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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시험 수업실연, 현행 방식대로 지속해야 할까?

#437 나정, 동국대학교 교수 2019.03.20

교사가 되기 위해 수년에 걸친 준비 기간을 이겨 내고 마침내 임용시험을 통과하면 국공립 유치원과 초중등학교의 교사가 된다. 시험에 통과했어도 대기를 해야 하는 예비교사들이 상당수 있지만, 대부분의 시험 통과자는 교사 발령을 받고 교육공무원이 된다.

 

유치원 교사 임용시험에 포함되어 있는 수업 실연에 대한 아쉬움을 적어 보고자 한다.

 

임용시험은 객관식 시험, 논술 시험, 수업실연, 심층 면접 등 단계마다 성격이 다른 시험이 제시된다. 이론적 지식과 실천적 지식 그리고 실제 수업 역량을 파악하기 위해서이다.

 

유치원 임용시험에 포함된 수업실연은 수업계획안을 작성하여 앞에 학생, 즉 유아들이 있다고 가정하고 수업을 한다. 실제 수업 역량을 확인하기 위함인데 가상의 상황에서 수업을 실연하는 것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다. 더구나 계획안은 주어진 주제에 대한 수업을 도입, 전개, 정리의 양식에 맞춰 작성한다.

 

올해 9월에 고시하여 내년 3월부터 사용할 누리과정은 유아중심, 놀이중심이 축을 이룬다. 유아가 주도하는 자유 놀이가 강조되고 필요에 따라 교사가 계획한 활동도 이루어진다. 이런 교육과정을 운영해야 할 교사들을 선발하는데 현재의 임용시험이 적절한지 살펴보려고 한다.

 

 

1. “수업”이라는 용어가 적절한가?

 

수업이란 용어는 교사가 주도하여 가르치는 행위라는 느낌이 강하다. 수업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주어가 대부분 교사이다.

 

그런데 유아교육에서는 교사가 주도하여 가르치는 것보다 유아가 주도하여 하는 놀이와 활동을 더 바람직하게 여긴다. 따라서 유아를 대상으로 한 교육, 보육은 유아의 흥미와 관심을 잘 파악하고, 놀이나 활동이 전개되는 양상을 잘 관찰해서, 그에 적절한 지원이나 상호작용을 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이런 과정에 교사의 가르침이 담기고 유아들의 배움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결국 유아교육에서의 수업이란 교사가 유아를 관찰하고 상호작용하고 지원하는 모든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 유치원 교육과정이나 어린이집 보육과정에서도 수업이라는 용어는 사용하지 않는다.

 

그런데 유아 교사를 선발하는 시험 과정에서 “수업”이라는 용어를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적절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구나 유아중심의 교육과정을 운영하려는 취지에는 더욱 부합하지 않는다.

 

 

2. 학생, 유아가 앞에 있다고 가정하고 하는 “실연”이 진짜 실연인가?

 

지휘자, 피아니스트, 오페라 가수, 스케이트 선수들이 실제 공연장이나 시합에 나가기 전에 공연장이나 스케이트장을 가상의 공간에 그리며 마치 실제인양 연주를 하거나 달리는 연습을 하는 사람이 있다. 실제 장면에서의 두려움을 줄이고 여러 가지 경우를 가정하여 여러 번 해볼 수 있기 때문에 연습 효과가 상당히 크다고 알려져 있다.

 

또 실제 상황을 가정하고 실행하는 여러 가지 비상 대피 훈련도 무시할 수 없는 효과가 있다. 미국의 911사태에서 가장 피해가 적었던 건물/회사는 비상 대피 훈련을 지속적으로 실행해왔던 곳이었다. 즉 가상의 상황에서 훈련을 하는 것이 안하는 것보다는 비교할 수 없게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우리도 다양한 비상 대피 훈련을 하고 있다.

 

임용시험에서는 교사가 눈앞에 유아들이 있다고 가정하고 실연을 한다. 구체적인 계획안을 준비하여 계획안대로 실연을 잘 하려고 카메라 녹화까지 여러 번 하면서 연습을 한다.

