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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바꾸는 사람들은 전 능률교육 대표 이찬승 선생님이 주축이 되어 교육개혁 연구와 실천운동을 하는 공익단체(NPO)입니다.

한껏 느끼고 놀며 배우는 우리 한글 2 – 기본 자음 편

#1082 조순애, 학습종합클리닉센터 학습심리상담사 2024.07.16
“소리 속에 글자에 대한 단서가 있기 때문에, 자음을 가르칠 땐 소리와 친해지는 것에서 출발한다. 먼저 아이와 대화를 나누며 소리를 낼 때 중요한 부분이 어느 곳일지 하나하나 찾아봐도 좋다.” (본문 발췌)                                                                                

 

 

한글의 기본 자음 ‘ㄱ, ㄴ, ㅁ, ㅅ, ㅇ’은 조음기관의 모양을 본떠 만들었다. 소리 속에 글자에 대한 단서가 있기 때문에, 자음을 가르칠 땐 소리와 친해지는 것에서 출발한다. 먼저 아이와 대화를 나누며 소리를 낼 때 중요한 부분이 어느 곳일지 하나하나 찾아봐도 좋다. 그리고 어떤 자음을 소리 내는 순간 그 소리와 연관된 기관인 혀‧이‧입술‧목구멍이 어떻게 변하고 움직이는지 주의를 기울여 느껴보게 한다.

 

자음 읽기를 지도하는 과정 중에는 이름([기역], [니은], [디귿],…)이 아니라 소리값을 먼저 안내한다. 자음은 혼자서는 낼 수 없는 소리이니, 이후 여러 모음과 합성하는 과정에서 제일 자연스럽게 소거될 수 있는 [ㅡ] 소리를 자음가에 붙여 소리 내도록([그], [느], [드],…/단, [ㅡ] 소리를 길게 늘이지 않고 아주 짧게, 자음가가 강조되게) 한다.

 

 

자음을 소리 내며 조음 기관의 움직임을 세밀하게 느끼고 표현하기

 

1단계 2단계 3단계
느껴보기 표현하기 글자 찾기
ㄱ [ㄱ] 소리를 내며 혀 뒤쪽이 올라가는 것 같은지, 아니면 내려가는 것 같은지 느껴보기 조음기관 단면도에 붉은색 점토를 혀 뒤쪽이 올라간 형태로 붙여보기

2단계에서 나타낸

형태와

비슷한

모양의

글자 찾기

ㄴ [ㄴ] 소리를 내며 혀끝이 어디에 닿는지 느껴보기 조음기관 단면도에 붉은색 점토를 혀끝이 윗니 안쪽에 붙은 형태로 붙여보기
ㅁ 입술을 다물지 않은 채로 [ㅁ] 소리내기를 시도해 보고, 그렇게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식하기 입술 모양을 가장 단순한 형태로 표현해 보기
ㅅ ‘스–’ 뱀처럼 소리를 내면서 소리가 어디를 비집고 나오는지 또는 소리 낼 때 어디가 시원해지는지 느껴보기 이의 옆모습, 뾰족한 꼴을 표현해 보기
ㅇ 입술이나 이, 혀의 특별한 움직임 없이 뻥 뚫린 목구멍에서 바로 소리가 나오는 것을 인식하기 목구멍의 꼴을 점토로 표현해 보기

 

이는 글자의 형태와 소리의 짝을 알아가는 활동이다. 천천히 배우는 아이들의 작업기억 용량은 또래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하루에 다섯 가지 소리를 한꺼번에 가르치지 않고 한 번에 하나씩 지도한다. 첫 번째 가르치는 자음은 아이의 이름이나 아이가 통글자 형태로 이미 읽을 수 있는 단어 속에 포함된 것이 바람직하다.

 

 

자음과 모음의 소리값과 글자꼴 합성하기

 

합성 과정은 시중에 판매하는 빅사이즈 자석 글자나 큰 크기로 자체 제작한 자음·모음 카드를 활용하여, 다음과 같은 대화를 나누며 익힌다.

