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담교사제로 기초학력을 잡다

1. 들어가며
필자는 기초학력 전담교사제 시행 첫해인 2020년, 전라남도교육청에 제안하여 기초학력지원센터를 설립하고 기초학력전담교사제를 도입하여 정착시키는 역할을 하였다. 과거 교육지원청 장학사로 여러 해 기초학력 업무를 맡은 경험이 있었는데 당시에는 기초학력 본질에 대한 접근은커녕 지역 현실에 맞는 해결방법을 깊게 파고들지 못하였다. 늘 변죽만 울리는 사업을 밀린 숙제 해치우듯 반복했었다. 그래서 기초학력 전담기구인 기초학력지원센터 파견 근무는 그때 느꼈던 자괴감을 만회할 좋은 기회라 여겼다. 시민사회와 교원단체의 기초학력의 문제에 대한 다양한 토론 자료와 개선 방향을 살펴보고 현장에 실제적인 도움이 되는 지원방안을 찾고자 고민하였다.
대부분의 시도교육청은 교육부의 기초학력 정책 전개 흐름에 지대한 영향을 받는다. 교육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각 시도교육청은 매년 많은 예산과 인력을 기초학력 지원 사업에 투입한다. 하지만 지역에서는 문제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여 장기적 안목을 갖고 사업을 추진하기보다 교육부 계획에 따라 한시적 또는 백화점식의 사업에 예산과 인력을 지원하고 투입된 실적 위주로 성과를 평가한다. 그래서인지 그간 쏟아부은 엄청난 물량과 담당자들의 노고에도 불구하고 기초학력 지원 정책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지 못하다.
기초학력 정책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첫째, 제 때를 놓친 뒷북 지원이다. 학생에 대한 개입이 늦어질수록 누적된 학습결손으로 인한 학습능력 격차와 학습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를 극복하기 어려워지고 구제 가능성도 낮아진다.
둘째, 미봉책에 불과한 한시적 지원이다. 각종 단기 인력지원(협력강사, 기초학력 강사, 대학생 멘토링)과 예산 지원은 학생 지도의 연속성과 지속성을 갖기 어려운 한계를 갖고 있다.
셋째, 구호로 그치고 있는 학교(담임)책임제이다. 학생을 지도할 시간 확보, 학부모 동의, 교육과정과 교과서 문제와 같은 제도적 개선 없이는 학교(담임)에게 오롯이 책임을 묻기 어렵다.
넷째, 가르치는 전문성의 결여이다. 일반 학생보다 지원이 필요한 학생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교사 전문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가르치는 사람에게 필요한 전문성이 무엇이고 어떻게 전문성을 키울 것인지에 대한 체계적 지원이 미흡하다.
2. 기초학력 문제의 원인
초등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의 학습에 있어 출발선은 같지 않다. 학생들의 수준과 특성 차이에도 양질의 수업을 받은 학생들 대부분은 정규수업을 따라가게 된다. 그러나 초등 1~2학년 학생 중에는 해당 교육과정을 모두 이수했음에도 한글 미해득 수준이 심각하거나, 해당 학년 수업을 따라가는 데 꼭 필요한 기초 능력인 읽고 쓰고 셈하는 능력이 부족하여 제 학년 수업을 도저히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들이 존재한다.
이러한 학생들의 문제의 원인에 대한 연구자와 현장교사들의 의견은 다음과 같다. 가정 문해 환경의 결핍으로 인한 문해력 격차, 낮은 지적능력, 학교생활 부적응과 같은 심리와 정서적 문제, 질이 낮은 수업 등 학생 개인의 문제와 공교육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나타난다고 한다.
초등 저학년부터 수업을 전혀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들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학습에 대한 부정적 태도가 생기고 자신감도 하락한다. 게다가 수업에서의 누적된 실패 경험은 학년이 올라가면 갈수록 쌓이게 되면서 학력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제 학년 수업을 따라가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게 되어 결국 교실에서 투명인간이 되거나 학습분위기를 망치는 문제아가 되어간다.
