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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바꾸는 사람들은 전 능률교육 대표 이찬승 선생님이 주축이 되어 교육개혁 연구와 실천운동을 하는 공익단체(NPO)입니다.

저출산, 매력적인 영유아 교육·보육정책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679 김병만, 경남대학교 교수 2021.09.15

‘일하며 아이 키우기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한다. 일하는 것도 힘들고 아이를 키우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이 두 가지가 더해져 행복한 나라가 될 것이라고 한다. 세상 물정 몰랐던 총각시절, 지금의 아내와 장밋빛 미래를 그리며 네 명의 자녀계획을 세웠던 그 시절이 생각난다. “아이들 이름은 봄·여름·가을·겨울이 어떨까요?” 라며 빙그레 웃는 지금의 아내에게 나는 “더 많아도 좋을 것 같아요”라는 우스갯소리를 대수롭지 않게 한 기억이 있다.

 

일곱 해 전 지금은 초등학생이 된 첫째 딸이 태어났다. 그 시작은 창대하였다. 하지만 다섯 해 전 태어난 둘째 딸이 우리 부부의 마지막 자녀가 되었으니, 당시 우리 부부는 실속 없이 헛된 이야기를 일삼는 공담가일 뿐이었다.

 

합계출산율이 뒤에서 일등인 국가,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다. 결코 아이를 키우기 쉬운 사회가 아니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근 수십 년 동안 유아교육과 보육 재정의 지속적인 확대 정책에도 불구하고 저출산 현상은 해결의 실마리를 보이지 않는다. 선거철이 다가오면 유력 정치인들은 끊임없이 영유아 교육과 보육 분야에 과감한 지원을 하겠다는 달콤한 소리를 높여 외친다. 하지만 문제 해결이 요원해 보이는 대한민국의 저출산 현상, 과연 현행의 영유아 교육·보육정책으로 국가 난제인 저출산 현상을 해결할 수 있을까?

 

 

합계출산율 0.84명 또 최저치!

 

합계출산율이 인구 대체가 가능한 수준인 평균 2.1명 아래를 밑돌게 되는 것을 ‘저출산 현상’이라고 말한다. 출산율이 1.3 이하인 국가는 ‘초저출산 국가’라고 부른다. 대부분 동아시아, 동유럽, 남유럽 국가들이 초저출산 국가에 속한다. 2001년 유럽 인구의 절반 이상이 초저출산에 해당하는 국가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현재는 출산율이 이보다는 약간 상승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 확정치가 0.84명으로 또다시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둘째 자녀 이상을 낳는 가구와 혼인 건수가 대폭 감소하고 있는 탓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출산통계’를 보면, 지난해 출산아 수는 1년 전보다 3만 300명(10%) 감소한 27만 2300명으로 나타났다. 평생 여성 1명이 출산할 것으로 예측되는 평균 출산아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은 0.84명으로, 2019년 0.92명 대비 0.08명 감소하였다. 2018년 합계출산율이 처음으로 1명 아래인 0.98명으로 떨어진 후 계속된 하향세다.

(출처: 국민일보)

 

저출산 현상의 직접적 원인으로는 ‘자녀 양육의 경제적 부담’과 ‘일 가정 양립의 어려움’ 등을 들 수 있겠다. 또한 ‘고용 불안정’ 등으로 인한 소득 불안정 증가와 같은 노동시장의 변화를 꼽을 수 있다. 국가적인 난제인 저출산 현상을 해결하기 위하여 정부에서는 출산장려정책을 다방면으로 펼치고 있다. 가족정책, 영유아 교육·보육정책은 대표적인 출산장려정책으로 손꼽히고 있지만, 떨어지는 출산율 수치를 보고 있으면 암담하기만 하다.

 

 

저출산 현상에 대응한 정부 정책과 한계

 

