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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바꾸는 사람들은 전 능률교육 대표 이찬승 선생님이 주축이 되어 교육개혁 연구와 실천운동을 하는 공익단체(NPO)입니다.

성과 없는 성과급, 도대체 언제까지

#1319 전종옥, 양서중학교 교장 2025.07.02
학교에 도입된 성과급 제도가 지난 25년 동안 교육을 어떻게 왜곡시켰고 교사를 힘들게 했는지를 살펴봅니다. 이를 통해 성과 없는 성과급제를 없애고, 교육 역량을 높이기 위한 진지한 고민을 할 것을 촉구합니다.                      

 

 

‘칼국수’에는 ‘칼’이 없고,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다. 그렇다고 해서 이를 문제 삼는 이는 없다. 그런데, 성과급에 ‘성과’가 없다면, 이건 어떤가?

 

• 오타니 쇼헤이(29)가 미국프로야구 엘에이(LA) 다저스와 10년 총액 7억 달러(9213억원) 계약을 했다. 7억 달러를 계약 기간 10년(2024~2033년)에 나눠 받는 것은 아니다. 10년 동안 2000만 달러(263억원)만 받고 나머지 6억 8000만 달러(8950억원)를 2034년부터 2043년까지 10년 동안 연금처럼 받는 지급 유예 방식의 계약이다.1

 

•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것으로 알려진 SK하이닉스가 구성원에게 역대 최대 수준인 기본급 1500%의 성과급을 지급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날 사내 게시판에 초과이익분배금(PS) 1000%와 특별성과급 500% 등 총 1500%의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지했다.2

 

정해진 연봉 또는 월급 말고도 무언가를 더 받는다면 다 사연이 있을 터. 투타 겸업에 시즌 최다 홈런 등 온갖 소문을 몰고 다니는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선수 오타니 쇼헤이의 계약금에는 그가 지금까지 이룩한 실력에다 앞으로 그가 해내리라 예상되는 기대가 반영되어 있다. 또한 하이닉스의 경우에는 지난해에 거둔 탁월한 실적에 대한 보상의 성격으로 성과급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이다.

 

도대체 ‘성과급’이란 무엇인가? 표준국어대사전은 ‘성과급(成果給)’을 ‘「명사」 『경영』 업무의 성과를 기준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방식. 또는 그런 임금.’이라고 풀이한다. 대개 실적이나 실력을 수치나 순위로 입증해야 하는 기업이나 프로 운동선수에게 성과에 따른 특별한 보상을 하는 방식은 사람들 선호를 바탕으로 널리 퍼져 있다.

 

성과급을 도입하면, 뭐가 좋을까? 먼저, 직원들이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생산성 향상을 꾀할 수 있다고 한다. 또, 탁월한 성과를 낸 직원에게 보상을 제공하여 이직을 막고, 외부 인재 유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아울러, 개인 성과뿐만 아니라 팀 성과에 따라 지급되는 구조를 가미하면 협업도 장려할 수 있어 경쟁과 협업의 조화를 통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온통, 칭찬 일색이다. 하지만, 성과에 따른 차등 보상이 언제, 어디서나 항상 좋기만 할까? 우린 마침내 지고지선(至高至善), 만능열쇠를 찾아낸 것일까?

 

 

학교에서도 성과급을 하고 있다고

 

1997년 말에 IMF(국제통화기금) 외환 위기가 터졌다. 기업들은 끝없는 불황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실적 쥐어짜기에 모든 걸 쏟아부으면서, 가장 만만한 직원 줄이기를 선택했다. ‘구조조정’이라고 그럴싸하게 포장을 했지만, 실제는 소유주나 경영자의 무능을 직원에게 떠넘기는 짓이었다. 직원들끼리 밥그릇 빼앗기 경쟁을 하면서 군소리 말고 시키는 일이나 잘 하라고 강요한 셈이다.

 

불똥이 공무원 사회로 튀었다. 그동안 상대적 저임금에 헌법상의 기본권조차 누리지 못하던 이들에게 ‘철밥통’이라는 낙인을 찍어 공격을 시작했다. 그중 하나가 실적에 따라 임금 차이를 두겠다는 ‘차등성과급’ 제도다. 학교엔 2001년 이 제도가 도입된 이래, 무려 25년이나 계속되고 있다.

