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교육회의 숙의과정을 중심으로 살펴본 국가교육위원회의 과제
| 본 내용은 학습자중심교과교육연구(제21권 20호)의 논문 내용을 수정·요약한 것임 |

지금까지 교육정책 형성 과정을 돌아보며
현대 국가의 정책은 인간 생활의 모든 부문에 침투하고 있을 정도로 확대되고 다양화되었다. 대한민국의 교육정책도 예외는 아니며, 국내의 고등학교 평준화 같은 교육정책은 학생, 학부모와 교육내용 전반에 걸쳐 혁명적인 변화를 일으켰다(정정길 외, 2019). 1995년 5.31 교육개혁 이후 교육의 흐름을 주도한 신자유주의 철학과 이후 역대 정부의 교육정책은 ‘공교육 강화를 통한 사교육비 절감’이란 기조 하에 진행되어 왔다(김인엽 외, 2019). 노무현 정부는 평준화 교육을 토대로 ‘행복한 학교, 학습하는 사회’를 슬로건으로 내세웠으며, 이명박 정부는 자율과 경쟁을 강조하는 ‘학교 만족 두 배, 사교육비 절반’을, 박근혜 정부는 ‘꿈과 끼를 끌어내는 행복교육 만들기’, 문재인 정부는 ‘모든 아이는 우리 모두의 아이’를 교육정책의 기치로 제시했다(양영유, 2019). 그러나 이러한 교육정책은 정치적·사회적 변화 또는 권위자의 발언에 의해 갑작스럽게 형성되었다는 특징이 있다. 정권의 변화 외에도 여론과 언론 또한 정부의 정책 수립과 실행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과거 교육정책은 대체적으로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추진되기보다 정권의 이념적 성향에 따라 변동되어 왔으며, 동일한 교육 문제에 대해서도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는 등 일관성 있는 교육정책의 추진이 부족했다고 보인다(홍섭근 외, 2019 ; 양영유, 2019). <표 1>은 노무현 정부부터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까지의 주요 교육정책 중 국민적 관심이 컸고 사회적 쟁점이 된 이슈를 정리한 것이다. <표 1>을 토대로 국민이 관심을 가졌고 언론 보도의 쟁점이 된 것은 입시, 대학, 교육자치, 사교육 분야의 교육정책임을 알 수 있으며, 그간의 교육정책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축소되거나 폐지되는 현상이 반복되었을 뿐만 아니라 정권 임기 내에도 지속성이 보장되지 못했다고 보인다(양영유, 2019).
<표 1> 노무현·이명박·박근혜·문재인 정부의 주요 교육정책
| 주제 | 세부
주제 |
노무현 정부 | 이명박 정부 | 박근혜 정부 | 문재인 정부 |
| 입시 | 수능 | 등급제
(점수 없이 1-9등급만 표시) |
등급제
(표준점수백분위·1-9등급 표시) |
국·영·수 A/B형(2014),
영어 A/B형 폐지(2015), 국·수 A/B형 폐지(2017), 한국사·영어 절대평가(2017) |
2021수능개편발표 연기,
2022학년도 대입개편 공론화 |
| 입학사정관제 | 수능 등급제와 함께 일부 시범 도입 |
확대 (선발인원 전체가 대입 정원 대비 12% 넘음) |
입학사정관전형의 학생부종합전형 개편(2015),
논술·특기자전형 축소, 교과성적으로 학생을 정량평가하는 학생부교과전형 신설 유도 |
수시 비중 증가,
(2018학년도. 73.5%, 2019학년도. 76.2%, 2020학년도. 77.3%),
대입개편 공론화결과로 2022학년도 정시 30%이상 |
|
| 외국어고 | 광역단위 모집금지,
내신 위주 선발 |
영어성적만으로 선발,
5년 단위 평가 재지정 |
폐지 시 교육부장관 동의 명시 | 2019학년도부터 자사고·외고·국제고를 전기모집에서 후기모집으로 변경 | |
| 자율형고교 | 확대 논의
없었음 |
공·사립 일반고 일부를 자율고로 전환 | 폐지 시 교육부장관 동의 명시 | 자사고 재평가 후 폐지 절차 진행 | |
| 교육자치 | 교육감선거 | 직선제 도입(2006.12) | 전국동시선거
(2010.6) 후보 1인 평균 선거비 16억원, (경기 선거비최대, 41억원) |
전국동시선거
(2014.6) 진보교육감 13명 당선 |
전국동시선거
(2018.6) 진보교육감 14명 당선 |
| 대학 | 등록금 | 정부보증 학자금 대출제 | 취업 후 상환제, 등록금 상환제 | 소득연계형 반값 등록금 정책 | 국가장학금 확대, 이자율 인하, 입학금 단계적 폐지, 대학 재정부담 증가 및 경쟁력 악화 |
| 재정지원 | BK21, 누리사업 등 | 교육역량 입학사정관 선도 사업 등 | BK21플러스, 에이스, 프라임, LINC 등 세분화 | ACE·CK 등 대학역량강화 5개 사업, 대학혁신지원사업 통합 | |
| 사교육 | EBS | EBS 수능방송,
인터넷 강의 확대 |
EBS 수능연계 70%로 사교육 절감 | EBS 수능연계 70%로 사교육 절감 | 2022학년 수능 EBS연계율 70%에서 50%로 축소 |
출처: 양영유(2019). 신문의 교육정책 뉴스보도 프레임 연구. 교육정치학연구. 26(3), 281-304.