 

• 샘: ○○아, 이 글자(‘ㄱ’)는 혼자서는 쓰이지 않고 지난 시간까지 우리가 배웠던 ‘ㅏ, ㅓ, ㅗ, ㅜ, ㅡ, ㅣ’랑 꼭 붙어서 쓰게 되어 있어요. 글자도 붙여서 쓰고 소리도 붙여서 함께 소리를 내는 거예요.
그럼 지금부터는 글자와 소리를 합체해 보기로 해요. (빅사이즈 자석 글자 ‘ㄱ’과 ‘ㅏ’를 멀리 떨어뜨린 채로 양손에 쥐고 ‘ㄱ’, ‘ㅏ’를 1초 간격으로 말하다가, 점점 자석 글자의 거리를 좁히고 ‘ㄱ’, ‘ㅏ’도 빠르게 소리 내며) [ㄱ, ㅏ, ㄱ, ㅏ, ㄱ, ㅏ, ㄱ, ㅏ, ㄱ, ㅏ, ㄱ, ㅏ, ㄱ, ㅏ, 가.] 따라해보세요. [ㄱ, ㅏ, ㄱ, ㅏ, ㄱ, ㅏ, ㄱ, ㅏ, 가]

 

• ○○: [ㄱ, ㅏ, ㄱ, ㅏ, ㄱ, ㅏ, ㄱ, ㅏ, 가]

 

• 샘: 잘 했어요. 얘는 그래서 ‘가’. 그럼 또 다른 것을 합체해 볼까요? (자석글자 ‘ㅏ’를 돌려 잡으며) ‘ㅏ’를 요렇게 돌리면(180도 회전 후) 뭐가 되지요?

 

• ○○: ‘ㅓ’요!

 

• 샘: 맞았어요. 이번에는 ‘ㄱ’이랑 ‘ㅓ’랑 합체해 봅시다.

 

위와 같은 방식으로 ‘ㅗ, ㅜ, ㅡ, ㅣ’까지 합성 과정을 반복한다. 모음을 세 가지 정도 합성해 보면 나머지는 매우 쉽게 스스로 합성할 수 있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아이도 있다.

 

이렇게 소리를 합쳐 보았으면, 아래와 같은 표에 합성해서 소리 내며 글자를 써보는 시간을 갖는다.

 

색모래/반짝이풀 글자 만들기

 

1) 종이에 아이가 원하는 글자를 크게 쓴다.
2) 색모래의 경우, 아이가 사용하고픈 색모래를 선택하게 하고 획순에 따라 풀칠한 뒤 색모래를 조심스럽게 부어 완성하도록 한다. 반짝이풀은 선을 따라 바로 풀을 짜서 쓰면 된다.

이 활동은 글자의 형태와 구조에 집중하고 이를 세세히 살피는 것에 목적을 둔다. 따라서 작업을 하면서 반드시 글자의 생김새를 묘사하여 말하는 과정을 함께 한다. 아이가 스스로 말하는 것이 어렵다면 먼저 선생님이 이야기해 주는 것을 따라 하도록 하고, 그 다음에 혼자서 설명해 보도록 한다.

 

 

칸 속에 쏘옥

 

아이가 글자를 읽는 데 전제가 되는 능력으로 ‘음운1 인식능력’이란 것이 있다. 음운 인식능력은 쉽게 말해 말소리를 구분하고 말소리를 더하거나 빼거나 바꾸는 등 조작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예를 들어 ‘사과’라는 말이 두 개의 음절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 ‘사’ 소리와 ‘과’ 소리를 합하면 ‘사과’가 된다는 것, ‘사과’의 ‘과’를 ‘자’로 바꾸면 ‘사자’라는 것을 아는 데 필요한 능력이다.

