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입학’이 일상이 된 대한민국, ‘소규모 학교’ 정책을 되돌아보며 교육 정책의 방향을 모색한다
|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소규모 학교를 어떻게 운영하고, 어떤 대책을 마련할 것인가에 대해 논의합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근본적인 대안이 모색되길 바랍니다. |
1. 들어가며
2025년 3월 4일 개학일, 초등학교의 ‘나홀로 입학’ 현상이 급증했다는 언론 보도가 눈에 띄게 많아졌다. 이제 지방의 ‘나홀로 입학’ 문제는 더 이상 새로운 화두가 아니다. 오히려 너무 흔해져서 신선한 뉴스거리조차 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는 저출생과 학령인구 감소 문제가 우리 사회에 이미 깊숙이 자리 잡았다는 방증이다.
과거 1980~90년대에는 한 학년에 80만~100만 명이던 학생 수가 현재 30만 명대로 감소했으며, 조만간 20만 명 선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그마저도 머지않아 20만 명이 붕괴되는 시점이 올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제 이러한 숫자는 더 이상 충격적이지도 않다. ‘나홀로 입학생’ 현상은 지방뿐만 아니라, 경기도 일부 지역과 인천, 심지어 몇몇 광역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한 광역시에서는 아예 입학생이 없는 학교도 등장했다. 서울에서도 도심 속 폐교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으며, 머지않아 예외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변화는 이제 대한민국 국민들의 일상이 되었지만, 정작 정책은 크게 바뀌지 않았고, 사회적으로도 심각하게 인식되지 않고 있다. 학생도, 미래도 없는 ‘오늘’만 존재하는 대한민국이 되어가고 있다.
저출생과 학령인구 감소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수도권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그 심각성을 체감할 기회가 적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도심에서도 학교 공실이 증가하고 있으며, 교육을 중심으로 한 관련 산업과 인프라가 급격히 무너지고 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폐원이 잇따르고 있으며, 유명 입시학원가는 예외일 수 있으나, 동네 학원들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미 학교 근처의 분식집이나 문방구는 사라진 지 오래고, 그 자리를 대신하는 것은 성인 대상 편의점이나 무인점포들이다.
출산율이 1명 이하로 붕괴된 지 오래이며, 이제는 0.7명 선이 붕괴되기 직전이지만, 정치권과 사회는 여전히 실효성 있는 출산·육아 지원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사교육비는 30조 원을 넘어섰고,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특목고·의대반이 등장했지만,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미미하다. 오히려 인구 감소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으며, 출산·육아 문제는 젊은 세대가 알아서 할 일 정도로 치부되거나, 사회 전체가 고민할 문제로 인식되지 않는다. 대한민국이 소멸되어도 서울과 부동산, 그리고 의대·특목고 열풍만 유지되면 괜찮다는 식의 인식이 팽배한 상황에서, 남녀 갈등, 외국인 차별과 혐오, 지역·세대 갈등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저출생과 학령인구 감소는 앞으로도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이 문제의 핵심은 교육(입시)과 부동산에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느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 정책은 변화하는 현실에 맞춰 미래를 고민해야 한다. 단순히 학생 수 감소에 대응하는 수준이 아니라, 국가와 학생들의 미래를 고려한 장기적인 교육 개혁이 필요하다.
이 칼럼에서는 앞서 언급한 ‘나홀로 입학’ 초등학교, 즉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소규모 학교를 어떻게 운영하고, 어떤 대책을 마련할 것인가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지금이라도 정책적 방향을 제대로 설정하지 않으면, 교육의 미래는 더욱 암울해질 것이다.
