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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바꾸는 사람들은 전 능률교육 대표 이찬승 선생님이 주축이 되어 교육개혁 연구와 실천운동을 하는 공익단체(NPO)입니다.

대학구조개혁 해체(2): 사립대 구조개혁 방향

#209 박남기, 광주교육대학교 교수 2016.06.01

우리나라는 중국, 러시아, 독일과 함께 18세에서 22세 사이의 인구가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는 나라이므로 수요 감소에 대비해 부실 사립대학을 퇴출시켜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가 공감하는 것 같다. 하지만 대학정원 감소에 주로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 국공립과 사립을 구분하지 않은 채 진행되고 있는 대학구조개혁의 방향에 대해서는 재고할 필요가 있다.

 

사립대학 정원 감축을 포함한 구조조정을 실시할 때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사립대학의 역할과 특성에 대한 고려이다. 그리고 세계적인 고등교육 수요 증가 추세와 남북통일시대 도래에 따른 대한민국 고등교육 수요 급증을 대비할 필요성도 잊지 말아야 한다.

 

 

1. 사립대학 특성 재이해

 

2015년 현재 우리나라 대학 중 사립대학이 차지하는 비중은 일반대학과 전문대의 학생 수의 경우 80.1%이고, 학교 수의 경우 일반대학이 81.5%, 전문대학이 93.5%를 차지하고 있다.1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설립주체, 목적, 역할, 그리고 재정 구조가 크게 다른 사립대학에 대해서도 국립대학과 동일한 방식으로 구조개혁을 추진하는 것은 사학의 자율성을 크게 훼손하는 것이다. 국사립통합적 접근은 정원감축이라는 정책 목표 달성에는 기여할지 모르지만 우리나라 사립대학이 자신의 특성을 살려 자생력을 기르거나 우리 사립대학들의 국제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에도 기여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동안 사립대학들은 고유의 설립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종교계가 아닌 사립대학의 경우에는 국공립대학과 뚜렷이 구분되는 고유의 목적을 수행한다고 내세우기가 어려운 것 또한 현실이다. 국내 신입생 자원이 급감하는 시점에서 사립대학은 그 역할의 하나로 교육 경험 공유(혹은 교육수출)를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사례에 비추어 볼 때 국립대학을 통한 고등교육 해외 수출이나 유학생 유치는 크게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 하지만 우리의 사립대학은 최근 들어 갑자기 사립대생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인도(59%)나 브라질(약 80%)을 포함한 신흥시장 국가들의 사립대학과 달리 역사가 오래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미 상당수가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과거에는 사립대학 재학생 비율이 공립보다 더 높은 나라가 브라질, 필리핀, 일본 등 불과 몇 개에 지나지 않았다(박남기, 1994). 그러나 고등교육 수요가 갑작스럽게 증가할 경우 공립으로는 그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립 대학생 수의 비율이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신흥시장 국가에서 사립대생의 비중이 급속히 높아지고 있는데 인도(2012년 현재 59%가 사립대생)와 브라질(2011년 현재 전문대생의 85% 일반대생의 70%가 사립대생)이 대표적인 예이다. 우리나라의 사립대학 중에는 신흥시장국가들의 경우와 달리 사립대학들의 역사가 상대적으로 길고, 그 사이에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대학이 많다.

 

또 하나 우리나라는 사립대학 비중이 아주 높지만, 사립대 모두가 비영리형이고, 다른 나라들과 달리 사립대 이공계 학생 비율 또한 세계 최고 수준인 체제를 갖추고 있다. 고등교육 수요가 급증하는 신흥시장 국가에서 가장 크게 부족을 느끼는 분야가 이공계 분야이기 때문에 향후 우리나라 사립대학들이 해외분교 설치, 협동 프로그램 운영, 교수자원 해외 파견, 외국 학생 유치 등에서도 다른 나라 사립대학에 비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2. 고등교육 수요 세계적 추세2

 

영국문화원(British Council, 2012)은 보고서를 통해 대학생의 국제 이동, 연구 국제화, 산업체와의 협력, 2020년 고등교육의 변화, 그리고 국제화의 기회 등에 대해 재미있는 예측을 내놓았다.