 

보통 초등학교 1학년 즈음이면 이렇게 말소리를 갖고 노는 과제를 수행할 수 있게 되지만, 어떤 아이들은 이를 어려워한다. 음운 인식능력이 부족한 것은 흔히 난독증2의 원인으로 일컬어지기도 한다. 천천히 배우는 아이들 역시 음운이나 음절3에 대한 인식이 명확하지 않고, 이러한 경향성은 쓰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이가 음절 하나와 낱자4 하나의 대응 관계를 익히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아주 쉽게는 한 음절씩 소리 내며 더불어 박수치게 하는 방법을 시도할 수 있다. 음절 박스(아래 사진)에 자석을 하나씩 옮겨 놓으며 한 음절씩 소리 내면서 음절을 인식할 수 있게 도울 수도 있다. 또 낱말을 쓸 때 먼저 글자 수에 해당하는 네모 칸 종이를 고른 뒤 쓰도록 할 수도 있다. (예. 두 칸, 세 칸, 네 칸, 다섯 칸 종이를 여러 장 잘라둔다. 아이가 생각해 낸 글자가 ‘가지’라면 몇 칸 종이를 선택해야 할지 생각해 보게 한다. 두 칸 종이를 가져간다면 잘 수행한 것이다.)

 

글자 찾아 읽고 점수 토큰 따먹기

 

1) 소리를 합성하여 새롭게 읽을 수 있게 된 목표 글자가 많이 포함된 책을 꺼낸다.
(예를 들어, ‘가, 거, 고, 구, 그, 기’ 글자 읽기를 배운 날에는 『고구마구마』, 『아주 아주 큰 고구마』와 같은 책이 적당하다.)
2) 어른은 글자를 다 읽을 수 있기 때문에 이 게임에 어떤 규칙을 적용하면 좋을지 이야기 나눈다.
(예를 들어, ‘책을 펼친 뒤, 어린이가 먼저 아는 글자를 찾아 읽을 기회를 갖는다.’ ‘어른이 읽을 수 있는 글자의 수를 O개까지로 한다.’ 등을 정할 수 있다.)
3) 아는 글자를 세 개 찾아 읽을 때마다 점수 토큰5을 고를 기회를 갖는다.
4) 많은 점수를 딴 사람이 이긴다.

요즘에는 문학성이나 예술성의 측면에서 그림책이 갖고 있는 장점들이 일반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천천히 배우는 아이들이 한글 익히는 과정에서 그림책을 활용할 때에는 좀 더 신중하게 살펴야 하는 점들이 있다. 첫째, 글을 구성하는 글자의 난이도. 단순히 글밥이 적다고 해서 읽기 쉬운 책은 아니다. 한 장에 단 한 줄의 글만 있는 그림책이라 하더라도, 그 문장을 구성하는 글자들이 복잡한 받침을 많이 포함하고 있거나 생소한 단어들로 이루어져 있다면 아이에겐 읽기 어려운 책이다. 둘째, 그림과 글의 일치성. 그림이 풍부하고 아름답긴 한데 글 내용과 정확히 일치하지 않을 때가 있다. 읽기 초기 단계에 있는 아이들에게 그러한 그림은 글의 단서가 되기는커녕 혼란을 주기도 한다.

 

이로 인하여 어떤 선생님들은 유아용 그림책 중에서도 아주 쉬운 글자와 어휘로만 구성된 책을 권하시기도 하고, 최근에는 연구진이나 선생님들이 직접 작은 책을 제작하시기도 한다. 그 결과로 읽기 능력 수준별로 체계화된 책이 출판되기도 했다. 나도 목표 단어와 아이, 아이가 좋아하는 것 등이 등장하는 작은 책을 만들어 쓰기도 한다. (아래 사진)

하지만 그림책이 주는 여러 가지 좋은 것들을 포기하기엔 너무 아쉬울 때가 있다. 그래서 양서이고 아이가 흥미를 느끼는 소재의 책이라면, 아이들이 모든 글자를 읽어내지는 못하더라도 성취감을 부여할 수 있는 활동을 결합하여 진행하곤 한다.

 

이러한 놀이 중에는 아이가 이야기를 제대로 이해하기가 어려워서, 놀이 중에나 놀이를 마치고 나서 다시 찬찬히 책을 읽어주며 이야기를 나눈다.

 

 

빨리 뒤집어!