일반적으로 정책형성 과정에는 합리성, 불확실성, 모호성, 우연성이 내포된다. 특히 수많은 교육 문제 중에서도 어떤 문제는 정부의 관심을 받아 주요 교육개혁 의제로 설정되는 반면, 어떤 문제는 방치되기도 한다(정정길 외, 2019). Kingdon(1984)은 우연성과 극적인 계기를 강조하는 다중흐름모형(Multiple Streams Framework)을 정책형성모형으로 주장하였다. 이 모형은 극적인 계기와 정책 선도가와 같은 요인에 의존해 정책이 형성된다고 주장한다. 정책문제의 흐름, 정책대안의 흐름, 정치의 흐름이라는 각 세 가지 요소가 특정한 시점에 극적인 계기를 통해 만나 결합되면 정책의 창(policy window)이 열리면서 정책이 형성된다고 보고 있다(백병부, 2019). 실제로 민주주의 사회의 교육정책 형성과정에서 우연성과 역동성은 불가피하며, 이 과정을 통해 교육 문제 해결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정책 결정에 투입되기 때문에 정책형성 과정을 탐구하는 것은 한 나라의 민주주의 수준을 알아보는 주요 척도로 파악되기도 한다(이종재 외, 2015).
최근 우리나라는 숙의를 통한 교육정책 형성이라는 새로운 시도가 계속 되었다. 국가교육회의는 두 차례의 공론화 및 숙의과정을 거쳐 교육정책을 형성한 바 있다. 먼저 대입제도 개편에 대한 사회적 합의 도출을 위해 시민참여형 조사 방식으로 공론화를 추진하였고(2018.04.30.~2018.08.03.), 그 뒤로 미래 학교와 교육과정에 적합한 교원양성체제에 대해 각계 핵심당사자 집중숙의과정 등을 추진하였다(2020.08.24.~2020.12.15.)(대입제도개편 공론화위원회, 2018; 국가교육회의, 2020). 그러나 2018년 대입개편과 2020년 미래교원양성체제 등의 주요 교육정책에 대해 두 차례의 숙의과정을 거쳤음에도 국가교육회의의 권고안이 정책에 반영되지 않거나, 실질적으로 합의안을 도출해내지 못해 의미 있는 결론을 도출하지 못하고 단지 ‘숙의’만 반복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정책은 바람직한 사회 상태를 달성하고자 하는 ‘정책목표’와 이를 위해 필요한 ‘정책수단’에 대해 권위 있는 정부 기관이 공식적으로 결정하는 기본방침을 뜻하며, 이를 근거로 정책의 핵심 요소를 정책목표와 정책수단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정정길 외, 2019). 정책을 결정하는 정부는 정치체제의 구조적 특성이나 운영방식에 의해 제약을 받기 때문에, 결국 정책은 정부가 정치공동체의 가치와 이익을 대표해 결정한 정치체계의 산출물이라 할 수 있다(Easton, 1966; 이성우, 2013). 정책과정은 정책이 산출되어 본연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책을 집행하는 일련의 연속된 과정을 의미하는 것으로 정책과정은 정책의제설정, 정책분석, 정책결정, 정책집행, 정책평가의 다섯 과정으로 구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이성우, 2013). 이 중 정책의제설정부터 정책결정까지의 단계를 정책형성과정으로 볼 수 있다(홍섭근 외, 2019).
