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승의 학습과학 특강(18) – 학습과학, 영국 공교육의 변화를 이끌다
| “이번 칼럼에서는 영국이 인지과학의 주요 학습 원리를 현장 수업에 적용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소개하고, 이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은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본문 중에서] |
목차
1. 영국의 학습과학 연구와 실천을 위한 튼튼한 인프라
2. 영국 교육 혁신을 이끄는 학습과학의 핵심 통찰
1) 학습에 대한 새로운 관점 도입
2) 전통적인 지식 교육의 재조명
3) 인지과학 기반의 학습 원리 선정
1) 학교 평가 기준에 반영
2) 예비 및 초임 교사 연수 체계에 반영
4. 영국 학습과학 도입에 대한 비평과 시사점
5. 마무리하며
<부록> 영국이 채택한 인지과학 기반 학습 원리 7가지 해설
21세기에 들어 학습과학(Science of Learning in Education: SoLE)을 활용해 교육의 질을 높이려는 노력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영국, 호주, 싱가포르는 학습과학을 교사 연수에 반영하는 등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교사들을 중심으로 학습과학 학습 네트워크가 자발적으로 형성되고, 최신 학습과학 이론을 교육 현장에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학습과학의 기반은 인지과학(cognitive science)으로, 이는 특히 해석적·행동적·관찰적 방법론을 활용하는 인지심리학(cognitive psychology)과 뇌 영상 기술을 활용하는 인지신경과학(cognitive neuroscience) 분야에서 교수·학습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인지과학은 교육 개입, 실천, 정책 수립의 근거로 점점 더 활용되고 있으며, 특히 동기와 보상, 작업기억과 장기기억, 그리고 인지 부하 연구는 교육 분야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참고로 학습과학은 포괄적인 개념으로, 이를 대표하는 용어는 국가별로 다르게 사용된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주로 마음·뇌·교육 과학(MBE science)이라는 용어를, 영국에서는 교육신경과학(Educational Neuroscience)이라는 용어를 더 자주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영국은 인지과학 연구에서 도출된 효과적인 학습 이론들을 교사 양성 과정, 연수 커리큘럼, 그리고 학교 평가 기준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며 공교육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영국 공교육 교사의 85% 이상이 인지과학 전략이 자신의 교수 접근법의 핵심이라고 답하고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영국이 인지과학의 주요 학습 원리를 현장 수업에 적용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소개하고, 이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은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1. 영국의 학습과학 연구와 실천을 위한 튼튼한 인프라
영국은 교육신경과학의 연구과 교육적 개입에 대한 평가 분야에서 강력한 연구 기반을 보유하고 있고, 관련 연구 역량에 대해 세계적인 인정을 받고 있다.
교육 및 신경과학 연구를 선도하는 기관으로 옥스퍼드 대학교, 케임브리지 대학교,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등 세계적인 명문 대학들이 있고, 교육신경과학 연구를 통해 학습과 교수법 개선에 기여하는 신경과학센터(Centre for Educational Neuroscience: CEN), 교육 개입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무작위 대조시험(RCT) 같은 엄격한 연구 방법론을 사용하며 학교와 연구 기관을 연결해 실질적인 교수법 개선에 기여하는 교육기여재단(Education Endowment Foundation: EEF)도 있다.
EEF는 증거 기반 연구를 지원하며, 특히 저소득층 학생들의 학습 개선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 기관은 교육 기관과 연구자들에게 실험적인 교육 프로그램 연구와 개발을 위한 자금을 지원하며, 교육 정책 결정자들에게도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EEF는 “우리는 가정의 수입과 교육 성취 간의 관계를 끊는 데 헌신하는 독립적인 자선단체입니다.”라는 아름다운 사명을 가지고 활동한다. EEF는 최근 Cognitive science approaches in the classroom: a review of the evidence(Perry et al, 2021)라는 보고서 발행을 통해 인지과학을 교실 수업에 적용할 수 있는 7가지 학습 원리1를 제안하여 영국의 교수 정책과 실천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교사 전문성 인증 협회(Chartered College of Teaching)도 있다. 이는 교사 전문성 개발과 커뮤니티 지원에 특화된 기관으로, 전통적인 대학이나 학위 제공 기관은 아니다. 교육 현장에서 연구와 실천 간의 간극을 좁혀, 증거에 기반한 실천(evidence-informed practice)을 지원하는 곳이다. 이 기관은 교사들의 실무 능력을 강화하고, 궁극적으로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근에 이 협회는 Cognitive science in education: Teachers’ priorities for research(Muller and Cook, 2023)라는 연구 보고서를 통해 교사가 인지과학 연구 결과를 교실에서 구현하고자 할 때 갖게 되는 15가지 주요 질문을 제시하면서 이에 필요한 미래 연구를 안내하고 연구-실천 간 격차를 줄이는 데도 힘쓰고 있다. 15가지 질문 중 일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진 학생들(어린 학생, 실기 과목을 배우는 학생, 특수교육이 필요한 학생)’을 대상으로 인지과학 전략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실행할 수 있으며, 그 실행이 단계별, 과목별, 학생 그룹별로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가?
• 학생들의 학습이 초보자 단계에서 전문가 단계로 발전함에 따라, 교사들은 인지과학 전략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맞춤화할 수 있을까?
• 인지과학 전략을 적절한 인지 부하와 학습자에게 도전이 되는 인지 부하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며 구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 학생들이 인지과학 전략을 이해하는 정도는 학습 결과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가?
• 교사들이 인지과학 전략과 이를 교실에서 적용하는 방법에 대한 지식을 개발하는 가장 효과적인 접근법은 무엇인가?
• 인지과학 전략을 교실에 적용할 때, 연구에서 제시한 방법을 그대로 따르는 것과 교사가 그 방법을 실시간으로 수정하고 개선하는 것 사이의 적절한 균형은 무엇인가?
또한, Learnus라는 기관도 있다. 이는 교육신경과학과 학습과학 연구를 교육 현장에 적용하는 영국의 기관으로, 연구와 교육 실천을 연결하여 학습 효과를 높이는 커뮤니티로 활동하고 있다. Learnus는 교사들이 최신 연구 결과를 교수법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자료와 지원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Learnus는 신청 학교에 무료 1시간 워크숍을 제공하여 교사들이 연구 기반 전략을 실천에 적용하도록 돕고 있다.
영국은 아래 <그림 1>처럼 학교, 대학, 효과 검증 관리 센터(gatekeeper), 교사 교육 및 지속적인 전문성 개발, 그리고 정부가 교육 혁신을 지원하기 위해 상호작용할 수 있는 이상적인 학습과학 생태계를 구상하고 있다.
<그림 1> 영국이 지향하는 학습과학 연구 및 실천 지원 생태계 (CEN, 2024)

학습과학의 이론적 기초는 정보처리이론에 뿌리를 두고 있다. 정보처리이론은 교수학습 분야에 여러 의미 있는 시사점을 제공해왔다. 예를 들어, 효과적인 학습을 위해 학습자의 주의를 끌고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점, 작업기억(working memory)의 용량이 제한되어 있어 과도한 정보가 한 번에 제공되면 인지 과부하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정보를 단계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반복 학습이 학습 내용을 자동화하고 장기기억에 저장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점 등이 있다.
