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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바꾸는 사람들은 전 능률교육 대표 이찬승 선생님이 주축이 되어 교육개혁 연구와 실천운동을 하는 공익단체(NPO)입니다.

학령기 아동 감소에 대응하는 핀란드 초·중등교육의 변화와 전략

#1494 김은지, 핀란드 탐페레대학교 박사후연구원 2026.04.15
핀란드도 최근 학령인구 감소 및 지역 간 학생 수 격차 등의 문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핀란드가 어떤 교육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지 최근 발표된 보고서를 중심으로 살펴봅니다.                                            

 

 

들어가는 말

 

우리 아이들의 새 학년, 새 학기가 어느덧 한 달을 지나고 있습니다. 첫날의 어색함도 잠시, 아이들은 금세 학교와 학급 생활에 익숙해집니다. 집에 돌아와 하루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모습을 기대하게 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아이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교실이 줄어들고, 학교는 통폐합됩니다. 아이들이 떠난 자리에는 삶의 온기뿐 아니라 지역의 미래 역시 함께 흔들립니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핀란드 역시 비슷한 흐름을 겪고 있습니다. 전체 인구는 약 560만 명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실제 출생률은 3년째 감소하고 있습니다(2024년 기준 출생률 1.251). 인구 증가의 상당 부분은 전쟁으로 인한 난민 유입과 이민자 가정의 출생에 기인하며, 최근 정부의 이민 정책 강화 기조로 외국인 유입마저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그 결과, 지역 간 학생 수 격차는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외국인 학생을 유치하지 않으면 학교 유지가 어려운 상황에 놓였고, 가까운 초등학교가 통폐합되면서 수 킬로미터를 이동해 통학해야 하는 아이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핀란드 교육문화부는 2024년, 인구 변화가 초·중등교육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기 위한 작업반을 구성했습니다. 그리고 2026년 3월, 최종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학령기 아동 수 감소라는 구조적 변화 속에서도 교육의 질과 아동의 권리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합니다. 재정, 교원 수급, 이민 배경 학생 교육, 원격수업, 학교 간 협력 등 다양한 측면에서 실질적인 대응 전략이 함께 논의됩니다.

 

따라서 이번 칼럼에서는 이 보고서를 중심으로, 학령인구 감소라는 현실 속에서 핀란드가 어떤 교육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인구 구조 변화와 학령기 아동 감소

 

핀란드는 현재 출생률의 구조적 감소라는 장기적 인구 변화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인구가 자연적으로 유지되는 출산율 기준치(2.1)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상황을 지적하며, 인구 재생산의 기반 자체가 약화되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이러한 추세를 고려하면, 초·중등교육 연령층인 7~15세 인구는 2023년부터 2040년 사이 약 9만 5천 명, 즉 전체의 약 17%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는 교육 수요 자체가 구조적으로 축소되는 변화를 의미하며, 동시에 교육 인프라 전반의 재조정을 요구합니다.

 

그러나 인구 구조 변화는 지역별 차이가 매우 큽니다. 일부 대도시에서는 학생 수가 유지되거나 증가하는 반면, 다수의 중소 지방자치단체(kunta)에서는 인구 감소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한 해 출생아 수가 한 학급 규모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도 나타납니다.

 

결과적으로 핀란드의 학령기 아동 감소는 단순한 인구 통계상의 변화가 아니라, 교육 수요의 축소와 지역 간 격차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는 구조적 전환입니다. 이는 향후 학교 네트워크, 재정, 교원 수급 등 교육체계 전반의 재편을 요구하는 핵심 배경으로 작용합니다.

 

 

학교 네트워크의 구조 변화

 

핀란드의 초·중등교육은 지방자치단체가 교육 제공의 책임을 맡고 있으며, 모든 아동에게 교육을 제공할 법적 의무를 지닙니다. 또한 ‘근거리 학교 원칙’에 따라 학생은 가능한 한 안전하고 가까운 학교에 배정될 권리를 가지며, 국가 언어(핀란드어·스웨덴어)와 특수교육 수요를 고려한 교육 제공 또한 지자체의 중요한 책무입니다.

 

2000년대 이후 학교 네트워크는 구조적으로 큰 변화를 겪었습니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학교 수 감소와 규모 확대입니다. 2000년대 약 4,000개에 달하던 종합학교는 2024년 기준 약 2,000개 수준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습니다. 특히 소규모 학교는 지속적으로 감소한 반면, 500명 이상의 대규모 학교는 증가했습니다. 그 결과, 더 적은 수의 학교가 더 많은 학생을 수용하는 구조로 전환되었습니다.

