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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바꾸는 사람들은 전 능률교육 대표 이찬승 선생님이 주축이 되어 교육개혁 연구와 실천운동을 하는 공익단체(NPO)입니다.

김상곤 교육부장관에게 바란다

#296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2017.07.06

이번 달 교바사 칼럼을 작성하던 중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됐다는 뉴스속보가 떴다. 학생참여를 전면적으로 강화할 때라는 제목으로 상당히 진도가 나간 상태지만 이내 생각을 바꿨다. 교육부장관 김상곤 선생님에게 축하편지를 쓰고 싶은 마음에 더해 다른 이유까지 겹쳤다. 국민의당의 요구로 인사청문보고서에 전교조 합법화와 자사고 폐지를 일방적으로 서두르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다는 뉴스가 떴기 때문이다.

 

교육부장관 김상곤의 탄생은 진보교육감 시대와 함께할 진보교육부장관 시대의 개막을 의미한다. 김상곤은 2009년 혈혈단신으로 진보교육감 시대를 연 데 이어 8년 만에 진보교육감과 함께하는 진보교육부장관 시대를 여는 영광의 주인공이 되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는 경기도교육감으로 5년을 재임하며 한국교육의 상징적이고 굵직한 개혁과 변화를 주도했다. 무상급식, 학생인권, 혁신학교를 처음 선보였으며 고교학제개편 및 국가교육위 구상을 내놓았다.

 

하나같이 메가톤급 교육개혁 정책이었다. 하나같이 인습적 사고에 머물러있는 기득권세력의 저항이 심했다. 무상급식은 보수정치권의 이념적 융단폭격을 받았고 학생인권은 교사사회의 불만수위를 폭발 직전까지 올려놨다. 혁신학교는 교장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교장들의 반발과 기피가 심했다. 그럼에도 경기교육감 김상곤은 특유의 외유내강 리더십을 발휘하며 한 번도 흔들리거나 주저앉지 않았다. 특히 내가 책임지고 성안한 학생인권조례안을 자구수정 하나 없이 도의회에 제출해서 통과시키는 김상곤의 강단과 배짱에 나는 경탄을 금치 못했다.

 

첫 진보교육감의 호칭에 어울리게 김상곤은 대담한 개혁구상을 온갖 반대와 저항을 무릅쓰고 뚜벅뚜벅 실천에 옮기며 돌이킬 수 없는 변화를 만들어냈다. 김상곤 교육감은 무상급식으로 보편복지의 물꼬를 트며 무상보육까지 이끌어냈다. 학생인권조례 제정으로 생활교육과 학교문화에 혁명적 변화의 제도 틀을 마련했다. 혁신학교로 교사들의 열정을 북돋으며 입시경쟁교육시스템과 관료제교육행정시스템 속에서 보란 듯이 21세기 선진국형 학교들을 만들어내며 학부모와 교사들의 교육적 상상력에 불을 지폈다.

 

김상곤은 교육감 첫해에 동일한 사회경제시스템과 대입경쟁교육시스템 속에서도 유의미한 교육개혁과 학교혁신의 공간이 충분하다는 사실을 행동으로 보여줬다. 학생과 교사, 학부모가 모두 행복한 성장을 경험하는 학교혁신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사실을 혁신학교라는 실물로 보여줬다. 공교육시스템에 절망하며 탈주를 꿈꾸던 대다수 교사와 학생, 학부모들에게 다시 공교육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선물했다. 그의 모범적 실천과 성취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진보교육감시대를 본격적으로 여는 가장 큰 힘이 됐다.

 

경기교육감 김상곤의 교육정책은 1년도 안 돼 전국적 아젠다로 부상하였으며 2010년 진보교육감 시대의 개막 이후 7년 만에 돌이킬 수 없는 전국적 현상이 되었다. 김상곤의 교육부장관 취임으로 김상곤표 교육정책들이 한층 가속과 탄력을 받아 향후 대한민국 공교육의 뿌리 깊은 기둥으로 우뚝 설 것이 틀림없다. 개인적으로는 김상곤이 이번에 교육부장관이 되지 않았더라도 대한민국 초중등교육 역사는 김상곤 이전과 김상곤 이후로 나뉜다고 단언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더욱 그렇다. 누구도 토를 달 수 없게 됐다.

