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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바꾸는 사람들은 전 능률교육 대표 이찬승 선생님이 주축이 되어 교육개혁 연구와 실천운동을 하는 공익단체(NPO)입니다.

학교교육 혁신(6) –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평가하기 위한 기준질문 10(Revised)

#185 이찬승, 교육을바꾸는사람들 대표 2016.01.20

목차
1. 시작말
2. 인성교육 프로그램 검토를 위한 10가지 핵심 질문
1) 인성교육 계획이 낡은 개념, 낡은 패러다임에 근거하고 있지는 않은가?
2) 인성교육의 목적(for what)이 건강하고 대상(for whom)이 바른가?
3) 인성문제의 원인 분석은 충실한가?
4) 인성교육은 어떤 원리(principle)를 바탕으로 하는가?
5) 인성교육의 비전, 핵심가치, 목표는 제대로 설정되었는가?
6) 인성교육의 평가방법과 평가지표는 개발되어 있는가?
7) 인성교육의 실행계획은 통합적이며 추진 리더십 구성은 적절한가?
8) 교사의 전문성 개발 계획은 충실하고 타당한가?
9) 추진 방식이 하향식인가, 상향식인가?
10) 가정과 소통하며 협력을 이끌어낼 구체적인 대안을 가지고 있는가?
3. 맺음말

 

 

1. 시작말

 

요즘 각 교육청들은 금년도 인성교육 계획을 수립하느라 분주하다. 인성교육은 개인의 생존, 행복한 삶을 위해 꼭 필요한 교육이다. 나아가 인류 공영을 위해서도 인성교육은 학교교육의 핵심 내용이 되어야 한다. “인성이 힘이다”란 말도 있다. 정말 그렇다. 인성교육의 종주국에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일기 시작했다. 인성교육과 학력신장은 별개가 아닌 것이 밝혀졌다. “현명해지는 일과 선해지는 일(smart and good)”은 동시에 추구되어야 할 인성교육의 두 가지 목적이다. 이는 인성교육 추진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 중앙정부, 국책연구기관, 전국의 시도교육청은 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유감스럽게도 어느 나라나 인성교육의 효과는 거의 없거나 매우 미미하다. 인성문제를 일으킨 환경적 요인들은 그대로 두고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허술한 실행, 주입식에 가까운 낡은 교수법의 문제, 잘못된 전략의 채택 등이 인성교육의 주요 실패요인이다. 인성교육을 법제화까지 했다. 그 결과가 매우 우려스럽다. 급한 마음에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평가하고 성공·실패를 예측할 수 있는 10가지 질문을 마련해 보았다. 이것이 인성교육의 성공 확률을 높이는데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한다.

 

 

2. 인성교육 프로그램 검토를 위한 10가지 핵심 질문

 

기존의 인성교육 계획을 아래와 같은 10가지 핵심 질문 중심으로 시행계획을 검토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표 1> 인성교육 프로그램 검토를 위한 10가지 질문


1) 인성교육 계획이 낡은 개념, 낡은 패러다임에 근거하고 있지는 않은가?
2) 인성교육의 목적(for what)이 건강하고 대상(for whom)이 바른가?
3) 인성문제의 원인 분석은 충실한가?
4) 인성교육은 어떤 가치(value)와 원리(principle)를 바탕으로 하는가?
5) 인성교육의 비전, 목표(target), 성취기준(standards, learning outcome)은 제대로 개발되었는가?
6) 인성교육의 평가방법과 평가지표는 충실히 개발되어 있는가?
7) 인성교육의 실행계획은 구체적이고 통합적이며 추진 리더십 구성은 적절한가?
8) 교사의 전문성 개발 계획은 접근이 바른가?
9) 추진 방식이 하향식인가, 상향식인가?
10) 가정과 소통하며 협력을 이끌어낼 구체적인 대안을 가지고 있는가?


 

1) 인성교육 계획이 낡은 개념, 낡은 패러다임에 근거하고 있지는 않은가?

 

21세기 들어 인성교육에 관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일기 시작했다. 진원지는 인성교육의 역사가 매우 긴 미국이다. 인성 분야 세계적인 연구 및 연수 기관인 CEP(Character Education Partnership: character.org)가 2008년 인성교육을 “인간의 탁월성 추구(human excellence)”로 재정의 하고 인성교육은 ‘도적적 인성(moral character)’과 ‘수행적 인성(performance character)’으로 구성된다는 결의안을 통과시킨다. 이는 Berkowitz and Bier(2005)의 연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들은 인성교육에 관한 100건이 넘는 연구들을 분석한 후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린다.

 

(1) 인성교육은 인성발달을 촉진시킬 수 있다(그동안 인성교육의 회의론에 대한 반대 주장).
(2) 인성교육은 학업성취도 향상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다.
(3) 인성교육은 성적인 문제행위, 문제해결능력, 인간관계와 학교에 대한 믿음 등 사회심리적 결과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끼친다.

 

21세기 들어 인성과 인지적 학습 간의 관계에 대한 연구들이 더욱 활발해졌다. 이를 통해 인성교육은 이제 아동들이 착하고, 친절하며 정직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물론 힘든 일을 참고 견디며 열심히 노력하고, 자신의 재능을 발달시키고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것도 포함한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도덕적 인성과 수행적 인성은 상호 시너지를 내면서 발달한다. “Smart and Good Schools(2007)”라는 관련 연구 보고서는 인성교육의 이런 새로운 패러다임에 따라 다음의 8가지 요소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표 2> 인성교육이 지향해야 할 8가지 목표


① 비판적 사고능력 ② 근면하고 역량 있는 수행자 ③ 사회성·감성 역량 ④ 윤리적으로 사고하는 능력 ⑤ 존경받을 수 있고 책임 있는 도덕적 행위를 능동적으로 행하고 조절하는 사람 ⑥ 스스로에게 엄격한 원칙을 적용하는 능력 ⑦ 민주적 시민의식 ⑧ 영적인 건강


 

이렇게 인성교육의 정의와 목표가 달라지면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 역시 달라져야 한다. ‘도덕적 인성과 수행적 인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인성교육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아래 4가지 핵심에 민감할 필요가 있다.

