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과학의 이해와 적용(33) – <원리 32> 아동의 인생을 바꾸는 수업지도, 다음 8가지 요소에 답이 있다(+ 한국 학생들이 가장 바라는 선생님 상).
목차
1. 아동의 인생을 바꾸는 수업지도, 8가지 요소
1) 수업에 대한 피드백 수집하기(collecting feedback)
2) 관계형성에 주의 기울이기(attending to relationships)
3) 성취수준을 함부로 낮추지 않기(not giving an inch on standards)
4) 눈에 띄지 않게 학급경영하기(making classroom management invisible)
5) 인간적인 수업지도(humanizing your teaching)
6) 편견 점검하기(checking your biases)
7) 진정성(authenticity) + 열정(passion) = 성공(success)
8) 학교 일을 집으로 가져오지 않기(closing the book on the day)
1) 안심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신경써 주시는 선생님(feeling safe)
2) 열정을 보이는 선생님(passion)
3) 인내심을 보여주는 선생님(modelling patience)
4) 때로는 엄격한 선생님(being tough)
5) 학생들의 인격과 능력을 믿어주는 선생님(believing in students)
6) 학생을 사랑하는 선생님(loving students)
‘학습과학의 이해와 적용’에 관한 칼럼은 ‘뇌에서 학습이 어떻게 일어나는가?’와 ‘뇌에 대한 이해를 통해 학습을 어떻게 최적화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과학적 이해를 돕기 위한 것들이다. 이러한 원리의 이해와 적용은 모든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지만 관련 연구에 따르면 특히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적용할 때 그 효과가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원리 32> 아동의 인생을 바꾸는 수업지도, 다음 8가지 요소에 답이 있다(+ 한국 학생들이 가장 바라는 선생님 상).”를 소개하고 이를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과 함께 한국 학생들이 바라는 바람직한 교사 상(像)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 <원리 32> 아동의 인생을 바꾸는 수업지도, 다음 8가지 요소에 답이 있다(+ 한국 학생들이 가장 바라는 선생님 상). |
학생들의 삶을 바꿀 수 있을 정도의 영향력을 미칠 수 있기 위해 교사가 동원할 수 있는 수업 기술이나 수단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최고의 교사(great teacher)는 학생 성적을 잘 올리는 것뿐만 아니라 학생의 삶에 긍정적 변화를 만들어낸다. 실제 사람들의 인생을 바꿀 정도로 영향력을 갖춘 교사의 특질(traits of a life-changing teacher)을 조사했을 때 안전, 사랑, 열정, 인내, 믿음, 엄격(rigor)이라는 6가지 요소를 공통적으로 수업에 반영하고 있었다(☞ 2.). 이를 포함하여 바람직한 교사 상(像)에 관한 약 24개의 연구들을 분석한 결과, 다음 8가지가 최종 도출되었다.

아동의 인생을 바꿀 정도의 영향력 있는 수업지도나 교사가 동원할 수 있는 수단으로 연구자들이 도출한 8가지 요소가 어떤 것들인지 자세히 살펴보기로 한다.
1) 수업에 대한 피드백 수집하기(collecting feedback)
최고의 교사는 수업 기술을 연마하는 것을 넘어 자신의 보이지 않는 약점을 찾아 보강한다. 최고의 교사 상(award)을 수상한 교사들을 인터뷰한 한 연구(Swapna Kumar et al., 2019)에 따르면 최고의 교사들은 공통적으로 어떤 수업이 효과가 크고 어떤 수업이 효과가 작은지에 대해 학생들에게 피드백을 요청한다고 한다. 이를 통해 수업의 구성에 어떤 단점이 있는지를 찾아낸다. 또한 이런 과정을 통해 교사들은 수업에 사용하는 자료는 물론 수업 내용, 수업 방법, 평가 방법에 대해 학생들이 갖고 있는 의문점을 표면화하고 이것이 가진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한다.
피드백을 통해 양질의 데이터를 얻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교사의 수업에 대해 솔직하게 의견을 낼 수 있도록 부담을 주지 말아야 한다. 한편 피드백의 초점은 수업 내용이 아니라 수업 방식에 두는 것이 좋다. 또한 조사의 목적을 학생들의 입장에서 더 나은 학습을 위해서는 교사의 수업에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학생들이 솔직하게 말할 수 있게 하는 데 두는 것이 좋다. 아울러 교사가 관련 전문가로부터 코칭을 받는 것도 효과적이다. 관련 연구(Kraft et al., 2018)에 따르면 교사 코칭이 전통적인 교사 연수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한국의 경우 피드백이라고 하면 교사가 학생들의 수행에 대해 잘하고 있는 점과 잘못하고 있는 점을 지적해 주는 것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학생의 학습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교사의 교수법에 대해 학생들로부터 정기적으로 피드백을 받아 교수법을 개선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수업에 대한 피드백 수집하기’와 관련해 다음의 것들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 학생 대상 조사: 학생이 익명으로 피드백을 줄 수 있게 해야 한다. 질문은 수업의 개선에 초점을 맞추되 조사를 위한 질문은 답이 분명한 닫힌 질문과 열린 질문을 병행해 사용할 필요가 있다.
