 짧아지고 있다고 한다. 특히 멀티태스킹에 길들여진 젊은 세대들에게 이런 현상은 더욱 심하다. 이러한 문제를 수업이나 삶의 상황에서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 집중력도 유전하는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뇌가 새로운 학습과 훈련에 의해 변할 수 있는 능력인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을 지닌 덕분에 노력하면 주의 집중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나아가 우리는 수업 중에 학생들로 하여금 주의를 기울이게 하는 방법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스스로 자신의 주의 집중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까지 가르칠 수 있다. 이는 다행이 아닐 수 없다.
학습과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하워드 존스(Howard-Jones)는 뇌의 학습 과정(learning process)을 아래 <도표 1>처럼 ‘① 참여하다(주의를 끌다)(engage), ② 새로운 지식·이해를 형성하다(build), ③ (형성된 지식을) 응고화하다(consolidate)’1처럼 3가지로 범주화하고 있다. 이는 학습과 기억 그리고 주의 간의 관계를 잘 보여주는 동시에, 학습과학에서 나온 통찰을 교실 수업에 적용하기 위한 유용한 틀(framework)이 될 수 있다.
<도표 1> 학습의 3가지 과정(Paul Howard et al., 2018)

위 도표의 3가지 과정은 아래 3가지 질문의 답을 찾는 학습의 핵심 과정이다.
• 어떻게 학습자의 주의를 효과적으로 끌고 유지할 수 있는가?
• 어떻게 하면 효과적인 정보처리를 통해 새로운 지식과 이해를 형성할(구축할) 수 있는가?
• 어떻게 하면 작업기억(단기기억)에서 새로 학습한 내용을 장기기억으로 변환할(응고화할) 수 있는가?
학습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지만 위 ‘학습의 3가지 과정’ 도표를 통해 인지적 학습(‘새로운 지식·이해를 형성하다’)은 주의(‘참여하다’ 혹은 ‘주의를 기울이다’)와 기억(‘응고화하다’)과 뗄 수 없는 관계임을 재확인할 수 있다.
주의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2가지 주의 시스템, 주의의 유형, 주의의 원동력, 주의와 정보의 여과(filtering)>에 대해 알아볼 것이다.
1) 2가지 주의 시스템
주의를 기울이는 시스템에는 2가지가 있다. 하나는 ‘꽝’하는 소리나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주는 것과 같은 외부 자극에 ‘무의식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상향식(bottom up) 주의 시스템이다. 다른 하나는 책을 읽는 도중에 집중이 안 되고 마음이 산란할 때 다시 마음을 다잡거나 과제를 완성하기 위해 주의가 산만해지는 것을 ‘의식적으로’ 피하는 것과 같은 하향식(top-down) 주의 시스템이다. 전자는 피질밑 구조물들(subcortical structures)이, 후자는 전전두피질의 집행기능(executive function)이 담당한다.
우리는 상향식 주의 시스템을 ‘의식적으로’ 통제할 수는 없다. 번쩍하는 불빛을 보거나 꽝하는 소리를 들으면 우리는 ‘자동적으로(무의식적으로)’ 주의를 그쪽으로 돌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확인하려고 할 뿐이다. 그러나 집행기능과 같은 하향식 주의 시스템은 통제할 수 있다. 예로 경청을 보자. 우리 자신의 생각을 억제하고 오직 상호작용하는 상대방의 얘기에만 온전히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우리의 의식적인 결정이다. 우리가 우리의 주의를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은 교육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의식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것은 훈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학생들의 주의력을 훈련을 통해 향상시킬 수 있다. 그래서 지금 세계 주요국들은 주의 통제를 담당하는 뇌의 집행기능 훈련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 주의의 유형
집행기능에 의해 주의가 발휘되는 유형에는 <선택적 주의, 초점 주의, 지속적 주의, 분산 주의>가 있다. 수업이나 학습에서 각 주의 유형이 어떻게 발휘되고 이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1) 선택적 주의(selective attention)
선택적 주의는 과제 수행에 필요한 정보나 자극만 선택하여 주의를 기울이고 불필요한 다른 자극은 걸러내는(차단하는) 능력을 말한다. 선택적 주의는 특정 자극에 더 집중할 때 일어난다. 많은 사람들이 모인 공공장소에서 대화를 할 때 우리는 친구의 말에만 주의를 기울이고 주위의 다른 소음은 차단하는데 이때 사용되는 주의가 이에 해당된다.
우리가 매 순간 우리 주변의 자극 모두에 주의를 기울이려 한다면 사람은 제대로 기능할 수 없다. 바로 이 순간 이 글을 읽고 이해하고 기억하려면 창밖의 소음, 피부로 느끼는 옷의 촉감, 배경 소음으로 들리는 에어컨 작동 소리, 교실 내부 온도, 점심을 누구랑 같이 먹을까에 대한 생각, 목의 뻐근함 등에는 주의를 기울이지 말아야 한다. 이런 것들에도 동시에 주의를 기울이려 한다면 에너지를 너무 많이 소비하게 되고 정작 이 순간 가장 중요한 학습에는 제대로 집중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선택적 주의를 발휘함으로써 제한된 주의 자원을 가장 중요한 자극에 배정할 필요가 있다.