 

<표 3> 인성교육의 실행에서 관심을 두어야 할 4가지 핵심사항


① 스스로 학습(자가 진단과 평가, 목표 설정)
② 타인으로부터 배우기(타인을 모범적 사례와 잘못된 사례로부터 배우기)
③ 자신의 수행을 공개하기(자신의 목표와 학습 내용을 공개하기)
④ 지원하고 문제도 제기하는 공동체(최상의 학업성취와 윤리적 행위를 기대하며 높은 성취기준에 대한 책무성을 부여)


 

인성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교사에게 적용하면 끊임없이 연구하고 잘 가르치는 교사가 좋은 인성교육자가 될 수 있다. 거꾸로 인성이 좋은 교사는 끊임없이 연구하고 아동을 몰입시키며 잘 가르치는 교사인 것이다. 학습에서 탁월성을 추구하는 것과 윤리적 행동을 추구하는 것은 서로 다른 것이 아니며, 이 두 가지는 통합적이고 상호 보완적으로 발달한다.

 

전통적인 인성교육은 ‘선한(good)’ 사람이 되도록 돕는 일에 초점을 두었지만 이제는 ‘현명한(smart)’ 사람이 되도록 돕는 일도 인성교육에서 똑같이 중요하다. 이를 다르게 해석하면 학교가 현재처럼 공부 잘하는 학생 위주로 관심과 노력을 집중적으로 기울이지 않고 공부 못하는 아동들에게 더 신경을 써서 모두를 자신의 잠재력만큼 키워주려고 노력할 때 학교폭력도 줄고 인성교육도 성공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이런 점을 고려해서 인성교육 계획도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인성교육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반영하는 일이 매우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이런 새로운 패러다임을 잘 반영해 인성교육의 개념을 잘 정리한 것을 소개하고자 한다. 미국의 대표적인 인성교육 기관(character.org)의 사이트를 열면 인성교육에 대한 아래의 정의가 나온다. 그리 거창하지 않다.

 

“훌륭한 인성교육은 그냥 좋은 교육이다. 좋은 교육은 문제행동을 해결하고 학업성취도를 높인다.”

이상의 정의는 인성교육의 개념을 가장 잘 정리한 것이라 생각된다. 이 사이트에서는 ‘인성교육이란 무엇인가?’란 질문과 함께 그 질문의 답을 아래와 같이 제시하고 있다. 참고할 만하다.

 

▶ 인성교육이란 무엇인가?

 

인성교육 종합 계획은 학교문화를 긍정적으로 바꾸는 문제를 포함해서 교육에서 풀기 어려운 많은 문제들을 다룬다. 전국의 인성교육 우수학교들이 보여주듯이 어떤 학교 환경에서도 인성교육은 효과를 낼 수 있다. 다양한 종류의 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들은 학교 문화를 전면적으로 바꾸고, 문제행동의 발생 빈도를 줄일 수 있다. 또, 모든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높이며, 글로벌 시민의식을 키우고 교사들은 직업 만족도를 높이며 교사들의 이탈을 줄일 수 있다.
http://character.org/key-topics/what-is-character-education/

 

이렇게 좋은 인성교육은 그냥 지금까지 해오던 학교교육을 제대로 하는 것이다. 좋은 인성교육이 문제행동을 줄이는 데만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시민의식을 높이고, 학업성취도를 높이며, 교사 직업만족도를 높이는 것이란 정의는 매우 간명하고 탁월하다.

 

한국도 인성교육과 시민교육을 연계시킬 것을 제안한다. 인성교육은 개인의 수준, 공동체 수준, 사회 수준이 있고 사회수준의 인성교육이 바로 시민교육이다. 이렇게 인성교육과 시민교육은 맞닿아 있는 것이다. 많은 나라들은 인성교육과 시민교육을 함께 다룬다.

 

<표 4> 인성교육과 시민교육과의 관계


https://education.alberta.ca/media/142774/the_heart_of_the_matter_character_education_and_citizenship_in_alberta_schools.pdf

 

2) 인성교육의 목적(for what)이 건강하고 대상(for whom)이 바른가?

 

인성교육이 왜 최근에 법제화까지 하면서 갑자기 강조가 되었을까? 무엇보다도 학교폭력이 심화되면서 인성교육의 필요성이 더 커졌고,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인성교육법이 법제화되기에 이르렀다. 솔직히 이런 두 가지 배경은 그리 건강하지 않다. 학교교실이 무너지기 전에 평소 인성교육을 제대로 했어야 했다. 세월호 참사와 인성교육을 긴밀히 연계시키는 것은 타당성이 부족하다. 이상과 같은 목적으로 인성교육이 갑자기 더 강조된다면 이런 인성교육은 통상적인 도구적 목적을 넘는다. 인성 발달(character development)을 위한 교육은 그 자체로서 가치 있는 것이며 인성교육 본연의 목적이 강조되어야 한다. 자신과 타인을 존중하는 일, 사람들과의 관계를 잘 맺고 유지하는 것, 자기 절제나 조절력을 키우는 것, 민주시민으로 살아가는 자질을 키우는 것, 지루한 것도 참을 줄 아는 것, 목표를 세우고 이를 끈기 있게 추진하는 것, 학업성취도를 높이는 것 등 이런 모든 것들이 인성교육의 순수하고 본질적인 목표다.  어른을 위한 도구적 인성교육은 아동·청소년들을 수단화하는 것이어서 반발을 살 수 있으며 인성교육의 순수한 목적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 ‘인성교육의 목적’이 건전하고 건강하게 자리잡아갔으면 한다.