정책과정에는 공식적 참여자와 비공식적 참여자가 포함된다. 공식적 참여자에는 국회, 대통령, 행정기관, 사법부가 있으며 비공식적 참여자에는 정당, 이익집단, NGO, 언론매체, 정책전문가(정책공동체 혹은 씽크탱크), 일반시민(여론)이 있다(정정길 외, 2019). 공식적 참여자는 정책 과정 전반에 걸쳐 핵심적 역할을 하나 대의민주주의의 한계로 인해 비공식적 참여자인 일반시민과 여론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한편 맹목성, 즉흥성, 조작 가능성 등과 같은 여론의 한계가 노출됨에 따라 최근 숙의과정(deliberation)을 거친 공론조사를 정책결정에 활용하기도 한다(정정길 외, 2019).
정책과정의 가장 첫 시작이 되는 정책의제설정은 일반적으로 사회문제에서 기인한다. 그러나 모든 사회문제가 정책문제로 채택되지는 않는다. 사회문제가 정책문제로 전환되는 과정을 Cobb과 Elder(1983)는 정책의제설정의 4가지 단계로 제시였는데, 이는 [그림 1]과 같다.
[그림 1] Cobb과 Elder의 의제설정과정(출처: 정정길 외, 2019)

‘사회문제’ 중 관심과 갈등을 야기하는 문제가 ‘사회적 쟁점’이 되고, 이 중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여기는 문제가 ‘공중의제’로 설정된다. 다시 정부가 공식적인 의사결정을 고려하는 문제가 ‘정부의제’로 전환된다(정정길 외, 2019). 사회문제 중 일부를 정책문제로 선택하고 선택하지 않는 활동을 ‘정책의제 설정’이라고 한다. 정책의제 설정의 주도집단이 정부인지 외부인지에 따라 의제설정 과정만이 아니라 정책과정 전반이 달라지기도 한다. Cobb과 동료는 의제설정모형을 주로 다원화된 정치체제에서 정부 바깥에 있는 집단이 주도하는 ‘외부주도형’, 주로 후진국에서 정부주도로 나타나는 ‘동원형’, 양자의 성격이 혼합된 ‘내부접근형’으로 유형화하였다(Cobb, Ross & Ross, 1976; 정정길 외, 2019).
정책의제설정은 크게 ‘행위자 모형’과 ‘과정 모형’으로 구분된다. ‘행위자 모형’은 의제설정과정에 누가 참여하고 어떤 전략을 사용하는지에 초점을 둔 것으로 엘리트론, 다원론 등이 있으며, 행위자나 전략이 아닌 의제설정 과정을 강조하는 ‘과정 모형’에는 Kingdon의 정책흐름모형 등이 포함된다(정정길 외, 2019). 정책형성 과정 중 정책결정에는 합리성, 불확실성, 우연성 등을 특징으로 하는 합리모형, 만족모형, 점증모형, 쓰레기통 모형 등이 있다(정정길 외, 2019; 백병부, 2019). 합리모형은 정책결정자가 최적의 대안을 선택하는 ‘합리성’을 가정하며, 만족모형은 정책 결정자가 스스로가 만족할 만한 대안을 선택하는 ‘제한된 합리성’을 가정한다. 점증모형은 이전의 정책과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점증적으로 정책을 결정하는 것을 설명하는 이론이다(홍섭근 외, 2019; 정정길 외, 2019).
최근 정책의 형성 과정을 바라보는 입장은 정책형성 과정의 합리성에 기반을 둔 이론에서 정치적인 상황이나 시민단체 등으로 불확실성과 우연성을 고려하는 이론으로 변화하고 있다(백병부 외, 2017). 일례로 Kingdon이 제안한 다중흐름모형은 정책문제의 흐름, 정책 대안의 흐름, 정치의 흐름 등이 우연한 계기에 만나 결합되어 정책의 창이 열리면서 정책이 형성된다고 주장하였다. 다중흐름모형은 합리성이 부족한 상태에서 조직의 의사결정이 쓰레기통 속의 쓰레기가 마구 뒤섞여 있는 상태에서 정책이 결정된다는 쓰레기통 모형을 확장한 것이다(Cohen, March & Olsen, 1972; 홍섭근 외, 2019). [그림 2]는 Kingdon의 다중흐름모형을 나타낸 것이다.