 

가. 세계 고등교육 수요 증가

 

2009년 현재 전 세계 대학생 수는 1억 7천만 명인데 1990년에 비해 160%가 증가한 것으로 연평균 5%가 증가한 셈이다. 중국, 인도, 미국, 그리고 러시아 등 4개국 대학생 수가 전 세계 대학생 수의 거의 절반인 45%를 차지하고 있다. 그 기간 동안에 18-22세 사이의 세계 인구가 연평균 1%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고등교육이 상당히 빠른 속도로 팽창했음을 알 수 있다. 2002년부터 2009년 사이에 증가한 대학생 수 5500만 명 중에서 중국과 인도의 대학생 수 증가를 합치면 2600만 명으로 이러한 빠른 성장은 중국과 인도 대학생 수 증가에 의해 주도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성장률로 보면 브라질(68%; 620만명), 인도네시아(53%; 490만명), 터키 (74%, 300만명) 등이 아주 높은 국가에 속한다. 이러한 예측에 미루어볼 때 우리나라도 고등교육국제화를 위해서는 중국뿐만 아니라 인도,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위원회(British Councile, 2012, 12)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20년까지 인도, 중국, 미국, 그리고 인도네시아 4개국의 18-22세 인구가 지구 전체 동 연령대 인구의 50% 이상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25%는 파키스탄, 나이지리아, 브라질, 방글라데시, 에디오피아, 필리핀, 멕시코, 이집트 그리고 베트남의 동 연령대 인구가 차지하게 될 것이다. 이 기간 동안 동 연령대 인구감소 폭이 큰 나라들이 있는데 중국(2천만 명), 러시아, 독일, 그리고 우리나라가 여기에 속한다.

 

2020년까지의 고등교육 인구 증가추세는 과거 2000년대의 연 5-6%에서 연 1.4%로 줄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인구증가와 경제성장 요인을 감안할 때 중국, 콜롬비아, 브라질은 경제발전 정도에 맞추어 대학생 비율을 높여가게 되어 고등교육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게 될 것이다(British Councile, 2012, 17)

 

대학 진학률이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할 나라는 중국으로 2010년 24%에서 2020년에는 38%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 다음으로 빨리 증가할 나라인 인도는 2010년 16%에서 2020년 23%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외 신흥시장 국가 중에서 향후 10년간 고등교육 인구가 많이 증가할 나라와 증가 인원을 보면 브라질(260만 명), 인도네시아(230만 명), 나이지리아(140만 명), 필리핀 방글라데시 터키(각각 70만 명), 그리고 에디오피아(60만 명) 순이다. 2020년 세계에서 대학생이 가장 많을 나라를 보면 중국(3,700만 명), 인도(2,800만 명), 미국(2천만 명), 브라질(900만 명), 그리고 인도네시아(780만 명) 순이다(British Councile, 2012, 18).

 

<그림 1> 고등교육 학령 인구(18-22세) 변화 추세 예측

자료: UN PopulationDivision, Oxford EconomicsForecast. British Councile, 2012: 14에서 재인용

 

나. 대학생 국제 이동 증가

 