교사는 수업 중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선택적 주의를 잘 발휘하게 할 수 있을까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배우는 내용 중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하고 무엇이 덜 중요한지 그래서 무엇에 주의를 집중해야 하는지를 지도할 필요가 있다.
(2) 초점 주의(focused attention)
목표 자극에 필요한 시간만큼 주의를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초점 주의는 자극의 특정 측면에 초점을 맞춰 주의를 기울일 때 일어나며 이를 통해 관련 자극을 감지할 수 있다. 인터넷을 활용해 자료조사를 할 때, 제시된 질문의 답에 초점을 맞춰 지문을 읽을 때 이와 같은 유형의 주의가 발휘된다.
(3) 지속적 주의(sustained attention)
오랜 시간에 걸쳐 주의집중이 지속될 때 일어난다. 프로젝트를 수행하거나 그림을 그리고 상대방의 말을 경청할 때 사용되는 주의 유형이다. 지속적 주의는 흔히 주의의 지속 시간(attention span)으로 칭하기도 한다. 연습에 의해 주의의 지속 시간을 늘릴 수 있다.
(4) 분산 주의(divided attention)
동시에 여러 과제나 개념에 주의를 분산할 때 일어나는 주의다. 멀티태스킹(multitasking)의 상황을 말한다. 가사가 있는 음악을 들으며 숙제를 하거나 텔레비전 앞에서 숙제하는 경우 학생들은 이와 같은 유형의 주의를 발휘한다. 그러나 뇌는 동시에 2가지에 주의를 기울이기 어렵다. 뇌는 한 번에 한 가지 과제에 집중할 때 가장 효과적으로 기능을 발휘한다. 그래서 운전 중 통화나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을 경우 사고의 위험이 매우 높아진다. 또 과제를 자주 바꾸면 바꿀수록 생산성이 그만큼 더 떨어진다. 오래 전의 한 실험에 따르면 사람에게 이어폰을 통해 양쪽 귀 각각에 서로 다른 내용을 동시에 듣게 하는 실험을 했을 때 그 결과 한쪽 귀에 들리는 내용에 주의를 집중하고 다른 쪽 귀에 들리는 내용을 차단했을 때만 들은 내용을 기억할 수 있었다. 즉 주의를 어느 한 쪽에 집중하지 않고 양쪽 내용에 분산시켰을 때는 거의 아무것도 기억할 수 없었다. 이렇게 주의가 분산되면 어떤 것도 제대로 기억할 수 없게 된다.
3) 주의의 원동력
주의는 아래 <그림 1>처럼 새로운 것(패턴의 변화)을 탐색하고 보상(만족감, 기쁨)을 기대하는 뇌의 원초적 본능에서 나온다. 새로움과 보상이 주의의 원동력인 셈이다.
<그림 1> 뇌가 찾는 것 – 새로움과 보상(만족감)(Judy Willis, 2012)

뇌는 선천적으로 새롭고 신기한(noble) 자극과 만족감·기쁨·황홀감 등의 보상을 우선적으로 추구하도록 설계되어 있다(Judy Willis, 2012). 뇌는 어떤 정보(자극)에 접하면 본능적으로 “주목해야 할 새로운 것이 있는가(파악해야 할 새로운 패턴의 변화가 있는가)?”를 살핀다. 생존하기 위해서다.
흔히 교사는 “주의 좀 기울여 주세요!”라고 부탁한다. 사실 이 말은 모순이다. 학습자는 이미 어디엔가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다만 그 대상이 교사가 하는 수업 내용이 아닐 뿐이다. 수업에서 새로운 패턴을 제시하거나 보상이 기대되는 상황을 연출하지 않고 학생들에게 주의를 기울여 줄 것을 하소연하는 것은 문제 해결을 위한 효과적인 접근이 아니다. 수업을 변화시켜 학습자의 뇌가 저절로(본능적으로) 수업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만들어야 한다. 즉 주의를 끌기 위해서는 수업의 내용이나 형식에 새로운 패턴을 제시함으로써 이를 통해 학습자의 주의를 사로잡아야 한다. 가령, “선생님이 지금부터 다음 시험의 범위를 알려줄게.”라고 말한다면 많은 학생들이 주의를 집중하고 끝까지 주의를 유지하려 할 것이다. 이것은 패턴의 변화이면서 예측하게 하고 예측한 결과에 따라 큰 보상을 얻을 수 있는 정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주의 집중의 원동력으로 <필요, 새로움, 의미, 정서> 이렇게 4가지를 들기도 한다(Tate, 2016). 주의를 끄는 원동력으로는 어떤 것이 가장 강력할까? 어떤 학자들은 뇌가 정보를 처리할 때 우선순위가 있다고 말한다. 첫 번째가 위협, 불안 등의 신체적 안전이나 심리적 안정과 같은 생존에 관련된 자극이고(Sousa, 2017), 그 다음이 유쾌·불쾌와 같은 강한 감정적 자극이며, 그 다음으로 새로움(novelty), 호기심이다(Goodwin et al., 2020). 상대적으로 주의를 끄는 힘이 가장 약한 것이 학습자에게 흥미나 의미를 크게 주지 못하는 수업에서 제공하는 일반적 학습 내용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사실은 수업 중 학습자의 주의를 끌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수업 중 학습자의 주의를 누가 끄느냐는 경쟁 관계에 있다. 