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과학의 이해와 적용(32) – <원리 31> 학습부진 해결의 새로운 접근 : ‘개입·반응기반접근법(RTI)’, ‘3초점 모델(Trifocal Model)’, ‘3단계 개입 모델(Enrichment Triad Model)’이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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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개입·반응기반접근법(RTI)
2. 학습부진 징후 전환을 위한 ‘3초점 모델(Trifocal Model)’
3. 학습부진 회복에 효과적인 교수법
1) 3단계 개입 모델(Enrichment Triad Model)
2) 프리즘 메타포(Prism Metaphor)
4. 학습부진 아동을 위한 교수·학습 전략
5. 맺음말
‘학습과학의 이해와 적용’에 관한 칼럼은 ‘뇌에서 학습이 어떻게 일어나는가?’와 ‘뇌에 대한 이해를 통해 학습을 어떻게 최적화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과학적 이해를 돕기 위한 것들이다. 이러한 원리의 이해와 적용은 모든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지만 관련 연구에 따르면 특히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적용할 때 그 효과가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원리 31> 학습부진 해결의 새로운 접근 – ‘개입·반응기반접근법(RTI)’, ‘3초점 모델(Trifocal Model)’, ‘3단계 개입 모델(Enrichment Triad Model)’이 효과적이다.”를 소개하고 이를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 <원리 31> 학습부진 해결의 새로운 접근 – ‘개입·반응기반접근법(RTI)’, ‘3초점 모델(Trifocal Model)’, ‘3단계 개입 모델(Enrichment Triad Model)’이 효과적이다. |
우선 학습부진(school underachievement)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습부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학습부진은 이에 대한 원인에 따라 명칭 역시 다양하다. 학습부진아(underachiever), 느린 학습자(slow learner), 경계선 지능(borderline intellectual functioning: IQ 71-84)1, 학습장애(learning disabilities: LD), 지적장애(intellectual disabilities: IQ 70이하) 등이 그 예이다. 학습부진은 이러한 다양한 학습자들이 보이는 학습부진을 통틀어 말할 때도 사용되나, 학습부진을 엄격히 정의하면 평균적 지능(IQ 90-110)을 가지고도 환경, 습관, 정서 등의 외적인 요인에 의해 교육 목표에서 설정한 최저 수준의 학업 성취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를 일컫는 용어이다(두산백과). 느린 학습자는 지능이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아동(예: 경계선 지능)을, 학습장애는 지능은 정상 범주에 속하지만 대뇌 특정 영역의 발달적인 기능 장애로 인해 읽기, 쓰기, 셈하기와 같은 특정 영역에서 학습의 어려움을 보이는 경우를 말한다. 난독증(dyslexia), 난산증(dyscalculia) 등을 가진 아동들이 대표적인 예라 하겠다. 한국의 경우 최근 들어 경계선 지능이나 난독증을 가진 아동들을 위한 별도의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사회적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어 고무적이다.
기초학습부진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이에 대한 철학은 나라마다 큰 차이를 보인다. 이를 단순한 학업의 문제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사회, 모두가 한 시민으로서 불편 없이 살아갈 수 있는 공평한 사회, 격차가 매우 작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학교뿐만 아니라 가정, 지역사회가 함께 나서서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과제이자 인권과 교육권 나아가 웰빙의 차원에서 바라보는 나라들도 있다. 학습부진을 이런 관점에서 접근하는 모범적인 나라가 캐나다이다. 온타리오주는 ‘공평하고 포용적인 교육’(Equity and Inclusive Education, 2014)이라는 정책 문서를 만들어 이를 실행에 옮기고 있다. 세계의 주요국들은 21세기 학교교육의 비전을 ‘공평하고 포용적인 교육을 통해 교육의 목표를 탁월하게 달성하는 것’ 즉 ‘Excellency through Equity’에 두고 있다. 이때의 equity는 교육의 기회가 공정하게 배분됨으로써 결과적으로 격차를 줄이고 형평성을 높이는 것을 말한다.”라는 뜻이다. OECD의 정의를 따르면 equity는 공평(fairness)과 포용(inclusiveness), 이 두 가지 의미를 모두 포괄한다. 공평의 핵심 원리는 ‘공평은 동일함이 아니다(Fairness is not the sameness)’로서 긍정적 차별정책(positive discrimination)을 쓰는 것을 공평하다고 본다. 한편 포용적 교육은 그 사람의 출신배경, 인종, 언어 등과 상관없이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불편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문해력 같은 것을 책임지고 사회가 갖추어 주고 각자의 강점을 기반으로 잠재력을 최대치로 키워주는 교육을 의미한다. 한국의 경우도 기초학력보장이나 책임교육을 이런 관점으로 인식하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기초학습부진 해결을 위한 접근 방법은 어떤가? 개선될 부분이 많다. 가장 큰 문제는 예방보다는 학습부진이 발생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보정하려는 접근(wait to fail)을 하기 때문에 적기에 공식적 개입과 보정을 할 수 없다는 점이다. 한국은 아직도 ‘능력-성취 불일치(ability-achievement discrepancy)’를 기준으로 학습부진과 학습장애를 진단하고 판별하는 접근을 하는데 이는 실패할 때까지, 즉 능력과 성취의 차이가 상당한 수준으로 커지기 전까지 판별하지 않고 도움도 제공하지 않는 방식이어서 문제가 많다. 이는 가령 초등 1,2학년에서 벌써 학습부진이 발생하고 있지만 아직 그 정도가 충분히 크지 않다고 해서 3,4학년 때까지 기다렸다가 진단하고 판별하는 식이다. 이는 매우 비합리적이고 비효율적이다. 지금 교육계에는 학업성취도 진단평가를 현재의 표집방식에서 전수평가로 전환해 기초학력을 강화하자는 논의가 활발한데 이런 접근이 바로 실패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보정하는 방식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소위 개입·반응기반접근법(Response to Intervention: RTI)이다. 이는 실패할 때까지 기다리는 접근이 아니라 상시적 진단과 모니터링을 통해 위기의 아동을 조기에 발견하고 조기개입을 통해 예방과 문제해결에 초점을 둔다.
이번 칼럼에서는 학습부진 해결을 위해 조기 발견과 예방 중심으로 해결하려는 개입·반응기반접근법(Response to Intervention: RTI)과 학습부진 징후 전환을 위한 3초점 모델(Trifocal Model), 학습부진 해결을 위한 3단계 개입 모델(Enrichment Triad Model) 그리고 ‘학습부진 아동을 위한 교수·학습 전략’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개입·반응기반접근법(Response to intervention & instruction: RTI)’은 원래 미국에서 특수교육 대상자 판별을 위해 개발되었지만 일반 교육에서도 학습부진 판별과 지원을 위해 널리 사용되고 있다. 개입·반응기반접근법(RTI)은 학생에 대한 상시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학습을 힘들어하는(struggling) 아동을 조기에 발견해서 개입과 지도를 하고, 이에 대한 반응에 따라 개입의 강도를 달리한다. 개입·반응기반접근법은 교수법도 아니고 특정 프로그램도 아니다. 이는 사전에 학생의 스킬을 측정해 여기서 얻은 데이터를 근거로 어떤 방법으로 지도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지를 결정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입과 지도를 하는 접근이다. 이를 국내에서는 흔히 ‘중재반응접근법’, ‘중재반응’, ‘중재-반응 모델’ 등 다양하게 번역해서 사용하고 있다. 중재는 주로 갈등 해결이나 문제행동 수정에 쓰이는 용어이므로, 필자는 용어가 실제 내용을 대표할 수 있도록 ‘중재(mediation)’ 대신 ‘개입(intervention)’이란 용어를 사용하여 ‘개입·반응기반접근법(RTI)’으로 칭하고자 한다. 이때의 ‘개입’은 ‘자신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일에 끼어듦’이란 일반적인 의미의 ‘개입’이 아니고 학습에서 뒤처진 부분을 따라올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구체적인 수업지도 프로그램을 말한다. 아래 <도표 1>처럼 층위별(1단계, 2단계, 3단계)로 개입과 지도(intervention & instruction)를 달리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도표 1> 3층위 개입·반응기반접근법(RTI)

1층위는 보편적 학습 설계(Universal Design for Learning: UDL)2를 바탕으로 점진적책임이양(Gradual Release of Responsibility: GRR)3의 방식으로 수업을 지도하며,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한다. 일반적으로 전체 학생의 75-85%만 기대하는 반응을 보인다. 1층위 수업방식으로 반응(기대하는 성취)을 보이지 않는 위험군 학생들(10-15%)에게는 소인수 그룹 형식의 2층위 개입과 수업이 제공된다. 어떤 읽기 과제를 수행하는데 1층위 수업에서 60분을 투입한다면 2층위 수업에서는 90분을 투입하는 식으로 투입시간을 늘려간다. 전문 교사가 투입되고 소인수 학생들에 대해 집중적인 지도를 하는 2층위 개입을 통해서도 기대하는 반응을 보이지 않을 경우에는 이들을 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특별한 지원을 한다. 이들은 특수교육의 대상으로서 개인별교육계획(individualized education plan: IEP)4을 통해 개인별 맞춤지도를 제공한다. 이때는 전문가 팀이 투입되며 수업 시간도 가령 120분처럼 2층위 개입 때보다 더 늘어나게 된다.