2009년 현재 다른 나라에서 공부하는 유학생은 총 350만 명으로 1970년대의 80만 명에 비해 크게 늘었다. 그러나 국제 이동 비율은 2% 수준으로 거의 비슷하다. 중국과 인도 두 나라의 대학생 수는 전 세계 29%를 차지하는데 국제 유학생 수는 21%로 유학생의 절대적 숫자는 세계에서 가장 많지만 비율로 따지면 낮은 셈이다. 다시 말하면 이 나라들의 경제력이 더 좋아지면 더 많은 학생들이 유학을 가게 될 것임을 짐작해볼 수 있다. 그러나 영국문화원의 연구는 중국은 유학생 증가 추세에 비추어 볼 때 증가 수준이 어느 정도 한계에 이르렀고, 향후에는 인도 유학생 수와 비율이 더욱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비율로 보았을 때 외국에서 공부하는 대학생 비율이 25% 이상이 되는 나라는 마우리티우스(Mauritius), 트리니다드(Trinidad), 토바고(Tobago), 그리고 보스와나(Botswana) 등 조그마한 나라들이고, 외국에서 공부하는 대학생 비율이 1% 이하인 나라는 영국, 미국 등 주로 유학생이 들어오는 선진국이거나 인도네시아, 필리핀, 이집트, 브라질처럼 인구는 많지만 경제적으로 낙후한 나라들임을 알 수 있다(<그림 2> <표 1> 참고). <그림 2>와 <표 1>에서 보듯이 우리나라 해외 유학생 비율은 우리 사회가 우려하는 만큼 높지는 않다. 우리나라보다 유학생 비율이 높은 나라 중에서 국가 규모나 경제적 수준에서 눈여겨볼 나라에는  홍콩, 싱가폴, 아랍에미레이트, 말레이시아, 그리스, 스위스, 독일(유학생 비율이 높은 순) 등이 있다(<그림 2> 참고).

 

<그림 2> 해외 유학생 비율

출처: UNESCO, OECD, Oxford Economics. British Councile, 2012: 5에서 재인용

 

외국에서 유학 온 외국학생 비율이 20% 이상인 나라는 아랍에메레이트, 오스트레일리아, 그리고 싱가포르이고, 1% 이하인 나라는 브라질, 인도네시아, 중국 등이다. 우리보다 외국학생 비율이 높은 나라들로는 아랍에미레이트, 오스트레일리아, 싱가폴, 영국, 스위스, 프랑스, 독일, 캐나다, 남아프리카, 말레이시아, 홍콩, 그리스, 미국, 일본, 이탈리아, 스페인(비율이 높은 순) 등이 있다(<그림 3> 참고).

 

<그림 3> 자국 내 외국 유학생 비율

출처: UNESCO, Oxford Economics. British Councile, 2012: 6에서 재인용

 

50개 국가의 학생을 대상으로 한 유학 희망 국가 분석 결과에 따르면 호주가 희망 학생 증가율이 가장 높고, 그 다음이 영국, 미국, 캐나다, 스페인, 그리고 브라질 순이다.3 또 하나의 흐름은 국제학생교류가 서양에서 동양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초국가대학 프로그램을 통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제공됨에 따라 서양학생들의 동양 국가 대학과의 교류가 더욱 용이해짐에 따라 이러한 경향성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British Councile, 2012, 21).

 

 

3. 2020년 이후를 대비한 사립대학 구조개혁 지원 방향

 

이상에서 제시한 세계적인 고등교육 수요 증가 추세와 더불어 통일에 따른 고등교육 수요 증가도 고려해야 한다. 만일 통일이 된다면 2020년에는 300만을 넘어설 북한의 대학 취학연령 학생들의 교육 수요, 수명 연장과 재취업 증가에 따른 고등 교육 수요 또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할 때 대학진학 인구 감소에만 초점을 맞추어 기존의 사립대를 없애는 쪽으로가 아니라, 과거에 국가가 수출 기업에 했던 것처럼 우리 사립대학의 강점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도록 사립대를 지원하는 쪽으로 구조개혁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이 더 미래 지향적인 접근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우리나라 대학들의 해외 캠퍼스 설립을 허용한 최근의 정책은 비록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기는 하지만 방향은 타당한 것으로 판단된다. 대학 국제경쟁력 강화를 통한 교육수지 개선, 고급인력 취직난 완화, 미래 고급인력 국내 유치, 국가 균형발전을 위한 지방대학 활성화 등을 위해서라도 수세적인 구조개혁 정책뿐만 아니라 보다 공세적인 사립대학 구조개혁 지원 정책이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가. 유학생 유치 전략

