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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바꾸는 사람들은 전 능률교육 대표 이찬승 선생님이 주축이 되어 교육개혁 연구와 실천운동을 하는 공익단체(NPO)입니다.

교육 기부와 지역사회의 역할

#11 성진아, 사회성·감성교육연구소 소장 2012.09.20

최근들어 부쩍 ‘재능 기부,’ ‘교육 기부’라는 말이 눈에 띈다.  지난 3월 16일부터 3일간 한국 과학 기술부와 KBS의 공동 주최로 열린 ‘대한민국 교육 기부 박람회’에 관한 기사를 접했다. 교육기부란 ‘단체·기관 및 개인등이 보유한 물적·인적자원을 교육활동(교과활동, 창의적 체험활동, 방과 후 활동, 학교 밖 활동)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댓가없이 제공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 박람회의 취지는 여러 기업과 단체 및 연구기관들이 유,초,중등 학생들의 교육에 기여할 목적으로 개발한 참신한 교육 컨텐츠를 소개하고 교육 기부자와 수혜자를 연결시켜 주는 장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이러한 교육기부 박람회 행사는 그 동안 학교 폭력과 학생들의 자살 소식 등으로 우울하기만 했던 한국 교육계에 오랜만에 희망적인 새바람을 불어넣어 주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교육 기부의 영향력과 그 혜택

 

예전에도 기업과 일반 시민들에 의한 장학금과 학교 시설지원등을 통한 기부의 노력들은 있어 왔지만, 한국의 지역사회 단체와 기업들 및 시민들 모두가 우리 청소년들의 교육에 책임의식을 가지고, 교육기부 또는 재능기부를 통해 직접적으로 동참하고 협력해 나가려는 노력은 참으로 바람직하고 환영할 만한 일이다. 특히 학교에서 제공하기 힘든 교육의 기회와 인적 자원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 있어 학생과 교사 그리고 학교에도 유익할 뿐 아니라, 지역사회의 기업과 단체 및 개인들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사회에 기여한 데 대한 만족 또한 클 것이다.

 

교육의 본질이 왜곡되고, 대입시험을 위한 지식을 전수하는 기관으로 전락해 버린 한국의 공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사회-학교-가정의 협력관계 구축’은 반드시 필요하다. 효율적인 인성 교육- 사회성과 감성 교육 포함-과 학업 성취를 위해서도, 학생들에게 더 많은 인적 및 물적 자원과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도 이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 하겠다. 지역사회의 단체들과 개인이 학교 교육에 참여하고,  학생들은 현장학습과 봉사를 통해 지역사회에 참여함으로써 지역사회와 학교가 교류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학생들의 사회성, 감성, 그리고 인성 발달의 기회가 더욱 많이 주어지게 되며 지역사회의 봉사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배려심, 책임감, 협동심 등이 길러지게 될 것이다.

 

또한 눈에 드러나지 않는 금전적인 기부의 형식보다는, 인적 자원을 통해 제공되는 이러한 기부 형식은 학생들에게도 좋은 롤모델을 제공하여 인성교육에도 기여 하게된다. 어른들이 자신들이 가진 재능이나 능력들을 사회에 환원하며 기여하는 모습들을 늘 접하고 자라는 아이들은 자신들이 성장해서도 사회에 자신이 가진 재능을 환원하는 이들이 될 확률이 높다. 사랑도 받아본 이들이 사랑을 나누어 줄 줄 아는 것 처럼 말이다. 이렇게 학교- 가정-사회의 협력 문화가 정착된 사회의 분위기 속에서 우리의 청소년들이 성장해 간다면, 남을 배려할 줄 알고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성 감성과 인성을 갖춘 인재들로 성장해 나가는데 이바지 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뿐 아니라, 이러한 교류를 통해, 특히 학부모의 경제적 어려움과 교육 수준 등으로 인해 학교 밖에서 다양한 교육의 기회들을 누리지 못하는 저소득층의 학생들의 경우, 지역사회의 다양하고 지속적인 교육기부를 통해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미국 대학의 공교육 지원 사례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게 지역사회의 기관이 공교육에 적극 참여하고 지원하는 프로그램의 한 예로, 필자가 3년간 참여했던 미국 뉴욕의 콜럼비아대 교육대학원의 “리딩 앤 매쓰 버디 (Reading and Math Buddy)” 프로그램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프로그램은 한 대학기관이 지역사회의 공립학교에 인적, 물적 자원을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기부한 사례이다. 이 대학은 ‘리딩 앤 매쓰 버디’ 로 선발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일정기간의 연수를 거치게 한 후 인근 빈민 지역인 할렘에 위치한 공립 초등학교로 이들을 파견해 학습 부진아들을 일대일로 가르치게 한다.