한국도 현재의 ‘실패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보정하기(wait to fail)’ 방식에서 벗어나 상시적 모니터링과 조기 개입의 방식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2. 학습부진 징후 전환을 위한 ‘3초점 모델(Trifocal Model)’
‘학습부진 징후 전환을 위한 3초점 모델(Trifocul Model for Reversing Underachievement Syndrome)’5은 자신의 잠재력에 비해 성적이 낮은 학생을 잠재력만큼 학업 성취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론이다. 이 모델의 3초점은 학습부진 해결의 3주최인 ‘아동, 부모, 학교(교사)’를 말한다. 이 모델은 실비아 림(Sylvia Rimm, 2010) 박사6가 학부모, 교사, 학생이라는 학습의 3주체를 위해 개발한 것으로서 특수교육은 물론 성취도가 낮은 학교, 일반학교의 일반학급 등에서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이 모델은 학습부진 징후를 행위, 습관, 태도 등과 같이 학습된 것으로 보고 학부모와 교사가 적극 개입함으로써 더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만약 부모가 생존하지 않거나 부모가 있어도 3주체의 하나로 참여할 의사가 없거나 참여할 형편이 되지 않을 때는 가령 아동옹호자(child advocate)7 같은 제 3자가 부모 역할을 대신할 수도 있다. 또 부모가 있더라도 숙제 같은 것을 관리해 줄 상황이 되지 않는 경우는 방과후 교실에 참여하여 교사의 도움을 받으면서 숙제를 할 수도 있다.
‘학습부진 징후 전환을 위한 3초점 모델’은 다음 도표처럼 6단계로 구성된다.
<도표 2> ‘학습부진 징후 전환을 위한 3초점 모델’(Sylvia Rimm, 2010)

이상의 6단계 중 1-5단계는 학습부진 징후를 보이는 모든 학생들에게 관련되는 것이고, 마지막 6단계는 학습자가 어떤 유형이냐에 따라 ‘수정(modification)’의 내용이 달라진다. 각 단계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로 한다.
1) 평가(assessment)
아동이 어떤 유형의 학습부진이고 학습부진의 정도는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하는 과정이다. 학부모와 학교는 공식적 또 비공식적 방식으로 진단평가를 해 어떤 영역에서 학습부진을 보이는지 그 정도는 어느 정도로 심한지를 파악할 수 있다. 학습부진의 발생 유무는 쉽게 짐작할 수 있지만 어떤 유형의 학습부진인지, 또 부진이 어느 정도로 심한지의 파악은 그리 쉽지 않다. 이를 정확히 파악할 때 학습부진은 물론 관련 행동 수정(behavior modifications)까지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국의 경우 진단평가가 없는 초등학교의 경우 상시적 형성평가나 수업 중 관찰을 통해 평가할 수 있을 것이고, 중고교의 경우는 국가수준의 학업성취도평가나 중간, 기말 고사 성적을 통해 파악이 가능하다. 하지만 정기고사나 진단평가의 성적만으로 학습부진을 진단하는 것에는 큰 한계가 있다. 학습부진의 주요 원인에는 인지적 학습능력 외에 사회성·행동 문제, 정서적 문제 등이 결부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관찰이 매우 중요하다.
한국은 지금 기초학력 강화를 위해 중3, 고2를 대상으로 3% 표집 방식으로 시행하고 있는 현재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전 학년 전수 방식으로 바꾸자는 논의가 활발하다. 진단평가를 전수 방식으로 하는 것 자체는 교육적으로 나쁠 것이 없지만 한국처럼 시험 성적이 곧 교육의 모든 것으로 통하는 분위기 속에서는 자칫 교육의 목적이 학업 성적을 높이는 것으로 인식되고, 성적이 공개되어 경쟁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기에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 교사의 상시 관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사회성·행동 문제, 정서 문제도 함께 다루지 않고 오직 진단평가 점수만으로 학습부진을 판별한다면, 개입은 지원을 위한 학습프로그램의 제공이 아니라 진단평가 문제를 반복적으로 풀게 하는 형태로 귀착될 가능성이 크다. 학력을 지필고사의 성적으로 등치하는 것은 교육의 결과를 너무 편협하게 정의하는 것이다. 이는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사회적, 정서적 그리고 행동 문제를 함께 다루지 않으면 기초학력의 강화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사회적, 정서적 문제가 있는 상태에서는 학습자의 뇌에서 학습이 정상적으로 일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인성, 품행, 태도, 가치관이 건강해지는 것도 교육의 중요한 목적이다.
2) 의사소통(communications)
학습부진을 예방하고 이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학교와 가정의 협력과 소통은 매우 중요하다. 우선 학부모와 학교는 학습부진을 강화하는 요소가 무엇인지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해야 한다. 학습부진을 유발하는 행동을 줄이는 것은 학교와 가정 중 어느 한쪽만의 노력으로는 기대하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 한쪽이 학습부진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더라도 다른 한쪽에서 학습부진을 강화하거나 방치한다면 학습부진 행동을 변화시키기 어려울 것이다. 소통을 할 때는 솔직하고 진정성 있는 열린 소통을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가정과 소통하고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이 매우 부족한 편으로, 이를 좀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
학생의 진정한 변화를 위해서는 학생의 학교생활과 학교 밖 생활을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특히 편부모 가정이나 조손 가정의 아동인 경우 그 필요성이 더욱 클 것이다. 교사들은 학생의 학교 밖 삶을 이해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야 한다.
• 아동들의 학교 밖 삶은 어떤 모습인가?
• 그들은 집에서 어떻게 학습하는가?
• 이들은 어떤 동기와 흥미를 가지고 있는가?
• 그들의 부모는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가?
• 그들의 학습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서 충족되고 있지 못한 것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 이들에게 필요한 것을 줄 수 있기 위해서 교사는 어떤 스킬과 지식을 갖추어야 하는가?
학습자의 삶을 잘 이해하는 것은 교사-학생 간의 관계 형성과 진정한 소통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핀란드를 방문했을 때 한 중학교 교장선생님이 하신 말이 인상 깊었다.
“교사의 첫 번째 역할은 아동의 삶을 돌보는 일이고, 두 번째 역할은 가장과 소통하며 가정의 협력을 이끌어 내는 일이고, 세 번째 역할이 가르치는 일이다.”
3) 기대 수준의 변경(Changing Expectations)
학습부진이 확인되고 평가가 이루어진 후 학교와 가정 간의 소통이 시작되면 학습부진을 야기하는 행동 수정에 본격적으로 착수해야 한다. 학습부진을 겪는 아동들의 경우 대부분이 부모로부터 혹은 교사로부터 “넌 어떻게 해도 안 돼”와 같은 신호를 명시적 혹은 비명시적으로 오랫동안 받아왔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아동은 자존감이 낮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믿음(self-efficacy) 역시 부족하다.
