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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바꾸는 사람들은 전 능률교육 대표 이찬승 선생님이 주축이 되어 교육개혁 연구와 실천운동을 하는 공익단체(NPO)입니다.

두뇌기반교육에서 길을 찾다!(1) -두뇌기반교수학습 원리 편-

#101 이찬승, 교육을바꾸는사람들 대표 2014.10.15

[목차]
1. 무너진 교실, 과연 해법이 있을까?
2. 뇌과학에 대한 오해와 진실
3. MBE 융합과학을 공교육에 적용하려는 해외의 노력과 사례
4. MBE 융합과학이 밝혀낸 교수학습 원리
5. MBE 융합과학, 어떻게 배우고 활용하면 좋은가?

 

 

1. 무너진 교실, 과연 해법이 있을까?

 

교실이 무너졌다는 얘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수업 중 잠자는 아이, 떠드는 아이가 없으면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이런 현상에 익숙해져서인지 이젠 이런 문제를 새삼 꺼내면 식상한 얘기로 들릴 정도다.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아동들이 늘어나는 것은 범세계적 현상이다. 이는 시각적 자극처리가 급격히 증가한 21세기 아동들의 뇌의 변화의 한 특성이기도 하다. 다만 교실붕괴의 정도가 사교육의 영향으로 인해 한국이 좀 더 심할 뿐이다. 이렇게 붕괴된 교실을 정상화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도 거의 없는 것 같다. 관련해서 교사 설문을 해보면 학습부진 해결은 관심 순위가 꼴지에 가깝다. 이는 큰일이 아닐 수 없다. 선진 교육은 학습부진 해결을 공정성 강화와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는 것과 사뭇 대조적이다.

 

한국의 학교교육은 해결해야 할 수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그 중에서도 학습부진과 학교폭력, 생활지도 등이 해결하기 가장 힘든 과제일 것이다. 이에 대한 실질적 해법은 과연 있는 것일까? 우선 학습부진 문제를 보자. 지금까지 한국사회는 학습부진에 대한 원인을 가정배경과 개인책임으로 돌리는 경향이 컸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배경, 관심과 지원 등이 학생의 학업성취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맞는 얘기다. 1966년 콜만 보고서 이후 한국을 포함하여 이에 관한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꾸준히 진행되었다. 하지만 이런 접근은 심각한 문제점은 안고 있다. 학교가 부모의 사회경제적 배경에 영향을 끼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21세기 들어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소위 ‘교수학습과학’은 이 문제의 해결에 새로운 희망을 준다. 아동의 뇌는 매일 변하며, 부모의 사회경제적 배경과 상관없이 뇌는 다양한 환경 변화로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할 수 있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밝혀냈기 때문이다. 20세기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사람의 뇌는 태어날 때 혹은 유아 때의 지능과 신경세포의 구성이 일생동안 그대로 유지된다는 생각이 지배했다. 하지만 21세기 들어 사람의 뇌는 일생동안 변하며, 신경세포도 학습이나 경험에 의해 새롭게 생성될 수 있다는 것을 뇌과학이 속속 밝혀내고 있다.

 

21세기 들어 쏟아져 나오는 뇌과학에 기반한 학교문제 해결에 관한 책들은 많은 해결 원리와 사례를 소개한다. 하지만 아직 한국의 경우, 극소수 정책결정자, 학자, 교사들이 이제 막 관심은 갖기 시작했지만 불행히도 아직 탄탄한 이론적 배경을 알고 이를 수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단계까지 가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래서 필자는 한국 학교교육의 문제의 원인을 매우 새로운 관점에서 진단해보고 그 진단에 따른 해법을 연재하고자 한다. 특히 원인 진단은 속칭 뇌과학, 좀 더 정확히 표현하면 MBE(Mind, Brain and Education) 융합과학1에 근거해서 분석하고자 한다.

 

문제해결의 첫 걸음은 원인을 바르게 진단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오늘날 학교가 겪고 있는 학습부진과 문제행동이 심화되는 것에 대해 얼마나 정확히 진단하고 있는 것일까? “가정배경 때문이다, 경쟁교육 때문이다. 입시 때문이다. 인성교육이 부족해서 그렇다. 전인교육이 안 돼서 그렇다.” 등 그 원인이 제각각이다. 필자는 감히 이런 진단은 다 일리는 있지만 실제의 학습이 일어나는 장소인 학습자의 뇌 속을 들여다보면서 증거를 기반으로 하는 얘기들은 아니라 단언한다.

 

지난 달 29일 좋은교사운동에서 ‘학습부진 지도, 이렇게 해야 제대로 된다’라는 토론회가 있었다. 국민대 이애진 선생님이 발표 중에 하신 말씀을 잠깐 소개하겠다.

 

“아이들은 방과 후에 남는 것을 제일 싫어한다. 특히 자신의 선택이 아닌, 다른 친구들보다 학습에서 뒤처져서 참여하게 되는 방과후 프로그램은 무척 싫어한다. 하지만  자신이 노력하면 따라갈 수 있고, 스스로 노력한 만큼 성장하는 것이 느껴지면 아이들은 그 수업을 기대하고, 그 시간을 기다린다.”

 

“학습부진 아동은 선생님이 내주는 읽기, 쓰기 숙제를 제대로 할 수 없다. 단어를 정확하게 읽는 것에도 어려움을 느끼는데, 책을 읽고 쓰는 숙제는 엄두가 나지 않는 것이다. 숙제를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다. 학습부진 아동들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숙제를 내주면 열심히 한다. “

 

현장연구 경험에 바탕을 둔 이애진 선생님의 위 발언을 특별히 소개하는 이유는 아동의 마음과 뇌가 작동하는 과학적 원리를 거스르지 않고 가르치면 어떤 아동이든 배움에 참여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이는 뇌기반 교육의 세계적 대가인 에릭 젠슨이 자신의 최근 저서(Engaging Students with Poverty in Mind, 2013)에서 강조하고 있는 아래와 같은 주장과 맥을 같이 한다.