2. 소규모 학교의 상황
2015년 당시 교육부에서는 전국 학교 10% 가량의 소규모 학교를 통·폐합 대상으로 언급하며, 통·폐합을 적극 권고한 바 있다. 그러나 지역이나 시·도교육청의 반발이 거세지자, ‘적정 규모 학교’라는 표현으로 슬그머니 말을 바꾸면서 자율적으로 대처하도록 하였다. 그로부터 10년이 흐른 현재 상황은 방임과 방치에 가깝다. 국가적인 기준이 제시되지 않았고, 시·도교육청에서도 무리수를 두지 않으면서, 늘어가는 소규모 학교 문제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소규모 학교는 공문 상에서만 ‘적정 규모의 학교’로 관리되고 있을 뿐, 의도적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교육부나 교육청 차원에서는 인구감소에 따른 지역 소멸로 인해, 학교가 자연 소멸되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 가장 맞는 말일 것이다. 실제로 과거에는 의도적으로 없애거나 통·폐합하려는 학교에 대해 지역사회가 강하게 반발해 취소된 사례들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지역사회가 통·폐합을 환영하며, 예산 지원과 인프라 확대를 요구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는 지역 상황이 그만큼 악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교육청에서는 통·폐합 학교에 예산 지원이나 리모델링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소규모 학교를 단순히 좋다 혹은 나쁘다의 개념으로 바라보는 것은 어렵다. 학생 수 감소와 인구 이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현상이며, 특정 개인이나 집단의 잘못으로 인해 생긴 문제도 아니다. 이는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선진국에서도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기도 하다. 다만, 예상보다 빠르게 인구 소멸과 지역 소멸이 가속화되면서, 이 문제가 더욱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소규모 학교의 기준이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 이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없는 상태에서, 단순히 소규모 학교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문제라고 볼 수 있다. 현재 교육부와 교육청이 유지하는 기준들은 여전히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적극적인 대응 또한 부족한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학교 및 교육기관을 포함한 교육 상황은 지금까지 ‘확대 과정’만을 거쳐 왔으며, 축소를 경험한 적이 거의 없다. 과거에는 수많은 분교들이 본교로 승격되었으며, 이는 폭발적인 인구 증가(학생 포함) 덕분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반대로 학생 수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과거 수백, 수천 명이었던 학생 수가 불과 수십 명 수준으로 줄어든 학교들이 증가하고 있다.
3. 소규모 학교의 운영 현실: 인력과 예산 문제
학교가 운영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교직원과 행정 인력, 예산이 필수적이다. 초등학교 기준으로 6학급 이상이면 교감이 배치되며, 학년별 교사와 전담 교사를 포함하면 최소 8명의 교사가 필요하다. 행정실 직원도 1~2명이 필요하며, 당직기사나 행정실무사, 시설직 직원, 급식 관련 영양교사·영양사, 조리종사원도 배치되어야 한다. 방과후 교실과 돌봄교실 운영을 고려하면 추가 인력도 필요하다.
이처럼 필수 인력만 따져도 최소 10명, 보통 15명 이상의 교직원이 필요하며, 본교 기준으로 보면 상주 인력이 20-30명은 되어야 한다. 이러한 구조 때문에, 학생 수가 15명 이하인 학교에서 교직원이 15명 이상인 경우도 상당수 존재한다. 이를 단순히 이상적이고 훌륭한 학교라고 평가할 수도 있겠지만, 현실적인 운영 측면에서 바라보면 복잡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소규모 학교라고 해서 운영 비용이 단순히 적게 드는 것은 아니다. 학교 공간 유지와 시설 관리가 필요하며, 대부분의 학교 부지는 시·도교육청 소속 국유지이므로 관리 비용이 지속적으로 투입된다. 스쿨버스 운영이나 대여 차량 지원도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교직원 인건비와 학교 기본 운영비를 포함하면 소규모 학교에도 연간 수십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대한민국이 기축통화국이 아닌 이상, 한정된 교육 예산을 효과적으로 배분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소규모 학교가 급격히 증가하면, 상대적으로 대도시 학교(도심 학교)의 예산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일부에서는 도심 학교는 학생 수가 많으니 예산을 줄여도 된다는 주장을 하지만, 이는 공정성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같은 논리라면, 소득 수준이 높은 학부모가 많은 영재학교나 과학고는 아예 국가 지원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과 다를 바 없다. 경기도는 학생 수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지역보다 차별적인 예산 지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지역별로 예산 배분 방식이 다르며, 이는 소규모 학교 증가와 함께 더 복잡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현재 소규모 학교들은 기본 운영비 외에도 교육과정 특화(특색사업) 명목으로 추가적인 예산 지원을 받고 있다. 