 

(1) 해외 유학과 외국인 국내 유학 비교

 

외국 학생 유치를 위해서는 영국위원회가 한 것처럼 우리나라 외국 유학생 경향과 배경 특성 분석, 우리나라 중등학교나 대학교육에 대한 외국 학생들의 향후 수요 예측 등의 연구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경우는 해외로 나가는 유학생 비율이 높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외국학생 비율이 낮은 것이 문제이다. 해외 유학생 비율이 높은 나라들 중에서 소규모 국가들을 제외한 대부분 나라들은 외국학생 비율도 높은데 우리나라는 이러한 국가들에 비해 외국학생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다. 외국 유학생 1인당 국내 외국학생 비율을 보면 OECD 평균은 2.9인데 우리나라는 0.5이다. OECD 국가 중에서 이 비율이 우리나라보다 낮은 나라로는 아이스랜드(0.3), 멕시코(0.1), 슬로바키아(0.3), 터키(0.4)밖에 없다. 그 비율이 높은 나라에는 호주(19.9), 영국(14.9), 뉴질랜드(11.9), 미국(11.4), 남아프리카공화국(6.6), 스위스(4.9) 등이 있다. 일본은 그 비율이 3.9로 우리에 비해서 월등히 높다(<표 1> 참고).  따라서 세계화시대에 대학국제화 초점은 외국으로 유학 나가는 학생 비율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외국학생을 유치하는 것에 맞추어야 한다.

 

(2) 외국학생 유치 전략

 

외국 학생 유치는 단순히 교육수지 개선차원만이 아니라 국내대학의 국제화와 국제경쟁력제고, 그리고 국내대학생의 국제화 기여 차원에서도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세계 각국의 외국학생 유치 전략을 보면 결국은 인근 국가나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연관이 깊은 국가, 그리고 해외이민자 자녀 등을 유치하는 것이다.

 

최근 한류의 영향으로 우리나라로 유학 오기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급증하고 있다. 외국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은 언어 장벽이다. 고등교육기관에 외국학생을 유치하기 위한 대안적인 방법의 하나는 민간인에게 외국인 학생들을 유치할 조기유학생 특화 중고등학교 설립·운영을 허용하는 것이다. 베트남에서 활동 중인 교수에 따르면 베트남의 경제발전과 한류 영향으로 한국중고등학교로 자녀를 보내고 싶어 하는 베트남 사람이 급증하고 있는데 기존의 국내 중고등학교를 접촉하였지만 이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학교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중고등학교로 조기 유학오는 외국학생이 증가하면 이는 자연스럽게 우리나라 대학으로 진학하는 외국인 학생 증가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최근에는 학위과정 뿐만 아니라 여름학기 단기과정, 혹은 1년 정도의 학점교류를 희망하는 학생도 급증하고 있다. 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는 대학들은 주로 사립대학이다.

 

또 하나는 윈윈전략이다. 공동학위제, 협력학위제 등을 통해서 물론 이 경우는 자국 대학 보호 차원에서 그 득실을 명확히 따져야 한다. 외국 학생 유치 전략의 하나는 결국 인근 국가의 학생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인근 국가이면서도 세계적으로 유학생이 많은 중국학생을 비롯한 동남아국가 학생 유치를 위해 범국가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다. 특히 향후 유학생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 대해서도 높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표 1>에서 보듯이 우리나라는 국내 외국학생 중에서 인접국가 외국학생 비율이 77.6%로 일본(80.1%)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아서 우리나라가 외국 유학생 유치 국가를 보다 다양화화기 위해 노력해야 함을 잘 보여주고 있다.