• 수업에 동료 교사 초청하기: 평소 존경하는 교사 몇 분을 본인의 수업에 초청해 조언을 구하고 문제 해결에 협력을 요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수업 녹화하기: 자신의 수업을 녹화해 이를 보면서 수업 성찰의 기회로 삼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이를 통해 수업 중 여러 학생들에게 고르게 질문을 하거나 학생들에게 다가가는지, 또 언제 학생들이 가장 집중하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2) 관계 형성에 주의 기울이기(attending to relationships)
학습보다 관계 형성이 먼저다. 린다 달링 해먼드(Linda Darling-Hammond)는 에듀토피아(Edutopia)와의 인터뷰에서 “학교에서 학생이 생산적인 학습자가 되기 위해서는 그들이 친화감과 소속감(sense of belonging)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급우나 선생님들과 정서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자신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이는 매우 중요한 지적이다.
친화감·소속감을 높이기 위한 작은 노력은 의미 있는 결과를 가져온다. 한 관련 연구(Cook et al., 2018)에 따르면 교문에서 학생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것이 학생의 주의 집중을 높이고 문제행동을 줄이기 때문에 한 시간 더 수업을 한 것과 같은 효과를 가져온다고 한다. 또 다른 한 연구(Cook et al., 2019)에서는 교사가 연중 내내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며 회복시키는 방법(Establish-Maintain-Restore (EMR) Method)1을 사용했을 때 학생들의 수업 참여율이 33%나 향상되고 수업을 방해하는 행위가 75%까지 감소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관계 형성에 주의 기울이기’와 관련해 다음의 것들도 시도할 필요가 있다.
• 아침마다 학생 기분 점검하기: 아침마다 수업시작 전에 15분간 아침 미팅을 통해 감정 조절 활동, 장미와 가시 활동(rose-and-thorn activity)2, 정서 온도 점검 활동(daily temperature checks)3 등을 통해 기분을 파악하고 필요한 기분 전환 활동을 통해 이후 수업에 집중하게, 또는 공동체 구성원 간의 유대감을 돈독하게 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 관계형성 감사하기(relationship audits): 관계추적표(relationship tracking form)4의 작성을 통해 학생의 흥미와 개인의 자세한 특성 목록을 만들어 관리할 수 있다. 또한 효과적인 칭찬 전략의 적용과 칭찬 리스트 작성을 통해 교사가 얼마나 효과적이고 공평하게 칭찬해 주고 있는지를 관리할 수 있다.
• 학생 흥미 반영하기: 학생들의 흥미에 기반해 수업을 설계하는 경우 수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이를 위해 선생님들은 정기적으로 더 흥미로운 수업을 위한 의견 조사를 할 수 있다.
3) 성취수준을 함부로 낮추지 않기(not giving an inch on standards)
관계 형성이 중요하지만 이것이 높은 기대 속에서 도전적 과제를 제공하는 것이 가진 이점을 대체할 수는 없다. 학생이 가진 최선의 자질을 이끌어 내려면 깊은 배려와 도전적인(때로는 부담스러울 정도의) 과제를 제공하는 것 간에 적절한 균형을 취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교사는 온정적이거나 매우 엄격하거나 둘 중 하나이지 둘 다인 경우는 없다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높은 기대를 유지하더라도 ‘따뜻한 요구자(warm demander)’의 접근을 할 때 또 학생의 근접발달영역(zone of proximal development)5을 벗어나지 않는 난이도의 과제를 줄 때 학생들은 거부감 없이 또 무리 없이 주어진 과제를 해낼 수 있게 된다. 또한 학생들과 신뢰로운 관계 형성이 잘 되어 있으면 학생들 스스로 과제를 책임 있게 해낼 수 있도록 요구할 수 있다.
성취수준(교사의 기대)을 높게 유지하는 것의 영향은 매우 크다. 관련 연구(Ulrich et al., 2014)에 따르면 성적이 같은 두 학생군 간에 교사의 기대가 높은 집단과 기대가 낮은 집단을 비교했을 때 전자가 대학을 졸업할 확률이 3배나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성취수준을 함부로 낮추지 않기’와 관련해 다음의 것들도 시도할 필요가 있다.
• 솔직하게 말하기: 한 연구(Yeager et al., 2014)에 따르면 학생이 교사로부터 예를 들어, “내가 네게 이런 말을 하는 것은 너에 대한 기대가 높기 때문이야. 너는 나의 기대만큼 해낼 수 있어.”와 같은 격려를 받으면 자신이 쓴 글(essay)을 개선할 확률이 두 배로 높아진다는 것이 밝혀졌다.
• ‘생산적 실패’ 환영하기: 1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한 한 연구(Kapur, 2008)에 따르면 도전적인 문제를 주고 이를 풀게 했지만 답을 내지 못한 경우가 높은 수준의 스캐폴딩을 제공하면서 쉬운 문제를 풀게 한 경우에 비해 더 깊은 학습이 일어난다고 한다.
• 시간을 때우기 위한 학습 활동과 보충 학습 지양하기: 시간을 보낼 목적으로 제공하는 학습 활동(busywork)이나 공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한 보충 학습(remedial work)에 대해서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학생에 대한 낮은 기대는 자성예언(self-fulfilling prophecy)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관련 연구(Treisman, 1992)에 따르면 열정적인 성향의 아동에게 보충 학습(공부 못하는 학생을 위한)을 반복적으로 시킬 경우 흥미를 잃고 급기야는 학습을 포기하게 만들 수 있다고 한다.