초등 저학년에서 기초적인 읽고 쓰는 능력이 부족한 학생들을 학교와 교육청이 나서서 조기에 제대로 학생을 지원하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방치하여 나중에는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3. 기초학력의 지원의 대안: 기초학력 전담교사제란?
학교(담임)만으로 학생을 온전히 책임지지 못해 지도의 적기를 놓치고 방치되는 학생들이 있다면 이들에게 맞는 효과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 대안은 기존의 기초학력 지원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첫째, 초등 저학년에서 조기에 개입한다. 둘째, 지속성을 가지고 목표에 도달할 때까지 지원한다. 셋째, 전문성을 갖춘 교사가 개별화된 최적의 교육방법을 적용한다.
이러한 지원 방향에 따라 전남에서는 초등 저학년의 기초학력을 책임지는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전남교육’ 실현을 위해 기초학력 전담교사제를 실시하였다.
2020년부터 전국 최초로 기초학력에 대한 지원이 시급한 학생을 조기에 구제하기 위해 22개 시군에 1명 이상의 초등 정규교사를 기초학력 전담교사로 학교에 배치하여 운영하고 있다.
대상은 초등 1~2학년 학생 중에서 최저 수준의 기초학력으로 수업에서 철저히 소외되는 학생들이다. 담임교사가 개별화 지도를 수행하기 어려운 학생을 정규수업시간 중에 별도의 교실에서 일대일 개별화 수업을 실시하며 단기간에 학생이 속한 학년의 보통 수준의 기초학력을 따라잡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전담교사제에서의 ‘기초학력’은 교과 학력까지 함의하지 않으며 학생 스스로 배움을 지속하게 하는 데 필요조건인 제 학년 평균 수준의 읽기, 쓰기, 셈하기 능력인 초기문해력과 기초수해력1을 갖추는 것을 말한다.
2020년 6월 전남 소재 초등학교의 자율적인 보고 결과에 따르면 초등 2학년 학생 중에서 한글을 해득하지 못한 학생은 240여 명(전체 2학년 학생의 1.5%에 해당하나, 보고에서 누락된 학생들이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예상)으로 집계되었다. 한글을 깨우치지 못하고 2학년으로 올라간 학생이 수업에서 철저히 소외되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EBS에서 방영된 프로그램(2020, <다큐프라임> 다시 학교 10부-교과서를 읽지 못하는 아이들)을 통해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전담교사는 정규수업시간에 무기력하고 소외된 학생들이 3학년에 올라가기 전에 자신이 속한 학급의 보통 수준의 기초학력을 갖출 때까지 가속화된 발달을 목표로 집중하여 지원한다.
단기간에 가속화된 발달을 이룰 수 있도록 학생들의 두뇌활동이 가장 활발한 정규수업(국어, 수학)시간에, 편안한 마음으로 수업할 수 있게 준비한 별도의 공간에서 전담교사와 일대일로 주 3회 이상의 수업(학기당 60~100회기)을 한다. 개별화된 수업은 학생 한 명에게 오롯이 맞춘 교육과정과 최적화된 교육방법 적용을 지향하며 전문성을 갖춘 정규교사를 학교에 배치하여 질 높은 수업이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정규교사 배치는 기존 기초학력 지원정책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한시적 인력 활용의 단점인 전문성 결여, 학생 지도의 연속성, 지속성의 단절을 극복하고 정규교사의 숙련된 전문성을 기반으로 학생 지도와 교사 전문성 신장의 지속가능성을 실현하기 위함이다.
학생지도에 있어 연속성과 지속성이란 학생의 발달과 성장을 고려하여 교육과정과 연계한 지도, 학교 내에서 담임교사와 일상적이고 정기적인 만남을 통한 협력적 지도 등을 통해 학생이 학급 평균 수준이 될 때까지 온전히 이를 전담하여 책임지고 가르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기초학력 지도의 전문성을 갖춘 전담교사들이 초등 교실 수업을 개선할 수 있는 동력으로 선순환되면서 기초학력 정책의 효율성과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담교사제를 도입의 필요성이 크다 하겠다.