[그림 2] Kingdon의 다중흐름모형(홍섭근 외, 2019; 김이경, 김경현, 2018 재구성)

다중흐름모형의 정책문제흐름(problem stream)은 정책결정자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문제를 정책의제로 인식하게 되는 과정으로, 여기에는 주요 지표(문제 상태의 계량화)의 변화 혹은 중대한 사건(재난, 사고, 청원 등) 및 위기(결정자 심리상태), 환류(정책집행결과의 피드백) 등이 영향을 미친다(Kingdon, 1995; 김이경, 김경현, 2018). 정책대안흐름(policy stream)은 전문가 집단, 이익단체, 관료 등의 정책공동체가 논의를 통해 가능한 대안을 개발하고 선택하는 과정이다. 대안은 공청회, 보고서, 논문발표, 여론조사 등을 통해 표출되고 표류하기도 한다. 정책 대안은 장기간에 걸친 진화적 선택과정을 통해 주요 대안으로 인정받게 된다. 한편 정치흐름(political stream)은 정치적 사건의 발생으로 국민 여론, 이익집단의 압력, 행정부의 교체, 정당 의석의 변화 등에 영향을 받는다. 마지막으로 정책선도자는 세 가지 흐름을 결합해 정책의 창이 열리도록 노력하는 참여자들로 독립적인 각 흐름을 자신의 의도에 맞도록 정치적으로 결합해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형성되도록 노력하는 집단으로 볼 수 있다(박용성, 최성구, 한승철, 2012).
‘숙의’ 또는 공론화’를 통한 교육정책 형성에 대해 직접적으로 연구한 것은 주로 ‘2022 대입 개편 방안’ 주제에 한정된다. 이 외에는 주로 Kingdon의 정책흐름모형에 따른 특정 교육정책의 형성과 결정 등의 과정을 분석한 연구가 주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대입 개편 관련 선행연구를 통해 ‘숙의를 통한 교육정책 형성’에 시사점을 얻고 Kingdon의 정책흐름모형 등에 따른 연구들에서 정책의제 형성과 결정을 비롯한 정책과정에 대한 시사점을 직·간접적으로 얻을 수 있다. <표 2>는 숙의를 통한 교육정책 형성에 초점을 맞춘 연구물들이다.
<표 2> 교육정책 형성에 초점을 맞춘 연구 분석
| 구분 | 연구제목 | 연구 분석 내용 | ||
| 연구방법 | 연구주요내용 | 시사점 | ||
| 신정철, 김청택, 박혜연, 이수민(2020) | 코로나-19에 관한 여론 추이에 따른 교육정책의 참여자, 양상 및 이슈 분석: 언론기사 빅데이터 및 교육부 보도자료를 중심으로 | 문헌분석 | 코로나19라는 재난상황에서의 정책결정의 특징을 분석하기 위해 사회적 여론(언론)의 변화 추세에 따른 교육부의 정책적 대응에 초점을 두어 분석하고, ‘정치의 흐름’보다는 기술적인 문제해결(정책 대안)을 중심으로 정책이 결정되었다는 점을 보여주었음 | 위기상황에서의 정책결정은 정치적 선호보다 신속한 문제해결을 위한 대안탐색을 중심으로 정책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함. |
| 이수정
(2019) |
‘대입제도 공론화’ 과정에서 드러난 교육부 정책결정방식의 특징 분석 | 문헌분석 | 정부의 대입 정책 결정과정의 특징과 여론의 구도 등을 분석하기 위해 ‘2022 대입제도개편을 위한 공론화’ 과정과 결과를 대상으로 분석하여, 정책 결정 시 여론 반영이 미흡했던 점, 주로 정책결정자인 교육부가 주가 되는 ‘동원형’을 통해 의사결정을 했다는 점, 근거자료나 정확한 연구보다 신념과 정치·사회와 같은 외부요소에 영향을 받았다는 점을 도출함. | 공론화를 통한 정책 결정 과정에서 교육 문제 및 정책과 관련된 충분한 논의와 소통, 개혁정책의 근거 확보와 이를 통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중요함을 도출함. |
| 박대권,
최상훈 (2019) |
정책 결정방식으로서의 ‘공론화’에 대한 성찰적 검토 – ‘대입제도 개편을 위한 공론화위원회’ 사례를 중심으로 – | 문헌분석 | 대입제도 개편을 위한 공론화 위원회 사례를 통해 정책결정방식으로서 공론화에 대한 검토를 실사 후, 대입 개편 논의가 대선 이후 정책의제설정 과정으로 회귀된 후, 동원형 정책의제설정의 과정에서 여론의 동의를 얻지 못해 공론화로 정책결정방식을 변화하게 됨을 분석함. | 공론화 제도를 통해 이해집단 간 갈등이 첨예한 문제에 대한 전문가들의 합리적·기술적 전문성이 우리 사회에서 충분히 발휘되고 있지 못하고 있으며, 새로운 제도 도입을 위해 충분한 준비와 제도 운영에 대한 숙지가 필요함을 고찰함. |