4) 눈에 띄지 않게 학급경영하기(making classroom management invisible)
가장 잘 하는 학급경영은 눈에 띄지 않게 하는 것이다. 학생들과의 관계 형성을 강조하는 것은 일종의 전향적 전략(proactive strategies)인데 이는 막후에서 조용히 위력을 발휘하면서 학생의 문제행동을 사전에 예방한다.
한 관련 연구(Stahnke & Blomeke, 2021)에 따르면 노련한 교사들은 학급경영을 종합적으로 이해할 뿐만 아니라 학급경영의 복잡성을 이해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험이 많은 교사들은 교실의 규율 유지를 총체적 관점에서 바라보기 때문에 문제행동에 대해 처벌을 생각하기 전에 그 행동의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가부터 찾는다. 이를 위해 학생-교사 간의 바람직한 관계 형성에 우선순위를 두고 규율 잡기를 교실 수업의 자연스런 한 요소로 보는 접근을 한다.
‘눈에 띄지 않게 학급경영하기’와 관련해 다음의 것들도 시도할 필요가 있다.
• 선택적 전쟁하기: 교사는 때로는 아동들과의 대결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현명한 선택이 필요하다. 아동의 작은 방해 행위에 대해서 일일이 문제를 삼으면 이는 아동이 간절히 바라는 주의끌기의 목적이 달성되어 문제 행동을 강화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럴 때는 대신 긍정적 행동에 주의를 기울이고 관계 형성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 상황에 맞게 융통성 있게 전략 사용하기: 교실경영에 성공하려면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다양한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한 학생에게 통하는 전략이 다른 학생에게는 소용이 없을 수 있다. 따라서 전략은 상황에 맞게 융통성을 발휘해서 사용해야 한다.
• 규범 설정에 학생 참여시키기: 학급 규칙을 잘 정리해 붙여둔다고 해서 학생들이 이를 잘 따르는 것은 아니다. 학생들과의 공동 작업을 통해 핵심 지침을 개발하고 계속 개선해 가는 것이 효과적이다.
5) 인간적인 수업지도(humanizing your teaching)
일과 시간표를 조정하고 교실의 좌석 배치를 빈틈없이 하더라도 궁극적으로 학습 준비도(readiness)를 결정하는 것은 가늠하기 어려운 학생들의 감정세계, 즉 희망, 두려움, 슬픔, 열정, 자신감과 같은 학생의 다채로운 감정이 어떤 수준으로 출렁거리느냐에 달렸다. 그래서 효과적인 지도를 위해서는 아동의 정서적 건강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아동들을 온전한 한 인간으로 대우하고 이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등의 작은 실천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최근의 관련 연구에 따르면 5-10분 정도의 시간을 할애해서 자기 성찰의 시간을 가질 때 이것이 소속감을 높이는 것부터, 자신감의 향상, 궁극적으로는 학업 성취도를 높이는 데까지 효과를 발휘한다고 한다. 성찰 활동으로는 간단한 에세이 쓰기를 통해 학교 관련 불안감을 없애는 것부터 시험 전에 관점 수용 연습(perspective-taking exercise)6을 하는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또한 학습에 있어서 자기 정체성(identity)의 역할을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한다. 학생들은 회복력이 빠르기는 하지만 또래 압력(peer pressure)에 직면하거나 학습에 자신이 없을 때 정서적 충격을 겪는다. ‘과학적 미국인(Scientific American)’이라는 잡지에 실린 한 기사(Kayla Good & Alex Shaw, 2021)에 따르면 아동이 7세만 되어도 동료들이 있는 데서 바보스럽게 보이거나 창피를 당할까 봐 학교에서 질문하기를 꺼린다고 한다. 따라서 학생들에게 내밀히 도움을 청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 주고 실수했을 때 불명예를 경험하지 않도록 하는 것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최근 필자가 ‘바람직한 교사 상’에 대한 초중고생 대상의 한 설문(☞ 3.)에서 10가지 교사 상 보기 중 “편안한 마음으로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수업 분위기를 만들어 주시는 선생님”의 선호가 가장 높았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인간적인 수업지도’와 관련해 다음의 것들도 시도할 필요가 있다.
• 마감 시간을 유예해 주기: 학생이 주어진 기한 내에 과제 결과물을 제출하지 못했을 때 여기에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있어서 그럴 수 있다. 이때는 다시 기회를 줌으로써 누구에게나 상황이 어려운 시기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인간적으로 처리할 필요가 있다.
• 저부담 시험의 선택: 시험 시기가 다가오면 학생들은 초긴장 상태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불안으로 인해 수면의 사이클이 깨지기도 한다. 따라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저부담 시험(low-stake tests)을 자주 보는 방식을 택할 필요가 있다. 이런 평가 방식은 학생의 불안을 줄이고 기억률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등 그 효과가 이미 검증되었다.