정보처리이론에서 얻은 통찰을 각 나라가 교육 현장에 어떻게 반영할지는 각국의 교육적 판단과 통찰에 달려 있다. 영국은 탄탄한 학습과학 연구 인프라를 바탕으로 두 가지 핵심 통찰을 도출하여 학교 교육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1) 학습에 대한 새로운 관점 도입
21세기 들어 영국은 학습과학의 주요 연구 결과를 토대로 효과적인 학습 메커니즘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얻었다.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연구 결과가 영국의 교육 방향에 큰 영향을 미쳤다.
“모든 지도의 목표는 장기기억에 지식과 기술을 추가하는 것이다. 만약 장기기억에 아무 것도 추가되지 않았다면, 아무것도 학습되지 않은 것이다” (Paul A. Kirschner, John Sweller, Richard E. Clark, 2006, 2012).
이 통찰을 바탕으로, 영국은 학습을 “장기기억의 변화”로 정의하며 학교 교육의 질 평가 지침에 이를 명확히 반영하고 있다.
• “학습은 장기기억의 변화로 정의된다. 장기기억에 변화가 없다면, 학습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Learning can be defined as an alteration in long-term memory. If nothing has altered in long-term memory, nothing has been learned.)
• “학생들은 새로운 지식을 기존 지식과 연결함으로써 학습하며, 유창성을 개발하고 자신이 배운 지식을 기술로 무의식적으로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Pupils learn by connecting new knowledge with existing knowledge. Pupils also need to develop fluency and unconsciously apply their knowledge as skills.)
영국은 이러한 정의를 통해 장기기억의 강화와 기존 지식의 중요성을 학습의 핵심 요소로 강조한다. 이와 관련된 중요한 연구로는 Why Minimal Guidance During Instruction Does Not Work (Kirschner et al., 2006) 논문이 있다. 이 연구는 구성주의, 발견 학습, 문제 기반 학습 등 최소한의 지도를 기반으로 한 접근 방식을 비판적으로 분석하며, 초보 학습자에게 과도한 인지 부하를 유발하고 장기기억에 지식을 효과적으로 저장하지 못하는 문제를 제기한다.
2) 전통적인 지식 교육의 재조명
영국은 2000년대 초반 창의성, 문제 해결 능력 등 “21세기 역량”을 강조하며 이를 교육과정에 반영했지만, 2010년부터 2014년까지 교육부 장관으로 재임한 Michael Gove의 교육 개혁을 통해 전통적인 지식 교육의 중요성을 재조명하게 되었다. 그는 “지식 없는 역량은 공허하다(Knowledge-free skills are hollow)”는 입장에서 역량 중심 교육의 한계를 지적하며, 학문적 엄밀성과 지식 전달을 중심으로 한 교육 방향으로 전환을 이끌었다.
전문가들 또한 역량 중심 교육의 모호한 정의와 측정의 어려움을 지적하며, 지식 전달을 소홀히 할 경우 학문적 성취도와 기본 학력 수준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이에 따라 현재 영국의 교육 정책은 전통적인 지식 교육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비판적 사고, 문제 해결, 창의성 등을 보완적으로 통합하는 균형 잡힌 접근 방식을 추구하고 있다.
영연방 국가 중 하나인 호주 역시 진보주의 교육의 성찰과 함께 지식 습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교육 개혁을 진행 중이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학습과학의 연구에서 얻은 깊은 통찰에 기초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영국이 전통적인 지식 교육을 강조한다고 해서 이를 단편적인 지식 암기로 국한하는 것은 아니다. 영국은 새로운 학습은 기존 지식 위에 구축되어야 한다는 점과 비판적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은 교과 영역에서 필요한 기초 지식을 확실히 이해한 후에 가능하다는 인지과학의 통찰을 기반으로 교육 방향을 설계하고 있다. 특히, 모든 교과에서 학생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기존 지식과 연결하고, 이를 점점 더 복잡한 인지 모델(또는 “스키마”)로 조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교사 전문성 기준에 명확히 반영하고 있다.
3) 인지과학 기반의 학습 원리 선정
최근 영국의 교육기여재단(EEF)은 “Cognitive science approaches in the classroom: a review of the evidence”(Perry et al., 2021)라는 연구 보고서를 발행하였다. 이 연구는 인지과학적 접근법이 실제 교실 환경에서 학습에 미치는 효과를 평가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를 체계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수행되었다. 주요 목적은 교실에서 적용 가능한 인지과학 기반 교수 전략의 효과성을 과학적 증거로 입증하고, 이를 바탕으로 학습 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데 있었다.
영국 교육부는 이 보고서의 내용을 근거로 교육의 질을 높이고 격차를 줄이고자 아래의 인지과학 기반 학습 원리 7가지를 선정하였다.
• 간격 학습 (Spaced learning)
• 교차 학습 (Interleaving)
• 회상 연습 (Retrieval practice)
• 인지 부하 관리 (Managing cognitive load)
• 도식(사전지식) 활용 학습 (Working with schemas)
• 이중 부호화 (Dual coding)
• 신체 기반 학습 (Embodied learning)
이 7가지 뇌친화적 학습 원리는 교실 내 학습 효과를 극대화하는 핵심 전략으로 평가된다. 학습과학에서 제시하는 원리와 방법은 다양하지만, 영국은 이들 7가지를 가장 효과적인 전략으로 선정하고 이를 교육과정, 교사 연수, 학교 평가 지침 등에 체계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이는 학습과학에 대한 영국의 깊은 통찰력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각 이론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부록>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영국은 앞서 ‘1. 영국의 학습과학 연구와 실천을 위한 튼튼한 인프라’에서 소개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학습과학의 연구 성과를 학교 실제 수업에 적용하기 위해 학교 평가 기준과 예비 및 초임 교사 교육 체계(ITTECF: Initial Teacher Training and Early Career Framework, 2024)에 이를 반영하고 있다.
1) 학교 평가 기준에 반영
영국의 교육 및 아동 서비스 감독청(Office for Standards in Education, Children’s Services and Skills: Ofsted)은 ‘교육 점검 체계(Education Inspection Framework, EIF)’와 ‘학교 점검 지침서(School inspection handbook)’를 통해 학습과학의 적용을 평가하고 있다. EIF는 2019년 9월에 처음 도입되었으며, 영국 내 학교, 유치원, 직업교육 기관 등 다양한 교육 기관의 교육 품질 평가에 중요한 기준을 제공한다. 이 평가 체계는 교육 기관이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교육의 질, 학생 경험, 리더십, 운영 체계 등을 공정하고 체계적으로 점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EIF의 ‘교육 목표’(Intent) 항목 중 1번에는 다음과 같이 서술되어 있다:
“지도자들은 모든 학습자, 특히 취약계층 및 특수교육이 필요한 학습자(Special Educational Needs and Disabilities: SEND) 또는 고도 지원이 필요한 학습자에게 삶에서 성공하는 데 필요한 지식과 문화적 자본을 제공할 수 있도록 야심 차고 체계적으로 설계된 커리큘럼을 수립하거나 이를 채택한다.”