4. 기초학력 전담교사제 지도 원리
가. 기초학력 부진 학생 발생을 조기에 차단하는 예방적 교육 접근이다.
초등 저학년을 대상으로 기초학력의 출발점인 문해력과 수해력을 고르게 한다는 것은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학습결손이 누적되어 학력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는 것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학교에 들어올 무렵의 아이들이 동일한 출발점에 있다는 암묵적인 전제는 모두에게 동일한 교육과정과 동일한 교과서 진도에 충실한 수업을 실시하게 만들고 결과적으로 많은 문제점을 보여준다. 담임교사의 섬세한 관찰만으로도 어떤 학생들은 학급의 보통 수준과 비교하여 1년 이상의 학습격차가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런 학생들이 초등학교 3학년이 되기 전에 이들에게 최적화된 교육 경로를 설계하고 개별화된 수업을 실시하여 학습격차를 최소화하는 것이 기초학력 지원 대상 학생의 발생을 조기에 차단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나. 학생 발달을 가속화할 수 있는 방식을 적용한다.
학생의 수준과는 거리가 먼 수업과 교과서 중심의 수업으로부터 소외된 학생들의 기초학습능력의 격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단기간에 학생들의 발달을 가속화할 수 있는 방식을 적용한다. 전담교사들의 활동 보고서(2020)에 나타난 학생들의 가속화된 발달에 도움이 되는 방식은 다음과 같다.
1) 풀아웃(pull out) 방식의 개별화 수업
풀아웃 방식은 정규 수업시간의 교육과정을 따라가기 힘든 학생들을 대상으로 별도의 독립된 공간에서 학생 수준에 맞춰 개별적으로 지도하는 수업을 말한다. 주당 3~5회 풀아웃 방식의 개별화수업은 학습발달의 가속화를 통해 일반 교실 수업에서 자신감을 회복하고 적극적인 학교생활의 변화라는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주었다.
시행 초기 풀아웃 방식에 대한 반대 의견이 많았다. 전담교사가 배치된 학교의 관리자와 담임, 전담교사들조차 특수교육 대상과 같은 낙인효과를 통해 학생들에게 상처를 주는 것을 우려하였다. 또한, 개별화수업으로 인해 해당 교과 시간의 학습 공백이 생기고 친구들과 함께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는 것에 대해서도 반대했다. 그래서 지원방식을 수업 중 담임을 보조하는 협력교사제 형태를 취하거나 기존 관행대로 방과후 시간에 수업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정규 수업시간의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학습 태도가 오히려 낙인효과를 초래하며 학생의 수준과 특성을 고려한 전담교사의 개별화수업은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주었다.
2년에 걸친 전담교사제 운영 결과, 학생과 학부모, 담임교사 면담을 통해 풀아웃 방식으로 인한 낙인효과는 기우에 지나지 않았으며, 오히려 개별화 학습으로 인한 성공의 경험 축적은 수업시간에 있어 학생이 자신감을 회복하고, 학습 동기가 높아지는 장점이 더 컸음을 알 수 있다.
2) 교육청, 학교, 담임, 가정과 연계한 통합적 지원
개별화수업이 필요한 학생들은 큰 학습격차를 가지고 있기에 단기간에 스스로 배움을 지속할 수 있는 학습능력을 갖추기란 어렵다. 따라서 전담교사, 학교(담임), 가정(학부모)이 함께 협력할 수 있도록 실천 방안을 마련하여 이들에게 협력적 역할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였다. 예를 들어 ‘이음과정’은 학생의 표준화 검사 결과가 목표점수에 도달하여 교실로 돌려보내더라도 전담교사는 지도의 횟수를 줄이거나 기타 다양한 방식으로 학생이 교실 수업을 잘 따라갈 수 있도록 담임과 협력하여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지도하도록 하였다.
