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을바꾸는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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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바꾸는 사람들은 전 능률교육 대표 이찬승 선생님이 주축이 되어 교육개혁 연구와 실천운동을 하는 공익단체(NPO)입니다.

[논평]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 개선할 점 많아

#702 이찬승, 교육을바꾸는사람들 대표 2021.11.25

어제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 사항이 발표되었다. 총론은 우리 미래 교육의 설계도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터와 기둥과 같은 것이다. 이는 교육의 큰 방향을 결정한다. 이를 바탕으로 각 교과의 각론이 개발된다. 그래서 총론에서는 교육의 목적(추구하는 인간상), 비전, 추구하는 가치 등과 함께 어떤 내용(교과목)을 어떻게(교육의 과정과 방법) 또 얼마나(수업 시수) 가르치고 평가할 것인가의 방향이 서술된다. 따라서 총론에서는 주요 핵심어 하나하나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또 교육과정의 총론은 개정된 내용을 반영하게 되는 수능시험에도 크게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교육과정의 총론은 온 국민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아침 신문의 관련 기사를 보니 하나 같이 교과목 편제, 수업시수, 선택강화, 진로연계학기 도입, 고교학점제와 이와 연계된 수능 등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더 중요한 교육의 목적과 비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등에 대한 보도는 전무하다. 따라서 이번 논평에서는 매우 중요하나 언론에서 다루지 않은 것들 중심으로 살펴볼 것이다.

 

1. 이번 개정의 전반적인 인상

 

‘국민과 함께 하는 교육과정’, ‘협력적 거버넌스를 통한 개정’ 등의 방식으로 교육과정을 개정한 것은 진일보한 것으로서 매우 칭찬할만하다. 또한 추구하는 인간상과 교육목표에서 지금까지 많은 비판이 있었던 ‘창의·융합형 인재’, ‘역량중심(과정)’ 등의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다른 용어로 대체하고자 한 노력도 엿보였는데 이는 매우 의미 있는 변화라고 생각된다. 그동안 역량이란 허상을 쫒다가 정작 더 중요한 ‘깊은 이해를 통한 전이 가능한 지식의 습득’을 소홀히 하는 우를 범할 위기에 처해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개정은 ‘개인의 선택을 강화하기 위한 고교학점제의 도입과 이것을 뒷받침하기 위한 교육과정 분권화 및 자율화, 과목군 재구조화, 진로연계학기의 도입’ 등을 통해 개인별 맞춤 교육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울러 디지털 소양의 강조, 고교 과정에서의 성취평가제 전면 도입, 깊이 있는 학습(개념적 이해)의 강조, 특수교육 교육과정 개선 등도 주요 변화 사항이다. 또한 이번 교육과정 개정에 OECD Education 2030 연구의 결과를 적극 반영하려 하였다는 것도 큰 특징이다.

 

고교학점제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으나 이것을 잘 활용하면 지금까지 2/3 출석만 하면 졸업을 시키는 “무책임 교육”을 종식시키는 계기로 삼을 수 있고, 나아가 수능을 고교 교육과 긴밀히 연계시켜 졸업자격고사와 입학자격고사를 겸하는 새로운 시험으로 탈바꿈시키는 동력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준비 기간을 조금 더 갖더라도 고교학점제는 정권 교체와 상관없이 다음 정권에서도 지속되어야 한다. 다만 고교학점제 도입의 의미를 너무 개인의 선택권 확대에만 맞추지 말고(입시교육 체제에서는 입시교육 최적화로 귀착될 수 있음) 그동안 상위권 학생들에게 1등급을 만들어주기 위해 희생양이 되고 주변적 존재로 살아야 했던 중하위권 학생들에게도 배움과 성장의 기회를 주기 위한 것임을 강조했으면 한다. 이것이 공정하고 정의로운 교육이다. 우리는 유감스럽게도 그동안 이런 교육을 하지 못했다.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고교학점제를 “모든 아동은 성공적으로 배울 수 있다”, “성공으로 가는 길에는 다양한 경로가 있다”라는 교육적 신념을 실현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이를 위해서 교육부는 교사들의 변화에 대한 두려움, 미래에 대한 불안감, 모든 학생들을 성장시켜야 하는 부담 등의 주관적 현실을 직시하고 새로운 변화의 의미를 공유하려는 특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아울러 교사들이 교육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 마련에도 힘써야 할 것이다.

 

 

2. 주요 개정 방향/사항 중 개선이 필요한 부분

 

교육과정 총론 내용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교육과정 개정의 방향과 추구하는 인간상, 그리고 교육목표다. 이 부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신구 대비를 통해 살펴보자.