 

이러한 학교 네트워크의 ‘희소화(harveneminen)’ 현상은 교육 제공 방식 자체의 변화를 요구합니다. 과거에는 학교의 수와 위치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그와 같은 조정 여지 자체가 줄어든 상황입니다. 특히 단일 학교만 존재하는 지자체에서는 내부 조정만으로 교육 서비스를 유지하기 어려워, 지자체 간 협력이나 새로운 운영 방식이 필요한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기초교육 재정 구조와 비용 변화

 

핀란드의 초·중등교육 재정은 지방자치단체(약 75%)와 국가(약 25%)가 공동으로 책임지는 구조입니다. 중앙정부는 일정 기준에 따라 보조금을 배분하고, 지자체는 이를 자율적으로 활용합니다. 다만 재정 배분은 연령 구조, 인구 규모, 실업률, 외국어 사용 비율 등 다양한 지표를 반영하지만, 실제 지역의 재정 여건과 교육 수요를 충분히 반영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 재정 조정이 약 2년의 시차를 두고 이루어지기 때문에, 급격한 인구 변화에 즉각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적 제약이 있습니다.

 

이러한 재정 구조 속에서 나타나는 가장 중요한 변화는 학생 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교육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2000년대 초 약 7,800유로였던 학생 1인당 교육비는 2023년 약 10,700유로까지 상승했습니다. 특히 인구가 감소하는 지역일수록 비용 증가폭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교육 규모 축소가 곧바로 비용 절감으로 이어지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비용 증가의 배경에는 비용 구조의 변화가 있습니다. 수업과 직접 관련된 지출 비중은 감소한 반면, 건물 유지비와 같은 고정비 비중은 오히려 증가했습니다. 또한 학교 통폐합과 네트워크 축소로 통학 거리가 늘어나면서 교통비 역시 증가하는 추세를 보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특히 인구 밀도가 낮은 지역에서 더욱 두드러집니다.

 

또한 교육 수요의 질적 변화도 재정 증가의 중요한 요인입니다. 이민 배경 학생 증가와 학습 지원 필요성 확대는 추가적인 교육 자원을 요구하며, 보충교육, 언어 지원, 다양한 프로그램에 대한 지출을 증가시킵니다.

 

보고서는 현재 재정 체계가 지자체 간 협력을 충분히 유도하지 못한다는 점도 지적합니다. 현행 구조는 단기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고, 공동 운영이나 협력 서비스 제공을 촉진하는 인센티브가 부족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인구 변화가 교원 구조에 미치는 영향

 

2000년대 이후 나타난 가장 중요한 변화는 학생 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교육 인력은 증가해 왔다는 점입니다. 전체 교원 수는 완만하게 증가했으며, 특히 특수교사(erityisopettaja)와 교육보조인력(koulunkäyntiavustaja)의 증가가 두드러집니다. 이는 학습 지원이 필요한 학생이 증가한 결과로, 2024년 기준 전체 학생의 4분의 1 이상이 강화된 지원 또는 특별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2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지역별로 다르게 나타납니다. 학생 수가 감소하는 지역에서도 일정 수준의 교원 규모를 유지하는 반면, 인구가 집중되는 지역에서는 추가 교원 확보가 필요해지면서 교원 수급의 지역 간 불균형이 발생합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교원 채용이 어려워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인력을 채용하기도 합니다. 특히 소규모 지자체에서는 여러 교과를 동시에 담당할 수 있는 교원을 확보해야 하는 구조적 어려움이 있습니다.

 

실제로 필자가 방문한 학교들에서도 이러한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오울루(Oulu)의 한 신설 학교에는 특수교사가 3명 배치되어 있었던 반면, 케이텔레(Keitele)의 소규모 학교에서는 특수교사 1명이 1~9학년 전체를 담당하고 있었으며, 교사 채용 공고에도 지원자가 거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러한 불균형은 학생-교원 비율의 격차로도 나타납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교원 1인당 학생 수가 6~7명 수준인 반면, 대도시에서는 11명 이상에 이르기도 합니다.

 

또한 교원 문제는 단순히 수의 문제가 아니라 교직의 매력도와 지속 가능성과도 연결됩니다. 최근에는 교직 매력도가 낮아지고 이직 의향이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나며, 일부 조사에서는 약 20%의 교사가 향후 5년 내 이탈 가능성을 언급합니다.

