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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바꾸는 사람들은 전 능률교육 대표 이찬승 선생님이 주축이 되어 교육개혁 연구와 실천운동을 하는 공익단체(NPO)입니다.

새로 당선된 교육감들에게 바란다(1) – 교원 승진제도에 대한 개혁

#83 고재덕, 전 수명고등학교 교사 2014.07.02

교사들은 다른 직종과는 달리 특이한 직위와 승진제도를 가지고 있다. 초임교사이건, 정년을 얼마 남기지 않은 교사이건 학교에서 동등한 권리와 의무를 가지고 같은 일을 한다. 나이와 경력이 많은 교사들을 원로교사로 대우하긴 하지만 약간의 업무에 대한 배려일 뿐 별 차이는 없다. 업무에 따라 평교사와 부장교사가 있긴 하나 평교사 중에서 교장이 그냥 임명하는 보직일 뿐 직위가 다른 것은 아니다. 승진이라 하면 장학사나 교감을 거쳐 장학관이나 교장이 되는 것이 유일한 길이다(요즘에는 교장공모제가 도입되어서 약간의 다른 길이 열리긴 하였다). 그 숫자는 전체 교사 수에 비하면 아주 적기 때문에 대부분의 교사들은 승진에 대한 생각을 일찌감치 접고 평교사로 정년퇴임을 맞이한다.

 

장학사는 일정 경력이나 자격을 획득하면 전문직시험을 통하여 선발한다. 그 숫자는 아주 적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다. 이 시험을 통과한 사람들을 전문직이라고 부르는데 주객이 전도된 명칭이다. 교육계에서 학생을 교육하는 사람들이 전문직이지, 주로 행정적인 업무를 맡는 장학사들을 전문직이라고 부르는 것이 참 이상하다. 그냥 ‘교육행정직’이라는 명칭이 어울릴 텐데 이 명칭은 일반공무원으로 채용되어 학교나 교육현장에 근무하는 분들이 먼저 선점해서 그런 것 같긴 하다. 장학사로 일정기간 근무하면 거의 자동적으로 교감연수라는 것을 하게 되고 일정기간이 지나면 결격사유가 없는 한 교감으로 일선학교에 다시 나가게 된다. 교감근무를 2, 3년 하면 교장연수를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교장이나 장학관이 된다. 그리고 장학사 근무 당시 맺은 인연들을 바탕으로 하여 교사들이 선호하는 학교의 교장이나 교육청의 장학관으로 근무하게 된다.

 

일선교사가 장학사를 거치지 않고 교장이 되려면 소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 같은 어려운 관문을 극복해야 한다. 먼저 교감자격연수라는 것을 받아야 하는데 이 연수를 받으려면 경력이나 석사 또는 박사학위, 담임근무경력, 보직교사근무경력, 연수성적 등이 거의 필수적이고 여기에다 근무한 학교의 근무평정이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왜냐하면 승진을 원하는 대부분의 교사들이 앞서 열거한 것들은 이미 모두 최고점수를 확보한 상태에서 경쟁하기 때문이다). 근무평정은 각 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들의 근무성적을 순위로 매긴 것인데 이를 점수화하여 승진에 이용한다. 문제는 이 점수가 실제 근무성적을 공정한 평가를 거쳐 매기는 것이 아니라 승진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교장이 임의로 부여한다는 데 있다. 대개 각 학교에서 1등을 하여야 승진이 가능한 데 이 자리를 차지하기 위하여 교장을 상대로 상당한 암투가 진행되기도 한다. 이 점수를 얻기 위하여 자신과 친분이 있는 사람이 교장으로 있는 학교로 가는 경우도 많이 보았다. 결국 이 근무평정의 1등 이라는 것은 실제 근무능력이나 성적과는 관계없이 그저 승진을 원하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것일 뿐이다. 예전에는 이 과정에서 금품이 오가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는데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다. 교감연수를 받았어도 교감이 되려면 역시 근무평정이 좋아야 한다. 교장의 눈 밖에 나면 안 되므로 학교에서 항상 교장의 눈치를 보며 근무할 수밖에 없다. 교감이 되면 교장이 될 자격연수를 받기 위하여 똑같은 과정을 되풀이한다. 다만 달라진 점은 교감의 근무평정은 교장이 아니라 교육청에서 한다는 점이 다르긴 하다. 그래서 교감 중의 일부가 교장이 된다.