학습효과 연구 분야의 세계적인 학자인 존 해티(John Hattie)에 따르면, 효과크기(effect size)8가 가장 큰 것은 ‘학생 자신에 대한 기대’가 높을 때이다(효과 크기 1.44). 학생에 대한 교사의 기대, 부모의 기대 등이 학생 자신에 대한 기대를 높일 수 있는 바탕이 된다는 점에서 학생에 대한 교사의 높은 기대는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교사는 평소 다음과 같은 신념을 확고히 갖고 있어야 하며, 이러한 신념이 학생들에게 다양한 기회에 다양한 방식으로 전해질 수 있어야 한다.
“모든 아동은 성공적으로 배울 수 있다.”
“우리는 가난한 청소년과 중산층 이상 청소년 사이에 존재하는 기회의 격차를 좁힌다.”
“나는 너희들 모두가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너희들 중 일부가 아니라 모두가!!”
“성공으로 가는 경로는 다양하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다음과 같은 믿음을 갖게 될 것이다.
“나도 노력하면 잘 할 수 있어.”
“선생님은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게 하신다.”
“한계란 없는 거야.”
“실패는 성공으로 가는 디딤돌이야. 실패로부터 배우는 것이 중요해.”
“선생님은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다고 말씀하신다.”
학습부진을 겪는 아동들의 경우 대부분이 자신에 대한 기대가 낮다. 이런 낮은 기대 수준을 단계적으로 얼마만큼 높일 것인가의 결정은 학습부진을 회복하기 위해서 또 설정한 기대 목표를 달성하려는 책임감을 갖게 하기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학생, 학부모, 교사 3자가 논의를 통해 적정 수준의 목표를 정하는 것이다. 지난 학기 과학 과목에서 D를 맞았다면 이번 학기는 C나 B로 목표(기대 수준)를 수정하고 이것이 구두든 문서로든 학습 계약을 맺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학생의 도달 목표를 이렇게 공개적으로 3주체가 함께 논의하고 합의하게 되면 이런 과정은 학생에게 책무성은 물론 강한 동기로 작용하게 되고 교사와 학부모도 이런 기대 수준에 이를 수 있도록 나름의 책임을 가지고 노력하게 될 것이다.
4) 롤 모델의 설정(Role Model Identification)
롤 모델은 학습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이 롤 모델로부터는 계획 세우기, 목표 수립하기 외에 행동, 인격, 삶의 기술 등 다양한 것을 배울 수 있다. 아울러 롤 모델에게 안내와 충고를 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또래 중에서 긍정적 자극을 통해 동기를 유발해 줄 롤 모델을 찾는 것이지만, 교사 역시 학생의 롤 모델이 되어 줄 수 있어야 한다. 교사의 긍정적 태도, 솔직함, 열정, 친절함, 진정성, 학생에 대한 존중, 잘못했을 때 솔직하게 인정하기 등은 학생들이 은연중에 보고 배울 수 있는 것들이다. 학부모가 자녀의 좋은 롤 모델이 되어 주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다. 모든 학생들이 이상적인 롤 모델을 찾기란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학습부진을 겪는 아동을 교실의 어떤 위치에 누구와 함께 앉히는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5) 결핍의 교정(Correction of Deficiencies)
학습부진으로 인한 결핍의 정도는 학생이 초등 저학년인지, 고학년인지 아니면 중학생인지, 고교생인지에 따라 매우 다를 것이다. 만약 3층위 개입·반응기반접근법(RTI)을 적용해 상시적으로 위기의 학생을 발견하고 개입에 대한 반응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면 그 결핍의 정도는 낮을 수 있지만, 오랫동안 방치한 경우는 동료들에 비해 뒤처진 부분을 따라잡는 데에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럴 경우 학습자의 작업기억과 사전지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학습과 정보의 이해는 사전지식을 바탕으로 작업기억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사전지식이 풍부하고 자동적으로 회상할 수 있을 정도로 숙달되어 있다면 작업기억에서 학습은 매우 효과적으로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학습은 가속적이고 빈익빈 부익부의 특성을 갖는다고 말한다. 즉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더 빨리, 더 많이 학습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초학습이 부진한 학생의 경우 초기에는 기본지식을 습득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기본지식이야말로 미래 학습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사전지식(배경지식)이 되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확실히 배우게 될 때 자신감이 생기고 자존감이 강화되며 이것이 내적 동기를 강화한다. 급할수록 기본을 튼튼히 할 필요가 있다.
결핍의 교정은 교사의 지도를 통해서 이루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학습자 스스로가 자기주도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학습목표를 달성하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앞에서 소개한 3층위 개입·반응기반접근법(RTI) 1층위에서 ‘점진적 책임 이양(Gradual Release of Responsibility: GRR)을 적용하는 고품질 핵심 지도’가 필수적이다. 이는 단계적으로 자기주도적 학습자로 키우기 위한 수업 방식으로서 학습이 부진한 학생들도 따라 갈 수 있어 수업의 표준 모델로 삼을 만하다.
6) 과제의 수정(Modification)
과제의 ‘수정’은 학습부진이 심해서 일반 동료들과 동일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어려운 경우에 이런 아동의 학습을 돕기 위해 학생이 배우는 내용이나 기대 수준을 변경하는(대개는 낮추는) 것을 말한다. 숙제의 경우 숙제 양을 줄이거나 난이도를 일반 아이들보다 낮추는 것, 읽기 과제의 경우 일반 학생들보다 더 짧고 쉬운 지문을 제공하는 것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이는 특수교육에서 사용되는 유사 용어인 ‘조정(accommodation)’과 대조된다. 학습과 과제의 완수에 장애(barriers)가 되는 것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 ‘조정’은 배우는 내용이 일반 아동과 동일하고 수행에 대한 기대 수준도 낮추지는 않는다는 점이 ‘수정’과 다르다. 수학 문제의 경우 풀어야 할 문제의 수나 난이도를 줄이지 않고 시간을 더 주는 것, 난독증 아동의 경우 인쇄된 책 대신에 오디오 버전을 제공하는 것 등이 ‘조정’에 해당된다.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아동에게 ‘조정’을 적용할지 아니면 ‘수정’을 적용할지는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 한국의 경우 특수교육에서는 개인별교육계획(Individualized Education Plan: IEP)의 작성을 통해 ‘수정’을 허용하는 학습이 이루어지지만 특수교육 대상이 아닌 학습부진을 겪는 일반 아동들에 대해서는 ‘조정’을 적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음은 ‘조정’과 ‘수정’에 대한 예들이다. 대부분 특수교육에서 활용되고 있는 것들이지만 학습부진을 겪는 일반 아동들을 위해서도 응용해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가) 흔히 사용되는 ‘조정’
(1) 제시(presentation) 방법의 조정
– 인쇄된 읽기 교재 대신에 오디오 버전을 제공하기
– 언어로 된 자료 대신 시각 자료를 제공하기
– 쪽(page) 당 혹은 줄(line) 당 학습할 내용이 적은 자료 제공하기
– 읽기 자료의 활자 크기를 키워서 제공하기
– 사람을 지정해 시험문제를 소리 내어 읽어주기
– 지시를 큰 소리로 읽어주기
– 다양한 방법으로 지시하기(예: 구두 지시를 글로 써서 제공하기)
– 수업 내용을 필기 대신 녹음하기
– 짝의 노트 필기를 활용하기
– 단원의 개요(outline)를 사전에 보여주기
(2) 응답(response) 방법의 조정
– 구두 응답과 문자 응답 중 편한 것으로의 선택을 허용하기
– 필기사에게 답을 불러주기
– 음성 녹음(audio recording)을 통해 응답하기
– 철자검사[교정] 프로그램 활용하기
– 수학문제를 풀 때 계산기 사용하기
(3) 환경(setting)의 조정
–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요소들이 없는 조용한 곳에서 학습하거나 시험을 칠 수 있게 하기
– 창문이나 문에서 떨어져 있고 교사와 가까운 곳에 앉게 하기
– 특별한 조명이나 음향시설 사용하기
(4) 시간(timing)에 대한 조정
– 과제 완성을 위한 시간을 더 주기
– 구두 정보나 지시를 이해하고 응답하는 데 필요한 시간 더 주기
– 과제 수행 후 짧은 휴식시간 갖기
(5) 일정(scheduling)의 조정
– 프로젝트의 완성에 필요한 시간을 더 주기
– 평가를 몇 회로 나누어서 하기
– 시험 내용의 순서를 달리하기
– 하루의 특정 시간에 시험을 보기
나) 흔히 사용되는 ‘수정’
(1) 과제(assignment)의 수정
– 동일한 반의 학생들에게 서로 다른 숙제 제공하기
– 시험 문제를 달리하여 제공하고 답하게 하기
– 대체 프로젝트나 대체 과제를 제공하기
(2) 교과과정(curriculum)의 수정
– 학습 내용을 달리하기(예: 동료들은 분수를 공부할 때 곱셈 연습하기)
– 일반 동료들과는 다른 성취기준으로 평가하고 성적을 산출하기
– 특정 프로젝트 참여를 면제해주기
조정이나 수정을 적용할 때는 학습자의 성향을 깊이 고려해야 한다. 조정이나 수정이 낙인효과를 줄 수 있어 이를 거부하는 학습자들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학습자료 수정 외에 행동 수정의 경우는 학습자가 교사나 부모의 지시에 의존하는 성향인지(dependent), 타인에 대해 군림하고 주도성을 발휘하려는 성향인지(dominant), 또 부모나 교사의 말을 고분고분 잘 따르는 순응형(conformer)인지, 비순응형인지(nonconformer)를 잘 살펴서 적절한 수정 방법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7) 성취에 관한 림의 법칙(Rimm’s Laws of Achievement)
림은 자신의 저서 「명석한 두뇌를 가진 아동의 낮은 성적과 이에 대한 대처 방법(Why Bright Kids Get Poor Grades and What You Can Do About It, 2008)」에서 성취에 관한 림의 법칙을 소개하는데 주요 내용을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1) 법칙1
학교에서 하는 노력과 기대에 대해 부모도 명확하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함께 내면(join together) 아동의 학습부진 회복 가능성이 높아진다.