| 백병부(2019) | 교육혁신정책의 형성 및 집행 과정 분석: 경기도교육청의 사례를 중심으로 | 문헌분석 | 경기도교육청 혁신교육 정책의 형성과 집행과정을 성찰적으로 검토하고, 경기도교육청의 혁신교육 정책의 민주성 확보와 학습과 성찰의 기회에서 일부 부족함이 드러났음을 밝힘. | 민주성 및 학습과 성찰의 가치를 중심으로 정책의 형성과 집행과정을 재구조할 필요가 있음을 도출함. |
| 정양순, 이예슬, 박대권
(2018) |
Kingdon의 정책흐름모형을 통한 자유학기제 정책형성 및 자유학년제로의 정책변동 분석 | 문헌분석 | 자유학기제는 ‘대선’이라는 정치의 흐름과 대통령 후보의 공약으로 제시된 ‘자유학기제’라는 대안의 흐름이 입시, 경쟁 위주의 초·중등교육의 문제, 인력 미스매칭이라는 사회적인 문제와 결합하면서 ‘정책의 창’이 열림. | 정책의제 설정 및 변동 과정에서 ‘정치의 흐름’이라는 제18대 대통령선거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함을 확인해, 거시적인 관점에서 정책변동 과정을 이해함. |
| 김이경,
김경헌 (2018) |
Kingdon의 정책흐름모형을 적용한 교원평가제 이원화 정책 변동과정에 대한 분석적 연구 | 문헌분석 | 교원평가제 이원화 정책의 변동과정 및 특징을 Kingdon의 정책흐름모형에 의해 분석하여, 다원적 교원평가의 비효율성이라는 정책문제, 18대 대선이라는 정치 흐름, 2015년 교원평가제도 개선 공청회 개최로 인한 정책의 창이 열리면서 교육부 주도 하에 교원평가제 이원화 정책이 정부의 공식 정책으로 전환됨을 분석함. | 정책 의제 설정이나 변동은 Kingdon의 정책흐름모형이 상정하는 것처럼, 체계적이거나 합리적인 과정이라기 보다 다양한 맥락적 조건 하에서 정치 흐름의 영향을 받는 불확실성의 산물임을 교육정책 결정자 및 연구자가 유념할 필요가 있음을 제시함. |
위의 연구들을 살펴보면 숙의 또는 공론화를 통한 정책 형성과 집행 등 정책과정 전반에서 주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관련 당사자의 민주적인 참여 보장, 당사자 간의 충분한 논의와 소통, 학습의 기회 제공, 개혁정책의 근거와 전문성 확보로 나타났다(백병부, 2019; 이수정, 2019). 다만, 교육정책 형성은 다양한 정치·사회적 맥락에 따라 영향을 받는 불확실성의 산물임을 고려할 필요도 있다(김이경, 김경현, 2018).
국가교육회의는 2017년 교육정책의 독립성과 중장기적 정책의 일관성을 논하는 국가교육위원회의 출범을 위해 구성되었다. 대통령 소속의 자문기구인 국가교육회의는 교육혁신, 학술진흥, 인적자원개발 및 인재양성과 관련된 주요 정책 등에 관한 사항을 효율적으로 심의·조정하기 위해 설치되었다(「국가교육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제2조 1항). 그동안 국가교육회의는 2018년 대입개편, 2020년 미래교원양성체제 등 두 차례의 숙의과정을 거쳐 교육정책을 형성하였다.
1차 2022 대입개편안 숙의과정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이던 2017년 3월,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대입전형의 단순화(학생부교과전형, 학생부종합전형, 수능)와 수시 비중 축소, 모든 대학의 기회균등전형 의무화를 내용으로 담고 있는 교육 공약을 발표하였다. 나아가 시민들의 숙의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는 ‘대입제도개편 공론화’ 과정을 통해 교육개혁의 방향을 국가교육회의에서 논의하도록 제시하였다(머니투데이, 2017.3.22.). 2018년 4월, 교육부가 ‘대학입시제도 국가교육회의 이송안’을 발표하고 국가교육회의가 정책 자문이 아닌 결정을 담당하게 되면서 정책결정방식으로 ‘공론화’를 도입하게 되었다(박대권·최상훈, 2019).
