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이 있는 학습의 실체와 학습과학
| “깊이 있는 학습의 기제를 명확히 이해하고 이를 수업과 평가에 효과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학습과학이 사범대학과 교원대학 같은 교사 양성기관의 교육과정에 충분히 포함되어야 한다.” [본문 중에서] |
“깊이 있는 학습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도대체 깊이 있는 학습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겠어요.”
“깊이 있는 학습은 사실 기계학습(machine learning)에서 온 개념이지요. 하지만 기계가 학습하는 방식과 인간이 학습하는 방식은 다른걸요.”
“깊이 있는 학습의 실체는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아요.”
최근 학교 현장의 평가 전문가 양성을 위해 열린 한 연수에 참여했다가 연수를 진행하는 강사님들과 한 테이블에 앉아 그들이 나누는 대화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수업과 평가의 내로라하는 현장 전문가인 이 선생님들은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의미하는 ‘깊이 있는 학습’의 실체가 아리송하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하였고, 종국에는 ‘깊이 있는 학습’의 실체가 ‘없다’라고 잠정적인 결론을 내리는 모양새였다.
나는 이러한 대화가 매우 흥미로우면서도 익숙한 현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고, 설득력도 있는 것 같은 교육과정상의 개념이, 막상 그 개념을 수업과 평가로 구현하고자 하면 사실 매우 모호하고 실체가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많이 있었기 때문이다. 과정 중심 평가와 활동 중심 수업 또한 비슷한 문제가 있었다.1
행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무엇이 이 전문가들로 하여금 ‘깊이 있는 학습’은 ‘실체가 없다’라고 결론짓게 하였을까? 2022 개정 교육과정은 삶과의 연계, 교과 간 연계와 통합, 그리고 학습 과정에 대한 성찰을 통해 깊이 있는 학습이 발생하며, 역량이 구현된다고 기술하고 있다. 하지만 삶과 연계, 융합 수업, 학습 과정에 대한 성찰은 이들에게 그렇게 생소한 개념이 아니다. 그뿐만 아니라, 자신의 수업 사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들어 보건대, 그 대화에 함께하였던 강사들은 이미 자신의 수업에서 ‘깊이 있는 학습’을 구현하고 있는 사람들이 분명했다. 그런데 왜, 그들은 깊이 있는 학습이라는 개념의 실체가 모호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일까?
어떤 것의 ‘실체가 없다’라고 느끼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A가 B를 ‘사랑한다’라고 언어적으로 표현하지만, 그 언어가 지칭하는 ‘A의 사랑’이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을 경우, ‘A가 B를 사랑한다’라는 선언은 그 선언이 지칭하는 실체를 갖지 못할 것이다. 한편, ‘A가 B를 실제로 사랑하지만, 그 사랑의 구현형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A와 B 간의 합의가 존재하지 않을 경우, B는 A의 사랑이 실체를 갖지 않는다(A가 B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전자는 존재론적 부재를 의미하며, ‘깊이 있는 학습’이라는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에 대한 비유가 될 수 있다. 반면에, 후자는 인식론적 부재를 의미하고, ‘깊이 있는 학습’에 대한 정신적 표상이 효과적으로 의사소통되지 않은 상황에 대한 비유가 될 수 있다.
학교 현장의 전문가들이 느끼는 ‘깊이 있는 학습의 실체적 부재’는 이 두 가지 경우 중 어떤 상황에 해당할까? 깊이 있는 학습이 전이 이론에 기초한다는 것을 고려할 때2, 깊이 있는 학습의 존재 자체는 부인할 수 없을 듯하다. 지식의 전이는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매 순간 이미 갖고 있는 지식과 기능을 활용하여 새로운 정보를 이해하고 낯선 상황에 대처하고 있으며, 이 모든 것이 전이를 가능하게 하는 학습의 결과이므로3 학습의 전이는 부인할 수 없는 현상이며 전이를 가능하게 하는 깊이 있는 학습의 존재 역시 부인할 수 없다(물론 이해나 대처의 적절성은 또 다른 문제이기는 하다). 그렇다면, 학교 현장의 전문가들이 느끼는 ‘깊이 있는 학습의 실체적 부재’의 원인은 인식론적 부재로 좁혀진다. ‘깊이 있는 학습’이라는 개념어가 지칭하고 있는 개념 혹은 정신적 현상이 무엇인지가 교육과정 개발자들로부터 현장의 교사들에게로 명확하게 전달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4
이와 같은 논리 전개에 대해, 교육과정 개발과 연수를 담당하는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교육과정평가원의 담당자들은 억울한 심정이 들 수도 있겠다. 각 교과의 교육과정 문서는 ‘핵심 아이디어’를 통해 ‘깊이 있는 학습을 가능하게 하는 토대’를 제공하고 있다고 기술하고 있으며, 깊이 있는 학습이 전이 이론에 기초한다는 사실 역시 안내된 바 있기 때문이다.