 

“실패하는 학생은 없다. 우리의 아동, 청소년을 실패하게 만드는 학교가 있을 뿐이다. 동기가 없는 학생은 없다. 교실 수업은 놀라울 정도로 지루하고, (학생들의 욕구에) 무관심하며, (내용이) 학습자의 삶과 무관한 수업을 하는 교사들이 있을 뿐이다.”

 

이를 패러디 해본다면 다음과 같은 버전도 성립할 것이다.

 

“수업을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은 없다.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의 내용을 가르치거나 숙제로 내주는 학교가 있을 뿐이다. 동기가 없는 학생은 없다. 다만 학생은 그 내용을 왜 배워야 하는지 의미와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데도 일방적으로 진도빼기를 하는 학교가 있고, 이런 여건을 개선하지 못하는 정부가 있을 뿐이다.”

 

이애진 선생님의 말씀이나 에릭 젠슨의 주장은 공감이 크게 가는 내용이다. 학습부진을 겪는 어떤 학생들도 정상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길은 있다. 다만 우리 사회가 아직 그 해법에 대해 잘 모르고, 알고 있다고 해도 실천을 않고 있을 뿐이다. MBE 융합과학은 우리의 이런 고민에 큰 희망을 준다.

 

 

2. 뇌과학에 대한 오해와 진실

 

뇌과학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는 우선 뇌과학이란 용어에 대한 오해부터 풀어야 할 것 같다. 한국 사회에서 쓰이는 뇌과학이란 용어가 때로는 순수한 신경과학(neuroscience)을, 때로는 신경과학과 교육학을 융합한 교육신경과학(educational neuroscience)을, 또 때로는 심리학, 인지과학, 교육학의 3종 교배를 통해 새롭게 탄생한 MBE 융합과학의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첫 번째 의미로 이해하고 있는 분들의 오해가 가장 크다. 이분들은 뇌과학은 그동안의 인지심리학, 교육학과 과연 무엇이 다를까라는 선입견을 갖는 경향이 있다. 뇌과학이란 의미를 교육신경과학과 MBE 융합과학의 의미로 이해한다면 일어나지 말아야 할 오해다. 뇌과학에서 주장하는 것들이 기존의 것과 비슷하며,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은 있을 수 있다. 뇌과학은 기존의 심리학, 교육학을 기본 바탕으로 하지만 21세기 들어, 학습과 관련해서 매우 많은 새로운 연구결과들을 쏟아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신경가소성 즉, 뇌가 계속 변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점이다. 학습이나 새로운 경험을 통해 새로운 신경세포가 자라나는 것을 사진으로 찍어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전통적인 IQ의 개념을 송두리째 바꾼다. 이제 “홍길동은 수학은 잘 못하는데, 영어는 잘 해.”와 같은 표현은 틀린 말이 된다. 뇌는 2차방정식을 열심히 공부하면 2차방정식에 대한 지능이 향상된다. 이와같이 동일 아동이 수학의 어떤 내용은 다른 어떤 내용보다 더 흥미를 가지고 더 열심히 해서 더 높은 지능을 가질 수 있다. 지능은 선천적인 면도 분명히 있지만, 이제는 지능이란 노력의 결과들이 누적된 것이란 것으로 인식을 새롭게 전환할 필요가 있다. 이제 학습부진은 가정배경 때문인 면이 커서 학교에서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는 주장도 반쯤만 타당하다. 뇌과학적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이런 관점을 다룬 대표적인 책이 에릭 젠슨의 Teaching with the Brain in Mind(수업혁명1, 2012; 교육을바꾸는사람들 부설 한국뇌기반교육연구소 펴냄)와 Engaging Students with Poverty in Mind(2013)(한국뇌기반교육연구소가 번역 중임)이다.

 

두 번째 오해는 뇌과학적 교수학습원리를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인식하거나 기대하는 일이다. 뇌과학적 교수학습원리는 그대로 따라만 가면 학습 효율이 높아지는 전혀 새로운 프로그램의 제공을 약속하지 않는다. 뇌과학적 교수학습원리를 알면 기존의 교수학습에 대한 관점이 크게 바뀐다. 이것이 뇌과학적 교수학습원리와 전략을 배우는 가장 큰 이유다. 그리고 이 원리들은 기존의 교육과정, 수업설계, 수업방법에 대해 전면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 줄 것이다. 필자가 지난 여름 “학습의 두뇌과학적 이해와 학부모의 역할”이란 제목으로 지자체의 교사 연수를 했을 때 연수에 참가한 교사의 소감을 하나 소개하겠다.

