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 새 정부, 새 대통령에 바라는 교육(2)
제 19대 대통령이 입각하였다. 이에 따라 효율적인 교육정책에 대한 학생들의 기대가 높아졌다. 대통령을 포함한 그의 정부가 일련의 혁신적인 교육체계를 이끌어내기를 바라게 된 것이다. 이 가운데, 교육정책이 어떠한 방향으로 운용되어야 할지에 관해 학생들이 직접 대통령에게 의견을 제시하고 이를 심의할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이 점점 힘을 얻고 있는 추세이다. 이하 이 글의 모든 제안들은 이러한 시대의 경향성을 바탕으로 하였으며, 모든 학생들의 바람이 담긴 비전이자 교육 미래상이라는 것을 밝힌다. 동시에 이는 새 대통령을 향한 학생들의 진심어린 요구사항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학생 주도 및 참여형의 수업이 바람직한 교육개혁 정책의 첩경이다. 따라서 차기 정부가 내세울 교육의 혁신과 수업방식의 개편 방향은 학생들에 대한 고품질의 교육 기회를 담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는 문재인 정부가 주창하는 학생 주도적 교육 방식의 시행과 맥락을 공유한다. 그렇다면 어떠한 방편을 통해 이것이 가능해질 수 있는 것인가? 그리고, 그러한 방편은 어느 정도의 효용가치를 보일 것인가? 학생들 스스로도 혁신적인 수업 방식을 갈망하며, ‘거꾸로 교실’의 확충과 원탁토론식 수업의 전면화가 바로 그것이라 볼 수 있다.
거꾸로 교실은 주입식 교육에 길들여진 국내 학생들의 사고방식을 변화시키기 위한 교육적 노력의 산물이라 불린다. 이는 이미 지정학교에서 시범 운영 중인 제도로 학생들이 수업 전에는 내용을 예습해보고, 수업 시간에는 단방향적인 강의 경청이 아닌 급우들과의 텍스트 관련 토론을 진행해보며, 모든 과정이 끝난 이후에 담당 교사의 개념 설명을 들으며 미흡하였던 부분을 보충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지는 수업이다. 거꾸로 교실 제도는 학생들의 집중력과 수업 참여도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또한 해당 제도는 집중력이 다소 낮은 초등생들부터 높은 ‘뇌지구력’을 겸비한 고교생들까지 넓은 적용 범위를 가졌기에 가히 혁신적이라고 불릴 만하다. 따라서 자칫 수업의 진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단점을 보완하기에 충분한 효용을 갖추었다 볼 수 있는 것이다.
가끔 학생들이 ‘원탁토론형의 수업을 원한다.’라고 의견을 제시할 때 기성세대가 이를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있다. “학급인원 수가 적고 학생들 개개인의 토론 실력이 뛰어나야지만 수업을 운영할 수 있는 것 아닌가?”하고 반문을 제기하는 경우가 더러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해당 제도를 디베이트 토론식 수업과 혼동한 사례다. 일대일의 경쟁적이고 치열한 논쟁이 아닌 함께 생각해볼 만한 가치를 지닌 논제에 관해 학생들이 차례차례 의견을 제기하는 것이 위 제도의 본 의의다. 따라서 충분한 교육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제도라 할 수 있다. 특히나 국어, 사회문화 등 고등 사고력을 요하는 과목에 이 수업 방식을 적용시킴으로써 학생들의 수업 참여를 장려할 수 있고 특정 지식에 관한 학생들의 사고력을 확장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마련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학생들의 바람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이를 중등생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이해 가능할 것이다. 바로 이 시점에서 지난 2016년 전면 도입된 자유학기제가 회자될 필요가 있다. 현재 해당 제도가 ‘꿈과 끼를 살리는 행복한 진로설계의 실현’이라는 본래의 의의를 제대로 발현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학생들의 진로반이 본인의 의사에 상관없이 무작위로 결정됨은 물론이고, 관련 수업시간에 담당 교사가 학생들을 방치하여 잡담을 하게 만드는 터무니없는 현장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역기능의 방지를 위하여 많은 학생들은 외국의 비용대비 효용이 높은 진로 프로그램의 도입을 주장한다. 대표적으로 일본 세토 시의 진로체험프로그램, 아일랜드의 Transition year, 영국의 Gap year 등이 있다.