(2) 법칙2
아동이 보고 배울 수 있는 유효한 모델이 있을 경우 적절한 품행(appropriate behaviors)을 배우는 것이 더 용이해질 수 있다.
(3) 법칙3
아동에 대해 성인들 간의 참고가 될 정보의 교환은 아동의 품행과 자기인식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4) 법칙4
아동의 성공이나 실패에 대한 부모의 과잉반응은 성공이나 절망에 대한 심한 압력으로 작용하고 실패를 다루는데 방해(discouragement)가 된다.
(5) 법칙5
아동은 고생스러운 노력(struggle)을 통해 자신감을 갖게 된다.
(6) 법칙6
결핍(deprivation)과 과잉(excess)은 종종 동일한 징후를 보인다.
(7) 법칙7
아동이 성숙함과 책임감을 보이는 만큼 점차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힘을 부여할 때 자신감과 내적 통제감(internal sense of control)이 발달된다.
(8) 법칙8
아동들은 학습의 과정(process)과 결과(outcomes) 사이의 관계를 알 때 지속적으로 일을 완수하게 된다(목적을 이루게 된다).
오늘날 학교교육이 직면한 문제 중에 가장 도전적인 것을 꼽으라면 크게는 다음 두 가지일 것이다. 하나는 기초학력을 갖추지 못한 아동 수가 많고 학력격차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수업을 거부하거나 참여하지 않는 아동들 그리고 학업을 중단하는 아동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이는 비단 한국 교육만의 문제가 아니고 세계 주요국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점이기도 하다. 그 원인은 다양하다.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가정환경의 차이로 인한 출발선의 격차를 학교교육이 줄이지 못한 점, 학교교육에 의미를 느끼지 못하는 점, 표준화된 교육과정의 획일적 적용으로 인해 수업을 따라갈 수 없는 아동이 많은 점, 그리고 지식 전달 중심이거나 진도 빼기에 급급한 수업 방식으로 인해 흥미를 느낄 수 없는 점, 선행학습 중심의 사교육의 발달로 인해 학교교육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점(한국 특유의 현상임)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모든 학생들에게 기초학력을 갖추어주고 학력격차를 줄이며 수업에 참여하지 않거나 잠자는 아동의 수를 줄일 수 있을까? 한국의 경우 기초학력보장법이 금년부터 시행되기 시작했지만 이것만으로 학습부진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는 극히 어려울 것이다. 기껏해야 많은 학교들은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에서 기초학력 미달로 진단된 학생들에게 반복적인 문제 풀이를 시켜 일시적으로 기초학력미달 숫자를 줄이려는 접근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의 지도는 아동들이 흥미도 의미도 느끼지 못하는 방식이다. 유감스럽게도 한국의 경우 기초학습이 부진한 아동을 성공적으로 지도해 격차를 줄인 경험이 일천하다. 효과가 검증된 프로그램도, 교수법도 찾아보기 어렵다. 학습이 부진한 아동의 지도법은 그렇지 않은 아동과 달라야 한다. 이들에게 새로운 학습이 일어난다는 것은 두뇌기반교수학습원리 관점에서 보면 새로운 학습과 경험으로 아동의 두뇌 속에 새로운 신경세포가 자라고 신경회로가 만들어지며 반복적 활용에 의해 회로의 연결이 강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학습부진 아동들의 경우 주의 집중력이 약하고 학습에 흥미가 없거나 의미를 느끼지 못하는 정도가 심하기 때문에 학습한 것을 금방 잊는다. 희미하게 연결된 회로는 금방 끊어진다. 즉 새로운 신경망의 형성이 매우 어렵다. 뇌가 배우는 내용을 기억하는 데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의미가 있어야 하고(저것을 배워서 나중에 무엇에 쓰지?) 또 이해가능해야 한다. 이해가능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정보의 패턴을 파악하기 위해 이와 유사한 사전지식의 존재가 필수적이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모든 아동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는 수업은 아동의 흥미와 강점 기반이어야 하고, 아동의 삶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이어야 한다. 이런 점을 고려해 개발되고 그 효과가 검증된 교수 원리가 있다. ‘3단계 개입 모델(Enrichment Triad Model)’과 ‘프리즘 메타포(Prism Metaphor)’가 바로 그것이다.
1) 3단계 개입 모델(Enrichment Triad Model)(Baum, Renzulli, and Hebert, 1995)
이 3단계 개입 모델은 원래 학습 잠재력이 높고 재능 있는 학생들을 염두에 두고 개발되었지만 나중에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아동들에게까지 널리 활용되게 되었다. ‘Enrichment’는 ‘풍부해진 상태’, ‘풍부하게 하는 것’이 원뜻이지만 학습부진의 해결과 관련해 사용될 때는 각자에 맞는 프로그램을 선택해 학습할 수 있도록 정규 프로그램 외에 다양한 활동을 ‘개입(intervention) 목적으로’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방과후 프로그램이라면 코딩교육, 보드게임, 예술과 공예, 스포츠와 춤, 생활 속에서 배우는 쉽고 재미있는 수학, 연극으로 배우는 영어, 재미있는 책읽기, 전자책 만들기, 디자인, 사진 등이 그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즉 ‘enrichment’는 학습이 부진하거나 특별히 뛰어난 학생을 위해 제공되는 별도의 다양한 수업 활동이나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Enrichment’는 학습자의 현재의 수준, 능력, 강점 등을 고려해야 하고 개별화 지도가 기본이며 학생이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Triad’는 ‘3인조, 3개조, 세 개 한 벌’이란 뜻이다.