| …‘깊이 있는 학습’을 추구한다는 것은 학습자가 학습 자료를 스스로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배운 것을 새로운 상황에 적용할 수 있도록 소수의 핵심 내용을 깊이 있게 배우는 것을 의미한다. 깊이 있는 학습은 전이 이론에 기초한다. 전이는 어떤 상황에서 학습한 것을 일반화된 형태로 전환하여 다른 상황에 사용하는 능력을 의미하며, 문제해결, 창의적 사고를 비롯한 높은 수준의 사고 과정, 발명, 예술 창작에서 핵심이 된다.
온정덕(2023). 2022 개정 교육과정 핵심 교원 현장 지원을 위한 강사 사전 연수 자료. |
깊이 있는 학습의 ‘기제’에 대한 이해의 필요성
이뿐만 아니라 각 시도교육청은 ‘깊이 있는 학습’과 관련된 다양한 교수 학습 자료집을 개발하여 배포하고 있다. 그런데도, 현장을 끌어 나가는 선도 교사들에게조차도 ‘깊이 있는 학습’의 실체가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깊이 있는 학습의 효과 혹은 기능에 대해서는 안내가 되었지만 깊이 있는 학습의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충분히 안내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즉, 전이 가능한 형태로 지식을 습득하였을 경우 다양한 맥락에서 동일한 지식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은 안내하였지만, 전이 가능한 지식 습득의 기제—학습자가 어떻게, 어떤 과정을 통해서 지식을 ‘일반화된 형태로 전환’하고 ‘다양한 맥락에서 활용’하게 되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한 안내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 구체적인 실체에 대해서는 여전히 모호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을 것이다.5
이처럼 전이 가능한 지식 습득의 메커니즘이 블랙박스로 남아있는 이상, 교사는 전이 가능한 지식 습득을 위한 수업과 평가설계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메커니즘에 대해 알지 못하니, 그 메커니즘에 적합한 형태의 수업과 평가를 설계하는 방향과 방식에 대해서 확신을 갖기 어렵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깊이 있는 학습은 ‘실체가 없는 것’과 같이 여겨지기 쉽다.6
추상화와 전이
전이 가능한 지식 습득의 메커니즘은 일반 선생님들뿐만 아니라 연수를 설계하고 진행하는 선도 교사들에게도 블랙박스로 남아있는 것 같다. 그러한 짐작을 하는 이유는, 연수 강사 테이블에서 들려온 “깊이 있는 학습은 사실 기계학습(machine learning)의 개념이지요. 하지만 기계가 학습하는 방식과 인간이 학습하는 방식은 다른걸요.”라는 발언 때문이다.