 

“선험적 지식을 통해 학습이 이뤄진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우리 반의 부진아들을 비춰 생각해 보니 충분한 선험적 지식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후에 벌어지는 지적 학습에 함께 동참할 수 없었던 것 같다. 그 아이들을 위해 필요한 선험적 지식들을 키워주기 위해 앞으로의 수업 방향을 잡아야 겠다. 이를 위해 지금하고 있는 책읽기 활동과 기초셈 연습하기 등을 좀 더 강화하고 그들의 지식의 상태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겠다. 내가 가르치는 것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배움에 이를 수 있기를 바란다. 가능성이 모두에게 있다. 감히 섣부르게 판단하지 말자.” (김OO 교사)

 

세 번째 오해는 뇌과학을 교육에 접목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판단이다. 이는 매우 중요한 지적이다. 지금까지 뇌과학적 연구결과를 오용하거나 남용하면서 관련 상품을 만들어 학습자들을 현혹하기 시작한 것이 이런 비판이 나오는 배경의 하나다. 대표적인 예가 좌뇌와 우뇌는 역할이 다르고 사람도 좌뇌형, 우뇌형으로 나누어진다는 주장이다. 분명히 우뇌와 좌뇌는 서로의 역할이 다른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이 둘은 항상 협력해서 정보를 처리한다. 좌뇌, 우뇌의 역할은 다른 점보다 같은 점이 많다는 것이 최근의 연구결과다(Ivry and Mangun, 2009). 사고로 인해 한쪽 뇌의 기능이 크게 훼손된 경우는 다른 뇌가 그 기능을 대신해준다. 좌뇌, 우뇌에 대한 과거의 결정론적인 주장이 틀린 것도 최근의 뇌과학이 증명해낸 것이다. 뇌과학이 21세기 들어 밝혀낸 것들은 무척 많다. Google에서 ‘The Top Ten Brain Science And Psychology Studies Of 2013’이라는 키워드를 넣으면 매년 뇌과학이 연구한 주요 성과를 볼 수 있다. 뇌과학의 연구가 밝혀낸 결과들을 어떻게 해석하고 교육에는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해서는 매우 신중할 필요는 있다. 하지만 뇌과학적 연구결과를 교육에 접목하기에 시기상조라는 주장은 과하다란 생각이다. MBE 융합과학이 가장 최근까지 밝혀낸 것으로 교육에 접목할만한 것들을 잘 정리한 책이 있다. Mind, Brain, and Education: Neuroscience Implications for the Classroom(David Sousa, 2010)이란 책인데 필자가 운영하는 한국뇌기반교육연구소가 2014년 11월 발행예정이다. 관심있는 독자는 이를 참고하면 뇌과학의 유용성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3. MBE 융합과학을 공교육에 적용하려는 해외의 노력과 사례

 

21세기에 들어 뇌과학(MBE 융합과학)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으며, 많은 나라들이 이를 학교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 교육에 접목하고 있다. 뇌과학에 있어서, 최근 10년의 연구 성과는 과거 200년의 연구 성과를 합친 것보다도 크다고 말한다. 이는 뇌영상촬영 기술의 발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미국은 국책연구기관인 국가연구위원회(The National Research Council)에서 2000년에 ‘학습은 어떻게 일어나는가?(How People Learn)’란 연구자료를 펴냈으며, OECD의 연구소 CERI(Center for Educational Research and Innovation)도 뇌과학적 학습에 관한 책을 두 권이나 냈다.

 

『The Nature of Learning: Using Research to Inspire Practice(2010)』
『Understanding the Brain: The Birth of a Learning Science(2007)』

 

위 OECD가 펴낸 책의 제목처럼 학습자의 뇌를 이해하는 것은 학습과학의 출발이라고 생각된다. 이렇게 뇌를 이해하고 이를 학습에 적용하려는 세계적 노력과 함께 인지심리학, 신경과학, 교수법이 3중 교배되어 탄생한 MBE 융합과학의 등장도 21세기 학습과학 발전에 큰 기여를 하기 시작했다. 뇌과학을 이용해 어떻게 학습 효율을 높이고 학습자의 잠재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을까에 대한 책은 이미 수백권이 나와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최근의 연구결과까지 반영한 책들이 발행될 것이다. 그래서 필자가 이끄는 단체는 이 분야의 양질의 책들을 꾸준히 번역해서 출판하고 있다.

 

이 융합과학은 하나의 학문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이 분야는 하버드 교육대학이 MBE 융합과학 석박사과정을 세계 최초로 1981년도2에 만들었고 노바 사우스이스턴 대학, 텍사스 대학, 알링턴 대학, 존스합킨스 대학 등도 이와 유사한 과를 만들어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이것이 아시아로, 유럽으로 뻗어나가고 있는 중이다. 2003년에는 세계적 MBE 융합과학 학회(The International Mind, Brain, and Education Society: IMBES3)까지 만들어 졌다.

 

뇌과학을 교육에 접목하는 것에 매우 보수적인 미국도 이를 교육과정에 명시적인 적용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현재 도입을 준비하고 있는 미국의 차세대 과학(Next Generation Science)은 ‘학습은 어떻게 일어나는가?(How People Learn: HPL)’란 제목으로 뇌과학의 연구 성과를 적극 반영하고자 하는 것 같다.

 

[표1] 뇌기반 교수학습원리

핵심원리 핵심발견 내용(for 학생) 핵심발견내용(for 교사)
뇌기반

교수학습원리

(HPL)1

모든 학습자는 자신만의 선험지식/

배경지식을 가지고 수업에 임한다.

 

학생이 이미 가지고 있는 선험 지식을 이끌어 내고 이를 고려해 수업지도 내용과 방법을 조정한다.
뇌기반

교수학습원리

(HPL)2

학습자는 수업에 필요한 기초지식이

튼튼해야 한다.

학습자는 큰 개념의 틀 속에서 개별지식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단원 내용의 이해는 큰 개념의 틀 속에서 이루어지도록 한다.

 

뇌기반

교수학습원리

(HPL)3

학습자는 자신의 학습의 진전 상황을 스스로 모니터링 하면서 자신의 학습을 조절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학습자들에게 자신의 생각에 대한 생각인 상위인지의 활용 능력을 가르친다.