또한, ‘실행’(Implementation) 항목에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포함시키고 있다:
“학습 과정 전반에 걸쳐 교수 설계는 학습자들이 배운 내용을 장기적으로 기억하고, 새로운 지식을 더 큰 개념에 통합할 수 있도록 이루어진다.”
한편, 영국의 학교 점검 지침서에는 장기기억의 중요성과 학습과 장기기억의 관계를 다음과 같이 서술하고 있다:
#243.
감찰관들은 점검 경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가장 중요한 요소들에 집중한다. 학교의 교육과정이 아래의 요건을 충족하는지 평가한다:
• 야심 찬 설계: 교육과정은 특히 취약계층(특수교육이 필요한 학습자 포함) 학생들에게 장래에 있을 기회, 책임, 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지식을 제공할 수 있도록 야심 차게 설계되어야 한다.
• 폭넓은 학습 범위 유지: 가능한 한 오랫동안 폭넓은 교육과정을 유지하며, 원격 수업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특히 취약계층(특수교육이 필요한 학습자 포함) 학생들에게 축소된 교육과정을 제공해서는 안 된다.
• 장기기억으로의 전환 지원: 과목별 교육과정은 학생들이 핵심 지식을 장기기억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수업은 새 지식과 기술이 이전에 배운 내용을 기반으로 쌓이도록 순차적으로 구성되며, 명확히 정의된 목표를 향해 나아가도록 해야 한다.
• 핵심 지식 및 개념 강조: 학생들에게 필요한 가장 중요한 지식이나 개념을 파악하고 여기에 집중해야 한다. 이를 위해 피드백, 회상 연습(retrieval practice), 형성평가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251.
감찰관들은 단순히 용어나 단편적 사실들의 긴 목록을 암기하도록 유도하는 불필요하거나 과도한 시도에 주목할 것이다:
• 학습은 장기기억의 변화로 정의된다. 장기기억에 변화가 없다면, 학습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 학생들은 새로운 지식을 기존 지식과 연결하여 학습한다. 학습자는 유창성을 개발하고 자신이 배운 지식을 기술로 무의식적으로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 이는 단순히 단편적인 사실들을 암기하는 것으로 축소되거나 혼동되어서는 안 된다.
감찰관들이 학교가 제공하는 교육의 영향을 평가할 때의 주된 초점은 학생들이 무엇을 배웠는지에 맞춰질 것이다.
2) 예비 및 초임 교사 연수 체계에 반영
영국의 예비 및 초임 교사 교육 체계(ITTECF)는 영국 교육부(Department for Education, DfE)가 개발하여 2024년부터 모든 예비 교사와 초기 경력 교사에게 적용된다. 이 체계는 1년간의 예비 교사 교육과 2년간의 초기 경력 교사 연수를 결합하여 총 3년간의 체계적인 연수를 요구하며, 교사 교육의 질을 높이고 교사들이 교육 현장에서 직면하는 다양한 도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ITTECF는 전 세계적으로 검증된 교육 이론을 바탕으로 설계되었으며, 교육 기여 재단(EEF)에서 제공한 근거를 기반으로 구성되었다. 이 체계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교사가 알아야 할 내용(Learn that…)’과 ‘교사가 할 수 있어야 하는 사항(Learn how to…)’이다. 이를 통해 교사들이 학습 이론과 실천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효과적인 수업 설계와 실행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한다.
ITTECF의 주요 기준과 내용은 다음과 같다(DfE, 2024):
| 기준 | 알아야 할 내용 | 할 수 있어야 하는 사항
(교수 전략, 교수법) |
| 1. 높은 기대 설정 | ||
| 2. 학생 학습 방법 | ||
| 3. 교과/교육과정 지식 | ||
| 4. 잘 구조화된 수업 | ||
| 5. 적응형(맞춤형) 교수 | ||
| 6. 형성평가 | ||
| 7. 학생 행동 관리 | ||
| 8. 교사의 역할과 책임 |
학습과학에 관한 내용이 반영된 내용을 중심으로 구체적으로 살펴볼 것이다. 학습과학의 연구 결과는 명시적으로 반영된 부분도 있고, 그 외에 간접적으로 반영된 부분도 존재한다.
(1) 높은 기대 설정
| 알아야 할 내용
(기대 관련 원리) |
할 수 있어야 하는 사항 (원리에 따른 교수 전략) |
| • 교사는 학생들의 태도, 가치관 및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역할 모델이다.
• 명확한 기대치를 설정하면, 학생들이 함께 지켜야 할 규칙과 가치를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교실과 학교 문화를 개선할 수 있다. • 서로를 존중하고 신뢰하는 분위기에서 학생들은 더 잘 배우고, 교사와 학생 모두 더 나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 고품질 교육은 학생, 교사 및 또래들 간의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바탕으로 한다. |
• 도전과 포부를 촉진하는 의도적이고 일관된 언어를 사용한다.
• 학생들에게 도전적이지만 성취 가능한 과제를 제시하여, 학습 의욕을 고취한다. • 실수로부터 배우고 노력과 인내가 필요한 일상적인 루틴을 만드는 긍정적인 환경을 만든다. • 모든 학생이 성공할 수 있도록 돕는 포용, 존중, 신뢰의 교실 문화를 조성한다. • 학생의 노력을 인정하고 칭찬하며 이룬 성과와 진전을 강조한다. |
(2) 학생 학습 방법
| 알아야 할 내용
(뇌의 학습 원리) |
할 수 있어야 하는 사항
(원리에 따른 교수 전략) |
| • 학습은 학생의 능력이나 이해에 지속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과정이다.