 

그런데 유아기는 흥미와 관심이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교사가 계획하고 주도하는 이야기 나누기 시간을 관찰해보면 15분, 20분 정도 진행하는 시간조차도 온전히 교사의 말에 귀 기울이는 유아가 거의 없다. 연령이 올라갈수록 한 놀이에 집중하는 시간이 늘어나기는 하지만, 혼자 놀이감을 가지고 잘 노는가 싶었는데 금방 다른 친구들이 하는 놀이에 합류하여 신나게 놀기도 하고, 방금 전까지 그림책을 보던 아이가 어느 사이 소꿉놀이하는 곳에 가서 상차림을 거들고 있기도 한다. 이런 유아들에게 때로는 개별적인 상호작용을 하여 친구와 함께 작업하게 하거나 때로는 모자나 가방 같은 소품을 지원하여 더 재미있는 놀이를 할 수 있게 지원해주어야 한다. 이렇게 놀이 상황과 맥락에 따라 필요한 반응을 민감하게 해주어야 하는 것이 바로 유아 교사가 진짜 해야 하는 일이다.

 

그런데 가상의 상황에서는 유아의 발달 특성이나 놀이 및 활동 특성에 대한 지식을 토대로 “~이럴 것이다.”를 가정하고 묻거나 칭찬하거나 제안하고 설명을 한다. 변화무쌍한 유아들의 놀이 현장 상황과 맥락을 가정하여 말을 중심으로 해내는 것이다.

 

위와 같은 방식의 수업 실연을 잘 해낸 교사는 어떤 수업을 잘 해낼까? 당연하게도 교사가 주도하는 계획적인 활동이고 말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이야기 나누기이다. 유아가 주도하고 놀이가 중심이 될 앞으로의 교육과정을 잘 운영할 수 있는 교사를 선발하는 데에는 부적합한 방식임을 알 수 있다.

 

 

3. 유아 주도의 놀이 중심 교육과정을 잘 운영할 수 있는 교사는 어떻게 선발해야 할까?

 

교사를 실제 유아가 놀이하고 있는 교실에 직접 들어가게 해서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고 지원해주는 지를 관찰해서 선발할 수 있으면 가장 좋을 것이다. 그러나 이 방식은 수업 대상이 되는 유아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좋은 방법이 아니다. 교원 양성제도를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 가운데 시험 분량을 줄이고 직접 교사가 되어보게 하는 시보제 등이 오래전부터 거론되었지만, 변화의 속도는 느리다.

 

그럼 현재의 제도 하에서 최적의 대안을 생각해보자. 유아들의 놀이 상황에서 교사가 상호작용하고 지원해주는 동영상을 보여주고, 그 교사의 상호작용 방식과 지원 방식에 대해서 비평을 해보게 하면 어떨까. 또 본인이라면 그 상황에서 누구에게 어떤 상호작용을 해주고, 누구에게 무엇을 지원해 줄지를 이유와 함께 말해보게 하거나 적어보게 하면 어떨까.

 

위에 제시한 방법은 실제 상황을 보여주고 유아들이 주도하는 놀이, 유아와 교사가 함께 구성해가는 교육과정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그 맥락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그 상황에서 교사가 어떻게 해주어야 하는지를 물어보자는 것이다. 교사의 이론적 실천적 지식은 물론 진행 중인 상황에의 민감성과 반성적 사고 능력, 진짜 실행 능력도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교육과정이 바뀌었다면 그 교육과정을 운영하기에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임용시험도 달라져야 한다. 올해 연말에 시행하는 시험부터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교직 논술이 상황 중심의 사례에 대한 문제 인식과 그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기술하는 방식으로 바뀐 것처럼 수업실연도 바뀌어야 한다. 가상의 장소에서 교사가 계획하고 주도하는 수업실연으로는 유아가 주도하는 놀이중심 교육과정을 잘 운영할 수 있는 교사를 선발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 본 칼럼은 필자의 고유의견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의 공식견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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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학교 교수 나정

유아교육 전공으로 한국교육개발원에 오랫동안 근무하며 유아교육정책을 연구했으며, 현재는 동국대(경주)에 재직하고 있다. 그동안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위원, OECD 유아교육과 보육정책 국가조정관, 교육부 정책자문위원 등을 역임하고 유치원교육과정 개정 등에 참여하였다. 대표적인 정책 제안은 유아교육-유치원-교육부, 보육-어린이집-복지부로 이원화된 유아교육과 보육체제를 단일부처로 통합하자는 것이며, 이 안은 지금까지도 미완의 가장 뜨거운 이슈이다. 최근에는 미래를 위한 배우기와 익히기에 쏠려있는 유아기를 아이들이 주도하는 생동하는 놀이 중심으로 되돌리는 것에 관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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