3단계 개입 모델(Enrichment Triad Model)의 3단계는 다음과 같이 개입 유형 I(Type I enrichment), 개입 유형 II(Type II enrichment), 개입 유형 III(Type III enrichment)으로 구성된다. 개입 유형 I, II는 모든 학생들에게 공통의 내용이며, 개입 유형 III은 학생이 활동을 선택하기 때문에 개인별로 다른 활동을 하게 된다.
<도표 3> 3단계 개입 모델(Enrichment Triad Model)

3가지 개입 유형별 특징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개입 유형 I – 일반적 탐구활동
‘개입 유형 I’은 정규 교육과정에서는 제공하지 않는 새롭고 흥미로운 탐구 활동에 참여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의 핵심은 ‘새롭고 흥미로운 탐구 활동’에 있다. 학습부진을 겪는 아동들은 탐구활동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편견을 버릴 필요가 있다. 사람은 새롭고 자신이 흥미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 주의를 집중하고 끝까지 해내는 성향이 있다. ‘개입 유형 I’은 모든 아동을 대상으로 한다. 모두가 흥미로워할 수 있는 과제나 활동의 선정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통해 자존감과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구축하고 동기를 강화하며 학습의 즐거움을 경험하게 된다. 기초 문해력을 갖추는 것은 이러한 활동을 통해 자존감과 자신감을 형성한 후에 하든가 병행해야 할 것이다. “나는 안 돼”라는 식의 무력감과 부정적 자아상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기초 문해력을 갖추도록 강요하는 것은 아동들로 하여금 학습을 더 싫어하게 만들 수 있다.
현재 한국의 경우는 탐구적 학습을 할 여건이 미비하다. 기초학력을 보장하기 위해 기초학력미달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단평가 유형의 문제만 반복적으로 풀게 하는 이제까지의 접근은 심각한 문제가 있다. 이는 아동의 결핍과 문제점에 초점을 맞추는 접근으로서 성공하기 어렵다. 아동의 흥미와 강점에 초점을 맞추어 성공 경험을 쌓아 부정적 자아상을 씻어내고 자신도 해낼 수 있다는 믿음(self-efficacy)을 갖게 해야 한다. 아울러 정책결정자들은 탐구수업이 가능한 여건부터 만들어 주어야 할 것이다.
(2) 개입 유형 II – 모둠 단위 지도활동
모둠 활동을 통해 창의적, 인지적 스킬을 발달시키는 것은 자신의 흥미를 따라 탐구활동을 하고자 할 때 필요한 조사기술(research skills), 의사소통, 학습법(learning-how-to-learn skills), 정서적 스킬(emotional skills)9 등을 두루 개발하는 개입 과정이다. 반 전체를 대상으로 할 수도 있고 모둠 활동으로 할 수도 있다. 생각하는 방법, 기본적인 조사기술을 배우고 이를 활용한 조사활동(예: 설문을 만들어 동료 인터뷰하기), 의사소통 방법, 기본적인 정서적·사회적 스킬 등을 배우는 과정이다. 조사기술이라고 해서 거창한 것만 생각할 필요가 없다. 작성한 설문에 따라 동료를 대상으로 수업 중 10-15분 정도를 할애해 인터뷰를 하고 결과를 발표하는 등의 활동도 대표적인 조사활동의 하나다.
(3) 개입 유형 III – 개인/모둠 단위 실제 문제의 조사활동
실제 세상의 문제를 조사하고 해결하는 활동 과정으로서 자신이 원하는 프로젝트를 선정하고 조사활동, 문제해결기법의 적용 등을 통해 창의적인 생산물을 만들어 내며 실제의 일반 청중을 대상으로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개입 유형 III의 활동을 하면서 학습자에게는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몇 년 전 미국의 세계적인 교육학회인 AERA에 참가했을 때 학습부진을 성공적으로 해결하고 있는 한 학교 선생님의 발표에서 “나는 여러분들이 모두 과학자가 된 것처럼 사고하기를 기대합니다”라는 식으로 학생들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는 말이 매우 신선하게 다가왔던 적이 있다. 교사의 이런 마음가짐은 “모든 학생은 성공적으로 배울 수 있다”라는 신념 아래 실제 성취도 격차를 줄여본 경험이 있을 때 가능할 것이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개입 활동(enrichment activities)을 설계할 때 급우들뿐만 아니라 일반 청중을 대상으로 발표하기로 할 때 학습 동기가 크게 높아진다고 한다. 학습부진 아동에게도 도전적인 과제를 주고 성공시킬 때 자존감이 회복된다. 도전적 과제란 난이도(difficulty)가 높은 과제라기보다는 사고·행동·지식이 관여되는 복잡성(complexity)이 높은 과제를 의미한다.
이상의 3단계 개입 모델은 1단계에서 자존감과 자신감을 회복하고, 2단계에서 각종 조사기법, 학습법을 익혀서, 혼자서 활동을 주도적으로 하게 되는 3단계를 준비한다. 이러한 3단계 개입 모델을 적용할 때 다음과 같은 교사의 마음가짐과 역할 방식이 매우 중요하다.
• 조사활동을 시작하기 전에 시간을 내서 학습자를 충분히 이해한다(예: 심적 상태, 사전지식, 강점과 약점 등).
• 개입 활동에 참여하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위주로 하기보다는 촉진에 초점을 맞추도록 한다(예: 학생-교사 간의 잦은 회의/협의, 자원의 제공, 시간의 확보, 제안하기 등).
• 기초가 부족한 학생이지만 전문가처럼 사고하고 행동하며 활동을 통해 만들어낸 결과물을 일반 청중과도 공유하게 함으로써 동기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이해한다.
• 학생 관찰을 통해 학습이 부진하고 학습을 어려워하는 아동들의 특성을 잘 인지하고 개입 활동 중 이들이 보이는 행동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며 이들이 마주하는 문제들을 극복할 전략을 개발하여 제공하도록 한다.
• 시종일관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며 학생을 믿는다.
2) 프리즘 메타포(Prism Metaphor)
어떤 이미지가 일반 거울에 비춰지면 원래의 이미지가 그대로 보이지만 어떤 빛이 프리즘을 통과하게 되면 거울의 경우와는 전혀 다른 현상이 나타난다. 빛의 방향이 바뀔 뿐만 아니라 질적인 변화가 일어나면서 색깔까지 스펙트럼 형태의 분포를 이룬다. 이는 신비스런 현상이다. 그런데 학습자들이 앞에서 소개한 3단계 개입 모델(Enrichment Triad Model)의 ‘개입 유형 I, II’ 단계를 거쳐 ‘개입 유형 III’을 경험하게 되면 빛이 프리즘을 통과하면서 신비스런 변화를 일으키듯이 학습자에게도 신비한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이 연구자들(Renzulli, Baum, Hébert, & McCluskey, 1999)에 의해 밝혀졌다. 학습자의 지향점이 바뀌고 행동 패턴이 긍정적으로 변한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이는 ‘개입 유형 III’이 추구하는 ‘멘토와의 관계 맺기, 학생이 주제를 선택하기, 강점에 초점두기, 상호 존중하기, 전문가처럼 행동하는 기회 갖기, 삶의 실제 문제 해결하기’ 등의 개입 활동(enrichment activities)의 힘이라 말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이 프리즘을 닮았다고 해서 연구자들은 이에 ‘프리즘 메타포(Prism Metaphor)’라고 이름을 붙였다.
프리즘 메타포를 도표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이 된다.