 

또한, 최근 인성교육법까지 제정하면서 인성교육을 강화하는 것은 ‘누구를 위해서 하려는 것인가?’란 질문을 떠올리게 한다. 교사를 위해서? 부모를 위해서? 사회 일반 어른들을 위해서? 국가를 위해서?  이런 질문을 떠올리는 게 이상하기는 하다. 인성교육은 그 자체로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고 그 자체로서 가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질문을 떠올리는 이유가 있다. 혹시 ‘아동 청소년을 대하는 어른들이 너무 힘들기 때문은 아닐까?’, 또 ‘체벌을 금지한 이후 아이들의 생활지도를 할 수단이 마땅하지 않아 인성교육이 다급해진 것은 아닐까?’란 의문이 든다. 이런 추정이 일부라도 맞다면 이런 배경으로 하는 인성교육은 건강하지 않다. 관련 연구에 의하면 초등학교 고학년이면 이미 위선적인 교육을 구분할 수 있다고 한다. 부모와 교사를 포함해서 어른들이 먼저 좋은 인성의 모범이 되어 줄 때만 어른들이 지도하는 인성교육에 냉소를 보내지 않고 진정성 있게 받아들인다는 뜻이 된다.

 

인성교육의 대상은 누구여야 할까? 아동,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인성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바람직하고 타당하다. 하지만 아동들의 인성은 주변 환경을 통해 발현되는 측면이 크다는 측면을 고려하면 인성교육의 대상은 사회 전체가 되는 것이 타당하다. 어른들이 바람직한 인성의 본보기를 보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렇다면 인성교육은 학생만 대상으로 할 것이 아니라 부모, 교사, 그리고 일반 사회인도 인성교육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도 한국 대부분의 인성교육은 학생을 대상으로 삼고 학생의 변화에만 초점을 두고 있다. 이런 인성교육은 기대하는 효과를 내기 어렵다. 인성교육의 주 대상으로 어른들은 빠지고 학생들만 되는 것은 심각히 재고되어야 한다.

 

3) 인성문제의 원인 분석은 충실한가?

 

어떤 문제이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진단이 충실해야 한다. 21세기 아동들의 인성에 문제가 심각해진 이유는 무엇일까?

 

영국의 황실연구소(Royal Institution of Great Britain) 전 소장이었던 Susan Greenfield (2008)는 미래 학교에 대해 아래와 같이 예측한 바 있으며 그 예측은 정확했다.


• 분석적 사고보다는 상황설명적(episodical) 사고 증가
• 성찰적이기보다는 반응적/반사적 언행 증가
• 주의 집중가능 시간 짧아짐
• 문자언어보다 비주얼 자료로 소통
• 학습부진아 증가
• 충동 및 감정 통제능력 저하)


 

또한, 디지털 치매(만프레드 슈피처, 2013)란 책에서는 평생에 걸친 뇌의 형성에 대해 다음과 같은 도표로 설명하고 있다.

 

[그림 1] 평생에 걸친 뇌의 형성(한겨례 신문 2013-4-6)

인성문제의 발생 원인은 수없이 많다. 그 중에서 필자는 아동청소년들의 뇌의 변화에 주목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아동의 모든 생각과 판단, 언행은 뇌가 결정한다. 인성교육의 성패도 뇌의 변화와 관련된다. 그래서 앞으로 인성교육은 아동의 이런 뇌를 어떻게 친사회적으로 바꿀 수 있을까의 문제로 귀착될 수 있다. 따라서 모든 인성교육은 뇌의 변화 원리를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계획될 필요가 있다. 핀란드, 캐나다 등에서는 인지과학적 지식이 교사의 필수 상식이 된지 오래다. 위에 인용한 두 가지 내용은 인성교육의 방향과 방법에 대해 많은 시사점을 준다.

 

인성문제의 원인을 개인에게서 찾는 대신 환경에서 찾아야 한다. 좋은 인성발달을 위해서는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다. 인성교육이 실패하는 가장 큰 요인의 하나가 바로 잘못된 접근에 있다. 학교문화를 바꾸지 않고, 또 학교가 모든 아동을 배려하는 공정한 교육을 게을리 하면서 인성교육을 강화하는 것은 위선이고 모순이다. 인성문제의 원인 진단을 잘못하고 있는 것이다. 인성교육의 첫걸음은 입시를 향한 경쟁 중심 교육을 개선하고 공부 잘하는 아이들에게 더 관심을 두고 못하는 아이들을 차별하고 무시하는 비교육적 학교문화를 바꾸는 일이 되었으면 좋겠다.

 

어른이 변하고 사회와 제도가 함께 변해야 인성교육에 성공할 수 있다. 아동·청소년만 대상으로 삼는 인성교육은 원인 진단을 잘못한 것이며 이런 인성교육은 기대하는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인성문제의 발생 원인을 좀 더 정밀히 조사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학생들에게 물어보라. 제도와 교사 얘기를 많이 할 것이다.

 

4) 인성교육은 어떤 원리(principle)를 바탕으로 하는가?