물론, 기계가 학습하는 방식과 인간이 학습하는 방식은 다르다. 새는 날개짓으로 비행하고 비행기는 엔진을 통해 비행하듯이 말이다. 그러나, 기계가 학습하는 방식과 인간이 학습하는 방식은 새가 나는 방식과 비행기가 나는 방식의 유사성과 같은 층위의 유사성을 갖는다. 새와 비행기가 모두 양력과 작용-반작용 법칙을 활용하여 비행하듯이 기계의 깊이 있는 학습(deep learning)과 인간의 깊이 있는 학습(deep learning)은 모두 추상화(abstraction)를 통한 전이 가능한 지식 습득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 추상화(abstraction):
복잡한 데이터에서 핵심적인 특징이나 패턴을 추출하여 이를 일반화하고, 다양한 맥락에서 적용할 수 있는 간결하고 본질적인 표현을 만들어내는 과정.7 |
깊이 있는 학습이 추상화와 개념적 이해를 통해 전이 가능한 지식 습득을 돕는다는 사실이 안내되었다면, 즉, 깊이 있는 학습의 실체에 대하여 보다 명확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졌다면, 우리는 “깊이 있는 학습은 사실 기계학습(machine learning)의 개념이지요. 하지만 기계가 학습하는 방식과 인간이 학습하는 방식은 다른걸요.”라고 이야기하는 대신, “깊이 있는 학습(deep learning)은 추상화와 개념적 이해를 포함하는 용어군요. 그렇다면 학생이 다양한 범례를 통해 학습 목표에 해당하는 개념의 속성을 추출하고 이해하도록 돕기 위해서 우리는 어떤 수업을 설계해야 할까요?”라고 질문 할 수도 있을 것이다.8
생물학적으로 이차적인 지식의 추상화
물론, 학습자가 스스로 복잡한 데이터에서 핵심적인 특징이나 패턴을 추출하여 일반화할 것을 요구하는 교수 학습 자료가 눈에 띄기도 한다. 그러나 때때로 이러한 자료는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학습자가 패턴 추출-추상화-와 같은 능동적인 정보처리를 통해서 개념적 이해에 도달하였을 때 그 지식이 전이 가능한 지식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것만 고려하고, 교과 개념과 관련된 패턴 추출을 학습자가 스스로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지 못한다면, 즉, 전이 가능한 지식 습득의 메커니즘을 보다 자세히 알지 못한다면, 교사는 충분히 정교한 일련의 비계를 제공하지 않은 채 학생에게 거의 불가능한 과제를 요구할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관련하여, ‘생물학적으로 이차적인 지식’이라는 개념은 교과 개념과 관련된 전이 가능한 패턴 추출을 위한 추상화의 어려움과 정교한 비계 제공의 중요성을 실질적으로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진화인지발달심리학자인 Geary에 의하면 인간이 습득하는 지식은 크게 생물학적으로 일차적인 지식(biologically primary knowledge)과 생물학적으로 이차적인 지식(biologically secondary knowledge)으로 나뉠 수 있다.9 생물학적으로 일차적인 지식은 태어난 이상 엄청난 효율성으로 빠르게 습득해야 생존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지식이고, 생물학적으로 이차적인 지식은 습득한다면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식이지만 습득하지 못했다고 해서 생존 자체에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는 유형의 지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 생물학적으로 일차적인 지식과 생물학적으로 이차적인 지식을 습득하기 위한 인지적 기제는 서로 매우 다르다.10 생물학적으로 일차적인 지식은 쉽게, 한 사회의 일원이라면 명시적 가르침 없이 문제해결이나 발견학습을 통하여 습득할 수 있는 지식인 반면, 생물학적으로 이차적인 지식은 의식적이고 적극적인 인지 활동을 요구할 뿐만 아니라 학습자가 지식을 수렴된 형태로 명료화할 수 있도록 정교한 비계를 통해서 지식의 명료화 과정을 유도해 내거나 이것이 불가능할 경우 명료한 정보를 아예 연역적으로 제공해야 하는, 즉, 직접교수법(direct instruction)을 통해서 습득될 수 있는 지식이기 때문이다.
‘방송통신고등학교 학생의 국어 공부’는 생물학적으로 일차적인 지식 습득과 생물학적으로 이차적인 지식 습득이 매우 다르다는 사실이 구체적으로 체감될 수 있는 설명을 제공하기 위해 사용하곤 하는 예이다. 이런저런 개인적 사정으로 인하여 50대, 60대, 70대에 방송통신고등학교에 등록하여 한글 읽기와 쓰기를 배우는 어르신들을 생각해 보시라. 그분들은 한글이라는 자극에 50년, 60년, 70년 동안 무수히 반복적으로 노출되었으나, 즉, 무수히 많은 귀납적 경험을 하였으나, 그 수많은 귀납적 경험에도 불구하고 한글을 읽고 쓰는 것과 관련된 패턴을 추출하지-추상화해 내지-못한 것이다. 글자를 읽고 쓰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이차적인 지식이기 때문이다. (읽고 쓰는 것을 아는 것은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된다. 그러나 모른다고 해서 죽지는 않는 것이다.)