지원 금액은 적게는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까지 다양하며, 농어촌 지역을 우선적으로 선정하여 배분한다. 특색사업으로는 골프, 승마 같은 체험활동 지원, 아토피 특화학교 운영, 농어촌 체험형 학교 운영 등이 포함된다. 주로 초등학교에 집중되며, 중·고등학교는 입시 중심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기숙형 학교 등 규모 있는 학교가 선호된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산정 방식과 세수 부족 문제로 인해, 추가 예산 지원이 현저히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예산이 줄어들면, 가장 먼저 삭감될 부분은 학교 기본 운영비가 아니라 교육청 자체 사업 예산과 교육감 재량 예산(특색사업 등)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소규모 학교를 운영하는 교사들에게는 승진 가산점과 연구학교 지정 등의 인센티브가 주어지고 있다. 연구학교로 지정되면 별도의 예산이 지원되며, 시설 개선(화장실, 급식실, 강당 등) 사업에서도 도심 학교보다 우선순위가 부여되는 경우가 많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우선순위가 도심 학교보다 무조건 앞서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은 지역 정치와도 관련이 있다. 농어촌 지역은 학교(모교) 투자에 대한 지역민들의 관심과 결속력이 높아, 정치인들도 이를 적극 반영하려는 경향이 있다. 도심 지역은 상대적으로 지역색이 약하고, 교육 정책에 대한 지역사회의 영향력이 크지 않다.
소규모 학교를 현재처럼 별다른 기준 없이 무작정 유지하는 방식은 지속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 교육 예산이 한정적이라는 현실을 고려할 때, 소규모 학교 운영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학생 수 감소에 따른 학교 통폐합과 구조 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으며, 이를 대비한 중·장기적 대책이 요구된다. 현재와 같은 추가 예산 지원 방식이 계속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으며, 이에 대한 새로운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 앞으로 소규모 학교 정책이 어떻게 변화할지에 따라, 도심 학교와 농어촌 학교 간의 형평성 문제도 함께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4. 소규모 학교, 누구를 위한 것인가?
소규모 학교를 유지해야 할 명분이 있다면 분명 유지해야 한다. 학교가 사라지면 지역 소멸을 가속화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는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의 논쟁과 같다. 이제 지역 소멸은 막을 수 없는 다가올 미래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특별한 정책도 없고, 백약이 무효이기 때문이다. 교육 외적인 것은 논외로 하더라도, 지역 소멸이 진행됨에 따라 소규모 학교는 계속 증가할 텐데, 교육청이나 교육부는 이에 대한 특별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역사회의 반발이 두려워서가 크고, 먼저 논의를 시작하는 쪽이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이란 셈법으로 보인다.
앞서 언급했듯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급감으로 인해 대규모 예산 투입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앞으로 더욱 낮아질 것이다. 즉, 현행처럼 소규모 학교를 유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놓였다. 학생 수 급감으로 인해 과원 교사(정원이 초과된 교사) 문제가 부각되는 현 시점에서, 소규모 학교에 교원을 더 배치하는 방식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오히려 경제적인 관점에서 ‘순회교사’(한 명의 교사가 여러 인근 학교를 오가며 수업하는 방식)를 늘리는 방안이 적극적으로 검토되고 있으며, 이 방식이 일반화될 가능성이 크다.
2030세대 교사들의 입장에서 보면, 승진 가산점은 과거만큼 매력적인 요소가 아니다. 승진 가산점만으로는 경력이 있는 우수한 교사들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일부 지자체에서는 여전히 승진 가산점과 관사 제공만으로 우수 교사들이 정주할 것이라는 낡은 인식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는 1980~90년대 학교 기준에서 비롯된 낡은 사고방식으로 보인다. 당시에는 농어촌에서 교사로 근무하면 승진 기회가 많았고, 관사 제공이 큰 혜택이었지만, 현재는 승진보다 업무 환경과 삶의 질을 중시하는 교사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현상 중 하나는, 일부 지자체의 시·도의회에서 소규모 학교가 아닌 대규모 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들에게 승진 가산점을 부여하자는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대규모 학교의 교사들은 민원 처리와 행정 업무 부담이 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힘든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이는 시대 변화에 따른 인식 변화가 반영된 정책 제안이라 볼 수 있다.