 

1) 교육과정 개정 방향

2015 개정 2022 개정
○ 지식정보 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융합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기반 마련

○ 모든 학생이 인문·사회·과학기술에 대한 기초 소양을 함양할 수 있는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 필요

○ 교육과정과 수능 및 대입 제도의 연계, 교원 연수 등 교육 전반을 개선하기 위한 교육과정 개정

○ 미래 사회의 불확실성에 대응할 수 있는 기본 역량 및 변화대응력을 키워주는 교육 체제 구현

○ 미래 사회 역량 함양이 가능한 교육과정 개발 및 학습자 주도성을 강화하는 모든 학생의 개별 성장 맞춤형 교육과정 구현

○ 교육 주체 및 국민과 함께하는 현장 적용성 높은 교육과정 개발 체제 구축

 

기존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창의·융합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기반 마련’이란 말 대신에 ‘미래 사회의 불확실성에 대응할 수 있는 기본 역량 및 변화대응력을 키워주는 교육 체제 구현’으로 바꾸는 것,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교육의 목표를 역량의 함양으로 규정했던 것을 ‘미래 사회 역량 함양이 가능한 교육과정 개발’로 수정함으로써 깊은 학습을 지향하는 이해중심교육과정과의 마찰을 피하고 역량과 개념적 지식의 통합적 접근의 가능성을 높인 것도 바람직한 변화로 생각된다. 그러나 아직도 역량과 지식의 통합적 접근을 명쾌히 구조화하지 못한 것은 숙제라 할 수 있다.

 

2) 추구하는 인간상과 교육목표

2015 개정 2022 개정
○ (추구하는 인간상) 자주적인 사람, 창의적인 사람, 교양 있는 사람, 더불어 사는 사람

○ (교육목표) 인간상을 바탕으로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핵심역량을 함양하여 바른 인성을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에 중점

○ 바른 인성을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

○ (추구하는 인간상) 자기 주도성, 창의와 혁신, 포용과 시민성의 핵심가치 중심으로 인간상 재구조화

○ (교육목표) 인간상과 핵심역량을 연계하고 시민성, 개인과 사회의 지속가능성 및 생태 감수성 등을 교육목표에 반영하여 개선

○ 포용성과 창의성을 갖춘 주도적인 사람

 

추구하는 인간상에 대한 2022 개정의 방향을 ‘(추구하는 인간상) 자기 주도성, 창의와 혁신, 포용과 시민성의 핵심가치 중심으로 인간상 재구조화’라고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 열거한 요소에 가치가 포함은 되어 있지만 이것이 핵심가치 자체는 아니다. 해외 다른 나라들의 경우 대표적인 핵심가치를 ‘공정, 평등, 자율’ 등의 언어 형식으로 표현한다. 핀란드, 싱가포르, 뉴질랜드 등의 교육과정을 참고하면 금방 확인이 된다. 인간상과 핵심가치를 혼동하는 듯한 표현은 그 자체가 문제이기도 하지만 국가의 공적 문서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일이다.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시안) 12쪽에는 아래와 같은 도표가 나온다. 인간상과 핵심 가치를 혼동하고 있는 아래 문서는 즉시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또한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시안) 13쪽에는 인간상, 핵심역량을 기존의 것에서 어떻게 구체적으로 바꿀 것인가를 아래와 같이 표로 보여주고 있다.

 

• 인간상

2015 개정 2022 개정
자주적인 사람, 창의적인 사람, 교양 있는 사람, 더불어 사는 사람 자기주도적인 사람, 창의적인 사람, 교양 있는 사람, 더불어 사는 사람

 

• 핵심역량

2015 개정 2022 개정
자기관리, 지식정보처리, 창의적사고, 심미적감성, 의사소통, 공동체역량 자기관리, 지식정보처리, 창의적사고, 심미적감성, 협력적 소통, 공동체역량

 

기존 인간상의 ‘자주적인 사람’을 ‘자기주도적인 사람’으로 바꾸는 것은 더 구체적인 용어로 또 학습자 주도성(student agency)을 강조하기 위한 변경으로 이해할만하다. 하지만 핵심역량 6가지를 거의 그대로 유지하면서 ‘의사소통’ 역량만 ‘협력적 소통’으로 바꾸는 것은 개악이라 생각된다. ‘의사소통’에는 OECD 핵심역량의 정의에도 나타나 있듯이 ‘도구를 상호작용적으로 활용하기’, ‘이질적인 집단 속에서 상호작용하기’ 등이 다 포함될 수 있다. ‘협력적’이란 용어를 살리고 싶으면 ‘의사소통’의 정의를 통해 강조하면 될 일이지 역량 자체를 ‘협력적 소통’으로 바꿔 ‘의사소통’의 의미역을 좁힐 필요가 없다. ‘의사소통’이 반드시 협력적일 수만은 없다. 불만과 갈등을 아주 객관적으로 잘 표현하는 것도 의사소통의 중요한 능력이다. 그리고 이와 관련해 글로벌 표준도 ‘협력적’이란 가치를 ‘communication and collaboration’처럼 ‘협업(collaboration)’이라는 용어로 표현한다. 협력적 태도나 협업 능력은 ‘공통체 역량’ 등에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이다.