• 짧은 휴식시간 주기: 한 관련 연구(Bush et al., 2021)에 따르면 뇌는 휴식시간 중에 학습한 내용을 반복적으로 매우 빠른 속도록 재생하고 되새기며 기억의 응고화(memory consolidation)7가 진행된다고 한다. 이 연구는 한가하게 휴식시간을 갖는 것이 학습에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강력히 뒷받침한다. 이 연구는 실제로 깨어 있는 상태지만 휴식시간을 갖는 것은 학습에 있어서 연습(practices)만큼이나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6) 편견 점검하기(checking your biases)
특정 집단이나 특정 의견을 특별히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편견은 은밀하게 작동된다. 철통같이 경계하고 있는 영역에서도 편견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스며드는 특성이 있다. 독일에서 이루어진 한 연구(Dian & Triventi, 2021)에 따르면 7학년의 과체중 학생이 언어와 수학 과목에서 과체중이 아닌 학생들에 비해 더 인색한 성적을 받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또 다른 한 연구(Hughes et al., 2011))에 따르면 교사들은 부끄러움을 잘 타고 말이 없는 내성적인 아동이 열정이 넘치고 이야기하기를 좋아하는 아동에 비해 머리가 덜 좋은(less intelligent) 것으로 지각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인종에 대한 편견도 은밀히 그리고 널리 영향을 미치는 것 중의 하나이다. 관련 연구(Quinn, 2020)에 따르면 흑인 아동의 에세이보다 백인 아동의 에세이에 합격점(passing grade)을 줄 확률이 13%나 높다고 한다. 다른 한 연구(Wegmann & Smith, 2019)에 따르면 처벌을 가할 때도 인종 간의 차별 패턴을 보인다고 한다. 한국의 경우도 다문화 가정 출신의 아동들이나 공부 못하는 아동들에 대한 교사의 편견이 없도록 유념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편견 점검하기’와 관련해 다음의 것들도 시도할 필요가 있다.
• 루브릭을 활용해 채점하기: 관련 연구(Quinn, 2020)에 따르면 성취수준을 명확히 서술한 루브릭을 작성해 엄격히 적용하면 채점에 관한 편견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한다.
• 타인의 의견 구하기: 평가에 대해 정기적으로 다른 선생님들과 함께 검토를 하는 것도 편견을 줄이는 좋은 방법이다. 사우스 캘리포니아 교육학과 퀸(Quinn) 교수에 따르면 채점에 편견이 없었는지를 검토한다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편견이 끼어드는 것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 자체 감사하기: 수업에 사용할 자료가 문화적 편견에서 벗어나 포용적 교육에 적합한지 자체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교과과정을 구성할 때 가령 흑인의 이미지를 사용하거나 흑인의 연구 내용을 참조 내용으로 인용하는 등의 조정은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7) 진정성(authenticity) + 열정(passion) = 성공(success)
신화적인 교사를 표준삼아 이에 맞춰 살려고 애쓰지 말아야 한다. 또한 교육자는 엔터테이너가 되어야 한다는 통념의 희생자가 되지도 말아야 한다. 칸 아카데미의 설립자인 칸(Khan)은 교사가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협력 수업에 참여할 때 학생-교사 간의 관계는 더 끈끈해진다고 말한다. 한 연구(Johnson & LaBelle, 2017)에 따르면 학생들은 진정성을 가지고 대화 스타일로 소통하는 교사를 더 좋아한다고 한다. 또한 교사가 열정적으로 가르칠 때 아동들은 이에 고무되어 학습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고 한다.
학생의 삶을 바꾸는 교사는 단지 가르치는 내용에 대해 열정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이들은 특정 분야의 재능 있는 전문가처럼 자신의 기술과 재간을 매일 연마한다. 이들은 독서, 동료로부터 배우기,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험해보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배움에 열정적이다.
‘진정성 + 열정 = 성공’과 관련해 다음의 것들도 시도할 필요가 있다.
• 지속적으로 자신의 지식을 업데이트하기: 교사들끼리 서로의 수업을 참관하며 새로운 수업 기술을 배우기, 전문성 개발을 위해 온라인 북클럽을 조직해 활동하기, 교사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단톡방이나 트위터를 이용해 학습 네트워크 형성하기 등을 통해 교사 전문성을 높일 수 있다.
• 자신의 열정에 연결시키기: 어떤 과목을 지도하든 교사의 열정적 취미생활을 교실 수업에 연결시킬 수 있다. 가령 자동차에 관한 관심이 크다면 물리 시간에 자동차와 관련시켜 흥미로운 맥락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교사가 열정을 가지고 있는 분야를 가르치는 교과와 연결시킬 때 학생들의 참여가 늘고 관계 형성에 도움이 된다.
8) 학교 일을 집으로 가져오지 않기(closing the book on the day)
교사에 대한 요구나 기대는 날로 높아져 교사의 어깨는 점점 더 무거워지고 있다. 이는 세계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특히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에는 학교 일과 가정생활 간의 경계가 전례 없이 흐려졌다고 한다. 한 연구(Kaufaman & Diliberti, 2021)에 따르면 24%의 교사들이 주당 56시간 일을 해야 했는데 이는 팬데믹 이전의 5%와는 비교가 안 되는 수치이다.