결국, 소규모 학교를 유지하기 위한 기존의 방식(승진 가산점, 관사 제공 등)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으며, 현실적인 대안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 되었다. 앞으로 교육정책은 단순한 인력 배치나 재정 투입이 아니라, 어떻게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교육 환경을 조성할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일각에서는 최소한 읍·면·동 단위마다 1개 학교는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입장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예산과 인력의 뒷받침이 어려운 상황에서, 단순히 1개 학교를 유지한다고 해서 지역이 살아난다는 주장은 비현실적이다. 학생들이 태어나지 않고, 노인들만 거주하는 지역에서 교사 수가 학생 수보다 많은 학교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실제로, 폐교가 속출하는 지역에서는 이를 요양원, 노인유치원, 평생학습기관 등으로 활용하자는 제안이 증가하고 있다.
중요한 한 가지를 언급하고자 한다. 대부분의 소규모 학교는 연구학교 지정이나 특정 명목의 추가 예산을 지원받아 운영되며, 학생들은 주로 외부 체험 위주의 교육을 받고 있다. 교육과정의 특색화·다양화라는 취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문제는 이 방식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점이다.
강원도에서 발생한 현장 체험학습 사고 관련 교사 유죄 판결1 이후, 전국적으로 현장 체험학습을 기피하는 현상이 늘어나고 있다. 이로 인해, 소규모 학교가 기존에 활용하던 ‘외부 체험 중심 교육 방식’이 지속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즉, 기존의 외부 체험활동 중심 교육과정은 전면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소규모 학교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때마다, ‘지역사회 유지’, ‘지역 발전’, ‘교사·학교·교육청 입장’에서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정작 학생들의 관점에서 이 문제가 논의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소규모 학교에서 한 학년에 한 명 또는 두세 명의 학생이 있는 경우, 학생들은 사회성을 충분히 배울 기회를 가질 수 있을까? 다수의 학생이 협력하며 배울 수 있는 것과, 극소수의 학생이 배우는 것에는 분명 차이가 있다. 학생 수가 적은 경우, 학급 내 서열이 쉽게 정해질 가능성이 크며, 학교폭력 등의 문제가 발생해도 피해 학생이 더욱 고립될 위험이 높다. 결국, 학생이 한두 명뿐인 학급에서는 다양한 인간관계를 경험할 기회 자체가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소규모 학교를 유지해야 한다는 논리 속에서, 정작 학생의 입장은 고려되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학교는 지역사회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을 위해 존재하는 곳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소규모 학교가 반드시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부 관리자나 교사들은 민원이 적고 승진 가산점이 있어 소규모 학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따라, 소규모 학교를 유지하기 위해 편법적인 방법이 동원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교감 TO를 유지하기 위해, 전담(교과) 숫자를 유지하기 위해, 분교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예산 지원을 늘리기 위해, 승진 점수 받는 교사 수를 더 늘리기 위해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고 한다. 이처럼, 일부지만 소규모 학교가 누구를 위한 학교인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학생을 위한 학교인지, 교직원과 행정 편의를 위한 학교인지 교사들 스스로 질문을 던져야 하지 않을까.
학생 개개인에 대한 집중 교육이 가능하고 개별 학습 지원이 용이한 부분 등 소규모 학교가 가지는 장점도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반대로 대규모 학교에서 다양한 친구들과 어울리며 배우고 싶은 학생도 분명 존재한다. 즉, 소규모 학교가 학생들에게 반드시 더 좋은 환경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으며, 학생과 학부모에게 ‘선택권’을 보장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실제로, 소규모 학교의 전학률에 대한 공식적인 전수조사는 없지만, 예상보다 전학하는 학생이 많다는 보고도 있다. 학부모들은 왜 소규모 학교를 선호하지 않는 것일까?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5. 나가며
그동안 소규모 학교 정책은 교사나 학교 중심의 접근 방식이 주를 이루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소규모 학교가 일정 부분 의미와 효과가 있었을 수는 있지만, 현재의 재정 상황과 교원 수급 상황을 고려할 때 현행 방식을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물론 이 문제에 대한 절대적인 정답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소규모 학교 정책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왔고, 현재 방식이 지속 가능한지 냉정하게 성찰하는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교원 중심, 학교 중심의 논리가 아니라, 학생과 지역사회의 관점에서 새로운 접근법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현재 일부 소규모 학교에서는 교사 수가 학생 수보다 많은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만큼 학생들에게 체계적인 교육과 사교육을 능가하는 질 높은 수업이 제공되고 있는가?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면 교육의 질이 높아질 것이라고 믿는 이들에게 던지고 싶은 질문이다. 현재의 상황을 보면, 학급당 학생 수 감소는 자연스럽게 진행될 것이다. 그런데 그 이후 학교와 교사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심도 깊게 해야 한다.