 

인성교육진흥법 제2조에는 ‘(핵심 가치·덕목) 인성교육의 목표가 되는 것으로 예(禮), 효(孝), 정직, 책임, 존중, 배려, 소통, 협동 등의 마음가짐이나 사람됨과 관련되는 핵심적인 가치 또는 덕목’처럼 핵심 가치와 덕목을 나열하고 있다. 이런 덕목이 어떤 방법으로 도출되었는지에 대한 정보가 없다. 수요조사를 제대로 해서 우선순위를 고려해 선정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인성교육이 효과를 거두려면 목적과 목표의 일치는 가장 기본적인 것이다.

 

인성교육은 어떤 가치와 원리를 바탕으로 해야 하는가? 세계 주요국의 인성교육 연구나 계획서를 보면 대개 가치와 함께 원리를 자세히 서술하고 있다. 가치와 원리 설정이 매우 중요한 것은 이것이 인성교육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의사결정을 할 때 의사결정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원칙의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표 5> 인성교육의 추진 원칙 예


① 인성교육의 일차 책임은 부모와 가족에게 있다.
② 인성교육은 공동체 구성원 전체가 책임을 공유하며 파트너십을 통해 추진한다.
③ 인성교육의 기획 과정에 학생을 참여시킨다.
④ 인성교육은 자기이해, 인식, 성찰 등을 중시한다.
⑤ 다문화 사회 구성원들의 신념, 가치, 문화를 존중한다.
⑥ 인성교육은 시민성 교육, 인지적 학습과 연계시켜 추진한다(☞ 인성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 참조).
⑦ 학생-부모&지역사회 일반인, 학생-교사, 학생-학생 간에 상호 존중하는 건강한 관계 구축을 인성교육의 가장 중요한 기반으로 삼는다.
⑧ 인성교육은 개인 차원, 공동체 차원, 국가 및 세계 차원을 균형 있게 다룬다.
⑨ 인성은 주위 환경과 경험에 따라 발현되는 것이므로 주입식으로 교육하지 않는다.
⑩ 학생의 결핍을 문제로 보고 학생을 변화시키려 하기보다는 환경, 시스템, 스킬 부족을 문제로 보고 교육과정, 교수법, 학교문화 등의 시스템과 환경을 우선적으로 개선한다.


 

이상의 10가지 중에서 ①②는 매우 중요하다. 인성교육의 책임을 학교에만 지우는 것은 타당하지 않으며 학교 혼자서 하는 인성교육은 성공할 수 없다. 학교는 파트너십의 중심일 뿐이다. ⑥번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지적 학습과 인성교육의 관련성에 대한 최근의 연구를 반영한 것이다. ⑦은 인성교육의 핵심 성공 요인의 하나다. 이것이 선행되지 않는 인성교육은 성공할 수 없다. ⑨⑩도 유념해야 할 매우 중요한 요소다. 이를 위해서 중앙정부나 각 교육청은 가장 먼저 학생, 교사, 부모가 비폭력대화기법을 교육받을 수 있도록 그 기회를 우선적으로 제공할 것을 제안한다.

 

인성교육의 역사가 긴 미국은 어떤 원칙을 가지고 인성교육을 실행할까? 인성교육의 경험과 연구가 풍부한 미국은 인성교육의 표준을 만들기 위해 전문 연구·훈련 기관인 CEP(Character Education Partnership)가 아래와 같이 11개의 원칙을 세웠다. 표준을 설정할 때 및 평가 지표를 개발할 때 참고할 만하다. 1995년에 만들어진 것을 최근 인성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반영한 개정된 버전이다.

 

<표 6> 효과적인 인성교육의 11가지 원칙


1. 학교는 인성교육의 기반(foundation)으로서 핵심적인 윤리적 가치(ethical values)와 수행 가치(performance values)를 장려한다.
2. 학교는 인성이 사고(thinking), 정서(feeling), 실행(doing)까지 포함하도록 종합적으로 접근한다.
3. 학교는 인성발달을 위해 종합적, 의도적 대책을 사전에 대비하고 강구하는 접근을 한다.
4. 학교는 서로 배려하는(caring) 공동체가 된다.
5. 학생들이 도덕적, 윤리적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6. 학교는 모든 학생들을 존중하고, 학생들의 인격 발달에 도움이 되며, 그들의 성공을 돕는 의미 있고 도전적인 학업 교육과정을 제공한다.
7. 학교는 학생들이 윤리적으로 옳은 판단을 따르려는 강한 내적 동기를 유발한다.
8. 모든 교직원들은 인성교육의 책임을 공동으로 지며 학생들을 바르게 이끌 핵심가치를 철저히 지키는 윤리적 학습공동체가 된다.
9. 학교는 인성교육의 성공을 위해 리더십을 공유하고 장기적으로 지원한다.
10. 학교는 인성 함양의 노력으로 가정과 지역사회를 파트너로 참여시킨다.
11. 학교는 문화와 분위기, 인성교육자로서의 교직원들의 역할 수행, 학생들의 인성이 함양된 정도 등을 정기적으로 평가한다.

http://character.org/more-resources/11-principles/


 

다음은 세계의 대표적 인성교육 연구연수 기관인 CEP가 제안하는 인성교육의 성공을 위한 원리 12가지다. 모든 교육청과 학교들이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표 7> 인성교육의 성공 원리 12(Character Education by Design, 2007)