 

3) 비전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시안) 9쪽에는 비전을 아래와 같이 표현하고 있다.

• 비전: 포용성과 창의성을 갖춘 주도적인 사람

 

비전 슬로건이 ‘~하는 사람’으로 끝나고 있어서 이는 인간상으로 인식되지 비전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일본의 교육 비전 ‘살아가는 힘’, 싱가포르의 교육 비전 ‘생각하는 학교, 학습하는 국가(Thinking Schools, Learning Nation)’와 비교해 보면 그 차이가 확연하다. 교육 비전 슬로건은 우리 교육의 바람직한 미래의 모습이고 구성원의 열망을 담아 가슴 뛰게 하는 것이어야 한다. 개정 교육과정에서 내세우는 비전 ‘포용성과 창의성을 갖춘 주도적인 사람’은 이도저도 아닌 것이어서 비전 슬로건을 좀 더 매력적이고 기억하기 쉽게 새로 만들 필요가 있다. 물론 이런 인간을 기르는 것이 우리의 교육 비전이라고 말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인간상과 비전이란 용어를 한 지면에 구분해 쓰면서 내용은 인간상이기 때문에 혼란스럽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용과 형식이 ‘비전’스럽지 못하다.

 

이 비전은 형태가 비전이 아니라는 점도 문제이지만 내용 중 사용된 용어에도 문제가 있다. ‘포용성’과 ‘주도적인’이라는 용어가 문제다. 우선 ‘포용성’에 대해 보자.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시안) 12쪽에는 ‘포용성’을 아래와 같이 정의하고 있다.

(포용성) 사회 구성원들 사이의 차이와 다양성에 대한 상호 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개개인의 교육적 성장과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함께 실현해 나가고자 하는 태도 및 소양

 

이 정의는 ‘사회 구성원들 사이의 차이와 다양성에 대한 상호 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와 ‘개개인의 교육적 성장과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함께 실현해 나가고자 하는 태도 및 소양’이라는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술문에서 앞의 것은 수식어에 해당되고 뒷부분이 정의의 핵심 내용에 해당된다. 그런데 이 정의는 구성이 거꾸로 되어 있다. 앞부분이 포용성의 정의에 가깝고 뒷부분은 개인과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내용이지 포용성에 관한 내용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국어사전에서의 ‘포용성’의 정의는 ‘남을 너그럽게 감싸 주거나 받아들이는 성질’이다.

 

다음으로 ‘포용성과 창의성을 갖춘 주도적인 사람’의 ‘주도적’이라는 용어를 보자. 우선 ‘주도성’과 ‘자기주도성’은 그 의미가 매우 다르다. ‘주도성’은 주로 타인과 함께 어떤 일을 함에 있어서 자기가 주도하는 것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를 영어로 표현하면 leading, initiative 등에 가깝다. 그러나 자기주도성은 영어로 ‘self-directed’이고 이를 사전에서는 ‘경영자나 교사 등에 의해 어떻게 하라고 지시를 받기보다는 스스로 의사결정을 하고 자신의 일을 스스로 기획하고 실천하는 것(making your own decisions and organizing your own work rather than being told what to do by managers, teachers, etc.)’(Cambridge Dic.)으로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인간상 슬로건(비전이라 칭하고 있음) ‘포용성과 창의성을 갖춘 주도적인 사람’은 ‘포용성과 창의성을 갖춘 자기주도적인 사람’으로 바꾸어야 의미하고자 하는 바를 바르게 나타낼 수 있을 것이다.

