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로토닌과 사회성- 감성 발달
숲길을 걸으면 사람의 인지능력이 향상되고 정서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난다는 것이 국립 산림과학원과 한 대학의 연구팀의 실험 연구를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이 연구는 한 그룹의 사람들에게는 숲길을 걷게 하고, 또 다른 그룹은 나무가 없고 상가와 빌딩이 밀집한 도심의 길을 걷게 한 다음 인지능력과 정서상태 변화를 측정한 결과, 숲길을 걸은 실험 대상자들의 인지능력이 20% 이상 향상됐고, 우울감·분노·피로감·혼란 등의 정서가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한다 (세계일보, 2011월 8월 16일). 숲길을 걸으면 스트레스와 심리적 피로감이 감소되고 기분이 좋아질 것이라는 것은 너무나도 자명한 이치같이 들리지만, 이 연구가 교육적인 차원에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그것이 정서 뿐 아니라 인지 능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미국에서 사회성-감성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한 학교를 대상으로한 여러 연구에서 학생들의 정서적 안정과 대인관계 기술 습득이 학습 태도와 학업 성적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론과도 상통하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곧, 정서적 안정과 인지 능력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뇌과학자들에 의하면, 우리의 뇌에서는 인간의 감정을 조절하는 “세로토닌”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 물질은 공격성, 폭력성, 충동성, 의존성, 중독성을 조절하여 평온감과 위로감 등을 가져다 주는 기능을 할 뿐 아니라, 주의 집중력과 기억력을 향상시켜주는 기능을 한다고 한다. 인간의 뇌에서는 이성적인 판단을 할 때 조차도 감정의 소용돌이가 일어나는데, 세로토닌은 이러한 감정의 소용돌이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며 사회성과 감성의 발달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호르몬이다. 신경정신과 전문의인 이시형 박사는 그의 저서 “세로토닌하라” (2010)에서, 세로토닌을 행복물질이라고 명명하며, 21세기가 선호하는 인간형은 감성이 풍부하고, 창의적이고 원만한 대인 관계를 이루어 갈 수 있는 “세로토닌형 인간”이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세로토닌의 분비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 세로토닌의 분비를 위해서는, 햇빛을 쐬고, 걷기나 조깅을 하고, 스트레칭을 하고, 소리내어 읽고, 씹기를 하며, 깊은 호흡을 하거나 많이 웃고, 가능한한 온 몸을 많이 움직여야 한다고 한다 (이시형, 2010). 그런데, 한국의 아동과 청소년들의 현실은 어떤가? 새벽부터 밤까지 학교와 학원을 바삐 오가며 비좁은 실내에서 움직이지 못하고 가만히 앉아 듣기 위주의 수업으로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협력 보다는 경쟁을 부추기는 입시 위주의 스트레스가 많은 학교 분위기 속에서 아이들에게서 세로토닌은 결핍되고, 우울증 및 반사회적 경향을 보이는 학생들은 더욱 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학생들이 정서적 안정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세로토닌 분비를 증가시키기 위해 학교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여기에서는, 미국의 영재 교육의 권위자인 바바라 클라크 교수(Clark, 1986) 가 뇌연구를 기반으로 초등학생들의 학습능력을 최대화하기 위해 제안한 방법들과 이시형 박사가 제안한 내용들을 종합해 제시해 보고자 한다.
1. 자연친화적인 교실과 학교 환경을 만들어라.
2. 부드러운 색과 미술 작품등을 이용해 교실과 학교 분위기를 편안하고 밝게 만들어라.
3. 교실 내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공간과 기회를 제공하라.
4. 매일 아침 일과의 시작을 요가나 스트레칭, 깊은 호흡으로 시작하며 학생들의 긴장을 풀어 주라.
5. 학생들이 소리내어 읽고, 말하고, 웃을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주라.
6. 체육시간과 휴식 시간 및 야외 수업, 현장학습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햇빛을 쬐고 몸을 움직이거나 걸을 수 있는 시간을 최대한 늘려
주라.
7. 수업 시간 중에 스트레칭을 하게 하거나 자리에서 일어나 신체를 움직이며 할 수 있는 간단한 게임등을 많이 하도록 하라.
8. 교사와 학생간, 학생들 서로간에 스킨쉽 (악수, 안마, 안아주기, 등 쓰다듬기 등)을 많이 하라.
9. 휴식시간 또는 수업 시간 중에도 경쾌한 음악이나 기분을 밝아지게 하는 음악을 듣거나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기회를 자주 제공하라.
학생들이 정서적으로 안정을 누리며 즐겁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결국, 학습 능력 향상과 학업 성취에도 유익이 된다는 당연하고도 중요한 사실을 우리 모두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 이시형 (2010). 세로토닌하라! (중앙북스).
• 세계일보 (2011년 8월 16일). “숲길 걷기” 인지능력, 긍정적 정서에 효과.
• Clark (1986). Optimizing Learning: The Integrative Education Model in the Classroom. Merrill Publishing Co.
현재 사회성·감성교육연구소 소장이자 한동대학교 교육대학원 객원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1990년대 후반부터 10여 년간 미국의 시애틀과 뉴욕 지역의 다양한 교육 현장에서 교사로 일하고, 뉴욕 공립초등학교의 사회성·감성 교육(Social-Emotional Learning) 실행에 관한 연구논문으로 컬럼비아대학(Columbia University)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13년부터 한국의 학교 현장에 맞는 사회성·감성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 교육을 실천하려는 교사들을 지원하는 일을 해왔다. 그 외 소외계층 아동·청소년을 위한 사회성·감성 향상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이메일 js248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