일본 아이치 현의 작은 도시 세토 시는 2000년대 중반부터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진로직업교육으로 주목을 받아 오고 있다. 세토진로교육추진협의회를 중심으로, 세토 시 자체와 교육위원회, 기업 등이 참여하고 협력하여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직업체험의 장을 마련해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를 벤치마킹하여 진로 프로그램을 강화시킬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하여 지방자치단체와 해당 지역의 기업이 협력하여 학생들에게 진로체험 장소를 제공하고, 진로 관련 프로그램을 제작하여 배포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공학 기술자가 장래희망인 학생의 경우에는 관련 기업이 제공하는 직업체험 장소를 방문하여 실제로 관련 작업을 해보는 기회를 갖도록 하는 것이다.
많은 국내 대학 졸업생들이 “우리는 사회 초년생들인데, 대부분의 기업들은 경력이 있는 인원만을 선발한다.”라며 불만을 표하는 경우가 있다. 이렇듯 취업난이 기승을 부리는 한국 사회에서 경력 있는 직업인이 그나마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말 그대로 ‘경험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학생들은 자신의 진로와 관련된 일을 미리 경험해보며 경력을 쌓고, 이를 이력으로 남기길 원한다. 아일랜드의 Transition year은 이러한 학생들의 기대에 부응할 만하다. 본 정책이 주도하는 프로그램들은 중등학교 졸업시험 이전에 학생들로 하여금 학생들의 수요와 관심이 반영된 프로그램을 이수할 수 있도록 하며, 영국의 Gap year는 학생들로 하여금 고등학교 과정 수료 직후에서 대학 입학 전까지 1년간의 기간을 두고 자원봉사, 여행, 직업 관련 인턴십 등 다양한 활동들을 수행할 수 있게 하는 제도이다.
각 제도들을 통해 얻은 경험들은 각종 기업들이 갈구하는 ‘특성’을 끌어올릴 수 있기에 취업 준비 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그러한 의견에 더불어 본 제도들은 학생들이 공부를 안 해도 될 것이라 인식할 가능성이 있다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청소년들이 자신이 원하는 일과 공부를 찾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가 크기에 의미가 있다 하겠다. 현 정부 및 차기 정부의 대통령들은 이러한 해외의 성공적인 사례들을 바탕으로 국내의 진로교육 정책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물론 위 제도들은 자유학기제의 일환으로 실시되어야 할 것이며, 중등교육 과정 이수자들이 그 과정에서 많은 혜택을 보아야 할 것이다. 그래야 비로소 이전 정부에서부터 주창하여 온 진로교육 집중학년·학기제와 자유학기제의 연계가 실현 가능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끝으로, 많은 학생들이 대학입시 정책이 개편되는 데에 큰 부담을 느끼며, 이러한 정책 변화가 또 없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는 학생들이 대통령에게 바라는 가장 현실적인 교육정책의 방향이자 구체적인 제도 개편의 방향이라 할 수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올해까지 20여 년 동안 시행되어 왔는데, 아이러니하게 제도 자체의 개편이 20번 가까이 이루어졌다. 거의 매년 수능이 바뀌어 온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소소한 수정들을 통해 치명적인 오류만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특정 교육정책의 수정을 멈추고 학생들과 공교육 종사자들이 시험 제도에 적응하여 더 높은 학업성취도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또한 개편 못지않은 정부의 중요한 역할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만약 그것이 가능하다면, 혼란이 더 이상 가중되지 않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학 입시 제도가 비로소 확립될 수 있을 것이다. 입시 제도뿐만이 아니다. 언급된 모든 정책들이 한국 실정에 맞게 적용된다면야, 학생들이 정부에 대해 더 바라는 것이 없을 것이라 판단된다.
※ 본 칼럼은 필자의 고유의견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의 공식견해가 아닙니다.
대한민국청소년의회 청소년 비평단 10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