 

또 이번 2022 개정 교육과정의 비전 설정에서 한 가지 중요한 요소를 놓치고 있는 것이 있다. OECD Education 2030 연구 프로젝트에서 종전에는 교육목표 프레임에서 핵심역량이 가장 상위의 목표였다면 이제는 인류의 지속가능성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변혁적 역량(새로운 가치 창출하기, 긴장과 난제 조정·대처하기, 책임감 갖기)을 키우기 위해 가장 기본적으로 갖출 교육의 목표가 ‘개인과 사회의 웰빙’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단지 OECD 연구 결과이니까 이를 반영하자는 것이 아니다. 핀란드, 온타리오주 등이 다투어 교육비전과 목표에 아동의 웰빙을 명시적으로 넣고 있는 것은 웰빙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닫고 있기 때문이다. 온타리오주는 새로운 교육 목표 4가지 중 하나가 ‘아동의 웰빙을 증진하다’이다. 그리고 이들이 말하는 웰빙은 단순히 행복과 풍요로운 삶보다는 신체적, 정서적, 정신적, 사회적 건강에 초점을 두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까지 겹쳐서 우리의 아동·청소년들은 우울감을 느끼고 사회성 부족을 겪는 등 웰빙(행복, 건강, 복지 – 롱맨 사전)이 급속히 나빠지고 있다. 학습자의 안녕과 건강이 전제되지 않고는 어떤 교육의 목표도 달성될 수 없기 때문에 웰빙은 학교교육의 가장 우선적인 목표가 되어야 할 것이다. 새로운 교육과정 비전이나 목표에 웰빙이라는 어휘가 포함되기를 바란다.

 

또한 공청회 문서에서 학습자의 교육적 성장을 위해 최우선적으로 지원할 것이 ‘풍요로운 삶(well-being)’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이것은 학생의 ‘안녕과 건강(well-being)’이라고 표현되어야 할 것이다. 영어가 세계 어떤 언어도 개방적으로 받아들이듯이 이미 우리말화된 웰빙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도 괜찮다고 본다.

 

4) 교과역량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시안) 13쪽에는 교과 역량의 틀이 나온다. 아직 이를 도표로 제시하지는 않았지만(도표화는 필자가 한 것임) 아래와 같이 3가지 축으로 구성하려는 것으로 이해된다.

 

<도표 1> 교과 역량을 구성하는 요소

한마디로 너무 복잡하고 각 꼭짓점의 어휘 조합이 학문적으로 수긍하기 어렵다. 이렇게 차원이 다른 용어를 조합시켜 놓으면 나중에 이를 교육의 실천과 연결시킬 때 너무 복잡하고 힘들어진다. “지식·이해”를 하나로 묶는 것도 매우 이상하다. ‘지식’과 ‘이해’는 위계가 서로 다르다. 지식에는 사실적 지식(factual knowledge)과 절차적 지식(procedural knowledge), 그리고 깊은 이해를 수반하는 개념적 지식(conceptual knowledge)이 있고 ‘이해’는 개념적 지식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과정·기능’의 묶음도 매우 난해하다. 여기서의 ‘과정’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 전문 용어인데 이를 ‘기능’과 함께 묶을 때 현장에서의 이해는 요원해질 우려가 있다. 목표는 교육과정의 실천과 긴밀히 연계되어야 하므로 목표의 틀은 이해 가능하고 간명하게 수정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렇게 복잡하게 목표 프레임을 설정하는 나라는 세계 어디서도 찾기 어렵다. 아래와 같은 접근을 제안한다.

 

<도표 2> 교육과정 목표 프레임

[주] 역량은 지식·기능·이해 및 가치·태도가 동시에 동원되어 발휘되는 것으로 봄.

 

5) 역량 함양을 위한 교과 교육의 강조점
아래 도표는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시안) 33쪽에 나오는 내용이다.

 

<도표 3> 역량 함양을 위한 교과 교육의 강조점

이번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깊이 있는 학습’이 매우 강조되고 있다. 사실적, 분절적 지식은 전이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전이 가능하도록 깊이 있는 학습을 강조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그런데 깊이 있는 학습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공청회 자료집(발표자: 황규호)에도 나오듯이 ‘개념적 이해(conceptual understanding)’를 강조할 필요가 있다. 이는 교육과정 내용체계의 ‘일반화된 지식’을 강조하는 것이며 우리의 교육과정은 앞으로 전이 가능하도록 깊은 이해(deep understanding)를 바탕으로 개념기반 교육과정에 초점을 두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그런데 위 도표의 내용은 수정이 필요해 보인다. 깊이 있는 학습을 구성하는 요소로서 ‘삶과 연계한 학습’은 이해하기 어렵다. 세계적 흐름을 참고한다면 ‘깊이 있는 학습’은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개념적 이해’에 이르는 것을 말한다. 또한 ‘삶과 연계한 학습’은 학습자에게 흥미와 의미를 부여하기 위한 접근이지 ‘깊이 있는 학습’을 위한(즉, 개념적 이해를 위한) 전략이나 수단이 아니다. 따라서 위 <도표 3>에서 ‘삶과 연계한 학습’의 자리에는 ‘개념적 이해(conceptual understanding)’라는 요소가 들어가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6) 초등학교 ‘진로연계학기’ 운영
다음은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시안) 27쪽에 나오는 내용이다.