 

여기에 더해 2035년까지 약 5만 명 이상의 교원이 은퇴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교원 수급의 지역적 불일치를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민 배경 학생 증가와 교육 대응

 

핀란드의 학령기 인구 감소는 한편으로 이민 배경 학생의 증가라는 상반된 흐름과 동시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 수십 년간 외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아동 수는 급격히 증가하여, 1990년 약 4,500명 수준에서 2024년에는 약 11만 8천 명으로 증가하여 전체 아동의 18%에 이르렀습니다. 향후에도 순수 이민 규모는 연간 약 4만 명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며, 2040년까지 이민 배경 아동 수는 약 8만 6천 명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민 배경 학생은 주로 대도시 지역에 집중되어 있으며, 특히 헬싱키 수도권에서는 전체 학생의 약 4분의 1이 외국어 사용자로 나타납니다. 같은 도시 내에서도 지역 간 분포 차이가 크게 나타나 학교 간 학생 구성 격차를 확대시키고 있습니다.

 

현장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피르칸마 지역의 한 학교는 학생 수 감소로 폐교 위기에 놓였지만, 이민 배경 학생 유입으로 학급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이민 배경 학생 증가는 교육체계에 새로운 과제를 제시합니다. 학업 성취는 이민 여부 자체보다 읽기 능력, 교육 언어 숙달도, 가정의 사회경제적 배경과 더 밀접하게 관련되며, 이는 실제 집단 간 학업 격차로 나타납니다.

 

최근 정책 변화는 이러한 지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26년부터는 언어 능력이 충분하지 않은 학생을 대상으로 준비교육 이후 추가 지원이 가능해지며, 교육 언어 지원 수업이 제도적으로 확대되었습니다. 또한 기초 학습 능력 강화를 위해 수업 시수가 증가하고, 교육과정과 평가 기준 역시 보다 명확하게 정비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특히 언어 지원 교육의 접근성과 질, 학생 통합 방식, 그리고 재정 지원 구조의 효율성 문제는 지속적인 개선이 요구됩니다. 또한 다문화 환경에서의 가정–학교 협력 역시 중요한 과제로 제시되며, 이를 위해 보고서에서는 다언어 기반의 소통 체계와 구조화된 지원 모델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교육 제공 방식의 변화: 교육 제공자 간 협력

 

보고서가 제시하는 교육 제공자 간 협력은 크게 세 가지 형태로 구분됩니다.

 

첫째, 구조적 협력(rakenteellinen yhteistyö)은 책임 지자체 모델과 같이 장기적이고 제도화된 형태의 협력으로, 하나의 지자체가 다른 지자체를 대신해 교육을 운영하는 방식입니다.

 

둘째, 기능적 협력(toiminnallinen yhteistyö)은 특정 교과 수업이나 교원 활용 등 부분적인 협력을 의미하며, 비교적 유연하게 운영될 수 있습니다.

 

셋째, 네트워크형 협력(verkostomainen yhteistyö)은 교원 간 협력이나 공동 개발 프로젝트 등 전문성 공유를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러한 협력은 충분히 활성화되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법적 기반은 마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운영에서는 협력의 범위와 수준이 지역에 따라 크게 달라지며, 많은 경우 특정 필요에 따라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재정적 이유나 교원 확보를 위해 위와 같은 협력을 활용하고 있지만, 전체 교육체계를 아우르는 전략적 협력은 아직 부족한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령인구 감소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지자체 간 협력은 점차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특히 소규모 또는 인구 감소 지역에서는 단독으로 교육 서비스를 유지하기 어려워, 인접 지자체와의 협력을 통해 교육 제공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다만 협력의 확대에는 여러 제약이 존재하며, 가장 큰 문제는 행정적·재정적 복잡성입니다. 지자체 간 비용 분담, 책임 구조 설정, 운영 방식 조정 등이 복잡하며, 현재의 재정 시스템 역시 협력을 충분히 유도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또한 긴 통학 거리, 시간표 조정, 교통 문제 등의 실무적 어려움도 협력 확대의 장애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특히 지자체의 자율성과 정체성에 대한 우려 역시 중요한 변수입니다. 일부 지자체는 교육 서비스를 다른 지역과 공유하는 것이 지역의 독립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협력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합니다.