 

문제는 이렇게 해서 교장이나 교감이 된 사람들이 정말 교육자의 능력과 자질이 뛰어난 사람들일까? 내 견해로는 천만의 말씀이다. 장학사가 된 사람들 중 상당수는 시험 준비를 위하여 학교에서의 교육활동을 소홀하게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저런 사람이 장학사나 장학관이 되면 안 되는데…’ 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이 시험에 합격하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이러한 점수를 이용한 승진제도의 문제는 공정성과 타당성의 부족이다. 승진에 뜻을 품은 교사들은 교육의 본질적인 면보다는 경력, 연수실적과 점수, 근무평정점, 기타 가산점(벽지근무, 포상 등등) 등에서 점수를 열심히 모아야만 한다. 즉 소수점 셋째자리까지 점수를 따지면서 교장이나 교감 연수 대상자가 되어 연수를 받고 자격증을 딴 뒤에도, 빠른 승진을 위해 또 점수를 모으고 근무평정을 잘 받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한 마디로 교육자적인 능력과는 별 상관없는 일을 열심히 하는 교사가 승진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제도를 통하여 승진한 사람들 중 상당수가 능력이나 자질이 우수한 사람들은 아니라는 것이다. 학교현장에서 전혀 교육자적인 행동을 보여주지 못하던 사람이 교장이나 교감이 되어 나타났을 때 일선교사들의 사기가 저하되는 것은 당연하다 하겠다.

 

새로운 교육감 당선자들에게 요구할 내용은 이러한 불합리한 승진제도를 개혁해달라는 것이다. 꾸준히 제기되어온 교장이나 교감의 학교 내부 승진제도(공모제)를 좀 더 확대 실시하거나 교장이나 교감을 보직개념으로 바꾸어 임기가 끝나면 다시 평교사로 명예롭게 돌아갈 길을 터주어야 한다고 본다. 교장이나 교감의 연수자격 제도를 없애고 누구나 일정한 경력이나 자격조건을 갖추면 연수를 받을 수 있고 그 중에서 공모를 통하여 임용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또한 시험을 통하여 장학사로 선발된 사람들은 그대로 교육 행정이나 장학직에서 근무를 마치거나 다시 학교 현장으로 복귀한다면 평교사로 오는 것이 맞다고 본다. 현재 교육청에 근무하는 장학사나 장학관들을 전문직이라 부르지만 앞에서도 이는 잘못된 명칭이라고 했듯이 사실은 전혀 전문성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교육행정이나 장학직으로 진출했으면 그 방면에서 전문성을 찾아야 하는 데 그냥 교감이나 교장의 승진통로로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교육행정에 대한 전문성도 찾아보기 어렵다. 사석에서 이분들과의 얘기 중에 자주 듣는 말이 하나 있는데 ‘교육청에서 일반공무원의 힘이 너무 세서 일을 잘 할 수가 없다.’ 라는 것이다. 그런데 반대로 일반직 공무원들의 말을 들어보면 장학사들이 일을 잘 모른다는 것이다. 필자가 보기에도 장학사들의 전문성이 부족한 것이 사실로 보인다. 장학사 근무기간 중 2, 3년마다 맡은 일을 바꿀 뿐 아니라 6, 7년이 지나면 일선학교에 교감으로 나가기 때문에 현재의 일은 그냥 스쳐 지나가는 업무일 뿐이지 자신이 열심히 해야 할 일이 아니란 생각을 하게 된다. 이로 인해 전문성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전문직이라 불리려면 그 방면에 뼈를 묻을 사람들이 맡아야 하지 않을까?

 

한 가지 걱정은 교육감 주위를 둘러쌀 인물들 역시 현재의 제도를 이용하여 승진한 분들이 대부분이고 이들의 조언을 듣는다면 이러한 개혁이 어려울지 모른다는 사실이다. 일선교사들의 의견이 많이 전달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교육계는 교육의 본질이 아닌 승진에 매달리는 곳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 글을 써 본다.

 

※ 본 칼럼은 필자의 고유의견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의 공식견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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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수명고등학교 교사 고재덕

수명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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