(출처: Next Generation Science Standards Public Review, 2013)

 

캐나다의 온타리오주 역시 이 분야 선두주자다. 온타리오주는 이미 2004년에 유치원-초등6학년 사이 학생들 중 특수교육이 필요한 아동의 문해력 문제를 해결하고자 질 높은 통합교육의 도입에 착수했다. 자세한 내용은 2005년에 나온 Education for All 연구보고서4에 나와 있다. 온타리오주는 뇌과학에 바탕을 둔 보편적 학습설계(UDL: Universal Design for Learning)를 바탕으로 한 제대로 된 개별화교육을 실시함으로써 학습부진 문제 해결에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한국이 본받을 만한 가장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뇌과학의 역사는 매우 깊기 때문에 교육에 뇌과학적 연구성과를 반영하는 것은 이미 새로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 몇몇 나라들은 교육과정 개정에 뇌과학의 접목을 명시적으로 언급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한국도 학습과학을 마침 정부가 추진 중인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 “사람은 어떻게 학습하는가?”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국가 교육과정, 무엇을 왜 개정하는가?”라는 주제의 한 전문가 포럼 자료(한국교육과정학회, 2014)는 이에 대해 아래와 같이 서술하고 있다.

 

“이제까지 총론이든 교과든 교육과정을 개발할 때, 학생들이 어떻게 학습하는지에 대해 최근 학습과 인지과학 등의 연구 결과와 증거를 심층적으로 고려한 것 같지 않다. 그러나 이번 개정에서 만큼은 학생들이 어떻게 학습하는지에 대한 연구를 토대로 학생의 학습을 우선적으로 지향하는 교육과정, 학생의 유의미한 학습을 지원하는 교육과정이 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개선하고자 한다.” (김경자, 2014)

 

한국의 경우, 이 분야 연구성과가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하지만 뇌과학을 교육에 접목하려는 세계적 추세를 읽고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만도 다행이다. 늦은 감은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국책기관에서 즉시 질 높고 깊이 있는 연구를 해나갔으면 한다.

 

 

4. MBE 융합과학이 밝혀낸 교수학습 원리

 

뇌과학이 밝혀낸 성과들을 교육에 체계적으로 접목하는 것을 일반적으로 뇌기반교육(Brain-Based Education) 혹은 뇌친화적교육(Brain-Compatible Education)5이라고 부른다. 그 원리를 말할 때는 뇌기반 교수학습원리, 혹은 뇌친화적 교수학습원리라고 일컫는다. 뇌기반교육 혹은 뇌친화적교육이란 어떤 것일까? 이미 익숙한 ‘뇌교육’이란 말과 혼동하는 사람도 많다. 국내의 뇌교육과는 매우 다르다. 뇌기반교육은 위 젠슨의 정의처럼 뇌가 학습하는 원리에 따라 즉, 학습과학에 근거하여 가르치고 배우는 것, 혹은 ‘학습자는 어떻게 해야 가장 잘 배울 수 있는가?(How do we learn best?)’, 또 이를 통해 ‘어떻게 각 개인의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가?’에 관심을 집중한다.

 

뇌과학적 연구 중 교육에 접목할 수 있는 성과로는 아래와 같은 것들이 대표적이다.

 


• 인간의 뇌는 각기 다 다르게 태어나며, 살아가면서도 다르게 조직된다.
• 인간의 뇌는 후천적 환경과 선천적 능력이 학습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다르게 조직된다.
• 인간의 뇌는 경험과 학습에 의해 물리적 구조가 일생 동안 지속적으로 변한다.
• 인간의 뇌는 변화의 유연성이 매우 높다(highly plastic).
• 효과적인 학습은 새로운 정보와 이미 알고 있는 구정보의 연결을 통해 일어난다.


 

이상과 같은 뇌과학적 연구결과는 언뜻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과거 외국어 교육 이론에 의하면 외국어를 배울 때 결정적인 시기6가 있느냐 없느냐에 대해 발달심리학자들 간에 오랜 동안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위의 ‘• 인간의 뇌는 경험과 학습에 의해 물리적 구조가 일생 동안 지속적으로 변한다. • 인간의 뇌는 변화의 유연성이 매우 높다(highly plastic).’란 연구 결과를 적용하여 뇌과학에서는 ‘외국어 습득에 민감기(sensitive period)7는 있어도 결정적 시기(critical period)는 없다.’란 결론을 내리고 있다.

 

위의 과학적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뇌친화적 교수학습원리를 최초로 체계를 갖춰 정리한 사람이 있다. 이들은 Geoffrey Caine & Renate Nummela Caine인데, 1990년에 발표한 “Understanding a Brain-Based Approach to Learning and Teaching”이란 자료가 바로 그것이며, 오늘날은 원본과는 약간 다르게 아래와 같이 수정되었다.

 


<원리1> 학습에는 신체의 생리작용 전반이 관여된다.
<원리2> 뇌/마음은 사회적이다.
<원리3> 뇌는 선천적으로 끊임없이 의미를 찾는 탐색기이다.
<원리4> 의미 탐색은 패턴을 찾는 작업(patterning)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원리5> 패턴을 찾는 작업에는 감정상태가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원리6> 뇌/마음은 부분과 전체를 동시에 인식하고, 의미를 동시에 추출한다.
<원리7> 학습은 집중하는 대상과 집중하지 않는 주변 대상을 동시에 지각하면서 일어난다.
<원리8> 학습에는 의식적, 무의식적 처리가 수반된다.
<원리9> 기억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하나는 개별지식을 단순반복에 의해 저장하는 시스템이고, 다른 하나는 다중의 기억회로망을 통해 삶의 경험을 그대로 저장하는 시스템이다.
<원리10> 학습은 발달적-단계적이다. 뇌는 사실지식과 기술이 자연스럽게 공간기억에 내재될 때 더 잘 기억한다.
<원리11> 학습은 도전에 의하여 향상되고 위협이나 스트레스에 의하여 억제된다.
<원리12> 모든 사람의 뇌는 각기 독특하다.