3) 학생의 수준에서 출발하며 학생의 흥미와 특성을 반영한 지도
◦ 진단하기
– 학생의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초기 문해력 검사2와 전남의 교사들이 자체 개발한 기초 수해력 진단 검사3를 활용하며 가르칠 내용과 도달목표를 구체화한다.
– 학생이 가진 자산을 파악하고 학생을 위한 최적의 학습경로와 지도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2주간(10회기)은 ‘아이의 눈높이에서 머무르기’ 시간을 갖도록 권장한다. 주로 아이의 관심사, 문해 환경, 구어 발달 상황, 한글 자·모음 확립 등을 대화와 교재, 교구를 활용하여 파악한다.
◦ 지도 방법
– 개별화 지도의 목적은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최적의 수업을 제공하는 것이다. 진단과 관찰 결과를 기반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과정 전반에 걸쳐서 지도방법은 학생의 생활 경험과 수준을 고려하여 통합적으로 접근한다.
– 문해력 지도를 위해 발음중심, 의미중심, 균형적 접근방법의 이해와 지도방법을 익혀 학생의 수준과 특성에 맞는 교육방법과 내용을 설계하여 지도한다.
– 문해력 향상을 위해 수준에 맞는 책을 소리내어 읽고, 소릿값을 이해하는 수업으로 해독과 읽기 유창성, 읽기와 쓰기의 통합적 지도를 한다.
– 기초 수해력 향상을 위해 1, 2학년 수학교육과정을 기준으로 다양한 교구, 교재(핀란드 교과서, 그림책 등)를 이용하여 놀이와 조작 활동을 중심으로 학년 수준의 연산 유창성을 정착시킨다.
다. 전담교사는 숙련의 과정을 거쳐 전문성을 기른다.
기초학력 문제의 복합적인 원인을 갖고 있는 학생을 가르치기 위한 이론과 실천 역량을 키우기 위해 다음과 같은 숙련 과정을 실시하고 있다.
◦ 자신의 수업을 녹화하고 성찰일지를 누가 기록하여 학생 성장 결과 보고서를 작성한다.
◦ 전담교사 직무연수, 문해력(수해력) 기본 및 전문가과정, 자율연수, 컨설팅을 포함하여 평균 100시간 이상의 연수를 실시한다.
◦ 월 1회 전문적학습공동체에서 구체적인 지도사례를 공유하고 최적의 교육방안을 마련한다.
5. 기초학력 전담교사제 성과와 의의
가. 학생의 성장
2020년 1학기와 2학기를 합쳐 전담교사가 지도한 학생은 총 230명이다. 이들 중에서 목표에 도달한 학생은 문해력 144명(76%)과 수해력 37명(74%)였다.
2021학년도 1학기 기초학력 전담교사 운영성과 분석 결과, 문해력의 경우 지도학생 157명 중 51%(77명)가 기준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됐다. 또, 수해력 지도학생 51명 중에서는 66%(31명)가 성과목표에 도달했다.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학생들은 2학기에도 개별화 지도를 지속하여 정규수업시간에 자신감을 회복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나. 교사의 성장
전담교사들은 교사연구자로서 숙련의 과정을 통해 성장하고 있다. 교사가 단순한 지식전달자로서의 기능인이 아니라 학생의 성장발달 단계와 특성에 맞는 교육방법을 연구하고 실천함으로써 학생 한 명 한 명의 조건에 맞춘 교육경로를 설계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 공교육 토양은 교사가 실천 연구자로 성장하고자 하는 지향에도 실제 학교생활은 많은 업무와 학생 생활지도, 민원 등으로 녹록하지 않다. 하지만 전담교사들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에만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교과전담 기준 수업 시수, 업무 최소화, 방과후 부서 운영 제한과 개별화수업 시간 이외의 시간을 수업기록(일지), 수업을 녹화하여 자신의 수업을 성찰하며 기본 및 전문가 과정의 실행연수, 수업공개 컨설팅, 전문적학습공동체에 참여하였다.