 

올해 학교에 온 교육청 공문3을 한번 보자. ‘2025년 교육공무원 성과상여금 지급 지침’에 따르면, ‘교원 본연의 직무에 충실하면서도, 힘들고 기피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교원을 성과급에서 우대하여 교직사회의 사기 진작을 도모’하겠다고 그 목적을 밝히고 있다.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제35182호, 2025.1.3.)의 ‘공무원 중 근무성적, 업무실적 등이 우수한 사람에게는 예산의 범위에서 성과상여금을 지급(제7조의2)’한다는 규정과 「공무원보수 등의 업무지침」(인사혁신처예규 제192호, 2025.1.23.)에 따라 국·공·사립학교 및 국·공립유치원 교원, 교육전문직원에게 3등급(S, A, B)으로 개인성과급4을 지급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언뜻 보기에는 월급도 주고 3등급으로 나누어 따로 성과급까지 준다고 하니,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처럼 보인다. 하지만, 조금만 더 살펴보면 지급 예산이 따로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고, 애초에 교원에게 지급할 총급여액(예산의 범위) 안에서 누구는 더 주고 누구는 덜 주는, 전형적인 ‘조삼모사(朝三暮四)’에 불과하다.

 

학교 현장은 발칵 뒤집혔다. 교육활동에서 가시적 성과를, 그것도 1년 단위로 파악해서 급여에 반영하겠다는 발상에 곳곳에서 반발이 터져나왔다. 교실 수업 이외의 모든 교육활동이 공동체 협업의 형태로 이루어지는 학교에서, 학생들의 발달, 성장에 대한 기여도를 개인별로 수치화하고 줄 세울 수 있다는 해괴한 사고방식은 교육학 어디에도 없는 얘기였다. 하지만 교육부 관료들은 위에서 시키는 일, 출세에 도움이 된다면 지록위마(指鹿爲馬)도 서슴지 않는 이들. 구구한 변명으로 일관하며 이 제도를 25년 동안 끌어왔다.

 

학교가 정말 이 제도를 실제로 시행할 수 있었을까?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기에 시행하는 ‘시늉’만으로 버텨왔다. 교육부, 인사혁신처의 압박에 형식적인 대응은 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어떻게든 수치를 만들 수 있는 학습지도(주당 수업시수), 생활지도 및 상담(해당 시간), 전문성 개발(연수 참여 시간), 담당 업무에 일정한 점수를 부여하여 순위를 매기고 등급을 매기는 식이었다. 성과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교사 (한)줄 세우기를 통한 보여주기 행정임을 알면서도 관료 행정의 편의에 장단을 맞출 수밖에 없었다.

 

한편에선 공문의 명령과 지침에 항의를 계속하면서 제도의 무력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교사들의 눈에 차등성과급은 교원평가와 함께 교사들의 사기를 꺾고 교원 전문성을 훼손하는 대표적인 제도였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22년엔 전국 4,141개 학교에서 교사 8만 8,938명이 성과급 균등분배에 참여5함으로써 차등 지급의 문제에 정면으로 맞섰고, 이어 2023년에도 ‘교원평가 폐지와 차등성과급 수당화’에 대한 교사 서명에 2만여 명이 참여하여 중단을 요청한 바 있다. 당시 이를 추진한 전교조 손지은 부위원장은 “교사를 줄세우기 위한 교원평가와 차등성과급은 교사들을 함께 일하는 일터에서조차 서로 협력하지 못하고 불신하게 만들고 있다”며 “교사들 사이의 분열을 조장하고 공교육의 균열을 야기하는 차등성과급을 폐지하고, 이를 수당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6

 

 

성과급 25년, 무엇이 달라졌나

 

이쯤에서 날것 그대로의 교사들 목소리를 들어보자.