아동을 열정적으로 가르치기 위해서 교사는 일과를 정시에 끝내고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교사의 마음과 몸이 건강하지 못하면 그것의 부정적 영향은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전해진다. 한국의 학교는 새로운 과제나 사업이 추가되면서 점점 더 바빠지고 있다. 기초학력보장을 비롯한 책임교육의 구현이 앞으로 가장 난제일 것이다. 기초가 부족한 학생을 지도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해 특별한 연구와 노력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계속적으로 교사에게 부담이 추가된다면 언젠가는 물리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시점을 맞게 될 것이다. 이제 학교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 핵심만 남기고 유행에 가까운 모든 새로운 시도나 사업을 중단하는 것도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다시 기본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또한 현장에서 열정적으로 가르치고 일하는 교사들의 목소리를 정기적으로 듣고 반영하려는 노력 역시 배가되어야 할 것이다.
‘학생의 인생을 바꿀 정도로 영향력이 큰 교사의 상이나 역할’에 대한 한 설문(Betty Ray, 2017)에서 다음 6가지가 가장 많은 사람들에 의해 선정되었다. 설문의 제목은 “당신의 인생을 바꾼 교사는 어떤 분인가? 그들은 어떤 것을 했는가?”였다. 이 설문에는 교사, 부모, 학생 등이 참여하였다.
1) 안심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신경써 주시는 선생님(feeling safe)
사람은 불안, 두려움, 마음의 상처(trauma) 등이 있을 때 학습에 집중할 수 없다. 이런 부정적 감정의 출처가 가정이든 학교이든 교사는 학교 안팎의 학생의 삶을 이해하고 학생이 이런 부정적 감정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그들을 도울 수 있어야 한다. 특히 가정 폭력에 노출되어 있는 학생의 경우 학교는 최고의 피난처가 되어줄 수 있어야 한다. 핀란드에서는 교사의 제1의 역할을 ‘아동의 삶을 돌보는 사람’으로, 제2의 역할을 ‘가정과 소통하며 가정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사람’, 제3의 역할을 ‘가르치는 사람’으로 설정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동의 삶을 돌보기 위해 가장 먼저 신경써야 할 부분은 아동의 신체적·정서적·사회적 건강과 안전일 것이다.
2) 열정을 보이는 선생님(passion)
교육에 대한 열정은 최고의 교사들의 핏속에 공통적으로 흐르는 요소의 하나이다. 교사들의 이런 열정은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전해진다. 호기심을 자극하고 모두를 참여시키는 수업하기, 학생 각자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보도록 충분한 시간을 주기, 학생들의 재간이나 솜씨를 존중하기, 재미없는 내용도 재미있게 구성해서 가르치기 등도 열정적 수업의 모습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들이다.
3) 인내심을 보여주는 선생님(modelling patience)
학습은 느리고 과정이 복잡하며 선형적이지 않다. 한 반에 학생 수가 20명을 넘는 경우도 허다하다. 또한 학생들이 보이는 다양성은 그 어느 때보다도 크다. 학습이 느린 학습자부터 정서적·심리적으로 건강하지 못해 치료나 지원이 필요한 아이들도 많다. 이런 상황은 교사들에게도 매우 도전적인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아직 이성의 뇌가 발달 중인 아이들이라 이들이 매일 교사를 힘들게 하더라도 이해와 사랑으로 지도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교사의 인내심이 필요하다. 또한 실수를 하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이를 배우는 기회로 삼도록 용기를 북돋아줄 필요가 있다. 또 모든 아동은 제각각의 강점을 갖고 있으므로 이를 중심으로 성공 경험을 하나씩 만들어 나가야 한다. 교사는 인내심을 행동으로 보여줄 필요도 있지만 동시에 삶의 기술(life skill)로 직접 지도하는 것도 필요하다. 21세기 학교는 교사의 인내심을 이전보다 더 많이 필요로 한다.
4) 때로는 엄격한 선생님(being tough)
학생을 사랑하는 선생님이라고 해서 항상 학생들에게 맞춰주기만 할 수는 없다. 학생으로서 반드시 지켜야 할 규율 같은 것은 반드시 지키도록 엄격히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쉬운 과제만 내주는 교사가 좋은 교사도 아니다. 학생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게 하기 위해서는 때때로 다소 벅찰 정도의 도전적인 과제를 줄 필요가 있다.
한국에서는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해당 학년보다 낮은 인지수준의 과제를 주는 경우가 많은데 세계 주요국은 이런 학생들에게도 도전적인 과제를 주고 해결을 돕는 경향이 있다. 즉 이들은 학생들에 대해 함부로 기대 수준을 낮추지 않는다.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일수록 도전적인 과제를 주고 해결하게 한다는 것은 학생에 대한 교사의 기대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학생의 경우 이런 도전적인 과제를 해결했을 때 자존감과 자신감을 더 크게 회복할 수 있게 된다.
5) 학생들의 인격과 능력을 믿어주는 선생님(believing in students)
학생 각자가 지니고 있는 잠재력을 별견하고 이의 실현 가능성을 믿어주는 선생님은 많지 않다. 사람은 주위 사람들이 믿는 대로 자라는 경향이 있다. 교사가 어떤 학생에 대해 “쟤는 여러 가지 면에서 부족해서 가망성이 없네.”라고 생각하면 학생은 실제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학생은 주위 사람들의 믿음과 기대만큼 크고 자란다. 교사에게는 모든 아동들 속에 숨어 있는 작은 씨앗을 볼 수 있는 눈이 있어야 한다. 교사가 학생의 인격과 능력을 믿으면 학생도 해낼 수 있다는 믿음과 자신감을 갖게 된다.