 

<표 1> 세계 각국의 해외유학생 및 자국내 외국학생 비율(2011)

참고: OECD국가와 G20 국가를 제외한 다른 나라는  2010년 자료임

1. 인접국가란 육지나 바다로 인접한 국가를 의미함
2. 2010년 자료
3. 자국학생은 전체 고등교육학생수에서 국제학생이 아니라 외국학생을 제외한 것
출처:OECD; CIA World Factbook 2012. OECD(2013): 323(표 C4.5)을 토대로 재구성

 

나. 사립대 유형 다원화

 

사립대학 발전계획을 수립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립대학에 대한 일원적인 규제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이다. 그동안 제시되어왔던 의견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박남기 외(1995)는 공유형사학과 사유형사학으로 나누어 공유형 사학에 대해서는 규제를 대폭 완화할 것을 주장하였다. 변기용(2009: 159)이 제안한 안도 비슷하다. 자율규제력이 있는 건실한 대학(평가인증을 통해 자율역량을 인정받은 대학)에 대해서는 일정기간 동안 전폭적 자율성을 보장하고 부실한 대학만 국가가 지도와 감독을 하는 규제 이원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참여정부의 교육혁신위원회(한만길·목영해 외, 2007: 44)는 교육여건 우수대학에 대해서는 정원 자율화 유지, 위기에 처한 대학에 대해서는 계획적인 대응이라는 이원 정책을 제안하였다. 이보경(2015)은 정부지원형 사립대학과 자율형 사립대학으로 나누고 있다. 정부 지원형은 정부가 과감하게 재정지원을 확대하는 대신 책무성을 묻는 대학을 의미하고, 자율형은 정부 재정지원을 받지 않는 대신 정원, 등록금, 학생선발 등 획기적인 자율권을 부여받는 대학을 의미한다.

 

사립대학을 이원화하여 규제하는 것은 환경규제 대상 기업을 ‘우호적 협력’ 관계의 기업과 ‘대치적 감시’ 대상 기업의 두 그룹 두 개의 그룹으로 나누어 차별적으로 규제하는 방안과 유사하다. 이 방안에서 각 기업은 전 단계의 실적에 따라 다른 그룹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Harrington, 1988. 김금수, 2009: 91에서 재인용).

 

현재 사립대학은 사학법 하나에 의하여 유사한 규제를 받고 있다. 그러다보니 일부 사학의 문제가 드러나면 그로 인해 나머지 사학에 대한 규제까지 심해지는 문제가 생겨나고 있다. 따라서 규제의 정도와 재정지원 정도에 따라 사학을 최소 두 가지에서 다섯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거기에 적합하게 규제를 하고 필요한 재정지원을 하는 것이 사학발전을 위해 바람직할 것이다.

 

1) 자립형 사립대학

 

자립대학(자립형 사립대학)은 정부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지 않는 대신 정원, 등록금, 학생 선발에 대해 자율권을 보장받는 대학을 의미한다. 기존의 자사고와 유사한 형태의 대학이다. 자율대학과 마찬가지로 자립대학도 충족시켜야 할 요건을 명확히 하고, 이를 기준으로 3-5년 단위로 평가하여 자립대학 지위 유지 여부를 결정한다. 자립대학은 정부로부터의 재정지원 정도에 따라 학생장학금을 제외하고는 어떠한 지원도 받지 않는 순수자립대학과 대학 재정지원 사업비 등은 신청하여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자립대학의 두 가지 형태로 나누어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규제 이원화를 통해 자립형사립대학은 학생모집, 등록금 간접 통제를 포함한 각종 규제를 대폭 완화시켜주면 된다.