 

이상의 원리들은 뇌과학적 교수학습 원리를 발전시킬 때 매우 중요한 바탕이 되고 있다. 이 분야 세계의 많은 연구자나 저술가들은 이를 나름 다양하게 재해석하고 응용하면서 발전시켜 가고 있다. 하지만 이상의 원리는 과학적 냄새가 풀풀 나서 아직 뇌과학에 대해 깊이 공부하지 않은 교사들이 활용하기에는 용어가 너무 생소하고 전문적이다. 그래서 필자는 세계의 많은 관련 서적과 논문을 읽고 총 9개의 카테고리, 50개의 원리로 재정리를 했다. 이중에는 수많은 연구에 의해 검증된 것(예: 뇌의 신경가소성)과 주목할 내용이며 진리라고 믿고 싶지만 아직 검증 중인 것(예: 뇌의 민감기의 존재, 학습은 도전에 의해 향상되고 위협에 의해 방해를 받는다는 주장) 들이 섞여 있다는 점을 밝혀 둔다.

 

1. 뇌의 기능과 발달(4)
2. 정보처리와 기억 (12)
3. 감정과 정서 (3)
4. 몸-마음의 연결 (2)
5. 동기와 주의(7)
6. 학습환경과 사회적 학습 (7)
7. 학습자 중심(3)
8. 학습이 일어나는 원리 (7)
9. 수업과평가(5)

 

1. 뇌의 기능과 발달
<원리1> 뇌는 그 기능에 따라 생명의 뇌, 감정/정서의 뇌, 이성의 뇌로 나눌 수 있다. 학습은 이 3가지 뇌의 기능이 조화를 이룰 때 최적화된다.
<원리2> 정서 뇌와 이성 뇌는 발달 속도가 다르다. 정서 뇌는 11-14세에 이르면 발달이 완성되지만 이성 뇌는 적어도 18-24세까지 발달하며 미성숙 상태가 지속된다.
<원리3> 뇌는 위협으로 지각되는 신체적/심리적 자극에 대해 공격 또는 회피반응(fight or fright)으로 대응한다. (뇌는 생존과 관련된 정보, 감정/정서와 관련된 정보를 학습과 관련된 정보보다 우선적으로 처리한다.)
<원리4> 뇌는 경험 또는 학습에 의해 일생 동안 지속적으로 변할 뿐만 아니라 그 변화 유연성이 매우 높다(신경가소성). (따라서 긍정적인 학습환경을 만들고 효과적인 맞춤지도와 지원을 하면 학습자의 잠재력과 능력은 지속적으로 향상될 수 있다.)

 

2. 정보처리와 기억
<원리5> 뇌는 <감각기억, 단기기억(작업기억), 장기기억>이 긴밀하게 서로 협력하여 정보를 처리한다. 학습은 이런 기억장치들의 효과적인 작동에 달려있다.
<원리6> 학습관련 정보처리의 핵심역할을 하는 작업기억은 인지적 학습에서 그 역할이 IQ보다도 더 중요하다. 작업기억 시스템의 처리용량은 제한되어 있으므로 학습자의 인지부하를 고려한 수업설계, 지도방법, 교재의 구성이 필수적이다.
[주] 작업기억 – 외부서 유입되는 정보들을 일시적으로 유지하며 각종 인지적 과정을 계획하고 실제로 수행하는 작업장(단기기억시스템)
<원리7> 뇌는 부분과 전체를 동시에 인식하고 처리한다. 따라서 수업 시작 때 전체 주제를 말하고 그 이후 교수학습 내용은 이것에 연결시키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또, 기대하는 목표 및 활동을 명확히 제시하고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의미있는 사건이나 이야기, 프로젝트 등을 통한 교수학습이 효과적이다.
<원리8> 학습은 의식적 정보처리와 무의식적 정보처리를 동시에 수반한다. 또한 주의를 집중하는 대상뿐만 아니라 주변의 맥락정보도 함께 학습된다.
<원리9> 뇌의 정보처리에는 우선순위가 있다. 뇌는 교실에서 배우는 사실적 학습정보보다 생존에 중요한 정보, 감정과 정서적 가치가 높은 정보를 우선적으로 처리한다.
<원리10> 뇌는 자동화되지 않은 복수의 작업을 동시에 수행할 수 없다. 따라서 한 번에 한 가지 과제나 주제에 집중하는 학습이 효과적이다.
<원리11> 기억에는 최소한 두 가지 접근이 있다. 하나는 읽거나 배워서 개별적인 사실, 기능, 절차 등을 반복을 통해 기억하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일상의 경험을 반복이나 시연 없이 복수의 기억 시스템에 사진처럼 그대로 저장하는 역동적인 기억방식이다. (학습자들이 좀 더 효과적으로 배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실제적인 경험을 통해 배우도록 하는 수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원리12> 장기기억은 <부호화-응고화-저장-인출>의 4 단계를 거쳐 일어난다.
<원리13> 뇌의 서로 다른 기억 체계(단기기억, 작업기억, 장기기억, 정서기억, 일화기억, 기계적 기억)는 각기 저장방식과 인출경로가 다르다. 따라서 교사는 다양한 지도방식과 수업활동을 통하여 다중의 기억체계가 활성화되는 수업을 할 필요가 있다.
<원리14> 기억(retention)의 강화를 위해서는 시연(rehearsal)이 핵심이다. 시연에는 전화번호처럼 단순반복을 통한 방법과 새로운 정보를 기존에 알고 있는 정보와 연결시키는 방법, 두 가지가 있다.
<원리15> 기억/학습은 집중학습(massed learning)보다 분산학습(spaced learning)이 더 효과적이고 반복학습(입력)보다는 반복회상(출력)이 더 효과적이다.
<원리16> 뇌는 유사한 특성을 기준으로 저장하고, 상이한 특성을 기준으로 인출한다. (따라서 뇌는 두개의 매우 유사한 개념이나 운동과제를 동시에 가르치면 혼란을 일으킨다. 교사는 각 개념의 고유한 특성을 강조하여 가르칠 필요가 있다.)