6) 학생을 사랑하는 선생님(loving students)
설문에 응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답한 것이 ‘학생을 사랑하는 선생님’이었다. 학생에 대한 사랑은 거창한 데 있지 않다. 작고 의미 있는 몸동작 하나로 친절을 표현할 때 아이들은 감동한다. 학생이 아파서 집에 누워 있을 때 먹을 것과 읽을 책을 사가지고 가정 방문을 할 경우 학생은 감동한다. 현실적으로 방문이 어려우면 전화를 걸어 빠른 회복을 빌어주어도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선생님은 종종 학생의 이름을 불러주고, 필요할 때는 공용처럼 변장하고 교실에 나타나 수업 분위기를 흥미진진하게 만들기도 한다.
| <알림> 이상의 내용은 미국의 교육 분야 공익단체 edutopia.org가 자유롭게 공유를 허용하고 있는 다음 글 두 편을 번역하고 필자의 의견을 조금 추가한 것임을 밝힙니다.
• The Research on Life-Changing Teaching (Youki Terada, Stephen Merrill, 2022) |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은 2022년 6월 20일부터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내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선생님 상’은?”이란 설문을 진행 중이다. 설문은 보기로 제시한 10가지의 바람직한 선생님의 상(像)에 우선순위를 매기는 방식이다.
진행 중인 설문의 중간 결과를 살펴보기 위해, 2022년 6월 22일 오전 10시까지 설문에 응한 523명의 학생들(고등학생 184명, 중학생 317명, 초등학생 22명)을 대상으로 결과를 분석해 보았다.
설문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여러분이 가장 바라는 선생님의 상은 무엇인가요? 10개의 보기 중에서 가장 바라는 순서대로 1~5의 우선순위를 매겨 주십시오.
(1) 열정을 다해 가르치시는 선생님 |
1) 전체 학생 대상의 1~3순위 확인
(1) 전체 학생들의 선호 (1순위)

[해설]
1순위로 꼽힌 보기 내용의 1,2,3위는 다음과 같다.
• 1위(24.3%): 편안한 마음으로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수업 분위기를 만들어 주시는 선생님(틀려도 창피당하지 않는)
• 2위(14%): 각자의 가능성을 믿고 기대를 낮추지 않는 선생님(“너도 할 수 있어!”)
• 3위(14%): 열정을 다해 가르치시는 선생님
왜 위와 같이 선택했는지에 대해 인터뷰를 해보아야 더 정확히 알 수 있지만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편안한 마음으로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수업 분위기를 만들어 주시는 선생님(틀려도 창피당하지 않는)’을 가장 많이 선택한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어 보인다. 하나는 여러 가지 요인으로 창피를 당하는 경우가 많아 늘 틀릴까봐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 다른 하나는 수업이 늘 너무 빠르게 진도를 나가기 때문에 중하위권의 경우 수업을 따라가는 것이 늘 큰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결국 한국의 수업 분위기가 학습뇌과학에서 말하는 최적화된 수업 환경의 하나인 ‘편안한 각성상태(relaxed alertness)’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 아닐까 추정된다. 실제 보기 ‘편안한 마음으로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수업 분위기를 만들어 주시는 선생님(틀려도 창피당하지 않는)’을 1순위로 선택한 이유를 물어보았을 때 다음과 같은 대답을 보내왔다.
• “경쟁하는 분위기가 아닌 참여하는 분위기가 수업에 더 잘 집중할 수 있고 편안합니다.”(초등학생)
• “선생님께서 만약에 학생들을 부담스럽게 하신다면 원래 알고 있던 내용이더라도 잊어버리고 당황할 수 있기 때문에 편안한 마음으로 즐겁게 수업에 참여를 한다면, 수업이 즐겁고 수업내용을 이해하고 기억을 잘 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다음 수업 시간이 기다려지고 선생님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이 긍정적이며 밝게 바뀔 거 같기 때문에 편안한 마음으로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선생님을 선택했습니다.”(중학생)
• “편안한 분위기가 있어야지 학생도 더 흥미를 가지고 수업에 임하기 때문입니다.”(고등학생)
• “거의 모든 수업은 어려운 내용을 받아들여야 해서 굉장히 힘들고 잠 오는 시간인데 편안하게 수업에 잘 참여하도록 도와주는 선생님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또 너무 이론적인 부분만 진도를 빠르게 나가는 것보다 학생들의 이해 상태를 확인하며 쉽게 설명을 풀이해 주는 것과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힘들어 보이면 짧은 시간이라도 재미있는 이야기도 해주고 으쌰으쌰하는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선생님이 좋다고 생각합니다.”(고등학생)
학습이 일어날 수 있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마음상태에 두려움, 걱정, 지나친 부담감 등이 없어야 하고 교실의 수업분위기가 긍정적이어야 한다. 창피당할까 봐 불안해 하는 상태에서나 수업 내용이 너무 어렵거나 진도가 빨라 늘 인지과부하가 일어나는 상태에서는 학습이 일어날 수 없다. 앞으로 뇌가 학습하는 원리에 대한 연수가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2) 전체 학생들의 선호 (2순위)

[해설]
2순위로 꼽힌 보기 내용의 1,2,3위는 다음과 같다.