 

“항상 균등 분배에 참여해서 크게 마음이 흔들리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S를 받았을 땐, 다른 사람의 돈을 내가 더 받은 듯 해 괜히 미안했고, A나 B를 받았을 땐 인정받지 못한 기분이 들어서 속이 상했다. 균등 분배가 아니었다면 아마 누가 최고 등급을 받았는지 알아내서 항의하고 싶었을 거 같다.”

 

“다면평가 기준 수립 시, 아무리 머리를 맞대고 최선의 평가지표를 만들었어도, 막상 B등급을 통보받으면 유쾌하지 않다. 마음에 상처가 되기도 하고, 조직이 실망스럽기도 하고. 여하튼 복합적인 감정이 교차하면서 업무에 대한 열정이나 헌신은 사그라들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분위기 탓에 S등급을 받은 교사들도 괜스레 마음이 불편해지고 움츠러들게 된다.”

 

“S를 받았을 때: 남들은 나보다 더 고생하던데, 누군가는 열심히 하고 못받았겠구나 미안한 마음. A, B를 받았을 땐 나의 노력이 부정당하는 느낌. 내가 뭘 못했지? 도대체, 차등성과급을 왜 하지? 짜증남.”

 

이구동성으로 S등급을 받으면 괜시리 동료에게 미안해지고, A나 B를 받으면 모멸감과 자괴감을 느낀다고 호소한다. 어느 등급도 마음이 편치 않다.

 

조변석개와 오락가락이 트레이드 마크인 교육부 정책이 무려 25년이나 계속되었다면, 호랑이가 가죽을 남기듯 무언가를 남겼을 것이다. 하나하나 짚어보자.

 

근무 성적, 업무 실적 등이 우수한 교원을 우대하여 교직사회의 사기를 진작한다는 취지, 도입 목적은 어떻게 되었을까? 정말, 우수한 교원 누군가가 우대를 받아서 교원들의 사기는 해마다 계속 올라갔을까? 의욕은 좋았지만, 이러한 접근은 교육의 본질이나 학교 공동체의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발상이다. 교육에 ‘성과’, ‘실적’이라는 어휘를 가져다 붙이는 데도 깊은 고민이 필요하지만, 교육적 성과를 1~2년 단위로 평가해 등급을 매기겠다는 사고방식 자체가 섬뜩하기 그지없다. 경영학 이론에서 어설프게 가져온 성과급 제도로 교육의 질을 높이겠다는 발상이라니, 학교를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세트장쯤으로 착각한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

 

누군가를 우수 교원으로 올려주고, 다른 누군가는 열등 교원으로 낙인을 찍는 순간, 학교의 공동체성은 심각하게 훼손되어 그 회복이 쉽지가 않다. 학교마다 어느 해 남보다 더 열심히 근무를 한 사람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공동체성과 공공성을 그 핵심 가치로 삼는 학교는 그 작은 차이를 찾아내 서열을 정하고 등급을 매기는 일이 아니라, 협력을 통해 공동체가 무엇을 더 잘하게 되었는지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요컨대, 교사 개인이 아니라, 교육활동에 대한 평가가 핵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차등성과급은 결정적으로 그걸 놓치고 있다.

 

또, 등급을 정하는 객관적 기준과 그 기준의 타당성에 대한 의문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서열을 정해 등급을 매기려면 기준이 있어야 할 터,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 기준을 만들기란 매우 어렵다. 성과급은 교사의 업무와 역할에 따라 차등 지급되지만, 교육활동의 성과는 본질적으로 모호성과 주관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수치화가 가능한 것으로 기준을 정할 수밖에 없다. 교육활동의 성과를 수치로 환산할 수 있다는 생각이라니, 양적 공리주의(公理主義)의 대표자 제러미 벤담의 후예들이 똬리를 튼 꼴이다.

 

현재 미봉책으로 쓰고 있는 대부분의 평가 항목은 교사 개인의 선택 또는 능력과 무관한 것들이다. 예를 들어, 수업시수는 학교의 교원 수급 상황에 따라 정해질 뿐, 교사 개인의 의지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그리고 주당 수업시수가 한두 시간 많으면 그게 더 큰 성과라는 것도 부끄럽기 짝이 없는 기준이다. 그래도 그게 평가 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 그나마 수치가 있으니 불만, 갈등이 적을 것이므로. 이걸 제대로 된 평가, 좋은 교육이라 말할 수 있을까?