<원리1> 학교 교직원들이 인성의 모델이 된다.
<원리2> 모든 이해당사자들을 대표하는 인성교육위원회가 학교 인성교육을 이끈다.
<원리3> 인성교육 계획은 학교개선계획의 필수적인 요소다.
<원리4> 인성교육의 핵심은 관계 개선이다.
<원리5> 인성교육은 교육과정과 연계 시킨다; 모든 교과교사는 “인성교육에 절호의 순간(teachable moments)”을 놓치지 않고 활용한다.
<원리6> 인성교육 노력은 학교 운영 전 과정을 통해 시각화 되도록 한다(예: 인성교육 원칙과 철학 게시).
<원리7> 아침 조회 시간을 통해 인성교육의 실천을 다짐한다. 이를 위해 교직원과 학생들이 서로 서로의 사회성, 감성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서로 존중하는 문화를 강화한다.
<원리8> 좋은 인성에 대한 인용문 등을 통해 하루를 성찰하고 매일 아침을 새로운 인성 실천을 다짐하면서 시작한다.
<원리9> 좋은 인성발달을 위해 학교 안에서의 노력을 넘어 부모, 가정, 기업, 지역사회까지 인성교육 파트너십을 구축한다.
<원리10> 좋은 인성을 실천한 사례를 정기적으로 칭찬하고 축하하는 행사를 한다.
<원리11> 효과적인 인성발달을 위해서 아동의 긍정적인 행동을 강화하고 지원하는 접근을 한다.
<원리12> 봉사를 통한 학습과 성찰을 인성교육의 주요 내용으로 삼는다.


 

5) 인성교육의 비전, 핵심가치, 목표는 제대로 설정되었는가?

 

인성교육 계획은 인성교육의 수요조사, 미래사회 조망, 사명(mission), 핵심가치(core values), 비전, 목표(target), 성취기준(standards, learning outcome) 등으로부터 시작된다.

 

비전은 개인이나 단체가 바라는 바람직한 미래상이다. 그래서 비전을 제대로 설정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비전은 영감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매력적이고 차별적인 표현일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가슴을 울리고 실행가능성도 높아진다. 그리고 비전 프레임에 핵심가치를 명시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핵심가치가 없다는 것은 이는 향후 인성교육 관련해서 각종 의사결정을 할 때 기준이 없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핵심가치의 설정은 매우 중요하고 비전 개발보다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비전이 설정되고 나면 그 다음 순서는 목표를 설정하는 일이다. 인성교육에서의 교육의 목표 설정은 성취기준을 의미한다. 성취기준은 비전과 연계시켜 개발되어야 한다. 그래야 성취기준 달성이 비전의 달성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싱가포르의 인성교육 목표를 예로 제시해 보겠다. LO1~LO4는 사회성·감성 역량에 관한 것이고, LO5~LO8은 21세기 시민이 갖출 덕목과 역량이다.

 

<표 8> 싱가포르의 인성 및 시민성 교육의 성과목표(LO)


LO1. 자기를 잘 알고(self-awareness) 자기관리 스킬을 적용하여 개인의 웰빙 상태를 유지하며 효과성(effectiveness)을 발휘한다.
LO2. 도덕적 원칙을 지키며 정직성, 진정성을 가지고 행동하며 책임 있는 결정을 내린다.
LO3. 상호존중을 바탕으로 사회적 관계에 대한 인식능력(social awareness)을 갖추고 대인관계 역량을 개발해 타인과 긍정적 관계를 만들고 유지한다.
LO4. 어려움을 딛고 일어날 수 있으며 도전적인 상황을 기회로 전환할 줄 안다.
LO5. 국가 정체성에 자부심을 가지며 소속감을 가지고 국가 발전에 헌신한다.
LO6. 싱가포르의 사회문화적인 다양성을 가치있게 생각하며 사회적 통합과 조화를 촉진시키는 데 기여한다.
LO7. 타인을 배려하고 지역사회와 국가의 발전에 활발히 참여하고 기여한다.
LO8. 지역사회, 국가, 세계가 마주하고 있는 이슈들에 대해 관련 지식과 정보를 갖추고 책임 있게 반응하고 숙고한다.

http://www.moe.gov.sg/education/syllabuses/character-citizenship-education/files/2014-character-citizenship-education-secondary.pdf


 

위 싱가포르의 인성교육 목표처럼 그것이 구체적이어야 한다. 그래야 실행계획, 평가도, 질관리도 긴밀히 연계되며 운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교육청들은 인성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반영하여 비전, 목표가 학업의 성취와 연계될 수 있고 이 두 가지가 잘 정합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목표에는 일반목표와 전략적 목표가 있다. 전략적 목표를 강조하여 구성할 필요가 있다.

 

6) 인성교육의 평가방법과 평가지표는 개발되어 있는가?

 

인성교육의 구체적인 성취 목표(LO)가 있어야 평가를 하고 지표도 개발할 수 있게 된다. 각 시도교육청의 시행계획도 성취목표부터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가지표는 정량평가와 정성평가 둘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지식에 대한 것은 정량평가로 나머지 스킬, 가치, 태도 등은 관찰 등을 통해 정성평가로 자기평가, 동료평가, 교사평가, 가족평가, 지역사회 평가 등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성취기준/수준은 아래와 같은 표를 상상해볼 수 있을 것이다. 학생과 교사가 동료평가에 활용해보면 좋을 것이다.

 

<표 9> 인성교육 성취기준/수준 표 예시

인성교육의 평가는 ‘<표 6> 효과적인 인성교육의 11가지 원칙’에도 언급하고 있듯이 다음 3가지를 포함시키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학교 문화와 분위기
-인성교육자로서의 교직원의 역할
-학생 인성의 향상도

 

7) 인성교육의 실행계획은 통합적이며 추진 리더십 구성은 적절한가?