 

2) 세계수준 사립대학

 

자립형사립대학 중에서 자체 재정확보 수준, 교육여건, 국제화 지표 등등에서 세계 수준의 대학으로 인정받을만한 사립대학은 ‘세계수준사립대학’으로 지정하고 이 대학들에 대해서는 규제 완화와 함께 수출기업에 대한 국가 지원과 같은 맥락의 고등교육 수출을 지원하는 정책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대학들은 외국 학생 유치나 해외로 나가고자 하는 우리 학생을 국내로 유치하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이다. 필요한 국제 경쟁에서 우수한 사립대학이 제 기량을 발휘할 수가 없었다. 이러한 문제를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자립형사립대학’으로 지정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지원 대신 이 대학의 국내 학생 정원은 현재의 2/3 정도로 줄이고 그 자리를 외국 학생으로 채우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되면 명문 사립대학 국내 정원 감축분이 다른 대학으로 돌려지기 때문에 비수도권대학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부모 소득 때문에 유능한 학생이 그러한 사립대학에 진학하지 못하는 상황은 최소화하도록 하는 보완 정책과 대입경쟁 심화 등의 부작용에 대한 대응책은 당연히 함께 마련해야 할 것이다.

 

대학 국제경쟁력 강화를 통한 교육수지 개선과 학문의 기반 확보를 위해서라도 사립대학 정책 이원화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그러면 이 사립대학들은 세계 다른 나라의 대학과 충분히 어깨를 겨룰 수 있을 것이다.

 

3) 자율대학

 

규제 범위만 가지고 사립대학을 구분할 경우 자율대학과 일반사립대학으로 구분할 수 있다. 자율대학은 자율대학 평가지표에 부합한 대학으로서 운영 절차 공개, 운영결과 책임 등 공공성 확보에 필요한 최소한의 규제를 제외하고는 모든 것은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대학을 의미한다. 하지만 국가로부터 재정지원을 받는 부분에 대해서는 책무성 확보에 필요한 규제나 평가를 받게 되기 때문에 자립대학보다는 상대적으로 더 많은 정부의 규제를 받게 될 것이다. 자율형으로 지정받기 위해서는 국가가 제시한 조건을 충족시켜야 하며, 매 3-5년 주기로 기준 충족 여부, 자율대학으로서의 약속 이행 등을 평가하여 자율형 대학으로서의 지위 유지 여부를 결정한다.

 

4) 공유형(준공립형) 사립대학

 

공유형(준공립형) 사립대학은 공립대학과 거의 비슷하게 운영비의 일부까지 지원받는 대신 거의 공립대학 수준으로 국가의 규제를 받는 사립대학을 의미한다. 사립대학 정책과 관련하여 국가가 먼저 결정해야 할 것은 우리나라 대학 중 사립대학 재학생 비율을 지금처럼 높게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낮출 것인가에 관한 것이다. 준공립형 사립대학 아이디어는 고등교육세계화 방안의 일환으로 1995년에 이미 제안되었다(박남기 외, 1995: 60-62). 우리나라 인천대학교와 대만 국립근익과기대학(國立勤益科技大學)은 사학에서 출발하여 국립(법인)대학이 되었다, 건실한 사립대학재단이 희망하고 국가가 타당하다고 여길 경우에는 대만 국립근익과기대학(國立勤益科技大學)처럼 설립자의 설립이념을 존중하고 설립자를 기리는 등의 유인을 주어 아예 국립대학으로 전환시키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 사립대학의 비중이 너무 높은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권장할만한 방안이다.

 

이와 달리 미국 피츠버그대학은 준주립형사립대학이다. 1700년대에 설립된 유서 깊은 사립대학이었는데 1950년대에 대학이 파산하게 되자 그 존치 필요성을 인정한 주정부와 대학이사회가 다른 주립대학들처럼 펜실베니아 주 출신 학생들의 등록금은 절반을 대주는 조건(in state tuition)으로 이사의 절반을 주정부가 파견하는데 합의하였다. 만일 국공립대 재학생 비율을 높이고자 한다면 사립대학의 신청을 받아서 그 존치 필요성이 인정되는 의미있는 대학은 준공립형 사립대학으로 바꾸는 방안을 고려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사립중학교 중에는 설립자가 중학교 운영을 지방자치단체에 넘김으로써 아예 공립중학교로 전환된 사례들도 있다. 준공립형 사립대학 운영방식, 정부지원 범위와 조건 등에 대해서는 사회적 논의를 필요로 한다. 이 제도는 대학구성원들의 저항도 적을 것이고, 대학설립자의 숭고한 뜻도 상당부분 이어질 수 있게 하는 강점이 있다.