 

결국, 성과급은 실제 역량, 성실성, 성과와는 관련이 없이, 단위 학교 안에서 교사를 대상으로 기계적인 상대평가를 한 것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이 개선 없이 지속되다 보니, 제도가 교육활동에 도움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갈등만 부추기며 협력을 방해하고, 낮은 등급을 받은 교사들에게는 상대적 박탈감과 모멸감을 안겨주는 데 그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많은 학교에서 현명한 교사들이 이를 제대로 시행하지 않으며 차등성과급을 무력화해왔다는 점이다. 만약, 명령이나 지침을 그대로 시행했다면, 학교 사회는 등급 꼬리표로 아수라장이 되었을 것이다. 세세한 기준을 세워 줄 세우기를 한 학교, 성과급 제도를 충실히 운영한 학교는 공동체가 허물어지고, 오히려 공문에서 금지한 균등 분배, 순환 등급 등의 편법을 적극적으로 실천한 학교는 교직원의 갈등도 적고 협력 문화가 훨씬 더 강력하게 자리잡고 있다. 편법으로 대응한 교사들이 고마울 따름이다.

 

이른바 ‘성과급의 역설’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직시한 정근식 서울시교육감도 지난해 “성과급 제도와 교원능력개발평가 폐지”를 공약한 바 있다. 3단계의 차등성과급을 교원 역량 강화 수당으로 바꿔 동등하게 지급하는 방안을 내놨다.7 이젠 차등성과급제를 폐지하고, 교육공동체 강화에 힘을 쏟을 때다. 교원의 협력과 경쟁을 유도해 교육의 질을 개선하려는 목적으로 도입한 차등성과급은 이미 20년을 넘긴 상처이다. 켜켜이 쌓인 고름은 결코 살이 되지 못한다. 서둘러 도려내야 한다.

 

 

교육 역량 높이기에 진심이라면

 

우리 교육의 발전을 위한 생각이나 아이디어가 실제 정책이 되려면, 공론장에서의 충분한 숙의가 있어야 하고, 정책으로 형성·결정된 뒤에도 실행 과정을 거쳐 평가와 수정을 거듭하며 다듬어져야 한다. 그런데 25년 전 학교 현장에 던져진 ‘차등성과급’은 그런 과정과 노력을 눈 씻고도 찾을 길이 없다.

 

한 마디로 ‘성과(成果) 없는 성과급’이다. 먼저, 정책의 도입을 통해 교육력을 높이기는커녕 행정력을 낭비하고, 교사들 사이에 갈등만 부추기며, 교원의 사기를 떨어뜨렸다는 점에서 아무런 ‘성과 없음’이다. 또한 측정이나 평가가 매우 어렵거나 불가능한 한 해의 교육활동을 성과 기준으로 삼아 성과급을 운영하고 있으니, ‘성과’와는 무관한 성과급인 셈이다.

 

학교 공동체는 기본적으로 자발성과 숙의에 기초한 민주성과 다양한 교육 주체들의 협력, 교원들의 전문성 신장을 통해 스스로 성장한다. 줄 세우기를 통한 급여 차등과 같은 정책으로 추진하는 교육 개혁은 단견일 뿐만 아니라, 반교육적이기도 하다. 교원들은 쉼없이 자신들의 교육 역량을 키우는 방법을 찾아 실천하고 있다. 평가에 앞서 이를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먼저, 대부분의 학교에 활성화되어 있는 자발적인 교원 연구모임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자. 내가 근무하는 학교만 하더라도, 모든 교원은 적어도 하나 이상의 연구모임에 참여하여 격주로 모여 교육활동에 관한 탐구와 실천을 나누고 있다. 자신이 더 개발하고 싶은 전문성이나 교육활동에 필요한 영역을 정해 한 학기 또는 1년 동안 함께 연구하고 실천하며 역량을 키운다. 이러한 학습공동체는 한 학교를 넘어 여러 학교 구성원들이 함께 하기도 하면서 교원 연수가 지닌 한계를 보완하는 생생한 연구 현장이자, 전문적 공동체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학교마다 예산을 배정하여 활동의 지속성을 지원하고 있는데, 방과 후에 시간을 내어 운영을 해야 하기에 안정적으로 깊이 있는 연구를 하기가 쉽지 않다. 연구모임 활동 시간의 확보를 위한 교원 수업시수 감축, 교원 증원이 필요한 대목이다.