• 새로운 학습은 기존 지식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므로, 학생들이 새로운 정보를 배우기 전에 기본적인 지식이 잘 정리되어 장기기억에 저장되는 것이 중요하다. • 학습에서 중요한 요소는 기억으로, 이는 작업기억(Working Memory)과 장기기억(Long-Term Memory)이라는 두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 작업기억은 현재 처리 중인 정보가 일시적으로 저장되는 공간으로서 용량이 제한적이어서 과부하 상태에 이를 수 있다. • 새로운 정보를 배울 때, 그 정보는 기존에 알고 있던 지식과 연결되어 장기기억에 저장되고, 이 과정을 통해 기억이 점차 확장되고 강화된다. • 학생들은 작업기억 용량이 서로 다르며, 특별한 교육적 요구와 장애(SEND)를 가진 학생들은 동료보다 작업 기억 용량이 더 제한적일 수 있다. • 사전지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새로운 정보가 너무 급하게 제시될 경우 이 정보들이 잘못된 방식으로 해석되거나 오해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 이전에 배운 내용을 목표를 가지고 체계적, 계획적으로 꾸준히 연습하면 학습 자료를 더 확실히 이해하고 기억을 강화할 수 있다. • 기억에서 정보를 인출하거나 일정 간격을 두고 반복적으로 연습할 경우 기억을 강화할 수 있다. • 풀이 예시(worked examples)의 제공을 통해 문제 해결 과정을 하나하나 설명하며 보여주는 것이 학습에 효과적이다. |
▶ 작업기억 과부하를 방지하기 위한 방법
• 수업 계획 시 학생들의 사전지식을 고려하여 새로운 정보를 얼마나 소개할지 결정하기. • 복잡한 내용을 더 작은 단계로 나누기(예: 일부만 완성된 예제를 사용하여 학생들이 특정 단계에 집중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식). • 학습 내용에서 주의를 분산시키는 요소 제거하기(예: 과제 복잡성을 최소화하여 내용에 집중할 수 있도록 유도). ▶ 기존 지식을 활용하여 학습을 강화하기 위한 방법 • 학생들이 학습 중에 잘못 이해할 가능성이 있는 부분을 미리 파악한 후, 그런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예방책을 마련하기. • 학생들이 이미 알고 있는 내용과 새로 배우는 내용을 연결하기(예: 새로운 내용이 기존 지식에 어떻게 기반을 두고 있는지 설명). • 학생들이 고차원적인 내용을 배우기 전에 기본적인 지식을 확실히 습득할 수 있도록 수업을 단계적으로 구성하기. • 학생들이 새롭게 이해한 내용과 혼란스러워하는 점을 공유하도록 장려함으로써 오해를 바로잡을 수 있도록 돕기(학생과 교사 간의 열린 소통을 통해 학습 효과를 높이는 방법). ▶ 학습 내용을 장기적으로 기억하도록 돕는 방법 • 교사는 학생들에게 필요한 핵심 내용을 설명하고(전개), 그 내용을 여러 번 반복하도록 하고(반복 연습), 기억에서 이 내용을 인출해 활용할 수 있도록 돕기(인출). • 주요 아이디어와 개념을 일정 기간 동안 정기적으로 복습하고 연습하도록 계획하기(예: 명확한 목표와 구조를 가지고 진행되는 대화 활동 활용). • 학생들이 성공적인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과제가 너무 어렵지 않게 설계하고 적절한 지원을 하기. • 학습자가 습득한 지식이 점차 안정적이고 확고하게 자리 잡을수록, 그 지식의 연습과 인출 과제의 난이도를 높이기(예: 지원 장치를 제거하거나, 복습 간격을 늘리거나, 상호작용 요소 추가). |
(3) 교과/교육과정 지식
| 알아야 할 내용 (수업 지도 원리) |
할 수 있어야 하는 사항
(원리에 따른 교수 전략) |
| • 탄탄한 교과 지식은 교사가 학생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효과적으로 가르치는 데 도움을 준다.
• 학생들이 기초적인 개념과 지식을 확실히 익힌 후에 다음 단계로 넘어가도록 하면 자신감을 키우고 성공을 도울 가능성이 높다. • 학생들이 특정 교과 영역에서 성공하는 데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명시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효과적이다. • 학생들이 비판적으로 사고하려면 해당 교과 영역에서 지식을 확실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 모든 교과 영역에서 학생들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기존 지식에 연결하고 이를 점점 더 복잡한 정신 모델(또는 “스키마”)로 조직한다. 이러한 과정을 촉진하기 위해 교수 내용을 체계적으로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 교육과정을 접근하는 데 있어 초기 문해력은 기본 지식을 제공하며, 읽기는 단어 읽기와 언어 이해라는 두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체계적인 음소 해독 교육법이 학생들에게 읽기를 가르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
▶ 체계적이고 일관된 교육과정 제공
• 교과의 필수 개념, 지식, 기술, 원리를 파악하고, 모든 학생에게 이러한 핵심 요소를 학습하고 숙달할 기회를 제공한다. • 학생들의 사고를 교과 내 주요 아이디어에 집중하도록 한다. • 숙련된 동료들과 협력하여 강력한 비유, 설명, 예시, 시연 자료를 축적하고 개선한다. ▶ 학생들이 점점 더 복잡한 인지 모델을 형성하도록 지원 • 주요 기술과 지식의 설명, 반복, 연습을 균형 있게 구성한다. • 교과의 핵심 아이디어를 오랜 시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가르치며 다양한 예를 통해 주요 개념을 전달한다. • 새로운 학습 내용과 해당 과목의 핵심 아이디어 및 원리를 명확하게 연결 지어 설명한다. ▶ 유창성(fluency) 개발 • 학생들이 주요 아이디어를 확실히 학습할 수 있는 과제를 제공한다(예: 학생들이 구구단을 유창하게 학습할 수 있도록 퀴즈를 활용). • 회상(retrieval)과 분산 연습(spaced practice)을 활용해 핵심 지식을 자동으로 기억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한다. ▶ 지식과 기술을 다른 맥락에 적용하도록 지원 • 학생들이 해당 과목에 대해 비판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그 과목에 필요한 기본적인 지식이나 정보를 충분히 갖추게 한다. • 학생들이 구체적인 예시를 통해 개념을 처음 배우고, 점차 추상적인 예시로 넘어가면서 문제의 핵심적인 구조나 원리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구체적 예와 추상적 예를 교차 제시한다. ▶ 학생들의 문해력(literacy) 개발: • 체계적 음소 해독법(systematic synthetic phonics)과 이를 위한 기초 지식을 명확히 이해한다(특히 초기 읽기 및 철자 교육의 경우). • 읽기에 어려움을 겪는 어린 학생들이 다양한 텍스트를 활용한 반복 읽기와 피드백을 통해 자동적이고 정확한 해독 능력을 개발하도록 돕는다. • 익숙하지 않은 어휘를 명시적으로 가르치고, 교과 내용에서 유용하고 빈도가 높은 어휘를 반복적으로 접할 기회를 계획한다. • 고품질의 구어 언어(구술 능력, oracy)를 가르치고 시범 보이며 이를 요구한다. 구어 언어는 읽기와 쓰기 개발의 토대임을 인식한다(예: 학생들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완전한 문장으로 발전시키도록 지도). |
(4) 잘 구조화된 수업
| 알아야 할 내용 (수업 지도 원리) |
할 수 있어야 하는 사항 (원리에 따른 교수 전략) |
| • 효과적인 교사는 새로운 내용을 단계별로 소개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이전에 학습한 내용과 명시적인 설명을 통해 연결시킨다.