교사가 학습자의 주의를 먼저 차지하기 위해서는 주의 끌기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학습자는 옆에 있는 친구와 속삭이거나 딴짓을 하는 것에 더 정신을 팔 수 있는데 그 순간 이것이 자신의 생존에 훨씬 더 유리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주의의 원동력으로 도파민(dopamine) 분비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도파민은 신경 세포 간의 시냅스2 간극 사이로 신호의 이동을 돕는 나룻배와 같은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이자 호르몬이다. 이것은 즐거운 경험을 할 때 분비된다. 즉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칭찬을 들을 때, 성행위를 할 때 보상 호르몬인 도파민이 분비되면서 기분이 좋아진다. 해마는 이를 기억했다가 이런 경험을 점점 더 원하게 만든다. 이것이 뇌의 중독 기제다. 도파민은 주의 집중과 기억, 집행기능(executive function)3의 활발한 발휘에도 필수적인 물질이다. 도파민 분비가 적정 수준으로 증가하면 만족감, 창의력, 동기, 호기심, 끈기 등이 높아진다. 수업 후 15-20분이 지나면 학생들의 주의가 산만해지는 것은 생리적으로 보면 도파민 분비가 고갈되었기 때문이다. 도파민의 분비에는 아래와 같은 활동이 도움이 된다.
· 짝과 긍정적인 상호작용하기
· 즐거운 음악 듣기
· 친절 베풀기
· 감사 표현하기
· 유머 제공하기
· 낙관적으로 생각하기
· 선택의 기회 제공하기
· 신체 움직이기
그렇다면 주의를 끄는 것을 넘어 주의를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뇌는 새로운 정보(자극)를 접하면 예측하려고 한다. 그 예측이 맞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보상을 받게 된다. 학습의 상황에서는 이해되지 않던 정보의 의미를 애써 이해하게 되었을 때 기쁨이라는 보상을 얻게 되고 이런 보상이 있기에 뇌는 동일한 경험을 반복하고자 한다. 이것이 주의를 지속시키는 메커니즘이다. 이는 학습자의 주의를 지속시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큰 시사점을 준다.
4) 주의와 정보의 여과(filtering)
주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정보처리모델에서 정보가 처리를 거치면서 어떻게 여과되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수많은 자극 속에 살고 있고 주의 자원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주의 기울임을 필터로 활용해 꼭 필요한 정보에만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정보의 여과는 단계적으로 이루어진다. 다음의 <도표 2>의 정보처리모델은 이러한 정보의 여과와 처리가 이루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도표 2> 정보처리모델
위 <도표 2>의 정보처리모델에 의하면, 가장 먼저 5감을 통해 외부 정보(자극) 중 일부가 ‘주의를 끌어(무의식적)’ 감각기억(sensory memory)에 아주 짧은 동안(0.5-3초) 저장되고, 여기에 저장된 정보 중 ‘주의를 기울인(의식적)’ 일부 정보만 작업기억(단기기억)으로 들어온다. 작업기억에 들어온 정보는 일련의 처리 과정을 거쳐 장기기억에 저장되는데 이것이 기억과 학습이 일어나는 과정이다. 이렇게 기억과 학습은 학습자의 ‘주의를 끄는’ 일에서 시작된다.
정보처리모델에서 주목할 것은 정보가 외부에서 감각기억으로, 다시 감각기억에서 작업기억으로, 또 다시 장기기억으로 이동할 때마다 정보의 여과가 일어난다는 점이다. 감각기억 단계에서는 매우 많은 수의 정보를 접하지만 이것이 작업기억으로 들어올 때 대폭 줄어들고, 다시 장기기억으로는 소수의 중요한 정보만 옮겨진다. 이러한 여과의 문지기가 바로 주의인 것이다. 편의상 각각의 여과를 1차 여과, 2차 여과, 3차 여과라 부르기로 한다.
(1) 1차 여과와 주의
사람은 매초 수백만 단위(bits)의 감각 정보(미각, 후각, 촉각, 시각, 청각)를 접하게 되고 그 중 약 2000 단위의 정보만 통과시킨다. 이런 기능을 가진 정보 필터를 망상활성계(reticular activating system, RAS)라 부른다. 이는 뇌의 각성, 흥분, 집중 등에 관여한다. 다음 <그림 2>는 망상활성계의 정보 여과를 보여준다.
<그림 2> 뇌의 정보 여과

위 <그림 2>의 망상활성계(reticular activating system, RAS)를 감각필터 혹은 정보흡입필터(information intake filter)라고 부르는 것은 이것이 5감을 통해 들어오는 수많은 감각 중 무의식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정보와 차단하는 정보로 나누는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이때 어떤 정보가 주의를 받아 선택될까? ‘<그림 1> 뇌가 찾는 것’의 원리처럼 색다르고 특이해 시선을 끄는 정보(자극)가 있으면, 즉 패턴의 변화가 있으면 이것이 우선적으로 주의를 받는다. 이것이 자신에게 위협적 정보인지 아니면 득이 되는 정보인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다.