• 1위(14.5%): 편안한 마음으로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수업 분위기를 만들어 주시는 선생님(틀려도 창피당하지 않는)
• 1위(14.5%): 차별하지 않는 선생님
• 2위(12.4%): 각자의 가능성을 믿고 기대를 낮추지 않는 선생님(“너도 할 수 있어!”)
학생들은 2순위로 ‘편안한 마음으로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수업 분위기를 만들어 주시는 선생님(틀려도 창피당하지 않는)’과 ‘차별하지 않는 선생님’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편안한 마음으로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안전한 수업 분위기를 갈망하는 학생이 많은 이유는 앞에서 설명한 바 있다. 새롭게 주목할 것은 ‘차별하지 않는 선생님’에 대한 갈망이 크다는 점이다. 필자가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을 처음 설립했을 때 학생 5명과 교사 5명을 각각 모둠으로 구성해서 서로 다른 방에서 상대에게 바라는 변화를 딱 한 가지만 논의를 통해 선택하게 했을 때, 교사는 학생들에게 바라는 것으로 ‘소통’(교사들은 소통을 하고 싶어도 학생이 거부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음)이란 단어를 선택했고, 학생들은 교사들에게 바라는 변화로 ‘차별(금지)’이란 단어를 선택했다. 잠시 후에 같은 방에 모여 서로 왜 그런 단어를 선정했는지 설명하게 했던 적이 있다. 그 시절(12년 전)에는 학생들에게 교사의 ‘차별’이 가장 심각한 문제로 생각되었지만 지금은 ‘차별’이 많이 개선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차별’에 대한 기준이 교사와 학생 간에 달랐다. 교사가 ‘차별’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도 학생들 입장에서는 ‘차별’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이 적지 않았다.
바람직한 교사 상(像)으로 학생들이 두 번째로 많이 선택한 보기가 ‘각자의 가능성을 믿고 기대를 낮추지 않는 선생님(“너도 할 수 있어!”)’이라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알게 모르게 “너는 안 돼”, “쟤는 어떻게 해도 안 돼”라는 시선이 교사로부터 학생들에게 전해졌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상대평가 시스템 속에서 좋은 학교의 기준이 상위권 대학에 많이 보내는 학교가 되어버린 현실에서 3등급 미만의 학생들은 여러 가지 차별을 피부로 느끼며 살아왔을 것이다. 이는 한국의 학교교육에서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심각한 문제다.
(3) 전체 학생들의 선호 (3순위)

[해설]
바람직한 교사 상(像)의 3번째 우선순위로 선택한 항목은 위 도표에서 보듯이 비교적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 가장 적게 선택받은 항목은 ‘학생 스스로 책임져 볼 수 있도록 자율성을 주시는 선생님’인데, 이것이 시사하는 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스스로 책임지기’와 ‘자율성’에 대해 그리 긍정적이지 않은 점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된다. 하나는 ‘책임을 진다’는 것이 부담스럽거나 자신이 없기 때문일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수동적 학습에 너무나 오랫동안 길들여져 있어 스스로 생각하고 계획을 세우고 하는 일이 번거롭고 싫기 때문에 ‘자율성’을 싫어하는 것일 수 있다.
2) 학교급별 구분에 따른 1순위 확인
(1) 초등학생의 1순위

[해설]
바람직한 선생님 상(像)으로 가장 많이 선택한 것이 ‘편안한 마음으로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수업 분위기를 만들어 주시는 선생님(틀려도 창피당하지 않는)’이고 두 번째로 많이 선택한 것이 ‘따뜻하게 관심을 가져주는 선생님’인 것은 초등학생(고학년에게만 설문을 함)에게 매우 자연스러운 바람이라고 생각된다. 연구에 따르면 이미 만 7세가 되면 자신이 여러 사람 앞에서 발표하여 틀리는 것을 두려워한다고 한다. 수업의 어떤 부분이 학생의 마음을 불안하고 두렵게 만드는지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
(2) 중학생의 1순위

[해설]
중학생이 바람직한 선생님 상으로 상대적으로 많이 선택한 것은 다음 4가지다.
• 1위(26.5%): 편안한 마음으로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수업 분위기를 만들어 주시는 선생님(틀려도 창피당하지 않는)
• 2위(14.8%): 열정을 다해 가르치시는 선생님
• 3위(12.9%): 각자의 가능성을 믿고 기대를 낮추지 않는 선생님(“너도 할 수 있어!”)
• 4위(11%): 차별하지 않는 선생님
이를 뒤집어 생각하면 수업 중 틀릴 때 창피를 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 열정을 다해 가르치지 않는 선생님들이 계시다는 것, “너는 안 돼”처럼 가능성을 믿지 않고 기대를 낮추는 선생님들이 계시다는 것, 차별하는 선생님들이 계시다는 것을 뜻한다.
선생님도 인간이기 때문에 부족함이 없을 수는 없다. ‘아동의 삶을 바꾸는 수업지도, 다음 8가지 요소에 답이 있다.’의 내용 중에 나오는 내용인 ‘정기적으로 학생으로부터 피드백 받기’만 실천해도 많은 것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말 많은 교원평가 대신에 정기적으로 학생들로부터 수업 방식에 대한 피드백을 받아 교수법을 개선하고 아울러 교사가 바뀌었으면 하는 것이 무엇인지 학기 중 설문을 해서 이를 교사 성찰과 성장의 기회로 삼는 것도 좋을 것이다.