• 실제적인 예시나 시범은 학생들이 새로운 과정과 개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며, 좋은 예시는 추상적인 개념을 구체적이고 이해하기 쉽게 만든다. • 안내, 발판(scaffolds), 그리고 풀이 예제(worked examples)는 학생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적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학생의 전문성이 증가함에 따라 점진적으로 제거되어야 한다. • 교사는 학생들에게 과목 지식과 연관된 메타인지 전략을 명시적으로 가르쳐야 한다. 이에는 계획, 모니터링, 평가 방법을 포함하며, 이는 학생들의 독립적인 학습과 학업적 성공을 지원한다. • 질문은 교사가 사용하는 필수 도구이다. 질문은 학생들의 사전지식을 확인하고 이해도를 평가하며 문제를 분석하는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 연습은 효과적인 교수의 필수적인 부분이다. 학생들에게 반복적으로 연습할 기회를 제공하고 적절한 안내와 지원을 병행하면 학습의 성공률이 높아진다. • 학생을 어떻게 그룹화하는지도 중요하다. 그룹화가 학생들의 성취도, 행동, 동기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 깊게 점검해야 한다. |
▶ 효과적인 수업 계획
• 모델링, 설명, 스캐폴딩(발판)을 활용하며, 초보 학습자일수록 특정 분야의 학습 초기에 더 많은 체계적 지원과 명확한 틀의 제공이 필요하다. • 비판적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필요한 기초 지식 콘텐츠를 먼저 가르친다. • 학생들이 이전에 배운 내용을 높은 성공률로 적용할 수 있을 때에만 발판을 제거한다. • 학생들의 과거 학습 경험을 기반으로 학생들이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적용하며 이를 충분히 연습하고 공고히 할 기회를 제공한다. • 독립적인 연습을 처음 시작할 때 과제를 구성 요소로 분해하여 설정한다(예: 학생들이 메타인지적 과정과 절차적 과정을 익힐 수 있도록 과제를 계층적으로 구성). ▶ 효과적인 설명 활용 • 설명은 학생들이 현재 이해하고 있는 수준에서 시작한다. • 적절한 경우, 동일한 개념이나 과정을 설명할 때 언어적 설명과 관련된 시각적 표현(그래픽, 그림, 도표 등)을 함께 제공한다. • 추상적인 개념은 이해를 돕기 위해 구체적인 자료나 예를 활용하여 설명한다(예: 비유, 은유, 계산 도구, 예시 및 반례 활용). ▶ 효과적으로 시범 보이기 • 시범을 보일 때 사고 과정을 설명하여 전문가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명확히 보여준다. • 과정의 각 단계를 기억하고 회상하기 쉽도록 조직하고, 이름을 붙이거나 기억술과 이야기 등을 활용하여 가르친다. ▶ 학생 사고 자극하기 • 수업에서 토론 활동을 할 때 다양한 질문 유형을 포함하여 학생들의 사고를 확장하고 도전하게 한다(예: 새로운 어휘를 모델링하거나 학생들에게 답변을 정당화하도록 요청). • 더 발전된 답변이 필요한 경우 질문과 응답 사이에 적절한 기다림 시간을 제공한다. |
(5) 적응형 교수
| 알아야 할 내용
(맞춤형 수업 지도 원리) |
할 수 있어야 하는 사항 (원리에 따른 교수 전략) |
| • 학생들의 학습 상태에 따라 유연하게 수업 방식을 조정하고,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에게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것은 학생들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 학생들의 차이점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교육의 필수 요소이다. 여기에는 학생들의 다양한 사전지식 수준과 학습의 장애 요인을 이해하는 것이 포함된다. • 수업 내에서 학생들을 유연하게 그룹화하고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여 학습을 지원할 수 있다. 특히 낮은 성취도를 보이는 학생들에게는 학업 성취, 행동, 참여 및 동기 부여에 미치는 영향을 신중히 모니터링해야 한다. • 특별한 교육적 필요(SEND)가 있는 학생들은 추가적이거나 적응된 지원이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 학습의 장애 요인을 이해하고 효과적인 전략을 식별하기 위해 동료 교사, 학부모/보호자 및 학생들과 긴밀히 협력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
▶ 학생들의 요구 파악하기
• 새로운 학습 내용을 더 세분화해서 설명해야 할 필요가 있는 학생들을 파악한다. • 형성평가를 활용하여 학습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한다. • 특수교육 요구 조정자(SENCO) 및 기타 SEND 전문가 또는 전문 동료와 긴밀히 협력한다. • SEND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SEND 실천 규약(0-25세)을 활용하여 효과적인 학교 시스템 및 접근 방식을 따른다. • 학부모와 보호자와의 만남 등 기존의 소통 기회를 활용하여 학생들의 개별적인 필요를 더 잘 이해한다. ▶ 모든 학생들에게 성공을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기 • 모든 학생들이 기대에 도달할 기회를 갖도록 높은 기대를 유지하면서 수업을 조정한다. • 새로운 내용의 도입과 이전 학습의 복습을 균형 있게 조정하여 학생들이 중요한 개념을 숙달할 수 있도록 한다. • SEND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전문 기술을 신중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한다. ▶ 불필요한 업무 부담 없이 개별적인 요구 충족하기 • 새로운 내용을 학생들의 기존 지식과 연결하거나, 필수 지식이 부족한 경우 추가 사전 학습을 제공한다. • 개별 학생 또는 소그룹을 대상으로 수업 중 개입하는 것이 서로 다른 그룹을 위한 수업을 계획하는 것보다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지를 신중히 고려한다. |
영국 정부가 교육의 질 향상과 학습 격차 해소를 목표로 교사 연수와 커리큘럼 설계에 학습과학의 주요 연구 결과를 명시적으로 반영하기로 한 결정은 학습에 대한 과학적 이해를 교사 교육에 통합하기 위한 중요한 첫걸음을 뗀 것으로서 주목할 만하다. 영국이 2019년부터 초기 경력 교사 연수 프로그램에 학습과학적 요소(예: 작업기억, 장기기억, 스키마)를 포함시키기 시작한 것은 교육 혁신의 중요한 전환점을 의미한다. 특히, 이 실천이 놀라운 점은 학교 교육의 질 평가 기준과 교사 양성 및 연수 과정에까지 학습과학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입 전에 약 1000명의 교사(631명의 교실 교사와 375명의 관리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하여 교사들이 교육신경과학에 대해 가지는 인식(일부 교사들의 부정적 인식과 저항 포함), 교실 실천에서 교육신경과학이 갖는 잠재력, 그리고 실행에 대한 장애 요인 등을 광범위하게 조사한 점도 평가 연구(Thomas et al., 2024)와 함께 매우 바람직한 접근으로 평가된다.
영국의 이러한 접근에는 여러 가지 평가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일부 학자들이 지적한 것처럼 몇 가지 취약점도 존재한다.