공론화 과정 첫 단계에선 대입제도개편 특별위원회(이하 ‘대입특위’)가 주관해 국민제안 열린마당과 국가교육홈페이지 등을 통해 온라인 의견을 수렴한 후, 전문가와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수렴을 거쳐 5월 대입제도개편 공론화위원회의(이하 ‘공론화위’)가 ‘공론의제 선정’, ‘대국민토론회’, ‘시민참여형 조사’ 등이 포함된 3단계 공론화 추진계획을 발표하였다. 2018년 6월, 공론화위 주관으로 이해관계자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시나리오 워크숍을 통해 5월에 선정된 공론화 범위 내에서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의제를 선정하였다. 이후 선정된 공론화 의제에 대하여 권역별 미래세대 토론회, 국민대토론회, TV 토론회, 온라인 플랫폼 등을 활용해 국민의견을 수렴하였다. 1개월 후인 7월, 사회과학적인 조사통계 방법을 바탕으로 선정된 시민참여단에게 의제에 관한 다양한 자료를 전달하고 이를 토대로 시민참여단이 학습 및 토론 등의 숙의과정을 거쳐 최종 공론화 결과를 도출하였다. 시민참여단은 약 3주간의 숙의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위원회에 의견을 전달하였다(대입제도개편 공론화위원회, 2018). 이 중 공론화 의제 선정을 위해 사용된 시나리오 워크숍은 1990년대 초 덴마크에서 시작된 참여적 의사결정 방법의 일환으로, 참가자들은 주제 프로젝트에 대해 주어진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대화 및 토론을 거쳐 미래에 대한 비전과 해결방안을 모색하였다. 시나리오 워크숍에는 학생, 교원, 학부모, 시민단체, 대학관계자, 대입제도 전문가 등 교육계의 이해관계자를 포함하여 5개 그룹 각 7명으로 35명이 참여하였으며, 대입제도 개편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균형 있게 반영되도록 교원단체(교총, 전교조), 학부모·시민단체(정시확대를 위한 학부모모임,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대학관계자, 대입전문가 등이 포함되었다(대입제도개편 공론화위원회, 2018). 이들 참여단체는 워크숍을 거쳐 시민참여단에게 제안할 최종 시나리오가 담긴 공론화 의제 4가지를 도출하였으며, 제시된 4가지 의제를 토대로 시민참여단은 1차, 2차, 3차 조사를 거쳐 각 의제별로 지지도를 표시하였다. 이를 토대로 시민참여단은 약 3주간의 숙의과정을 거쳐 위원회에 최종 의견을 전달하였다.
공론화의 성공조건은 학자마다 달리 서술하나 공론화의 숙의성을 보장할 수 있는 상이한 관점과 주장에 대한 충분하고 균형 잡힌 자료의 제공을 공통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또한 숙의로 인한 의사의 변경이 나타났을 때 공론 시 숙의과정이 일정 이상의 효과를 낳았다고 판단한다(Fishkin, 1991). 그러나 대입제도개편 공론화 과정에서 시민참여단의 1차와 3차 지지도 결과를 비교하면 의제1은 3.1%p 증가, 의제2는 2.4%p 감소에 그쳐 실제 숙의과정의 효과가 미미했다고 판단된다. 결국 공론화위는 의제1과 의제2가 근소한 차이를 보이자, 중장기 대입정책 방향에 대한 부가질문 조사 결과를 반영해 단기적으로는 상대평가(기존 수능)확대, 중장기적으로는 수능절대평가를 준비한다는 모순적인 결론을 제시하기에 이른다.
Kingdon(1984)는 정치흐름, 정책문제흐름, 정책대안흐름이라는 세 흐름이 만나 정책의 창을 형성하다고 하였다. 대입제도개편 공론화과정에서의 ‘정책문제흐름’은 대입제도 개편 문제라는 사회적 문제가 해당된다. ‘정책대안흐름’은 일부과목 절대평가(1안) 또는 전과목 절대평가(2안)이라는 정부의 대입개편 정책대안을 논하는 숙의과정 자체가 해당될 수 있다. 다음으로, ‘정치흐름’은 2017년 대선을 통한 정권 변화 및 국가교육회의 출범으로 파악될 수 있으며, 이러한 흐름이 극적으로 만나 대입제도 개편이란 정책을 형성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당초 정부 의제로 설정되어 정책결정과정을 앞두고 있던 대입제도 개편은 이 과정에서 정책의제 설정으로 회귀하게 되었다. 이는 Cobb & Ross의 의사결정모형 중 정부 주도의 ‘동원모형’으로 분석될 수 있다. 정부가 사회문제를 정부의제로 전환하였지만, 다시 국민들에게 정당성을 획득하고 지지를 얻고자 의제설정 단계로 회귀한 것이다.