(3) 고등학생의 1순위

[해설]
고교생이 바람직한 선생님 상으로 상대적으로 많이 선택한 것이 다음 5가지다.
• 1위(18.5%): 편안한 마음으로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수업 분위기를 만들어 주시는 선생님(틀려도 창피당하지 않는)
• 2위(15.2%): 각자의 가능성을 믿고 기대를 낮추지 않는 선생님(“너도 할 수 있어!”)
• 3위(13.6%) : 열정을 다해 가르치시는 선생님
• 4위(12.5%): 따뜻하게 관심을 가져주는 선생님
• 5위(10.3%): 학생 각자를 존중하는 선생님
이상의 5가지 모두 공부를 잘 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우선적으로 선택했을 가능성이 크다. 공부를 정상적으로 따라가기 어려운 아이들이 수업 중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이들을 버리고 가는 수업은 야만적이다. 그렇다고 뾰족한 현실적 대안도 없다는 것이 딜레마다. 그래서 매시간 모두에게 학습과 성장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학교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
3) 전체 학교급 및 학교급별 구분에 따른 1~3순위 가중평균값 확인
학생 개인의 다양한 선호를 보다 합리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1~3순위로 응답한 의견을 가중평균하여서도 살펴보았고,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전체 학생의 1~3순위 가중평균 선호(%)

(2) 초등학생의 1~3순위 가중평균 선호(%)

(3) 중학생의 1~3순위 가중평균 선호(%)

(4) 고등학생의 1~3순위 가중평균 선호(%)

“교사란 어떤 사람인가가 교사가 무엇을 가르치는가보다 더 중요하다” (Karl Meninger)
“교사는 3가지를 사랑한다. 학습을 사랑하고 학습자를 사랑하며 이 두 가지를 함께 사랑한다.” (Scott Hayden)
“교사가 학생에게 얼마나 관심을 가져주는가를 알기 전까지는 학생에게 교사가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John Maxwell)
“교사의 마음(heart)은 평균적인 사람보다 약간 더 크다. 바로 그래서 교사일 수 있는 것이다.” (Aaron Bacall)
| [이전 칼럼]
• 학습과학의 이해와 적용(31) – <원리 30> 기초학습부진 예방과 보정을 위한 뇌친화적 수업지도, 다음 10가지 전략이 효과적이다. |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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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며 회복시키는 방법(Establish-Maintain-Restore (EMR) Method) – 학생-교사 간의 건강한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관계의 형성, 유지, 회복이라는 3가지 요소로 구성되는 시스템이다.
- 장미와 가시 활동(rose-and-thorn activity) – 수업에 들어가기 전에 각자의 유쾌한 소식(rose)과 유감스런 소식(thorn)을 밝히는 활동을 일컫는다. 예를 들면 “나는 부담이 많이 되었지만 숙제를 마쳤어.”, “집의 강아지가 아파서 걱정이 많아.” 같은 식이다.
- 정서 온도 점검 활동(daily temperature checks) – 각자의 감정 상태를 말하거나 종이에 적어 봄으로써 감정을 받아들이고 이를 해결한다. 긍정적 감정 상태로 수업을 시작하기 위한 전략이다.
- 관계추적표(relationship tracking form) – 학생의 흥미, 배경, 강점 그리고 관계 형성, 관계 유지, 관계 회복 방법(EMR)을 기록하는 양식을 말한다.
- 근접발달영역(Zone of Proximal Development: ZPD) – 레프 비고츠키(Vygotsky)가 제시한 아동의 인지발달 이론으로서, 그는 실제적 발달수준과 잠재적 발달수준을 구분하고 이 둘 사이의 거리를(차이를) ‘근접발달영역’이라고 불렀다. 아동이 새로운 미지 영역의 추가적인 인지발달을 이루기 위해서는 근접발달영역 안에서 정교한 교수활동이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 관점 수용(perspective-taking) – 자신과 타인의 다름을 인지하고 타인을 독립적인 존재로 파악하여, 타인의 사고, 감정, 상황 등을 그 사람의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일컫는다.
- 기억의 응고화(memory consolidation) – 뇌가 (단기 기억에서) 포착한 정보를 장기 기억으로 변환하는 일련의 과정으로서 최초의 정보 습득 이후 기억의 흔적이 안정되는 일련의 과정이다.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짧은 직장 생활을 경험한 후 지금의 능률교육(NE능률)을 창립하여 30년을 경영하면서 영어교과서와 참고서 등 다양한 저술활동을 했다. 2009년 회사를 매각하고,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 이란 비영리 공익단체를 설립하여, 현재 이 단체 대표직을 맡고 있다. 국가 교육시스템 재 디자인과 사회경제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는 아동, 청소년들도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치로 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개혁에 특히 관심이 많다. 수업혁신과 교육격차 완화를 위해 학습과학의 연구와 전파, 그리고 교원 연수에도 힘쓰고 있다.
- 이메일 : eduinnovator@21erick.org
^^ 다시금 나를 그리고 우리는 되돌아 보는 마음으로 글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