 

물론 김상곤 교육부장관 앞에는 무수한 난제들이 진을 치고 기다린다. 여기서는 유초중등교육과 관련된 몇 가지 사항들에 대해서만 간단간단하게 희망사항을 피력한다.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부익부빈익빈으로 대표되는 경제적 불평등을 낳게 마련이고 경제적 불평등은 머지않아 갖가지 정치적, 사회적 불평등으로 치환되게 마련이다. 민주정치의 힘으로 경제적 불평등을 힘껏 통제하지 않으면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반드시 그렇게 치닫게 돼있다.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 김상곤 교육부장관은 문재인 정부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경제민주주의자다. 그가 취임사에서 무엇보다 먼저 교육을 통한 국민주권과 헌법정신의 만개를 꿈꾸며 교육기회의 실질적 균등을 강조하고 우리사회의 기회의 사다리를 복원하겠다고 다짐한 것이 조금도 빈말로 들리지 않는 이유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한다. 21세기 국내외 정치경제체제의 불확실성 속에서 시민주권과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는 일은 학교교육이 민주시민을 제대로 길러낼 때만 가능하다. 민주시민의식과 교과전문지식, 감정코칭역량을 두루 갖춘 21세기형 교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교대와 사대의 교육과정을 21세기의 모든 특징과 요구에 맞게 획기적으로 바꾸는 일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교대는 국립대학이기 때문에 교육부장관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나는 김상곤 교육부장관시절에 대한민국 국공립 교대의 공식교육과정과 잠재교육과정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평가를 듣기 바란다.

 

교사들이 한마음으로 바라는 게 있다. 성과급 폐지가 그것이다. 매년 성과급 차등 지급을 위한 교사등급평정 때마다 학교는 소모적인 갈등에 휩싸인다. 교사개인별 성과급 차등 지급은 득보다 실이 많은 대표적인 신자유주의적 교육정책이다. 선진국에서도 도입 후 폐지한 실효성 없는 제도를 우리나라가 붙들고 있을 이유가 없다. 김상곤 교육부가 교사사회의 지지를 확보하는 데는 성과급 폐지만한 게 없다. 이미 조희연 서울교육감도 교사성과급 폐기를 공개요구한 바 있다.

 

무엇보다도 교장승진제도를 뜯어고치기 바란다. 지금의 교원승진제도를 그대로 둔 채 민주적 리더십을 갖춘 교장을 구하는 것은 연목구어에 가깝다. 선거제도 개혁 없는 정치개혁이 금세 벽에 부딪치듯 교장제도 개혁 없는 교육개혁도 마찬가지다. 지금의 스펙관리형 교원승진제도는 승진트랙에 올라탄 경력교사들에게 눈앞의 교장의 권위에 맹목적이고 절대적인 복종을 요구한다. 학교수업과 생활지도보다 승진가산점 취득을 위해 교육청의 정책사업에 영혼을 팔게 만든다. 지금의 제도 아래서는 후배와 동료의 코치와 멘토로 존경받는 교사가 교장직에 오르는 게 불가능하다. 십중팔구 윗사람에게 무조건 복종하며 아랫사람에게도 무조건 복종을 기대하는 권위주의형 교장이 양산될 따름이다. 나는 김상곤 교육부장관 재임 중에 교사경력 15년이 지나면 일정시간의 교장연수를 받고 교장공모에 응해 교장이 될 수 있는 선진국형 교장제도로 근본 틀이 바뀌기를 기대한다. 당장은 대통령령에 의한 내부형교장공모제 제한을 철폐해서 평교사도 지원가능한 내부공모형을 대거 늘리기를 기대한다.

 

김상곤 교육부장관 시절에 학교와 교실 운영에서 학생참여와 학생자치를 실질적으로 강화하고 교육정책을 수립하고 평가할 때 반드시 그 영향을 직접 받는 학생대표의 참여를 제도화하기 바란다. 지금은 학생참여를 대폭 북돋고 강화할 때이다. 아이들이 목소리를 내게 해야 한다. 학교운영위에 학생대표 참여를 의무화하고 선거권 연령을 낮추는 데 앞장서기를 기대한다. 김상곤 교육부가 교육감들과 협력하여 학생중심, 배움중심의 수업방식과 함께 모든 방면에서 학생참여와 학생자치를 뿌리내리는 제도 환경을 만들어내기를 기대한다.