소규모 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들의 헌신과 노고는 분명하다. 그러나 학교의 운영이 단순히 교사 중심으로만 논의될 것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어떤 교육적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지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또한, 교육의 질을 논할 때 SES(Socioeconomic Status, 사회경제적 지위) 등 다양한 변인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소규모 학교가 단순히 교사 수와 학생 수의 비율 문제로만 접근할 사안이 아님을 인식해야 한다.
현재 소규모 학교에는 승진을 고려하는 중견 교사나 신규 교사들이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승진 가산점이 무의미해지는 시점이 오면, 소규모 학교는 신규 교사들과 저경력 순회교사 중심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 교육청마다 다르지만, 현재 소규모 학교 교사의 근무 기간은 약 2년 남짓이다. 결국, 저경력 교사들이 순환 근무하는 방식이 일반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방식이 과연 지속 가능할까? 단기 근무 교사들만으로 학교를 운영하는 것이 과연 최선이라고 볼 수는 없다.
교사 전보제도 자체를 전면적으로 개편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혼란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교육자치가 도입된 이후, 교사 전보제도를 근본적으로 개편한 시·도교육청은 없었다. 그러나 소규모 학교 정책과 교사 전보제도는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이제는 전보제도와 소규모 학교 운영의 인센티브 체계를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현재 전보제도는 정량적 근무기간과 근평(근무평가)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기능적으로 운영되다 보니, 소명의식을 가진 교사와 그렇지 않은 교사가 혼재되는 구조적 문제가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가 지속된다면, 향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할 것이다.
앞으로 소규모 학교는 더욱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이다. 이에 대한 대비 없이 현재 방식대로 유지된다면, 교육부와 교육청은 지역 소멸과 지역 붕괴를 앞당긴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동안 교육자치를 강조해 왔지만, 소규모 학교 문제조차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교육자치를 유지할 명분조차 사라질 수 있다. 다가올 피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대처가 필요하다.
개인적인 판단이지만, 소규모 학교 정책이 일부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성공적’이었다고만 평가하기는 어렵다. 물론 일부 지역에서는 긍정적인 사례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전국적인 관점에서 보면, 현재 소규모 학교 정책이 지역사회를 발전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만약 정말 성공했다면 학생 수가 감소한 지역들이 더 발전하고 있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사례를 찾기는 어렵다.
일부에서는 소규모 학교를 통합하여 규모 있는 학교를 만들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으며, 실제로 이를 추진하는 지역도 있다. 왜 이러한 목소리가 나오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간의 평가와 논란을 교훈 삼아, 앞으로 철저히 대비했으면 한다. 지금은 저출생 문제를 인정하고, 그에 맞는 교육 대안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국가가 존속하는 한, 교육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교육이 무너지면, 지역 기반이 무너지고, 더 나아가 나라가 무너질 수도 있다. 소규모 학교 정책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성공과 실패를 떠나, 그간의 정책을 교훈 삼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이제는 교사 중심, 행정 중심의 접근을 넘어서, 학생과 지역 사회를 위한 근본적인 대안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교육 정책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 본 칼럼은 필자의 고유 의견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의 공식 견해가 아닙니다.
각주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연구위원이며, 교육정책 관련 다수의 저서 및 논문이 있다.

그래서 ‘근본적인 대책과 정책 방향’은 무엇인지요? 누구나 다 아는 상황을 잔뜩 열거하고,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하면.. 필자의 속이 시원한가요? 갈수록 교바사 칼럼의 수준이 낮아지는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