 

뉴욕의 저소득층과 빈민층이 모여사는 할렘에 위치한 공립학교들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삭막하다. 이 학교의 학생들은 대부분 흑인들과 중,남미 지역에서 건너온 이민자 자녀들이 전교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이 중의 많은 수의 아이들은 미혼모나 편모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들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아이들은 빈민을 위한 정부지원 아파트에 몇 세대의 가족과 친척들이 모여 사는 경우가 많고, 심지어 홈리스 쉘터 (노숙자를 위한 거처)에서 살면서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도 있다.

 

이러한 빈민 가정의 아이들은 대부분, 열악한 가정환경과 부모와의 정서적인 교류의 부족으로 인해 학습부진 뿐 아니라, 행동 발달에 많은 문제를 겪고 있는데, 대학원생 버디들은 자신에게 정해진 네 명의 아이들에게 한 아이당 30분씩 일년간 (방학을 제외한) 일대일로 책을 읽어주고 대화하거나 수학과목의 학습을 도와준다. 매일 학교에서 자신에게 일대일로 관심을 가져주고 대화하며 학습지도를 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아이들의 정서에는 물론 학습 능력 향상에도 많은 도움을 주리라는 것은 설명하지 않아도 쉽게 상상이 갈 것이다. 필자가 ‘버디’로 일했던 3년 동안, 이 튜터링 프로그램을 통해 학급에서 문제아로 통하던 학생이 모범적인 학생으로 변화되는 경우를 여러번 보았다. 많은 인내를 요구하는 것이긴 하였지만, 이 아이들을 가르쳤던 경험은 참으로 보람있는 일이었고, 학습 부진아와 문제아들을 바라보는 나의 시각을 바꾸어 놓았을 뿐 아니라 빈민층과 소외계층의 아이들의 교육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갖게해 준 계기가 되었다.

 

지역사회의 교육 기부를 위한 제안

 

“It takes a whole village to raise a child.” (한 아이를 키우는 데는 온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 라는 속담처럼,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을 교육하는 데에는 학교와 가정의 노력뿐 아니라, 지역 사회 모두의 동참과 협력이 필요하다. 지역사회가 가진 인적 자원과 역량을 학교 교육에 효율적으로 제공하고 그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교육 기부가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게 꾸준히 제공되는 서비스나 프로그램으로 정착되도록 지역사회의 기업과 단체 혹은 개인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학교의 교장과 교사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이러한 교육기부를 통한 교육의 혜택을 아이들이 누릴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 적극적으로 소통 및 네트워킹해야하고, 시작된 프로그램이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게 서비스와 프로그램을 제공 할 수 있도록 기부자와 수혜자 측의 지속적인 소통 및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교육기부의 문화가 한국 사회 전체에 정착되고, 대입 위주의 교육분위기에서 벗어나 우리 청소년들에게 더욱 창의적이고 실생활과 접목된 배움의 기회를 주고 인성발달에도 도움을 줄 뿐 아니라, 나아가 교육 기회의 빈부격차를 줄이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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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성·감성교육연구소 소장 성진아

현재 사회성·감성교육연구소 소장이자 한동대학교 교육대학원 객원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1990년대 후반부터 10여 년간 미국의 시애틀과 뉴욕 지역의 다양한 교육 현장에서 교사로 일하고, 뉴욕 공립초등학교의 사회성·감성 교육(Social-Emotional Learning) 실행에 관한 연구논문으로 컬럼비아대학(Columbia University)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13년부터 한국의 학교 현장에 맞는 사회성·감성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 교육을 실천하려는 교사들을 지원하는 일을 해왔다. 그 외 소외계층 아동·청소년을 위한 사회성·감성 향상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이메일 js248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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