 

<도표 4> 초‧중학교 진로연계학기 운영 방안

진로교육을 강조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유치원에서 초등 1학년 입학 후 적응 과정과 초등 6학년에서 중학교 1학년 진급을 위한 준비 과정을 ‘초등학교 진로연계학기’라 부르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그냥 글로벌 표준처럼 ‘전환기 교육’이라 하는 것이 타당하다. 사실 캐나다 온타리오주 같은 곳에서는 ‘생애설계’라 하지 ‘진로’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진로라는 용어는 마치 이 세상에 자신이 원하는 직업이 원하는 시기에 존재하고 평생을 자신의 진로에 맞는 직업에 종사하면서 살 수 있는 것과 같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21세기 사회는 자신이 원하는 직업이 존재하지 않을 수 있고 직업을 자주 바꾸면서 살아가야 하는 시대이기 때문에 진로교육의 초점을 나에게 맞는 직업을 탐색해보는 것 외에 젊은이가 일생을 살아가면서 마주할 수많은 기회에 현명한 선택을 하는데 필요한 기술, 지식, 태도, 인성 등의 역량(competencies)을 갖추는 쪽으로 맞출 필요가 있다.

 

 

※ 이번 논평에서 다루지 못한 내용은 다른 기회에 다른 칼럼을 통해 다룰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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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바꾸는사람들 대표 이찬승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짧은 직장 생활을 경험한 후 지금의 능률교육(NE능률)을 창립하여 30년을 경영하면서 영어교과서와 참고서 등 다양한 저술활동을 했다. 2009년 회사를 매각하고,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 이란 비영리 공익단체를 설립하여, 현재 이 단체 대표직을 맡고 있다. 국가 교육시스템 재 디자인과 사회경제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는 아동, 청소년들도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치로 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개혁에 특히 관심이 많다. 수업혁신과 교육격차 완화를 위해 학습과학의 연구와 전파, 그리고 교원 연수에도 힘쓰고 있다.

  • 이메일 : eduinnovator@21erick.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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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1. 이석영 수정 삭제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해봅니다. 이러한 건설적인 피드백이 총론을 다듬고 정교화하는데 반영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또한 교과별 각론도 이러한 총론과 맥을 같이 하면서 잘 구성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2. 코몬 상상화샘 수정 삭제

    제 생각에는 아이데오의 디자인 씽킹의 개념과 상당히 흡사하다 못해.. 거의 똑같다는게 흥미롭습니다.

  3. 어느 교사 수정 삭제

    교육과정의 비전과 목표가 과연 각 교과에 100% 부합하게 짜여질까요? 현 교육과정의 목표와 교과방향성이 부합성이 과거의 교육과정과의 부합성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껴지는 건 주변의 교사들도 인지하고 있습니다. 교육과정과 현장에서 괴리율을 낮추는 방향으로 교육과정을 수정하는 쪽으로 초점을 맞춰야 하는게 옳지 않을까요? 6~7년 후 새로운 교육과정이 나오면 2015교육과정에서 방향을 바꾼 2022교육과정 또한 시대흐름에 처진 교육과정이 되는 건가요? 항상 필요하다고 느끼는 점은 현장의 실태의 개선점을 아우르고 학교에서 만큼은 학생들이 즐겁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과 교육과정보다는 학습, 지식, 문제해결, 자기개발 등의 능력 중심이 개인 또는 공동체에서의 행복보다 우선하는 교육과정으로만 변화를 준다는 것입니다. 학교는 배우는 곳이고 시대는 변하고 있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학생들이 다양한 사람과 함께 생활해야만 하고 그 안에서 자신의 능력을 키우며 개인 또는 공동 더 나아가 국가의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교육에 초점을 맞추어 개정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1. 이찬승 수정 삭제

      주신 말씀 감사합니다.교육과정 목표 설정이 가장 바람직한 학생들의 삶 및 학습과 잘 조응하는 쪽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교육과정 목표가 학생들의 필요와 목표에 맞춰 설정될 필요가 있으나 국가 수준에서의 목표와 개인 수준, 학교 수준에서의 목표 간의 괴리가 아직 크게 존재하기에 이를 좁히기 위한 범사회적 논의와 노력이 끊임없이 이어져야 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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