이와 같이 생물학적으로 이차적인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서는 귀납적 경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누군가가 체계적으로 구조화된 비계와 피드백을 제공해야 학습자는 해당 지식을 전이 가능한 형태로 습득할 수 있는 것이다. 논의의 편리성을 위해 모국어 읽기/쓰기와 같은 비교적 간단한 지식을 생물학적으로 이차적인 지식의 예로 들었지만, 학교에서 가르치는 지식 대부분은 생물학적으로 이차적인 지식에 속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교과교육의 내용이 생물학적으로 이차적인 지식이라는 사실을 간과하게 되면, 교사는 학생이 지식 습득을 위해 필요로 하는 비계와 피드백을 제공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되기 때문이다.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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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타리오 인권위원회(Ontario Human Rights Commission)가 2022년에 발간한 보고서
이 보고서는 단어 읽기를 가르치는 가장 효과적인 접근법에 관한 과학적 연구를 바탕으로, 체계적이고 명시적인 교육과정 및 교수법을 활용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음운 인식(phonemic awareness)과 파닉스를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필수적임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이는 최근까지 파닉스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상황을 비판하는 맥락에서 제기된 것이다.
파닉스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전언어 접근법(whole language approach)이 교육 현장에서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기 때문이다. 전언어 접근법은 학생들이 언어를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모국어 읽기 또한 모국어 말하기처럼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다는 주장이 득세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접근법은 생물학적으로 일차적인 지식(모국어 말하기 및 듣기 능력)과 생물학적으로 이차적인 지식(모국어 읽기 및 쓰기 능력)의 습득 기제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고, 결과적으로 생물학적으로 이차적인 지식인 읽기 능력 습득의 효율성을 유의미하게 저하했다.
(예를 들어, ‘아’라는 동일한 소리가 언어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철자로 표현될 수 있다는 점은, 소리와 철자 사이에 본질적인 관계(intrinsic relationship)가 없음을 보여준다. 즉, 소리가 철자화될 때는 일종의 암호화(encoding) 과정이 일어나며, 학습자가 글을 읽을 때는 이를 암호해독(decoding)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러한 암호해독을 위한 패턴 인식 및 관련 지식은 체계적인 지도를 통해서만 습득할 수 있는 생물학적으로 이차적인 지식이다.)
보고서는 또한 “본 보고서는 왕따, 정서적·신체적 학대, 정신 건강 문제, 자해 및 자살에 대한 언급을 포함합니다”라는 경고 문구를 명시하고 있다. 이는 파닉스를 배우지 못한 학생들이 단어 읽기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전 과목의 학력이 저하되고, 결과적으로 정신적·정서적 어려움을 경험하거나 학대의 대상이 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이러한 상황은, 생물학적으로 일차적인 지식과 이차적인 지식의 습득 기제가 다르다는 점을 간과한 교수법이 학생의 학업 능력뿐 아니라 전반적인 삶에도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
학습과학: 깊이 있는 학습의 구체적 기제에 대한 이해의 관문
깊이 있는 학습은 단순히 ‘알고 있음’의 수준을 넘어서, 학습자가 학습한 내용을 새로운 맥락에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 고차원적인 학습 과정이다. 이는 추상화 과정을 통해 전이 가능한 지식을 형성하고, 생물학적으로 이차적인 지식 습득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정교한 비계와 피드백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다. 이번 글에서는 추상화를 통한 전이 가능성과 생물학적으로 이차적인 지식 습득의 중요성을 논의하였지만, 학습과학에는 이보다 훨씬 더 풍부하고 다양한 정보가 담겨 있다.
학습과학은 인간의 학습 과정을 과학적으로 탐구하여 학습의 원리를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효과적인 교육 설계와 평가 방안을 제시하는 학제적 분야이다. 심리학, 인지과학, 신경과학 등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학습자들이 더 잘 배우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중점을 둔다.