♧ 수업에 주는 함의: 학생의 주의를 끌기 위해서는 수업의 패턴에 변화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새롭고(new) 신기하고(noble)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curious) 수업 내용이나 방식을 동원할 수도 있을 것이고, 사소하게는 목소리 톤, 교실에서 교사 움직임의 방향을 바꾸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혹은 중요한 내용을 말하기 전에 갑자기 짧은 휴지(pause)의 순간을 두어 긴장감을 고조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칠판에 필기하는 글자의 색깔과 크기를 달리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2) 2차 여과와 주의
외부 정보의 2차 필터링이란 감각기억으로 들어온 정보 중 일부에만 선택적으로 주의를 기울여 선택된 정보만 작업기억으로 들어오게 하는 과정을 말한다. 2차 필터링에서의 주의 집중은 그 특성이 1차와 다르다. 1차 필터링에서는 학습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자동적으로 정보가 선별되지만 2차 필터링에서는 학습자의 의지가 크게 작용한다. 이때도 1차 필터링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학습자의 주의를 끌기 위해서는 새로움·신기함(novelty)과 호기심(curiosity)을 불러일으키기, 만족감·즐거움 등의 보상이 기대되는 상황을 만드는 전략이 매우 중요하다. 만족·기쁨·황홀감 등이 예상될 때 뇌는 주의와 노력을 기울이고 이런 경험의 보상 가치를 기억해 둔다. 나중에 보상이 가장 큰 쪽으로 행동을 촉발하기 위해서다.
주의 끌기의 핵심은 새롭고 신기한(noble) 자극(패턴의 변화)이지만 주의를 유지시키기 위한 핵심은 호기심을 촉발시키고, 즐거움과 같은 보상이 예측되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본인의 예측대로 보상을 얻게 되었을 때 뇌는 이를 기억하고 이를 더 지속시키고자 한다. 재미있는 게임에 빠지게 만드는 것은 끊임없이 호기심을 유발하고 점수라는 즉각적인 보상이 있으며 게임에서 이겼을 때 그 보상(쾌감, 상금)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 수업에 주는 함의: 학생의 주의를 끌기 위해서는 새로움·신기함(novelty)과 호기심(curiosity)을 불러일으키고, 만족감·즐거움 등의 보상의 제공이 필요하다. 한편 주의를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호기심 등으로 계속 예측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 외에 의미 있는 학습 목적과 목표, 동기, 긍정적 감정 등도 주의력의 발휘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3) 장기기억을 위한 3차 여과
교실 수업 상황에서 학습자의 주의를 끌고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새롭고 신기한(noble) 자극의 제공과 보상이 예측되는 상황을 만드는 것 외에 또 한 가지 중요한 조건이 있다. 가르치는 내용이 이해가능하고 의미 있는 것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학습자의 뇌는 교사의 수업 내용에 대해 매 순간 아래의 두 가지 질문을 무의식적으로(본능적으로) 던진다.
[질문 1] “이해가 되는가?(이게 세상 돌아가는 방식과 맞나?)”
[질문 2] “의미가 있는가?(나랑 무슨 상관이 있지, 이것을 배워서 무엇에 쓰지?)”
이상의 두 가지 질문의 대답이 하나라도 “아니오”일 경우 뇌가 수업에 주의를 기울일 가능성은 낮아진다. 이해가능하고 의미가 있는 것은 수업 중 학습자가 수업 내용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조건인 셈이다.
♧ 수업에 주는 함의: 주의를 끌고 지속시키는 데는 쉽고 재미있는 수업보다 의미 있는 수업이 더 중요하다. 뇌기반교육의 세계적 대가인 젠슨은 수업에 들이는 노력의 90%는 수업을 의미 있게 만드는 데 쓰고, 쉽고 재미있는 수업에는 10%의 시간만 투입하라고 조언한다. 물론 의미 있는 수업을 쉽고 재미있게 한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의미는 학생에 따라 다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의미 있는 수업은 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이를 위해 개별화 지도(differentiated instruction)가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학습의 부진이 심한 경우에는 개인별 지도(individualized instruction)나 소인수 지도를 필요로 할 것이다. 획일적인 수업으로 학습 동기가 낮은 학생의 참여를 이끌어내기는 어렵다.
주의를 관리하는 것은 뇌의 집행기능(executive function)이다. 어떤 자극에는 주의를 기울이고 어떤 자극은 무시할지를 집행기능이 담당한다. 이런 집행기능을 통제 가능하고 훈련에 의해 향상시킬 수 있다.
“가장 성공적인 수업 지도는 교사가 학생의 주의를 관리하고 유지할 수 있는 기술에 달렸다 ” (Catharine Aiken, 1895)
학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교사는 학습자의 주의를 관리하고 주의 집중 기술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가르친다는 것은 가르치는 내용을 기억시키는 일이므로 좋은 수업은 주의의 효과적인 관리를 필요로 한다. 학생들이 기억하기 바라는 내용에 그들의 주의를 집중시키고 무관한 자극에는 주의를 빼앗기지 않도록 하는 것은 교사의 가장 중요한 역할의 하나이다. 그래서 교사를 ‘주의 관리자(managers of attention)’라고 부르기도 한다.