 

전교조 법외노조화는 전교조를 터무니없이 적대시한 박근혜정권의 반헌법적, 반노동적, 반교육적 폭거다. 대법원판결에 전교조의 운명을 맡길 수는 없다. 대법원의 현재 구성상 시간이 마냥 늘어지고 결과 또한 몹시 불확실하다. 입법적 해결의 전망도 현재의 국회 상황에서 기대하기 어렵다. 결자해지의 정신으로 정부가 신속하게 풀어주는 게 제일 바람직하다. 김상곤 사회부총리가 노동부까지 아울러서 바로 ‘노조 아님’ 통보를 철회하고 전교조의 노조지위를 원상회복시키길 기대한다. 문재인 정부는 물론 김상곤 장관도 겁먹을 이유가 없다. 이와 같은 중대인권침해 청산조치는 무조건 역사와 국제사회의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망설이면 한없이 꼬이고 단행하면 금세 정리된다. 상식을 희구하는 국민들은 물론 세계교원단체총연맹(EI)과 OECD, 국제노동기구(ILO), 유엔사회권위원회 등 국제기구들이 일제히 환영하며 한국의 정권교체를 실감할 것이다.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품격을 새 대통령의 수준으로 높이려면 반드시 필요한 핵심조치다. 국내 일각의 반발을 무릅쓰고라도 단행할 다차원적 가치와 명분이 충분하다. 교육부장관으로서도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놔둔 채 중요한 교육정책의 파트너로 삼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자사고 폐지는 직접당사자들의 반발이 강하지만 국민여론으로는 폐지의견이 유지의견을 2대1로 압도한다. 자사고·외고가 고교입시경쟁과 사교육비 부담의 주범이라는 사실에 비춰볼 때 당연한 결과다. 공부 잘하고 부모 잘 만난 아이들만 따로 모집하는 고등학교를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사회적 합의와 중학생들을 고등학교 입시경쟁과 사교육 뺑뺑이에서 해방시켜줘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이미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교육부장관과 진보교육감들이 자사고와 외고 문제에 한목소리로 반대 국민을 설득하는 가운데 근거 규정인 대통령령을 고쳐 충분한 유예기간을 주며 폐지수순을 밟으면 된다. 이 역시 10년 후 돌이켜보면 스스로도 가장 잘한 결정이었다는 평가를 내리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나는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교원의 정치적 기본권 확보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역사적 인물이 되기를 기대한다. 현재 교원은 선거권행사 외에는 정치기본권이 없다. 정당과 선거, 정치의 세계에 얼씬거리지 못하는 정치금치산자이자 정치천민신세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으로서 교원의 ‘면천’프로젝트를 가동해서 대한민국의 정당정치 발전과 민주시민교육 강화, 교원인권 신장에 돌이킬 수 없는 족적을 남기길 기대한다. 모든 선진국들에서 그렇듯이 교원의 정치적 기본권을 보장하면서도 얼마든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바란다.

 

이와 관련하여 중요한 것이 보이텔스바흐 원칙이다. 교실수업에서 이론적, 정치적으로 논쟁적인 사안을 다룰 때 교사는 반드시 논쟁지형을 균형 있게 재현해서 학생이 판단하게 할 뿐 자신의 특정한 입장을 주입, 교화, 세뇌하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 말이다. 이런 원칙이 없으면 교사의 정당활동과 선거운동을 금지해도 수업시간에 편향적인 세뇌교육을 막지 못한다. 거꾸로 이런 원칙을 준수하면 교사가 학교시설과 근무시간을 피해서 정당활동과 선거운동, 정치행동을 해도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해치지 않는다. 김상곤 교육부장관이 교육감협의회, 전교조, 교총, 학부모단체들과 함께 한국형 보이텔스바흐 원칙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냄으로써 학교에서 사회현안논쟁교육을 활성화하고 교원의 정치기본권을 확보하기 바란다.