깊이 있는 학습의 기제를 명확히 이해하고 이를 수업과 평가에 효과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학습과학이 사범대학과 교원대학 같은 교사 양성기관의 교육과정에 충분히 포함되어야 한다. 또한, 현직 교사를 대상으로도 체계적이고 연속적인 연수를 통해 학습과학이 깊이 있게 다루어지고, 실질적인 역량 습득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단순히 피상적인 개념 이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학습과학의 원리를 교실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이루어진다면, 교사들은 학습과학의 지식을 바탕으로 학습자가 전이 가능한 지식을 습득하도록 돕는 효과적인 수업과 평가를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학습과학은 교육 현장에서 학습자의 성장을 지원하는 실질적이고 강력한 도구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 본 칼럼은 필자의 고유의견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의 공식견해가 아닙니다.
각주
- 이와 같은 문제에 대하여 몇 차례 칼럼으로 정리한 바가 있다. 관련하여, 다음 칼럼을 참고하시기를 바란다.
•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수업 활용, ‘개념의 속성’ 이해에 달렸다.”
http://21erick.org/column/8669/
• “과정 중심 평가로 살펴본 치명적 변이(lethal mutation), 그 원인은 무엇일까요?”
http://21erick.org/column/11055/
• “개념적 이해와 실생활 연계를 위한 인지 부하 조정의 필요성
http://21erick.org/column/12735/” - 온정덕(2023). 2022 개정 교육과정 핵심 교원 현장 지원을 위한 강사 사전 연수 자료.
- 전이할 수 없는 형태의 학습 역시 존재한다.
- 교육과정 문서가 현장에 혼란을 주는 이유는 간단하다. 무슨 소린지 알기 어렵게 기술되었기 때문이다. 고학력 전문가들인 교사들이 자신들에게 중요한 문서를 보고 무슨 소리인지 명확하게 이해하기 힘들다면, 그것은 문서를 읽는 사람들의 문제일까, 혹은 문서 자체의 문제일까?
- 2015 개정 교육과정부터 전이를 가능하게 하는 기제와 관련하여 개념적 이해(conceptual understanding)가 주요 개념으로 도입된 듯 보인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개념적 이해의 기능(전이를 비롯한 고차원적 사고)은 안내하였으나 그러한 기능을 가능하게 하는 개념적 이해 습득의 기제는 안내된 바가 거의 없다.
- 이미 깊이 있는 학습을 할 수 있는 수업과 평가를 설계하여 학생이 전이 가능한 지식을 습득하도록 도와주고 있는 분들도 자신이 깊이 있는 학습을 하고 있다는 확신을 갖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경험한다. 그것은 아마도 깊이 있는 학습과 전이 가능한 지식 습득의 필연적 관계를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닌가 추측해 본다.
- 인간과 기계학습의 추상화 과정은 본질적으로 다르지만, 뚜렷한 유사점과 차이점을 갖는다. 인간의 학습 과정에서 추상화는 개념적 이해, 스키마, 정신적 모델 형성의 기본적 기제가 된다. 반면, 기계학습의 추상화는 데이터에서 파생된 특징 계층(feature hierarchies)을 활용하며, 알고리즘적 프로세스와 신경망을 통해 이루어진다.
- 생존에 필수적인 지식인 생물학적으로 일차적인 지식(biologically primary knowledge)과, 도움은 되지만 모른다고 해서 생존에 위협이 되는 것은 아닌 생물학적으로 이차적인 지식(biologically secondary knowledge) 습득의 기제는 매우 다르다.
- Geary의 생물학적으로 일차적/이차적 지식에 대한 구분은 “직접교수법으로 만드는 좋은 수업이란 무엇인가”라는 칼럼을 통해서 소개한 바 있다. http://21erick.org/column/9754/
- Andre Tricot & John Sweller, 2014. Domain-specific knowledge and why teaching generic skills does not work.
- 생물학적으로 이차적인 지식 습득을 위한 정교한 일련의 비계를 제공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다음 글을 참고해도 좋을 것이다.
• “지식의 저주와 배경지식의 기능이 문항 및 과제 설계에 대해 갖는 함의”
http://21erick.org/column/13649/
• “개념적 이해와 실생활 연계를 위한 인지 부하 조정의 필요성”
http://21erick.org/column/12735/
이화여자대학교 교육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의 대학원에서 인지심리학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한국리서치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였고 이후 영어 교사로 교직 생활을 시작하였다. EBS의 ‘최고의 영어 수업’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한 바 있으며, EBSi의 고등학교 심리학 강의를 맡아 하기도 하였다. 현재 김해삼문고등학교에서 수석교사로 근무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