다음은 주의 관리 전략이다. 주의를 집중시키는 ‘일반적 전략(전략1)’과 ‘작업기억(단기기억)의 정보 비우기(전략2)’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1) 주의 관리 전략1 – 주의를 집중시키는 일반적 전략
수업에서 주의를 집중시킬 수 있는 일반적 전략으로 교수법과 구체적인 활동 기술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1) 수업 전 질문 제공하기
가령 읽기 수업이라면 읽기 전에 주요 질문을 통해 파악할 내용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경우 학생은 막연히 읽지 않고 주어진 질문의 답을 찾는데 집중해서 읽게 될 것이다. 이는 주의력을 높이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은 것들이다.
“다음 글을 읽고 주제문을 찾은 다음 이를 뒷받침하는 내용 두 가지를 든다면?”
시험 문제를 풀 때도 지문을 읽기 전에 문제부터 읽는 것이 좋은 것은 필요한 정보를 찾는데 더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련 실험에 따르면 사전에 핵심 내용에 관한 질문을 제공하지 않았을 때는 학습한 것의 27%를 회상할 수 있었고, 사전 질문이 제공되었을 때는 68%를 회상할 수 있었다(Kagan, 2014).
(2) 선택권 주기
수업에서 배울 내용, 배우는 방법, 배운 것을 발표하는 형식 등에서 학습자에게 선택할 수 있는 여지를 줄 경우 타인이 정해준 것을 수동적으로 수행할 때보다 집중력이 높아진다.
(3) 빈칸 채우기 활동
필기의 한 방법으로 수업의 주요 내용에 관한 유인물(handout)을 제공하고 주요 정보의 빈칸 채우기를 할 때 빈칸에 들어갈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수업 내용을 더 경청하게 된다. 이는 전통적인 필기보다 효과적이며 활용할 만한 가치가 있다. 예를 들면 배울 내용 중 꼭 알아야 할 핵심어를 빈칸으로 만들어 아래와 같이 줄 수 있다.
| ① “It is better to be safe than .” ② “You can lead a horse to water, but you can’t .” ③ “늘 고양이에게 잡아먹히고만 살던 쥐들이 어느 날 모여서 회의를 열었다. 중구난방의 토론 끝에 어느 쥐가 ‘고양이의 ( ) 어떨까?’라는 의견을 냈다. 모든 쥐들이 ‘그것 참 묘안이다’라며 박수를 치는데, 어느 쥐 한 마리가 ‘그런데 누가 가서 ( )?’라고 말하자 쥐들은 일시에 조용해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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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아래와 같은 빈칸이 있는 마인드 매핑 형식으로 제공하는 것도 학습해야 할 핵심 개념에 주의를 집중하게 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도표 3>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유인물 양식의 예

(4) 소리 없는 신호(quiet signal) 사용하기
이는 수업 중 학생들 스스로 자신의 주의를 관리하도록 하기 위한 전략이다. 예를 들면 일부 학생들이 주의가 산만할 때 교사가 손을 들면 학생들도 손을 들게 하고 수업에 다시 집중하게 하는 식이다.
(5) 호기심을 끌고 예측하게 하는 시작말
어떤 내용을 전하고자 할 때 주의를 끌고 호기심을 자아내기 위해 아래와 같은 말로 시작할 수 있다.
① “시작하기 전에…” (마음 누그러뜨리기/호기심 끌기)
② “이걸 말해줘도 되나?” (호기심 끌기)
③ “오늘 배울 내용은 매우 흥미로운 내용인데…” (배울 가치가 있음을 암시)
④ “선생님이 여러분 나이 때 직접 겪었던 일인데…” (호기심 끌기)
⑤ “또 다른 관점에서 말하면…” (새롭고 다른 관심이 무엇인지 궁금하게 만들기)
(6) 3단계 인터뷰 활동
어떤 과제나 주제에 대해 짝과 함께 얘기를 주고받은 다음 이를 제 3자에게 공유하는 활동을 한다면 짝과 함께 얘기를 주고받는 것에 주의를 집중하게 될 것이다. 그 결과를 또 다른 사람과 공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2) 주의 관리 전략2 – 작업기억(단기기억)의 정보 비우기
학생이 수업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에는 크게 2가지가 있다. 하나는 단기기억의 용량이 꽉 차서 더 이상의 정보를 받아들일 수 없을 때이고, 다른 하나는 작업기억이 다른 여러 생각으로(예: 그녀의 미소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데이트 신청을 해도 좋다는 뜻일까, 아니면 그냥 다정한 성격이었을 뿐인가?) 주의가 분산되어 있을 때이다(Kangan, 2014). 이 2가지 경우 모두 수업 내용에 주의를 집중하기 어렵게 한다. 기울일 주의 자원이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업 중 주의를 집중시키기 위해서는 학습자의 작업기억(단기기억)의 정보를 비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작업기억(단기기억)이 꽉 찼는데도 계속 설명을 하면 이는 이미 물이 가득한 컵에 계속 물을 붓는 것과 같다. 이 경우 용량을 초과하는 정보에는 기울일 주의 자원이 남아 있지 않게 되고 학습자의 주의는 산만해진다. 이런 상황을 해결하는 최선의 방법은 정보를 신속히 처리하여 (즉, 분석하고, 사전지식과 비교하고, 나중에 개인적으로 쓸모가 있는지 가치를 평가하여) 장기기억으로 옮기는 일이다.