<도표 4> 프리즘 메타포(Prism Metaphor)

이상의 3단계 개입 모델(Enrichment Triad Model)과 프리즘 메타포(Prism Metaphor)가 시사하는 바는 크다. 이런 접근은 문제 해결을 위한 초점 자체가 전통적인 방식과 크게 다르다. 기초학력미달이라는 문제에 초점을 맞추어 모의시험 문제를 많이 풀게 하는 접근은 미봉책에 불과하다. 이는 심하게 얘기하면 아이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기초학력미달 제로라는 통계숫자를 간절히 바라는 학교와 교육청 그리고 교육부를 위한 일일 뿐이다. 흥미에 기반하지 않고 스스로 자기조절학습자가 될 수 있도록 돕는 방식이 아닌 반복적 문제풀이식 접근은 아동으로 하여금 학습을 점점 더 싫어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시험문제 풀이를 통해 배운 지식은 쉽게 잊혀진다. 여건을 마련해 많은 학교들이 3단계 개입전략(enrichment strategies)(개입 유형 I, II, III)을 문제 해결의 실마리로 삼았으면 좋겠다. 학습부진을 초래한 요인들이 ‘개입 유형 III’이라는 신비스런 프리즘을 통과하는 순간 학습부진 회복의 전조현상들이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는 놀랍지 않은가! 이제 학습부진 해결을 위해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 모의시험 문제를 반복적으로 풀게 하는 전통적인 접근에서 벗어나야 한다. 개입 유형 I, II 단계를 통해 자존감 회복과 자신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먼저 갖게 하고 학습법, 연구기법 등을 먼저 배워 자신이 선택한 흥미 있는 주제를 탐구적 학습을 통해 스스로 배우게 해보자. 그리고 이제는 “가르치면 배울 것이다”라는 가설을 버리자. 뇌는 뇌가 학습하는 방법대로 배운다. 교사중심의 지식 전달식 수업은 뇌가 배우는 방식과는 거리가 멀다.
기초학력 강화를 위한 우리 교육계의 관심이 온통 진단평가를 표집평가로 하느냐 아니면 과거와 같이 전수평가로 하느냐에만 쏠려 있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학습부진 해결을 위한 접근을 검증된 방법으로 근본적으로 바꿔볼 필요가 있다. 아울러 학습부진을 겪고 있는 아동들에게 학습 전략을 가르쳐 줄 필요도 있다.
학습부진을 겪고 있는 아동들에게 효과적인 교수·학습 전략을 소개하겠다.
1) 사전에 논의를 통해 기대수준을 설정한다.
학습자는 타인이나 자신이 기대하는 수준만큼 해내는 경향이 있다. 이것이 소위 기대효과(expectation effect)이다.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이번 시간에 무엇을 배우고 각 활동에는 얼마만큼의 시간이 걸릴지를 논의하고 알려준다. 예를 들면 “이번 시간에는 문장의 제 5형식에 대해 배우고 여러분들이 직접 예문을 3개 만들어 볼 것입니다.” 같은 식이다. 아울러 행동(behaviour)에 대한 기대수준도 정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학습 내용에 대해 짝과 얘기할 때 작은 목소리로 하도록 해요.”, “질문이 있을 때는 손을 들어요.” 등과 같은 것들이다.
2) 주간/월간 계획(목표)을 세우는 법을 가르친다.
명확히 목표를 세울 때 동기가 강화되고 이를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목표를 설정할 때는 SMART 원칙에 따라 한다.
S. ‘구체적(Specific)’인 목표를 설정해야 하고, 추상적이고 두리뭉실한 목표를 지양해야 한다.
M. ‘측정가능한(Measurable)’ 정량적인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A. ‘달성 가능한(achievable)’ 혹은 ‘학생이 동의할 수 있는(agreeable)’ 목표여야 한다.
R. ‘R’도 목표 지향적(result-bound) 혹은 현실성 있는(realistic) 목표이어야 한다.
T. 목표달성까지의 기간이 정해져 있어야(time-bound)한다.
3) 교사가 충분한 예와 시범을 보여준다.
학습 과정에서 가장 앞단에 있어야 하는 것이 충분한 예나 시범을 보여주는 일이다. 예나 시범을 먼저 보여주면 이것 없이 바로 구두로 설명할 때보다 학습자의 작업기억 부하가 훨씬 줄어든다.
4) 과제를 나누어서 제공한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과제를 주면 학습자는 엄두가 나지 않고 의지가 꺾일 수 있다. 그래서 과제를 작게 나누어서 제공하는 것이 좋다. 가령 수학문제를 과제로 줄 때 10개를 한꺼번에 주지 말고 5문제를 풀게 하고 피드백을 준 다음 다시 5문제를 풀게 하는 식이다.
5) 학습자의 수행을 확인한다.
배운 내용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질문을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그 수학 문제를 풀기 위해 사용한 공식이 무엇이지?”, “이 이야기의 주인공 기분이 어땠을지 각자의 느낌을 말해볼까요?”와 같은 식이다.
6) 학습자가 지시를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한다.
반의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지시를 한 다음 특별히 주의력이 부족한 학생 한두 사람에게 그 지시를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그 지시를 반복하게 할 수 있다. 또 과제를 칠판에 써둔 경우 일부 학생에게 질문해 이를 숙지하고 있거나 메모해두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만약 학생이 잘못 알고 있다면 이 기회를 통해 바로 잡을 수 있을 것이다.
7) 충분한 시간을 준다.
특히 학습이 부진한 학생들의 경우 과제 수행에 필요한 시간을 일반 아이들보다 더 많이 줄 필요가 있다. 이들에게는 문제를 충분히 풀게 한 다음 탐구적 질문을 하는 것이 좋다. 질문을 하고 답할 때까지 일반 아동에게 5초를 가다려 준다면 학습이 부진한 아동에게는 10-15초를 기다려 주는 것이 좋다. 그래야 불안을 줄일 수 있다.
8) 질문 기술을 가르친다.
어떤 것을 잘 모를 때 주저하지 말고 질문을 하는 습관을 갖게 한다. 이를 위해 기본적인 질문 기술을 지도한다. 질문을 했을 때 질문을 한 자체에 대해 적절히 칭찬함으로써 질문을 장려하고 질문에 대해 자신감을 키운다. 질문 기술에 대해서는 지난 칼럼 ‘<원리 30> 기초학습부진 예방과 보정을 위한 뇌친화적 수업지도, 다음 10가지 전략이 효과적이다(http://21erick.org/column/8153/).’를 참고하기 바란다.
9) 지식/정보의 맥락을 제공한다.
지식/정보는 구체적인 맥락 속에서 배울 때 더 잘 기억된다. 가령 어휘를 암기할 때 단어 단위로 학습하지 말고 자주 사용될만한 구나 문장 형태로 암기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bankrupt – 파산한’ 대신에 ‘go bankrupt – 파산하다’처럼 암기한다. ‘Go bankrupt’처럼 두 단어 이상이 되면 구체적인 맥락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burden – 부담’ 대신에 ‘ease the burden – 부담을 덜다’로 암기하는 식이다. 단, 구(phrase)나 문장의 형태로 암기할 때 추가되는 단어는 이미 알고 있는 단어인 것이 좋다. 그래야 부담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I don’t want to a burden on you(나는 너에게 짐이 되지 싶지 않다).’처럼 수반되는 단어수가 늘어날수록 맥락은 더 구체적이 된다. 그러나 활용도 면에서는 구의 형태가 더 쓸모가 있다. 따라서 어휘는 그 어휘의 연어(collocation) 중심으로 암기하는 것이 좋다. 또한 스토리텔링, 토론하기 등도 모두 맥락이 있는 수업활동이기 때문에 이해와 기억에 효과적이다.
10) 기억술을 가르친다.
기억술(mnemonics)은 기억해야 할 내용의 전체 또는 일부를 평소 잘 알고 있는 의미 있는 낱말, 시각적 이미지, 습관적인 배열 등과 결부해서 외워 두었다가 그것들을 단서로 해서 상기해내는 것을 말한다. 또 기억술은 학습 내용에 존재하지 않는 연합들을 만들어 부호화(encoding)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것은 새로운 것과 기존의 것 사이에 인위적인 고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필기를 할 때 정보를 어떻게 조직하고 구조화하느냐는 저장 즉 부호화와 깊은 관련이 있다. 기억술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학습과학 칼럼 ‘<원리 16> 효과적인 기억(학습)은 부호화(encoding)의 깊이와 방법에 달렸다.’를 참조하기 바란다(http://21erick.org/column/6924/).
11) 자기 모니터링을 습관화한다.