 

3. 감정과 정서
<원리17> 감정과 정서는 패턴의 탐색, 의사결정, 학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원리18> 사람의 기분과 행동은 아드레날린, 코르티솔, 도파민, 세로토닌과 같은 호르몬(신경전달물질)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교사는 학습자의 학습동기, 집중력, 행동조절능력 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이 4가지 호르몬 분비의 최적화를 위한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
<원리19> 스트레스는 학습에 영향을 준다. 적정한 수준의 일시적 스트레스는 주의력을 높이고 학습에 도움이 되지만, 과도한 만성적 스트레스는 학습 능력을 떨어뜨린다.

 

4. 몸-마음의 연결
<원리20> 뇌는 생리적 욕구가 충족되었을 때 가장 잘 학습한다. (따라서 학습자의 영양 상태, 수면 등이 중요하다.)
<원리21> 신체의 움직임이 학습을 강화한다. 신체 움직임의 예로 운동, 학습내용의 신체적 재연, 다른 사람 가르치기, 자리 바꾸기, 선 자세로 학습하기 등이 있다.

 

5. 동기와 주의
<원리22> 학습동기는 미래에 대한 희망, 낙관주의, 태도, 보상, 흥미, 외부로부터의 높은 기대에 의해 강화되며, 절망, 무기력, 비관주의, 외부로부터의 낮은 기대에 의해 저하된다. 특히 개인의 선택과 통제권이 강화될 때 동기도 강화된다.
<원리23> 교사의 얼굴 표정과 목소리 톤이 학습자의 학습에 영향을 끼친다. 교사의 표정과 목소리에 학습자들에 대한 교사의 기대, 믿음 및 학습주제에 대한 교사의 관심 정도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르치는 내용에 대한 교사의 긍정적 태도와 수업열정이 매우 중요하다.
<원리24> 학습자가 실패와 성공의 원인을 운/능력보다 노력/전략으로 돌릴 때, 또 부모나 교사가 학생의 성취도 향상을 칭찬할 경우 결과보다 기울인 노력/전략에 초점을 맞출 때, 학습자의 동기, 자기유능감, 성공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 (학습동기는 학습자 스스로 해낼 수 있다고 생각이 드는 목표에 의해 유발된다.)
<원리25> 새로운 정보가 주의를 끌어 기존의 기억시스템에 연결되기(hook) 위해서는 두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하나는 새로운 정보가 학습자의 삶과 연관성이 있는 즉, 의미(meaning) 있을 것(“이걸 배워두면 언제 사용하지?”), 다른 하나는 사전지식과 비교해 뜻이 통하는(making sense) 패턴으로 구성될 수 있을 것, 이 두 가지다.
<원리26> 주의에는 2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DNA에 내장된 주의이고, 다른 하나는 노력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주의다. 따라서 가정에서는 유아 때부터 주의력을 키워주고, 학교에 입학한 이후는 교사가 학습자의 주의 패턴을 관찰하며 부족한 주의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필요하다.
<원리27> 학습자의 뇌는 교사의 설명에 주의를 유지시킬 수 있는 시간이 10-20분 정도다. 따라서 수업은 10-20분 단위로, 주제, 마음상태, 교수학습 양식(mode)의 변경, 피드백 주고받기, 신체 움직임, 휴지(休止)시간 갖기 등을 수반할 때 효과적이다.
<원리28> 적합한 예술 활동과 음악 듣기는 주의력 향상과 기억에 도움을 준다.

 

6. 학습환경과 사회적 학습
<원리29> 학습은 어떤 질문이나 실수도 안심하고 할 수 있는, 안전하고 편안한 수업 분위기 속에서 과제가 적절히 도전적일 때 향상되고 불안, 두려움, 근심, 걱정 등 부정적 감정에 의해 저하된다.
<원리30> 교사-학생 간의 상호 존중하는 관계는 학습의욕과 수업집중도를 높이는데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원리31> 자극이 풍부한 학습환경(enriched environment)은 학습동기 및 뇌의 기능을 향상시킨다.
<원리32> 학교 건물, 교실 구조, 책상 배열, 조명, 학교문화 등의 외적 환경은 학습에 영향을 미친다. 이런 요소들을 적절히 변화시키면 학생의 주의집중력과 기억이 향상된다.
<원리33> 교사가 말을 많이 하면 할수록 학생은 학습에서 멀어진다! 지식전달 중심의 강의식 수업보다 학습자의 활발한 수업 참여를 통한 능동적인 학습(active learning)이 효과적이다.
<원리34> 뇌는 사회적이다. 따라서 학습은 활발한 참여, 상호작용, 모둠학습, 협력학습, 동료 간 지도(peer teaching) 등을 통해 더 잘 일어난다.
<원리35> 아동의 사회적 신호를 읽는 능력은 사회적 행동과 인지적 학습 능력 형성에 장기간에 걸쳐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어린 아동의 사회성, 감성 지능을 어릴 때 개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7. 학습자 중심
<원리36> 모든 아동의 뇌는 각기 다르고, 다르게 조직된다. 또 모든 뇌는 잘할 수 있는 분야도 각기 다르다. (따라서 획일적인 수업을 지양하고 개인의 준비수준, 다중지능 등을 고려한 융통성 있는 수업전략이 효과적이다.)
<원리37> 모든 학습자는 운동감각, 시각, 청각 경로 등을 사용해서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며, 학습자마다 학습의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정보처리 전략을 사용한다. 따라서 교사는 다양한 지도방식과 수업활동을 통하여 다중의 기억체계가 활성화되는 수업을 할 필요가 있다.
<원리38> 학습자의 언어, 인종, 문화, 신념, 사회경제적 수준, 교수법이 학습에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학습자의 언어, 문화, 사회적 배경 차이 등을 고려한 교수학습 설계가 효과적이다.