작업기억(단기기억)에 3-5개의 정보만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은 순간적으로 기울일 수 있는 학습자의 주의 자원이 3-5개의 정보에 할당할 수 있을 정도밖에 안 된다는 뜻이다.
따라서 학습자가 수업 내용에 지속적으로 주의를 기울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작업기억 시스템에 유지되는 정보의 개수가 성인의 경우 매 순간 3-5개를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초등 저학년이라면 2-3개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 작업기억의 용량은 학생에 따라 차이가 있어서 3-5개의 정보만으로도 인지과부하가 일어나는 학생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교사는 이런 상황을 감안하여 불필요한 인지부하를 일으키지 않도록 수업을 설계해야 한다. 이런 때 작업기억의 인지부하를 줄이는 방법으로 가장 기본적인 것이 작업기억의 작업대를 빨리 비우는 일이다. 그래야 새로운 정보가 계속 작업기억으로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작업기억 상의 정보 비우기는 수업에 계속 집중하기 위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한 방법에는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가 있다.
(1) 사전지식과 연결하기
‘사전지식과 연결하기’는 작업기억의 정보 비우기의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다. 작업기억의 정보를 이미 알고 있는 사전지식과 연결하는 순간 이 정보는 장기기억으로 옮겨진다. 예로,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사자성어를 생각해보자. 만약 역지사지의 뜻을 잘 모르는 학생들이 있다면 이로 인해 이들의 작업기억은 꽉 차게 된다. 즉 모든 주의 자원을 이 사자성어 뜻을 파악하는 데 몽땅 쏟게 된다. 이때 교사는 “여러분,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봐(Put yourself in her(his) shoes).’라는 표현 알죠? 역지사지가 바로 그런 뜻입니다.”라며 ‘역지사지’와 사전지식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봐(Put yourself in her(his) shoes).’를 연결시킴으로써 역지사지라는 생소한 표현의 이해가 일어나고 이 표현은 장기기억으로 옮겨진다. 그 결과 작업기억에 새로운 정보가 들어올 경우 이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새로운 여유 공간과 주의 자원이 생기게 된다. 새로 배울 내용을 사전지식과 연결하는 방법에는 다양한 것이 있지만 이는 사전지식에 관련된 칼럼에서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2) 정보 기록하기
가령 “여러분, 내일 수업 준비물은 색연필(빨강, 파랑), 지우개, 15cm자, 딱풀, 셀로판테이프, 가위, 포스트잇, 컴퍼스입니다.”라고 말하는 상황을 생각해 보자. 이를 다 기억할 아이들은 없을 것이다. 단기기억에 동시에 기억할 수 있는 정보의 개수는 많아야 초등학생의 경우 2-3개, 중고생이라면 3-5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준비물 항목을 종이에 기록하면 그 순간 기억의 부담은 사라진다. 이는 단기기억의 정보를 외부 저장 장치로 옮겨 저장해둔 것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수업 중 필기를 하는 것은 잊지 않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단기기억의 저장 공간을 비우는 역할도 한다. 이때 유의해야 할 사항은 학습자의 주의가 교사의 설명을 듣는 일과 기록하는 일에 분산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 경우 교사의 설명에만 집중하면 필기를 하기 어렵고 필기에 충실하려면 설명 내용을 놓칠 수 있다. 따라서 교사는 수업의 주요 내용을 효과적으로 필기할 수 있도록 사전에 그래픽 오거나이저(graphic organizer) 등을 활용한 유인물을 제공하는 것이 좋다.
(3) 정보 묶기(chunking)
휴대폰 번호의 11개 숫자를 010-○○○○-○○○○처럼 3개의 덩이(chunk)로 묶어 주면 작업기억의 기억 부담이 줄어든다. 즉 11개의 정보를 3개의 덩이로 줄였으니 단기기억의 공간을 일부 비운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정보 묶기는 수업할 내용을 몇 개로 나누어서 제공하거나 수업 활동을 형태가 다른 몇 가지로 나누는 것으로 확장할 수 있다. 또한 위 <도표 3>과 같은 경우가 가르칠 내용을 작은 덩이로 나누는 것의 전형적인 예가 될 수 있다. 이는 수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교사가 특정 순간 어떤 내용을 설명하고 있는지 위치를 파악하는데 작업기억을 헛되이 사용할 필요도 없어진다(교사가 현재 수업하고 있는 내용이 어디에 해당되는지 언급을 해주면서 수업을 한다면). 이렇게 정보를 묶어 주는 것을 청킹(chunking)4이라 부른다. 이는 결과적으로 긴 흐름의 수업을 몇 가지 작은 단위로 나누기 때문에 단기기억에 인지부하를 줄이고 결과적으로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주는 효과를 줄 수 있다.