학습부진을 겪는 아동의 경우 자신의 시간, 물건 등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수시로 혹은 일정한 간격으로 자신이 한 행위에 대해 제대로 하고 있었는지 확인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습관을 기른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질문이다. 일종의 혼잣말(self-talk)이라고 할 수 있다.
“저녁 전까지 숙제를 마쳐야 하는데 나는 내 시간을 바르게 사용하고 있는가?”
“오늘의 숙제를 제대로 메모하고 가방에 챙겼는가?”
“모르는 것에 대해 선생님이나 친구에게 물어보았는가?”
12) 짝과 협력해서 과제를 해결한다.
과제를 해결할 때 짝과 협력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대표적인 예로, 문제 풀기 혹은 읽기자료에 대한 질문에 답하기 등을 할 때 ‘답을 개인적으로 먼저 생각해보고 이를 짝이나 동료들과 공유하기 활동(Think-Pair-Share)’을 할 수 있다.
13) 시각자료를 적극 활용한다.
시각적 학습자라면(인구의 약 70%가 시각적 학습자임) 이미지나 도표 등 시각 자료를 적극 활용할 때 효과적이다. 천 마디의 말보다 그림/사진 한 장이 낫기 때문이다. 시각정보로 기억하는 것이 언어정보로 기억하는 것보다 훨씬 더 용이하다. 개(dog)의 개념을 설명하는 것보다 개의 그림을 보여주는 것이 개를 이해하는데 약 6만배나 더 빠르다. 인간의 뇌는 원래 언어정보보다 시각정보를 처리하는데 훨씬 더 능숙하다. 시각정보는 구체적이고 언어정보는 추상적이기 때문이다.
14) 주요 내용에 밑줄을 긋거나 형광펜으로 칠해 눈에 띄게 한다.
핵심 내용에 밑줄을 긋거나 형광펜으로 칠해 눈에 띄게 할 경우 기억과 회상이 용이해진다. 교사가 자료를 나눠주기 전에 주요 내용에 밑줄을 그을 수도 있고 수업 중 학습자가 주요 핵심어(구)에 밑줄을 긋게 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수학의 문장형 문제, “정우가 사과를 2개 가지고 있고, 경서가 3개를 가지고 있다면…”에서 2, 3에 밑줄을 긋는 식이다.
15) 마인드맵을 작성한다.
마인드맵은 그래픽 오거나이저의 한 예이다. 오거나이저라는 것은 정보를 조직하는 조직자라는 의미다. 다소 복잡한 내용이나 절차를 마인드맵으로 작성한다는 것은 정보를 주요 내용 중심으로 요약하는 일이고, 또한 정보 간의 연결과 관계가 분명해져 정보의 이해와 기억이 용이해진다. 그래픽 오거나이저나 마인드맵 작성을 지도할 때는 다음 4단계로 할 때 효과적이다.
• 1단계 – 교사가 작성
교사가 사전에 작성해서 이를 학생들에게 나누어 주고 활용하게 한다.
• 2단계 – 교사와 학생이 공동으로 작성
교사와 학생은 내용이 전개되는 것에 따라 주요 개념을 그래픽 조직자를 활용해 묘사한다.
• 3단계 – 모둠이 작성
모둠 구성원들이 협력해서 그래픽 조직자를 작성하고 교사는 조력자 역할을 한다.
• 4단계 – 학습자가 독자적으로 작성
학습자가 타인의 도움을 받지 않고 그래픽 조직자를 작성한다.
16) 배운 내용을 타인에게 가르치거나 설명한다.
어떤 정보나 개념을 단순히 읽는 것만으로는 약 10%밖에 기억하지 못하지만 배운 것을 타인에게 가르치거나 설명하면 약 90%를 기억할 정도로 회상률이 높다. 배운 것을 타인에게 가르치는 것은 인출(retrieval) 활동이고 이는 뇌의 기억회로를 강화하기 때문이다. 배운 것을 타인에게 가르칠 수 있는 기회가 항상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기 자신에게 설명을 하는 방식도 좋다.
17) 배운 내용을 활용하거나 실행에 옮긴다.
배운 것을 실행(practice)에 옮기면 기억이 강화된다. 외국어 표현을 배운 다음 이를 외국인과의 대화를 통해 실제 사용해볼 때 더 오래 기억할 수 있게 된다. 실제 상황 속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없을 때는 동료들과 역할극을 통해 실제 사용해볼 수 있을 것이다.
18) 한 번에 한 가지에만 집중한다.
학습자의 주의가 분산될 경우 각 자극에 투입하는 주의의 강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특히 학습이 부진한 아동의 경우 주의를 한 가지에만 집중시킬 필요가 있다. 또한 개인별 지도를 할 때 학생은 하고 있는 과제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학습에 어려움을 느끼는 아동들의 경우 1:1 혹은 1:소수로 가르치는 것이 효과적이다.
19) ‘RIP’이라는 도구를 활용해 기억을 공고히 한다.
이때의 ‘RIP’은 기억을 위한 3가지 핵심 전략이다. RIP은 repetition, imagery, patterns라는 단어의 첫 철자를 나타낸다. 기억에는 ‘반복, 심상(마음속으로 이미지를 연상하기), 패턴’의 활용이 매우 효과적임을 의미한다.
• 반복 – 정보의 반복(repetition)이나 시연(rehearsal)은 기억을 강화한다. 해마에서의 일시적 기억을 장기기억 시스템으로 옮기기 위해서는 반복과 시연이 필요하다. 반복은 쉽게 지루해지기 때문에 똑같은 방식의 반복은 효과적이지 못하다. 매 반복 때마다 유머, 신체 움직임, 노래, 다른 형태의 새로움을 동원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반복적 복습은 분산학습(spaced learning) 분산학습(spaced practice) –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반복적으로 학습하는 것을 말한다. 가령 6시간 학습이 필요한 경우 2시간씩 3일 동안 학습하는 방식이다. 이에 비해 집중학습(massed practice)은 연이어 6시간 학습을 하는 것을 말한다. 분산학습에서 중요한 것은 각 학습시간에 맞추어 학습할 분량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각 학습시간에 전체 분량을 학습한다는 것이다.
방식으로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 심상(imagery) – 심상에는 시각적 이미지 외에 운동 이미지(근육 기억)(motor image, muscle memory), 청각 이미지(auditory image) 등도 있다. 그래픽(혹은 시각) 오거나이저(graphic/visual organizer)가 정보를 시각화하는 방법으로 탁월하다. 학습을 어려워하고 기억력이 약한 아동들일수록 이런 시각 오거나이저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자전가 타기 연습을 하면 이를 근육이 기억해둔다. 이것이 근육 기억이다. 또 어떤 단어의 철자를 허공에 손가락으로 혹은 엉덩이로 써본다면 이는 운동 이미지 즉 근육 기억을 활용하는 것이다.
• 패턴(patterns) – 뇌는 정보의 패턴 파악을 통해 의미를 이해한다. 감각기관으로부터 정보가 뇌 속으로 들어오면 뇌는 분주히 사전지식을 탐색해 관련된 정보를 찾아낸다. 그 중에서 가장 유사한 정보가 마침 있어서 이와 연결이 되면 패턴의 인식(pattern recognition)에 성공하게 되고 정보의 이해에 이르게 된다. 정보의 이해를 위해서는 정보의 재구성이 필요하다. 필기할 때 정보를 잘 조직할수록 기존의 사전지식과 연결해 패턴의 파악에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 이런 연결이 바로 기억의 과정이다. 학습부진 아동들에게는 기억을 돕기 위해 주어진 정보를 기억하기 쉽도록 재구조화 즉 패턴화(patterning)하는 방법을 지도할 필요가 있다.
20) 목표를 달성한 것에 대해 보상한다.
하기 싫은 숙제 같은 것을 잘 해냈을 때, 또 하루의 목표나 한 주의 목표를 80% 이상 달성했을 때 자신에게 보상을 한다. 그 보상은 휴식일 수도 있고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는 것, 맛있는 간식을 사먹는 것 등일 수도 있다.