 

8. 학습이 일어나는 원리
<원리39> 학습은 뇌의 신경세포가 물리적으로 변화한 결과이고, 가르치는 일(teaching)은 뇌를 변화시키는 예술(art)이다.
<원리40> 뇌는 타고난 의미 탐색자(searcher for meaning)이며, 의미추출은 정보를 의미있게 분류, 조직하는 작업인 패턴탐색(patterning)을 통해 이루어진다.
<원리41> 학습은 새로운 정보(new pattern)를 이미 알고 있는 지식과 경험에 연결시킬 때 더 빠르고, 더 효과적으로 일어난다. 따라서, 효과적인 학습을 위해서는 기초적인 사실적 지식을 충실히 갖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원리42> 뇌는 과거의 학습과 경험으로부터 수많은 패턴을 추출하고 축적한 정보를 바탕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예측한다.
<원리43> 학습의 효율은 입력(input)-처리(processing)-출력(output)에 필요한 인지적 자산(cognitive assets)을 얼마나 잘 갖추고 있는지에 달렸다.
<원리44>학습은 발달적/누적적(developmental/cumulative)이다. 따라서 학생의 신체적, 지적, 정서적, 사회적 발달단계와 사전지식 정도를 고려한 교수학습이 효과적이다.
<원리45> 학습은 충분한 시간을 필요로 한다. 학습은 한 번에 이루어지지 않으며, 오랜 시간에 걸쳐 이해가 깊어지고 기능이 개발된다.

 

9. 수업과 평가
<원리46> 수업은 다음의 뇌친화적 수업지도안(lesson plan) 작성원리를 따를 때 효과적이다.
<수업지도안 작성원리>
수업내용과 방식이…
① 각 학습자에게 의미있는 것들이다.
② 대부분의 학습자들에게 이해 가능하다.
③ 학습자의 각기 다른 배경지식, 작업기억 용량을 감안한다.
④ 다중감각 혹은 다중지능을 활용한다.
⑤ 배울 내용이 지나치게 어렵거나 쉽지 않다.
⑥ 교수 내용과 방법이 흥미롭고, 새로우며, 재미있다.
⑦ 학습자에게 자율과 선택의 여지를 제공한다.
⑧ 적시 단계적으로 피드백을 제공한다.
⑨ 되돌아보기(성찰) 활동이 있다.
⑩ 정상적 수업진행을 위해 학습자 모두가 반드시 지킬 절차와 의례가 존재한다.
<원리47> 상위인지(metacognition)능력의 개발은 학습자의 성취도 향상에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따라서 교사는 수업을 통해 학습과정의 자기관찰, 평가, 자기조절, 되돌아보기(reflection) 등의 능력을 명시적으로 지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주] 상위인지능력 – 학습과제와 관련된 학습자의 자기조절 역량, 과제의 특성과 난이도, 과제해결을 위한 전략의 선택과 적용에 관한 학습자의 지식과 활용역량을 말한다.
<원리48> 뇌는 주입식 강의보다 안내성 질문(guiding question)과 계단식 적시 피드백(scaffolded timely feedback)이 주어지는 수업에서 더 잘 집중하고 학습한다. 피드백의 시기가 가까이 다가올수록 성과에 대한 동기도 강화된다.
<원리49> 수업은 학습 내용을 맥락 속에서 제시할 때 효과적이다. 특히, 학습자의 삶과 직접 관련된 학교, 가정, 사회에서 일어나는 문제해결에 적용할 때 가장 효과적이다. (기초학습이 부진한 학습자들에게는 맥락이 풍부한 학습을 제공할 필요가 더 크다.)
<원리50> 평가와 진단은 학습의 최종 결과뿐만 아니라 학습과정과 발전(progress)에 대한 피드백이 함께 제공될 때 효과적이다.

 

(이찬승의 뇌기반교수학습 원리, 20148)

 

지금까지는 가르치면 학습이 일어날 것이란 가정 하에 수업을 했지만, 가르치는 일과 학습자의 뇌 속에서 학습이 실제로 일어나는 일은 별개의 일이다. 필자가 정리한 아래의 뇌친화적 교수학습원리 36, 37만 봐도 분명하다.

 

<원리36> 새로운 학습은 과거의 학습을 바탕으로 일어나며, 학습자 각자가 정보를 재구성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수업은 새로운 정보와 사전지식을 연결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원리37> 학습은 교사의 강의가 아니라 학습자의 활발한 참여와 능동적인 정보조작을 통해 스스로 학습에 이르게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학습은 뇌 속에서 일어나는데, 학습이 어떤 과정에 의해 일어나는지를 모르고 가르친다는 것은 손과 손가락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도 모르고 장갑을 만드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모든 교사들은 뇌가 어떻게 학습하는지 알아야 할 것이다.

 

벌써 한국에도 뇌친화적 교수법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는 교사들이 늘고 있다. 현재의 수업을 개선하고, 현재 사용하고 있는 교수법이 뇌친화적인지 아닌지 모니터링할 수 있는 좋은 판단 기준이 된다.