(4) 정리하고 넘어가기
학교에서 휴식 시간이 끝나고 수업을 시작하는 순간을 상상해 보자. 학습자들의 마음속에는 쉬는 시간 동안 있었던 사건이나 해결하지 못한 문제로 꽉 차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수업 내용에 집중하여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거나 새로운 생각을 할 공간이 부족하다. 이럴 때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까? 아이들에게 약 2분간 시간을 주고 머릿속에 남아 있는 사건에 대한 생각을 짝에게 마저 얘기하게 해서 머리를 비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얘기를 다 하게 하는 것은 머릿속 꽉 차있던 고민을 털어내는 효과를 가져 온다. 다시 말해 주의 자원을 소모할 원인을 제거하면 새로운 학습에 집중할 주의 자원의 여유가 생기는 것이다. 복잡한 감정에 이름을 붙여 말하게 하기만 해도 감정이 가라앉는 것, 상대방의 깊은 고민을 말하게 하고 이를 잘 들어 주며 공감하면 상대방의 복잡했던 머리가 개운해지는 것도 같은 이치이다. 또한 근심거리를 종이에 모두 메모한 다음 이를 구기고 찢어서 “근심 걱정 다 날아가라”라고 말하며 휴지통에 버리는 것도 복잡한 머릿속을 비우는 좋은 방법의 하나다.
(5) 재몰입할(refocusing) 수 있는 활동하기
학습자들을 완전히 몰입시킬 수 있는 활동을 함으로써 현재 머릿속에 꽉 차있는 생각을 비우게 할 수 있다. 재미있는 영화 보기, 좋아하는 놀이하기, 운동하기, 음악에 맞춰 춤추기, 우스꽝스러운 스포츠하기(silly sport), 3분 요가로 긴장 이완하기, 재미있는 유머하기 등의 방법이 될 수 있다.
3) 주의 조절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수업 전략
주의 조절(attentional control)은 어떤 대상에게는 주의를 집중하고 그 외의 것에 대해서는 무시하거나 주의를 차단하는 뇌의 집행기능을 말한다. 주의 조절은 작업기억, 정서 조절(emotional control) 등과 긴밀히 연계해 작동한다(Amy Sippl). 주의 조절의 범위(scope)는 학생 마다 다양할 수 있지만 ADHD, 자폐증, 불안 장애 등을 가진 학생들의 경우는 대부분 공통적으로 주의 조절에 어려움을 갖는다. 따라서 이들이 주의 조절에 있어서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를 이해하면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장기 전략을 세울 수 있어서 도움이 된다. ADHD를 가진 아동은 장시간 특정 과제에 주의를 집중하기 어려워한다. 자폐스펙트럼 장애(ASD)를 가진 학생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주의 집중에 어려움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또 불안 장애를 가진 학생들의 경우도 주의 집중에 어려움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불안 자체가 이미 과도하게 집중 내지 걱정을 하고 있는 상태이고 다른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상태이기 때문이 이런 것들에 작업기억의 주의 자원을 다 소모하고 있는 상태라 할 수 있다.
주의 조절에 어려움이 있는 아동들에게는 수업에서 다음과 같은 전략을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이런 지원이 일회성이 아니라 수업의 일상(daily routines)이 되도록 수업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
(1) 자주 휴식하기
다양성을 가진 학생들은 어떤 일에든 길게 집중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집중하는 도중에 약 3-5분간의 짧은 휴식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2) 휴식 시간에 신체를 움직이는 활동하기
집중하다가 자주 짧은 휴식 시간을 갖되 이 휴식 시간 중 신체 활동을 포함시키는 것이 도움이 된다. 사람들은 과제에 집중하다가 잠깐 쉬는 시간에 휴대폰을 보거나 이메일을 확인하기도 하는데 이런 활동은 여전히 집중도가 높아 휴식의 방법으로 부적절하다. 휴식 시간에는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움직이는 것이 좋다. 상황에 따라 적절한 강도의 활동을 할 수도 있고 보다 강렬한 신체 활동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신체 활동은 주의 집중력을 높인다.
(3) 큰 과제를 작게 나누기
계획 세우기, 조직하기 등의 과제는 집행기능이 담당한다. 그런데 이런 과제가 너무 장시간의 집중을 요하는 경우라면 특히 주의 조절에 어려움이 있는 학생들을 위해서는 이런 과제를 작게 나눠서 제시할 필요가 있다. 주의를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초등 저학년의 경우 8-10분처럼 매우 짧기 때문에 이에 맞춰서 과제를 쪼개서 제시하는 것이 좋다.
(4) 집중력이 높은 시간대 파악하기
주의 조절에 어려움이 있는 학생들일수록 집중력이 높은 시간대를 파악하여 이를 잘 이용할 필요가 있다. 아침에 잠을 깨면 바로 집중할 수 있는 유형인지, 쉬운 과제로부터 시작해서 서서히 난이도를 높여갈 때 더 오래 집중할 수 있는지, 피곤하거나 배가 고프거나 특히 수업이 많은 날 유난히 집중하기 더 어려워하는지 등의 파악이 필요하다. 학생에 대한 이런 정보를 파악하고 있으면 가장 어려운 과제는 집중이 잘될 때, 비교적 쉬운 과제는 집중력이 떨어질 때 하는 등 집중력을 고려해 수업 활동을 조정할 수 있을 것이다.