 

인성교육에 관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인성교육과 교과교육이 별개가 아니란 점이 밝혀졌다. 전통적인 패러다임에 의하면 인성교육을 위한 활동을 각 교과에 통합하는 것을 기본으로 삼는다. 이는 바람직한 방향이다. 그러나 이보다 인성교육에 대한 인식의 대전환이 우선되어야 한다. “좋은 인성교육은 좋은 학과교육이다”란 인성교육의 새로운 정의를 받아들이고 전통적인 인성교육과 함께 교과교육을 어떻게 하면 한 사람도 소외시키지 않고 교육할 수 있을까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인성교육을 구성하는 큰 틀(framework)을 제대로 잡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인성교육의 핵심성공 요인들이 잘 통합되는 것이 중요하다. 예로 캐나다 앨버타 주의 인성교육의 큰 틀을 보자.

 

<표 10> 앨버타 주 인성교육 프레임


① 비전의 수립(Building a vision)
② 학교문화 개선하기(Strengthening school culture)
③ 리더십 팀을 구축하고 유지하기(Developing and maintaining leadership)
④ 변화를 지속시키기(Sustaining change)
⑤ 성과의 평가(Assessing results)


 

이상의 <표 9>를 보면 인성교육은 학교문화의 개선을 매우 중시하고 있고,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인성교육 리더십 팀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캐나다는 모든 교육에 있어서 “교육은 책임을 이해당사자들이 나누어서 지는 것”이란 인식이 매우 강하다. 그 결과 “교육에는 커뮤니티(학교, 지역, 사회) 전체가 필요하다!”란 것을 상식으로 받아들인다. 캐나다는 사회 구성원들 간의 협력의 문화에 있어 핀란드와 함께 세계에서도 가장 뛰어난 나라의 하나다. The Heart of the Matter: character and citizenship Education in Alberta Schools란 제목의 앨버타 주 인성교육 계획은 내용이 매우 우수하므로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인성교육의 실행계획은 또 비전, 목표, 달성 전략을 기반으로 학교 급별로 다르게 수립되어야 하고 아래와 같은 각 요소들 또한 서로 잘 연계되어야 한다.

 

-비전, 가치, 원칙, 전략
-윤리적 학습공동체 구축을 통한 학교문화 개선
-전문성 향상을 위한 연수나 워크숍
-인성교육의 이론과 방법
-직접 교수를 위한 시간 확보 방법
-교과에 통합
-봉사를 통한 학습
-능력개발 훈련
-가정과 지역사회의 역할 분담
-모델과 멘토 제공
-성공을 위한 전략 수립
-평가와 질관리

 

인성교육의 실행계획을 짤 때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파트너십의 구축이다. 이는 분산리더십을 구현하는 한 방안이기도 하다. 인성교육의 원칙으로 ‘② 인성교육은 공동체 구성원 전체가 나누어 책임을 지며 파트너십을 통해 추진한다.’에 서로 합의하고 공감했다면 세부 추진과제는 ‘학교 공동체의 역할(세부적으로는 교장, 교사, 행정직, 학생의 역할까지 구분해서 명시); 가정의 역할; 지역사회의 역할’이 계획서에 명시될 것이다. 이런 접근이 작동될 수 있기 위해서는 인성교육의 리더는 한 개인이 아니라 ‘인성교육 리더십 팀’의 구성을 통해 추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 팀에는 각 파트너의 책임자가 포함되어야 한다.

 

8) 교사의 전문성 개발 계획은 접근이 바르고 사전에 이루어지는가?

 

인성교육 시행계획들을 보면 집체 연수가 주를 이룬다. 그 시기도 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 이루어지기 직전이나 동시에 이루어진다. 그것도 일부 교사만 참가기회가 주어진다. 인성교육은 담당교사만의 책임이 아니다. 모든 교사가 인성교육 교사이고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학교내에서 혹은 인접학교끼리 인성교육 역량을 스스로 키우는 접근이 바람직하다.

 

교사가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교사가 비폭력대화를 솔선수범 실천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교사가 회복적 갈등해결 스킬과 경험을 갖추고 있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학생의 인성지도를 위한 교사의 첫 준비는 교사가 먼저 본인의 웰빙을 바탕으로 사회성·감성 능력을 갖추는 것이 우선이다. 교사가 상처가 많고, 교사가 화가 쌓여 있으며, 교사가 감정을 조절할 수 없다면 이런 상태는 학생들에게 고스란이 전달되기 쉽다. 교사가 정서적으로 건강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인성지도든 일반 수업지도든 제대로 되기 어렵다. 교사가 먼저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스킬인 마음 챙김(mindfulness)과 사회성·감성 역량(social and emotional competencies: SEC)을 키우고 나아가 비폭력대화, 회복적 갈등해결 스킬까지 갖출 필요가 있다. 이런 능력을 갖추는 방법으로는 교사학습동아리나 전문가학습공동체(PLC)를 운영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전문성을 갖추기 위한 교사의 학습은 학생 지도 이전에 이루어지는 게 순서적으로 맞다.  학생의 인성이나 사회성·감성 역량을 키우고 이를 바탕으로 학업성취도까지 높이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이 선행되어야 하는지를 소개하는 이론 모델이 있어서 이를 소개한다.

 

<표 11> 교사의 사회성·감성 역량과 학생의 성과 모델(Jennings & Greenberg, 2009)


http://www.garrisoninstitute.org/component/docman/doc_view/692-jennings-2011-promoting-teachers-social-and-emotional-competencies?Itemid=1203

 

위 표의 내용을 보면 가장 먼저 교사가 사회성·감성 역량을 갖추도록 되어 있다. 교사가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스킬이 부족해서 정서적 안정을 유지할 수 없다면 그런 감정이 고스란히 학생에게 전달되어 학생의 충동성이나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업 분위기를 해칠 수도 있다. 위 표는 건강한 학급 분위기 즉 학급 문화의 개선이 학생 변화에 가장 중요한 요소란 점을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인성교육의 핵심은 학급문화 즉 수업 분위기와 학교문화를 개선하는 일이다. 결국 교사가 먼저 전문성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학급문화와 학교문화를 바꾸는 일에는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해서 바로 이런 문제의 해결을 위해 교사들의 학습 공동체 운영(PLC)이 매우 중요해진다. 교사가 현장연구를 통해 학교문화를 바꾸는 모델 중 세계적으로 유명한 것이 하나 있다. 캐나다 앨버타 주의 AISI(Alberta Initiatives for School Improvement) 전략이 바로 그것이다. 절차와 내용이 탁월하다.