 

한편, 협력의 한 형태로 원격교육(etäopetus)의 활용 가능성도 함께 논의되고 있습니다. 특히 장거리 지역에서는 디지털 기반 협력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되며, 보고서에서는 향후 교육 제공 방식의 중요한 축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정책 제안 및 질 관리 체계

 

핀란드 교육문화부가 제시한 정책 제안의 핵심은 교육을 비용 절감의 대상이 아니라, 미래 사회를 위한 핵심 투자로 재정의하는 데 있습니다. 보고서는 특히 “학생 수 감소를 재정 절감의 근거로 보아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확히 강조합니다.

 

첫째, 재정 측면에서는 학생 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교육비가 증가하는 구조를 고려하여 안정적이고 충분한 재정 확보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동시에 지자체 간 협력을 저해하지 않도록 재정 제도를 개선하고, 협력을 유도하는 인센티브 구조를 마련할 필요성이 제기됩니다.

 

둘째, 교원 정책에서는 양적 조정이 아니라 질적 역량 강화와 유연한 자격 체계 구축이 중심 과제로 제시됩니다. 교원 자격 체계의 재검토, 경력 단계별 역량 개발, 재교육 및 추가 자격 취득의 유연화 등이 주요 방향으로 제시되며, 특히 다문화 환경과 원격교육에 대응할 수 있는 교원의 전문성 강화가 강조됩니다. 또한 지자체 간 공동 교원 활용을 가능하게 하는 제도적 기반 정비 역시 중요한 과제로 제시됩니다.

 

셋째, 이민 배경 학생과 관련해서는 통합적 교육 원칙의 유지와 언어 지원 체계의 강화가 핵심 방향으로 설정됩니다. 별도의 분리 교육보다는 일반 교육과정 내 통합을 기본으로 하되, 초기 적응 단계에서는 집중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이후 단계에서는 지속적인 언어 발달을 지원하는 연속적 체계 구축이 강조됩니다.

 

넷째, 교육 제공 방식 측면에서는 지자체 간 협력의 제도화와 확대가 핵심 과제로 제시됩니다. 이를 위해 법·제도 개선, 재정 지원, 시범 사업 운영 등이 제안되며, 장기적으로는 지역 간 협력 기반 교육체계로의 전환이 전망됩니다.

 

또한 원격교육은 보조적 수단이 아니라, 교육 접근성을 보완하는 중요한 운영 방식으로 재정립되고 있습니다. 다만 원격교육은 대면교육을 대체하기보다는 보완하는 형태로 운영되어야 하며, 향후에는 시범사업과 연구를 통해 그 효과와 한계를 검증한 후 제도화하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시됩니다.

 

마지막으로 모든 정책 제안의 공통된 기준은 아동의 권리와 교육의 형평성입니다. 학교 통폐합, 통학 거리 증가, 교육 방식 변화 등 다양한 구조적 변화 속에서도, 교육은 여전히 지역에 기반한 공공 서비스로 유지되어야 하며, 특히 아동의 학습권과 복지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 일관되게 강조됩니다.

 

 

맺음말

 

지금까지 살펴본 핀란드의 변화는 통계나 정책 문서 속 이야기로만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이미 학교 현장에서 구체적인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근 탐페레(Tampere)에서는 두 개의 고등학교가 시설 개보수와 학교 재편 과정 속에서 학기 중 이동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수백 명의 학생과 교사가 짧은 기간 안에 학교를 옮겨야 했고, 수업 운영과 평가 일정까지 전면적으로 조정해야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일부 학생들은 학교 운영 방식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며 집단 행동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특히 재학생과 교직원을 합하면 2천 명이 넘는 대규모 학교로 재편되면서, 교장 1명 체제와 행정 인력 통합이 동시에 이루어졌습니다. 이에 대해 교육의 질보다 비용 절감이 우선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었지만, 이러한 행정 조치를 되돌리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지역사회에서도 다양한 반응을 낳고 있습니다. 관련 기사에 달린 시민 의견을 보면, 학교 통합과 조직 개편이 단순한 효율화가 아니라 교육의 본질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습니다. 특히 “학교의 분위기와 공동체성이 무너진다”, “학생보다 행정과 구조 개편이 우선시된다”는 비판이 반복적으로 제기됩니다.

 

또한 일부에서는 정책 결정 과정이 현장의 경험과 충분히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행정 구조는 확대되지만 학교 현장의 지원은 오히려 줄어든다는 인식, 그리고 이러한 변화가 실제 비용 절감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함께 존재합니다.