지도한 학생 중 한 명이라도 목표 도달에 성공시킨 경험은 교사로서 자존감과 자신감을 갖고 계속 연구하는 등 긍정적인 교사상을 갖게 만들었다. 또한, 같은 고민을 갖고 있는 전담교사들이 전문적학습공동체를 통해 서로 선한 영향를 주고받는 과정이 교사연구자로서의 성장에 가장 큰 밑거름이 되었다.
다. 기초학력 지원에 대한 올바른 인식의 저변 확대
◦ 한 명의 학생도 놓치지 않고 기초학력을 갖추도록 하는 것은 학생의 행복한 삶을 보장하는 최고의 교육복지임을 교육공동체가 인식하게 하였다.
◦ 초등 저학년은 기초학력 출발점을 고르기 위한 적기이며 조기개입으로 학습격차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대되었다.
◦ 초등교사의 문해력과 수해력 지도 역량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 전담교사제는 전문가의 집중 지원으로 단기간에 심각한 수준의 학생들도 구제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6. 기초학력 정책의 과제
가. 기초학력 전담교사제 운영을 위한 교사 정원 확보
전담교사제가 2년의 성과를 바탕으로 더욱 발전하기 위한 필요조건은 준비된 교사 확보이다. 전문성을 갖춘 교사가 확보되지 않는다면 제아무리 훌륭한 제도를 실시한다 해도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올해는 전남만이 아니라 여러 교육청에서 전담교사제를 받아들여 실시하고 있다. 타시도에서 전담교사제를 도입하고자 할 때 부딪치는 첫 고비는 전담교사에 필요한 초등 교사 정원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전남은 2020년에 40명, 2021년 48명으로 전담교사 인원을 확대하였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기초학력의 문제 원인을 파악하는 것과 현장 실태에 대한 관련 업무 담당자와 최종 결재권자의 안목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알 수 있다.
교육부에서는 각 시도교육청에서 전담교사제도를 도입할 수 있도록 초등교사의 정원을 확보해주는 일이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한다.
나. 예방적 교육 접근의 강화
전담교사제는 기초학력 문제에 대한 예방적 교육 접근이다. 초등 저학년에서 조기에 개입하여 학습결손의 누적을 사전에 차단하고 출발선을 고르게 함으로써 학력격차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최선의 예방은 정규수업에서 학습격차가 발생하는 것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학생 수준과 특성을 반영한 담임교사의 교육과정 운영과 질 높은 수업으로 최저 수준의 학생들도 수업을 따라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담임교사가 수업에 집중하고 전담교사와 같은 전문성을 키울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과 토양을 만들어서 학생과 학급의 상황에 따라 전담교사의 개별화 지원을 병행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다. 교사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체계적 시스템 구축
전담교사의 전문성이란 단순한 지식전달자로서의 기능인이 아니라 학생의 관찰과 진단을 토대로 교육방법을 탐구하고 실천함으로써 학생 한 명 한 명의 조건에 맞춘 개별화 교육과정을 만들어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전담교사는 1년 과정의 기본과정(15회)과 전문가과정(15회)의 실행연수와 월 1회 전문적학습공동체 운영을 통해 지속적으로 실천적 지식을 축적해가고 있다.
교사의 역량은 교육과정과 교과서에 얽매이지 않고 학생 발달이나 특성을 반영한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그 범위가 진단 도구와 교재 개발까지 가능하게 한다.
예비교사 양성기관인 교육대학에서부터 교사를 단순한 기능인으로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의 위치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교대 교육과정이 개선되어야 한다.