첫째, 초기 경력 체계(Early Career Framework: ECF)에서 활용된 과학적 근거가 대부분 인지심리학(예: 기억, 주의 등 학습의 심리적 메커니즘)에 기반하고 있으며,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로 행동적 데이터를 인용했지만, 인지신경과학(예: 신경 가소성, 감정이 학습과 기억에 미치는 영향, 뇌 발달, 학습 장애의 이해 등 신경생물학적 기초 등)은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정부가 인지적 영역에 지나치게 집중하고 사회·정서적 측면을 소홀히 하여, 학생의 전인적 성장과 참여를 간과할 위험이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둘째, 교사 전문성 기준에 포함된 학습과학의 서술이 처방적 실천(prescriptive practice)2에 가깝다는 점이다. 영국에서는 EEF 설립 이후 교육 개입을 평가하기 위해 무작위 대조 실험(RCT)3을 널리 사용하고 있으나, 이러한 방식이 교육 실천에서 처방적인 접근을 촉진할 우려가 있다. 즉, 교사들은 실험에서 제시된 방법을 그대로 따라야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이는 교사들이 ‘왜 그런지’에 대한 학습과학적 근거 없이 지나치게 단순화된 ‘효과적인 방법’의 목록만 제공받으려는 경향을 부추길 수 있다. 교사들이 실천법의 이유와 근거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면 해당 실천법을 적절하게 시행하고 상황에 맞게 조정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처방적 실천의 문제는 교사의 자율성을 제한하는데, 교사는 각기 다른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다양한 방법을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유연한 적용은 기법이 왜 효과적인지, 그리고 어떤 방식이 특정 학생이나 학급에 적합할지를 이해한 기반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 예비 교사나 초기 경력 교사 연수 체계에서 학습과학을 적용하는 방식이 교수 실천을 도구화하는 “과학주의(scientism)”4에 빠질 우려가 있다는 비판도 있다. 전문가들은 특정 실천이 효과적임을 과학적으로 정당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며, 이는 특정 실천이 왜 혹은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어떤 실천이 모든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작동한다고 보장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과학은 특정 실천을 전파하는 데 사용되기보다는 교사의 성찰성을 높이고, 교사들이 자신이 일하는 맥락과 관찰 내용을 더 과학적으로 고려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로 활용될 때 더욱 가치가 있다는 의견(Churches, Aghajanian & Hutchinson, 2018)을 경청해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교육에서 학습과학의 연구 결과를 활용하면 교수의 질과 학생 성과를 향상시킬 잠재력이 있지만, 연구와 실천의 관계는 단순하지 않다. 고품질 연구 증거와 교사의 전문성 및 경험, 그리고 상황에 맞는 구현이 신중하게 결합되어야만 그 잠재력이 실현될 수 있다는 점에서 복잡성을 내포하고 있다(Scutt, 2019). 따라서 학습과학을 교육 실천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과학적 근거와 교사의 자율성을 균형 있게 고려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영국이 공교육의 질 향상과 학습 격차 해소를 위해 학습과학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이러한 시도가 가져올 변화와 성과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겠지만, ‘지식 없는 역량은 공허하다’는 통찰과 ‘학습은 장기기억의 변화’라는 명확한 철학을 기반으로 교수법을 발전시키는 영국의 접근은 매우 인상적이다. 이는 강력한 연구 인프라를 갖춘 영국이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반면, 한국 교육의 현실은 지나치게 세계적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교육에 대한 깊은 통찰과 철학 없이 이를 따라가는 경향을 보여 대조적이다.
21세기에 들어 학습과학 연구는 더욱 활발해지고 있으며, 학생들의 학습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지속적으로 축적되고 있다. 과거 이론으로만 존재했던 정보처리이론 기반의 교수학습 모델도 실천적인 형태로 제시되고 있다. 필자가 이전 칼럼에서 소개한 호주의 학습 모델과 ‘Learning that Sticks’의 6단계 학습 모형은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여전히 학습과학 연구와 실천이 부족한 상황이다. 서울대학교가 2023년 학습과학연구소를 개소하고 관련 연구를 시작한 점, 서울대 사범대에서 학습과학 관련 학위 과정을 개설할 예정이라는 소식은 매우 고무적이다. 하지만 한국 교육부, 교육 분야 국책 연구기관들이 학습과학을 연구하고 이를 통해 교육을 혁신하려는 노력이 부족한 현실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제 교사들은 단순히 가르치는 데 그치지 않고, 모든 학생들에게 실제로 학습이 일어날 수 있도록 수업을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도 영국처럼 학습과학을 반영한 교사 전문성 기준을 마련하고, 학습과학을 교사 교육 커리큘럼에 필수적으로 포함시키며, 임용고사에서 학습과학 기반의 수업 설계 능력을 평가하는 제도적 장치를 도입해야 한다.
영국과 호주가 학습과학 도입을 통해 보여준 수업 혁신 사례는 한국 교육계에 신선한 자극을 준다. 교육부와 교육청 또한 학습 부진 예방과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해 학습과학 도입에 적극 나서야 할 시점이다.
| [이전 칼럼]
• 이찬승의 학습과학 특강⑰ – 정보처리이론의 새로운 진화 : ‘6단계 학습 모형’ 탄생! • 이찬승의 학습과학 특강⑯ – 호주가 개발한 ‘학습과학 기반 수업 모델’, 주목해야 할 4가지 통찰 (Revised) |
[참고 문헌]
• CEN, (2024). New CEN paper on the state of translational educational neuroscience in the UK.
https://www.educationalneuroscience.org.uk/
• DfE (2024). Initial Teacher Training and Early Career Framework.
https://assets.publishing.service.gov.uk/media/661d24ac08c3be25cfbd3e61/Initial_Teacher_Training_and_Early_Career_Framework.pdf
• Gorard, S., See, B. H., & Siddiqui, N. (2020). What is the evidence on the best way to get evidence into use in education? Review of Education, 8(2), 570–610.
https://doi.org/10.1002/rev3.3200
• Müller and Cook (2023). Cognitive science in education: Teachers’ priorities for research.
https://www.bera.ac.uk/media/cognitive-science-in-education-teachers-priorities-for-research
• Perry et al, (2021). Cognitive science approaches in the classroom: A review of the evidence. Education Endowment Foundation.
https://educationendowmentfoundation.org.uk/education-evidence/evidence-reviews/cognitive-science-approaches-in-the-classroom
• Thomas et al., (2024). Evidence, Policy, Education, and Neuroscience – The State of Play in the UK.
https://onlinelibrary.wiley.com/doi/full/10.1111/mbe.12423
<부록> 영국이 채택한 인지과학 기반 학습 원리 7가지 해설
1. 간격 학습 (Spaced learning)
간격 학습(분산 학습이라고도 불림)은 학습 자료를 시간 간격을 두고 복습할 때 더 쉽게 배울 수 있다는 원리를 적용한 것이다. 간격 학습은 보통 한 번의 수업이나 연속적이고 순차적인 학습 과정을 통해 자료를 다루는 ‘집중 학습’(Massed Practice 또는 Clustered Practice)과 대조된다.
간격 학습은 정보를 작업기억(Working Memory)에 유지하지 못하게 하여 학습자에게 더 큰 도전을 주는 방식으로 여겨지지만, 학습된 지식이 장기기억(Long-Term Memory)에 내재화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핵심 개념, 아이디어, 또는 기술을 거의 잊어버렸을 때쯤 다시 학습하게 함으로써 장기기억화할 수 있다.
간격 학습에 대해서는 큰 오해가 있다. 가령 3가지 내용 A, B, C가 있다고 할 때 첫날에는 A, 둘째 날에는 B, 셋째 날에는 C를 학습하는 방식으로 내용을 나누어 학습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오해이다. 이 방식은 각 내용(A, B, C)을 깊이 있게 학습하거나 장기기억으로 전환하는 데 효과적이지 않다. 첫날 A, B, C를 학습했다면, 이 내용을 일정한 간격을 두고 둘째 날, 셋째 날 다시 복습하는 것이 간격 학습의 기본 원칙이다.