 

 

5. MBE 융합과학, 어떻게 배우고 활용하면 좋은가?

 

필자가 학습과학에 관심을 갖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21세기 초 참가했던 해외의 교육관련 학회들이다. 주요 학회들의 기조연설들은 뇌과학에 관한 내용을 약방의 감초처럼 포함시키곤 했기 때문이다. 영어교육학회들도 다투어 뇌과학적 연구 성과를 발표 메뉴로 포함시키는 경우가 드물지 않았다. 한국의 영어 교육관련 학회서 뇌과학에 관한 것을 소개한 것을 필자가 직접 참가해 들은 것만도 몇 회나 된다.

 

21세기 교수학습과학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MBE 융합과학을 교실 수업에 적용할 경우, 학습자를 수업에 더 잘 몰입시킬 수 있는 가능성은 매우 높다. 그뿐만 아니라 학습부진을 가정배경 요인으로 돌리지 않고, 어떤 아동도 잠재력만큼은 성장하고 배울 수 있다는 희망을 줄 수 있다. 그리고 MBE 융합과학은 교수학습뿐만 아니라 아동의 뇌를 이해함으로써 아동의 생활지도에도 매우 유익할 수 있다.

 

우선 교육부는 뇌과학을 교육에 접목한 교수지도원리를 정식 교사 연수에 포함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지자체는 뇌친화적 교수학습원리 연구에 관한 교사 연구년을 더 활성화하는 것도 적극 고려해볼 만하다.

 

그리고 각 교육청은 교사들이 뇌친화적 교수학습원리를 학교 수업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에 대해 연구하는 자발적인 연구 동아리 활동을 장려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세계에는 뇌친화적 교수학습원리에 관한 워크샵이나 학회가 많다. 지자체나 교육부는 학교 교사들이 방학을 이용하거나 아니면 연구년을 활용하여 이런 학회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를 적극 제공하고 권장하는 것도 필요하다.

 

필자가 이끄는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이 운영하는 한국뇌기반교육연구소의 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것도 적극 추천한다.

 

지금까지 MBE 융합과학을 주로 학교교육에 적용하는 것에 대해 말한 것은 공교육에 다니는 학생들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실용적인 뇌과학의 활용은 사교육, 대안교육, 가정교육 모두에 긴요히 쓰일 수 있다. 각 지자체나 정부는 학부모 교육의 핵심 주제의 하나로 <자녀의 뇌 속 들어다 보며 자녀지도 더 잘하기> 등을 넣는다면 이 또한 좋은 성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된다. 최근 필자가 이런 제목으로 학부모 교육을 했을 때 그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었다.

 

앞으로 학습과학, 즉 마음뇌교육 융합과학이 교육과정, 교수설계, 교수법, 평가 등에 잘 적용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이것은 학습부진과 교실붕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나아가 교수학습의 질을 높이고 개인의 타고난 잠재력을 극대화 시키는 핵심 열쇠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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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1. MBE(Mind, Brain and Education) 융합과학 – 21세기 들어 부상하는 대표적인 융합과학의 한 분야다. 마음·뇌·교육 융합과학으로 번역된다. 교육과 관련해서 쓰이는 ‘뇌과학’은 교육신경과학(educational neuroscience; neuroeducation) 혹은 마음·뇌·교육 융합학문(MBE science)을 의미할 때가 많다. 여기서 MBE는 Mind=심리학(psychology), Brain=신경과학(neuroscience), Education=교수원리와 방법(pedagogy)을 지칭하는 것이며, 이 3가지 학문을 교배시켜 탄생한 학문이 MBE 융합학문인 것이다.
  2. 첫 논문 제목은 Neuroeducation: Brain Compatible Learning Strategies(O’Dell, 1981) 이다.
  3. www.imbes.org
  4. http://www.edu.gov.on.ca/eng/document/reports/speced/panel/speced.pdf
  5. 에릭 젠슨(2009)은 뇌기반교육을 “교육 신경과학, 인지심리학, 교육학 등 과학적 연구에서 나온 뇌의 학습 원리를 상황과 목적에 맞게 교육에 적용하는 것”라고 정의한다.
  6. 결정적 시기(決定的 時期, critical period) – 어떤 특별한 심리적 특성이나 행동의 획득이 이루어지는 특정한 시기. 이 시기가 지나면 지속적인 자극을 제시하여도 특정한 심리적 특성이나 행동의 출현이 매우 어렵다.
  7. 민감기(sensitive period) – 인간이나 동물의 발달 과정에서 특정 능력이나 기술을 발달시킬 수 있는 준비가 가장 잘 이루어져 있는 시기. 이 시기를 놓치면 동일한 환경 자극이나 조건이 제공되더라도 최적의 발달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실험심리학용어사전, 2008).
  8. 이찬승의 뇌기반교수학습원리(2014)는 앞으로 각 원리에 대한 교수학습전략뿐만 아니라 수업설계와 실제 수업적용 방안까지 담아 책으로 펴내고 교사연수 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킬 예정이다.
교육을바꾸는사람들 대표 이찬승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짧은 직장 생활을 경험한 후 지금의 능률교육(NE능률)을 창립하여 30년을 경영하면서 영어교과서와 참고서 등 다양한 저술활동을 했다. 2009년 회사를 매각하고,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 이란 비영리 공익단체를 설립하여, 현재 이 단체 대표직을 맡고 있다. 국가 교육시스템 재 디자인과 사회경제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는 아동, 청소년들도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치로 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개혁에 특히 관심이 많다. 수업혁신과 교육격차 완화를 위해 학습과학의 연구와 전파, 그리고 교원 연수에도 힘쓰고 있다.

  • 이메일 : eduinnovator@21erick.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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