2차 미래교원양성체제에 관한 숙의과정
교원양성체제 개편은 5.31개혁 이후 20여 년간 논의되어 온 교육계의 핵심과제로서 미래교육을 위한 체제 마련과 맥을 같이한다. 국가교육회의는 2020년 7월 30일, 제19차 전체 회의에서 ‘미래 학교와 교육과정에 적합한 교원양성체제 발전 방향’을 주제로 이해관계자와 시민이 참여하는 정책 집중 숙의 추진을 결정하였다(국가교육회의, 2020). 국가교육회의 숙의단은 교원의 역할과 역량이 중요하다고 보고, 교원양성체제 발전 방향의 주요 의제로 ‘교원양성 교육과정’과 ‘교원양성 규모’를 선정하였다. 국가교육회의는 이해관계자와 시민이 집중 토론하는 ‘핵심당사자 집중 숙의’ 및 일반 국민 중심의 ‘검토그룹 온라인 숙의’ 등을 통해 다양한 사회 구성원의 참여를 보장해 교육 정책을 숙의하고자 하였다(국가교육회의, 2020). 이를 위해 국가교육회의는 교육 각계의 대표 핵심당사자 31명의 집중 숙의과정(9-12월, 총 6회)을 중심으로 권역별 경청회(8-9월, 총 4회) 및 여론조사(10월, 총 24,656명 참여), 검토그룹 온라인 숙의(11월, 일반국민 294명 참여)를 거쳐 협의문을 도출하고 2020년 12월 15일 최종 발표하였다. [그림 3]은 교원양성체제 발전 방향 정책 집중 숙의 추진 과정을 도식화한 것이다.
[그림 3] 교원양성체제 발전 방향 정책 집중 숙의 추진 과정(출처: 국가교육회의, 2020)

국가교육회의는 협의문을 기반으로 각 기관(교육부, 교원양성기관, 시·도교육청)에 다음과 같이 권고하였다. 먼저, ①교육부는 2021년 내 숙의단이 마련한 협의문을 기초로 미래교육 방향의 기틀을 마련하는 단계적 추진 방법과 일정을 제시할 것, 교원양성체제 발전 방향 구체화를 위해 예비교원-교육청-교원양성기관-시민사회 등이 참여하는 거버넌스 기구를 이른 시일 내에 구체화하고 실행해 나갈 것을 권고하였다. ②교원양성기관은 학생의 발달단계 및 학습특성을 고려해 교원양성 교육과정을 편성·운영, 교육실습 내실화 등 학교 현장 관련성을 강화해나갈 것을 권고하였다. ③시·도교육청은 교원양성 교육과정의 현장적합성 강화를 지원하기 위해 교원양성기관과 지역 수준에서 거버넌스 기구를 구축해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을 권고하였다(국가교육회의, 2020).
협의문 발표 후 일각에선 예상대로 교원양성체제 개편의 핵심인 교·사대 통합과 교육전문대학원 설립 등이 결론에 포함되지 않았으며, 특히 협의문의 내용인 일반대학 교직이수과정 및 교육대학원의 양성과정 축소를 통한 ‘중등교사 임용규모 축소’는 현재도 실시하고 있어 새롭게 합의된 내용이 없다고 비판하였다. 특히 협의문이 권역별 교대 통합 및 교대와 거점국립대 통합 등의 초등교사 양성과정 개편에 대한 명확한 결론을 담고 있지 못하다는 한계가 지적되었다.
Kingdon(1984)의 정책흐름모형에 따라 미래교원양성체제 개편 숙의과정에서의 ‘정책문제흐름’은 미래교육에 알맞은 교원양성체제 개편이 해당되며, ‘정책대안흐름’은 ‘교원양성 교육과정’과 ‘교원양성 규모’ 등의 기존 정책을 개편하려는 대안을 논하는 숙의과정 자체가 해당된다고 분석된다. ‘정치흐름’은 교육부의 교원양성에 대한 교육 개혁 의제 선정 및 국가교육회의의 결정을 요구하는 회의 등으로 파악될 수 있으며, 역시 이러한 흐름이 결합해 교원양성체제 개편에 관한 협의문 도출이라는 정책을 형성하게 되었다. Kingdon의 정책형성 과정에선 극적인 계기라는 우연성을 강조하는데, 미래교원양성체제 개편에서 핵심 숙의과정 대상자 선정 등 관련자를 선정하는 과정, 관계자들이 논의를 진행하는 과정, 그 과정에서 언론을 비롯한 여론의 흐름 등이 정책입안자나 숙의참여자의 의지와 별도로 결합해 우연히 정책의 창을 형성했다고 볼 수 있다.