 

다음으로, 교원 임용 이후의 전문성을 높이는 일에도 세심한 설계가 필요하다. 현재는 2급 정교사로 임용된 뒤, 약 5년쯤 뒤에 국가가 제공하는 1급 정교사 자격연수를 이수하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물론, 자격연수 이외에도 여러 법정 의무연수를 해마다 이수해야 하고, 교사 개인의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직무 연수에 참여하여 자신의 전문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개인의 의지와 책임감에만 맡겨두는 방식이 아니라, 전문교사 제도(2급과 1급)를 추가하여 보완하자8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현행 자격제도로는 교사의 전문성이 교과에만 한정되어 급변하는 교육 환경에 적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축제 전문교사, 학생자치활동 전문교사, 난독 전문교사, 학교폭력 전문교사 등 다양한 전문교사를 양성하여 학생에게 더 좋은 교육을 제공하고, 교사 간 전문성을 상호 공유해 보자는 것이다.

 

그러한 전문교사를 양성하려면, 퇴근 후 자투리 시간에 진행되는 연수로는 불가능에 가깝다. 넉넉한 시간과 적절한 연수 공간을 확보하려면 ‘유급 안식년제’ 도입이 필수 불가결하다. 연 200~300만 원의 성과급을 통해 통제하며 학교 교육력을 끌어올리겠다는 발상은 이미 지난 25년간의 실패로도 충분하다.

 

또한, 학교가 교육하고 싶은, 교육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을 돕겠다는 교사의 바람이 자아실현의 측면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돌아보고 보완해야 한다. 해마다 스승의 날 즈음이면 교사에 대한 존중의 말이 흘러나오고, ‘교원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에 예우와 보수 우대, 불체포 특권, 안전사고로부터의 보호, 신분 보장 등이 명시되어 있지만, 현장에서는 그와 정반대의 광경을 수없이 목도하고 있다. 정당한 학생 생활지도가 아동학대 신고로 이어지기도 하고, 일부 학부모의 과도한 교육활동 개입과 방해로 교원들이 당하는 고통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교육적 해결은 사라지고 모든 것이 사법(司法)으로 치닫는 현실에서 교육자의 권한은 없고, 책임만 남아 있는 형국이다. 학교에 필요한 것은 교사끼리의 경쟁이 아니라, 교육이 가능한 안전 공간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끝으로, 교사들의 생존과 생활 보장에도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대개 교직에 들어온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보수에 관심이 덜한 것이 사실이기는 하다. 그리고 앞장서서 급여 인상을 요구하는 교원단체도 보이지 않는다. 그게 쌓이다 보니 다른 직종과의 임금 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초임 교사의 급여가 법정최저임금과 우열을 다투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현실은 시급한 개선이 필요하다. 최근, 교직을 떠나고 싶다는 교원의 급증은 교권 침해만이 아니라 안정적인 미래를 설계할 수 없는 임금 수준도 한몫을 하고 있다. 물심양면에서 재충전이 가능한 경제적 지원을 통해 교육활동 지속에 대한 걱정을 덜어주어야 한다. 교사를 지원하는 것이 곧 학생을 지원하는 것이고, 미래에 대한 투자임을 명심해야 한다.

 

학령인구가 줄어들고 있다고는 하지만, 교사에게 요구되는 일은 늘고 그 깊이와 세밀함이 갈수록 더해지는데, 교원 정원을 해마다 큰 폭으로 줄이고 있다. 교육 역량 강화를 ‘열정 페이’나 ‘마른 수건 쥐어짜기’로 해결할 수는 없다. 교원의 증원과 사회·경제적 지원은 동전의 양면처럼 함께 가야 한다. 교사들이 ‘학교와 헤어질 결심9’을 하는 데는 다 그런 사연이 있다. 우리가 등 떠민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할 때다.