출산율은 매해 최저치를 갱신하고 있지만 정부의 저출산 예산을 살펴보면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것 같다. 올해 정부의 저출산 대책과 예산을 살펴보면, 저출산과 거리가 먼 사업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청년 취업’을 돕는다는 명목으로 일반 산업기술인력이나 지역 문화기획자, 폐업 예정 소상공인 등에 대한 지원 사업이 저출산 대책으로 분류되는가 하면, 프로스포츠 단체에 대한 지원이나 게임·만화 산업 육성 사업도 저출산 해결 사업에 포함되었다. 올해 저출산 예산은 42조 9천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7조 2천억 원이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제로는 저출산과 무관한 사업으로 부풀려진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들어 심화되고 있다. 정부가 2015년까지는 자녀양육 가구를 지원하는 것만을 저출산 예산으로 분류했지만 3차 저출산 기본계획이 시작된 2016년부터 청년의 일자리와 주거지원을 저출산 대책으로 포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저출산 기본계획 대책 첫해인 2006년 76.8%에 달했던 영유아 대상 예산 비중은 지난해 31.5%, 올해 26.1% 등으로 크게 줄었다. 청년 대상 예산은 2013년까지 아예 없었지만 올해는 61.0%가 청년을 위한 사업에 배정됐다. 이는 해외 주요국이 자녀양육 가구에 대한 직접 지원에 집중하고 있는 것과 대조를 이루는 것이다. 저출산 종합대책을 펴고 있는 일본의 경우 전체적인 맥락에서 저출산 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예산의 99%를 자녀양육가구에 집중하고 있는 점은 시사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영유아 교육·보육정책 분야에 대한 정부 지원은 저출산 현상에 적의 하게 대응하는 주요 정책이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영유아 교육·보육 분야에 대한 지원은 저출산 현상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의 대표적인 정책으로 출산율 제고, 영유아들의 건강하고 안전한 성장, 일과 가정의 양립 지원 및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증대 등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의미 있는 과업이다. 이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적합성이 높은 정책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저출산 대책을 위한 영유아 교육·보육정책의 실효성에 대해 의구심도 가지게 한다.

 

지난 2006년부터 지금까지 3차에 걸친 저출산 기본계획이 추진되는 동안 저출산 분야에만 백조 원이 넘는 투자와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정책이 실행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산율 반등은 항상 실패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평가보고서에서는 저출산 대책 비용 가운데 높은 비중을 유아교육과 보육에 쏟아부었음을 지적하였는데, 이들 분야에만 너무 치중한 나머지 대다수 국민의 저출산 정책 체감도는 낮았다고 하였다.

 

짧지 않은 기간 동안 국가의 책임 육아 실현, 임신·출산 지원 강화, 일·가정 양립 제도 확충 등 출산 및 양육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하여 저출산 극복을 국가의 주요 의제로 설정하였고, 적극적인 투자가 뒤를 이었다. 하지만 그 성과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많다. 무상교육과 무상보육, 양육수당과 아동수당 지원, 국·공립기관 확충, 방과 후 돌봄 서비스, 시간제 보육과 아이 돌봄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육아종합지원 서비스 등 정부에서는 수많은 정책을 쏟아내며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 여전히 공교육과 공보육을 강조하며 다양한 영유아 교육·보육 관련 정책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저출산 현상은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저출산 현상, 과연 영유아 교육·보육정책으로 해결 가능한가?

 

정부에서는 수많은 정책을 쏟아내며 저출산 현상에 대응하고 있다. 공교육·공보육에 중점을 두고 관련 정책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저출산 현상을 명확하게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지난 8월 발간한 ‘저출산 대응 사업 분석·평가’ 보고서에서 “전반적인 사회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저출산 현상에 장기적으로는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도 “정부가 ‘저출산 대책’이라는 이름으로 계획하고 추진하는 정책이 저출산 현상에 미치는 영향이 지나치게 간접적이면 정책에 대한 사회적 지지를 획득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그간 정부의 입장에서는 영유아 교육·보육정책 영역에 달콤하지만 부족한 재원을 투자하며 저출산 현상을 해소하고자 하였다. 하지만 저출산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문제의식 없이 우선적으로 정책을 제안하고, 이후 효과성 평가로 접근했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 아울러 정부의 저출산 정책 효과성 평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비판과 의문점을 갖는다. 젊은이들이 원하는 만큼 출산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는 정책을 수립하려면 정확한 현실 인식이 선행되어야 하고 개별 정책에 대한 타당한 평가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정확한 자를 들고 옷의 치수를 재어야지 눈을 감고 작업해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저출산 현상이 출산지원금이나 교육·보육비, 가정양육수당 및 아동 수당 지원, 부모의 육아휴직 장려를 등을 통한 단기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불안정한 경제사정, 높은 자녀 교육비 부담, 청년실업률 등 장기적인 요인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것에 의문을 갖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정부는 배금주의에 입각하여 일시적인 금전적 지원을 통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였다. 그 결과, 아직까지 저출산이라는 암흑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저출산 정책의 패러다임의 전환

 