 

김상곤 교육부장관은 무려 5년 동안 경기도교육감으로서 교육감협의회를 직접 경험했다. 이명박근혜정권의 교육부장관들은 아무리 중요한 교육정책이라도 교육감들에게 사후통보를 할 뿐 사전협의를 하지 않았다. 김상곤 교육부장관은 이 점에서 확실하게 다르리라 기대한다. 주요 교육정책 의제의 경우 교육감들과 충분한 사전협의를 거쳐야만 교육감들의 최대한 협력을 확보해서 차질 없이 신속하게 집행할 수 있다. 또한 교육감협의회에 사무처조직을 붙여주는 관계법을 하루바삐 마련해서 시도지사협의회 못지않게 교육감협의회의 정책기능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이명박근혜 정권의 교육부장관들은 진보교육감을 상대로 툭하면 직무유기로 형사고발했다. 또한 진보교육감의 지시명령에 대한 직권취소권을 남용하며 권한쟁의소송을 일삼았다. 법원이 정권 편을 들어주리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지만 근본적으로는 현행법상 교육부장관과 교육감의 권한배분이 애매모호하게 돼있는 탓이 크다. 교육법령상의 권한주체는 대부분 “교육부장관 ‘및/또는’ 교육감”으로 중복 규정돼있다. 이 부분은 즉각적이고 대대적인 정비가 필요하다. 유초중등교육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교육감한테만 주고 예외적으로 보충성의 원칙에 부합할 때만 교육부장관에게 권한을 주는 방향으로 고쳐야 한다. 둘 다 권한을 가지면 소모적 갈등이 불가피하다.

 

민주주의를 위한 민주주의에 의한 민주주의교육, 이것이 공교육의 수장으로서 모토로 삼아야 할 일이다. 이것이 교육본질의 회복이자 공교육의 정상화가 의미하는 바다. 공교육을 입시경쟁교육에서 민주주의교육으로 정상화하지 않고는 한국의 민주주의가 이른바 4차 산업혁명에 내재된 강력한 양극화 경향을 이겨내지 못하고 디스토피아로 흘러가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지금은 근대의 공교육 체계가 획일주의적인 산업전사양성교육으로서 시대적 사명과 수명을 다하고 개인맞춤형 민주시민교육 시대로 넘어가지 않으면 안 되는 역사적 변환기다.

 

교육의 내용은 시대와 사회의 변화에 따라 강조점이 바뀔 수밖에 없다. 인성교육과 민주시민성교육은 ‘오래된 미래’의 변함없는 요구라 할 것이나 새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역량 역시 교육내용으로 포섭되지 않으면 안 된다. 최근 들어 PISA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몇 가지 핵심역량이 참고가 될 것이다. 기후변화 등 생태계 지식과 감수성 강화, 과학기술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이해, 복잡다단한 문제해결을 위한 타인 및 인공지능과의 협업능력 제고가 그것이다. 공교육이 이런 역량을 보편화할 수 있도록 학교교육에서 문예체교육, 노작교육, STEAM교육, 성평등교육과 성교육, 평화통일교육과 세계시민교육을 포함하는 민주시민교육을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이 개편되기를 기대한다.

 

우리나라의 현대사는 숱한 좌절에도 불구하고 세계사적으로 눈부신 성공사례에 속한다. 한국 민주주의가 아직까지 ‘저녁이 있는 삶’을 보장하지 못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확보하지 못한 취약한 상태에 머물러 있지만 지난겨울의 촛불시민혁명과 문재인 정부의 출범은 우리 국가와 사회에 새로운 희망의 기운을 고취하는 데 부족하지 않다. 미중일러 4개 강국에 둘러싸인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조건은 우리나라 시민들 각자에게 국제정세에도 밝은 가장 스마트하고 역동적인 민주시민이 될 것을 요구한다. 공교육을 통해 이 절대절명의 과업에서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모든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미완의 시대적 과업을 성취할 탄탄대로를 걸을 수 있다.

