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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바꾸는 사람들은 전 능률교육 대표 이찬승 선생님이 주축이 되어 교육개혁 연구와 실천운동을 하는 공익단체(NPO)입니다.

교육을 하지 않으면 교육전문가가 되고 승진이 되는 세상

#292 권재원, 실천교육교사모임 고문 2017.06.22

정권 교체기가 되거나 새 정부가 들어서면 각 분야에서 전문가들이 나서서 개혁을 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바람직한 현상이다. 교육도 예외가 아니다. 여기 저기서 교육전문가들이 나서서 교육이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며 갖가지 의견들을 내어놓고 있다.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면 이상한 점이 하나 있다. 교육전문가라는 타이틀을 달고 교육개혁을 설파하는 교육전문가들 중에 교사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설사 교사 출신이 있더라도 적어도 10년 이상 현직을 떠난 사람들이다. 교육 일선에서 적어도 10년 이상 떠나 있어야 교육전문가 자격이 생기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교육개혁을 논하는 포럼이나 심포지엄에서도 교사의 자리는 별로 보이지 않는다. 우선 시간이 오후 두 시인 경우가 많다. 발제자나 토론자라면 공문을 근거로 출장처리 할 수 있겠으나, 이 시간에 청중으로 많은 교사들이 참석하기에는 어려운 시간이다. 발표 순서도 대체로 교수나 교육시민단체 대표 등이 기조발제를 하고, 각계각층의 지정토론자들이 발언하는 방식이 많다. 현직 교사는 다만 이 각계각층의 한 사람으로 배당될 뿐이다.

 

이런 현상은 다른 분야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가령 보건의료 정책을 논의하는 각종 토론회의 발표자들은 대체로 의사들이다. 의과대학 교수가 발언을 독점하고 임상 의사들이 소외되는 현상은 찾을 수 없다. 사법개혁을 논하는 자리에서도 주로 발언하는 사람들은 변호사다. 그런데 유독 교육 정책과 관련되는 토론회 등의 자리에서는 교사가 소외되고 있는 것이다. 교사는 찾아보기 어려운데 ‘교육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내걸면서 발언하는 사람들은 많다. 이런 자리에 나서는 10년 이상 지난 전직교사, 혹은 교사 경력이 전혀 없는 ‘교육전문가’들이 대체 누구를 상대로 어떤 교육을 하고 있는 사람들인지 궁금하다.

 

이런 자리에 참석하는 교사도 ‘교사’이기 때문에 발언권을 얻은 것이 아니다. 이들은 대개 교육시민연대 사무총장, 교육연구소 이사, 교원노조나 교원단체의 간부 등의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 이런 타이틀이 교사에 앞서는 경우가 많다. 마치 교육에 대해 발언권을 얻으려면 교사라는 것만으로는 함량 미달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사회적인 통념도 그렇다. 누구도 백발이 성성한 노변호사가 법정에서 직접 변론을 하는 모습을 보고 그 나이 먹도록 아직도 출세하지 못했다고 말하지 않는다. 백발이 성성한 노의사가 원장, 부원장 같은 거 하지 않고, 직접 응급 환자를 보는 모습은 오히려 아름답게 묘사되기까지 한다. 그래서 그들은 변호사, 의사라는 호칭 외에 그들이 법률전문가, 의학전문가임을 설명하는 별도의 호칭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런데 유독 교사는 교육전문가로 불리기에 부족한 사람 취급을 받는다. 오히려 사교육 업자나 이름에 ‘교육’자가 들어간 회원 수 30명도 안 되는 임의 단체에서 회장이니, 소장이니 자처하는 사람도 버젓이 교육전문가 행세를 한다. 저 학교에서 교사를 몇 명이나 배출할 수 있을지 의심스러운 교수도 교육전문가 행세를 한다. 심지어 그런 사람들이 교육에 대한 발언권을 더 많이 가지는 것이 현실이다. 반면 경력이 3년이건 30년이건 교사는 그저 교사다. 경력이 아무리 훌륭해도 그 경력이 교사로서의 경력인 한, 그가 교육학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현재 그가 교사인 한, 그는 그저 교사이며, 교육전문가가 아니다. 하다못해 교장이라도 되어야 발언권이 조금 주어질 뿐이다. 사회가 마치 교사에게 메시지를 던지는 것처럼 느껴진다. “아이들 가르치는 일 따위나 하는 하찮은 것들”이라고.

 

이렇게 비교육적이고 반교육적인 상황에 처해있는 교사들에게 교육을 맡기고 있으니 이 사회도 참 뻔뻔하다는 생각이 든다. 혹은 무모하다는 생각도 든다. 문제가 발생하면 교육자로서의 사명감이 부족하니 어쩌니 하면서 질타를 당하지만, 막상 교육이라는 행위의 가치를 폄하당하고 있는 교사에게 어떻게 사명감을 요구할 수 있겠는가?

 

교사들이 가르치는 일이 복되고 고귀하다고 느끼게 해야 한다. 이건 교사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자는 말이 아니다. 처우는 그대로라도 좋다. 다만 가르치는 일의 사회적 존중을 높여달라는 말이다. 가르치는 일에서 거리를 두면 둘수록 오히려 사회적 존경이 높아지고, 승진이라고 느끼고, 교육전문가 행세를 하는 이 그릇된 풍토를 고치자는 것이다. 만약 사회가 이런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교사들이 단결하여 가르치는 일의 존중을 찾아와야 하고, 사회에 요구해야 한다. 그리고 외쳐야 한다.

 

“교사의 처우가 아니라 교육의 처우를 개선하라!”

 

※ 본 칼럼은 필자의 고유의견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의 공식견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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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교육교사모임 고문 권재원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독어교육과 및 동 대학원 사회교육과를 졸업하였다. 중학교에서 24년간 사회를 가르쳤고, 서울대, 상명대, 방송대 등에서 강의하였다. 서울시교육연구정보원에서 정책연구를 담당했고, 현재 계간 우리교육 편집위원이다. '학교라는 괴물', '그많은 똑똑한 아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등의 교육 비평서, '민주주의를 만든 생각들', '거짓말로 배우는 10대들의 경제학', '세상을 바꾼 질문' 등의 청소년 교양서들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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