(5) 정해진 장소 이용하기
과제 수행에 적합한 장소가 있다면 이 장소에서 학습하게 함으로써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 독서 방(reading corner)에서 묵독을 하는 경우, 숙제 방(homework station)에서 숙제를 하는 경우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이런 특정 학습 환경을 이용하면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요소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장소를 자주 사용함으로써 이를 집중에 최적인 장소로 인식하게 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6) 시각적 타이머(visual timer) 사용하기
학생의 집중을 돕는 방법 중에 하나는 시간 개념을 갖도록 돕는 일이다. 주의 집중에 어려움을 갖는 학생들은 시간 개념과 시간 관리가 약한 경우가 많다. 이런 학생들을 위해서는 시각적 타이머 사용을 통해 과제를 마치는데 필요한 총 시간, 남은 시간 등을 보여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를 통해 학생은 시간의 경과에 대한 개념이 향상될 수 있다.
끝으로 주의 조절에 어려움을 가진 학생들이 주의 조절을 잘 했을 때 이를 칭찬하고 축하해 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주의 집중력을 높이는 일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이다. 앞에서 소개한 전략들을 평소 꾸준히 실천해갈 필요가 있다. 특별히 주의 집중력이 부족하고 조절이 어려운 학생들에게는 주의력과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전문적 훈련 프로그램(예: Cogmed, Jungle Memory, Brain Gain)을 제공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 [이전 칼럼]
• 학습과학 새 연재(4) – 학습의 엔진, 작업기억(working memory) • 학습과학 새 연재(3) – 학습이 어떻게 일어나는가?(정보처리모델의 이해와 수업 적용) (Revised) |
[참고 문헌]
• 이찬승 (2011). 학습은 주의와 기억에 달렸다.
http://21erick.org/column/6507/
• Amy Sippl. Attentional Control: Long-Term Strategies & Supports For Diverse Learners.
https://lifeskillsadvocate.com/blog/attentional-control-long-term-strategies-supports-for-diverse-learners/
• Goodwin et al., (2020). Learning that Sticks: A Brain-Based Model for K-12 Instructional Design and Delivery. p. 20-21. ASCD.
• Judy Willis, (2012). Powerful Classroom Strategies From Neuroscience Research. Learning and the Brain Workshop. December 3, 2014. San Diego, CA.
• Kangan, (2014). Brain-Friendly Teaching Tools, Tips & Structures. Principle 5 5.28.
• Sousa, (2017). How the Brain Learns by David A. Sousa. 5th edition p. 50-51. Corwin Press.
• Tate, (2016). Worksheets don’t grow dendrites: 20 instructional strategies that engage the brain. Thousand Oaks, CA: Corwin.
각주
- 응고화(consolidation) – 최초의 정보 습득 이후 기억의 흔적이 안정되는 일련의 과정이다. 응고화에는 시냅스 수준에서의 응고화(synaptic consolidation)와 시스템 차원에서의 응고화(systems consolidation)가 있다. 시냅스 수준에서의 응고화는 세포 수준에서의 응고화라고도 하며 시냅스 간의 연결이 강화되는 현상을 말한다. 학습 후 수 시간 이내에 일어나기 시작한다. 한편 시스템 차원에서의 응고화는 해마와 같은 특정 영역에서 형성된 기억이 다른 영역들과 상호작용하면서 대뇌피질 등의 영역으로 이동해 저장되는 것을 말한다. 학습 후 수주~수년에 걸쳐 일어난다.
- 시냅스(synaps) – 뉴런 상호간 또는 뉴런과 다른 세포 사이의 접합 부위를 말하며 세포들이 정보를 전달하는 장소이다. 여기서 한 쪽 세포의 정보가 신경전달 물질을 통하여 다른 쪽 세포에 전해진다.
- 집행기능(executive function) – 목표달성, 문제해결, 타인과의 상호작용 과정에서 자신의 사고, 감정, 행동을 주의 깊게 관찰·조절·통제·평가하는 인지조절 기능이다.
- 청킹(chunking) – 기억 대상이 되는 정보(자극)을 서로 의미 있게 묶는 인지 과정을 말하는데 이러한 인지 과정은 결과적으로 단기기억의 용량을 확대시키는 효과가 있다.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짧은 직장 생활을 경험한 후 지금의 능률교육(NE능률)을 창립하여 30년을 경영하면서 영어교과서와 참고서 등 다양한 저술활동을 했다. 2009년 회사를 매각하고,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 이란 비영리 공익단체를 설립하여, 현재 이 단체 대표직을 맡고 있다. 국가 교육시스템 재 디자인과 사회경제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는 아동, 청소년들도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치로 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개혁에 특히 관심이 많다. 수업혁신과 교육격차 완화를 위해 학습과학의 연구와 전파, 그리고 교원 연수에도 힘쓰고 있다.
- 이메일 : eduinnovator@21erick.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