국가교육위원회의 설립, 앞으로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가?
이상 교육정책 형성과정을 통해 살펴본 두 가지 국가교육회의의 숙의과정에서 몇 가지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첫째, 숙의과정에서 나타난 여러 한계점을 참고하여 추후 국가교육위원회가 출범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을 실시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특히 숙의위원 구성, 특정 이해관계 집단에 대한 대응방식, 숙의 기간 문제, 숙의 진행방식의 미흡 등에 대한 해답을 찾는 것이 최우선적으로 요청된다.
둘째, 향후 국가교육위원회가 설립되고 숙의과정을 통해 중·장기 미래 교육정책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려 한다면, 어디까지가 중·장기인지에 대한 명확한 범위를 제시해야 한다. 이때 국가교육위원회와 교육부의 관계 설정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숙의과정은 그 의미가 크게 훼손되므로 반드시 숙의과정에 포함될 주제, 진행 방식, 참여 대상, 결과 도출, 결과 활용에 대한 명확한 상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이는 현재 국가교육회의의 숙의과정이 진행된 것처럼 지속된다면, 숙의 후 도출 결과와 집행 간의 간극이 발생해 또 다른 논란과 갈등이 생겨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셋째, 필요에 따라 숙의과정 자체를 공론 대상으로 설정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숙의과정 자체가 효율적이지 않았고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있으므로 향후 숙의과정이 운영된다면 어떠한 방식으로 진행할지에 대한 정책연구, 설문, 내부 논의를 포함해 지난 두 차례의 숙의과정에 대한 성찰과 반성이 요구된다.
넷째, 과거 두 차례의 숙의과정 결과가 실제 정책으로 연결되지 못할 경우, 학습효과와 전례로 인해 향후 숙의과정이 추진력과 의미를 상실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숙의과정에 대한 결과가 어떻게 정책에 반영되었는지에 대한 대국민 설득과정이 요구된다. 또한 숙의과정에서 논의된 내용들이 실제 정책에 반영되지 않는다면, 현재 교육정책과정의 전반 시스템에 대한 재논의가 필요하다. 대학입학 방식 자체가 아닌 관련 시스템 문제, 교원양성체제를 다루고 있는 기관들의 문제, 교육정책 전반을 다루고 있는 교육부의 시스템에 대한 개혁이나 조직 슬림화에 대한 논의 등이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다섯째, 국가교육위원회의 설립 취지인 정치적 중립, 교육의 전문성, 교육의 일관성이 맞는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 필요하다. 위원회가 설립된 이후에는 그 취지가 지속적으로 유지되어야 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사회적 흐름 안에서 국가교육위원회의 필요성, 과거 유사 위원회의 운영 효과성, 현 국가교육회의의 실질적 성과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이 선제적으로 필요하다.
여섯째, 국가교육위원회와 교육부 간의 기능·권한 분권 등에 대한 세부 논의가 필요하다. 세부 논의 없이 국가교육위원회가 출범할 경우 교육부와 지속적인 마찰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며, 정부의 교육개혁 의지 하락에 따라 장기적으로 국가교육위원회가 교육을 고사시키거나 투자를 방해하는 역할을 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교육부와의 관계 설정 및 현재 국가교육회의 숙의과정의 한계를 성찰하여 보완하는 등 국가교육위원회 상에 대한 논의와 추가적인 고민과 연구가 요구된다.
2022 대선 이후, 위 내용에 대한 고민과 판단을 하지 않을 경우 현장의 혼란은 불가피하다. 국가교육위원회가 내년 7월 이후 만들어지지만, 지금까지의 정책결정 및 숙의과정을 성찰하고 앞으로의 변화 방향을 모색해 가야 한다. 늘 그러하였듯 외부가 아닌 현장에 답이 있다.
※ 본 칼럼은 필자의 고유의견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의 공식견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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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연구위원이며, 교육정책 관련 다수의 저서 및 논문이 있다.
당장 내년 7월에 국가교육위원회가 생기는데, 여전히 교육부와 국가교육위원회의 역할, 협업 구조 등이 명확하게 그려지질 않네요. 교육정책 수립은 국가교육위원회가 맡고, 이것의 집행은 교육부가 맡는 식은 기획과 집행이 분리되는 상황이라 서로가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또한 앞서 보여준 것처럼 숙의과정을 통해 스스로의 책임을 회피하려 해서도 안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