앞에서 학습부진 해결의 새로운 접근 방법으로 ‘개입·반응기반접근법(RTI)’, ‘3초점 모델(Trifocal Model)’, ‘3단계 개입 모델(Enrichment Triad Model)’을 소개했으나 이 역시 학습부진을 해결하기에는 많은 한계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칼럼에서 강조하고자 한 것은 전통적인 문제풀이 방식으로는 학습부진을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이다. ‘개입·반응기반접근법(RTI)’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는 것은 실패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지원하는 기존의 접근보다는 상시적 판별과 층위별 개입을 통해 조기 개입을 하고 반응에 따라 개입의 강도를 높이는 접근이 훨씬 더 합리적이고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중장기적으로 한국도 이러한 접근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한편 3초점 모델을 소개한 것은 힘들지만 가정과 소통하면서 협력을 이끌어내고, 3초점 모델을 구성하는 6가지 요소인 ‘평가, 의사소통, 기대 수준의 변경, 롤 모델의 설정, 결핍의 보정, 과제의 수정’ 각각에 대해 고르게 신경을 쓰지 않고는 학습부진 아동의 학습과 행동의 개선이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 끝으로 ‘3단계 개입 모델(Enrichment Triad Model)’을 소개한 것은 개입 유형 I, II, III을 거치게 될 때 일어나는 ‘프리즘 메타포’라는 신기한 긍정적 변화의 경험을 학생들에게 제공하자는 것이다. ‘개입 유형 III’의 구성 요소인 ‘멘토와의 관계 맺기, 주제를 학생이 선택하기, 강점에 초점두기, 상호 존중하기, 전문가처럼 행동하는 기회 갖기, 삶의 실제 문제 해결하기’ 등은 시험 문제의 반복적 풀기 형식의 개입 활동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끝으로, 학습부진 문제의 해결 방법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을 제안한다. 학습부진 문제에 대응하는 기존의 방식은 증상을 완화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으나 앞으로는 시스템의 변화에 초점을 두는 쪽으로 전략을 바꾸어야 한다. 반복적 문제풀이를 통해 기초학력미달로부터 벗어나는 것은 전형적으로 증상을 완화하는 접근이다. 이런 방식에 의존할 경우 조금만 지나면 같은 증세가 다시 나타나게 되므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이번 칼럼이 기초학력 강화를 위해 기존의 진단평가와 문제풀이 중심의 개입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효과가 검증된 새로운 접근으로, 또 시스템을 바꾸는 전략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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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습과학의 이해와 적용(30) – <원리 29> 뇌친화적 수업지도안(lesson plan), 이렇게 작성한다. • 학습과학의 이해와 적용(31) – <원리 30> 기초학습부진 예방과 보정을 위한 뇌친화적 수업지도, 다음 10가지 전략이 효과적이다. |
[참고 문헌]
• Baum, S. M., Renzulli, J. S., & Hebert, T. (1995). The prism metaphor: A new paradigm for reversing achievement. Storrs, CT: The National Research Center on the Gifted and Talented, The University of Connecticut.
• Renzulli, J. S. (1977). The Enrichment Triad Model: A Guide for Developing Defensible Programs for the Gifted. Mansfield Center, Conn.: Creative Learning Press.
• Renzulli, J. S., McCluskey, K. W., & McCluskey, K. C. (2014). Presenting the prism paradigm: Combating underachievement with enrichment. Winnipeg, MB: Winnipeg Education Centre, The University of Winnipeg.
각주
- 경계선 지적 지능(borderline intellectual functioning, borderline mental retardation) – 일종의 인지 장애의 하나로, 비장애인과 지적 장애인 지능의 중간, 정확히는 경계선상에 위치하는 지능이다. 암기 능력, 분별력, 인지력 등이 일반인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그러나 외관상 정상인이고 의사소통은 가능하여, 이들의 행동이 고의적인 것으로 오해받기도 한다.(Wikipedia)
- 보편적 학습 설계(UDL) – 보편적 학습설계는 사람이 어떻게 배우는가에 관한 과학적 통찰력에 기초해 학습에서 소외되는 사람들이 없도록 교수·학습을 개선하고 최적화하기 위한 틀(framework)이다(CAST.org). 학습자에게 배울 내용, 배우는 방법, 배운 내용을 표현하는 양식 등을 복수로 제공하는 등 교육과정의 유연한 접근성을 특징으로 한다. 또한 보편적 학습설계는 모든 아동들에게 도움이 되지만 특히 느린 학습자에게 효과적이다.
- 점진적 책임 이양 모델(Gradual Release of Responsibility Model: GRR) – 교실 수업에서 새로운 기능을 익히는 4단계 과정으로서, ‘교사의 시범 보이기(I do it), 교사의 도움과 지원을 받으며 학생이 실습하기(We do it), 학생들이 모둠활동으로 실습하기(You do it together), 학생이 독자적으로 실행하기(You do it alone)’로 구성된다.
- 개인별교육계획(individualized education plan: IEP) – 특수교육 대상 아동들을 위한 개인별교육계획서이다. 현재의 수준, 장기목표, 단기목표, 지도 상황, 평가 방법 등이 자세히 기록된다. 한국에서는 개별화교육계획이라고 부르나 엄밀히 말해 개별화 교육은 모둠 단위 지도로 포함되기 때문에 개인별교육계획이 더 정확한 명칭이라 하겠다. 미국에서 시작된 것이지만 한국을 포함해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 underachievement – 여기서 underachieve는 ‘지능지수에 비해 낮은 학업성적을 얻다’라는 뜻이고 이 단어는 school underachievement(학습부진), underachiever(학습부진을 보이는 아동)처럼 쓰인다.
- 실비아 림(Sylvia Rimm) – 심리학자이자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의대의 임상 교수며 최고의 저술 상을 수상한 「How to Parent So Children Will Learn」(2008), 「Why Bright Kids Get Poor Grades」(2008) 등의 저술이 있다.
- 아동옹호자(child advocate) – 아동의 권익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사람으로서 부모, 교사 외에 심리학자, 물리치료사, 상담교사, 사회복지사 등이 이 역할을 할 수 있다.
- 효과크기(effect size) – 비교하려는 집단들 사이의 차이 혹은 관계를 나타내는 ‘표준화된 지표’를 의미한다. 효과크기가 0이라는 것은 실험집단의 평균과 통제집단의 평균이 같다는 뜻이고, +값이 나왔다는 것은 실험집단의 평균이 통제집단의 평균보다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교육 분야의 효과 크기는 해티의 기준에 따르면 효과 작음(d=0.2), 효과 중간(d=0.4), 효과 큼(0.6 이상)으로 나뉜다.
- 정서적 스킬(emotional skills) – 자신의 감정을 인지하고, 표현하며 조절할 수 있는 능력으로서 정서지능(emotional intelligence)이라고도 한다. 이는 타인의 감정을 지각하고 이해하는 바탕이 된다.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짧은 직장 생활을 경험한 후 지금의 능률교육(NE능률)을 창립하여 30년을 경영하면서 영어교과서와 참고서 등 다양한 저술활동을 했다. 2009년 회사를 매각하고,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 이란 비영리 공익단체를 설립하여, 현재 이 단체 대표직을 맡고 있다. 국가 교육시스템 재 디자인과 사회경제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는 아동, 청소년들도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치로 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개혁에 특히 관심이 많다. 수업혁신과 교육격차 완화를 위해 학습과학의 연구와 전파, 그리고 교원 연수에도 힘쓰고 있다.
- 이메일 : eduinnovator@21erick.org
오늘 13일 기사에 하윤수 부산교육감 당선인은 초중등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높이기 위한 전수학력평가 방법으로 “교육부의 전국 단위 학력평가에 부산 학생들을 많이 참여시켜 점수를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찬승 대표님의 생각과 대비를 이루기에… 많은 분들이 좀 더 학생의 입장에서 근본적인 개선 방안에 관심을 갖고 이것이 활발한 논의로 이어졌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