라. 기초학력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바탕으로 한 정책 입안
기초학력 문제의 원인 규명, 학생 탐구, 진단 도구 개발, 교육 이론과 교육방법, 교재와 교구, 전문성 신장 방안 등과 같은 기초학력 전반에 대한 연구를 기반으로 한 장기적인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 기초학력에 대한 현장 연구가 대학과 연계하도록 지원하거나 교육부, 교육청이 연계하여 정책적으로 추진해야 하며, 한시적인 예산 지원과 인력 지원 그리고 백화점식 사업은 지양돼야 한다.
※ 본 글은 필자의 고유의견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의 공식견해가 아닙니다.
각주
- 기초학력, 초기문해력, 기초수해력 용어 정의는 전라남도교육청에서 기초학력 전담교사제 운영을 위한 조작적 정의임을 미리 밝혀둔다.
◾ 초기문해력: 초등학교 1, 2학년의 평생 학습능력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읽기능력으로 한글 해득, 유창하게 읽기, 철자(맞춤법), 어휘력과 독해력, 쓰기 표현력을 포함함.
◾ 기초수해력: 초등 1, 2학년 수학과 성취기준을 기준으로 수 감각, 수 세기, 자릿값(10진기수법) 등에 대한 수 개념 이해력을 의미함. - 초등 1~2학년의 읽기부진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초기 문해력 평가용으로 7분 이내의 진단으로 학년 수준 발달을 진단하여 지도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 자소-음소 대응규칙 적용, 음절글자 해독 가능한가?(음절글자 읽기)
◾ 낱말 이상의 단위에서 음운 변동 구현 능력 측정(구절 읽기)
◾ 글을 빠르고 정확하게 읽는가?(읽기유창성)
◾ 불러주는 문장을 정서법에 맞게 표기 능력 측정(문장 받아쓰기) - 전라남도교육청 수해력 진단 및 평가문항 개발팀에서 수와 연산 영역의 6가지 항목(수감각, 수세기, 자릿값, 덧셈, 뺄셈, 곱셈)에 대한 진단 검사로 1차 기본 진단 검사(진단지)와 2차 심층 진단 검사(진단 도구)를 개발하였다.
현재 필자는 보성 회천초등학교 교감으로 재직 중이며, 기초학력 전담교사제 시행 첫해인 2020년, 전라남도교육청에 제안하여 기초학력지원센터를 설립하고 기초학력전담교사제를 도입하여 정착시키는 역할을 하였다.
적극 공감하고요. 얼마전에 전남교육청 임진성 장학사님하고도 통화했습니다. 저 역시도 기초학력전담교사제에 대한 소고를 작성하여 보관중인데 홍교감샘님께서 먼저 써주셨습니다. 안그래도 홍교감샘님의 노고에 깊은 찬사를 드린다고 임장학사님에게 말씀 드렸습니다. 한 아이라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은 경제적으로든 지적으로든 정서적으로든 가장 소외된 아이들에게 실질적으로 다가가는 길이라고 알고 있고 믿고 있습니다. 진작 도입했어야 할 실질적인 교육기회의 평등을 먼저 실천해주셔 다시 감사드리고 국가가 이 제도를 공식화하여 과감하게 상당수의 정규교사를 투입하여 지속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평소에 제가 다른 교육청에서 시행하고 있는 협력강사제 등에 대해 갖고 있던 정책의 부족한 점에 대한 고민과 해법을 모두 담아주셨기에 굉장히 공감하면서 읽었습니다. 다만 그렇게 노력했음에도 2021년 기준으로 전담교사가 48명에 그친 점은 정말 아쉬운 대목입니다. 박제원 선생님 말씀처럼 이 제도를 공식화하여 전문성을 갖춘 전담교사의 숫자를 대폭 늘릴 수 있길 기대합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제가 다음달에 이에 대한 칼럼을 써보려고 자료조사를 했고 소고를 하나 썼어요. ㅎㅎ 기회를 놓치는 듯 합니다. ㅎ 참고로 17개 시도에서 현재 시범학교를 빼놓으면 4개 교육청이 하고 있어요. 전남 48명, 광주 7명, 충북 40명, 경북 58명이 정규교사로 기초학력 전담교사를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