 

5) 규제형 대학

 

규제형 대학은 지원은 별로 받지 못하면서 국가로부터 다양한 행정 규제를 받는 현재 형태의 사립대학을 의미한다.

 

다. 전문대 산업대 발전 방안 별도 마련

 

중견 직업인을 양성하는 전문대의 비중, 특히 공립 전문대의 비중 및 지원방안에 대한 명확한 안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공립 전문대생은 단 2%로 미국(78%)이나 OECD 평균(59%)에 비해서도 너무 낮다. 차제에 사립전문대 중에서 발전 가능성이 있고, 재단이 희망하는 경우 국가가 대학운영의 절반을 책임지는 공유형 사립전문대학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반값등록금 정책의 방향도 전문대학생이나 산업대학생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쪽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라. 한계대학 폐쇄 후 잔여 재산 처리 방향

 

19대 국회에서 폐기된 대학구조개혁법은 설립자에게 출연 재산을 돌려줘 한계대학이 스스로 문 닫을 수 있게 유도하겠다는 조항 때문에 대학구성원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이 조항은 사립학교 설립은 재산의 사회적 환원이라는 본래 취지와 달리 사립대학 설립자(혹은 그 후손)들이 대학설립을 상당부분 투자(사유재산)라고 생각했던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만일 일부 사립대학이 더 이상 학생을 모집하기 어려워 스스로 문을 닫고자 할 경우 설립자(또는 그 후손)뿐만 아니라 대학교직원들의 생활 보장에 남은 재산의 일정부분을 활용하도록 허용한다면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더 쉬울 것으로 보인다.

 

 

참고문헌

 

김금수(2009). 환경규제의 자율적 접근. 연구논단, 83-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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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칼럼은 필자의 고유의견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의 공식견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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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1.  학부학생수의 경우에는 일반대학 2,113,293명 중 1,628,497명(77.1%), 전문대학 720,466명 중 706,138명(98.0%), 전체 2,894,405명 중 2,334,635명(80.1%)을 차지하고 있다. 대학 숫자로는 일반대학은 189개 중 154개(81.5%), 전문대학은 138개 중 129개(93.5%)를 차지하고 있다(교육통계연보).
  2. 이하 내용은 영국위원회(British Councile, 2012)의 ‘미래 변화: 2020년까지의 고등교육 국제적 추세와 새로운 기회’를 토대로 작성한 것임.
  3. 영국문화원이 조사한 것이어서 영국에 대한 선호도가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오고, 영연방이었던 호주에 대한 선호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왔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광주교육대학교 교수 박남기

서울대 사범대 국어교육과, 동대학원 교육학과 교육행정학(석사), 미국 피츠버그대학교 교육행정 정책학과(박사)를 졸업하였다. 1993년부터 광주교대에 근무하면서 학급경영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한국교육행정학회장을 역임 중이다. 광주교대 총장을 역임(교대총장협의회의장직 수행)하면서 초등교원양성교육 개혁을 위해 노력하였다. 저서로는 교육전쟁론, 교사는 어떻게 성장하는가 등 10여권이 있고, 100여 편의 논문을 집필하였다. 한국교육 경험을 통해 세계교육 발전을 위해 노력한 결과 마르퀴스 후즈 후 인더월드와 영국 캠브리지 국제인명사전(IBC) 두 곳에 등재되었다. 블로그 <그들이 말하지 않은 우리교육 이야기>(http://ngpark60.blog.me/) 운영 등을 통해 한국교육을 새로운 시각에서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아울러 제자들과 함께 <교육나눔운동본부>를 설립하여 소외계층 자녀 교육을 위해서도 헌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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