2. 교차 학습 (Interleaving)
교차 학습은 학습 자료를 순서화할 때, 한 가지 과제나 활동을 연속적이고 블록화된 방식으로 수행하는 대신, 약간씩 다르지만 완전히 다른 것은 아닌 내용이나 활동을 섞어 구성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 문제를 섞어 푸는 것이 이에 해당된다. 이렇게 하면 학생들은 각 문제 유형에 맞는 적절한 방법을 선택하는 능력이 향상된다. 마찬가지로, 영어 단어를 학습할 때 음식 관련 단어, 동물 관련 단어, 직업 관련 단어를 섞어 학습하면 학생들은 각 주제의 단어들을 더 잘 구별하고 기억할 수 있다.
교차 학습은 학생들에게 유사하지만 약간 다른 내용이나 활동을 반복적으로 다시 접하게 함으로써, 서로 관련되지만 별개의 학습 항목 간의 비교를 돕는 것으로 여겨진다. 연관된 활동을 일련으로 수행할 때, 학생들은 특정 유형의 질문에 대해 더 적합한 방법을 선택하는 능력을 개선할 수 있다.
따라서 교차 학습은 간격 학습에서 볼 수 있는 장기기억 유지에 도움이 되는 시간 간격의 활용뿐만 아니라, 더 복잡한 스키마를 개발하기 위해 비교를 활용하는 이점을 결합한다.
3. 회상 연습 (Retrieval practice)
회상 연습은 최소한의 힌트만으로 기억 속에서 정보를 불러오는 방법이다. 주로 퀴즈나 개별 질문처럼 간단한 시험을 통해 학생들이 얼마나 기억한 정보를 잘 떠올릴 수 있는지 생각하게 만든다. 이렇게 시험을 활용하면, 학습을 평가하는 것뿐 아니라 실제 학습에도 도움이 된다. 연구에 따르면, 시험을 통해 학습하는 것이 같은 정보를 다시 학습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또한, 인지 과학에서는 기억의 ‘강도’ 개념을 설명한다. 이것은 정보가 얼마나 쉽게 떠올려지는지와 얼마나 깊게 기억에 저장되는지를 의미한다. 학습한 내용을 반복해서 회상하면 이 두 가지 기억의 강도가 강화되어, 정보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
회상 연습의 대표적인 예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짧은 퀴즈와 평가: 예를 들어, 단원 끝에 객관식 질문이나 주관식 질문을 풀게 하여 학생들이 기억한 내용을 떠올리게 할 수 있다.
• 간단한 플래시카드 사용: 플래시카드는 학생들이 특정 개념이나 단어를 떠올리게 하는 데 효과적인 도구이다. 교사는 단어나 개념을 플래시카드로 제시하고 학생들이 그것에 대한 정의나 예시를 회상하게 한다.
• 빈칸 채우기 활동: 문장의 일부를 빈칸으로 만들고 학생들이 그 빈칸에 알맞은 단어나 정보를 회상해서 채우게 한다. 예를 들어, “지구의 대기는 주로 ______로 이루어져 있다.”와 같은 문제를 통해 학생들은 학습한 내용을 떠올리게 된다.
• 간단한 요약 활동: 학생들에게 최근에 배운 내용을 짧게 요약하게 하여, 그 내용에 대해 얼마나 기억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중요한 개념을 기억하고 회상하는 데 도움이 된다.
• 소그룹 토의: 학생들을 소그룹으로 나누어 각자 배운 내용을 서로에게 설명하도록 한다. 이 활동은 학생들이 자신이 기억하는 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 과정에서 학습 내용을 강화할 수 있게 도와준다.
4. 인지 부하 관리 (Managing cognitive load)
교육자에게 큰 도전 과제는 작업기억의 용량이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다양한 요인들이 작업기억에 과부하를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문제 해결을 해야 하는 학습자가 방대한 복잡한 정보를 처리하면서 여러 단계의 문제 해결 과정을 따라야 할 때, 이 과정에서 작업기억에 과부하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학생의 장기기억에 충분한 사전지식이 없으면, 이로 인해 작업기억에 과부하가 발생하여 학습에 방해가 될 수 있다.
인지 부하를 관리하는 전략의 목적은 부하를 최소화하는 것이 아니라, 최적화하는 것이다. 즉, 불필요한 부하는 줄이고, 작업기억이 학습하고 있는 정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다음은 인지부하를 관리하는 대표적인 방법이다.
• 완성된 예제 활용: 학습자가 지식을 적용하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완성된 예제(worked examples)를 제공한다. 학습자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직접 시도하기 전에, 이미 해결된 예제를 보여주고 설명하면 문제 해결 방법과 사고 과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 스캐폴딩과 지원 제공: 과제를 수행할 때 작업 기억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스캐폴딩(scaffolding)과 다양한 형태의 지원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힌트, 신호, 목표 지침 등을 활용하면 학습자가 과제의 복잡성을 단계적으로 극복할 수 있어 인지 과부하를 줄일 수 있다.
• 협력 학습 활용: 학습자 간 협력을 통해 문제 해결 과제의 부담을 나누도록 한다. 학습자들이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작업 기억에 가해지는 부담이 줄어들며, 더 나은 학습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5. 도식(사전지식) 활용 학습 (Working with schemas)
학습 과정에서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사전지식(도식, schema)이다. 도식은 기존에 축적된 지식과 경험을 체계적으로 구성한 틀로, 학습자가 새로운 정보를 기존의 맥락과 연결하여 의미를 부여하는 데 도움을 준다.
▶ 도식 활용의 중요성
효과적인 학습은 단순히 새로운 내용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학습자가 이미 알고 있는 지식과의 연결을 통해 이루어진다. 교사는 학습자의 기존 도식을 기반으로 내용을 정교화하거나 수정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학습자는 새로 배운 내용을 기존 지식에 통합하여 더 깊은 이해를 형성하게 된다.
▶ 도식을 활용한 학습 방법
도식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학습자의 사고와 기존 지식을 활성화하고 확장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몇 가지 대표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다.
• 문제 기반 학습(PBL): 복잡한 문제 상황을 제시하여 학습자가 스스로 기존 지식을 적용하고, 문제 해결 과정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도록 유도한다.
• 유추와 비교 활용: 학습자가 이미 알고 있는 개념과 새로운 개념을 비교하거나 유사점을 찾아보도록 함으로써 기존 지식의 틀을 확장하고 오개념을 수정할 기회를 제공한다.
• 질문과 개념 확장: 깊이 있는 사고를 촉진하기 위해 질문을 던지고 학습자가 기존 개념을 다양한 관점에서 재해석하거나 확장하도록 지원한다.
▶ 교사의 역할
학습자의 도식을 활용하기 위해 교사는 학습자의 기존 지식 수준을 이해하고, 새로운 정보를 기존 지식과 연결할 수 있도록 돕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학습 과정을 시각화하거나 구조화된 학습 도구를 제시하고, 학습자가 스스로 도식을 정리하고 확장할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사전지식을 활용한 학습은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학습자가 더 깊이 이해하고 오래 기억할 수 있는 학습 경험을 제공한다. 학습자는 기존 도식을 기반으로 새 지식을 유기적으로 통합하며, 이를 통해 자신만의 지식 체계를 점차 발전시켜 나가게 된다.