 

9) 추진 방식이 하향식인가, 상향식인가?

 

한국은 모든 교육정책을 하향식으로 하는데 익숙한 나라다. 세계의 교육개혁 역사를 살펴보면 교육개혁이 성과를 거두는 나라나 지역은 공통점이 있다. 중앙정부는 플랫폼이나 프레임만 제공하고 비전이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과 전략은 각 지역 교육청이나 학교의 몫으로 두는 것이다. 중앙정부는 지원과 목표달성의 확인에 초점을 둔다. 그리고 단위학교의 자율성을 중요시한다. 그래야 각 지역이나 학교에 맞는 계획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성교육을 포함해서 모든 교육혁신의 일차 대상은 학교문화의 개선이다. 이것도 하향식으로 이룰 수 있는 목표가 아니다. 학생과 교사가 서로 존중하는 문화가 있을 때 학교교육도, 인성교육도 성공할 수 있다. 인성교육의 이상적인 추진 방식은 지원중심의 하향식과 자율성과 자발성을 바탕으로 한 상향식의 결합이다.

 

10) 가정과 소통하며 협력을 이끌어낼 구체적인 대안을 가지고 있는가?

 

앞의 <표 5>를 통해 인성교육의 추진 원칙 10가지를 예시한 바 있다. 그 중에 아래와 같은 내용이 가장 먼저 소개되고 있다.

 

① 인성교육의 일차 책임은 부모와 가족에게 있다.
② 인성교육은 공동체 구성원 전체가 책임을 공유하며 파트너십을 통해 추진한다.

 

학교가 혼자서 제대로 해낼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다. 인성교육이라면 더욱 그렇다. 잘못된 인성을 배울 수 있는 환경이 아동의 주변에 널려있다. 어릴수록 아이들은 가정에서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많다. 그런데 인성 중 사회성, 감성 같은 인성 자질은 아주 어릴 때 형성되고 그때의 질이 일생을 통해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인성교육은 가정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누리과정의 어린이나 초등학생처럼 부모의 영향이 비교적 쉽게 미칠 수 있는 연령일 때의 가정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부모들이 아동청소년기의 인성지도를 잘 할 수 있도록 학교가 도와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인성교육의 계획을 수립하는 단계부터 학부모와 학생의 이해, 공감, 참여가 중요하다. 그리고 인성교육의 실행을 위해 교사만을 위한 자료를 개발하고 공급할 것이 아니라 학부들을 위한 자료도 개발하여 공급하고 연수도 해야 한다.

 

학부모에게 아래와 같이 ‘자녀 바른 인성 키우기 20가지 전략’ 같은 것을 개발해 제공하고 정기적으로 실행 결과를 서로 공유하는 자리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아래 내용은 미국의 인성교육 분야 연구와 연수에 있어 대표적인 기관인 CEP(character.org)가 만든 것이다.

 

<표 12> 자녀를 바람직한 인성으로 키울 수 있는 20가지의 전략


1. 가정에서 좋은 인성의 모델을 보여주어라.
2. 중요한 이슈에 대해 부모의 가치적 입장을 명확히 하라.
3. 당신의 배우자, 자녀, 그리고 다른 가족들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라.
4. 당신의 자녀들에게 올바른 예의범절을 가르치고, 본보기가 되어라.
5. 가능한 한 TV 시청 없이 가족끼리 자주 함께 식사하는 시간을 가져라.
6. 가능한 한 많은 가족 활동을 함께 기획하고 가져라.
7. 당신의 자녀들이 알코올이나 마약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라.
8. 가족 봉사 프로젝트나 시민 활동을 계획하라.
9. 가정에 좋은 책을 비치하고, 자녀들에게 책을 읽어줘라.
10. 당신의 자녀들이 돈을 쓰는 데에 제한을 두며, 물질적인 것이 아닌 것에 대한 가치를 깨닫게 하라.
11. 각 종 휴일과 그 의미에 대해 논의하라.
12. 주요 사건이 있을 때마다 이를 ‘가르칠 수 있는 바로 그 순간’으로 활용하라.
13. 모든 식구들에게 가사에 대한 책임을 분담시켜라.
14. 당신의 자녀들에 대한 명확한 기대를 설정하고 그들의 행동에 대해 책임지게 하라.
15. 당신의 자녀들이 스포츠, 취미활동, 음악 등의 긍정적인 활동을 많이 할 수 있게 하라.
16. 자녀에게 안 되는 일은 단호히 “NO” 하라.
17. 당신의 자녀가 어디에 있는지, 무엇을 하는 지, 누구와 있는지를 알라.
18. 자녀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자녀들을 감싸거나, 변명하지 말라.
19. 당신의 자녀가 시청하는 TV 쇼프로그램, 비디오영상, 그리고 영화가 무엇인지 알라.
20. 부모가 자녀에게 친구가 되어주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그들의 언행에 대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정해주고 반드시 지키게 하라!

http://www.marylandpublicschools.org/NR/rdonlyres/086DF5BB-EE9A-48F3-906A-C3805E8DB6FC/18155/Character_Education_by_Design.pdf


 

가정과 소통하며 협력을 이끌어낼 구체적인 대안들은 많이 있다. 이를 잘 실행하고 있는 국내외 사례를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인지적 교육이든, 인성교육이든 가정과 함께 책임을 나눈다는 원칙을 지켜나가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 부분은 학교가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의 하나다.