 

1) 운동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색깔 카드 뒤집기 놀이를 응용한 것으로, 양면에 서로 다른 낱자(또는 자음+모음으로 이루어진 글자)가 쓰인 큰 글자 카드를 바닥이나 상에 늘어놓는다.
2) 내가 소리 낼 낱자를 고른다.
3) “시작” 하면 30초 동안 내 카드의 낱자 소리를 내며 뒤집는다.

 

 

아는 글자 찾기

 

1) 어른은 글자를 다 읽을 수 있으므로 게임의 규칙을 먼저 정한다.
2) 책 표지에서부터 둘이 번갈아가며 아는 글자를 찾아 읽는다. 글자를 읽을 때마다 활동지의 동그라미에 색칠한다. 동그라미 100개를 먼저 색칠하는 사람이 이긴다.

천천히 배우는 아이들이 글자를 배우는 도중에 어떤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 활동을 하면 아이도 함께 그림책 읽는 과정의 주체가 되는 경험을 할 수 있고, 모든 글자는 읽지 못하더라도 이 아이들은 꽤 큰 수인 100개나 되는 글자를 스스로 읽어냈다는 성취감도 맛볼 수 있다.

 

 

마법사의 날

 

‘마’를 배운 날엔 아이들이 좋아하는 ‘마법’이나 ‘마술’이라는 단어를 배우고, 내친김에 마법사의 망토와 마법책 만들기를 해볼 수 있다. 기다란 천에 염색용 크레용으로 아이가 창조한 갖가지 문양을 그려 넣어 망토를 짓고(또는 민무늬 티를 꾸며 옷을 만들고), 매직북(북아트 기법 중 하나)을 만들어 칸마다 주문을 만들어 써서 마법책을 완성할 수 있다.

 

앤서니 브라운의 『마술 연필을 가진 꼬마곰』을 함께 읽고 책에 소개된 셰이프 게임6을 할 수도 있다. 셰이프 게임은 먼저 한 사람이 종이 위에 의미 없는 모양 하나를 그리고 다른 사람이 이어받아 그림을 완성하는 놀이이다.

 

그림을 그리고 이야기를 만들어보아도 재밌다. 선생님이 아이의 입말을 받아 써주고 정리해서 옮기도록 한다. (아래 그림과 글)

 

※ 본 칼럼은 필자의 고유 의견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의 공식 견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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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1. 음운: 말의 뜻을 구별해 주는 소리의 가장 작은 단위이다.
  2. 난독증: 난독증은 신경학적 원인에 의한 특정 학습장애이다. 난독증이 있으면 단어를 정확하고 유창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철자를 잘 못 쓰고, 문자해독을 어려워한다. 이러한 어려움은 전형적으로 음운 인식능력의 결함 때문에 생긴 것으로, 다른 인지능력의 문제나 효과적인 교육이 제공되었는지의 여부와는 연관성이 없다고 여겨진다. 2차적으로 독해력의 문제와 독서 경험이 적어서 생기는 어휘력이나 배경지식 부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국제난독증협회, IDA)
  3. 음절: 말을 할 때 한 번에 발음하는 최소 단위. 우리말의 음절 구조는 4가지 형태이다. (모음 단독/자음+모음/모음+자음/자음+모음+자음)
  4. 낱자: 하나의 자음 글자 또는 모음 글자
  5. 점수 토큰: 자체 제작한 자료로, 한쪽 면엔 칭찬 그림이, 다른 면엔 1, 2, 3 숫자가 쓰여 있다.
  6. 셰이프 게임(shape game): 우리말로 바꾸면 ‘그림 완성 놀이’라 할 수 있다. 그림책 작가인 앤서니 브라운이 어렸을 때 한 살 많은 형과 함께 즐겨 했던 놀이로, 앤서니 브라운은 이 놀이가 본인에게 큰 영향을 미쳤고 그림책 작가가 되는 바탕이 되었다고 한다.
학습종합클리닉센터 학습심리상담사 조순애

현재 전라남도 장흥교육지원청 학습종합클리닉센터에서 학습심리상담사로 또래보다 천천히 학습 과정을 밟아가는 친구들을 만나는 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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