6. 이중 부호화 (Dual coding)
이중 부호화 이론은 작업기억이 두 가지 독립적인 구성 요소를 가진다는 개념에 기반을 둔다. 하나는 시각적 및 공간적 정보를 처리하고, 다른 하나는 청각 정보를 처리한다. 이러한 이론에 따르면, 학습 자료를 다양한 형식으로 제시할 경우 작업기억의 두 채널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어 학습 효과가 강화될 수 있다.
▶ 작업기억의 두 채널과 학습 강화
작업기억의 두 시스템은 각각의 전문성을 가지며, 이를 활용하면 더 많은 양의 정보를 보다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텍스트와 이미지를 함께 제공하거나 다이어그램과 설명을 조합하면, 단일 형식으로만 제공하는 것보다 학습자가 정보를 더 잘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방식은 작업기억에 과부하를 주지 않으면서 학습을 지원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제안된다.
▶ 형식 선택의 과제
다양한 형식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학습에 유익하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교사에게는 자료를 어떤 형식으로 제시할지 결정하는 어려움이 있다. 텍스트, 이미지, 다이어그램, 수식 등 여러 형식 중에서 선택해야 하며, 이 선택이 학생들의 인지 부하와 학습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리 알기 어렵다.
7. 신체 활용 학습 (Embodied learning)
신체 활용 학습은 학습 과정에서 움직임과 신체 활동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학습 효과를 증진시키는 전략을 의미한다. 이 접근법은 학습이 단순히 지적인 과정에 국한되지 않고, 신체와 감각적 경험이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가정에 기반한다. 이를 통해 학습자는 새로운 정보를 보다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기억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신체 활용 학습은 학습자의 다양한 감각을 자극하는 활동 설계를 포함하며, 이를 통해 정보의 이해와 기억을 강화할 수 있다고 여겨진다. 예를 들어, 학생들이 개념을 직접 행동으로 표현하거나, 손동작(제스처)이나 움직임을 통해 학습 내용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활동을 포함할 수 있다. 이러한 활동은 학습 내용을 보다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인식하게 도와준다.
구체적인 예로는 놀이, 역할극, 손동작을 통한 설명, 공간을 활용한 이동 학습, 그리고 손으로 직접 정보를 따라 그리거나 추적하는 활동이 있다. 이처럼 신체를 활용한 학습은 학습자의 참여도를 높이고, 학습 경험을 더 깊게 만들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 영양, 운동, 수면과의 연관성
또한, 인지 과학의 일부 연구는 운동, 영양, 수면이 학습과 인지 기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제안한다. 이러한 요인은 학습의 전반적인 효과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이 내용은 신체 활용 학습의 구체적인 범위에서는 다소 벗어난 주제이다.
각주
- 7가지 학습 원리 – ① 간격 학습(Spaced learning), ② 교차 학습(Interleaving), ③ 회상 연습(Retrieval practice), ④ 인지 부하 관리(Managing cognitive load), ⑤ 도식(사전지식) 활용 학습 (Working with schemas), ⑥ 이중 부호화(Dual coding), ⑦ 신체 활용 학습(Embodied learning)을 일컫는다. 학습 최적화를 위한 인지과학적 전략이기도 하다.
- 처방적 실천(prescriptive practice) – 특정한 방식이나 방법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규명하고, 이를 반드시 따르도록 하는 접근 방식을 의미한다. 이 방식은 주로 효과적인 결과를 얻기 위한 구체적인 지침이나 절차를 제시하지만, 그 방법이 왜 효과적인지에 대한 깊은 이해나 이유를 설명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처방적 실천은 특정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적용하거나 조정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 무작위 대조 실험(RCT) – 연구 참여자를 무작위로 실험군과 대조군에 배정하여, 실험군에 특정 처치를 적용하고 대조군에는 적용하지 않거나 다른 처치를 적용한 후, 두 군 간의 차이를 비교하여 원인과 결과의 관계를 평가하는 실험 방법이다.
- 과학주의(scientism) – 모든 문제나 현상을 과학적 방법이나 이론을 통해 설명하고 해결하려는 접근 방식을 의미한다. 이 접근은 과학적 증거와 사실을 중시하며, 다른 방식의 이해나 주장을 배제하는 경향이 있다. 교육에서 과학주의는 교수 실천을 과학적으로 증명된 방법이나 이론으로 단순화하거나 도구화하려는 시도를 나타낼 수 있으며, 이로 인해 교육 현장의 맥락이나 개별적 차이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을 위험이 있다.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짧은 직장 생활을 경험한 후 지금의 능률교육(NE능률)을 창립하여 30년을 경영하면서 영어교과서와 참고서 등 다양한 저술활동을 했다. 2009년 회사를 매각하고,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 이란 비영리 공익단체를 설립하여, 현재 이 단체 대표직을 맡고 있다. 국가 교육시스템 재 디자인과 사회경제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는 아동, 청소년들도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치로 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개혁에 특히 관심이 많다. 수업혁신과 교육격차 완화를 위해 학습과학의 연구와 전파, 그리고 교원 연수에도 힘쓰고 있다.
- 이메일 : eduinnovator@21erick.org

항상 좋은 내용 잘 읽고 있습니다. 최근들어 ‘장기기억’을 강조하는 핵심이론과 다른 나라들의 사례를 인용해 주시어 고맙습니다. 정작 우리의 교육은 이와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언급하신 구성주의 이론과 진보적 교육관이 우리나라 특유의 입시환경과 맞물리면서 형식적인 생기부 꾸미기 교육이 횡행하고 있으며, 이는 고교학점제의 형식적 도입에 따라 더욱 심화되어 갈 것입니다. (고교학점제도입에 따른 생기부 꾸미기와 같은 강의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 공교육은 매우 수사학적으로 화려한 꾸미기에 공을 들이면서 지식은 사교육이 담당하는 이런 모순적이면서도 이중적인 구조는 아직도 PISA의 교육력에서 상위권에 속한다는 (사실 그것이 엄청한 사교육산업의 결과물일 것이라는 합리적 추론하에) 현상으로 여전히 유지되고 제대로 분석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참으로 어지러운 상황입니다. AI가 발전하는 시대에 AI를 이해하고 활용하기 위해서 기본적인 수학교육이 필요하듯, 기본으로 돌아가서 냉정히 따져볼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만, 한국의 밀어붙이기식, 유행에따르는 교육정책과 행태를 보면 개선될 여지가 별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형식적인 학생부 꾸미기”에 대한 선생님의 우려에 대해 깊이 공감하면서 원인과 처방을 생각해 보지만 이런 현상이 입시중심 교육에서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무력감까지 듭니다. “지식은 사교육이 담당하는 이런 모순적이면서도 이중적인 구조”에 대해서도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 원인부터 우리 사회가 정확히 깨달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관성과 기득권의 힘이 너무 세다면 앞으로 10년 후부터 실행하는 것으로 하고 완전히 새판을 짰으면 좋겠습니다. 국가교육위원회가 기존 시스템의 작은 수선에 매몰되지 말고 다수 국민들의 숙의를 거쳐 다수 국민의 열망을 담은 교육의 새 그림을 그리는 일에 앞장서주기를 기대합니다. 저희도 관련해 더 많은 목소리를 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체계적이고 풍부한 정보를 주셔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