 

 

3. 맺음말

 

인성교육 시행계획은 자원과 역량에 비해 너무 많은 욕심을 내서는 안 된다. 대부분의 교육청들은 인성교육에 관련된 거의 모든 내용을 망라한다. 잘된 계획은 백화점식으로 좋은 것을 다 나열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실행가능하고 핵심적인 소수 과제에 집중하고 실행계획이 탄탄한 것이 잘된 계획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시교육청이 인성교육의 큰 방향과 원칙을 담은 플랫폼만 제공하고 현장 중심으로 운영할 수 있게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맥점과 초점을 잡아 가장 핵심적인 소수 과제에 집중하는 것이다. ‘공부 못하는 아동들을 배제시키지 않는 모두를 위한 교육 실현’, ‘배려와 공감의 학교문화 구축’, ‘교사-학생의 상호 존중을 통한 관계 개선’ 등이 핵심과제가 될 것이다.

 

이런 핵심과제는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까? ‘공부 못하는 아동들을 배제시키지 않는 모두를 위한 교육 실현’은 “모든 아동은 성공적으로 배울 수 있다”, “겪차를 줄인다”, “교육은 책임을 나누어지는 것”이란 믿음이 우선되어야 한다. 이는 철학과 교육자의 도덕성에 관한 문제다. 한편 ‘배려와 공감의 학교문화 구축’과 ‘교사-학생의 상호 존중을 통한 관계 개선’은 표현만 다르지 같은 내용이다. ‘교사-학생의 상호 존중을 통한 관계 개선’은 학교문화 개선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관계의 개선은 한 고교생이 말했듯이 교사와 학생이 상호 존중을 배울 수 있는 활동이나 프로그램을 도입하면 좋을 것이다.

 

또 인성교육의 성공을 위해서는 교사와 학부모의 변화가 필수적이다. 연구에 의하면 어른은 그릇된 행동을 하면서 아동들에게만 바르게 행동하라고 하면 초등 고학년만 되어도 이것이 위선이고 이런 어른의 가르침에는 주의를 기울이지도 받아들이지도 않는다는 결과가 있다. 어른이 먼저 바른 인성을 갖추고 모범을 보일 때만 아동의 인성도 변할 수 있다. ‘아동청소년 문제행동의 비밀코드를 풀어라(The Behavior Code 2012)라는 책에 나오는 인용문 세 개를 소개한다.

 

“교사가 통제할 수 있는 행동은 교사 자신의 행동뿐이다.”

 

“교사들은 흔히 학생이 자신의 뜻대로만 하려고 한다고 생각해서 학생을 자신의 통제 하에 두려고 한다. 하지만 강조되어야 할 사실은 학생의 통제가 아니라 교사와 학생 간의 소통방식과 인간관계의 개선이다.”

 

“교사들은 자신의 지도를 통해 학생의 행동개선을 바라지만, 오랜 컨설팅 경험을 통해서 보면 효과가 있었던 것은 교사 스스로가 행동을 변화시켜 생산적이고 예방적 방식으로 아동과 상호작용을 했을 때이다.”

 

인성교육 성공을 위해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학생 참여 중심(student-centered)’의 인성교육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학교의 모든 운영에 학생들의 의견을 듣고 의사결정에 참가시키며 학급회의나 학생회를 활성화해야 한다. 이것은 부담되고 싫어도 해야 한다. 이렇게 하지 않고는 학교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 그래서 일본은 최근 학생이 일정한 조건 하에서 정치적 의사표시를 할 수 있는 권한도 부여했고, 핀란드는 교육위원회에 학생 대표를 파견하기로 했다. 이는 전통적인 학교교육에 의미를 느끼지 못하는 학생 수가 전체의 50%를 넘는 등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상황 악화를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인성은 주입시키고 가르쳐서 함양되는 것이 아니고 주위 환경과 경험에 따라 발현되는 것이란 점을 강조하고 싶다. 우리의 인성교육 시행계획도 학생의 변화보다 환경의 변화나 어른들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중앙정부나 각 교육청들은 인성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받아들여 학교교육을 충실히, 또 공정하게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인성교육임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참고자료]

 

https://www.character.org/wp-content/uploads/Character-Education.pdf
https://www2.cortland.edu/dotAsset/255920.pdf
http://www.marylandpublicschools.org/NR/rdonlyres/086DF5BB-EE9A-48F3-906A-C3805E8DB6FC/18155/Character_Education_by_Design.pdf
http://www.moe.gov.sg/education/syllabuses/character-citizenship-education/
https://education.alberta.ca/media/142774/the_heart_of_the_matter_character_education_and_citizenship_in_alberta_schools.pdf
https://www.edu.gov.on.ca/eng/document/reports/literacy/booklet2008.pdf
http://www.21stcenturycares.org/paradigm.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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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바꾸는사람들 대표 이찬승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짧은 직장 생활을 경험한 후 지금의 능률교육(NE능률)을 창립하여 30년을 경영하면서 영어교과서와 참고서 등 다양한 저술활동을 했다. 2009년 회사를 매각하고,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 이란 비영리 공익단체를 설립하여, 현재 이 단체 대표직을 맡고 있다. 국가 교육시스템 재 디자인과 사회경제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는 아동, 청소년들도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치로 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개혁에 특히 관심이 많다. 수업혁신과 교육격차 완화를 위해 학습과학의 연구와 전파, 그리고 교원 연수에도 힘쓰고 있다.

  • 이메일 : eduinnovator@21erick.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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