 

물론 재정과 구조를 고려할 때 이러한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교육정책이 학생의 경험과 학교 공동체의 안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는 문제의식이 드러납니다.

 

이러한 점에서 핀란드의 사례는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학령인구 감소는 교육 축소의 신호일까요, 아니면 교육을 다시 설계할 기회일까요.”

 

이미 한국 역시 같은 질문 앞에 서 있습니다. 앞으로의 교육정책은 ‘얼마나 줄일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유지하고 무엇을 더 강화할 것인가’를 중심으로 논의되어야 합니다.

 

참고 문헌

 

• Aamulehti(2026.3.27). Pirkanmaalaislukioon tuli vain 7 hakemusta ja rehtori pelästyi – sitten ratkaisu löytyi Aasiasta(피르칸마 지역 고등학교에 지원서가 단 7 건밖에 접수되지 않아 교장이 당황했으나, 결국 아시아에서 해결책을 찾았다). 지역신문.
https://www.aamulehti.fi/pirkanmaa/art-2000011900555.html
• Opetus- ja Kultturimisiteriö(2026). Perusopetuksen järjestäminen murroksessa: Väestökehityksen haasteita perusopetuksen järjestämisessä tarkastelevan työryhmän loppuraportti(변화 속의 기초교육 체계: 인구 동향 변화가 기초교육 체계에 미치는 과제를 검토한 작업반의 최종 보고서). 핀란드 교육문화부.
https://urn.fi/URN:ISBN:978-952-415-021-7
• YLE(2025.8.12). Tampereen Rellun valmistuminen aiheuttaa ketjureaktion: kaksi lukiota valmistautuu muuttoon kesken lukuvuoden(탐페레의 렐루 고등학교 졸업식이 연쇄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두 고등학교가 학기 도중에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 핀란드 공영뉴스.
https://yle.fi/a/74-20174709
• YLE(2025.11.28.). Tampere yhdistää lukioita jätti­kampuksiksi – opiskelijat: ”Päätös on tehty meiltä täysin pimennossa”(탐페레시, 고등학교들을 초대형 캠퍼스로 통합 – 학생들: “결정은 우리에게 전혀 알리지 않은 채 내려졌다”). 핀란드 공영뉴스.
https://yle.fi/a/74-20196578

 

 

※ 본 칼럼은 필자의 고유 의견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의 공식 견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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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1. 핀란드 공영뉴스 YLE(2026.1.23.). Finland’s birth rate declines for third consecutive year(핀란드 출생률은 3년째 감소 추세이다). https://yle.fi/a/74-201389022
  2. 현재 3단계 지원 체계는 폐지되었으며, 학급 내 공동지원 형태로 전환됨.
핀란드 탐페레대학교 박사후연구원 김은지

한국에서 공립 초등학교 교사로 10여 년간 재직했으며, 현재 핀란드 탐페레대학교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수학적 사고의 언어화와 교사교육을 연구하며, 교육을 정치·사회·경제·문화와 연결하여 바라보는 데 관심이 있습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국제동향 집필에 참여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대한민국 교육 트렌드 2026』(에듀니티, 공동저자)가 있습니다.

  • Linkedin: www.linkedin.com/in/eunji-kim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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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1. 교사 수정 삭제

    좋은 글 감사합니다. 한국의 경우, 막대한 교육세를 낭비해 왔다고 생각하며 이는 현재 재정지출에 대한 조정 국면에서 감소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본적으로 마지막 의견에 동조합니다. 학생 수가 줄어든다고 재정지출을 줄여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단! 현재 교육부, 교육청의 세금 낭비는 심각합니다. 투입 대비 산출에 대한 평가가 전혀 없이 오로지 보여주기식 예산 낭비가 너무 심합니다. (그런 면에서는 재정지출을 삭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추상적인 교육사업(**선도학교 식)과 특히 IB학교에 매몰된 교육청의 세금지출은 분명히 되짚어야 합니다. 교육세를 특정 교육감의 공약사업 명분으로 막대한 분량을 외국에 넘기는 IB사업은 분명히 문제가 있고 오로지 ‘수요자’ 부담으로 재조정되어야 합니다.

    1. 김은지 수정 삭제

      늦었지만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학생 개개인의 지원에 초점을 맞춘 지출, 혹은 학교 교실 수업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지출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점에 공감합니다. 더 많은 교육 현장의 목소리가 정책 설정, 검토, 실행, 발전 등의 단계에서 적극적으로 반영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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