 

김상곤 교육부장관은 유초중등교육과 대학교육, 평생교육을 통해 한국사회의 보편의식과 지식사회의 쇄신과 발전을 지원하는 중차대한 임무를 맡았다. 10년 후, 20년 후 한국 민주주의와 시민주권의 역량과 효능감은 학교교육에서 대강의 틀이 만들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육부장관은 그만큼 중요한 자리다. 어느 사회건 “미래에서 온 아이들”이 희망의 근거이자 토대다. 이 아이들을 세계시민의식과 인권의식, 생태감수성과 심미안을 갖춘 뼛속까지 민주주의자로 만들어내면 우리사회는 창조적인 집단지성의 힘으로 어떤 도전과 위협도 헤쳐 나갈 수 있다.

 

보수정권시절에도 첫 진보교육감으로 우리사회에 기쁨과 희망을 준 김상곤이 아닌가. 이제 9년 만에 다시 맞이한 진보성향의 문재인 정부에서 첫 교육부장관으로 진보교육감들과 협력해서 마음껏 포부를 펼쳐 보일 수 있게 된 만큼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기죽을 일이 없다. 물론 김상곤 교육부장관도 가끔 힘이 빠지거나 갈피를 못 잡을 때가 있을 것이다. 그때마다 김상곤표 혁신교육을 통해 아이들의 가슴마다, 한반도와 동북아, 아시아와 지구촌이 들어오는 꿈, 이웃과 주변의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공감과 환대의 정신이 깃드는 꿈, 집단지성의 위대함에 눈뜨고 경쟁 대신 협력으로 공통의 문제를 풀어가는 “마음의 습관”이 자리 잡는 꿈을 꾸며 기운을 되찾기를 바란다.

 

정무직에 대한 판단기준은 무난하게 ‘방앗간’을 돌렸느냐가 전혀 아니다. 시대정신의 요구에 얼마나 충실히 반응했으며 국민 대다수가 가려워하는 데를 얼마나 긁어주었는지가 평가기준이다. 일반시민들이 특별히 불법이나 편법에 가담하지 않고 법의 울타리 안에서 선택하고 행동하는 데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구조적 부정의가 만연할 경우 그것을 얼마나 진지하고 집요하게 접근해서 바로잡았는지가 평가기준이 된다. 지금의 스펙관리형 교장승진제도와 자사고-외고제도가 구조적 부정의로 이끄는 대표적 보기다. 그밖에도 많겠지만 내 경험범위 안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몇 가지 사항들이 교육부장관 김상곤에 대한 중요한 평가기준을 구성할 것으로 본다.

 

끝으로 이번 정부에서는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할 장관들이 여럿 나오지 않을까 기대한다. 특히 교육부장관은 단명으로 그칠 경우 별다른 임팩트를 내기 어려운 자리다. 김상곤 교육부장관이 문재인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하며 누구도 못 해낸 교육 대개혁과 대전환의 불가역적 기틀을 뿌리내린 대한민국의 ‘교육대통령’으로 길이 평가받기를 온 마음으로 기대한다. 인성교육을 넘어 시민성교육으로, 시민성교육을 넘어 전인성교육으로 교육의 본령을 향한 진군을 멈추지 않을 김상곤표 혁신교육부의 출범에 기쁘고 설렌다.

 

※ 본 칼럼은 필자의 고유의견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의 공식견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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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서울시교육감 곽노현

서울법대와 펜실베니아대 로스쿨에서 수학한 후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법학교수로 재직하며 노동법, 사회보장법, 공정거래법, 인권법을 가르쳤다.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위원과 사무총장을 역임했으며 5.18 시민상을 수상했다. '행복한 교육혁명'을 가치로 2010년 6월 2일 서울교육감으로 선출돼 공교육의 표준 교체와 교육행정 혁신을 시도했다. 대표적 교육정책으로는 체벌금지와 학생인권, 문/예/체 교육과 혁신학교가 꼽힌다. 인사, 사학, 시설, 구매 등 모든 교육행정에서 시민참여와 투명성을 북돋으며 사회적 책임을 불어넣기 위해 애썼다. 701일이라는 짧은 교육감 재임기간에도 불구하고 공교육 2.0으로 건너가는 징검다리를 놓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2014년 4월부터 펙트TV에서 '곽노현의 나비프로젝트, 훨훨 날아봐'로 진보적 관점의 교육전문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징검다리 교육감> 등이 있다. 본래 강자를 법의 지배 아래, 약자를 법의 보호 아래 두는 법치주의의 전사였으나 이제는 교육계 사람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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