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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바꾸는 사람들은 전 능률교육 대표 이찬승 선생님이 주축이 되어 교육개혁 연구와 실천운동을 하는 공익단체(NPO)입니다.

[천자문] ‘내신 리셋’하려고 고교생들이 자퇴하고 있어서 문제다?

#1552 편집실, <교육 제4의 길> 편집진 2026.07.02
언론이 대입제도 변화를 검토하면서 입시 전략 위주의 사고를 퍼뜨리는 행태를 풍자합니다. 교육 문제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언론의 폐해를 지적합니다.                                                                                                                

 

 

“‘내신 전 과목 1등급’ 6배로 늘자… ‘자퇴할까’ 고민도 늘어”. 지난 5월 22일, 조선일보가 ‘단독’ 보도라며 사회면 ‘톱’에 올린 기사 제목이다. “고교 5등급제 우려가 현실로”라고 배경을 부연하기도 했다. ‘일반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 이야기이다. 고교학점제가 지난해부터 시행되었고, 이 제도와 맞물린 2028학년도 대입 제도에서 ‘내신’은 ‘5등급제’로 개편됐다. 2023년 10월, 교육부가 “내신 평가의 혁신”과 “선진화”를 외치며 취한 조치이다. 이런 일련의 ‘개혁’에 처음 맞서야 하는 학생들이 지금 2학년에 진급해 있는 상태이다. 기사는 그들이 1학년 내신 성적을 받아안고 자퇴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기사는 두 ‘소스’에 의존했다. 먼저, 김용태 의원실이 교육청들로부터 제출받아 내놓은 자료이다. “23~25년 전국 고1 내신 현황”으로, 지난해(1학년) 전 과목에서 1등급을 받은 일반고 학생이 4,588명이고, 이 숫자는 이전과 비교할 때 “6배 이상”이 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한다. 버금 소스는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이다. 그는 앞 자료의 ‘숫자’를 이렇게 해석했다고 한다. “전 과목 1등급인 고1 학생만으로도 이미 의대 정원을 넘어섰기 때문에 2~3학년 때에도 전 과목에서 1등급을 받지 않으면 수도권 의대에 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 보니 자퇴하는 학생이 늘 것”이다. 요컨대, 기사는 내신 1등급 비율을 상위 4%에서 10%로 키운 새 대입 제도가 1학년 마치고 자퇴를 고민할 만큼 “학생들의 불안감[을 키웠다]”고 말하고 있다.

 

조선일보 보도가 나가고 2주 정도 지나고(6월 7일), 종로학원은 ‘학교알리미 공시 자료’를 분석했다며, 2025년 일반고 학업 중단 고교생 수가 1만 명을 넘었다고 발표했다. ‘중앙일간지’라 일컬어지는 언론사들이 모두 학원 얘기를 그대로 퍼뜨렸다. 기사에 [학업 중단 고교생 수] “7년 새 최고”, “고1 자퇴생 첫 1만명 돌파” 등과 같은 제목을 달았고, 새 대입 제도(5등급제)가 원인이리라는 학원 대표의 주장을 그냥 옮겼다. 중앙일보에선 이를테면 이렇게 썼다. “학원 대표는 ‘전 과목에서 1등급을 받은 고1 학생 수가 수도권 의대 정원을 넘었다’며 ‘2~3학년 때에도 전 과목에서 1등급을 받아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자퇴 수가 늘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름여 전에 조선일보에 했던 얘기가 반복돼 옮겨져 있다. 보름 사이에 학원에서 모았다는 ‘자퇴생 수’라는 자료가 더 얹혔을 뿐이다.

 

‘개혁된’ 대입 제도의 영향을 실감할 수 있게 될 즈음이면 으레 언론사들은 관련 기사를 내놓는다. 사용하는 핵심어도 늘 상투적인데, ‘불확실성’ ‘불안감’, ‘혼란’ 같은 것들이다. ‘대입 실전’ 정보가 모아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입시 전략’은 불확실하기 마련이며, 당사자들은 불안하고 혼란스럽기 마련이다. 사교육업자들은 제철 만난 듯 ‘불안 조장’을 거들며 ‘컨설팅’이 필수라고 외친다. ‘붕어빵’ 같았던 이번 기사들은 말하자면 여전한 흐름에 실려 있는 것이다.

 

언론은 ‘국민의 알 권리’에 봉사했다고 여길지 모른다. 그러나, 이전과 마찬가지로, 기사들은 ‘편향된 소설’이었으며 반(反)교육적이다. “전 과목 1등급인 학생의 수가 의대 정원을 넘어섰으므로 고교 자퇴생 수가 늘었을 것”이라는 추측은 그렇게 말하는 사람의 ‘믿음’이지 ‘분석 결과’가 못 된다. 그렇게 결론 내려면 수많은 변수를 고려하는 분석이 필요하다. 기사의 논조를 잡아주었던 학원 대표가 그런 분석을 했을 리 없다. 분석을 뒷받침할 데이터 자체가 없다.

 

기사들의 문제는 단순히 오보라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것들은 교육 담론까지 오염해 결국 정책을 망치고 교육을 망친다. 대입 제도가 과연 제대로 만들어졌는지 검토하려면, 무엇보다도 먼저, 교육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지는 않은지부터 점검해야 할 것이다. ‘입시 위주 교육’이 ‘미래 인재’의 성장에 해롭지는 않은지 살펴야 마땅하다. ‘의대 진학’에 몰두하는 입시 전략에 어떤 부분이 ‘혼란’을 주는지 뒤져서 지적하는 보도는 안 하느니만 못하다. 지금 “‘내신 리셋’을 위한 자퇴” 이야기를 퍼 나르는 행태가 바로 그렇다. 사회 관심을 그렇게 끌고 가면, 늘 그래왔던 것처럼, 교육 이야기는 사라지고 입시 전략론만 판치게 된다. 여론에 흔들리는 정부가 그런 흐름을 좇아 ‘조삼모사’의 정책을 펴리라는 건 우리가 보아와서 안다.

 

‘유수 언론’은 왜 허무맹랑하고 악폐에 절은 이야기를 퍼뜨릴까? 국회의원은 왜 하필 ‘전 과목 1등급 비율’을 조사했고, 신문사는 왜 그 결과를 대서특필했을까? 관심을 공유한 듯한 분석은 왜 하필 학원에서 했고, 매우 부실한데도, 언론사들은 왜 그런 결과를 진실인 양 보도했을까? 그들은 누구를 대변하고 어떤 교육을 원하는가? 자퇴생의 미세한 증가를 다짜고짜 ‘의대’ 입학 전략에 빗대 해석하는 걸 보면, 그리고 그런 외곬에 닁큼 수긍하는 걸 보면, 자녀들에게 ‘금수저’를 물리는 사람들이 유유상종(類類相從)하는 건 아닐까? 어쨌거나, 우리 학교 교육이 나아질 길은 더욱 멀어지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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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제4의 길> 편집진 편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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