 

 

징계가 아니라 소통을, 경쟁이 아니라 협력을

 

모든 평가는 나쁜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도 없다. 다만, 하는 일이 다르면 평가의 목적과 방법도 달라야 한다. ‘굳이’ 교사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면, 그것은 자발성을 바탕으로 해야 할 것이고, 내부 또는 상향식이어야 한다. 이젠 감사(監査)도 적발이 아니라, 보완과 정비를 위한 자율감사로 바뀌고 있음을 본보기로 삼자.

 

학교는 학기가 바뀔 때마다 학생, 학부모, 교직원을 대상으로 교육활동 전반에 관한 평가를 실시한다. 그렇게 얻은 지표와 서술형 응답을 바탕으로 전체 토론을 거쳐 다음 학기 교육활동에 수정이 필요한 것을 찾아 반영한다. 학교 교육력의 핵심은 공동체의 역량에서 나오는 것이지, 어느 한 개인이 잘하고 못하고에 달려 있지 않은 까닭이다.

 

사람들의 마음을 여는 데는 총보다 꽃이 필요한 시대다. 군대를 동원한 불법 계엄을 맨손과 응원봉으로 막아낸 위대한 시민의 나라다. 더 이상 차등성과급과 같은 행정편의주의에 기대지 말고 기획재정부, 인사혁신처 관료의 숫자 놀음에 맞서는 교육부의 전면적인 태세 전환이 필요하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성과상여금’ 관련 공문에는 ‘성과상여금을 정상 지급 받은 후 협의(모의)하여 재배분하거나 재배분 받는 행위’ 등을 금지하고 ‘관련 법령에 의거하여 징계 등 엄중 조치’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미 2021년 대법원이 “이미 지급된 성과급은 사적 재산 영역이므로 징계 대상으로 삼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결10한 바 있는데도 말이다.

 

문제를 제기하거나 대안을 제시하는 목소리를 ‘입틀막’으로 잠재우고, 군대를 동원해서 짓밟으려는 시도가 사회에 얼마나 큰 해악을 끼치는지 온 국민이 생생히 지켜보았다. 부디, 교육부, 인사혁신처 관계자들도 거기에서 교훈을 찾기 바란다.

 

교원들은 참을 만큼 참았다.

 

※ 본 칼럼은 필자의 고유 의견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의 공식 견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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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1. https://www.hani.co.kr/arti/sports/sports_general/1120114.html (한겨레신문 2023.12.13.)
  2. https://www.khan.co.kr/article/202501221835001 (경향신문 2025.01.22.)
  3. 서울특별시교육청 중등교육과-7440(2025.03.04.)
  4. S등급은 평균 510만 원, A등급은 평균 427만 원, B등급은 평균 365만 원이 지급된다. (2025년, 교사, 차등지급률 50% 기준)
  5. https://news.eduhope.net/24207 (‘교육희망’ 2022.05.23.)
  6. https://www.educhang.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59 (교육언론 ‘창’ 2024.03.28.) 2025년에 온 공문에 의하면 성과급을 못 받는 것은 물론, 징계를 각오해야 하는 일인데도 말이다.
  7. https://www.educhang.co.kr/news/articleView.html?idxno=4864 (교육언론 ‘창’, 2024.10.17.)
  8. https://www.educhang.co.kr/news/articleView.html?idxno=6229 (교육언론 ‘창’, 2025.05.12.)
  9.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254965 (KBS뉴스 2025.05.15.)
  10. https://news.eduhope.net/25035 (교육희망 2023.03.22.)
양서중학교 교장 전종옥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35년 동안 학생들에게 국어를 가르쳤다. 『선생님과 함께 가는 고전 소설 여행』(공저), 『선생님과 함께 가는 현대 소설 여행』(공저) 등의 책을 썼으며,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세계문학) 서평을 연재하고 있다. 현재 양서중학교 교장으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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