정부는 2019년 7월 ‘저출산 종합 대책’을 발표하는 등 기존의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다소 늦은 감이 없지는 않지만, 저출산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정부의 노력과 정책 제안은 의미가 있어 보인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는 출산에 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수용해야 한다. 특히 저출산 정책을 계획·수립하고 추진하는 주관 정부의 하향식 시각에서 접근한 담론(출산, 출산시기 집중, 여성, 부모, 일 중심, 돌봄의 사회화)에서 탈피하고, 구성원 중심의 상향식 관점에서 접근한 담론(출생, 전 생애적 접근, 가족, 아이, 일과 가족의 삶에 대한 균형, 돌봄에 대한 가족·사회의 균형)에 주목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출산율과 출생아 수를 높이는 방향으로 목표를 삼았다면, 앞으로는 2040 세대 삶의 질을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정책이 변화한다. 국가 주도의 인식 개선보다는 개인의 합리적 선택을 위해 제도와 구조를 개혁하려는 접근방식을 취하려 한다. 육아기 부모와 저소득층 지원 중심에서 탈피하여 청년, 아동, 여성의 행복을 지향하고, 서민과 중산층 모두를 아우르는 정책을 펼치고자 준비하고 있다. 정책 주안점이 영유아 교육과 보육에서 주거, 워라밸 강화 및 모든 출생 존중의 방향으로 옮겨지고 있다. 정부는 이를 위해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는 것보다 제도의 활용 문턱을 완화하고 실천에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정책 변화를 예고했다.

 

기존에는 저출산 현상을 마치 미혼 또는 기혼 무자녀 여성의 책임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있었다면, 이제부터는 기존의 접근 방식을 버리고 제도와 구조를 개혁함으로써 개인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출산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향성이 있어 보인다. 2040 세대의 삶의 질이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저출산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정책의 시선 전환에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저출산에 대응하는 구체적인 정책 방안은 여전히 부실하다. 총론은 대폭적으로 변화하였지만, 각론은 여전히 미시적이다. 기존에 추진하고 있던 정책의 지원 범위나 한도를 일부 확대한 정책이 대부분이다. 여전히 우리 사회 구성원들에게 보편적으로 적용 가능한 정책은 부재하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정책 실효성을 높일 것인가는 필히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매력적인 저출산 정책에는 구성원의 목소리가 담겨야 한다.

 

저출산 현상에 대한 위기의식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고 의미 있는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더 이상 저출산 문제를 차일피일 미루어서는 안 된다. 문제 해결의 답은 이미 우리가 갖고 있기에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제 우리는 구성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미시적이고 분절적인 정책 추진과 효과성 평가만으로는 저출산 현상의 본질을 해결할 수 없다. 저출산 문제의 대응을 위하여 구성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집중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제 우리는 출산율 상승을 위해 새로운 접근을 해야 한다. 문제 해결을 위한 본질을 고려해야 하고, 보다 장기적인 방안으로 접근해야 한다. 정책의 중심에 아이들이 있어야 하고, 부모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모든 구성원의 목소리가 반영된 정책이 제안되어야 한다. 이제는 저출산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주도의 일방적인 공공성 담론에서 탈피해야 한다. 공공성의 왜곡을 극복하기 위하여 구성원들의 참여 기반을 공고히 하는 참여적이고 포용적인 방향으로 공공성을 재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저출산 현상 대책을 위한 정책은 보편적이고 공적인 영역을 지향하는 공공성에서 함께 사는 삶의 공동선(共同善, common good)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국가, 정책 담당자, 교원, 학부모 등 관련 당사자들이 어떻게 협력하고 노력하느냐에 따라 저출산 현상에 대응하는 영유아 교육·보육정책은 달라질 것이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보다도 의미 있는 영유아 교육·보육정책에 대한 구성원의 열망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좋은 정책을 만들고 싶고, 갖고 싶다는 의지와 함께 상호 신뢰가 있어야 할 것이다. 상호 신뢰는 우리가 추구하는 양질의 영유아 교육·보육정책 구현을 위한 핵심 토대이자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초석이 될 것이다.

 

비록 거창하지는 않지만 필자가 제시한 정책적 담론이 향후 저출산 현상에 대응함에 있어 기본 방향이 되기를 희망해 본다. 그리고 다양한 구성원의 목소리에 주목하고 그들의 삶에 행복이 더해지는 정책이 추진되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마음을 모으고 뜻을 모으면 구성원 모두가 행복해질 것이고, 저출산 현상이 조금씩 해결되리라 믿는다.

 

 

※ 본 칼럼은 필자의 고유의견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의 공식견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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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대학교 교수 김병만

아동학과 유아교육학을 전공한 후 현재는 경남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영유아 교육정책을 주로 연구하며 관심분야를 확장하고 있다. 구성원의 참여와 상생을 추구하는 공동선의 가치가 영유아 교육정책에 반영되기를 희망하고 있으며, 상향식 영유아 교육정책 수립 및 평가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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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1. 김태균 수정 삭제

    코로나19로 인해 자녀의 보육과 교육이 더욱 힘든 시기입니다. 이를 잘 극복하고 출산율이 다시 높아질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길 기대합니다. 저출산은 노령화와 함께 진행되기에 우리 자녀가 성인이 되었을 때 부양해야 할 인구가 많아 큰 부담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따라서 교수님 말씀처럼 이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과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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